‘연예인 쇼크’ 옛말? ‘팬덤 플랫폼’이 주가 흔든다 [팬덤 덕에 판 커진 엔터주①]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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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쇼크’ 옛말? ‘팬덤 플랫폼’이 주가 흔든다 [팬덤 덕에 판 커진 엔터주①]

하이브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가입자 수 3100만명 돌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가능한 ‘팬더스트리’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소속사 하이브의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서 전 세계 아미(BTS 팬클럽)와 소통한다. [사진 빅히트뮤직]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소속사 하이브의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서 전 세계 아미(BTS 팬클럽)와 소통한다. [사진 빅히트뮤직]

 
스페셜리포트
① ‘연예인 쇼크’ 옛말? ‘팬덤 플랫폼’이 주가 흔든다
② 몸집 불어난 엔터주, SM·JYP ‘2조 클럽’ 가입 눈 앞
 
10월 21일 K-POP 아이돌그룹 ‘에스파’ 리더 카리나는 팬 메신저 플랫폼인 ‘버블’을 통해 팬들에게 “(내가) 정말로 아끼는 사진”이라며 2장의 셀카 사진을 전송했다. 카리나의 사진을 접한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더쿠)에서 “너무 예쁘다”, “피부가 좋다” 등의 수백 개의 댓글을 달았다. 카리나는 평소 ‘마이(에스파 팬클럽)’들 사이에서 ‘버블’ 메시지를 자주 보내는 아티스트로 꼽힌다.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하루에도 수십 통의 메시지를 보내주니 버블은 팬들에겐 필수 메신저다.
 
K-POP 아티스트 팬덤(fandom)이 국내를 넘어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장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활동이 늘면서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전략도 변하고 있다. 예전 몇몇 A급 아티스트의 단기 성과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이제는 팬들과 함께 성장하는 팬덤 플랫폼 사업으로 장기 성장을 꾀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엔터주 투자심리도 과거와는 달라진 모양새다.
 
9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스엠(SM엔터)은 전 거래일 대비 1.4% 오른 8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에 이은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이다. 에스엠 주가는 최근 손자회사인 디어유(에스엠은 자회사 에스엠스튜디오스를 통해 디어유 지분 40.17%를 보유) 상장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디어유가 상장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날(9월 28일, 6만3600원)부터 에스엠 주가는 6주 동안 25%나 뛰어올랐다.
 

하이브, 위버스로 ‘아미(BTS 팬클럽)’ 집결

 

2017년 설립된 디어유는 글로벌 팬 메신저 플랫폼 사업을 하는 회사다. 일정 금액을 내고 구독하면, 자신이 원하는 아티스트(에스엠, JYP 등 총 21개 엔터테인먼트의 49개 팀)와 메신저로 대화(1대 다수)를 나눌 수 있는 ‘버블’이 주력 서비스다. 11월 8일 기준 구독자 수는 120만명, 디어유 전체 매출에서 버블이 차지하는 비중은 93%에 달한다. 디어유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8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2억원) 대비 467.6% 증가했다. 디어유는 10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후 서비스 영역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에스엠의 사례처럼 최근 엔터주 상승세는 ‘팬덤 플랫폼’이 견인하고 있다. 과거 엔터주는 예측 불가능하게 터지는 아티스트 리스크로 주가가 크게 등락하는 종목이었다. 엔터사 대부분이 대표 아티스트 개별 성과에 수익을 의존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K-POP 아티스트 팬덤이 전 세계로 확장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는 에스엠과 JYP ent,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 하이브(HYBE) 등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단순 연예기획사에서 팬덤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데 따른 효과다. 
 
포문은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열었다. 2019년 6월 하이브는 자회사 위버스컴퍼니를 통해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선보였다. 트위터와 유튜브, 포털 내 카페 등으로 분산되어있던 팬덤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았다. 위버스는 전 세계 ‘아미(BTS 팬클럽)’를 가입자로 끌어들이며 빠르게 성장했다. 올해 2월 기준 누적 앱 다운로드 수는 2500만건, 가입자 수는 31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해외 가입자 비중이 전체의 9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아미에게 위버스는 필수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3년 6월 데뷔 이래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다. ‘21세기 팝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는 다양한 연령과 국적의 팬들로 구성돼있다. 정확한 아미 규모는 알 수 없지만, 방탄소년단의 공식 트위터 계정 팔로우 수(약 3480만명)와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약 6040만명)로 대략적인 추산은 가능하다. 지난 9월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는 방탄소년단 노래인 ‘버터’가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달성하자 위버스를 통해 “자고 일어났더니 깜짝 선물이 도착했다”며 “아미 여러분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엔터주, 아티스트 성과보다 플랫폼 사업 향방에 움직여

증권업계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막강한 팬덤이 엔터사 수익 구조를 흔들었다고 말한다. 플랫폼 사업은 이제 엔터사에게 없어서 안 될 수익원이 됐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투자자들이 엔터사인 하이브에 대해 높은 기업가치를 적용하는 이유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기인한다”며 “소속 아티스트 활동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플랫폼 비즈니스(팬 소통 서비스, 굿즈, 콘텐트 판매 등)를 통해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일방적인 소통을 넘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플랫폼 사업이 ‘팬더스트리’라는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 중”이라고 분석했다. 
 
팬더스트리란 ‘팬(Fan)'과 인더스트리(Industry)'를 합친 신조어로, 팬덤에 기반한 산업을 뜻한다. 안진아 연구원은 “코로나 19로 언택트 기조가 만연해지면서 온라인 가상현실 ’메타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트 소비 수요가 커졌다”며 “엔터사들은 새로운 콘텐트를 소화할 플랫폼 사업 진출로 성장 여력을 강화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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