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글로벌 공략 천명한 CJ ENM, 물적분할 리스크로 하락한 주가는 어떻게?
- 물적분할 계획 밝히고 한달 새 주가 급락…일부에선 “과도한 우려”
CJ ENM이 꿈꾸는 멀티스튜디오 체계…분할 신설법인 오히려 기회 만들 수

주가가 꺾이기 시작한 11월 19일, 아이러니하게도 CJ ENM은 미국 할리우드의 제작사 엔데버콘텐트를 약 1조원을 들여 인수하는 걸 확정했다. 글로벌 미디어그룹을 향한 행보를 본격화했으니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데, 이튿날 회사 주가는 5.54% 급락했다.
호재에도 주가 흐름이 변변치 못했던 건 같은 날 발표한 물적 분할 계획 때문이다. CJ ENM은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사업의 주요 제작 기능을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하는 계획을 공시했다. 물적분할을 통해 ‘멀티스튜디오 체계’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자회사로 두고 있는 드라마 전문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새롭게 인수할 엔데버콘텐트와 더불어 그간 CJ ENM에서 다양한 장르의 콘텐트를 제작해온 사업부를 스튜디오로 만들어 제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거다. 디즈니, 픽사, 마블 같은 다양한 제작 스튜디오를 거느린 글로벌 최대 미디어 콘텐트기업 월트디즈니가 이런 멀티스튜디오 체계를 갖추고 있다.
멀티스튜디오 체계는 장밋빛 청사진이지만, 주가를 발목 잡은 건 물적분할 이슈다. 통상 물적분할은 해당 기업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특정 사업부를 100% 자회사로 만들기 때문에 기존 주주에겐 신설 법인 주식을 주지 않아서다. 여기에 분할한 자회사가 상장하면 모회사의 기업 가치가 희석될 우려도 있다. 콘텐트 제작이라는 핵심사업 이탈로 모회사 CJ ENM의 경쟁력이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거다.
다만 CJ ENM의 물적분할이 주가에 미칠 영향을 두고 증권가 전망이 엇갈리는 점은 흥미롭다. 물적분할에 우려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의 낙폭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SK증권은 “분할 이후 성장전략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DB금융투자는 “콘텐트 강자라는 본질은 그대로라는 점을 계속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일단 물적분할의 시기와 형태, 구조를 둘러싸고 세부적으로 드러난 내용이 전혀 없다. 분할 계획에 ‘제작 기능’만 강조한 만큼, 콘텐트 유통 사업을 비롯한 미디어 사업부는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도 크다.
미디어업계의 콘텐트 확보 경쟁이 ‘쩐의 전쟁’으로 비화한 가운데 분할 신설법인의 상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은 되레 기회가 될 수 있다.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좋은 사례다. 이 회사는 CJ ENM이 드라마 사업부문을 2016년 5월에 물적분할해서 설립했다. 이듬해 상장에 성공한 이 회사는 막대한 실탄으로 이름난 감독과 배우, 작가 등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했다. 지금은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 중 하나로 꼽힌다.
물론 곱지 않은 시선으로 CJ ENM의 물적분할을 걱정하는 증권사도 있었다. 하나금융투자는 “모든 성장 전략을 다 분할하겠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면서 목표주가를 끌어내렸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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