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신라젠이 “특례상장과 관련한 매출요건 충족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앞으로 한국거래소로부터 공식적인 입장을 통보받은 뒤 거래소가 미비하다고 판단한 점을 보완해 거래재개 관련 절차에 나설 방침이다.
 
19일 신라젠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심위의 신라젠 상폐 결정은 회사의 매출과 관련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헬스케어 파트에서 커머스 사업을 시작했고, 올 들어 해당 사업에서 상장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한국거래소에도 이에 대해 소명했으며, 이 부분에 대해선 문제 제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캐시카우’ 창출은 신라젠 거래재개를 위한 선행 요건으로 여겨졌다. 기술특례 상장회사인 신라젠은 상장 유지를 위해 올해 1분기 당장 3억원의 매출을 내야하고, 올해 연매출 30억원을 넘겨야 한다. 기술특례상장 회사는 코스닥 입성 6년차부터 연매출 30억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2년 연속일 경우 상장폐지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분기 매출액은 3억원, 반기매출 7억원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에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기심위의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이 이 요건 충족 계획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신라젠 측은 진행 중인 신사업이 ‘헬스케어 관련 커머스 사업’이란 것 외 세부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신라젠은 앞서 지난해 10월 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원료의약품, 의약외품 제조업 및 판매업 ▶의료용구, 위생용품, 의료용품, 의료용기기, 세정제 제조업 및 판매업 ▶화장품 제조업 및 도소매업 ▶건강기능식품 제조, 판매 및 무역업 ▶유통 및 도소매업 ▶전자상거래 및 관련 유통업 등을 추가한 바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한국거래소는 연구개발 지속성에 대해 더 명확한 내용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관성이 개입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향후 공식적인 거래소의 입장을 듣고 세부적인 대응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소의 상폐 논의와는 별개로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엠투엔이 신라젠 최대주주에 오르며 600억원을 투입했고, 이후 3자배정유증을 통해 400억원을 추가 유치한 바 있다. 그는 “최대주주 변경 등 자본조달을 통해 충분한 현금성자산을 확보하고 있어 자금조달이나 연구개발에 대해선 전혀 문제가 없다”며 “SJ600 등 펙사백 단일 파이프라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파이프라인도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되면서 2020년 5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상장 폐지 여부를 두고 2020년 8월 기심회가 열렸으나 관련 심의를 종결하지 못했고, 같은 해 11월에 개선기간 1년이 주어졌다. 신라젠은 개선 기간이 종료된 뒤 지난달 21일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지만 기심위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기심위의 결정으로 신라젠의 상장 지속 여부는 앞으로 20영업일 (다음달 18일) 이내 열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코스닥시장위는 신라젠의 상장폐지 혹은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하게 된다.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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