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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공시지연’ 사태, 대법 판결로 손해배상 확정

손배 규모 10억원 수준…관련 소송 진행 중, 추가소송도 이어질 듯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지난 2016년 발생한 ‘공시 지연’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에 따라 10억원가량의 손해배상이 확정됐고, 같은 사건에 대해 진행 중인 다른 재판에서도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2부는 한미약품 소액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관련 회사의 상고를 ‘심리불속행기각’ 결정했다. 심리불속행기각은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것으로 하급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이다.  
 
앞서 서울지방중앙법원 1심과 서울고등법원 2심은 모두 소액주주들의 손을 들어준 바 있어 한미약품은 소액 투자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1심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금액 13억8700만원 중 13억7200만원을 한미약품이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2016년 9월 29일 주식시장 마감 후(오후 4시33분) 표적 항암제(HM95573) 기술을 글로벌 제약업체 제넨텍에 1조원 규모로 수출했다고 공시했다. 이어 다음날인 9월 30일 장 개장 후인 오전 9시29분경 ‘앞서 베링거인겔하임(이하 BI)에 수출한 8500억원대 내성표적폐암 신약(HM61713, 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이 파기됐다’는 악재성 공시도 냈다. 악재성 공시가 나온 뒤 한미약품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이로 인해 9월 29일 호재성 공시를 보고 9월 30일 악재성 공시 전까지 한미약품 및 모회사 한미사이언스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호재공시에도 불구하고 직전 한 달간 일평균 공매도 수량의 4배에 달하는 공매도 물량이 몰려들어 미공개 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회사 업무와 관련한 미공개 중요정보를 주식매매에 이용한 혐의로 임직원을 구속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미약품이 ‘늦어도’ 30일 주식시장이 개장하기 전에 악재를 공시했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2020년 11월 1심은 원고 일부 승소 취지로 총 청구금액 13억8700여만 원 중 13억7200여만 원을 한미약품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원고 승소의 입장을 내놨지만 손해배상 책임을 1심에서 인정한 손해액의 70%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약 1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등에는 동일 사건에 대한 다른 원고들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한미약품이 배상해야 하는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을 진행한 윤제선 법무법인 창천 변호사는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던 피해자들도 새로 소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회사가 당시 공시규정에 위배됨 없이 공시를 이행하고, 당시 상황에 비추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 판결대로 확정된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배상 등 추후 절차에 대해서는 대리인과 협의하여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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