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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바닥 찍고 오르나… 주식 옥석 고르기 ‘대‧재‧수‧심‧차’

[투자 고수에게 듣는다] 슈퍼개미 배진한 인터뷰
불안정한 증시 '좋은 주식'은 매수 기회… 메타버스, 이종장기 등 '텐배거' 기대
시총 상위 우량기업은 장기적으로 사모을 것…공모주 '따상' 쫓는 것은 리스크

 
 
 
 
“지수는 2500까지 밀릴 수 있겠지만, 좋은 주식은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24년 차 투자 경력의 슈퍼개미 배진한 진한TV 대표는 최근 불안한 주식시장에 대한 대응 전략을 이렇게 밝혔다. 최근 〈투자를 잘한다는 것〉이라는 책을 펴낸 그는 ‘5원칙에 따른 투자’, ‘텐배거 종목 찾기’ 등을 통해 장기적 유망 종목에 대한 투자를 제안했다.  
 
젊은 시절엔 그도 ‘흙수저’였다. 매월 50만원씩 모은 500만원으로 주식 투자에 뛰어든 것이 1998년. 예상은 적중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매수한 LG정보통신은 6개월 만에 10배 가까이 상승했고, 1999년 말에 1만원에 매수한 KTF 비상장주식은 상장 후 주당 30만원까지 올라갔다. “남들이 활황일 때 주식을 매수해서 폭락할 때 매도하는 투자로 손해를 입는 것을 보면서 ‘반대로 하면 돈을 벌겠군’ 생각했죠.”
 
본격적으로 전업투자를 시작한 2000년대 초반 이후엔 그도 실패를 빗겨나지 못했다. 섣불리 상한가 따라잡기, 스톡론(stock loan) 등에 손을 댔다 처참한 손실을 경험했다.
 
“스톡론 할 때는 모니터 뒤에 CCTV가 달려 있나 싶었어요. 결제일이 다가오면 귀신같이 주가가 밀렸습니다. ‘상한가 따라잡기’도 제가 잡은 종목은 빠지더라고요. 세력들이 수익을 보고 판 종목이었던 거죠.” 결국 직접 발로 뛰며 스스로 공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원칙’이 가장 중요한 성공 법칙…금융, 철강, 건설 등 유망 

뒤늦게 공부를 통해 그는 ‘원칙’을 세웠다. 이른바 ‘대‧재‧수‧심‧차’라는 5가지 투자 원칙이다. 대주주, 재료, 숫자, 심리, 차트까지 다섯 단어의 앞글자에서 따왔다. 기업의 성공은 최대주주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대주주의 사업 의도와 최대 지분율을 살펴보고, 시장에서 주목받을 재료(인수합병, 최대실적, 턴어라운드 등)와 성장성 등을 빠짐없이 체크한다. 이 ‘5가지 원칙’을 지켰던 경우에 투자에 성공하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5가지 원칙의 관점에서 주목하는 유망 섹터‧종목은 금융, 건설, 철강 등이다. “건설은 최근 HDC현대산업개발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정부의 대규모 건설 공약으로 기대감이 큽니다. 하반기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 철강 수요도 증가할 것이고요. 금리 상승기, 시장이 어려움에도 상승하는 금융주, 증권주도 주목할 만합니다.” 자율주행도 관심 분야다. “전기차 시대에 이어 자율주행 시대가 오잖아요. 자율주행에 쓰임이 많은 카메라 렌즈 관련 기업도 성장성이 기대됩니다.”
 
텐배거(10배 이상 오를 종목)으로는 메타버스와 로봇 분야를 주목했다. 메타버스‧로봇 분야의 주가가 최근 많이 올랐지만 성장성이 있는 분야인 것은 분명하다는 것. 그는 “네이버의 제페토처럼 실제 사업을 하는 곳의 주가는 오히려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4차 혁명 분야와 더불어 헬스케어 분야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된다. 그는 이종장기, 줄기세포 관련 기업과 도심항공모빌리티( UAM) 관련 신기술 기업도 선점해나가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삼전‧카카오 등 매수 기회…공모주 '따상' 쫓아가면 고점 물려 

“단타로 성공하는 사람은 프로게이머와 같다.” 그는 개미들의 섣부른 단기 투자는 경계한다. 단기 투자로 성공하려면 최소 3년 이상의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며, 체계적인 훈련이 없어도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기 투자의 관점을 추천한다. 그런 면에서는 조정을 겪고 있는 설 연휴 전후도 저가매수의 기회로 바라본다.
 
“시총 1‧2위인 ‘국민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동반 성장’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투자하면 좋겠습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실적의 증가가 기대되고, SK하이닉스는 이르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양대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았다. “쏟아진 악재에도 더 이상 주가가 크게 밀리지 않는다면,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반면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된 경우는 주가가 폭락했어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대상이다. “최근 폭락한 HDC현대산업개발은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라고 너무 많이 빠지면 한번 튀어 오를 수 있어요. 하지만 추세전환을 기대하기는 힘듭니다." 단기 악재가 아니라 기업가치가 훼손된 곳은 반등구간에 털어내는 전략이 낫다는 조언이다.
  
지난 27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IPO(기업공개)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공모 청약에는 114조1066억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렸고, 상장 첫날 단숨에 시총 2위로 뛰어올랐다. 다만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99% 높은 59만7000원에 형성했지만, 매도가 거세지면서 상장 이틀째 급락세다. 이러한 공모주 열풍에 대해서는 "현재 상장을 준비하는 SSG닷컴, CJ올리브영, 마켓컬리 가운데 실제 이익이 나지 않는 기업도 있다"며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것은 좋지만, 상장 후 '따상'을 쫓아서 뒤늦게 매수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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