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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매출 21조원 장담한 이유?

LG화학 2026년까지 한국·중국·유럽·미국에서 4각 생산 체제 구축 계획
롯데케미칼 6000억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유기용매 생산시설 신·증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우려 등 영향으로 광물 수급 차질 걱정도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 LG화학]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배터리 소재에 주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전문기업은 물론 해당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기업들도 새로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는 등 수급 제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수급 안정화에도 일찌감치 나서는 모양새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소재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현재 전기차에 가장 많이 탑재되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전지다. 핵심 소재는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을 결정하며,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배터리 소재가 주목받는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2030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2867GWh(기가와트시)로 2020년 126GWh와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발맞춰 소재 공급 능력을 높이기 위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화학업계는 투자에 적극적이다. LG화학은 지난 8일 지난해 실적 발표와 함께 전지(배터리) 소재 사업 매출을 현재 1조7000억원 수준에서 2030년 21조원으로 12배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했다.  
 
LG화학은 향후 친환경 소재, 배터리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며 배터리 소재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극재 사업을 전면 키울 방침이다. 또 2026년까지 한국·중국·유럽·미국에서 4각 생산 체제를 구축해 양극재 생산 능력을 26만 톤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등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분리막 사업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 LG화학은 지난해 분리막 원단 기술을 보유한 도레이(Toray)와 헝가리에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친환경‧첨단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에 공장을 신‧증설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충남 서산시와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협약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인 고순도 에틸렌 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 카보네이트(DMC) 공장을 건설한다. 투자액은 6020억원 규모다. 
 
소재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생산 능력 증설에 주력하고 있다. SKIET는 지난해 10월부터 폴란드 분리막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향후 해외 추가 증설을 통해 생산 능력을 올해 말 15억3000㎡에서 2023년 20억8000㎡, 2025년 40억2000㎡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천연·인조 흑연계)를 모두 생산하고 있는 포스코케미칼은 오는 5월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9만 톤 규모의 양극재 광양공장을 종합 준공한다. 북미·중국·포항에 양극재 공장을 신·증설하는 등 글로벌 양산거점 구축에도 나선다.
 
음극재 사업의 경우, 전기차용 저팽창 천연흑연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인조흑연 음극재도 본격 생산을 시작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전망이다. 
 

천정부지 치솟는 원자재 값 ‘변수’되나

포스코케미칼 광양 양극재 공장 전경. [사진 포스코케미칼]
 
다만 최근 원자재 값이 치솟는 현상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양극재에 쓰이는 리튬 공급의 경우 배터리 사용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인 S&P 글로벌 플래츠(플래츠)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탄산리튬 기준 지난해 2월 초 톤당 9000달러(약 1080만원)에서 지난 9일 톤당 5만5000달러(약 6600만원)까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 광물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아 국제 정세에 민감하다는 것도 문제다. 소재 원료의 중국 등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우려 리스크로 광물 수입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과 알루미늄 등은 러시아의 생산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달 초 분석 리포트에서 “지난 2014년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보복으로 각종 제재를 가하며 알루미늄과 니켈 등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며 “원자재 글로벌 상위권 10위 안에 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에너지뿐 아니라 일부 금속 공급 차질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해석한 바 있다.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원자재 수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원가가 오르면 계약에 따라 제품에 가격이 반영될 수도 있고, 수급처를 다양하게 해서 원가 상승을 방어할 수도 있다”며 “원자재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서 기존에 협력하던 광산업체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 및 업체와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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