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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에 보험사 인수하지’...신입생 효과 톡톡히 본 금융지주들

[5대금융 실적분석 ②보험] 금융지주 호실적 배경, 인수돼 합류한 보험사들 순익↑
KB-푸르덴셜, 신한-오렌지라이프, 하나-더케이손보 각각 인수
우리금융도 비은행 강화 절실…증권·보험사 인수 추진할 듯

 
 
지난해 6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푸르덴셜생명 직원들과 e-타운홀 미팅을 가진 모습.[사진 KB금융지주]
지난해 5대 금융지주사들이 실적 잭팟을 터트리며 함박웃음을 지은 가운데, 지난 몇년 간 새로 합류한 보험 계열사들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의 3300억원 순익이 더해지며 KB생명 적자분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신한라이프는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되며 순익이 줄었지만 일회성 비용을 제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기존 계열사인 하나생명 실적이 하락했지만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새로 출범시킨 하나손보가 올해 적자를 털어내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했다.
 

푸르덴셜 합류 든든한 KB…올해 ‘통합 효과’ 기대하는 신한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국내외 기업들을 두루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생명보험 쪽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보강할 것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2017년 말, 기자간담회에서 생보사 인수를 예고했고 2020년 9월 업계 ‘알짜 생보사’였던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는 데 성공했다.  
 
이어 올해 4조4000억원대 순익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한 KB금융 내에서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3020억원), 푸르덴셜생명(3360억원), KB생명(-466억원)의 총 순이익이 약 6000억원을 기록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은 남성 설계사 조직을 중심으로 탄탄한 보장성보험 판매 라인업을 구축해, 매년 안정적인 실적을 내온 생보사다. 지난해부터 KB금융 실적에 푸르덴셜생명 순익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며 리딩금융 수성에 힘을 보탰다. 향후 KB생명과 통합설도 제기되는 등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생보 라인업 구축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각 사]
 
‘원조 보험 효자’ KB손보는 원수보험료와 손해율, 영업손익 지표가 전년 대비 모두 개선되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순익은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KB손보는 2017년 3300억원의 순익을 낸 이후 2020년(1640억원)까지 순익이 감소세를 보여왔다. 다만 KB생명(-466억원)은 KB금융의 자회사 13곳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내며 불효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3916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통합비용과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특별히 실적이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신한라이프는 3분기까지 4019억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하다 4분기 희망퇴직 등 비용이 발생하며 102억원의 손실을 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희망퇴직으로 약 8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4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이를 제외하면 전년 수준의 이익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1일, 신한라이프 공식 출범 행사에서 조용병 신한금융회장,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 등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 신한라이프]
 
신한금융은 KB금융과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오렌지라이프가 가세한 신한라이프의 실적이 향후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양사 통합 이슈가 있었던 만큼 신한라이프의 진정한 성적 시험대는 올해가 될 전망이다. 또한 신한금융이 지난해 말 인수한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를 향후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카디프손보는 공시 기준, 지난해 3분기까지 60억원의 손실을 냈다.
 

하나손보 흑자 전환 성공,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나설까 

 
하나금융 보험 계열사의 희비는 엇갈렸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243억원의 순익을 내며 전년 대비 실적이 8.6% 감소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수백억원대 적자를 내던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2020년 출범시킨 하나손보는 지난해 207억원의 순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자동차보험 뿐만 아니라 여행, 레저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보장받는 ‘신생활 보험’으로 MZ세대 공략에 나섰고 디지털 보험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의 올해 시선은 인수·합병(M&A)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2조5900억원의 순익을 내며 역대 최고치를 냈지만 3조원대 순익을 낸 하나금융을 따라잡고 NH농협금융의 추격을 따돌리려면 증권사나 보험사 인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나손보는 지난해 흑자로 전환하며 더케이손보 시절 적자를 털어냈다.[사진 하나손해보험]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경우 지난 몇년 동안 외국계 회사들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분위기”라며 “외국계 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AIA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이 잠재적인 인수 후보로 꼽히지만 당장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간 증시 호황 덕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모두 호실적을 냈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비은행 강화 측면에서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보험사 인수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보도 예전 실적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의 지난해 순익은 1657억원, 8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0%, 85% 증가했다.  
 
특히 NH농협생명은 지난 2015~2016년, 1500억~1600억원대(농업지원사업비 공제 후) 순익을 냈지만 2017년 순익이 1000억원대 아래로 하락하더니 2018년에는 1141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해외 채권투자부문 손실과 환변동 헷지 비용 증가가 주 원인이었다. 생보사 자산 규모 4위사(2018년 기준)의 실적치고는 실망스러운 수치였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증시 호황 속 투자수익이 상승했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중심으로 전 영업채널의 수익 증대에 집중하며 1000억원대 순익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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