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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끔 내린 자동차보험료, ‘위드코로나’ 하고 다시 올리나

미국 자동차 교통량,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손해율 오르자 보험료 인상
최근 보험료 내린 국내 손보사들도 향후 손해율 오르면 다시 인상 가능성

 
 
[연합뉴스]
미국의 주요 자동차보험회사들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보험료를 크게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교통량이 일상 수준을 회복하며 손해율이 치솟은 것이 원인이다.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손해율 안정화를 이유로 올해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했다. 하지만 향후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시기에 접어들고 교통량이 다시 회복되면, 미국처럼 보험료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美 위드코로나에 치솟은 교통량…손해율 회복

20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미국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스테이트(Allstate),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를 포함한 주요 미국 보험사들은 지난해 말 또는 올해 초에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다. 인상폭은 대체로 6~8% 수준이었지만 일부 보험사는 10% 이상 보험료를 올리기도 했다.
 
보험사 트래블러스(Travelers)사는 올해 중반까지 약 40개 주에서 보험료를 인상할 것을 예고한 상태다. 이미 올스테이트사는 25개 주에서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7.1% 인상했다.
 
미국의 주요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나선 것은 위드코로나 시행 이후 교통량이 증가하며 개인용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치솟고 있어서다.  
 
스테이트팜(State Farm)사의 손해율은 지난해 3분기 78.05%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31%포인트가 상승했다. 올스테이트사는 지난해 4분기 자동차 보험 합산비율이 104.3%로, 전년 동기 대비 18.8포인트 높았다고 발표했다.
 
미국 손해보험협회(APCI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사고 청구 건수는 지난해 2분기부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의 교통량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까지 상승했다.  
 
또한 미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 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7%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가격 및 수리비, 인건비 등의 증가로 자동차 사고 보험 청구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상태다.
 

보험료 내린 국내 손보사, 올해 손해율 추세 ‘예의주시’

[자료 손보협회]
 
위드코로나 이후 교통량이 회복된 미국처럼 국내도 유사한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우리는 여러모로 사정이 다르지만 위드코로나 이후 교통량이 늘어나는 양상은 유사하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위드코로나를 시행한 후 국내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큰 상승세를 보였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자동차 보험시장 85% 이상을 점유 중인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주요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5~87.4%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이들 손보사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79.5~84.0% 수준이었다.  
 
보험사 별로는 삼성화재가 79.5%에서 86.5%로, 현대해상이 82.3%에서 87.4%로, DB손해보험은 80.8%에서 85.5%로, KB손해보험이 84.0%에서 87.0%로 상승했다. 일평균 자동차 사고 건수도 지난해 10월 1만9906건에서 11월 2만1485건 증가했다.  
 
주요 손보사 4곳은 이달까지 자동차 보험료를 1.2~1.4%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79.6∼81.5%로 집계되며 손익분기점 수준(78~80%)을 맞춰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평균 보험료가 60만~70만원 수준이라고 감안하면 1.2~1.3% 인하 시 보험료는 약 7000~8000원 감소하게 된다.
 
빅 4사의 자동차 보험 평균 손해율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91.6%를 기록했지만 2020년에는 85%, 지난해 79%대로 하락 추세다.
 

올해는 내렸지만…내년엔 다시 인상 가능성 

최근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말 대비 안정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손보사 4곳의 자동차 보험 평균 손해율은 77% 수준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대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향후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세가 안정화될 시 다시 교통량이 늘면서 손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1%대 보험료가 인하됐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지난 2년 간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코로나로 인해 예외적인 흐름을 보여왔다고 강조한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자동차 보험 적자는 무려 1조6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코로나가 안정화돼 교통량이 2019년 일상 수준으로 회복되면 손해율은 다시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한방진료비 제도 개선 이슈가 손해율 하락에 도움을 주겠지만 전반적으로 교통량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되면 사고가 많아져 적자가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국과 협의할 문제이긴 하지만 손해율이 적정 수준을 넘어 상승하면 올해는 무리더라도 내년에는 보험료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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