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금리 인상에 재무건전성 적신호…RBC비율 급락
일부 보험사, 당국 RBC 권고치까지 떨어져
금리 상승에 보유 채권 가치 하락 영향
기준금리 인상이 보험업권에 악재가 되고 있다.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 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앞으로도 계속 RBC비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공시한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전분기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파산했을 때 소비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제도다.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금융당국은150% 이상을 요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0%에 미달한 보험사는 최근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88.3%)이 유일하지만, 업계에서는 당국의 RBC비율 권고치를 지키지 못할 보험사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지주 계열 푸르덴셜생명의 올해 1분기 말 RBC 비율은 전 분기보다 61.7%포인트 떨어진 280.7%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은 179.4%에서 162.3%로 낮아졌고 KB생명도 186.5%에서 161%로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DB생명(157.7%), 흥국생명(163.2%), KDB생명(168.9%), 한화생명(184.6%), 흥국화재(155.4%), AXA손해보험(169.7%), 한화손해보험(176.9%), 롯데손해보험(181.1%), 농협손해보험(196.5%) 등의 RBC비율이 당국의 권고치까지 온 상황이다.
금융업계는 한국은행이 4월 금리 인상에 이어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각 보험사는 RBC비율 방어 등을 위해 채권 재분류, 후순위채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3월 이후 메리츠화재, DGB생명,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NH농협생명, 흥국생명 등이 신종자본증권 또는 후순위채를 발행하거나 발행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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