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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부담에 카카오페이 ‘날개없는 추락’… 11만원도 무너졌다

24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10만원대로 ‘뚝’
1분기 적자전환, 7600만주 의무보유 해제에 급락

 
 
3일 카카오페이의 전체 상장 주식 수의 57%에 달하는 7624만6370주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연합뉴스]
카카오페이 주가가 상장 후 최저가로 추락했다. 오는 3일 카카오페이 전체 상장 주식 수의 57%에 대한 보호예수가 해제되고, 이날 발표된 부진한 실적 소식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보다 4%(4500원) 내린 1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0만9500원에 출발한 주가는 장중 10만75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카카오페이 상장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 3일 코스피 시장에 공모가 9만원으로 상장했다. 상장일 시초가는 18만원에 형성하며 공모가의 2배인 ‘따’에는 성공했지만, 상한가 달성엔 실패했다. 이후 같은 달 30일 장중 24만8500원까지 오르며 상장 후 최고가까지 오른 뒤 주가는 6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 4% 급락한 건 대규모 보호예수 해제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상장주식 6235만1920주와 제3자배정 물량 1389만4450주 등 총 7624만6370주의 보호예수가 3일 해제된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 수(1억3243만8691주)의 57.55%에 해당한다. 여기 물량엔 중국 알리페이가 보유한 6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도 포함된다. 
 

알리페이 콜옵션·유증 참여 지분가치 현재까지 3배 늘어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지분 38.68%(5101만5205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출범 당시부터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해외 공동 결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긴밀한 협업 관계를 유지해왔다. 카카오페이 상장 시 보호예수가 걸리지 않은 물량은 상장 직후 팔 수 있었지만, 상장 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매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알리페이 보유 지분 전량에 대한 매도 제한이 풀리면서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알리페이가 콜옵션(주식매입권리)과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평가차익은 3582억원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알리페이는 지난해 4월 콜옵션으로 카카오페이 주식 222만2662주를 9101원에 매입했고 2020년 7월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33만4357주를 4만8726원에 확보했다. 획득 당시 1340억원 수준이던 해당 지분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 4922억원으로 3배 이상 불어났다. 여기에 실적마저 좋지 않기 때문에 차익실현을 노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상대적으로 높았던 의무보유확약이 주가 발목잡아  

 
당분간 카카오페이 주가는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페이는 이날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 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38억원으로 1년 전보다 68.4% 급감했다. 수급 리스크에 실적 둔화까지 겹치면서 소액주주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카카오페이 입장에선 높은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양날의 검이 됐다. 사실 카카오페이는 상장 당시 높은 의무보유확약 비율로 주목받았다. 의무보유확약이란 신규 상장사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이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높을수록 상장 직후 오버행(대량 매물 출회) 우려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엔 긍정적인 요인으로 여겨진다.  
 
기관투자자의 카카오페이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70.4%였다. 카카오페이의 확약 비율은 역대 코스피 신규 상장사 중 올해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77.4%) 이전까지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상장 후 15일, 1개월, 3개월, 6개월마다 기관이 쥐고 있던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마지막 보호예수 해제일을 앞둔 이 날도 예외는 없었다.  
 
조아해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가 현재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는 이유는 국내 금융 플랫폼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며 “하지만 대출 중개 서비스 시장의 성장이 늦어지거나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입지가 약화되면 주가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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