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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부동산만 상승세?…반포 아리팍·잠실 재건축도 하락 거래 ‘눈길’

대선 기대감 컸던 올 3·4월 강남 고가 아파트 재건축 단지 하락 거래
대내외 시장 불확실성 투자 쉽지 않아…세금 부담 피해 매물 출회 될까

 
 
서울 송파,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최근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에 강남의 고가 아파트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나오는 등 부동산 시장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선 기대감이 커졌던 올해 3월과 4월에도 강남의 유명 아파트와 재건축 단지에서 최고 수억원씩 하락한 거래도 이어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97㎡(12층)이 43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엔 이 아파트 84.95㎡(8층)가 46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3억5000만원이나 하락한 셈이다.  
 

서초구 대장 아파트도 3억원 이상 하락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주택 중에서 가장 높은 공시지가를 기록한 곳으로 서초구 반포동 대장 아파트로 불린다. 사실 이 아파트는 하락 거래보다 신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더 주목 받았다. 4월 11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29㎡이 64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기 때문이다.  
 
금리인상 및 대출규제, 세금부담 등 지난해 10월 이후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며 외곽 하락 조짐에도 강남권 아파트 상승세가 이어지는 듯 했다. 이어 서초구 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등 신고가 거래가 나오자 ‘풍선효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초구는 강남3구 가운데 유일하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아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하는 요건으로 실수요자 외에는 해당 주택을 매입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전세를 낀 매매인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서울시는 서초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초구는 토지거래허가제 적용 대상인 개발사업 예정지가 아닌데다 거래량이 많지 않아 집값 불안이 확산할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이다. 일부 한 두 건의 신고가 거래로 전체 매매거래 가격을 대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 또 다른 서초구의 고가 아파트에서도 하락거래가 발생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93㎡(7층)은 3월에 36억원(7층)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7층)이 올 1월엔 37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1억5000만원 빠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된 곳에 거래가 없는 것에 대해 실수요에 한계가 왔다고 보기도 한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실수요자가 있으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도 들어갈 거다”며 “(구역지정으로) 거래가 없다는 것은 투기적인 가수요만 남은 것이다.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이러 현상(아파트 가격 하락)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시장환경”이라며 “금리 인상과 함께 가계 대출을 풀어주기 쉽지 않은 상황이고, 주택 구입 부담지수도 높다”고 설명했다.  
 
강남에는 이미 대출을 받을 수 없는 15억원 초과 아파트가 대부분이라 현금부자가 유리한 상황이다. 이런 강남마저 규제가 강화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전 집을 팔고 이사하면서 자금을 확보한 실수요 거래만 드문드문 일어났다. 새 정부 인사들도 최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는 과다하다면서도 현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강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득이 높거나 현금부자가 아닌 이상 고가 아파트에 쉽게 접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세 부담 피해 다주택자 매물 쏟아질까…재건축도 하락 거래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모습. [연합뉴스]
 
부동산 업계에선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의 매물도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강남권에서 최근 하락세가 두드러진 곳은 송파구다. 송파구는 다주택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곳으로 알려진다.  
 
실제 송파구 유명 아파트 단지에서도 억 단위 하락거래가 포착됐다. 송파구 대장주 아파트 리센츠 84.99㎡(5층)은 올 1월엔 25억원 거래됐으나 4월엔 같은 면적(14층)이 23억원에 거래되며 2억원이 떨어졌다. 또한 송파구 가락동 헬시오시티 84.99㎡(25층)은 올 1월 23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4월엔 같은 면적 84.98㎡(28층)이 20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3달 사이 2억7500만원이나 하락했다.  
 
다주택자들은 5월 중 잔금을 치르면 수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시세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6월 1일 전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하면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들은 올해 지난해보다 많게는 40% 이상 보유세를 더 내야 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전년 대비 14.2% 인상하면서 1세대 1주택자는 지난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보유세를 부과한다고 밝혔지만 다주택자에는 올해 공시가격이 적용된다.  
 
부동산 시장 안팎에선 세 부담을 피해 미리 집을 내놓는 다주택자들이 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 배제하는 조치가 시행되면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한 이들의 움직임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수위가 추진하려던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 시행 시기는 새 정부 출범일인 이달 10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들썩였던 재건축 단지에서의 하락거래도 눈길을 끈다. 지난 2월 7년만에 정비계획안이 통과한 송파구 잠실 주공아파트 5단지는 대선 이후인 3월 31일 전용면적 76.5㎡(7층) 2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같은 면적 (7층)이 27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7000만원 하락한 거래다.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전용면적 151.008㎡(10층)은 지난해 11월 42억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3월엔 같은 면적(5층)이 38억원에 거래되며 무려 4억원이나 하락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호재가 이미 나왔는데도 서울 유명 재건축 단지들의 거래가 안 늘고 있다”며 “재건축하려면 조합 구성·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등 절차가 오래 걸린다. 10년 뒤 집값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선수들은 지금 빠져나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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