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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출장길 나선 삼성·롯데·LG…행선지는 달라도 목적은 미래 먹거리

이재용, 독일→헝가리→네덜란드行…배터리·반도체 협력
신동빈, 현지 기업인 만나며 2030부산박람회 유치활동도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계가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글로벌 경영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들어 본격적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맞춰 총수를 비롯해 재계 고위 임원진들이 연이어 유럽 출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점검과 함께 인수합병(M&A) 등 사업확장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헝가리 이어 네덜란드로…다음 행선지는 어디?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5일 현재 유럽 출장 중이다. 지난 7일 출국한 이 부회장은 독일, 헝가리를 거쳐 네덜란드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과 함께 출국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11일 독일에서 먼저 한국으로 돌아왔다. 삼성 경영진들은 독일에서 삼성의 오랜 협력사인 BMW 등 완성차 업체와 만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관련한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로 행선지를 옮겼다. 네덜란드로 건너간 이 부회장은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반도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6년 만이다. 2016년 9월 뤼터 총리가 방한했을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전시관 ‘딜라이트’를 직접 안내하며 삼성전자의 사업 현황과 주요 제품, 핵심 기술 등을 소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필수적인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장비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뤼터 총리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뤼터 총리를 만난 이 부회장은 ASML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8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이 부회장은 귀국 전까지 글로벌 경영 행보를 펼칠 예정이다.  
 

신동빈, CGF 서밋 참석할 듯…현지 기업 협력도 강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최근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신 회장은 약 10일 동안 유럽 주요 국가를 돌며 현지 기업들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식 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글로벌 소비재 행사인 CGF (The Consumer Goods Forum) 글로벌 서밋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신격호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기념관 개관식에서 기념사를 하는 신동빈 회장. [사진 롯데그룹]
CGF는 1953년 설립된 소비재 업계 글로벌 협의체로 아마존 월마트, 까르푸 등 세계 70여 개국, 400여 개 소비재 제조사, 유통사가 참여한다. 신 회장의 CGF 서밋 참석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신 회장은 행사 참석과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신 회장은 식·음료 분야와 명품 분야 등 롯데의 사업 파트너들을 만나는 한편, 바이오 등을 비롯해 신사업 분야에서 해외 파트너들과의 협력 관계도 구축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에 대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제기된다.
 
LG에서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유럽을 방문했다. 조 사장은 류재철 H&A사업본부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 이철배 디자인경영센터장, 이정석 글로벌마케팅센터장, CX(고객경험)담당 임원 등의 경영진과 지난 12일(현지시간)까지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 2022’에 참석했다.  
 
조 사장이 생활가전과 TV사업을 대표하는 본부장들을 비롯해 고객경험 담당 임원들과 함께 출장길에 오른 것은 조직이나 제품 간 경계를 뛰어넘어 전사 차원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CDX(Cross Device eXperience)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LG전자 임원진은 보쉬지멘스(BSH), 스메그(SMEG), 몰테니앤씨(Molteni&C), 모오이(Moooi), 렉서스(Lexus), 이케아(IKEA) 등 산업의 경계를 두고 않고 다양한 기업의 부스를 찾아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살폈다.  
 
재계에서는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연달아 유럽을 방문하는 이유에 대해 글로벌 공급망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현 상황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공급망 지역이 유럽”이라며 “직접 눈으로 재점검하면서 M&A 등 사업 확장 가능성을 타진하기 좋은 곳도 유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계에서는 총수가 출장을 떠난 삼성과 롯데의 경우 이른 시일 내 M&A가 발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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