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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표 교체 요구에 자진 사퇴 뜻 밝힌 대우조선 경영진

대국민 사과문서 “거취 포함 책임”…정치권 외풍에 ‘휘청’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7일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7일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경영진 교체를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고 모든 경영진은 거취를 포함해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안팎에선 “대우조선은 하청업체 노조의 협상 주체도 아니고, 이번 파업 사태는 그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됐던 저임금에 내몰리는 하청업체의 구조적 탓이 크다”며 “정치권 압박에 대국민 사과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가 나왔다.  
 
27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 경영진은 전날 사과문을 내고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파업과 1독(dock) 불법 점거로 인한 생산 중단 등의 심각한 사태로 사회 전체와 국민에게 큰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렸다”며 “경영진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진심으로 고개 숙여 국민 여러분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권 직무대행이 “대우조선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은 부실 방만 경영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언급한 지 하루 만에 사과문을 내놓은 것이다.  
 
대우조선 경영진은 또한 “이번 일을 교훈 삼아 근본적 개선 방안과 새로운 원‧하청 상생 협력 모델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며 “제도 개선을 위해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와 제안에 겸허한 마음으로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내부적으로 모든 구성원과 합심해 공정 지연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내부 구성원 간 소통을 통해 갈등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국내외 선사와의 활발한 신규 계약 활동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신속히 회복하고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우조선 경영진은 사과문에서 “분골쇄신의 각오로 당면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고 모든 경영진은 거취를 포함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여당에서 경영진 교체 목소리가 나오자 사실상 자진 사퇴 뜻을 밝힌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공공기관 인사들이 자진 사퇴하고 있는 가운데, 문 정부 막바지에 대우조선 사장에 올라 이른바 ‘알박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던 박두선 사장도 자진 사퇴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조선업계에선 “박 사장이 파업 사태를 수습한 뒤에 사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번엔 尹 정부 낙하산 인사?

조선업계에선 “박두선 사장이 알박기 인사라는 오명을 쓴 채 취임하긴 했으나, 대우조선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조선업계 전문가인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박두선 사장이 문재인 정부 시절 초고속으로 승진했다는 논란이 있었으나, 대우조선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조선업계 전문가”라며 “알박기 인사라는 평가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일부에선 “박 사장 후임으로 윤석열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원청인 대우조선이 하청업체 노조 파업에 개입할 수 없는 만큼, 하청업체 노조 파업 사태에 책임을 지고 원청 경영진이 물러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주장도 있다. 대우조선 역시 사과문에서 “이번 사태 제반 과정에서 교섭 주체인 각 협력사가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해 일관되게 노력했고 철저히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했다”며 “향후 국가 기간산업과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사업장의 주요 시설에 대한 불법 점거 등이 재발되지 않도록 법적 보완과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길 염원한다”고 했다. 대우조선은 하청업체 노조 파업 사태 당시에도 “법질서를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해왔다. 원청으로서 하청업체 노조 파업 사태에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 것이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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