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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자이언트 스텝’…8월 한은 금통위, ‘가속 페달’ 밟을까(종합) [한미 금리 역전]

미 추가 긴축·치솟는 물가…금리 인상 기정사실
8월 한은 금통위 ‘빅스텝’ 가능성도 거론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렸다. 이날 (왼쪽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한국은행]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또 한 번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됐다. 오는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 속에 한은이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며 ‘가속 페달’을 밟을지 주목된다.

 

역전된 한-미 금리…자본 유출 우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26~27일(현지시간) 정례회의 결과 정책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미국의 금리가 2.25∼2.50%로 올라, 한국 기준금리 2.25%보다 높아졌다.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것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시장에선 한미 금리 역전 때문에 자본이 유출되고 환율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금리가 더 낮은 한국에 돈을 투자할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긴축은 국내 기준금리의 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는 경제·금융당국 수장들이 모인 비상 거시경제회의가 열렸다. 회의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회의에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주요 결과 및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내외금리차 역전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 등을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 연준의 두 차례 연속 0.75%포인트 인상은 1980년 12월 이후 약 41년 만에 가장 큰 폭”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미국 연준의 결정은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서 오늘 새벽 국제금융시장이 FOMC 결과를 무리없이 소화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물가인식 및 기대인플레이션율. [사진 한국은행]

8월 韓 금리인상 기정사실…관건은 ‘인상폭’

오는 8월25일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진다. 금리역전 우려를 해소하는 것뿐 아니라, 물가 안정 차원에서도 금리 인상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한은의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 3.9%보다 0.8%포인트 오른 4.7%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상승 폭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고와 최대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번으로만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9월 회의 시 또 다른 이례적인 큰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처럼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그 폭이 어느 정도인지가 관건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금통위 직후 금리 가이던스를 던졌다. 당시 이 총재는 “당분간 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연말 기준금리가 2.75∼3.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가계 등 민간의 취약한 금융방어력을 고려해 인상 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금리 인상 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 이날 이 총재는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8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다음 8월 통화정책방향 때 얘기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빅스텝이란 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뜻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장기적으로 (금리 역전이) 지속되면 한국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이 생기면서 외환시장이 불안해질 수가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상승 압력을 제어하기 위해 통상적인 수준(0.25%포인트)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결국 그 과정에서 소비나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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