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는 옛말, 하루 지출 0원”…고물가에 ‘무지출 챌린지’ 열풍 - 이코노미스트

Home > 산업 > 일반

print

“욜로는 옛말, 하루 지출 0원”…고물가에 ‘무지출 챌린지’ 열풍

6월 소비자물가지수 6.0% 올라 24년 만에 최고치
고물가에 ‘무지출 챌린지’ 실천하는 20·30세대
중고거래 이용자 수도 ‘쑥’, 고물가 여파 지속 전망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사이에서 하루 지출 ‘0원’을 실천하는 ‘무지출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사이에서 하루 지출 ‘0원’을 실천하는 ‘무지출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지난해 12월부터 가계부 어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점심값이며 커피값이며 안 오른 게 없어 지난 하반기 때부터 카드값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지난 연말에 카드값을 보고 놀라서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는데 7개월 만에 지출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워낙 물가가 비싸 가계부를 쓸 때마다 화가 나지만 이마저도 안 쓰면 생활비가 감당이 안 될 것 같아 꾸준히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사이에서 ‘짠테크(짜다+재테크)’가 확산하고 있다. 과거 ‘욜로(You Only Live Once)’의 대명사였던 20·30세대들이 무섭게 치솟는 물가에 하나둘 지갑을 닫기 시작한 것이다. 매일 퀴즈를 풀거나 설문조사 참여, 도보 수 늘리기, 리뷰 작성 등 앱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수행해 포인트를 받는 ‘앱테크(앱+재테크)’에 매달리는 젊은 층도 늘고 있다.
 
고물가에 가계부 앱을 사용하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 [사진 사례자 제공]

고물가에 가계부 앱을 사용하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 [사진 사례자 제공]

 
실제 6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08.2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 이는 외환 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9월 6개월간 2%대를 보이다가 지난해 10월(3.2%) 3%대로 올라섰다. 올해 3월(4.1%)과 4월(4.8%)에는 4%대, 5월(5.4%) 5%대를 기록했고, 6월엔 6%대를 돌파하며 무섭게 치솟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하루 지출 ‘0원’을 실천하는 ‘무지출 챌린지’가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무지출을 실천하는 날을 각자 정해 돈을 한 푼도 쓰지 않았다는 것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재테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증하는 식이다. 현재 기준 인스타그램에 ‘무지출 챌린지’를 검색하면 2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나온다. 무지출 인증뿐 아니라 ‘절약 꿀팁’과 ‘가계부 작성법’ 등의 콘텐츠도 다수 올라와 있다. 유튜브에서는 지출 없이 생활하는 일상을 촬영해 공유하는 콘텐츠가 수천, 수만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재테크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도 무지출 챌린지 체험기와 가계부 작성 후기 등의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이번 달부터 가계부 앱을 쓰기 시작했는데 카드값이 거의 4분의 1로 줄었다”며 “냉털(냉장고 털이)하고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으면 8월엔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한 달에 15일을 무지출 데이로 정해 실천 중인데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출이 줄어드는 게 눈에 보여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쇼핑이나 영화·공연 관람 등 문화 지출은 많이 줄였는데 고물가에 외식을 줄이니 편의점 지출이 자꾸 늘어서 고민”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누적 가입자 수는 5월 기준 약 3000만명으로 올해 들어서만 600만명이 신규 가입했다. [사진 당근마켓]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누적 가입자 수는 5월 기준 약 3000만명으로 올해 들어서만 600만명이 신규 가입했다. [사진 당근마켓]

 
중고거래에 뛰어드는 소비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쇼핑이나 생활필수품 구매에 드는 지출도 줄이고, 안 쓰는 물건은 중고거래로 팔아 부수입을 올린다는 생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누적 가입자 수는 5월 기준 약 3000만명으로 올해 들어서만 600만명이 신규 가입했다. 월간 이용자 수는 1800만명을 기록해 국민 3명 중 1명꼴로 당근마켓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5월 당근마켓에 가입한 한 1년 차 직장인 구모씨는 “이번 달에 당근마켓 거래로 2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며 “저연차 월급으론 고물가 시대를 견디기 힘들다는 생각에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찾아 중고거래를 활발히 하며 용돈 벌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고물가 여파는 하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7월 5일 브리핑에서 7% 물가 가능성에 대해 “만약에 이런 상승 속도를 유지한다면 7%대를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소비자물가가 앞으로도 고유가 지속, 거리 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 확대, 전기료·도시가스 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