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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쉬고 공부해”…보험사 수요 폭발하는 ‘이 자격증’

보험사들, 계리사 도전 직원에 근무부담 낮춰주는 등 시험 적극 지원
내년 도입될 IFRS17 대비, 계리사 인력 확보 나서
자사 직원, 업무 이해도 높고 즉시 투입 가능해 유리

 
 
지난달 25일 오후 한화생명 연수원 라이프파크(경기도 용인시)에서 보험계리사 2차 시험을 준비하는 한화생명 직원들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사진 한화생명]

지난달 25일 오후 한화생명 연수원 라이프파크(경기도 용인시)에서 보험계리사 2차 시험을 준비하는 한화생명 직원들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사진 한화생명]

보험사들이 자사 직원들의 ‘보험 계리사’ 시험 대비를 위해 특별 휴가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내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해 계리사 인력 확보가 급한 상황이지만 외부 수급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격증 대비 지원하는 보험사, 왜?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은 7월 31일에 치뤄진 보험계리사 2차 시험에 대비해 지난달 자사 직원들의 안정적인 자격증 공부시간 확보차원에서 연수원 이용 및 휴가를 제공해왔다.
 
한화생명은 올 4월 입사한 신입사원 11명과 기존 직원 2명 등 총 13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부터 29일까지 용인 한화생명 라이프파크에서 잡오프(Job-off) 과정을 진행했다. 직원들은 잡오프 기간 중에는 본사 63빌딩이 아닌 용인 라이프파크에서 합숙하면서 오로지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에만 전념했다. 업무를 하지 않았어도 월급과 수당 등은 이전처럼 지급된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는 잡오프 과정과 관련해 “업무 공백에 대한 염려는 내려놓고 오로지 보험계리사 공부에만 매진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동양생명도 지난달 말 계리사 2차 시험을 대비 중인 자사 직원들에게 3~5일 특별 휴가를 제공했다. 업무에서 배제하고 오로지 시험 준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휴가를 부여한 것이다.  
 
일반 회사가 임직원의 자격증 시험을 지원하기 위해 휴가를 제공하는 사례는 흔치 않은 일이다. 물론 보험사 직원이 회사의 업무 중 하나인 ‘보험’ 관련 자격증을 따는 일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영역으로 회사가 무조건 지원하기가 쉽지 않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보험사들이 계리사 자격증 시험 지원에 나선 것은 내년 도입되는 IFRS17과 연관이 있다. 보험사들이 회계기준 변경을 앞두고 충분한 계리사 인력 확보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 계리사란 미래의 보험금을 예측해 보험료를 결정하고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쉽게 말해 '보험업계 회계사'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보통 보험사에 소속돼 일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독립계리사법인 등에서 근무할 수도 있다.  
 
[사진 동양생명]

[사진 동양생명]

보험업계는 내년 도입되는 IFRS17로 회계기준이 모두 바뀌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러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보험요율 산출 및 현재의 회계기준에 적합한 지급여력 산출 능력 등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은 회사 내부에서 계리사가 가장 특화돼 있을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계리사 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져 일을 하면서 공부를 병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런 점을 보험사도 알다보니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서 근무 부담을 줄여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사 직원, 즉시 업무 투입 가능…충성도↑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에 소속된 계리사 수는 1141명이다. 생명보험, 손해보험 업계 1위 삼성생명(141명)과 삼성화재(133명)가 유일하게 100명 넘게 계리사 인력을 확보했다. 이어 한화생명은 65명, 교보생명은 55명, 현대해상은 84명, DB손해보험은 70명의 계리사가 소속돼 있다. 
 
미국의 경우 약 3만명의 계리사가 근무 중이다. 물론 미국와 한국은 경제규모와 환경 등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1000여명의 계리사 수는 향후 보험업계의 환경변화를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3배 가량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각의 개별 보험사 입장에서도 계리사 인력을 더 충분히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또한 자사 직원이 계리사 자격증을 따면 계리업무에 즉시 투입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매년 진행되는 계리사 시험에서는 늘 100명 이상의 합격자가 배출된다. 하지만 합격자 연령대가 대부분 대학생, 혹은 취업준비생들인 20대이어서 보험사가 이들을 회사의 주력인 계리 업무에 당장 투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합격자들이 자사 계리업무에 지원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바로 계리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사 직원이 자격증 시험에서 합격하는 것이 낫다. 또 휴가자체가 회사의 복리후생 제도다 보니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아진다는 이점도 있다. 
 
한화생명 측은 “잡오프 제도와 같은 적극적인 인재양성 프로그램 운영으로 우수한 인력을 내부에서 육성하며, 직원 로열티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동양생명 측도 “직원 본인 뿐만 아니라 회사의 전문성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며 “임직원들이 금융인으로서 전문 지식을 기를 수 있도록 향후 다른 금융 관련 자격증에 대해서도 특별 휴가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의 관계자는 “보험사 재직 5년이 지나면 계리사 1차시험이 면제되다보니 직원들에게 해당 자격증 취득을 많이 권하는 편이지만 대부분 일과 공부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며 “다만 직원이 계리사 시험에 도전한다면 팀 내부에서 휴가 등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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