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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데 못 막는 한전 적자…2분기 5조 예상…年 30조 손실 우려

올해 상반기에만 13조 손실 전망
전력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구조
인플레이션 등 우려, 전기료 인상 어려워

 
 
경기도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올해 상반기에만 13조원의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전이 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력원의 핵심인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오르면서 한전의 부담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현실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에 정부도 요금 인상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전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5조3712억원에 이를 것으로 9일 전망했다. 지난 1분기 한전의 영업손실액이 7조7869억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상반기 누적 손실이 13조원을 넘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최악의 경우 올해 한전의 적자가 3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내 100대 기업의 올해 1분기 총영업이익이 30조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전의 적자 폭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매출 100대 기업(별도기준-금융·공기업 제외)의 올해 1분기 총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22조816억원, 30조6120억원을 기록했다. 
 
이렇게 한전이 어려움을 겪는 건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전기요금을 적절히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전의 연료비조정단가의 분기 조정폭을 연간 3원에서 ±5원/kWh으로 조정하고 3분기부터 전기요금을 소폭 인상키로 했지만, 한전의 부담을 덜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는 한전이 전기를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구조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들일 때 기준이 되는 계통한계가격(SMP)은 지난 4월 kWh(킬로와트시)당 80원 안팎이었는데, 올해 4월 200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5월과 6월엔 140원과 130원대로 떨어지며 낮아지는 듯했지만, 8월 들어 다시 200원대로 상승했다. 한전의 전력 판매단가가 kWh당 105원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손해를 막을 길이 없는 셈이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상황을 보고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전기요금을 올려도 한전 적자는 올해도 계속될 것 같다. LNG 가격이 높아 에너지발전 원가가 높게 책정돼 있다”며 “물가 수준을 지켜본 후에 검토하는 게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가 급격하게 오르는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대폭 인상할 경우 서민 경제 불안 등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민생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정부가 협조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급적이면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인상은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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