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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동거 1500만 시대…같이 살 집 구하기도 힘들어

“집 망가진다“며 집주인과 임대차 갈등 ↑
“쌍방 합의 특약 포함 꼼꼼하게 조율해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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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에서 나와 독립을 준비하던 윤모(32) 씨는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전세를 알아보기 위해 부동산에 들렀다가 반려견이 있다고 하자 대부분 중개인이 계약이 어려울 것 같다는 답변을 내놨기 때문이다. 윤 씨는 “어릴 때부터 같이 산 반려견이고, 부모님도 연세가 있으셔서 돌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10군데 중 7곳을 거절당하고 나니 독립을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시장 확대 집주인·입주민 갈등도 늘어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고,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키우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여전히 내 집이 아닌 경우에는 동거가 어렵다. 2020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가구 수는 604만, 약 1500만명이 반려동물과 살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에만 약 131만 마리, 경기와 인천에서는 약 208만 마리가 동거하고 있다. 
 
그러나 임대차 계약 시 집주인은 냄새가 나고 집이 망가진다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입자를 거부하고, 세입자는 반려동물을 숨기거나 입주가 가능한 집을 찾아다니는 일이 계속된다.
 
지난해 KB금융그룹이 발간한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 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타인과 분쟁을 한 경우는 56.9%로 절반이 넘었다. 분쟁 원인으로는 짖거나 걷는 소리와 같은 소음으로 인한 경우가 3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 자체의 훼손 위험뿐 아니라 다른 입주민들과의 갈등도 임대인들이 반려인의 입주를 꺼리는 이유다. 서울대입구역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이모씨는 “반려묘는 대부분 소음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서 반려견보다는 계약이 수월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차계약 외 특약사항 걸어도 분쟁 소지 높아

“요즘 세입자 찾기도 어려운데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이라도 받을까요? 보러 오는 사람이 많지 않아 고민이네요.” 부동산 관련 정보를 나누는 카페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질문이다. 
 
원래는 마루가 상하거나 냄새가 밸까 봐 반려견이 있는 세입자는 받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역전세난이 심해지면서 관련 고민을 하는 임대인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댓글의 대다수는 “매매를 생각하면 받지 않는 것이 낫다” 혹은 “특약을 걸어서 키우게 해라”는 의견이다.  
 
임대차 계약 시 임대인에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실을 고지해야 할 의무는 없다. 이에 추후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계약서에는 없었으나 퇴거를 고지할 경우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부지기수다. 
 
임대차계약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임차대상이 되는 목적물, 보증금과 월세, 계약 기간 등을 제외하고 쌍방의 합의 하에 특약사항을 넣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특약사항은 법률에서 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또한 향후 분쟁의 소지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배포한 ‘임대주택 수선비 부담 및 원상복구 기준’에 따르면, 노후화나 자연재해에 의한 파손·훼손 등은 임대인이 부담한다. 임차인의 과실 혹은 비정상적인 사용으로 인한 파손·훼손은 임차인이 부담한다. 도배·장판의 경우 “애완동물에 의한 도배·장판 훼손”은 임차인의 부담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일부 훼손으로 장판 전체나 벽지 전체 교체를 요구하거나 자연적인 마모도 반려동물로 인한 파손으로 복구를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해 허점이 존재한다.  
 

펫팸족 겨냥한 특화 주거공간도 증가 추세

한편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주거상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 ‘펫코노미’ 시장이 커지는 것을 의식한 결과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공유 주거시설은 전체 378가구 가운데 98가구가 반려동물 특화공간으로 구성됐다. 해당 가구에는 발톱으로 인한 긁힘을 최소화하는 내구성이 강한 마감재를 사용하고, 미끄럼 방지를 위한 논슬립 바닥재를 적용하는 등 ‘펫 프랜들리’ (반려동물 편의를 반영한 설계) 트렌드를 반영했다. 지난해 분양한 천안의 한 아파트 역시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겨냥한 반려동물 놀이터와 루프탑 애견공원을 조성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중개업을 하는 김모씨는 “반려동물이 있으면 매물을 구하기가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데도 “하루에도 반려동물이 있는데 입주가 가능한지 묻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임대인이 특약사항을 걸어주면 그나마 좋은 상황인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반려동물을 동반한 세입자는 처음부터 받지 않는 곳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임대인과의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꼼꼼하게 원상복구 기준을 합의하고, 퇴거 후 특수 청소 비용 등에 대해서도 미리 정해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송재민 기자 (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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