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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새 4개社 상장 철회…기관도 외면하는 IPO 시장

밀리의서재·제이오·라이온하트·골프존커머스 등
공모주 투심 악화·자금시장 경색 등 악재 겹쳐
수요예측 흥행 저조…올해 상장 포기 기업도 속출

 
 
지난 10월 이후 두달 새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밀리의서재, 제이오 등 4개사가 상장 일정을 전면 철회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와 2차전지용 탄소나노튜브 전문기업 제이오가 상장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달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와 함께 두 달 새 벌써 4개 기업이 상장을 철회했다. 기관이 평가한 기업가치와 회사 측이 원하는 적정 공모가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면서다. 공모주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공모가를 크게 낮춰 상장하거나, 아예 올해 상장을 포기하는 예비 상장사도 속출하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와 제이오는 전날 잔여 공모일정을 진행하지 않기로 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밀리의서재 측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고, 제이오 역시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밀리의서재는 희망 공모가 밴드로 2만1500~2만5000원을, 제이오는 1만5000~1만8000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수요예측에 참여한 대다수 기관은 희망밴드 하단을 밑도는 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엔 골프존커머스와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수요예측 흥행 부진에 상장을 철회했다. 골프존커머스는 희망 밴드(1만200~1만2700원) 내에서 수요 확보에 실패하자 공모가를 7600원으로 크게 낮추기도 했으나 결국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곳은 이뿐만이 아니다. 아이피오스탁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쏘카, 더블유씨피(WCP), 루닛, 에이프릴바이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샤페론, 플라즈맵, 큐알티, 엔젯, 윤성에프앤씨, 디티앤씨알오 등 11개 기업이 희망 밴드 하단보다 낮은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얼어붙은 투심…‘고평가’ 꼬리표도 부담

기관이 수요예측에서 낮은 공모가를 제시하는 이유는 고평가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 밀리의서재는 IPO 초기 단계부터 전자책 상장사가 없어 웹툰·웹소설 상장사 3곳을 경쟁기업으로 설정해 논란이 됐다. 골프존커머스는 계열사인 골프존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6배인 상황에서 PER 23배를 제시하며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게임 ‘오딘’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고평가 이슈와 함께 중복 상장으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라이온하트 측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 최상단(5만3000원)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4조4997억원으로, 3조 원대인 모회사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을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라이온하트가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의 65%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모자회사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디스카운트(저평가) 지적도 이어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 조달시장이 경색되면서 투자심리가 더 악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초우량 회사채도 유찰되는 상황에서 기관들이 플랫폼·게임 등 성장 공모주에 투자를 집행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상장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했으나, 최근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상장 목표 시기를 내년 1월로 고지했다. 내년 2월까지 상장 예비심사 효력이 유지되는 컬리(마켓컬리)와 골프존카운티 등도 내년 초로 상장 시기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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