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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의 연임 전략 카드는 ‘AI’…“필요한 변화 이끈다”

脫통신 전략 ‘디지코’ 도입…“지속가능성 확보해야”
2023년 3월 임기 종료, AI 키워드로 ‘역할 지속’ 필요성 전달

 
 
구현모 KT 대표이사(사장)이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 도약을 이끌기 위한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KT]
구현모 KT 대표이사(사장)가 선택한 전략은 인공지능(AI)이다. 구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스스로 연임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대내외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구 대표는 AI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KT는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 도약을 이끌기 위한 ‘AI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구 대표는 이번 간담회에 참석해 직접 ▶초거대 AI 상용화 ▶AI 인프라 혁신 ▶AI 미래인재 양성을 제시했다.
 
KT는 2002년 민간기업으로 전환된 이래 늘 ‘외풍 논란’에 시달려왔다. 구 대표는 그런 KT에서 내부 인사로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회사에 대한 이해가 높을 수밖에 없는 그가 연임 평가를 앞둔 이 시점에 AI 강화 전략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구 대표는 KT에 가장 필요한 변화점을 AI로 선정하며 본인의 역할이 지속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피력했다.
 

"지속가능성 확보 위해 연임 생각" 

구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0년 3월 취임 후 KT를 디지털플랫폼(디지코·DIGICO)으로 전환하며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며 “이런 변화가 구조적이고 지속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3년간 진행되온 변화가 여기서 끝날 것인가, 아니면 구조적으로 바뀌어 새로운 형태로 사업자로 거듭날 수 있느냐란 면이 남아있다”며 “아직은 구조적이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연임을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지난 8일 이사회를 통해 구 대표를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연임 의사를 밝힌 구 대표를 우선 평가해 적격 여부를 심사할 계획이다. 2023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구 대표의 거취가 해당 평가를 통해 결정되는 셈이다.
 
KT는 구 대표의 취임 이래 많은 변화를 거쳤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20년 10월 탈(脫)통신 전략의 일환으로 도입한 ‘디지코 전환’이다. 그간의 변화를 이끈 구 대표는 이제 AI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략을 세울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예상보다 짧은 시간에 모든 산업에 깊숙이 적용돼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디지털 대전환을 이끌며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며 “KT는 초거대 AI, 인프라 혁신, 인재 양성 등 AI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역량을 아낌없이 쏟겠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기존 AI가 성능·확장성·비용 면에서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범용적이면서 맞춤형·창의적 학습과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초거대 AI가 ‘KT의 생존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KT는 이에 따라 초거대 AI ‘믿음(MIDEUM·Mindful Intelligence that Dialogs, Empathizes, Understands and Moves)’을 상용화하고, 산업계의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 혁신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회사 측은 “산업 전반에 AI가 활용되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AI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문제는 글로벌 기업들이 AI 관련 인프라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는 점인데, KT는 이에 AI 서비스를 위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인프라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신사업이 폭증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은 2025년 700억달러(약 93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구현모 KT 대표이사(사장)이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 도약을 이끌기 위한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KT]

글로벌 의료 디지털전환 사업 본격 추진 

KT는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맞춰 AI 생태계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간 ▶리벨리온(AI반도체 설계) ▶모레(AI 인프라 솔루션) 등 AI 스타트업에 전략 투자를 진행했다. 또 AI 원팀을 통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한양대학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최신 AI 알고리즘 연구도 추진 중이다. KT는 이 같은 활동을 통해 2023년까지 기존 대비 3배 이상 효율을 갖춘 한국형 AI 반도체의 풀스택(Full-Stack)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래인재 양성도 추진 중이다. 자사의 역량을 발휘해 정부가 추진 중인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의 일익을 맡겠다는 포부다. 구체적으로 KT는 채용 연계 교육프로그램 ‘에이블(AIVLE) 스쿨’을 통해 향후 5년간 약 5000명의 디지털 인재를 집중 양성한다. 또한 국내 첫 AI 실무능력 인증시험 ‘AICE(AI Certificate for Everyone)’을 개발해 AI 인재 육성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KT는 AI를 활용해 디지털혁신을 추진할 분야로 물류를 지목했다. 디지털 물류 전문회사 롤랩과 ▶AI 운송 ▶AI 풀필먼트 ▶AI 화물·중개 운송 3종의 KT AI 물류 플랫폼을 활용, 국내 물류의 디지털화를 주도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물류 시장 규모는 약 92조원이다. KT는 이 중 약 16조7000억원 시장에서 최우선으로 AI 물류 혁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계별 AI 전환으로 2025년까지 약 5000억원의 매출을 거둔다는 목표다.
 
KT는 AI를 활용한 혁신이 가능한 분야로 물류를 우선 지목한 이유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경영 실천을 꼽았다. AI로 화물차 운행을 최적화하면 현재 국내 도로화물운송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최대 20% 수준을 저감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고 분석했다.
 
자사 사업도 AI를 통해 강화한다. KT 측은 이날 “초거대 AI를 통해 AI컨택센터(AICC) 서비스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AICC를 스스로 가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컨택센터 ‘KT 에이센 클라우드(A’Cen Cloud)‘를 내달 출시한다. 에이센 클라우드를 금융·보험·카드·커머스 등 업종에 도입할 경우 ▶상담 품질 10% 향상 ▶운영비용 15% 절감 ▶구축비용 30% 절감 등이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구현모 KT 대표이사(사장)이 16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 도약을 이끌기 위한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KT]
의료 분야에선 그간 축적한 데이터 융합 역량과 AI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건강검진센터와 원격의료 등 ‘글로벌 의료 디지털전환(DX)’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의료 AI 사업에서 확보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의료를 구현하고 의료 DX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KT는 이번 행사에서 초음파 영상을 AI로 분석해 갑상선의 결절을 자동 분류한 후 양성 및 악성을 판단해 위험도를 예측하는 KT의 의료 AI 솔루션도 최초로 선보였다.
 
KT가 상용화를 밝힌 ‘믿음’의 경우, 다양한 응용 사례를 쉽게 학습할 수 있는 ‘협업 융합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KT는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기본 AI 모델을 만들고 응용 분야별로 전문 기업들과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KT 초거대 AI가 외부의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
 
KT 관계자는 “초거대 AI ‘믿음’은 감성을 이해하고 인간과 공감하는 AI를 목표로 한다”며 “적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 의도를 해석할 수 있고, 상황에 맞춰 말투나 목소리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람에 더 가까운 대화를 지향하는 기술을 개발하겠단 설명이다.
 
KT는 이 같은 초거대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지속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산업의 각종 문제 해결은 물론 생활의 디지털 감성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구 대표는 “KT는 기존 통신업에 기반해 DX를 주도하는 사업자로서의 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이 기반을 확실히 다지는 것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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