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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 네이버가 ‘검색 본능’ 드러낸 까닭

AI 기술로 ‘사용자 친화’ 검색 서비스 구현
에어서치 도입 1년, 이용 데이터 모두 긍정적
검색 인프라에도 투자…HTTP/3 국내 첫 도입

 
 
경기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제2사옥 ‘1784’ 전경. [네이버]
네이버가 ‘검색 본능’을 드러냈다.
 
네이버 앞엔 이제 포털보단 ‘플랫폼 기업’이란 수식어가 더 많이 쓰인다.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를 핵심으로 삼는 포털 기업으로 시작해 메신저·금융·콘텐츠·쇼핑·광고 등 사업 영역 확장에 성공했다. 신규 사업을 꾸준히 성장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회사의 근간이 된 서비스인 ‘검색 기능’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17일 네이버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검색 기능 강화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웹과 PC 브라우저에서 노출되는 포털 검색 기능을 보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변화시키겠단 포부다. 해당 전략은 지난해 10월 본격화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략 추진 배경에 대해 “포털 내 검색 기능 강화가 당장 직접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성격의 사업이 아니지만, 네이버 서비스의 근간인 점에서 꼭 필요하다”며 “서비스 품질 향상은 결국 이용자 확대로 나타나고 이는 네이버가 진행하는 모든 사업의 성장 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검색 서비스 ‘에어서치’를 공개하고 이를 오는 2024년까지 전면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통합검색 기능을 초개인화 검색을 표방하는 에어서치로 완전히 대체할 계획이다.
 
에어서치의 핵심 기능은 검색 결과를 ‘어떻게 더 사용자 필요에 맞춰 전달하는가’에 맞춰져 있다. 현재 통합검색은 이미지·동영상·쇼핑·지식iN 등을 정형화된 컬렉션 단위로 사용자에게 전달한다. 반면 에어서치는 ‘스마트블록’ 단위로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네이버는 이 같은 에어서치의 기능이 ‘개인화된 검색’이란 최근 사용자 이용 추세에 적합한 서비스라고 봤다. 20년 전 통합검색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포털 업계를 선도한 성공 사례를 에어서치를 통해 또다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스마트블록 도입 1년, 데이터로 나타난 개선 효과

스마트블록은 ▶사용자가 원하는 가장 정확한 답을 제공하는 ‘정답형’ ▶취향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탐색할 수 있는 ‘탐색형’ ▶사용자의 행동에 따라 변화하는 ‘반응형’ ▶예상치 못한 새로운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발견형’ 블록으로 구성된다.
 
네이버는 사용자의 검색 행동 패턴을 분석해 이 같은 기능을 구성했다. 에어서치 도입 전 회사가 자사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전체 정보이동량(트래픽) 중 확실한 답을 찾는 요구(니즈)는 약 30%로 나타났다. 관심사를 발견하고 다양한 정보를 탐색하려는 니즈는 약 65%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이 중에서도 지역·쇼핑 영역에서 탐색형 검색 니즈가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해 에어서치 기능을 세분화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검색 결과를 스마트블록 단위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라며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마다 스마트블록을 자유자재로 조합, 최적의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맞춤형 검색 서비스 도입은 1년 만에 뚜렷한 성과를 냈다. 현재 스마트블록의 일 평균 노출량은 약 3300만건이다. 출시 초기 대비 검색 결과 내 콘텐츠 소비량이 7배 이상 증가했다. 사용자가 스마트블록으로 제안되는 콘텐츠를 클릭하는 횟수도 하루 600만회 이상으로 나타났다. ‘취향에 맞는 콘텐츠 탐색’ 기능이 사용자 니즈에 정확하게 들어맞은 셈이다.
 
회사는 올해 안으로 최소 300만개 이상의 스마트블록을 추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전체 검색의 약 30%(1억건 트래픽)를 스마트블록이 대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꾸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 딥매칭 기술을 활용,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검색 의도에 적합한 스마트블록을 제공하는 식의 서비스 구현도 준비 중이다.
 
네이버의 이 같은 검색 기능 구현은 기술 발전의 산물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5~6년 사이에 AI 기반의 검색 및 추천 기술과 인프라가 크게 발전하면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며 “데이터베이스(DB)도 단순히 웹페이지를 넘어 20년간 축적된 사용자생성콘텐츠(UGC)·상품·식당·숙소 등으로 다변화해 적합한 결과 제공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쇼핑 블록 예시 이미지. [네이버]
네이버는 이 중에서도 블로그·카페·포스트·인플루언서 등으로부터 생산되는 UGC에 집중했다. 지난해 약 2만개 검색어를 대상으로 15만개의 UGC 블록을 적용한 바 있다. 
 
최근에는 특정 주제에 대해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질문과 답변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지식 정보 서비스도 새롭게 도입했다. UGC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신규 서비스는 ▶자주 묻는 질문(FAQ) ▶질문과 답변(Q&A)으로 구성된다. 신뢰성이 주요한 주제의 질의의 경우 ‘FAQ 블록’으로, 일상고민·생활 정보 등 다양한 답변을 담아야 하는 주제의 질의는 ‘Q&A 블록’으로 노출된다. 이 같은 UGC 블록은 기존 뷰(VIEW) 서비스 대비 ▶새로운 창작자 노출 기회 90% 이상 확대 ▶사용자 반응 16% 향상 ▶검색 품질 12%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이 중에서도 인플루언서 콘텐츠가 포함된 UGC 블록 비중은 약 915% 증가했다. 회사는 UGC 블록 외에도 ▶상담 블록 ▶이웃소식·지역카페글 블록 등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측은 UGC 기반 검색 서비스 강화가 ‘선순환 구조’ 구축인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UGC를 자사 AI 기술을 활용해 검색 기능을 강화한 것”이라며 “이용자가 직접 만든 다양한 데이터를 AI 기술로 분류·편집해 활용도를 높였고, 이를 다시 사용자가 이용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여기에 더해 스마트블록이 노출되는 검색어를 ▶쇼핑(요즘 날씨에 많이 찾는 ‘쇼핑키워드’, 매년 다가오는 시즌을 위한 ‘준비템’, 내돈내산 리뷰 좋은 상품) ▶로컬(함께 가볼 만한 장소, 지역별 로컬 맛집, TV 속 맛집 클립) 등으로 확대했다. 올해에만 해당 분야에 110만개의 블록이 추가됐다. 16만개가 넘는 장소를 사용자에게 새로 추천한 로컬 블록은 일평균 45만 클릭 수를 기록하고 있다. 쇼핑 블록을 통해서는 기존 대비 ▶노출 10% 증가 ▶상품 클릭 7% 증가의 효과가 나왔다. 또 유사 문서를 복제한 수준의 단순 어뷰징성 콘텐츠 노출 빈도는 약 91.5% 감소했다.

검색 인프라도 강화…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네이버는 검색 콘텐츠 노출 영역을 강화하면서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진행했다. 국내 플랫폼 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지난 15일 검색 서비스에 HTTP/3을 도입했다. HTTP/3은 앱·브라우저와 웹 간 데이터 교환을 위한 3세대 표준 프로토콜(protocol)이다. 브라우저와 웹서버 간 최초 연결 시간을 단축하는 기능을 갖췄다. 웹페이지 데이터가 사용자에게 도달하는 시간을 줄여 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네이버가 자사 모바일 앱 검색 결과 구현 속도를 3G 네트워크 환경에서 HTTP/3와 HTTP/2를 각각 적용해 비교한 결과. [네이버]
네이버는 HTTP/3을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3G) 네트워크 환경에 도입해 테스트를 거친 바 있다. 첫 번째 데이터 도달 시간은 2.3초에서 1.8초로, 웹페이지에 검색 결과 화면이 최초 출력되는 시간은 3.4초에서 2.4초로 각각 약 23%, 29%씩 소요 시간이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HTTP/3은 또 기존 HTTP/2 대비 네트워크 음영지역 혹은 상대적으로 전파가 약한 지역에서도 안정적으로 검색 결과를 노출한다는 장점이 있다. 엘리베이터나 터널 등 모바일 네트워크가 원활하지 않은 구역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네이버 검색은 현재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HTTP/3을 시범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일정 기간 베타 테스트를 거친 후 연내 전체 사용자 대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프라 투자·스마트블록 외에도 다양한 기술을 통해 검색 서비스를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며 “멀티모달 AI ‘옴니서치’가 적용된 스마트렌즈와 대화형 지식검색 ‘지식인터랙티브’도 올해 선보이며 검색 사용성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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