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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너머 에너지 트랜스포메이션으로 [김승욱 메타버스·웹3.0 경영]

친환경 에너지 수소경제 생태계 구상
블록체인·메타버스 디지털 경제 구축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기업 아람코의 엔지니어와 언론인들이 하위야(Hawiyah) 가스전 지대에서 천연 가스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전 칼럼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필자는 메타버스의 활용을 광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메타버스를 단순히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그리고 확장현실 등의 기술적 측면에서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신대륙의 발견에 견줄 만큼 주요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천연자원을 활용하여 더 풍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현실 세계의 여러 가지 문제로 한계에 부딪혀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도전하고 꿈꿀 새로운 기회의 땅을 만드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메타버스 활용법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로고와 오일 펌프 모형. [로이터=연합뉴스]

원유에서 석유로의 트랜스포메이션

원유와 석유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석유는 1860년대에 처음 발견되었고, 19세기 후반까지 석탄의 대체자원으로 쓰이다가 19세기 후반에 미국이 석유 보일러 선박 개발에 성공하면서 단번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자원으로 급부상하였다. 석유의 가치가 발견되기 이전이나 고대에는 석유를 약품이나 화장품, 접착제, 선박 방수재 등으로 쓰기도 했다.
 
지금과 같은 석유 에너지 자원을 활용하지 못했던 과거의 중동 지역은 현재와 같은 물질적 풍요의 세계와는 거리가 먼 빈곤한 생활을 하였을 것이다. 필자의 상상력을 펼쳐 보면, 원유 탐사기술이 없던 아주 오래전에 사람들은 지구의 핵심 에너지로 사용할 원유가 자신들이 밟고 다니는 땅속에 묻혀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또한, 원유를 석유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없던 옛날에는 오아시스에서 시원한 물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시커먼 원유는 한숨과 원망의 액체로만 여겨졌을 것이다. 물론 원유는 땅속 깊이 묻혀 있어서 물을 마시기 위해서 우물을 파는 정도의 깊이하고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결국 원유를 다양한 에너지로 정제할 수 있는 과학·기술이 없이는 원유를 석유로 변화시키지 못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있는 ‘알 라이다 디지털 시티’ 건물 전경. [AFP=연합뉴스]

에너지 트랜스포메이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친환경 발전 수요가 늘며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셰일 오일을 앞세운 미국이 세계 1위 원유 생산국 자리에 올랐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도 적극적으로 스마티 시티 개발과 사회·경제 개혁에 나서고 있다. 이는 향후 모일머니 패권의 종식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예측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각국의 탄소중립 선언으로 친환경에너지인 수소가 각광 받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수소경제로의 이행을 천명하고 있으며,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소경제는 명문화된 정의 외에도 기존 화석 연료 중심의 탄소경제에서 벗어나겠다는 변화인데 이는 인류 생활에 또 다른 전환이라고 볼 수 있는 에너지 트랜스포메이션의 의미를 담고 있다.  
 
수소경제의 장점으로는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수소를 중심으로 활용하여 국내 생산이 가능하며 에너지 공급구조 측면에서는 수소경제는 소규모 분산형 에너지 수급구조를 갖고 입지적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다. 시장경쟁 측면에서 탄소경제는 자원개발과 에너지 확보 경쟁이 치열하지만, 수소경제는 기술경쟁력 확보와 규모의 경제가 관건이다.
 
또한, 수소경제와 더불어서 수소도시가 추진되고 있다. 수소 도시란 도시 내 수소 생태계가 구축되어 수소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면서 도시혁신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건강하고 깨끗한 도시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수소 생태계를 위해서는 수소의 생산, 저장·이송·활용까지 이뤄져야 하며 이를 통해 세계 최초 수소 도시를 조성하여 수소 도시 세계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구상 중인 미래형 도시 ‘네옴 시티’의 중심부에 건설할 고층 건물 더 라인(The Line) 설계 투시도. [사진 NEOM]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네옴 시티와 디지털 시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려는 네옴시티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기업들 가운데에 네이버의 경우에는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 사업에 참여하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의 네옴시티 사업 수주 핵심 전략은 ‘자연재해 방지’와 관련된 메타버스 사업으로 디지털 트윈을 핵심 기술로 하여 도시 조성 계획 수립·수정 사업 부문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 재난·재해에도 도시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새롭게 건설되는 도시 공간을 시뮬레이션하는데 디지털 트윈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세계를 가상에 정밀하게 구현하여 자율주행이나 도시공간의 흐름을 시뮬레이션하는 등 모의실험을 진행하는 개념을 말한다. 새로운 건축물·도시 따위를 현실에 구현하기 전에 예상치 못한 문제점을 찾아내거나 구상한 취지에 맞게 시설물 운영이 가능한지를 살펴보는 데 주요하여 사용된다.  
 
한편, 최근 이코노미스트(Economist)가 발표한 디지털 도시 지수(Digital Cities Index)에 따르면 두바이는 중동 지역 1위, 세계 18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디지털 금융 분야에선 상위 10위 안에 포함되기도 했다. 특히, 두바이는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산업과 관련해 실험적인 행보를 보이는 도시 중 한 곳이다. 현지 가상자산 규제기관(VARA)의 경우 지난 5월 이더리움 기반 게임 콘텐츠인 ‘더 샌드박스(The Sandbox)’ 내 가상 부동산인 랜드(LAND)를 매입해 본부를 세우는 방식으로 공공기관 최초로 메타버스 생태계에 진출했다.  
 
세이크 함단 빈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Sheikh Hamdan bin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두바이 왕세자가 지난 7월 트위터를 통해 향후 5년에 걸쳐 메타버스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2027년까지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기업을 현재의 10배 규모로 키워 두바이를 전 세계 10대 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이미 두바이에는 1,000여개의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기업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아주 무모한 계획은 아닌 듯하다. 현재 100개 이상의 블록체인 기업이 있으며 2019 월드 스마트 시티 엑스포(World Smart City Expo)에서 ‘세계블록체인 수도(World Capital of Blockchain)’ 상을 받기도 하였다.
 
이렇듯 인간이 꿈꾸고 상상하는 것들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 진정한 의미에서 광의의 메타버스 세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즉, 세계적인 석유 산유국들의 모래사막에 친환경 첨단 스마트 도시 건설을 미리부터 준비하는 모습과 천연자원 빈국들이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꾸어 친환경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023년을 맞이하는 우리 각자와 기업들에게 미래는 단순한 변화(change)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비즈니스의 대 전환(big transformation)을 요구하고 있다.
 
※ 필자는 평택대 경영학과 교수이며 평생교육원장과 취창업지원단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 경영연구소 전문연구요원, 안진회계법인(Deloitte)과 삼일회계법인(PWC)에서 경영컨설턴트, SAP에서 정보기술 컨설턴트로 근무했으며 한국뉴욕주립대(SUNY Korea) 방문교수를 역임하였다. 교육부 온라인공개강좌 K-MOOC에서 [빅데이터와 고객관계관리], [메타버스와 서비스경영]을 전 세계 수강생에게 강의하고 있다.

김승욱 평택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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