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 앱 ‘슈퍼쏠’ 출시 40일 만에 MAU 83만명 증가
가입 실적·현금성 마케팅 논란 속 비은행·AI 수익화가 관건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슈퍼SOL을 내려받고 로그인만 하셔도 네이버페이 1만원을 바로 드립니다.”
최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신한은행의 통합 앱 ‘신한 슈퍼SOL’ 가입·로그인 행사가 진행됐다. 새로 앱을 설치한 고객뿐 아니라 이미 내려받았더라도 최근 1년간 로그인 이력이 없으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가 뒤따랐다. 지난 6월 정식 출시한 슈퍼SOL의 신규 유입을 늘리는 동시에, 잠시 앱을 떠난 고객까지 다시 불러들이려는 현장 마케팅이다.
슈퍼쏠(SOL)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두 번째 임기 초반 내놓은 ‘통합 신한’의 상징이다. 이를 앞세워 계열사 간 경계를 허물고 비은행·인공지능(AI)까지 키우려는 진 회장의 이른바 ‘슈퍼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통합 앱의 초기 흥행이 고객의 일상 금융 습관으로 이어질지, 나아가 은행 중심의 신한금융이 비은행 등에서도 새 성장축을 만들 수 있을지가 진 회장 2기의 성적표를 가를 전망이다.
진옥동의 야심…계열사 경계 없앤 ‘슈퍼쏠’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6월 16일 은행·카드·증권·신한라이프의 주요 업무를 하나로 묶은 슈퍼쏠을 정식 출시했다. 고객이 계열사별 앱을 오가거나 별도로 로그하지 않고도 ▲예·적금과 대출 ▲카드 관리 ▲주식 거래 ▲보험 조회·관리까지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진 회장에게 슈퍼SOL은 ‘통합 신한’의 성과를 보여줄 핵심 프로젝트다. 진 회장은 슈퍼쏠을 단순한 앱 개편이 아닌 AI 에이전틱 금융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고객이 원하는 업무를 말하면 AI가 의도를 파악해 필요한 서비스로 연결하고, 은행·증권·카드·보험 사이의 경계와 단절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초기 지표는 긍정적이다. 지난 7월 30일 기준 슈퍼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113만명을 기록했다. 출시 직전 약 1030만명에서 40일 만에 약 83만명 증가한 수치다. 약 40만명이 새로 가입하면서 올해 누적 신규 회원 수도 100만명을 넘어섰다.
계열사 연계 서비스 이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은행 입출금 계좌에 있는 자금으로 별도 이체 없이 증권 거래를 할 수 있는 은행·증권 통합계좌 ‘쏠 링크’(SOL LINK)는 지난 7월 1일 출시 후 한 달 만에 약 31만좌가 새로 개설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 슈퍼쏠 출시 이후 MAU와 신규회원이 함께 증가하고 쏠 링크 계좌 개설도 빠르게 늘면서 고객의 금융 생활을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금융 수요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와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1만원으로 만든 접속…남겨진 과제는
다만 플랫폼의 성적표를 설치·가입자 수나 단기 MAU 증가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최근 1년간 접속하지 않은 기존 설치 고객에게도 1만원을 지급하는 것은 출시 초기 유입을 실제 고객으로 정착시키는 일이 신한금융의 당면 과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현금성 혜택은 새 서비스를 알리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벤트가 끝난 뒤에도 고객이 슈퍼SOL을 일상 금융 창구로 쓸지는 별개다.
플랫폼 초기 안착 과정에서 임직원과 계열사의 가입 독려가 과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금융그룹노동조합협의회는 공동성명에서 지주가 슈퍼SOL 신규 가입 목표를 360만좌로 제시해 그룹 임직원을 ‘앱팔이’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직원 1인당 50건 안팎의 가입 실적이 할당됐다는 현장 목소리도 나온다.
노조는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승진도 어렵다는 소문이 퍼지며 3만 신한인이 앱 가입 영업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합 플랫폼의 초기 안착을 위해 내부 구성원의 참여를 독려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고객 편익과 서비스 경쟁력보다 임직원 할당과 이벤트로 외형 지표를 쌓는 방식이라면 지속 가능성에 한계가 있다. 신한금융이 내세워야 할 숫자는 누적 가입자보다 기존 개별 앱 이용자의 전환율과 이벤트 참여자의 재방문율, 계열사 간 거래 전환율이다.
은행 밖 성장 엔진 만들 수 있나
슈퍼쏠을 둘러싼 초기 성과와 논란은 진 회장 2기 전체의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진옥동의 ‘슈퍼’ 전략은 앱 하나를 크게 만드는 데서 완성되지 않는다. 슈퍼SOL이 은행 고객을 카드·증권·보험으로 보내는 교차판매 통로에 그칠지, 각 계열사의 독자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는 플랫폼이 될지가 진 회장 2기의 핵심 과제다.
진 회장은 2023년 3월 취임 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해외사업에서는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연간 세전이익 1조원을 넘겼다. 은행 중심의 수익 기반을 키우고 글로벌 외형을 확대한 데는 분명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타이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은행 밖에서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3조4427억원으로, KB금융의 3조8846억원에 뒤처졌다. 상반기 그룹 순이익 가운데 비은행 부문 기여도도 KB금융이 44%로 신한금융의 35.4%를 웃돌았다. 비은행 경쟁력이 실적 격차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한금융은 카드·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특히 손해보험은 신한금융 포트폴리오의 약한 고리로 꼽힌다. 디지털 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은 아직 존재감이 제한적이다. 신한금융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방법이다.
AI 전략도 앱에 기능을 더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AI가 고객의 금융 질문에 답하고 메뉴를 안내하는 수준을 넘어 자산관리 경쟁력과 업무 효율을 높이고, 계열사 상품 전환으로 이어져야 한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분기 잠정치 발표 이후 0.20%p 이상 개선돼 롯데손보 인수가격이 1조원을 웃돌더라도 CET1비율 13% 이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여전히 그룹 투하자본수익률(ROIC)에 기여할 수 있는 적정 가격에 인수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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