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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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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과거 배신했던 만행…김민지

정책이슈

TV조선이 최초로 도전하는 본격 정글 서바이벌 ‘생존왕 : 부족전쟁’에서 2R 마지막 탈락 팀이 결정된다.2일 방송되는 ‘생존왕 : 부족전쟁’에서는 무인도를 떠날 탈락 팀을 결정할 2R 마지막 대결이 펼쳐진다. 결승에 진출할 팀이 결정되는 마지막 대결에서는 1R와 동일하게 ‘깃발 전쟁’이 예고됐다. 각 팀은 생존지에 있는 팀 깃발을 지키며 상대 팀의 깃발을 태워야 한다. 그리고 제일 먼저 팀 깃발이 태워지면 용병들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간다. ‘정글팀’ 김동준은 “우리가 유일하게 무경험이다”라며 돌아온 ‘깃발 전쟁’에 당황했다. 같은 팀 정지현도 “우리가 제일 불리하다”라며 걱정이 가득했다. 이에 국가대표팀 리더 박태환은 “제 경험상…군인팀은 믿지 마세요”라며 꿀팁(?)을 전수했다. 1R의 깃발 전쟁에서 이승기가 이끄는 군인팀은 국가대표팀과의 연합을 순식간에 배신했던 전과가 있다. 군인팀 리더 이승기는 “공교롭게도 거짓말쟁이만 모여 있다”며 자신들의 과거 만행을 인정했다. 한편, 피지컬팀과 정글팀 생존지 중간에 끼어 위태로운 군인팀은 살아남기 위해 연합을 계획했다. 김병만은 ‘바다 요새’ 같은 피지컬팀의 생존지에 하늘길로 침투하려 했다. 이에 이승기는 ‘육군첩보부대 HID’ 출신 강민호가 물길로 침투 가능하다며 연합을 제안했다. 그러나 연합이 성사되려던 찰나 ‘배신의 희생양’이었던 국가대표팀 김민지가 “절대 믿으면 안 된다”라며 막아서, 군인팀은 또 위기에 놓였다. 배신한 과거로 ‘신뢰 회복’이라는 큰 문제에 직면한 군인팀, 바다 요새라는 최적지에서 방어에 나선 피지컬팀, 그리고 처음 깃발 전쟁을 치르는 정글팀 중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탈락자가 결정되는 2R의 마지막 대결은 2일 오후 10시 ‘생존왕 : 부족전쟁’에서 공개된다. ‘생존왕 : 부족전쟁’은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도 매주 화요일 공개된다. 일간스포츠 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12.02 15:20

2분 소요
잠실야구장 납치 시도 남성, 검찰은 징역 8년 구형

정책이슈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야외 주차장에서 납치를 시도한 40대 남성 원모씨(47)에게 징역 8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2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강민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남성의 특수강도미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지난 8월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야외 주차장에서 여성을 납치해 금품을 갈취하려 시도한 혐의다.남성은 노숙 생활 중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전후로 다른 사람들의 신용카드 등을 훔친 후 사용해 절도 및 점유이탈물횡령 등 혐의도 받고 있다.당시 여성은 LG트윈스와 NC다이노스의 야구 경기를 관람한 후 귀가하기 위해 차량 트렁크를 정리하고 있던 중, 남성이 뒤에서 입을 막고 끌고 가려고 시도했다. 이후 여성이 완강히 저항하자 현장을 도주한 남성은 지난 8월 18일 인천시 소재 한 만화방에서 경찰에 붙잡혔다.원모씨는 "취직이 안 돼서 돈도 다 떨어지고, 폭행도 당했는데 차마 빈털터리로 고향을 내려갈 수 없었다"며 "마지막으로 자식들 얼굴 한 번만 보자는 심정에 그랬다. 정말 죄송하다"고 혐의를 인정했다.이어 원모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절도죄는 있어도 강력범죄는 처음"이라며 "아이들이 보고 싶어 술에 취한 상태에서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던 전기충격기를 이용해 범행했다.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니 참작해주셨으면 한다"고 변론했다.

2024.10.02 16:58

1분 소요
[인사] 금융투자협회

증권 일반

◇ 신규보임▲ 자산운용2부 부장 강민호▲ 산업협력부 부장 김영진▲ IT지원부 부장 장영훈◇ 전보▲ 증권2부 부장 임병태▲ 전략기획부 부장 정수섭

2024.01.25 14:25

1분 소요
40대 부사장 2명, 5년 내 최다 승진폭...삼성전기도 젊어졌다

산업 일반

삼성전기가 9일 2022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40대 부사장 2명을 발탁했고 여성 임원은 지난해에 이어 1명 나왔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승진 폭도 넓어졌다. 부사장 5명, 상무 13명, 마스터 2명 등 20명이 승진하며 5년 내 승진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1월에는 12명, 지난해 말에는 16명이 승진했다. 삼성전기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실행력과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젊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해 했다고 밝혔다. 승진자 중 김종한·조정균 부사장은 40대다. 이들은 실행력과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젊고 유능한 인재로 평가받아 부사장 직급에 올랐다. 박봉수, 배광욱, 유호선 부사장도 이번 인사를 통해 승진했다. 컴포넌트 사업에서는 핵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재료와 제품 개발, 기술 등 각 부문에서 고르게 승진 인사를 했다. 기판·모듈 사업에서는 투자 확대, 차별화 기술 확보 등 미래 준비를 가속화할 수 있는 인력을 선발했다. 전문 역량, 리더십을 발휘해 성과를 창출한 여성 인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임원으로 발탁했다. 또 기술 확보를 위해 인덕터와 도금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 전문가를 마스터로 선임했다. 삼성전기는 조만간 조직 개편과 보직 관련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승진자 명단. ▶부사장 김종한 박봉수 배광욱 유호선 조정균 ▶상무 강민호 김보준 김영진 김정렬 김찬공 류경우 박건국 박성민 박종문 안정훈 이철승 최유라 황치원 ▶마스터 김범석 박종은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1.12.09 15:06

1분 소요
명품백 대신 종이백 든다…MZ세대가 ‘미닝아웃’하는 법

산업 일반

“최근엔 가죽 느낌이 나는, 고급스러운 가방인 척하는 종이가방을 좋아해요.” 래퍼 이영지(19)가 지난 3월 보그 코리아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인 마이 백(What's in my bag)’을 위해 그가 가져온 가방은 종이백과 편의점 비닐봉지가 전부였다. ‘인 마이 백’이란 대중의 관심을 받는 연예인이나 패셔니스타들이 평소 메고 다니는 가방에 든 소지품을 하나씩 꺼내 소개하는 콘텐트다. 대개는 값비싼 브랜드의 가방을 보여주는 것으로 안에 든 소지품 소개를 시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는 “평소에도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방은 없지만 물건을 가지고 다녀야 하니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종이백이나 비닐봉지를 이용한다는 것. 털털하고, 가식 없는 ‘인싸(인사이더,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 이미지를 종이가방이 대변하는 듯했다. ━ 종이백 들고 다니는 ‘인싸’ 래퍼 최근 길거리를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종이백만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서울 신촌역과 홍대입구역 등 대학가에서 만난 이들은 그 이유에 대해 “편리하니까”라고 답했지만 남다른 의미를 담은 사람도 있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하고, ‘미닝아웃(Meaning out, 자신의 신념을 소비행위를 통해 표현하는 것)’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은 신념을 갖고 종이백을 선택했다. 이들은 자신이 사고, 입는 물건이 가치관을 대변한다고 믿는다. 취업준비생 주민정(29)씨도 그 중 하나다. 주씨는 “내가 먹고, 입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마음에 들어 소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특정 브랜드 종이백을 들면 나도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로운 활동에 동참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환경보호를 추구하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백을 들었는데,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환경보호라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느낌도 준다”고 밝혔다. 환경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면서 한동안 에코백 사용이 각광받았다. 쇼핑한 물건을 담기 위해 환경부담금을 내며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는 대신 미리 접어 넣은 에코백을 펼치는 게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환경보호 활동’으로 여겨졌다. 이제는 에코백 넘어 ‘종이백’이 대안으로서 자리잡은 모양새다. 굳이 예쁜 에코백을 또 사지 않아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종이가방을 여러 번 사용하는 식으로 환경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이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박민영(가명·20)씨는 환경적 이유로 종이 가방을 든다. 일회성이 아니라 여러 번 재사용하는 것도 필수다. 종이백은 물건을 사고 받은 경우가 대다수다. 그는 “일부러 산 건 아니지만 받았으니 한 번 쓰고 버리기보단 계속 사용하자는 생각”이라며 “종이백 자체도 환경에 안 좋다고 들었지만 찢어질 때까지 쓰고 버리면 조금이나마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가방은 짐을 넣고, 편리하게 들고 다니기 위한 수단이다. 짐이 많을 땐 가방을 여러 개 챙기기도 한다. 작은 가방을 들고 나가는 길엔 늘어날 짐에 대비해 예비 가방은 필수다. 최근 패션 트렌드 중 하나는 스몰백의 유행이다. 핸드폰 하나 넣기도 버거운 손바닥만 한 가방이 대세다. 스몰백이 인기를 끌다 보니 나머지 소품을 넣을 수 있는 종이백의 필요성이 덩달아 커진 면도 있다. MZ세대들도 종이가방을 들고 다니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편리함을 주된 꼽았다. 홍대 입구에서 만난 대학생 김성현(가명·24)씨는 빈 종이가방 하나만 들고 있었다. 그곳도 상반신을 다 가릴 정도로 큰 가방이었다. 홍대 근처에서 그림을 사러 왔다는 그는 “사려는 그림의 캔버스 크기는 20호(가로 72.7cm, 세로 53cm)로, 웬만한 가방에는 쉽게 넣을 수 없다”며 “평소엔 작은 가방만 들고 다니기 때문에 이럴 때는 종이가방을 미리 준비해서 나온다”고 말했다. ━ 스몰백 트렌드에 큰 쇼핑백 필수품으로 자리잡아 패션 소품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대학생 김영은(가명·21)씨는 작은 핸드백과 함께 영국의 스파 브랜드인 ‘러쉬’의 종이가방을 손에 쥐고 있었다. 김씨는 집에 있는 여러 개의 종이백 가운데 고심 끝에 이 가방을 선택했다. 그는 “오늘 옷을 전체적으로 올블랙에 맞춰 입었기 때문에 깔끔하고 너무 튀지 않는 디자인의 종이가방이 필요했다”며 “보통 그날 입은 옷의 디자인에 따라 여러 종이백을 번갈아가며 쓴다”라고 말했다. 유난히 파랗고 큰 종이백을 들고 있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대학생 강민호(가명·23)씨는 “옷을 사면서 종이백을 받았는데 색이 마음에 들어 평소 사용하기 위해 일부러 큰 종이백을 점원에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T.P.O(time·place·occasion)에 문제가 없다면 다양한 디자인의 종이백도 패션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종이백을 들고 다니는 트렌드가 보편화 되자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서는 ‘명품’이 아닌 고가 브랜드의 종이 쇼핑백만 올라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로고가 크게 박힌 가방의 인기가 뜨겁다. 고가 브랜드 종이백의 경우 1만5000~3만원까지 가격이 형성됐다. 명품 종이가방만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하기 전까지만 해도 무인양품(MUJI)의 쇼핑백이 큰 인기를 끌었다. 브랜드 이미지가 좋고, 로고가 큼지막하게 인쇄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수록 인기도 올라간다. 스타벅스커피나 나이키가 대표적이다. 이들 브랜드는 특히 MZ세대가 자주 소비하는 동시에 친숙한 브랜드라는 특징이 있다. ━ 종이백도 ‘에·루·샤’가 대세 대학생 임정빈(22)씨도 또래에게 인기인 스포츠 브랜드의 종이백을 선호한다. 그는 나이키 신발을 사고 받은 큰 종이백을 버리지 않고 뒀다가 필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재사용하곤 한다. 그는 “나이키는 로고만 봐도 누구나 알 정도로 친숙할 뿐만 아니라 젊은 느낌도 담고 있어 좋아하는 브랜드”라고 전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과 취향을 표현하고, 스타벅스 역시 이런 트렌드에 맞춰 포장재 등의 소모품을 포함해 여러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한다”며 “스타벅스는 음료 포장을 위해 일부 사용해오던 비닐 포장재를 다회용백으로 변경하거나 각종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인 PLA소재로 교체하는 등 친환경 경영을 펼치고 있는데, (자사 종이백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그만큼 많은 소비자가 친환경 가치에 공감하고 지지해준다는 뜻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김두현·임수빈 인턴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2021.05.23 10:10

4분 소요
[포브스코리아 2019 프로야구단 가치평가] 두산 베어스 5년 연속 1위 영예

산업 일반

올해 관중 동원은 100만 넘긴 LG가 1위… 정규시즌 꼴찌인 롯데, 종합 4위 포브스코리아는 시장·경기장·스포츠 가치를 종합해 2019년 프로야구단의 구단 가치를 따져봤다. 경기 결과와 구단 가치가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정규시즌 1위인 두산이 구단 가치 순위에서도 1위에 올랐다. 2년 연속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데 이어 구단 가치평가에선 5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산은 관중 동원에서 LG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평가 기준 전 분야에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다만 입장료 수익은 지난해보다 10억원 가까이 떨어진 131억원을 기록하며, 구단 가치 총액도 1907억원으로 지난해(1932억원)보다 떨어졌다. 경기력 면에서도 지난해 독주하다시피 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올해 정규시즌에서 키움·SK와 엎치락뒤치락하며 힘겨운 승부를 펼쳐갔다. 하지만 탄탄한 야구팬이 있는 연고지 서울을 기반으로 1위 자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 두산 입장료 수익은 지난해보다 10억원 줄어 2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LG였다. 두산과 구단 가치 차이는 지난해보다 더 좁혀졌다. LG는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관중이 줄긴 했지만, 그나마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0만 관중을 넘긴 구단이 됐다. 하마터면 LG마저도 100만 명 돌파에 실패할 뻔했다. 지난 9월 30일 잠실구장에서 롯데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르기 전까지 총 71경기에서 관중 98만8358명을 동원했다. 그리고 최종전 1만1624명을 보태 100만 명을 넘어선 것. 전력·재정·팬층이 탄탄한 LG가 그나마 서울 연고지 구단으로서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가다. 총 14번째 100만 관중, 10년 연속 100만 관중을 지켜내며 사실상 리그 최고 인기팀임을 증명했다. 총 14번째 100만 관중 고지를 밟으며, 입장료 수익 부문에선 136억원 넘게 벌었다.3위 SK는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의 제물이 되고 말았지만, 가치는 건재했다.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세 경기 모두 키움에 패하며 2년 연속 이변을 일으키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해 가을과 너무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 홈런 233개를 쏘아 올리며 최고 ‘홈런 군단’으로 불렸지만, 올해 홈런 수는 117개로 반 토막이 났다. 정규시즌 성적에선 두산과 동률(88승55패1무·승률 0.615)을 이뤘지만 100만 관중의 벽은 넘지 못했다. 올해 인천 홈구장을 찾은 관중은 지난해보다 5만명 정도 줄어든 98만 명이다.4위는 정규시즌 꼴등인 롯데가 차지했다. 경기력과 가장 대조적인 결과를 거둔 이유가 있다. 경기(1308만 명), 서울(977만 명)에 이어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부산을 독식한 덕이다. 서울을 3개로 쪼개야 하는 두산, LG, 키움의 시장가치보다 앞선 까닭이다. 하지만 경기력 지표는 ‘야구를 못하는 구단’ 낙인을 벗지 못했다. 정규시즌 꼴등을 달린 탓에 관중 수(67만9208명)는 지난해보다 25% 가까이 줄어 감소율 1등도 차지했다. 대부분 최하위를 기록한 타격 지표는 그렇다 치더라도 실책 관련 부문에서도 1위다. 올 시즌 총 103회 폭투와 114회 실책을 기록했다. 연봉가치는 131억원으로 가장 높았는데 역으로 생각하면 이것도 안 좋은 얘기다. 몸값 비싼 선수를 대거 모아놓고 경기 성적은 제일 안 좋은, 한마디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떨어지는 구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도 연봉이면 올해 두산의 1위 왕좌를 노리는 키움(74억원) 같은 구단을 두 개쯤 만들 수 있지 않을까.구단 가치 5위는 삼성이 차지했다. 하지만 역대 우승 횟수(8회)에 준 가점이 아니었다면 꿈도 못 꿀 순위다. 최근 경기 결과가 형편없기 때문이다. 이러다 ‘롯삼기(롯데·삼성·KIA)’ 동맹을 맺을 판이다. 최근 LG의 경기력 향상으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꼴찌를 번갈아 맡던 LG·롯데·KIA 세 팀의 별명 ‘엘롯기’가 무색해졌다. 2010년부터 4회 연속 우승하며 달려왔지만 이듬해 2위로 떨어지더니 2016년, 2017년 연속 9위, 지난해 반짝 6위에 올랐다가 다시 8위로 추락했다. 경기력 문제만이 아니다. 지난 5월 박한이 선수의 음주운전, 9월 3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강민호의 ‘잡담사(롯데 유격수 신본기와 잡담하다 아웃)’까지. 들쑥날쑥한 경기력에 구설까지 휘말리니 전통 강자 ‘삼성’이 명가 DNA를 잃어버렸다는 얘기가 나온다.올해 ‘스타’ 키움은 6위에 올랐다. 내년까지 올해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2020년 구단 가치평가에서 순위가 확 뛸 수 있겠다. 하지만 관중 동원력에선 두산이나 LG처럼 ‘서울’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구로에 있는 고척 스카이돔이 아직 서울 관중에게 익숙하지 못한 탓일까. 관중 수만 보면 LG와 두산의 반도 안 되는 45만 명 수준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꼴등이다. 시장 가치에선 두 서울 맹주 구단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경기장 가치에서 거의 반절에 그친 이유다.그래도 좋게 풀이하면 지난해보다 관중 수는 0.2%만 줄어 관중 수가 크게 줄어든 대다수 구단과 대조를 이뤘다. 가성비 제일 좋은 구단으로 꼽히는 이유는 ‘싼’ 연봉만이 아니다. 키움과 전신 넥센은 이른바 ‘네이밍스폰서’로 엄밀히 말하면 구단주가 아니다. 매년 모기업에서 100억원 이상 도움받는 다른 구단과 달리 철저히 마케팅으로 운영비를 충당하는 구단이기 때문이다. ━ 키움증권, 마케팅 효과 톡톡 이렇게 살뜰하게 메인 스폰서를 맡은 키움증권은 올해부터 ‘야구’ 덕 좀 볼 것 같다. 키움증권은 히어로즈 야구단 메인 스폰서로 5년간 500억원, 연간 1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익래 다음키움그룹 회장이 프로야구팬과 금융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하고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적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두산을 넘보는 경기력으로 키움 브랜드의 인지도는 높였지만, 최근 인터넷은행 진출은 포기하면서 종합금융사 도약이 멀어졌다는 아쉬움이 남았다.구단 가치평가에선 7위 NC가 이변을 일으켰다. 지난해 10위에서 7위로 세 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지난해 10개 구단 중 홈 경기 관중 동원에서 꼴찌를 했던 NC가 지난해보다 26만7000명 늘어난 71만 관중 동원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새 야구장 효과 덕이다. 지난해까지 1만1000석 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썼지만, 올해부터 미국 메이저리그급 시설을 갖춘 2만2000석 규모 새 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이른바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다. 2016년 5월 공사를 시작해 2년10개월 후인 올해 3월에 개장했다. 올해 시즌 홈 72경기 중 관중 수는 71만274명, 한 경기당 9864명으로 지난해 6200명 수준에서 확 뛰었다.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했던 경기력도 크게 향상됐고, 정규시즌에서 5위 성적을 거뒀다.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도 잡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LG에 3-1로 패하며 싱겁게 끝났다.NC 뒤엔 KIA(8위)가 섰다. 야구 열성팬이 많은 광주 연고지 파워도 소용없었다. 2017년 우승한 이후 2018년 5위, 올해 7위로 떨어지며 예전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팀에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지난해 김진우(투자), 권유식(포수), 박효일(내야수), 이영욱(외야수), 정회열(코치) 등 십수 명이 팀을 떠났고, 특정 선수들과 파열음 논란에 휩싸인 김기태 감독, 2004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김주형도 KIA를 떠났다. ━ 다크호스 KT, 지역적 한계 올해까지 단행한 ‘세대교체’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 수도 있겠다. 지난 9월 18일 KIA는 2020년 입단 신인 11명과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1차 지명으로 뽑은 광주일고 우완 정해영이 계약금 2억원, 2차 1라운드로 뽑은 야탑고 내야수 박민이 1억5000만원을 받는다. 연봉은 11명 모두 2700만원이다. 여기에 지난 10월 17일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도 KIA에 합류하면서 내년 정규시즌 활약을 기약했다.9위에 오른 한화는 올해 유독 다사다난했다. 지난 시즌 3위를 기록하며 2007년(3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렸는데, 문제는 안에서 터졌다. 시즌 시작 전부터 팀은 삐걱거렸다. 권혁·이용규 등 베테랑들의 이적 요구 파문으로 팀 분위기가 흐트러졌다. 경기장에서는 지난 시즌 가을야구를 이끌었던 불펜진이 무너졌고, 타선도 침묵하면서 서서히 침몰했다. 백업 자원도 부족해 일부 선수들은 과도한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고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상황이 이러니 한화도 롯데 못지않게 관중 수가 줄었다. 지난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70만 관중을 돌파했지만, 올해는 55만 명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무려 24% 넘게 줄어든 것. 그나마 올해 선전을 기대한 방송사들이 앞다퉈 한화 경기를 중계한 덕에 구단 가치평가에서 꼴찌는 면할 수 있었다.차라리 경기도 전체를 아우르면 좋았으리라. 지난해부터 정규시즌 성적 최하위를 탈출했던 KT(9위)는 올해 6위 성적을 거두며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구단 가치평가에선 수원(119만 명)이란 지역적 한계는 여전히 ‘한계’로 꼽힌다. 물론 ‘수원’ 탓만 할 수도 없는 게 수원보다 인구가 적은 창원을 연고지로 하는 NC도 70만 관중 돌파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KT위즈파크구장이 파울볼로 관중 피해(총 67건)가 가장 많은 곳으로 지적되기도 했는데 추락하는 KIA와 관중 감소율(-19.7%)이 같다는 사실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구단 가치를 올리는 법, 결국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과 궤를 같이하고 있었다. ━ 어떻게 평가했나 - 시장·경기장·스포츠 가치 등으로 평가 미국 포브스는 시장·경기장·스포츠·브랜드 네 가지 기준으로 매년 프로야구단의 가치를 평가한다. 2005년부터 가치평가를 시작한 포브스코리아는 이를 바탕으로 하되 국내 현실에 맞는 기준을 도입했다. 시장가치는 각 구단의 연고지 규모를 환산한 금액이다. 제9구단 NC다이노스와 제10구단 KT위즈가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지급한 가입금과 야구 발전기금을 토대로 각 구단의 연고지 인구에 비례해 산출했다. 연고지가 같은 서울의 3개 팀은 인구를 3등분했다. 경기장 가치는 올해 입장료 수입으로 향후 10년 동안 수입을 예상해 현재가치로 환산했다. 스포츠 가치는 구단이 경기를 하면서 창출하는 가치의 총합이다. 연봉 총액과 방송 노출효과, 경기 성적이 포함된다. 경기 성적에 따른 가치는 전년도 승률, 올해 승률, 역대 정규시즌 우승 횟수로 평가했다. 국내의 경우 브랜드 가치는 구단 가치와 직접적인 연계성이 적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받아들여 3년 전부터 평가에서 제외했다.-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2019.10.27 14:03

7분 소요
[치솟는 프로야구 선수 몸값] ‘억’소리 연봉 행진 역대 최다 148명

산업 일반

억대 연봉은 직장인들의 꿈이다. 국세청이 발표한 ‘2015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억대 연봉 근로자는 모두 52만6000명. 직장인 100명 중 3명 정도만 받을 수 있는 고액 연봉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어떨까. 한국야구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억대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는 역대 최다인 148명이다.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526명 중 30%에 가까운 수치가 억대 연봉을 받는다는 의미다. ━ 직장인은 3%, 프로야구 선수는 28% 억대 연봉 우리나라 프로야구 최초의 억대 연봉 선수는 재일동포 스타였던 고(故) 장명부 선수였다. 삼미슈퍼스타즈 시절인 1985년 그가 받았던 연봉은 1억484만원. 순수 국내파 선수로는 ‘국보투수’로 불리던 선동열(해태 타이거즈) 선수가 1993년 처음으로 억대 연봉(1억원) 테이프를 끊었다. 이후 불과 10여년 만에 프로야구 시장은 판이 커졌다. 올해 프로야구 선수 전체 연봉 총액은 665억6800만원으로 평균 연봉(1억2656만원)이 1억을 돌파했다. 10억원을 넘게 받는 국내 선수도 7명이다.구단별로는 한화 이글스의 평균 연봉이 3억3241만원(전년 대비 28.8%↑)으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3억원을 넘어섰다.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가 각각 2억7222만원과 2억3585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와 달리 넥센 히어로즈(1억2600만원)과 kt 위즈(1억2985만원)는 상위 27인 평균 연봉이 가장 적었다.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나타난다. 연봉 상위 27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3104만원으로 최저 연봉(2700만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결국 수십 억원 대 고액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간판 스타들과 일부 외국인 선수들을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은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 평균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다는 말이다. 지난해 근로소득자의 평균 급여는 3170만원으로 상위 27인을 제외한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과 엇비슷했다. 구단별 격차도 확대됐다. 국내 선수들만 고려할 때 한화 이글스는 100억이 넘는 돈을 연봉으로 지급한다(102억1000만원). 2010년만 해도 한화 이글스는 8개 구단 중 평균 연봉이 꼴찌(4862만원)였던 팀이다. 2위 삼성 라이온즈(81억9600만원) 역시 연봉 지급액이 만만치 않다. 이와 달리 고액 연봉자인 박병호·이택근·손승락이 빠져 나간 넥센의 팀 연봉은 40억5800만원에 불과했다. 한화 이글스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kt 위즈도 연봉이 43억5200만원에 그쳐 한화 이글스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연봉 최상위자 명단에는 구단 연봉 1위인 한화 이글스 소속 선수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김태균 선수가 연봉 16억원으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으며, 전체 3위도 한화 이글스 투수인 정우람 선수(12억원)다. 정우람 선수는 지난해 두산 베어스 장원준 선수가 기록한 역대 연봉 최고 인상금액(6억 8000만원)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올 시즌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인 선수 역시 한화 이글스의 심수창 선수다. 전년 대비 354.5%가 인상돼,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정근우(7억원)·이용규(7억원) 선수가 타자 연봉 10걸에 이름을 올렸다.투수로는 KIA 타이거즈 윤석민 선수 연봉이 12억5000만원으로 최고액이다. 전체 선수 중에서는 김태균 선수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정우람(12억원)·장원준 선수(10억원)와 더불어 투수로서는 드물게 연봉 10억원이 넘는다. 이 외에도 10억원 이상 받는 타자는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최정(SK 와이번스)·강민호(롯데 자이언츠) 선수 등이다. 특히 1군 로스터로 볼 수 있는 팀별 상위 27인 평균 연봉(1군 엔트리 인원 기준, 외국인 선수 제외)은 무려 2억원을 넘어섰다. 역대 최고 수준이던 지난해(1억9325만원) 연봉에서 2295만원(11.9%)이 상승한 2억1620만원으로 조사됐다. 바야흐로 평균 연봉 2억원 시대가 열린 셈이다. 프로야구 출범 첫 해(1982년) 평균 연봉인 1215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18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 10년 간 연봉 1위팀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50% 고액 연봉을 받는 외국인 선수 명단을 보면 20억원을 넘게 받는 선수가 두 명이나 있다. 에스밀 로저스(한화 이글스) 선수가 22억8000만원으로 리그 전체 최고액을 받고,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 선수 역시 20억이 넘는다(20억4000만원).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 선수(18억원)도 국내 선수 연봉 1위인 김태균 선수보다 많은 돈을 가져간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 평균은 55만 달러였다. 올해의 경우 평균 연봉 73만 134달러를 기록 중이다.이처럼 ‘억’ 소리 나는 연봉의 이면에는 FA 제도가 있다. FA 자격으로 4년 총액 84억원에 계약했던 김태균 선수는 5년 연속 ‘연봉킹’이다. 김태균과 같은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우람 선수도 FA제도를 통해 4년 총액 84억원에 사인했다. 또 다른 FA 이적생 심수창도 5500만원이던 연봉이 2억5000만원으로 수직상승해 역대 최고 인상률 3위(354.5%)을 기록했다.코칭스태프의 평균 연봉은 삼성 라이온즈가 1위(1억600만원)다. NC다이노스(1억500만원)와 한화 이글스(9천500만원) 역시 코칭스태프 연봉을 후하게 책정했다. 한편, 지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10년 간 연봉 1위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다섯 차례(50%)였다. 연봉 1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일곱 차례(70%)나 됐다. 이른바 ‘가을 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던 연봉 1위팀은 2009년 삼성(1억930만원)이 유일하다(10%). 반대로 말하면 연봉 1위팀의 지난 10년 간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90%에 달한다는 의미다. 지난 10년간 연봉이 가장 낮은 팀이 가을 야구에 진출한 케이스는 모두 3번이었다(30%). 2006년 KIA(6471만원), 2007년 두산(6700만원), 2013년 NC(7713만원) 등이다. 다만, 최저 연봉팀이 한국 시리즈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2016.04.03 10:23

4분 소요
[되돌아본 소주전쟁 50년] ‘자도주→저도주→지방주’ 반전의 반전

산업 일반

#1. ‘지글지글’ 끓는 김치찌개와 ‘칙칙칙칙’ 익어가는 삼겹살 한 점. 밥 한 공기 가득 담아 앞에 놓고, 상추 쌈도 푸짐하게 얹었다. 뭔가 허전하다. 그렇다. 요놈 없으면 서운하지. ‘똘똘똘똘’ 소주 한 잔을 가득 채워 따른다. 크게 쌈 하나 싸서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다가 두 손가락으로 곱게 잡아 소주를 톡 털어 넣는다. 마저 씹고 나서 찌개 국물 한 숟갈. 누구도 부럽지 않다. 세상사가 버거워도, 울분을 토할 벗이 없어도 지금 이 순간은 괜찮다.#2. ‘일하다가 배고픕니다, 소주 마십니다. 외롭습니다, 소주 마십니다. 힘듭니다, 소주 마십니다. 일이 남았는데 잠 쏟아집니다, 소주 마십니다. 다칩니다, 소주로 씻어내고 소주 마십니다. 선장이 지랄합니다, 소주 마십니다. 선장 저도 마십니다. 동료와 시비 붙습니다, 소주 마시면서 화해합니다, 그러다 다시 싸우고 또 소주 마십니다. 여자 생각 간절합니다, 소주 마십니다. 고기가 잘 잡힙니다, 소주 마십니다. 고기가 안 잡힙니다, 소주 마십니다. 항구로 돌아옵니다, 소주 마십니다.’ -한창훈 - 사람들이 소주를 마시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기분이 좋거나, 나쁘거나. 아니면 그냥. 어떤 이유든 소주는 사람을 달랜다. 가격도 싸다. 많이 안 마셔도 금방 취한다. 소주가 서민의 술이 된 이유는 꽤 명확하다. 우리나라 사람이 한 해 동안 마시는 총 주류 소비량의 40%는 소주다. 비중은 맥주가 더 크지만 한 번에 마시는 양이 소주보다 많다는 걸 고려하면 서민의 진짜 친구는 소주라고 봐야 한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한 해 동안 약 60병의 소주를 마신다.사실 소주가 우리네 삶과 밀착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원래 우리 조상들이 주로 먹던 술은 탁주(濁酒)와 청주(淸酒) 두 가지였다. 천년 가까이 이어진 탁주(濁酒)와 청주(淸酒)와 대결엔 승자가 없었다. 부(富)와 빈(貧)이 있었을 뿐이다. 누룩으로 술을 빚기 시작한 삼국시대부터 탁주는 서민의 술이었다. 곡식이 귀하던 시절, 멥쌀(또는 찹쌀) 한두 되면 탁주 한 동이가 금방 만들어졌다. 한 대접 크게 들이키면 취기가 돌고, 포만감까지 덤으로 얻었다. 그 덕에 뙤약볕 밑 벼 베기도 거뜬했다. 지방마다, 집집마다 맛을 내는 방법이 달라 ‘김가네 술이 최고요, 박가네 술은 덜하다’는 평가가 있었다.‘왕이나 귀족은 멥쌀로 만든 청주를 마시고, 백성들은 이렇게 좋은 술은 못 마시고 맛이 짙고 빛깔이 짙은 술을 마신다’(고려도경). 청주는 귀했다. ‘술독 한 항아리에서 얻는 맑은 술은 고작 너댓 병’(동국이상국집)에 불과했다. 술독 위에 맑게 뜨는 액체만 건져낸 것이니 당연했다. 왕이나 양반이 변변찮게 백성이 먹는 술을 마실 수 있나. 예나 지금이나 귀하게 걸러낸 술은 가진 자의 몫이었다. 지방마다 정성껏 만든 청주를 한양의 임금께 진상했으니 요즘 전통주라고 불리는 술의 출발점이다.이런 양강구도를 흔들 술 제조법이 고려 말에 등장했으니, 한반도에 진출한 몽골이 전수한 소주(燒酒)였다. 소주는 글자(燒)에서 알 수 있듯 끓여서 만드는 술이다. 증류해 이슬처럼 받는다 해서 노주(露酒), 색깔이 없다 해서 백주(白酒)로도 불렸다. 몽골의 침략 당시 병참기지 역할을 했던 안동에서 만들어낸 소주가 바로 지금도 유명한 ‘안동소주’다. 지금도 이런 증류식 소주를 팔지만 대개는 비싸다. 우리가 흔히 먹는 소주는 희석식 소주다. 쌀이나 보리, 고구마 등으로 당밀을 만들고, 이를 연속식 증류기에 넣어 나온 에탄올(주정)에 물을 타 만든다. 여기에 각종 첨가물(감미료)을 섞어 맛을 내고 주정과 물의 비율로 도수를 조절한다.희석식 소주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1965년. 정부가 식량 부족을 이유로 양곡을 원료로 한 증류식 소주 생산을 금지한 때다. 서울은 ‘진로’ 대구는 ‘참’ 광주엔 ‘보해’와 같은 지역별 소주 브랜드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도 이맘때쯤이다. 그러다 25도 소주가 출시된 1974년부터 수퍼에서 간단히 사다 먹는 술로 빠르게 대중화됐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여전히 탁주(약주 포함)의 비중이 78.9%에 달했지만, 1980년대 들어 탁주 소비량은 급격히 줄고, 소주는 대중주로 자리를 잡았다. 불과 40년 만에 서민과 가장 가까운 술이 된 셈이다. ━ ‘자도주 보호’ 업고 지역별 영토 다툼 소주의 대중화가 시작된 1970년 중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소주 업계에선 치열한 영토 다툼이 전개됐다. 그 중심엔 ‘자도주의무구매’란 특이한 보호 규정이 있었다. 1976년 정부는 일부 업체의 시장 독점을 방지하고, 지방 소주 업체를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자도주 보호 규정을 신설했다. 시도별로 1개의 업체만 소주를 생산하고, 생산량의 50%를 해당 시도에서 소비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규정 때문에 1970년 254개에 달했던 희석식 소주 제조 업체는 10년 뒤 11개로 크게 줄었다. 대신 살아남은 기업에겐 확실한 먹거리가 보장됐다. 수도권에선 진로가 이름을 날렸고, 부산은 대선, 경남은 무학, 전남은 보해가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했다. 이 규정은 1989년 한 차례 40%로 완화됐다가 1992년 완전히 폐지됐다. 그러나 3년 뒤 다시 부활했고, 1996년 헌법재판소가 ‘자도주를 50% 이상 구입하도록 한 주 세법은 자유경쟁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 결정을 내린 뒤에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자도주 보호법 폐지를 계기로 1위 진로는 본격적으로 전국 진출에 나섰다. 1960년대까지 삼학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했던 진로는 삼학의 도산 이후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1995년 당시 진로의 시장점유율은 49%에 달했지만 그중 75%는 진로의 텃밭인 서울과 수도권에서 거둔 것이었다. 진로로서는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지방 소주 업체를 공략하는 게 필수 과제였다. 반대로 지역 소주 업체들은 든든한 안방을 바탕으로 수도권 진출에 나섰다.치열한 점유율 전쟁이 예상됐지만 승부는 예상외로 쉽게 끝났다. 진로는 전국 확장에 성공한 반면 지방 업체들은 수도권 공습에 실패했다. 2000년대 초 진로가 부산·경남·전남·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로 올라섰지만 수도권에서 진로의 아성을 무너뜨린 소주 업체는 없었다. 강원도 자도주였던 경월이 1994년 출시한 그린소주로 수도권 점유율 30%선에 올라선 게 거의 유일한 성과였다.공습에 실패했다. 2000년대 초 진로가 부산·경남·전남·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1위로 올라섰지만 수도권에서 진로의 아성을 무너뜨린 소주 업체는 없었다. 강원도 자도주였던 경월이 1994년 출시한 그린소주로 수도권 점유율 30%선에 올라선 게 거의 유일한 성과였다.1993년 두산에 인수된 경월은 이후 롯데주류로 주인이 바뀌었다. 롯데주류가 2006년 내놓은 ‘처음처럼’은 지금도 진로 ‘참이슬’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전국구 소주다. 소주의 맛 경쟁이 시작된 것도 이 시기다. 대부분의 제조사가 ‘우리 소주는 다르다’는 콘셉트를 내세워 앞다퉈 신제품을 내놨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전후로 수출용 또는 관광업소용 소주가 출시됐고, 1989년 진로가 종이팩 소주를 발매하는 등 용기와 병 디자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 ‘반격의 서막’ 치열한 저도주 경쟁 순조롭게 영역을 넓히게 된 진로가 패권을 장악하는 듯했지만 변수가 생겼다. 소주 시장에 저도주 열풍이 분 것. 1990년 중반 시작돼 2000년대 본격화된 저도주 경쟁은 진로의 주력 제품 ‘참이슬’의 최대 라이벌인 ‘처음처럼’이 등장하는 배경이 됐고, 다른 군소 주류 업체에게도 반격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소주 시장의 저도주 바람은 1980년대부터 감지됐다. 1985년 대선주조가 20도의 ‘순한 선’으로 저도주화를 시도한 적은 있지만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고, 25도가 일반적인 소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다 보해양조와 무학이 1992년과 1993년 알코올 도수를 파격적으로 낮춘 ‘보해 라이트’(15도), ‘무학 화이트’(15도)를 각각 출시하면서 시장의 반응을 살폈다.1994년에는 두산경월이 ‘그린(Green)’을 선보였다. 그린은 엄밀한 의미에서 저도주가 아니다. 그러나 다른 주류 업체에 긴장감을 줬다는 점에서 저도주 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제품은 당시 투명했던 기존 소주병의 색깔을 녹색으로 바꾸고 ‘대관령 청정수’를 사용해 ‘부드러운 술’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거친 향과 쓴 맛이라는 소주의 이미지에서 탈피한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7개월 만에 1억병이 팔려나갔다. 두산경월이 진로의 아성인 수도권 시장을 넘보기 시작한 것엔 이런 배경이 있었다.그린의 성장은 시장의 절대강자 진로를 움직이게 했다. 진로는 저도주의 등장에도 처음엔 다소 느슨하게 방어를 했다. 그러나 두산경월이 자사의 수도권 점유율까지 넘보기 시작하자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도수를 21도로 낮춘 ‘나이스’를 출시해 대항마로 내세웠다. 소주 원래의 맛을 좋아하는 기존 고객을 지키면서도 순한 술인 나이스로 두산경월의 공세를 막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중소 업체의 저도주 공세는 계속됐다. 1996년 대선주조가 부산 지역 소비자를 겨냥해 내놓은 ‘시원’이 성공을 거뒀고, 무학과 금복주·하이트주조도 차례로 ‘NEW화이트’, ‘참소주 스페셜’(이상 23도), ‘보배 20도’(20도)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 잃었던 자도 시장의 일부분을 찾기도 했다.저도주 경쟁 지켜보던 진로의 역습 ‘참이슬’당시의 저도주 바람은 ‘웰빙 열풍’과 관련이 깊다. 경제 성장으로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마시고 취하는 독한 술에서, 즐길 수 있는 순한 술을 찾기 시작한 것. 다만, 엄밀히 말하면 순한 술 경쟁이라기보다 ‘좋은 술’ 경쟁이라고 보는 게 맞다. 실제로 당시 보해양조의 ‘김삿갓’과 ‘곰바우’, 금복주의 ‘독도’, 두산경월의 ‘청산리 벽계수’와 ‘청색시대’, 진로의 ‘참나무통 맑은 소주’ 등 이른바 프리미엄 소주가 연이어 출시됐다. 각종 기능성 첨가물을 포함시키고 첨단 여과공법을 적용한 소주가 등장했다. 프리미엄 소주의 식당 가격은 4000원으로 일반 소주(2000원)보다 비쌌지만 경기가 호황인 덕에 꽤 잘 팔렸다. 당시의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주류 업체 입장에서도 자도주 보호 규정이 사라져 무한경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저도주, 프리미엄 소주의 개발이 절실했다.그러나 프리미엄 소주의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1997년 말 들이닥친 외환위기 때문이다. 이때 저도주 경쟁도 잠시 멈췄다. 주류 업체가 순한 소주, 프리미엄 소주 등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경기 호황이란 배경 때문이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로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자 주류 업체도 주력 제품에 집중하는 ‘원 브랜드’ 전략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때까지도 25도 이하 소주는 주력 제품이 아니었다. 각 업체의 핵심 브랜드는 25도로 유지한 채 저도주 상품을 별도로 만들어 팔았다. 업체 입장에선 순한 술을 원하는 ‘일부’ 소비자를 위한 생산한 제품이었던 것이다. 이를 위한 마케팅 비용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중소 주류 업체의 실험적인 저도주는 마케팅과 유통 측면에서 대형 업체에 비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1998년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응하던 진로는 저도주 경쟁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듯이 새 브랜드 ‘참이슬’을 선보였다. 도수를 23도로 내린 저도주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운 것이다. 출시한 이후 맹렬한 기세로 판촉전을 벌였다. 판매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국내 소주 사상 최단 기간, 최다 판매량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25도 이하 소주는 1997년 말 전체 소주시장의 17.8%에 머물렀으나 참이슬이 출시된 1998년 말에는 34.7%, 그 이듬해에는 과반을 넘어섰다. 그만큼 참이슬의 영향이 컸다. 덕분에 주춤했던 진로의 전국 시장점유율이 다시 절반을 넘어선 51.4%(2001년)에 이르렀다.이는 진로의 성공이기도 했지만 다른 주류 업체에게도 ‘순한 술이 잘 팔린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더구나 값이 비싼 프리미엄 제품은 내리막이지만 웰빙 트렌드는 여전했다. 또 외환위기 이후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었고, 마케팅 차원에서 여심(女心) 공략도 중요해졌다.이 틈을 저도주가 채워갔다. 지방 소주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저도주를 주력 제품으로 밀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진로는 맞불 작전으로 시장을 지켰다. 경쟁 업체가 22도 소주를 출시하면 참이슬도 리뉴얼을 통해 22도로 낮추는 식이다. 이로 인해 소주의 저도주화는 계속돼 참이슬은 2001년 2월 22도로, 2004년 2월에는 21도로 낮아졌다. 각 주류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순한 술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참이슬을 무너뜨리진 못했다. 그렇게 2000년대 초반 진로의 독주 체제가 이어졌다.16도 이하 참이슬·처음처럼 나올 수도2006년 복병이 등장했다. 두산주류에서 출시한 ‘처음처럼’이다. 과거 저도주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경월그린의 후손 격이다. 처음처럼은 세계 최초로 알칼리 환원수를 쓰고 알코올 도수를 20도 이하로 낮췄다는 점을 강조하며 독한 술을 저어하는 여심을 파고들었다. 참이슬도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처음처럼 출시 이튿날 바로 20.1도짜리 제품을 내놔 맞대응했다. 그러나 처음처럼의 공세는 예상보다 날카로웠다. 가격정책을 병행한 때문이다.당시 두산은 처음처럼의 공장 출고가를 730원으로 고지했다. 종래 21도였을 때 유지됐던 800원에서 무려 70원(8.75%)이 낮아진 수준이다. 영업이익의 희생을 감수한 전략이었다. 반면 참이슬 기존 21도 제품과 같은 800원을 유지했다. 이를 통해 처음처럼은 출시 당시 전국 5.2%, 수도권 7%였던 시장 점유율을 2006년 말 전국 13.7%, 수도권 22.1%로 크게 끌어올렸다.처음처럼의 기세에 놀란 하이트진로는 같은 해 9월 19.8도짜리 ‘참이슬 후레쉬’를 출시했다. 업계에서 마지노선이라 여겨지던 20도 벽을 깬 것이다. 참이슬 후레쉬는 날카로운 처음처럼의 예봉을 꺾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미 처음처럼이 진로의 철옹성에 균열을 낸 후였다. 언제부턴가 식당에서 “소주 한 병 주세요”라고 하면 “어떤 걸로 드릴까요?”하고 되묻게 된 것이 균열의 단적인 증거다.이후 처음처럼과 참이슬은 장군멍군 식으로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있다. 20도로 출시된 처음처럼은 2007년 19.5도, 2012년 19도, 2014년 2월 18도로 낮춘 데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17.5도로 생산하고 있다. 참이슬 후레쉬 역시 2007년 8월 19.5도, 2012년 19도, 2014년 2월 18.5도로 낮춘 뒤 지난해 11월 17.8도로 맞췄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지방에서 16도 대인 ‘좋은데이’와 같은 소주가 잘 팔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참이슬과 처음처럼도 16도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 ‘反진로’ 지방 소주의 역습 1990년부터 2000년대 중반은 저도주 경쟁으로 많은 소주 업체의 주인이 바뀐 시기기도 했다. 진로는 2005년 하이트에 인수된 뒤 하이트진로가 됐다. 두산경월은 1998년 두산주류로 사명을 바꿨다가 2009년 롯데에 인수되면서 롯데주류로 탈바꿈했다. 2000년대 초반 하이트진로의 남하를 막지 못한 지방 소주의 면면도 많이 변했다. 대전의 선양은 2013년 더 맥키스컴퍼니가 됐다. 충북의 대양은 백학, 하이트소주를 거쳐 2004년부터 충북소주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전북의 자도주인 보배는 1997년 조선맥주(현 하이트진로)에 인수된 이듬해 하이트주조로 바뀌었다가 2010년 보배라는 사명을 다시 내걸었지만 2013년 11월 하이트진로에 완전 합병되면서 사라졌다.2000년대 초반 하이트진로의 공세를 견뎌낸 것은 주로 거리가 먼 남도 지방의 소주다. 대구·경북의 참소주(금복주), 광주·전남의 잎새주(보해), 부산의 C1(대선주조), 울산·경남의 좋은데이(무학), 제주의 한라산(한라산) 정도다. 이들은 2006년 이후 수도권에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경쟁이 지속되는 동안 지방을 장악하기 위한 소규모 전투를 벌이거나 틈새를 노려 수도권 진출을 시도했다. 부산 상권을 놓고 벌인 대선과 무학의 경쟁이 대표적인 지방 전투다. 당초 대선주조의 텃밭이던 부산 소주시장에 경남의 무학이 2006년 저도주 ‘좋은데이’를 내놓으면서 도전장을 던졌다. 롯데주류도 그룹의 기반이 부산이라는 점과 프로야구 구단 롯데 자이언츠(포수 강민호가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를 내세우며 치열한 판촉전을 벌렸다. 일부에서는 시음용 소주의 무료 제공이나 주류 도매상을 통한 1+1 이벤트, 소주에 현금을 붙여주는 프로모션까지 등장했다.결판은 2008년에 났다. 대선의 주요 주주가 사모펀드에 회사를 팔자 ‘공적 자금을 받아 회생한 기업이 부산을 등졌다’는 논란이 크게 일었고, 무학이 이 틈을 파고들어 대선을 앞지르는데 성공했다. 부산을 접수한 무학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수도권 공략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무학뿐 아니라 지방 입지가 비교적 탄탄한 금복주·보해 등도 수도권을 잡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금복주는 광고를 통해 전국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전국구 소주’라는 이미지를 강조해 수도권 진출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보해는 저도주 ‘아홉시반’을 출시했다. 기존 ‘잎새주’로는 지역을 공략하고 아홉시반은 전국구 제품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이처럼 지방 소주 업체가 수도권 진출을 시도하는 이유는 전체 소주 중 40% 이상을 소비하는 수도권에서 승부를 내지 못하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주류 업계에서는 지방 소주 업체의 서울 공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 유통망을 뚫으려면 막대한 영업비용이 필요한데, 실패할 경우 감당하기 힘든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좋은데이가 수도권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완벽한 ‘3강 구도’로 보긴 어렵다.

2015.07.05 07:04

11분 소요
2014 경제적 효율성 돋보인 프로야구 구단은? - 연봉 대비 성적 1위 NC, 꼴찌 한화

산업 일반

2014 프로야구의 제왕은 삼성 라이온즈였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의 1위 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그렇다면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의 연봉 대비 성적도 1위였을까? 답은 아니다. 연봉 대비 성적이 가장 좋은 팀은 NC 다이노스였다. 꼴찌는 한화 이글스였다. 프로야구 1군 주요 선수 234명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투수들의 효율성은 NC 다이노스가, 타자들의 효율성은 넥센 히어로즈가 가장 높았다. 사상 최대의 돈잔치로 기록된 2014 프로야구의 FA(자유계약선수) 시장과 외국인 선수 계약이 사실상 마무리 분위기다. 선수들의 연봉 계약도 착착 진행되면서 이제 2015 정규시즌을 향한 뜀박질이 시작됐다. 2014 시즌은 이미 역사 속으로 저물었지만 장외에서는 여전히 프로야구를 둘러싼 숱한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그중 짚고 넘어갈 만한 게 돈 이야기다. 2014 시즌 순위표의 제일 꼭대기에는 삼성 라이온즈가 자리했다. 4년 연속 정규리그 1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명실상부한 한국 프로야구의 최강자 자리에 오른 셈이다. 그런데 꼭 하나 묻고 싶은 질문이 있다. “그게 과연 최선입니까?” 더 이상 순위를 끌어올릴 자리가 없는 삼성 라이온즈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한 질문이다.프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돈’이다. 시즌이 끝난 지금 많은 팀이 ‘돈’과의 전쟁을 벌인다. 더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돈을 쓴다.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하고, 좋은 성과를 올린 선수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한다. 모두 비용이 드는 일이다. 어느 정도 충분한 지출을 했다고 생각하면 그 다음은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투자한 비용만큼 충분한 성과를 올렸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게 ‘프로야구’다. ━ 삼성은 그게 최선입니까? 각 팀별 프로야구 1군 엔트리는 26명이다. 보통 투수 10~12명, 타자 14~16명으로 엔트리를 꾸린다. 물론 26명만 가지고 야구를 할 순 없다. 한 시즌 중에도 많은 선수가 교체된다. 성적이 좋지 않거나 부상을 당하면 2군이나 재활군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주전은 있다. 각 팀 별로 주요 선수 26명(투수 11명, 타자 15명)을 뽑았다. 타자는 출전 경기 수, 투수는 소화한 이닝 수를 기준으로 했다. 9개 팀은 이들을 중심으로 2014 시즌을 치렀기 때문이다.총 234명의 선수들이 각 팀을 대표하는 1군 선수들이다. 이들의 연봉을 전수조사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다. 이용철 KBS 야구해설위원은 “과거 성적, 미래의 예상 성적, 마케팅 요소, 팀 융화에 미치는 영향, 선수의 상징성, 모기업 구단의 자금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해 연봉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들 요소 중 상당수가 주관적이다. 매 시즌이 끝나고 연봉협상을 할 때 구단과 선수가 쉽게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고 전쟁을 치르는 이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어느 정도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팀의 승리에 그 만큼은 기여할 것’이라는 점이다. 구단이든 선수든 팬이든 연봉만큼의 활약을 해주기를 바란다. 올 시즌 최고 연봉(15억원) 선수인 김태균(한화) 선수가 3할이 넘는 고타율을 기록하면서도 팬들의 질타를 받고, 스스로도 “활약이 부족했다” 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타율은 높은 편이지만 홈런 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연봉에 미흡한 활약을 했다는 뜻이다.1군 선수들의 연봉 대비 성적을 분석했다. 팀별 1군 선수 연봉(비용) 대비 몇 승을 올렸는지 살폈다. 1승을 올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했는지 여부다. 경제적 관점에서 2014 시즌의 진짜 1위와 꼴찌를 가려봤다. 그 결과 가장 빛나는 성적을 올린 팀은 NC 다이노스다. 지난해 1군 무대에 처음으로 진입한 후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NC 다이노스가 1승을 올리기 위해 지출한 선수들의 연봉은 평균 5351만원이다. 9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NC 다이노스 1군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4400만원이었다. 가장 높았던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2억75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더 낮은 기대치를 가진 선수들로 높은 성과를 올렸으니 비록 순위상으론 1위를 하지 못했지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즌을 보낸 셈이다.지난해의 돌풍을 올해도 이어간 넥센 히어로즈 역시 남부럽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NC가 창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봉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진정한 효율성 승자는 넥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넥센의 1군 선수단 연봉 총액은 45억200만원이다. 9개 구단 중 4번째로 연봉이 작았다. 하지만 성적은 최고였다. 승률에 밀려서 2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삼성 라이온즈와 같은 78승을 올렸다. 넥센이 1승을 하기 위해 쓴 연봉은 평균 6549만원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3분의 2밖에 안 된다. ━ 투·타 모두 효율성 높은 NC 이런 기준에서 살펴보면 삼성 라이온즈의 성적이 정말 좋았던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 삼성 1군 선수단의 연봉 총액은 71억3900만원으로 9개 구단 중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연봉 총액이 높은 한화(61억2200만원)보다도 10억원가량이 많다. 삼성이 1승을 올리기 위해 쓴 연봉은 평균 9153만원이다. NC나 넥센에 비해 월등히 높다. 연봉으로만 보면 1위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더 많은 승수를 올려 여유 있게 다른 팀을 따돌려야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른 팀이 평균 1억5000만~2억원의 선수로 야구를 했는데, 삼성은 평균 2억7000만원 연봉의 선수들을 데리고 야구를 했다.그나마 우승이라는 실리를 챙긴 삼성은 그래도 형편이 나은편이다. 거액을 쓰고도 성적을 못 챙긴 팀이 있으니 말이다. 바로 한화 이글스다. 이 팀은 2014년을 포함한 최근 7년 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중 5번은 꼴찌를 했다. 2014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약체로 분류되며 시즌을 맞았다. 약체인 팀이 꼴찌를 했으니 면죄부를 줘야 할까? 이 팀 선수들의 연봉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답이 나온다. 2104 시즌 한화 이글스 1군 선수단의 연봉 총액은 61억2200만원이다. 2013년에 FA를 통해 두 명의 거물급 선수(이용규·정근우)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9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많은 돈을 선수들에게 투자했다. 하지만 돌아온 결과물은 초라했다. 한화는 1승을 위해 1억2494만원의 돈을 지출했다. 9개 구단 중 1승을 위해 지출한 돈이 1억원을 넘긴 유일한 팀이다. 연봉에 대한 기대치로만 보면 적어도 4위 안에는 들어야 할 팀이 또 꼴찌를 한 셈이다.최근 프런트와 선수·감독 간의 불화로 구설수에 올랐던 롯데 자이언츠도 이런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체 구단 중 3번째로 많은 금액을 선수들의 연봉으로 책정했다. 롯데는 1승을 위해 9971만원의 돈을 지출했다. 받은 돈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소리다. 초반의 부진을 씻고 4위를 기록한 LG 트윈스도 효율적으로 구단을 운영한 팀은 아니다. 1승을 위해 8915만원의 연봉을 지출했다. 9개 구단 중 4번째로 높은 금액이다.팀의 공격(타자)과 수비(투수)를 구분해 살피면 더욱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어떤 부분에서 효율적으로 팀을 운영했고, 어떤 비효율이 발생했는지를 볼 수 있다. 투수 부문에서 가장 효율적인 야구를 한 팀은 NC 다이노스다. NC의 1군 투수 11명의 평균 연봉은 1억2900만원으로 9개 구단 중에 가장 낮았다. 삼성 투수들의 평균 연봉(3억3400만원)의 절반도 안 된다. 하지만 올 시즌 동안 NC 투수들이 기록한 실점은 608점으로 9개 구단 중에서 가장 적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성적을 올렸으니 완벽하게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올해 NC가 좋은 성적을 올린 비결이 마운드의 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와 달리 가장 비효율적으로 투수진을 운영한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다. 이 팀의 1군 투수들의 평균 연봉은 2억5600만원으로 9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높다. 롯데의 투수들은 5번째로 많은 실점(719점)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훌륭한 타자들이 줄줄이 롯데를 떠나면서 약해진 공격력을 약점으로 지적했다. 하지만 연봉에 따른 결과를 놓고 보면 롯데의 진짜 문제는 투수 운영에 있었다. ‘이만큼 할 것’이란 기대로 두둑한 연봉을 받은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한 것이 초라한 성적으로 돌아온 셈이다.NC 다이노스는 공격 부문에서도 효율적인 성과를 냈다. 평균 1억6100만원을 받은 NC의 타자들은 737점의 득점을 올려 9개 구단 중 3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NC 다이노스보다 타자들의 연봉이 낮은 팀은 SK 와이번스 밖에 없었다. 올해 준우승 팀인 넥센 히어로즈도 공격 부문에서의 성과가 빛났다. 평균 1억8400만원으로 5번째로 낮은 연봉을 받은 선수들이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것. 딱 기대치만큼의 성과를 올린 투수들의 아쉬운 성적을 타자들이 상쇄한 셈이다. 더 좋은 투수들을 영입하거나, 기존 투수들의 효율성을 높인다면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 한화는 타자, 롯데는 투수들 밥값 못해 타격 부문에서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기록한 팀은 한화 이글스다. 가장 많은 돈(평균 2억9900만원)을 받은 타자들이 가장 적은 득점을 올렸다. NC 다이노스 투수들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고액 연봉을 받은 선수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결과다. 한화의 고액 연봉 타자 3명인 김태균(15억원)·이용규(7억원)·정근우(7억원)의 연봉을 합하면 29억원이다. NC 다이노스 1군 선수단 전체 연봉(37억4600만원)과 비교해도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2014 시즌 꼴찌를 한 한화 이글스를 떠올릴 때 속절없이 무너지는 투수들에 대한 인상이 강렬하게 남는다. 하지만 가장 많은 실점을 한 한화 이글스 투수들의 평균 연봉은 9개 구단 중 2번째로 낮았다. 결과가 더 참혹한 감은 있지만, 한화의 투수들은 받은 돈 만큼의 성적을 올렸다고도 볼 수 있다. 한화 이글스의 진짜 문제는 돈 값을 하지 못한 타자들에게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그런 면에서 LG 트윈스 타자들에게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팀 1군 타자들의 평균 연봉은 2억3200만원으로 한화 다음으로 높았다. 하지만 이들이 한 시즌 내내 올린 점수는 668점밖에 되지 않는다. 9개 구단 중 3번째로 적은 득점이다. LG 트윈스는 시즌 초반 감독이 교체되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그 여파로 시즌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 줄곧 하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이 팀의 전력을 냉정하게 따져볼 때 결코 하위권 팀이 아니다. 후반기 기적 같은 역전극을 이뤄낸 덕에 모든 게 덮였다. LG 타자들이 몸값만큼의 활약을 펼쳤어도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스토브리그의 꽃이라 불리는 FA 계약이 거의 끝났다. 역대 최고로 많은 선수, 수준급 선수가 시장에 풀리며 과열됐다.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선수들의 몸값을 두고 “과연 적절한 금액인가”라는 말들이 많다. 어떤 시장에서든 적절한 금액이란 없다. 고전적인 경제학 논리로 보면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결정할 뿐이다. 문제는 거액을 들여 영입한 선수가 그에 걸맞은 활약을 펼쳐주는지 여부다. 또 선수 영입이 과연 어떤 팀에 부족한 부분을 적절하게 보완하고 있느냐를 따져야 한다. ━ 거액 주고 장원준 영입한 두산의 선택은 과연… FA로 풀린 선수 중 상당수가 원 소속팀과 계약을 맺었다. 다른팀으로 이적한 경우는 12월 17일 현재 7명이다. 2015년 1군 무대에 진입하는 KT 위즈가 3명, 한화 이글스가 3명, 두산 베어스가 1명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2014 성적이 없어 비교가 불가능한 KT를 제외하고 나머지 두 팀의 FA 영입은 옳은 결정이었을까? 올 시즌의 효율성 성적표만 본다면 두산은 잘못된 선택을, 한화는 옳은 선택을 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두산 베어스는 이번 FA 시장에서 전 롯데 자이언츠 소속 좌완 투수 장원준을 4년 간 총액 88억원에 영입했다. 두산에 부족했던 좌완 선발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힘이 될 것이란 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효율적 영입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의문이 남는다. 올 시즌 두산 투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9500만원으로 전체 팀중 3번째로 높았다. 실점은 4번째로 많았다. 기존 투수들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이 급선무라는 소리다.타자들의 비효율성이 높았던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투수만 3명을 영입했다. 좌완 불펜 투수 권혁(전 삼성), 우완 선발요원으로 분류되는 송은범(전 기아)과 배영수(전 삼성)가 주인공이다. 2014 시즌 한화의 투수들은 전체 팀 중 2번째로 낮은 연봉을 받았다. 그 정도 연봉 수준의 선수들만 즐비했다는 뜻이다. 더 나은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어 영입을 했다면 올바른 선택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2014 시즌 연봉에 어울리는 활약을 하지 못한 타자들의 비효율을 바로 잡는 일이다.팀 별 투수와 타자들의 성적을 분리해 분석하며 흥미로우면서도 당연한 결과가 눈에 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1~4위 팀은 모두 득점이 실점보다 많았다. 실점이 득점보다 많은 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내가 잃어버린 점수(실점)보다 얻은 점수(득점)가 더 많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게임의 법칙을 데이터가 그대로 보여줬다. ━ 프로야구 1군 주요 선수 234명 살펴보니 - 절반이 연봉 1억원 넘어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학생이 있다. 투수를 할까, 타자를 할까를 고민 중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보직을 고르고 싶어 한다면 어떤 선택이 맞을까? 정답은 ‘아무거나 골라라’다. 적어도 2014 시즌만 보면 그렇다. 2014 시즌을 수놓은 각 팀의 1군 선수 234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9500만원이다. 투수 평균은 1억9100만원, 타자 평균은 1억9800만원이었다. 타자의 연봉이 약간 더 높았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1991년 선동열(전 기아 감독) 선수가 처음으로 연봉 1억원을 넘긴 후, 1억원 연봉은 고액 연봉자의 상징과도 같았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적어도 프로야구 1군에서 활약하는 선수라면 어렵지 않게 1억원을 넘길 수 있다. 전체의 58.1%인 136명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고 2014 시즌을 치렀다. 물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일반 대기업 평균도 안 되는 3000만원 이하의 연봉을 받고 활약한 선수가 23명이나 됐다. 이 중 7명은 프로야구 선수 최저 연봉(2400만원)을 받았다.2014 시즌 타자와 투수 최고 연봉자는 꼴찌팀 한화에서 나왔다. 내야수 김태균 선수가 15억원의 연봉을 받았고, 투수 앨버스가 7억7000만원(70만 달러)을 받았다. 높은 연봉은 많은 이들에게 부러움을 사지만, 선수 개인에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김태균 선수는 0.365의 고타율을 기록하고도 홈런 수가 많지 않아 팬들의 비난에 시달렸다. 두 번째 고액 연봉 선수인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10억원) 선수는 0.229의 타율로 ‘먹튀(먹고 튀는 선수)’라는 오명을 썼다. 한화의 투수 앨버스는 부진한 성적 때문에 시즌을 완전히 마치지도 못하고 방출됐다.

2014.12.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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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marketing - LG 첫 1위, 정규리그 우승한 삼성은 6위

산업 일반

지난해 까지 10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LG는 입장수입에서 1위를 차지하며 1255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4위에서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올해로 7년째인 포브스코리아 프로야구단 가치평가에서 LG트윈스는 1255억원 넘는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4위에서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1143억여원의 두산을 100억원 넘게 따돌렸다. 두산은 3년 연속 2위를 지켰다. 시즌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상위권 팀간의 순위다툼이 치열했던 올 시즌, 가치평가의 희비를 가른 가장 큰 요인은 입장 수입이었다. 결국 입장 수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팀 성적이 결국 판도를 가른 셈이다.4강이 겨루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실패했던 LG는 올해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며 128만 명 관객을 동원했다. 관객 수와 입장수입(129억5831만원)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반면 6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의 관객 수는 지난해보다 무려 44% 감소한 77만681명에 그쳤다. 입장수입도 넥센에 뒤진 5위(57억1166만원)였다. 우승후보 기아 성적 부진에 구단 가치도 하락롯데는 ‘구도(求道)’ 부산의 열성 팬들 덕분에 지난해 프로구단 최초로 5년 연속 100만 관중을 달성하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올해는 성적부진 외에도 전통의 텃밭이던 경남을 기반으로 야구판에 뛰어든 신생팀 NC다이노스의 선전과 이대호와 홍성흔 등 팀 간판스타들의 이적 등 악재가 겹쳤다. 강민호와 전준우 등 팀에 남은 주전선수 활약도 기대에 못 미쳤다. 타격왕을 놓고 LG의 ‘적토마’ 이병규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손아섭의 활약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지난해 구단가치 꼴찌였던 넥센도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4번 박병호가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이승엽과 이대호의 뒤를 잇는 국민타자로 자리매김한데 힘입어 5위로 급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6위였던 ‘영원한 우승후보’ 기아타이거즈는 팀 성적이 신생팀 NC에도 뒤져 8위에 머무는 수모를 당했다(지난해 5위). 구단가치도 지난해보다 한계단 낮은 7위를 기록했다. 관객 수에서 한화이글스와 삼성에 앞선 7위였지만 입장수입(34억2000만원)이 최하위에 머물렀다.물론 성적과 구단 가치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연고도시의 시장규모가 주요 평가항목이므로 광주·대구 등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대도시를 연고지로 둔 구단은 손해를 본다. 대표적인 예가 올해까지 3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고도 가치평가에서 6위에 머문 삼성라이온즈, 그리고 여러가지 악재 속에서도 연고지 부분에서는 여전히 1위를 고수하는 롯데다. 삼성은 주요 평가지표 중 하나인 연봉 총액에서 2위 SK와이번스보다 8억원 정도 많은 67억원으로 선두였다. 하지만 가치평가에서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한 계단 떨어졌다. 삼성은 연고도시 대구의 인구를 고려하더라도 관중 동원에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삼성은 올 시즌 관객 수와 입장수입에서 45만1483명과 41억6083만원으로 각각 8위와 7위를 기록했다.프로야구 관객 7년 만에 하락방송중계 부문에서는 롯데와 삼성이 1·2위를 차지한 가운데 전통의 강호 SK와 기아가 뒤를 이었다. 입장수입을 바탕으로 산정한 구장 가치 부문에서는 LG가 1위에 올랐고 두산(LG와 같은 서울 잠실구장을 사용하지만 홈팀으로 사용할 경우만 입장수입에 반영)과 SK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올해 정규리그 576경기에서 총 644만1855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한 경기 평균 1만1183명이 경기장에서 프로야구를 관전한 셈이다. 적지 않은 숫자지만 2006년 이후 7년 만에 감소세로 접어들어 아쉬움이 있다. 9구단 체제로 인해 지난해(532경기)보다 44경기 늘었지만 관객은 약 71만 명 줄었다. 당초 KBO가 목표로 잡았던 753만 명에는 100만 명 넘게 부족했다.전문가들은 관객 수가 줄어든 원인으로 경기력의 저하를 꼽는다. 당초 NC가 합류한 9구단 체제에서 4일 휴식으로 인한 체력 안배로 20승 투수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20승은 고사하고 15승 투수도 없었다. 또한 날씨가 더워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진 선수들이 어이없는 실책을 자주 범했다. 이런 원인들이 어우러져 팬들의 발길을 돌렸다는 해석이다.지난 3월에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 탈락으로 야구 열기가 사그라진 것을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당시 한국은 2승1패의 성적을 거두고도 예선 탈락해 일찍 짐을 싸야 했다. 이로 인해 야구계 안팎에서 프로야구 위기론이 제기됐다.

2013.10.3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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