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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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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직장인 퇴직 평균연령은 49세다. 평균 수명이 82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퇴직 후 무려 33년간이나 소득 공백이 발생한다. 최근 젊은층은 ‘현재를 즐기고 싶다’고 외치지만 퇴직 혹은 더이상 근로소득을 얻기 힘들어졌을 때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전문가들이 ‘퇴직 전 3층 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쌓으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연금 준비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연금상품의 이점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연말정산을 앞둔 요즘이 가입하기 좋은 시기다. 또 최근에는 다양한 투자상품들이 나와있어 본인의 성향에 맞게 여러상품을 골라 가입할 수도 있다. 노후대비를 위한 연금가입,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시기일 수 있다. ━ 연금투자의 꽃은 역시 ‘절세혜택’ 재테크 좀 해봤다는 사람이라면 연금저축과 개인퇴직연금계좌(IRP), 이 두 가지 연금상품 중 최소 한 개는 가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이 두 상품은 절세혜택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두 상품 모두 만 55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고 납입한도는 연간 1800만원이다. 단, 세액공제 부분에서는 차이가 있다. 먼저 연금저축은 연간 납입금액에 한해 400만원까지, IRP는 연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해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50세 이상에 한해 IRP 세액공제 한도를 연 200만원 확대했다. 예컨대 IRP계좌를 가진 50대의 현재 총 급여가 5500만~1억2000만원(종합소득 금액의 경우 4000만~1억원)인 사람이라면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는다. 하지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50세 이상이라면 여기에 200만원을 더해 9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총 급여 1억2000만원 초과자·금융소득종합과세자 제외) 이러면 세액공제 금액이 최대 92만4000원에서 118만8000원으로 26만4000원 늘어난다. 이처럼 두 상품은 연말정산을 앞두고 가입해두면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다만 IRP는 일부인출이 어렵고 연금저축은 가능하다. 중도인출을 원한다면 연금저축이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연금을 인출(해지)하는 경우 세액공제를 받았던 적립금과 운용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돼 주의해야 한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연금계좌로 전환하는 방법도 고민해볼 수 있다. ISA 만기금액을 60일 이내 연금저축이나 IRP로 전부 또는 일부 금액을 전환하면 납입액 10%(300만원 한도)를 세액공제 금액으로 인정해 준다. 연금상품 중에서는 10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세제 비적격 상품도 많다. 이중 일반연금보험이나 변액연금보험 등 연금보험상품에 가입 후 10년 이상 유지 시 15.4%의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목돈을 일시에 넣고 연금으로 나눠 받는 즉시연금상품도 있다. 이들 세제 비적격 상품은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고 종합소득세 과세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연금 수령은 45세 이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상장지수펀드(ETF)나 다른 펀드에 투자해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연금저축보험은 종신형 보험 상품 등에 투자한다. 1년치를 한꺼번에 몰아넣어도 세액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한세연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요즘같은 저금리시대에 연금계좌는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어 가입하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라며 “연금계좌에서는 발생한 수익에 대해 가입기간 중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 과세이연으로 재투자되는 기회이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 보험·저축·TDF·로보어드바이저까지 투자법도 다양 연금관리의 핵심은 결국 투자다. 매달 납입하는 돈을 굴려서 불어난 돈을 노후에 연금으로 지급받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연금액은 더욱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때 개개인별 성향이 연금투자에 반영될 수밖에 없어 상품 선택 시에도 이런 부분을 감안해 가입하는 것이 좋다. 보수적인 성향이라면 연금저축보험이 적합하다. 연금저축보험은 공시이율을 반영해 운용하는 금리 연동형으로 최저보증이율이 있어 원리금이 보장된다. 이 성향보다 위험을 조금 더 감수할 수 있다면 연금저축펀드 또는 변액연금을 채권형과 채권혼합형 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극적 위험 수용 성향이라면 연금저축펀드와 변액연금을 주식형 및 주식혼합형으로 운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생애주기에 따라 연금운용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이에 따라 투자성향이 변할 수 있어서다. 예컨대 30대에는 연금의 투자기간이 20~30년 이상 남았으므로 전체 자산의 70%를 주식형펀드 등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운용한다. 이후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변동성이 적은 안정형 상품으로 변경해 꾸준히 운용상품의 투자비율을 조정하는 방법이다. 이때는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고려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생애주기펀드’(TDF)가 유용하다. 최저연금액을 보장해 주는 ‘변액연금보험’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상품은 납입기간부터 연금 수령 전까지 확정금리로 운용돼 투자수익이 마이너스가 나더라도 최저연금액을 보장받는다. 또 투자수익에 따라 연금액도 높일 수 있다. 좀더 쉽고 간편하게 연금투자를 하고 싶다면 로보어드바이저 간편투자앱을 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파운트나 핀트 등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AI(인공지능)투자자문, 투자일임 등의 서비스를 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쉽게 말해 AI가 알아서 내 자산을 굴려준다는 의미다. 국내 AI간편투자 운용자산(AUM) 1위 파운트의 연금상품 중 ‘1억 모아 7억 쓰는 로보연금’은 누적 수익률이 28%, 연 평균 수익률이 11%대로 안정적이다. 디셈버자산운용컴퍼니가 운영하는 간편투자앱 핀트는 이달 KB증권과 제휴해 연금저축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납입한 연금저축액은 KB증권에 보관되며 매일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핀트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윤치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위원은 “은퇴시기가 4~5년 정도 남은 사람 중 주식 같은 리스크형 투자를 피하고 싶다면 채권형펀드 투자가 안정적”이라며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면 ESG채권형 펀드 투자도 괜찮은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금융사들이 전략적으로 많이 추천하는 상품은 TDF투자”라며 “일단 수익률이 안정적이며 알아서 자산배분까지 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NH100세시대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50대 이상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적정 노후생활비는 부부기준 월 268만원, 개인기준으로는 월 165만원이다. 은퇴 전 생활비의 70% 수준으로 생각하면 된다. OECD 국가 은퇴자들은 3층 연금(국민·퇴직·개인)을 통해 퇴직 전 평균소득의 약 60~70%가량을 보장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제 권고수준은 70~80%다. 하지만 한국은 국민연금(25~30%)과 퇴직연금(15~25%)만 가입한 사람이 많아 소득대체율이 약 40~5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실질 노후생활비로 추정해보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개인기준 월 100만원 이하의 금액만을 보장받는다는 얘기다. 또한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권 퇴직연금 수익률은 1%대에 그친다. 소비자 물가상승률 2%대에도 미치지 못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자산을 굴릴 수 있는 개인연금 가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11.27 20:00

5분 소요
[이상건 투자 마인드 리셋] 주린이를 위한 강력한 무기 ‘적립식 계속 투자’

전문가 칼럼

스트레스 없이 적은 수익 꾸준히 쌓으며 복리와 강세장 누려… 초보자에게 안성맞춤 투자라는 무림의 세계에는 고수(高手)도 많고 각종 비기도 난무한다. 하지만 고수들의 비기를 일반 투자자, 그것도 경험이 많지 않은 ‘주린이’(주식+어린이=주식 초보자)들이 활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부도 해야 하고 경험도 쌓아야 한다. 엄청난 내공의 비기까지는 아니어도 간단한 원칙과 방법만 고수해도 돈을 벌 수 있는 길은 없을까.필자는 강한 내공의 소유자가 아니어서 바쁜 직장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간단하고 상대적으로 편안한 방법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것이 바로 ‘적립식 계속 투자’와 ‘자산 배분’이다. ━ 적립식 투자로 시장에 머무르며 호기 노려야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를 시작한 것은 2003년인가, 2004년의 일이다. 당시는 1억 만들기, 3억 만들기 적립식 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적립식 투자 방법이 대중적으로 확산됐던 시기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필자는 단 한 달도 적립식 투자를 하지 않은 적이 없다. 퇴직연금·연금저축계좌·개인퇴직계좌(ISA)·해외비과세펀드 등 세제혜택 투자 상품이 나오면 소액이라도 가입해서 적립식으로 투자했다. 더 여유자금이 생기면 적립금액을 높이거나 다른 주식형 펀드를 찾아 투자했다. 투자 펀드는 대부분 주식형 펀드를 선택했다. 채권형 펀드와 같이 변동성이 낮은 상품은 적립식으로 투자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투자한 주식형 펀드도 국내 주식형 펀드, 중국 펀드, 글로벌 펀드, 아시아 지역 펀드 등으로 다양했다. 투자 기간도 일정치 않다. 3년 불입한 후 목돈을 만들어 다른 상품에 투자한 경우도 있고, 어떤 펀드는 10년 이상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도 있다.필자에게 펀드 투자로 대박이 났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대박을 노리면 개별 종목에 집중 투자 해야 한다.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처럼 여러 주식에 분산돼 있는 펀드 상품으로 대박이 나는 경우란 쉽지 않다(물론 최근에는 섹터 ETF들이 대박이 나고 있다). 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대박 여부가 아니다. 얼마를 벌었는가도 아니다. 어떻게 하면 잃지 않고 적은 수익이라도 계속 쌓아갈 수 있느냐가 필자의 투자 목표다. 적은 수익이라도 꾸준히 쌓아 가면 복리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운 좋게 강세장을 만나면 한 번에 짭짤한 수익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펀드 마다 수익률 스펙트럼은 다양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필자가 적립식 투자로 돈을 잃어 본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조금이라도 땄다. 필자가 돈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비기를 갖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이면 플러스가 될 때까지 적립식 계속 투자를 멈추지 않았던 것뿐이다. 2004년 차이나 쇼크, 2008년 금융위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등 큰 손실이 나서 속이 쓰리면 계좌를 보지 않았다.적립식 투자의 요체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일단 만기가 없다는 점이다. 저축과 달리 투자에는 만기가 없다. 내가 돈을 찾는 순간이 만기다. 마이너스 수익률이라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플러스가 될 때까지 계속 투자하면서 버티면 된다. 둘째는 계속 투자다.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전문가들은 많지만 필자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계속 투자’가 더 유용하다고 강조하고 싶다.큰 수익은 대개 강세장에서 나온다. 그런데 언제 강세장이 올지 알 수 없다. 뛰어난 분석 능력이 있다면, 매수·매도 시점을 잡을 수 있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계속 투자하면서 시장에 머무르며 좋은 시절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시장에 머물러 있지 않으면 호시절을 아예 놓쳐 버리거나 급한 마음에 추격 매수를 했다 상투를 잡을 수도 있다. ━ 목돈 만든 뒤 자산 배분하며 투자 지속해야 미국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보면, 주식 투자 수익의 80-90%는 전체 보유기간의 2~7% 기간에 발생한다고 한다. 거꾸로 말하면 2~7% 기간에 시장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면 80-90%의 수익을 얻지 못했다는 얘기다. 시장을 맞추려고 노력하기보다 계속 투자로 시장에 머무르며 2~7%의 시기를 기다리는 게 더 편안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적립식 계속 투자의 단점은 자금 규모가 커질수록 적립식 효과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10만원을 매월 적립식으로 투자할 때, 1억원의 10만원과 100만원의 10만원은 영향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정 금액이 쌓이면 그 때부터는 자산배분을 고민해야 한다. 적립식으로 목돈을 만들고 그 목돈은 자산배분하자는 것이다.자산을 배분할 때, 투자자들이 고민하는 것이 유망한 투자처다. 물론 유망 투자처는 중요한 문제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현금이다. 개인투자자들이, 특히 주린이들이 간과하는 것은 현금의 중요성이다. 생각해 보라. 내가 자산 배분해서 투자했는데, 한 달 후 금융위기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대형 사건이 발생했다면? 정말 막막한 심정일 것이다. 그러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 상황을 이용해 싸게 살 수 있는 천금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현금은 위기 발발 시 안전판이자 추가 매수 자금이기도 하다.적립식으로 계속 투자해 목돈을 만든 후 그 돈을 자산 배분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 필자가 지난 20여년 가까이 반복해 온 방법이다. 물론 이 방법으로는 대박을 치지 못한다. 재수 좋으면 중박 정도는 가능한 거 같다. 필자는 중박이 아니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깨지지만 않으면 소박이라도 치는 걸 선호한다. 조금이라도 벌면 죽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적립식 계속 투자를 펀드나 ETF에만 적용할 필요는 없다. 직접 주식투자에도 가능하다. 우량주를 매월 일정금액으로 사들이면 된다. 주가가 하락하면 자연스레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손실이 났다고 무서워할 필요란 없다. 물론 부도 나지 않아야 하고 돈을 잘 버는 기업으로 투자대상을 한정해야 한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같이 현금 흐름이 나오는 자산도 좋은 적립식 투자의 대상이다. 가격이 하락하면 배당수익률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주가가 목표 배당 수익률을 정해 놓고 가격이 하락할 때 마다 사서 모아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전무로,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겸 투자 콘텐트 전문가다. 서민들의 행복한 노후에 도움 되는 다양한 은퇴 콘텐트를 개발하고 강연·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등의 저서가 있다.

2021.01.31 15:56

4분 소요
[돌아온 연말정산 시즌] 카드 결제 박물관·미술관 입장료 소득 공제

카드

고액기부금 기준 금액도 1000만원 초과로 낮아져… 국세청, 공인인증서 클라우드 서비스 한 해 동안 근로소득세를 얼마나 냈는지 따져보는 ‘연말정산’ 시즌이 돌아왔다. 연말정산은 근로자가 실소득보다 세금을 많이 냈으면 돌려받고 적게 냈을 경우 더 부담하는 절차다. 그래서 ‘제13월의 월급’이 되기도 하고 ‘세금폭탄’으로 돌아오기도 한다.금융결제원은 현재 11개 은행 사이트 등에 적용된 공인인증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국세청 연말정산 사이트(홈택스)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고 11월 11일 밝혔다. 공인인증서를 저장해 둔 USB가 없더라도 홈택스 사이트를 이용할 때 결제원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연결해 공인인증을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11개 시중은행 인터넷뱅킹 사이트에서 브라우저 인증서를 무료로 발급받아 클라우드에 보관하거나 인증서 복사 기능을 이용해 현재 사용 중인 공인인증서를 클라우드에 저장하면 된다. 결제원은 “클라우드에 보관된 인증서를 이중암호화 방식으로 관리하고 등록된 기관의 사이트에서만 연결할 수 있도록 제한해 안정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 공인인증서 저장하지 않아도 홈택스 이용 가능 국세청은 10월 30일부터 근로자가 올해 연말정산을 거쳐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할지 미리 짐작할 수 있도록 ‘연말정산 미리 보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박물관·미술관 입장료 신용카드 소득공제, 산후조리원 의료비 세액공제 등 올해부터 혜택이 늘거나 추가된 부분을 꼼꼼히 따져볼 수 있다. 국세청 연말정산 미리 보기 서비스는 신용카드 등 사용내역, 예상 세액, 연말정산 관련 도움말 등을 미리 제공해 근로자가 절세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다. 국세청 홈택스(www.hometax.go.kr) 사이트에서 공인인증서로 접속, 이용할 수 있다.근로자가 홈텍스에서 1∼9월 신용·직불·선불카드 등의 사용처별 결제액을 확인해 10∼12월 사용 예정액과 총급여를 추가로 입력하면 자동 계산된 공제 금액과 예상 세액을 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예상 세액을 바탕으로 각 근로자에 맞춤형 절세 팁(도움말)과 유의사항도 알려주고, 최근 3년간의 연말정산 내용과 세금 부담도 제공해 근로자가 세금이 왜 늘거나 줄었는지 스스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특히 올해부터는 부양가족이 본인 인증(휴대전화·공인인증서) 절차를 거쳐 휴대전화로 ‘자료 제공 동의’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근로자와 부양가족의 주소가 다른 경우, 신분증과 가족관계등록부 등 가족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찍어 사진 파일로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가족관계가 전산자료로 확인되면 본인인증, 신청서 입력만으로 자료 제공 동의 신청과 처리가 가능해졌다. 올해 바뀌는 세제도 미리 알아두면 연말정산에 유용하다. 일반 근로자가 연말정산을 일일이 계산하기엔 복잡하고 까다롭다. 정부가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도 세부적인 자료를 모으고 셈하는 것은 근로자 당사자의 몫이다. 특히 해마다 공제항목이 바뀌기 때문에 변경 사항을 숙지해야 한다.국세청에 따르면 급여 총액이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올해 7월 1일 이후 박물관·미술관 입장료를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면 30%를 소득 공제 받을 수 있다. 사용액이 소득공제 한도를 넘었다면, 초과액은 도서·공연비와 합쳐 다시 최대 100만원까지 추가로 소득 공제된다. 소득공제 한도는 총급여액의 20%와 일정액(급여 7000만원 이하 200만원, 7000만원 초과 250만원, 1억2000만원 초과 200만원) 중 적은 금액이다.산후조리원 비용도 200만원까지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산후조리원 이용자는 이름과 이용금액이 적힌 영수증을 세액공제 증빙서류로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기부금액의 30%가 산출세액에서 공제되는 ‘고액기부금’ 기준 금액의 경우 2000만원 초과에서 1000만원 초과로 문턱이 낮아졌고,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혜택이 적용되는 대상에 5·18 민주화운동 부상자, 고엽제 후유증 환자로서 장애등급 판정을 받은 사람이 추가됐다. 집이 없거나 1개 주택만 보유한 세대주 근로자는 금융회사 등에 상환하는 주택저당차입금 이자를 소득공제 받는데, 서민 주거 부담 경감 차원에서 올해부터 공제 대상 주택의 기준시가 요건이 4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돼 공제 대상이 늘었다.챙겨야 할 항목도 여럿 있다. 그동안은 중소기업에 취업하더라도 30세 이상이면 소득세를 감면받지 못했다. 하지만 청년 연령이 29세 이하에서 34세로 확대됐다. 따라서 취업 때 30세로 감면받지 못했던 청년도 취업일로부터 5년 이내에 받는 2019년 근로소득에 대해선 소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다.월세액 세액공제에서 집주인의 동의나 확정일자를 받지 않아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 배우자 등 기본공제 대상자가 계약을 하거나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의 주택에 대한 임차 비용도 세액공제를 받는다. 만약 세액공제를 받지 못했다면 5년 내에 경정청구를 하면 된다.근로자가 부양하는 부모님, 배우자, 형제자매, 자녀가 법정·지정기부금을 기부하는 경우 근로자의 기부금공제 대상에 해당한다. 다만 이때는 부양가족에 대한 나이 제한은 없으나 소득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정치기부금, 우리사주조합기부금은 본인 기부분만 공제 받을 수 있다.교육비 세액공제의 경우 근로자가 대학에 수시합격 고등학생 자녀의 대학교 등록금을 미리 납부한 경우 자녀가 대학생이 된 연도에 교육비 세액공제를 받아야 한다. 공제한도는 고등학생 자녀가 300만원이고 대학생 자녀는 900만원이다.주의할 점도 있다. 이혼한 배우자,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에 대해선 기본공제를 받을 수 없다. 며느리나 사위 같은 자녀의 배우자도 마찬가지다. 삼촌·외삼촌·고모·이모 등 직계 존속의 형제자매, 형수·제수·조카 등 형제자매의 가족도 기본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공제대상은 주택의 소유와 차입금의 차입자가 동일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교육비 세액공제는 해당 과세 기간에 사내근로복지금, 학교 등으로부터 지급받은 장학금 또는 학자금으로 지급한 교육비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의료비 세액공제에서 만약 부모에 대한 의료비를 장남이 실제 부담했더라도 차남이 기본공제를 받으면 의료비 세액공제는 받을 수 없다. 본인의 기본공제 대상자에 대한 의료비가 공제대상이기 때문이다. ━ 연말정산 때 유리한 절세형 상품은 연금저축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이 대표적인 절세형 상품이다. 연금저축은 금융사가 어디냐에 따라 은행은 연금신탁, 증권은 연금펀드, 보험은 연금보험으로 불린다. 연금저축(신탁·펀드·보험)으로 가입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연간 1800만원이다. 공제대상으로 총급여 5500만원 이하자(종합소득금액 4000만원 이하)는 연간 납입금액 중 400만원 한도 내에서 16.5%를 공제받는다. 연금저축을 중도해지하거나 만기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할 경우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된다. 또 5년 이내 중도해지할 경우 해지가산세 2.2%가 추가 부과된다.연금펀드는 주식과 채권, 인덱스, 해외 투자 등 다양하게 투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운용 실적에 따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연금보험은 초기에 사업비를 공제하기 때문에 수수료 비중이 크지만 장기로 갈수록 수수료가 낮아진다. 연금저축과 함께 개인퇴직연금에 가입하면 합산 700만원까지 16.5%의 세율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소득공제 장기펀드는 연간 600만원 한도로 40%까지 공제 혜택이 있다.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5년간 발생한 통산손익 가운데 200만원까지(청년·서민형은 400만원)는 비과세 대상이다. 200만원 초과분은 9.9% 분리과세한다. 총급여 5000만원 이하(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인 사람은 통합수익 400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가입일로부터 5년간 계좌를 유지해야 한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연합뉴스

2019.11.16 17:29

5분 소요
[이상건의 투자 마인드 리셋] 조세효율적 투자수단 찾아 나서라

전문가 칼럼

복지 수요 증가 등으로 확장적 재정정책… 절세 상품 줄고, 세금 부담은 커져 흔히 경제학을 ‘인센티브에 관한 학문’이라고 표현한다. 인간은 경제행위를 할 때, 인센티브 여부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간단한 인센티브의 사례로 급여 인상을 제시하면 근로자들은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칭찬이나 벌칙도 인센티브로 작동된다. 자산시장에서도 인센티브, 특히 정부 당국의 인센티브 방향은 중요하다. 정부 당국이 세제와 규제라는 수단을 활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정책 방향으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세제와 규제는 시장 참여자 중 누구도 할 수 없는, 오로지 정부 당국만 가능한 강력하고 확실한 인센티브 수단이다. ━ 정부 정책과 맞서지 말라? 세제 인센티브는 세금을 더 부과하거나 면세 혹은 저율 과세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을 막기나 제어하기 위해서는 세금 부담을 높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줄여 준다. 규제는 전형적인 네거티브 방식의 인센티브이다. 법이나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패널티를 가한다. 이 패널티에는 벌금과 같은 물질적인 것과 구속 수감 등의 신체적인 것 모두 포함된다.시장 참여자들이 정부 정책의 인센티브 방향을 잘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 방향에 맞서다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고, 자산 수익률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 개입 정도가 다른 분야에 비해 큰 부동산시장에는 ‘정부 정책과 맞서지 말라’라는 격언도 있다(물론 맞서야 할 때도 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정부의 인센티브는 어떻게 작동되고 있을까. 특히 자산시장 측면에서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좋을까.자산시장 입장에서 현재 당국의 인센티브 방식은 과세 부담과 강력한 억제책이 맞물려 있다. 부동산시장이 대표적이다. 과거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는 조세 수단을 통해 실질 수익률을 떨어뜨리고, 시장이 침체가 될 때는 세율 인하와 면세 그리고 대출 확대 등 유동성 공급을 통해 경기 회복을 유도했다.1967년 양도차익의 50%까지 과세하는 ‘투기 억제세’부터 최근의 양도세 중과세까지 50여 년 동안 반복된 패턴이었다. 형태만 다를 뿐 시장이 과열되면 강력한 네거티브 인센티브를 채택하고, 시장이 침체가 되면 부동산 매입에 유리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조세 인센티브로 해결이 안 되면, 직접적인 가격 규제 수단까지 동원했다. 대표적인 것이 분양가 규제이다. 규제로만 시장 안정화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공급 물량을 대거 늘리는 조치도 이뤄졌다. 1970년대 강남 개발, 1980년대 1기 신도시, 2000년대 초 2기 신도시, 최근에 발표된 3기 신도시는 대표적인 대규모 공급 정책이었다.이런 사정 탓에 주택시장은 가격 상승기에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침체기에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3기 신도시가 과거처럼 집값 안정화, 특히 서울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목소리가 다르다. 과거처럼 정부의 강력한 네거티브 인센티브와 주택 공급이 효과를 볼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반론의 대표적인 주장이 도시 개발의 방향이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것이다.산업화와 도시화가 진척되면, 인구가 도시로 집중된다. 빠른 성장을 보이는 나라일수록 집중화의 속도는 빠르고 그 힘도 강하다. 도시에 주택난이 일어나고 가격이 치솟는다. 미국은 1960년대에 레빗 타운과 같은 신(新)주거타운을 만들었고,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도 도시의 확장에 따라 교외에 주택 건설이 이뤄졌다. 그러나 현대 도시는 다시 도시로 유턴하는 역도심 회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산업 구조도 IT,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된다. 이런 산업은 큰 공장이 필요 없다. 오히려 통신망, 교통, 학군 등 고급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인프라가 더욱 중요해진다. 한국도 지금 이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교외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보다 고급 인력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심에 공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시대에 적합한 주택 공급 방식이라는 것이다.다른 분야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대한 과세는 이뤄지는 반면 재산 형성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혜택 상품도 지금은 연금저축계좌, 세금우대종합통장, 개인종합자산관리(ISA) 계좌 등 몇 개 남지 않았다. 여기서는 세제혜택 상품이 축소되는 것에 대한 가치 판단은 하지 않는다. 단지 트렌드를 보고자 할 뿐이다. 고령화와 복지정책의 강화로 정부 재정은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어떤 정부도 이런 흐름을 되돌려 놓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가 극단적인 파국으로 간다면, 물론 그 때는 파격적인 조치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비관적인 상황을 그리는 것은 너무 과한 예측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조세효율적인 수단을 과거보다 쉽게 찾기 어려워졌다는 흐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조세효율적인 투자라는 측면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먼저 기존에 가입하고 있는 세제혜택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상품을 찾기보다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계좌, 개인퇴직계좌(IRP), ISA 계좌 등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또 기존에 가입한 10년 이상 장기보험에 추가 납입하는 것도 좋다. 비과세 해외 펀드에 가입한 이들은 계속 불입해 나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 세액공제 받는 상품에 추가 투자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리츠와 같은 부동산 투자상품이다. 리츠란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 대부분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정부는 공모 리츠 시장을 활성하기 위해 앞으로 리츠에 투자하면, 발생한 수익에 대해 15.4%가 아닌 9.9%의 세율을 적용하고 분리 과세한다는 방침이다. 리츠 시장을 키우기 위해 정부가 과감한 세제 상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세제상 과감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만큼 빠르게 시장을 키워나가는 것도 드물다. 저축을 늘리고 싶으면 비과세 상품을 많이 만들어 주면 되듯이 리츠로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분리 과세와 저율 과세라는 인센티브를 내 놓은 것이다.경험적으로 보면, 금융상품의 경우에는 정부가 내놓는 세제혜택 상품은 돈이 없더라도 무조건 계좌를 만들어 놓는 게 유리하다. 대부분 일몰 제도가 있어 어느 시점에는 판매를 중지하기 때문이다. 나중에라도 자금 여력이 생기면 그때 미리 가입해 둔 상품을 활용하면 된다. 부동산 특히 주택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정책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 오히려 시장 에너지가 과도하게 응축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경제 상황이 너무 나빠져서 규제를 조금씩 풀어야 할 경우, 팽팽한 풍선에서 바람이 확 빠져 나가듯 시장 에너지가 크게 분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금리가 낮아지고 성장률이 떨어지고 고령화가 되면서 세금 인상 요인이 많아지면, 조세효율적인 투자 수단의 가치는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미 우리 사회도 이런 상황에 들어선 것 같다.※ 필자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로, 경제 전문 칼럼리스트 겸 투자 콘텐트 전문가다. 서민들의 행복한 노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은퇴 콘텐트를 개발하고 강연·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등의 저서가 있다.

2019.10.2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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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인기인 잔돈금융] 잔돈으로 투자하고 부채 상환까지

산업 일반

모바일 앱 통한 서비스 다양… 저축 필요성, 자금 여력 부족한 젊은 세대 호평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어떤 물건을 살 때, 또는 서비스의 대가로 돈을 낼 때 발생하는 거스름돈(잔돈)을 모아 저축하거나 투자하는 이른바 ‘잔돈금융’이 해외에서 인기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한국 속담이 있듯이 해외 곳곳에서도 경기 불황에 허리띠를 졸라맨 소비자가 늘었고, 이들을 겨냥한 간편 잔돈금융 서비스 업체 역시 증가했다. 금융 선진국 미국은 잔돈금융이 발달한 대표적인 곳이다. 2012년 설립된 미국 스타트업 에이콘스(Acorns)는 ‘잔돈을 투자하세요(Invest your spare money)’라는 홍보 문구로 수년째 현지 소비자와 만나고 있는 잔돈금융 업계 선발주자다. 이 업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된 카드로 소비자가 결제했을 때 앱의 ‘올림(round up)’ 기능으로 잔돈을 자동 기록해준다.그리고 그 잔돈으로 이용자를 위해 펀드·주식·채권 등에 투자해준다. 예컨대 기록된 잔돈이 최소 5달러 초과의 일정 금액이 되면 해당 금액은 이용자의 계좌에서 투자 계좌로 자동 이체된다. 이용자가 4달러 50센트짜리 물품을 구입하면서 5달러를 결제했다면 잔돈 50센트를 투자해주는 식이다. 이용자가 사전에 자신의 연령대와 목표, 임금이나 소비 성향 등을 입력해 ‘보수적’ ‘공격적’ 등 자신에게 맞는 투자 패턴을 설정할 수 있다. 투자액 5000달러 미만의 이용자는 월 1달러의 기본 이용료만 내면 앱을 통해 잔돈을 모아 불리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 5000달러를 모으면 0.25%의 관리 수수료를 내면 된다. 월 이용료 2~3달러를 내면 개인퇴직연금계좌(IRA) 같은 추가 투자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 앱의 ‘올림(round up)’ 기능으로 잔돈 기록 에이콘스는 이용자들이 온라인 쇼핑으로 얻은 캐시백(cash back) 금액을 투자 계좌로 입금해주거나, 자사 앱이나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을 경유해 제휴 가맹점에 접속한 다음 상품을 구입했을 때 금액의 일정 비율을 투자 계좌로 입금해주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장명현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서비스에 대해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엔 친숙하지만 저축과 투자엔 소극적이던 젊은층을 중심으로 성장 중”이라고 분석했다. 코트라(KOTRA)는 지난 2015년 말 펴낸 책에서 그 배경을 다음과 같이 짚은 바 있다. ‘미국에서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는 위치로 급부상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정보통신기술(ICT)에 능통한 세대)는 2020년 미국 전체 소매액의 30%에 달하는 1조4000억 달러(약 1682조원)를 소비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사회에 진출한 밀레니얼 세대의 경제적 현실은 좋지 않다.’한 예로 미국 대학 졸업생이 상환해야 하는 평균 학생융자금은 2005년 1만7233달러에서 2014년 2만8400달러로 급증했다. 이와 달리 미국의 만 25~34세 젊은층이 기록한 2013년 실질적 평균 주급은 708달러로 2010년(743달러) 대비 35달러 감소했다. 2014년 기준 만 35세 이하 미국 성인의 저축률은 -2%로, 6%를 기록한 45~54세 연령층이나 13% 이상을 기록한 55세 이상 연령층보다 훨씬 저조했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조사에서도 미국의 만 18~24세 연령층 중 46%는 저축액이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가 저축과 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인식하더라도 각종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여유가 없어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이런 상황에서 구원투수처럼 등판한 것이 잔돈금융 서비스라는 분석이다. 에이콘스는 평소 투자에 관심이 있어도 진입장벽이 높다고 여겨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않던 젊은층에게 다가서고자, 대학생들이 기본 서비스에 한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과감한 소비자 유치 정책도 인기몰이의 비결이었다. 에이콘스는 다른 소비자를 소개한 기존 소비자에게 5달러씩 준다. 또 앱에서 바로 모바일 메신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친구를 초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서 업체 역시 이득을 보는 윈-윈(win-win)의 사업이다.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교수는 “에이콘스는 2018년 기준 350만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했는데, 젊은층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진 효과로 고객 유치 비용이 다른 금융사 대비 5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콰피털(Qapital)과 코인스(Qoins)도 미국에서 잔돈금융 서비스로 성공한 스타트업이다. 콰피털은 앱을 통해 설정한 일정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소액을 저축해준다. 예를 들어 점포별로 목표 예산을 설정한 후 해당 예산보다 적게 지출했을 때 차액을 저축해주는 스펜드 레스 룰(Spend Less Rule), 애플의 운동 관리 앱과 연동해 일정 목표를 달성했을 때 저축해주는 애플 헬스 룰(Apple Health Rule), 이용자가 설정한 올림 액수에 따라 카드 결제 때 잔돈을 기록해 자동 저축해주는 라운드 업 룰(Round Up Rule) 등이 있다. 항목별 소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기본 이용료는 월 3달러이며 6~9달러를 냈을 때 투자 자문과 같은 추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코인스는 2017년에 설립된 후발주자다. 앱의 올림 기능 또는 기간 별 자동 적립을 통해 조성한 금액으로 이용자가 보유한 부채를 상환해주는 서비스로 차별화했다. 신용카드 대출부터 학자금 대출까지 잔돈을 모아 일정량의 부채 상환이 가능하다. 월 1.99달러의 이용료를 내면 되며 이용료는 월 1회 이뤄지는 부채 상환 때 상환액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납부된다. ━ “잔돈금융 필요성 커져, 해외 사례 참고해야” 금융업이 발달한 영국에서도 잔돈금융이 인기다. 2015년 설립된 현지 핀테크 업체 레볼루트(Revolut)는 지난해 5월 앱의 올림 기능 또는 기간별 자동 적립을 통한 암호화폐 투자 기능 ‘벌트스(Vaults)’를 출시, 서비스하면서 잔돈금융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장명현 연구원은 “잔돈금융으로 학자금 대출을 갚거나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일이 가능해졌을 만큼 (잔돈금융) 서비스의 혁신과 활성화가 병행되고 있다”며 “해외에서만큼 국내에서도 잔돈금융의 필요성은 계속 커지고 있어,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참고해 잔돈금융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힘쓸 때”라고 지적했다.

2019.10.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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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경제(70) 1인 가구 재테크의 목표는?] ‘최소한의 미래, 최대한의 현재’ 수입이 핵심

재테크

노인 빈곤율 49% 시대… 부동산에 대한 지나친 집착 끊어야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은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만 1000만 명 이상이 본 영화다. 그런데, 일부 관람객들은 영화를 보고 나서 불쾌감을 느꼈다고 개인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영화에선 고급 주택가의 2층 단독주택에 사는 IT기업 CEO 박 사장 가족과 반지하에 사는 김기택 가족의 집이 선명하게 대비되는데, 관객 중 일부가 한동안 살았던 반지하 집에서의 좋지 못한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한동안 반지하 거주의 경험에 대해 고백하는 이들이 많았다.얼마나 많은 사람이 영화의 배경인 서울의 반지하에 살까?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전국 가구 수는 1983만 가구인데 이 중 서울에 378만 가구가 살고 있다. 전국의 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는 36만이고, 서울에만 22만 가구가 있다. 서울 전체 가구의 5.8%가 반지하다. 세대당 평균 세대원은 2.35명이이므로 서울에서 반지하에 거주하는 인구는 86만 명 정도다. 서울시의 전월세 집 거주기간은 2년이 안 되니 지난 10년간 반지하 집에서 살았던 사람은 중복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대략 860만 명. 이 중 상당수가 빈곤률이 높은 청년 혹은 노년 1인 가구일 것으로 추정된다. ━ 연봉보다 주거 만족도 높여라 1인 가구의 재테크 실천편에 앞서 집 얘기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적어도 한국에서 모든 재테크의 첫 목표는 내 집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 첫 집을 어떻게 굴리는 가에 따라 평생의 재테크가 따라왔다. 현재 집 테크는 다른 모든 재테크 수단의 수익률을 압도하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에서 2015년에 입주한 공덕 파크자이 113㎡ 평형은 당시 입주권이 분양가 이하인 6억원대에 거래됐지만, 현재 15억원에 실거래되고 있다. 적금, 예금, 펀드, 금은 말할 것도 없고 말 많은 브라질, 베네수엘라 채권을 4년 동안 최고의 리스크를 안고 투자를 하더라도 절대 이룰 수 없는 수익률이다.1인 가구 재테크의 1원칙이 소비의 재구성이었다면, 실천편은 2000년대 이후 3번에 걸쳐 있었던 부동산 급등장에서 벗어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집은 사는 곳이고, 노년에 주택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된다고만 생각을 바꿀 수만 있다면 1인 가구의 행복도는 상당히 올라갈 수 있다. 덴마크 관련 정보 포털 ‘네이키드 덴마크’는 “행복해지고 싶다면 연봉보다 주거 만족도를 높여라”고 조언한다. 매체는 영국 유통업체 킹피셔가 덴마크 행복연구소에 의뢰해 집과 행복도의 관계를 분석해 지난해 ‘좋은 집 보고서’를 발표했다.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 유럽 10개국에서 각 국가당 최소 1000명 이상, 전체 1만3489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전문가 78명을 인터뷰한 결과, 집에 만족한다는 응답자 중 73%는 자신의 인생에도 만족한다고 답했다. 전체 행복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집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였다. 이는 정신 건강(17%)에 육박하고, 신체 건강(14%)보다 더 높으며, 소득(6%)보다 두 배 이상으로 큰 비중이다. 다만 연구진은 ‘좋은 집’이 자가와 임대 여부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집 크기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집에 만족하는 데 집 크기보다 거주자가 충분한 공간이라고 느끼는지가 3배 이상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다른 사람을 집에 초대해서 공간을 공유하고, 월세나 자가에 무관하게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만들면 만족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도 조언했다.하지만 ‘집=자산의 대부분’인 한국에서 월세와 자가에 무관해지기란 쉽지가 않다. 집을 사는 데 빚을 많이 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 금융자산은 1억512만원이었고, 가구당 평균 부채가 7531만원이었다. 부채를 정리하면 가구당 평균 가용 현금은 3000만원이 안 된다. 예전보다 실업급여 지급일이나 금액이 늘어났다고는 해도 부족하다. 현재 국내 실업급여 지급기간은 1~3년 근무(고용보험 가입기간)시 30~50세 미만의 경우 120일, 10년 이상 근무시 210일이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가 올 4월 조사한 조기 은퇴자의 재취업 구직 및 재직기간조차 굉장히 빠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주된 일자리를 그만둔 후 1차 구직에 5.8개월, 2차 구직에 4.7개월이 걸렸지만 재직기간은 19개월에 불과했다. 특히 정규직 비율이 이전 89.2%에서 40%대로 반토막 났고, 평균 월소득도 426만원에서 269만원, 244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자신과 잘 맞는 직장을 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 45세 이전에 개인연금 꼭 가입해야 다시 덴마크로 돌아가보자. 덴마크에선 그 전에 얼마 동안 일을 했는지 상관 없이 최대 2년간 주정부로부터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네이키드 덴마크’에 따르면 1990년대에 도입한 다그펭에(dagpenge: unemployment benefits)는 ‘일일 생활비’란 뜻으로 정부가 실업자에게 제공하는 돈이다. 매월 실직 전 3개월 평균 임금 대비 75~90%를 받는다. 참고로, 2014년 보충연금 소득대체율은 소득이 덴마크 전체 평균소득 대비 4분의 3 이하인 노인에게는 9.3%, 2분의 1인 이하인 노인에게는 12.6%이다. 하위 계층 노인은 기초연금과 보충연금을 합한 소득대체율이 30% 안팎. 한국 기초연금 소득대체율 6%의 5배다. 그래서 덴마크 노인빈곤율은 4.6%고, 한국 노인빈곤율은 49.6%다. 월세와 자가를 굳이 따지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친구와 이웃을 집으로 초청만 해도 행복할 수 있으려면 이 정도의 복지가 필요한 셈이다. 1인 가구의 재테크는 집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 해 이를 현재의 소비로 돌릴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연금 외에도 노후자금을 일찍부터 준비하는 게 좋다.먼저 퇴직연금이 있다. 퇴직연금은 올해 30인 이상 회사라면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고 2022년에는 모든 회사가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DB(확정급여형, Defined Benefit)와 DC(확정기여형, Defined Contribution)로 나뉜다. DB형은 회사가 연금을 운용하고, 투자 수익도 모두 회사에 들어간다. 일반적인 퇴직금과 같은 형태지만 회사가 망한다고 해도 퇴직금을 어느 정도까지는 받을 수 있다. DC형은 근로자가 어디에 투자할지를 정할 수 있는 것으로 회사는 매년 발생하는 퇴직금을 산정해서 이를 개인 퇴직연금 통장에 입금하기만 한다. 나이가 적을수록 DC형을 선택해 좀 더 많은 투자 수익을 노려야 한다. 이와 함께 개인퇴직계좌(IRP)를 개설해 추가로 납입하는 것도 이득이다. 퇴직연금을 추가 납부할 경우 연봉 5500만원 이하일 경우 300만원 한도로 12~15% 정도 세액공제가 되기 때문이다.40대에는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평균 첫 주택 구입 나이는 43.3세다. 앞서 부동산 급등에 대한 미련을 버리라고 한 것은 주택연금 가입자의 보유 주택 합산가액이 9억원을 넘으면 가입이 안 되기 때문인 것도 있다. 현재 서울의 신축 20평대 아파트 대부분의 실거래가는 9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주택연금 가입건수는 4만9815건인데 이 중 56%가 1억원대와 2억원대 집 보유자였다. 연금 수령액은 1억원대가 월 평균 59만, 2억원대가 86만원이다. 꼭 서울일 필요도 없고, 신축 브랜드 아파트일 필요도 없다. 은퇴 후에 살고자 하는 지역이 있다면 해당 지역 매물을 미리 사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택연금은 집값 이상으로 다른 연금이 나가도 계속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일반 금융회사에서 개인연금을 드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 늦어도 45세 이전에는 금융회사의 민간 개인연금에 꼭 가입해야 한다. 개인연금은 가입 10년이 지나서 55세부터 받을 수 있다. 개인연금은 국민연금 수령과 퇴직시점 간 평균 약 10년의 공백을 무사히 보낼 수 있는 선택이다. 직장인들이라면 평균적으로 49세에 퇴직하고 15년을 버텨 국민연금으로 골인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재테크는 ‘최소한의 미래와 최대한의 현재’라는 말로 압축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노후 자금의 확보와 현재 가용 자금의 최대화가 핵심이다.-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2019.09.2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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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건의 투자 마인드 리셋]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저축액 늘리는 법

전문가 칼럼

인간의 본능은 미래보다 현실에 충실... 신용카드 쓰지 말고 강제저축 수단 활용을 한 해에 뱀에 물려 죽는 사람이 많을까 아니면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는 이들이 더 많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자동차 사고라고 답할 것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1~2014년 동안 9명만 뱀에 물려 사망했다고 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평균으로는 3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자동차 사고로는 2013년 한 해에만 약 5000명이 사망했다(경찰청). 이번에는 질문을 바꿔 보자. 지금 당신 옆에 뱀과 자동차가 있다. 당신은 어느 것이 무서운가. 당연히 뱀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확률적으로 이는 매우 잘못된 반응이다. 뱀에 물려 죽는 것보다 자동차 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현대 도시에서 뱀으로 죽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움에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구나 뱀에 대한 두려움은 지역·민족·국가·나이를 초월해 전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 뱀과 자동차 그리고 신용카드 인간의 마음을 진화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진화심리학에서는 뱀에 대한 두려움을 현대인의 유전자 속에 아직도 사바나 초원을 달리던 원시인의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단백질 섭취를 위한 사냥을 하거나 에너지원인 당분을 확보하기 위해 과일을 찾던 원시인의 입장에서 뱀만큼 치명적인 존재는 없었을 것이다. 특히 독이 있는 뱀에 물리면 생존을 빼앗기는 결과를 낳았다. 원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뱀을 보는 순간, 신경을 쭈뼛 세워 경계심을 갖추고 도망가는 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다.원시인에게 중요한 건 내일이 아니라 현재였다. 언제 사냥에 성공할지, 언제 어디에서 과즙이 풍부한 과일을 만날지 알 수 없었다. 사냥에 성공한다면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먹어 두어야 했다. 과즙의 당분도 만끽할 수 있을 때, 오늘 최대한 씹고 마셔야 했다. 내일 굶을 수도 있으므로 오늘의 풍족한 영양분을 체내에 지방으로 축적했다. 지방이 곧 저축이었던 셈이다.유전자 속에는 구석기인의 마음이 있지만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그때와는 완전 다르다. 예를 들어 선진국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겐 굶주림보다 오히려 비만이 더 문제다. 굶주림에 대한 신체적 대비책이었던 지방 과다가 오늘날에는 오히려 우리의 건강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돈과 관련된 신용카드, 주식시장, 금융시스템은 원시시대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인간의 마음에는 이런 제도가 낯설고 익숙치 않을 것일 수 있다. 미국의 유명 투자칼럼니스트 제이슨 츠바이크는 주식 거래를 예를 들어 이렇게 적고 있다. “인류의 모든 역사를 1.6㎞ 길이의 두루마리에 기록한다고 상상할 경우, 최초의 주식 거래는 뒤쪽 끝에서 약 10㎝ 안에는 나타나지 않는다.”진화심리학의 아이디어가 옳다면-필자는 옳다고 여기는 편에 속하지만-먼저 해야 할 것은 투자나 저축이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다. 투자나 저축은 현재의 만족을 미래로 연기하는 행동이다. 투자의 초점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향한다. 인간의 이런 본성을 감안해 행태재무학자들은 저축액(또는 투자액)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소비와 관련해서는 신용카드를 쓰지 말라는 것이다. 신용카드는 투자와 정반대의 논리를 지닌다. 신용카드는 미래의 수입을 담보로 현재를 소비하는 수단이다. 현금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 플라스틱 화폐를 쓸 때, 돈에 대한 실감(實感)이 떨어져 씀씀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신용카드가 꼭 필요하다면 가급적 집안에 모셔 두고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게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신용카드를 소지하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이들은 다음의 조언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려는 순간에는 물건 가격만큼 돈을 현금인출기에서 뽑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그래서 사고 싶다면? 그때는 사도 좋다(클라우디아 해먼드 작가 겸 심리학자).’또 다른 권고는 자동이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돈이란 손에 닿으면 휘발된다. 휘발을 막기 위한 방어책 중 하나가 자동이체이다. 자동이체를 활용하면 선저축 후소비를 생활화할 수 있다. 돈을 쓸 때는 생생하게 느끼도록 현금으로 쓰고, 저축할 때는 저축한다는 느낌이 나지 않도록 자동이체 시키라는 것이다.사이렌의 유혹을 이겨낸 오디세우스의 전략도 배울 만하다. 사이렌은 반은 여성이고, 반은 새인 바다의 마녀. 사이렌의 매혹적인 노랫소리를 들은 뱃사람은 넋을 빼앗기고 배는 좌초됐다.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귀향길에 오른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의 반대에도 사이렌의 노랫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는 부하들에게는 밀랍으로 자신들의 귀를 막고 자신을 돛대에 꽁꽁 묶어두라고 명령했다. 자신이 어떤 행동과 말을 하더라도 절대 밧줄을 풀지 말라는 다짐도 해 놓았다. 결국 오디세우스는 사이렌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들으면서 안전하게 고향에 돌아갈 수 있었다.오디세우스를 밧줄로 묶은 것처럼 저축을 강제하는 것이 자발적인 저축보다 효과적이다. 강제저축이란 목표 금액이나 일정 시점에 이를 때까지 돈을 인출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필리핀 주민 대상 실험 결과, 저축 방법도 금융회사에 직접 가기, 자동이체하기, 집에 있는 저금통에 넣기 중에서 자동이체가 가장 효과적이었다. 다시 말해 자동이체를 통해 강제저축을 하는 것이 저축액을 늘리는 데 가장 위력한 방법이다.현재 우리가 강제저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은 주로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것들이다. 연금저축계좌와 IRP(개인퇴직계좌), ISA(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 청약통장, 변액보험 등이다. 이들 상품은 중간에 해지하면 가산세 등 세제상의 강력한 벌칙 조항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일정기간 반드시 유지해야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강제저축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사이렌의 유혹과 강제저축 무리하지만 않는다면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강제저축 효과가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으면, 매월 일정액이 대출 원금과 이자로 나가게 된다. 여기서 원금이 바로 강제 저축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대출금 상환 이후 부동산의 가격이 매입 시점보다는 올라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인간의 본능은 미래보다 현실에 충실하다. 인간은 현재 초점 편향(present focus bias)을 가진 존재다. 현재에는 프리미엄을, 미래에는 할인율을 적용한다. 그러나 언젠가는 현재의 미래가 미래의 현재가 된다. 우리는 지금도 현재에 살지만 미래에도 현재를 살게 될 것이다. 미래의 현재를 위해서는 저축과 투자가 불가피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없는 삶이란 아예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처한 삶의 환경이 이렇다면 인간의 본능을 이해하고 목적의식적으로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는 것이 더 나은 삶의 방법이 될 것이다.※ 필자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로, 경제 전문 칼럼리스트 겸 투자 콘텐트 전문가다. 서민들의 행복한 노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은퇴 콘텐트를 개발하고 강연·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등의 저서가 있다.

2019.06.30 17:58

5분 소요
돈 없어도 주식투자는 해라

재테크

110에서 자기 나이를 뺀 비율 만큼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에 넣자 2008년의 대불황은 모든 사람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지만 밀레니엄 세대에게 특히 큰 충격을 준 듯하다. 금융정보 사이트 뱅크레이트의 최근 조사에서 퇴직연금계좌나 일반 증권사 계좌를 통해 주식투자를 하는 밀레니엄 세대는 3분의 1에 불과했다. 이는 최대의 큰 자산증식 기회를 놓치고 있는 나머지 3분의 2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 뱅크레이트가 조사에 참여한 밀레니엄 세대에게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경제적으로 그런 여유가 없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오히려 인간은 최소한 약간의 돈이라도 저축해야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다. 노후대비 저축을 일찍 시작할수록 전반적으로 안락한 은퇴생활을 위해 필요한 자금이 적게 든다. 투자를 일찍 시작하면 자금을 불릴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생활 초반에는 주식시장이 그런 은퇴자금 마련에 최적의 투자처다. 물론 평생 동안 틀림없이 때때로 주가가 폭락하기도 한다.하지만 청년 투자자는 수십 년 동안 그 돈을 건드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은퇴를 앞둔 시점까지 주식을 건드리지 않는 한 원금을 회복하고 더 오를 시간이 충분하다. ━ 방법을 몰라서 밀레니엄 세대가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두 번째 이유는 주식에 관해 거의 또는 전혀 모르기 때문인 듯하다. 다행히 워런 버핏 같은 투자 귀재가 아니더라도 적당한 투자 종목을 고를 수 있다. 실제로 버핏도 초보 투자자로선 뱅가드 S&P 500 ETF에 투자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그런 인덱스 펀드(주가지수의 움직임에 연동하는 펀드)에 투자하면 수백 개 종목을 조금씩 매수하는 셈이다. 아주 다양한 종목에 걸쳐 위험이 분산된다는 의미다.그리고 인덱스 펀드는 투자를 ‘결정한 뒤 잊어버려도’ 문제되지 않는다. 1년에 한 번씩 주식과 채권 비율이 자신의 나이에 알맞은지 확인하기만 하면 된다. 한 가지 좋은 가이드라인은 11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뒤 보유자금 중 그만한 비율은 주식에, 나머지는 채권에 넣는 것이다. 예컨대 나이가 30세라면 주식에 80%, 채권에 20%를 넣으면 된다.요즘 거의 모든 기업연금플랜에서 제공되는 더 간단한 투자전략은 타겟데이트펀드(TDF)다. 이들 펀드는 이용자가 선택한 은퇴 시기에 맞춰 주식과 채권의 투자 배분비율을 조정한다. ━ 기업연금계좌가 없다면 회사에서 기업연금플랜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개인퇴직연금 가입이 최선의 대안이다. IRA는 기업연금제도에 비해 한 가지 큰 이점이 있다. 선택 가능한 투자 옵션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이다. 물론 복잡한 걸 원치 않는다면 TDF 또는 S&P 500 인덱스 ETF와 괜찮은 채권 ETF를 결합하는 방법을 고수하면 된다. 요즘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은행과 증권사가 IRA 상품을 제공하므로 좋은 상품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은퇴가 아주 먼 미래의 일 같아 보이지만 오늘부터 당장 준비하는 게 유리하다. 그리고 거기에는 주식투자가 최선의 방법이다.※ - 웬디 코닉

2017.10.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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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의 반퇴의 정석 (21)] 회사원이라면 IRP는 필수품이다

산업 일반

만 55세 이후 언제든 수령... 은퇴 크레바스 건너는 징검다리 효과 회사원 박모(51)씨 지난해부터 연금 공제 한도가 기존 400만에서 700만원으로 확대되자 개인퇴직연금(IRP)을 가입했다. 새로 늘어나는 한도 300만원은 전액 IRP에 한해 허용된다. 그의 IRP 계좌에는 벌써 500만원이 넘는 잔액이 쌓여 있다. 금융회사가 보내주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내용을 알고 있다.IRP 공제 한도가 추가되면서 연금계좌를 통한 연말정산 세액공제 한도는 지난해부터 최대 700만원이 됐다. 세액공제 환급액은 최대 52만8000원에서 39만6000원이 추가되면서 연간 92만4000원으로 늘어났다(연봉 5500만원 이하 근로자는 공제 세율 16.5%가 적용돼 115만5000원까지 세액=현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박씨는 “자동이체 해놓고 잊고 있었는데 2년 사이 공돈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박씨처럼 되려면 IRP 계좌부터 개설해야 한다. IRP는 퇴직 연금사업을 하는 은행·보험사·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다. 어느 금융회사든 관계없다. 가입 경로는 두 가지다. 우선 금융회사 직접 방문부터 보자. 구체적 절차는 일반 예금 계좌를 개설할 때와 다를 바 없다.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불입금을 정하고 가입 서류에 사인만 하면 된다. 자동이체까지 신청해 놓으면 매달 저절로 연금이 쌓인다.또 다른 경로는 인터넷을 통한 가입이다. 이른바 ‘IRP 전자 청약’인데 전혀 어렵지 않다. 공인인증서와 신분증만 준비하면 된다. IRP는 가입자 자신이 상품을 운용하도록 설계돼 있어 전자청약이 갖는 장점이 많다. 어차피 IRP 계좌를 가진 후에는 언제든 홈페이지에 들어가 운용 상황을 점검하고 투자 펀드를 바꿀 수도 있어서다. 전자청약을 통한 계좌 개설은 10~20분가량이면 절차를 마칠 수 있다.IRP가 회사에서 단체로 가입한 퇴직연금과 다른 것은 개인이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으로 나뉜다. DB는 기존 퇴직금을 금융회사에 맡겨놓는 상품이고, DC는 개인 운용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운용에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나온 게 IRP인데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게 관건이다. 운용 방식은 본인의 선택에 따라 안정형부터 공격형까지 크게 달라진다. 연금 관련 세액공제 전체 한도 700만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본인 선택에 달려 있다.IRP의 운용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사실상 예금이나 다름없는 원리금보장형과 펀드처럼 투자 성과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실적배당형이다. 원리금보장형은 안정성에선 장점이 있지만 저금리 기조와 0.3~0.5% 수준의 운용수수료까지 감안하면 수익률이 1%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달리 실적배당형은 수익률을 높일 여지가 크다. 실적이 좋은 금융회사에서는 연 2~3%대 수익을 내기도 한다.IRP는 만 5년 이상 가입하면 만 55세 이후 언제든지 연금 형태로 수령할 수 있다. 1969년생부터는 국민연금이 65세부터 나오므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은퇴 크레바스(빙하지대의 거대한 틈새)’를 건너는 징검다리가 된다는 얘기다. 다만 IRP는 부분 인출은 불가능하다. 모두 연금으로 받든지, 아니면 언제라도 중도에 해지해 일시금으로 수령해야 한다. 이 경우 소득공제 받은 개인부담금 원금과 총 운용수익은 16.5%의 세율로 세금이 부과된다. 연금으로 받을 때는 연 1200만원 이하까지는 3.3~5.5%의 연금소득세로 분리과세된다.필자는 중앙일보 논설위원이다(dongho@joongang.co.kr).

2016.10.30 09:29

3분 소요
[김동호의 반퇴의 정석(7)] 연말정산은 효율적 자산관리 출발점

재테크

저성장·저금리에 세금이 소득에 미치는 영향 커져... 결제수단·연금저축 십분 활용해야 영화 의 줄거리는 지금도 선명하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온 주인공은 조폭 출신의 수감자들 사이에서 온갖 수모를 겪는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세금 계산을 해주면서 경찰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된다. 이 때 주인공이 경찰들에게 해준 서비스는 세금 환급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일종의 연말정산이라고 보면 된다.이 영화가 시사하듯 선진국이 되고 소득이 올라가면 누구나 세금에 민감해진다. 과세표준을 조금이라도 끌어내려야 세금을 줄일 수 있어서다.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서면 소득증가율도 낮아지면서 세금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체감적으로 커진다. 2014년부터 소득세 연말정산에 세액공제 방식이 도입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강해졌다.이에 대한 대응도 바뀌어야 한다. 연말정산을 연말에 기계적으로 처리할 게 아니라 평소 자산관리를 효율적으로 돕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말에 번개불 콩 튀겨먹듯 갑자기 하면 연말정산을 통해 챙길 수 있는 실리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더구나 연말정산은 1년으로 끝나지 않는다. 퇴직할 때까지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수단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퇴직 이후 노후자금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중요성을 감안해 연말정산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평소 필요한 내용을 챙겨야 한다. ━ 연말정산은 연말에 기계적으로? 첫째, 어차피 쓸 돈이라면 공제혜택 많은 결제수단을 이용하라. 교육비·의료비·연금저축이 모두 세액공제로 바뀌었지만, 각종 결제수단 사용액은 여전히 소득공제 대상이다. 대표적인 결제수단은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영수증으로 볼 수 있다. 어차피 지출할 돈이라면 이 세 가지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13월의 월급으로 불리는 2월 급여가 두둑해질 수 있다. 연말정산 결과는 2월 급여에 반영된다.각종 결제 수단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는 300만원이다. 그런데 총연봉의 25%(최저사용금액)까지는 뭘 써도 좋다. 예컨대 A씨의 총연봉이 5000만원이고 결제수단 사용액이 2000만원이라면, 25%에 해당하는 1250만원까지는 소득공제를 받기 위한 밑받침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부분을 초과하는 지출은 신용카드보다는 현금카드(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이 훨씬 유리하다. 결국 세금 환급이 가능한 금액은 750만원이지만 신용카드만 썼다면 이 금액의 15%, 현금카드와 현금영수증을 사용했다면 이 금액의 30%를 소득공제 금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A씨는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전통시장 사용분과 대중교통 이용분은 각각 100만원까지 추가 한도를 받는다. 결국 잘 활용하면 최대 500만 원의 소득공제가 가능하다.맞벌이 부부라면 연말정산에 대해 더욱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지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가계 차원에서 쓸 돈은 과표가 높은 쪽으로 몰아주면 가계 전체의 연말정산 효과가 극대화된다. 이런 습관은 가계 지출 습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둘째는 연금저축 세액공제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2015년 소득분부터 연금저축에 대한 세액공제 한도는 종전 400만원에서 300만원이 추가돼 최대 700만원으로 확대됐다. 연금은 이에 맞춰 한도까지 불입하자. 추가 300만원은 개인퇴직연금계좌(IRP) 불입액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 같은 특수직역연금에 대해서도 IRP 가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언젠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100세에 가깝게 사는 장수시대에 공적연금 하나만으로는 기나긴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연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연금저축에 대한 세액공제는 총급여에 따라 세율이 다르게 적용된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15%가 적용되고, 5500만 원 초과는 12%가 적용된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연말정산 한도에 맞춰서 연금저축을 불입해선 노후 보장이 부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유가 있다면 연말정산 한도에만 머물지 말고 연금저축의 연간 불입한도(1800만원)를 최대한 채워 미래의 먹거리를 저축해두는 게 좋다.이같이 신용카드를 비롯한 각종 결제수단과 연금저축, 이 두 가지만 잘 챙겨도 연말정산 대비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해도 좋다. 연말정산이 복잡하다고 생각하면 두 가지만 기억하자. 연금저축 700만원 한도를 채우고, 결제수단으로는 신용카드보다는 현금카드·현금영수증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이다. 물론 신용카드는 포인트와 할인권이 있으므로 이 부분을 감안해 사용하면 된다.그런데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올해를 끝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세수 확보를 위해 각종 비과세·감면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차원에서다. 하지만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폐지하면 세수가 2조6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거꾸로 계산하면 그만큼 국민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는 의미다. 저성장과 불황의 여파로 가뜩이나 주머니가 얇아져 있는 국민에게 좋은 소식이 아니다. 더구나 2014년 소득공제 방식 가운데 상당 부분을 세액공제로 바꾸면서 봉급생활자는 실질적으로 증세를 겪고 있다. 총급여 9000만~1억원 소득자의 부담이 100만원가량 늘어나기 시작해 총급여가 2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면 늘어나는 세금 부담액이 1000만원 안팎으로 급격히 불어난다. ━ 8월에 나올 세법개정안에 관심 커져 여기에 더해 비과세·감면 혜택을 마감하기로 한 일몰이 돌아왔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소득공제까지 없애면 봉급생활자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연말정산 소득공제가 ‘13월의 월급’이 아니라 ‘13월의 세금폭탄’으로 얼굴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는 매년 8월 세법개정안을 내놓는다. 올해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인데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이유다.연말정산을 이해하려면 세액공제와 소득공제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아두는 게 좋겠다. 소득공제는 총급여에서 비용으로 간주하는 지출 항목은 소득에서 빼주자는 개념이다. 그만큼 과표가 줄어들어 세금을 적게 내는 효과가 있다. 세액공제는 소득에 대한 세금을 계산된 후 세금 자체를 깎아주는 방식이다. 세액공제율이 12~15%여서 고소득자는 절세 규모가 제한되는 효과가 있다. 소득세율은 6~38%로 주민세를 포함하면 6.6~41.8%가 실질적인 세율이 된다. 세액공제의 경우 세율이 최대 15%이므로 고소득자의 절세 효과는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요컨대 연말정산은 소득에 대한 건강검진이라고 보면 좋다. 평소에 땀 흘리고 관리해야 건강한 체질이 되듯 연말정산도 평소에 조금씩 챙겨둬야 자산관리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필자는 중앙일보 논설위원이다(dongho@joongang.co.kr).

2016.07.1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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