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건의 투자 마인드 리셋] 조세효율적 투자수단 찾아 나서라
[이상건의 투자 마인드 리셋] 조세효율적 투자수단 찾아 나서라
복지 수요 증가 등으로 확장적 재정정책… 절세 상품 줄고, 세금 부담은 커져 흔히 경제학을 ‘인센티브에 관한 학문’이라고 표현한다. 인간은 경제행위를 할 때, 인센티브 여부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간단한 인센티브의 사례로 급여 인상을 제시하면 근로자들은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칭찬이나 벌칙도 인센티브로 작동된다. 자산시장에서도 인센티브, 특히 정부 당국의 인센티브 방향은 중요하다. 정부 당국이 세제와 규제라는 수단을 활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정책 방향으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세제와 규제는 시장 참여자 중 누구도 할 수 없는, 오로지 정부 당국만 가능한 강력하고 확실한 인센티브 수단이다. 세제 인센티브는 세금을 더 부과하거나 면세 혹은 저율 과세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을 막기나 제어하기 위해서는 세금 부담을 높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줄여 준다. 규제는 전형적인 네거티브 방식의 인센티브이다. 법이나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패널티를 가한다. 이 패널티에는 벌금과 같은 물질적인 것과 구속 수감 등의 신체적인 것 모두 포함된다.
시장 참여자들이 정부 정책의 인센티브 방향을 잘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 방향에 맞서다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고, 자산 수익률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 개입 정도가 다른 분야에 비해 큰 부동산시장에는 ‘정부 정책과 맞서지 말라’라는 격언도 있다(물론 맞서야 할 때도 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정부의 인센티브는 어떻게 작동되고 있을까. 특히 자산시장 측면에서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좋을까.
자산시장 입장에서 현재 당국의 인센티브 방식은 과세 부담과 강력한 억제책이 맞물려 있다. 부동산시장이 대표적이다. 과거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는 조세 수단을 통해 실질 수익률을 떨어뜨리고, 시장이 침체가 될 때는 세율 인하와 면세 그리고 대출 확대 등 유동성 공급을 통해 경기 회복을 유도했다.
1967년 양도차익의 50%까지 과세하는 ‘투기 억제세’부터 최근의 양도세 중과세까지 50여 년 동안 반복된 패턴이었다. 형태만 다를 뿐 시장이 과열되면 강력한 네거티브 인센티브를 채택하고, 시장이 침체가 되면 부동산 매입에 유리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조세 인센티브로 해결이 안 되면, 직접적인 가격 규제 수단까지 동원했다. 대표적인 것이 분양가 규제이다. 규제로만 시장 안정화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공급 물량을 대거 늘리는 조치도 이뤄졌다. 1970년대 강남 개발, 1980년대 1기 신도시, 2000년대 초 2기 신도시, 최근에 발표된 3기 신도시는 대표적인 대규모 공급 정책이었다.
이런 사정 탓에 주택시장은 가격 상승기에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침체기에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3기 신도시가 과거처럼 집값 안정화, 특히 서울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목소리가 다르다. 과거처럼 정부의 강력한 네거티브 인센티브와 주택 공급이 효과를 볼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반론의 대표적인 주장이 도시 개발의 방향이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것이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척되면, 인구가 도시로 집중된다. 빠른 성장을 보이는 나라일수록 집중화의 속도는 빠르고 그 힘도 강하다. 도시에 주택난이 일어나고 가격이 치솟는다. 미국은 1960년대에 레빗 타운과 같은 신(新)주거타운을 만들었고,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도 도시의 확장에 따라 교외에 주택 건설이 이뤄졌다. 그러나 현대 도시는 다시 도시로 유턴하는 역도심 회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산업 구조도 IT,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된다. 이런 산업은 큰 공장이 필요 없다. 오히려 통신망, 교통, 학군 등 고급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인프라가 더욱 중요해진다. 한국도 지금 이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교외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보다 고급 인력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심에 공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시대에 적합한 주택 공급 방식이라는 것이다.
다른 분야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대한 과세는 이뤄지는 반면 재산 형성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혜택 상품도 지금은 연금저축계좌, 세금우대종합통장, 개인종합자산관리(ISA) 계좌 등 몇 개 남지 않았다. 여기서는 세제혜택 상품이 축소되는 것에 대한 가치 판단은 하지 않는다. 단지 트렌드를 보고자 할 뿐이다. 고령화와 복지정책의 강화로 정부 재정은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어떤 정부도 이런 흐름을 되돌려 놓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가 극단적인 파국으로 간다면, 물론 그 때는 파격적인 조치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비관적인 상황을 그리는 것은 너무 과한 예측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조세효율적인 수단을 과거보다 쉽게 찾기 어려워졌다는 흐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조세효율적인 투자라는 측면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먼저 기존에 가입하고 있는 세제혜택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상품을 찾기보다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계좌, 개인퇴직계좌(IRP), ISA 계좌 등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또 기존에 가입한 10년 이상 장기보험에 추가 납입하는 것도 좋다. 비과세 해외 펀드에 가입한 이들은 계속 불입해 나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리츠와 같은 부동산 투자상품이다. 리츠란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 대부분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정부는 공모 리츠 시장을 활성하기 위해 앞으로 리츠에 투자하면, 발생한 수익에 대해 15.4%가 아닌 9.9%의 세율을 적용하고 분리 과세한다는 방침이다. 리츠 시장을 키우기 위해 정부가 과감한 세제 상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세제상 과감한 혜택이 주어지는 것만큼 빠르게 시장을 키워나가는 것도 드물다. 저축을 늘리고 싶으면 비과세 상품을 많이 만들어 주면 되듯이 리츠로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분리 과세와 저율 과세라는 인센티브를 내 놓은 것이다.
경험적으로 보면, 금융상품의 경우에는 정부가 내놓는 세제혜택 상품은 돈이 없더라도 무조건 계좌를 만들어 놓는 게 유리하다. 대부분 일몰 제도가 있어 어느 시점에는 판매를 중지하기 때문이다. 나중에라도 자금 여력이 생기면 그때 미리 가입해 둔 상품을 활용하면 된다. 부동산 특히 주택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정책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 오히려 시장 에너지가 과도하게 응축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경제 상황이 너무 나빠져서 규제를 조금씩 풀어야 할 경우, 팽팽한 풍선에서 바람이 확 빠져 나가듯 시장 에너지가 크게 분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지고 성장률이 떨어지고 고령화가 되면서 세금 인상 요인이 많아지면, 조세효율적인 투자 수단의 가치는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미 우리 사회도 이런 상황에 들어선 것 같다.
※ 필자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로, 경제 전문 칼럼리스트 겸 투자 콘텐트 전문가다. 서민들의 행복한 노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은퇴 콘텐트를 개발하고 강연·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돈 버는 사람 분명 따로 있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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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과 맞서지 말라?
시장 참여자들이 정부 정책의 인센티브 방향을 잘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 방향에 맞서다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고, 자산 수익률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 개입 정도가 다른 분야에 비해 큰 부동산시장에는 ‘정부 정책과 맞서지 말라’라는 격언도 있다(물론 맞서야 할 때도 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정부의 인센티브는 어떻게 작동되고 있을까. 특히 자산시장 측면에서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좋을까.
자산시장 입장에서 현재 당국의 인센티브 방식은 과세 부담과 강력한 억제책이 맞물려 있다. 부동산시장이 대표적이다. 과거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는 조세 수단을 통해 실질 수익률을 떨어뜨리고, 시장이 침체가 될 때는 세율 인하와 면세 그리고 대출 확대 등 유동성 공급을 통해 경기 회복을 유도했다.
1967년 양도차익의 50%까지 과세하는 ‘투기 억제세’부터 최근의 양도세 중과세까지 50여 년 동안 반복된 패턴이었다. 형태만 다를 뿐 시장이 과열되면 강력한 네거티브 인센티브를 채택하고, 시장이 침체가 되면 부동산 매입에 유리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조세 인센티브로 해결이 안 되면, 직접적인 가격 규제 수단까지 동원했다. 대표적인 것이 분양가 규제이다. 규제로만 시장 안정화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공급 물량을 대거 늘리는 조치도 이뤄졌다. 1970년대 강남 개발, 1980년대 1기 신도시, 2000년대 초 2기 신도시, 최근에 발표된 3기 신도시는 대표적인 대규모 공급 정책이었다.
이런 사정 탓에 주택시장은 가격 상승기에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침체기에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3기 신도시가 과거처럼 집값 안정화, 특히 서울 집값 안정화에 기여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목소리가 다르다. 과거처럼 정부의 강력한 네거티브 인센티브와 주택 공급이 효과를 볼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반론의 대표적인 주장이 도시 개발의 방향이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것이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척되면, 인구가 도시로 집중된다. 빠른 성장을 보이는 나라일수록 집중화의 속도는 빠르고 그 힘도 강하다. 도시에 주택난이 일어나고 가격이 치솟는다. 미국은 1960년대에 레빗 타운과 같은 신(新)주거타운을 만들었고,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도 도시의 확장에 따라 교외에 주택 건설이 이뤄졌다. 그러나 현대 도시는 다시 도시로 유턴하는 역도심 회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산업 구조도 IT,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된다. 이런 산업은 큰 공장이 필요 없다. 오히려 통신망, 교통, 학군 등 고급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인프라가 더욱 중요해진다. 한국도 지금 이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교외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보다 고급 인력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심에 공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시대에 적합한 주택 공급 방식이라는 것이다.
다른 분야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대한 과세는 이뤄지는 반면 재산 형성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혜택 상품도 지금은 연금저축계좌, 세금우대종합통장, 개인종합자산관리(ISA) 계좌 등 몇 개 남지 않았다. 여기서는 세제혜택 상품이 축소되는 것에 대한 가치 판단은 하지 않는다. 단지 트렌드를 보고자 할 뿐이다. 고령화와 복지정책의 강화로 정부 재정은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어떤 정부도 이런 흐름을 되돌려 놓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가 극단적인 파국으로 간다면, 물론 그 때는 파격적인 조치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비관적인 상황을 그리는 것은 너무 과한 예측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조세효율적인 수단을 과거보다 쉽게 찾기 어려워졌다는 흐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조세효율적인 투자라는 측면에서 개인투자자들은 먼저 기존에 가입하고 있는 세제혜택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상품을 찾기보다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계좌, 개인퇴직계좌(IRP), ISA 계좌 등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또 기존에 가입한 10년 이상 장기보험에 추가 납입하는 것도 좋다. 비과세 해외 펀드에 가입한 이들은 계속 불입해 나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세액공제 받는 상품에 추가 투자
경험적으로 보면, 금융상품의 경우에는 정부가 내놓는 세제혜택 상품은 돈이 없더라도 무조건 계좌를 만들어 놓는 게 유리하다. 대부분 일몰 제도가 있어 어느 시점에는 판매를 중지하기 때문이다. 나중에라도 자금 여력이 생기면 그때 미리 가입해 둔 상품을 활용하면 된다. 부동산 특히 주택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정책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 오히려 시장 에너지가 과도하게 응축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경제 상황이 너무 나빠져서 규제를 조금씩 풀어야 할 경우, 팽팽한 풍선에서 바람이 확 빠져 나가듯 시장 에너지가 크게 분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지고 성장률이 떨어지고 고령화가 되면서 세금 인상 요인이 많아지면, 조세효율적인 투자 수단의 가치는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미 우리 사회도 이런 상황에 들어선 것 같다.
※ 필자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로, 경제 전문 칼럼리스트 겸 투자 콘텐트 전문가다. 서민들의 행복한 노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은퇴 콘텐트를 개발하고 강연·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돈 버는 사람 분명 따로 있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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