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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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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發 매물 풍성 …M&A 시장 훈풍

증권 일반

올해 대형 사모펀드(PEF)들의 펀드 만기가 다가오면서 그간 보유했던 포트폴리오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매물로 내놓은 롯데카드는 그 중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대형 사모펀드(PEF)들의 펀드 만기가 다가오면서 그간 보유했던 포트폴리오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드라이파우더를 소진해야 하는 PEF들이 저마다 매물을 내놓고 인수 후보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한동안 움츠렸던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점차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얼어붙었던 M&A 시장의 분위기와 달리 올해는 1분기부터 조 단위 M&A 거래들이 성사되며 분위기가 반등하고 있다. 지난 3월 MBK파트너스는 3D 구강 스캐너 기업인 메디트 인수를 위한 잔금 납입 절차를 마쳐 2조4000억원의 빅딜을 이끌어냈다.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공동으로 국내 1위 임플란트업체 오스템임플란트를 2조2700억원에 동시 인수하는 광폭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보안 전문기업 SK쉴더스가 EQT파트너스에 3조원에 매각되는 등 M&A 시장에서 PEF들은 시장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골프존카운티·한온시스템·에이블씨앤씨 등 조 단위 매물 등장국내 대형 PEF들을 중심으로 조 단위 가격이 언급되는 펀드발 매물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골프존카운티가 대표적이다. 골프존카운티는 국내 최대 골프장 운영기업으로 지난 2018년부터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로 몸값은 2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부터 골프존카운티의 기업공개(IPO)를 시도해왔지만 증시 침체 등의 이유로 상장에서 매각으로 눈을 돌렸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부터 롯데카드를 매물로 내놓고 매수자를 찾고 있다. 지난 2019년 우리은행과 손잡고 당시 1조3810원에 롯데카드 인수에 성공한 MBK파트너스는 현재 약 3조원을 매각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협상이 한 차례 좌초됐던 하나금융을 비롯한 금융지주들이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한앤코)는 한온시스템을 비롯해 SK해운·SK에코프라임·쌍용레미콘·케이카 등 다수의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5년 자동차용 부품 제조 업체 한온시스템을 2조7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한앤코는 2021년도부터 매각을 시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시장에선 한온시스템의 몸값을 5조원 내외로 예측하고 있다. 과거 매매가격으로 8조원까지 언급됐던 한온시스템은 최적의 매각 타이밍을 놓쳤단 해석이 나오지만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를 타면서 매각 작업 역시 탄력을 받을 거란 전망이다. 한앤코의 또다른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하나인 쌍용C&E의 자회사 쌍용레미콘의 매각도 추진 중이다. 매각대상은 쌍용레미콘 지분 100%로 매각가는 50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쌍용레미콘은 안정적인 실적과 재무구조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건설경기 악화를 우려해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앤코는 포트폴리오 기업 중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 매각에도 나선 상태다. 케이카 지분의 72%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한앤코는 지난 12월부터 케이카 매각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현재로서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 등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매각가는 5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중고차 시장의 하락세로 인해 몸값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 3월 에이블씨엔씨 매각의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이달 중 본입찰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으로 최근 업황 회복세가 감지되자 본입찰 대신 원매자들로부터 제안을 받는 ‘상시 매각’체제로 전환했다. 실적 반등과 주가 개선 등을 고려해 몸값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모건스탠리 PE가 최대주주로 있는 종합제지기업 전주페이퍼의 매각 후보에 IMM PE와 하이자산운용 등이 선정되며 예상 매각가가 6000억원대로 좁혀지고 있다. 연내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JKL파트너스의 롯데손해보험, 어퍼너티PE의 버거킹, 케이엘앤파트너스의 맘스터치 등 사모펀드 발 매물들도 M&A 시장에 열기를 더한다. 펀드 만기 도래…추가 자금 여력 마련 나서이처럼 PEF들이 보유하고 있던 매물들을 쏟아내는 데에는 인수 후 펀드 만기가 다가오는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PEF들은 보통 기업 인수 후 5년 정도가 흐른 시점에서 매각을 시도한다.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기업들도 주로 2017~2018년도에 사모펀드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곳들이다. 보유하고 있던 기업을 매각하고 추가 자금 여력을 키운 PEF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고 또다른 기업이나 사업부 인수에 나서면서 시장에 훈풍을 불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알짜 매물을 찾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인수금융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다양한 M&A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기업 몸값(밸류에이션) 거품이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알짜매물들을 기다리고 있는 매수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물로 나온 기업들 중 옥석을 가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각 측과 인수 측의 가격 눈높이가 맞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2023.06.26 07:30

4분 소요
골프 호황 끝났나…MBK의 골프존카운티 출구전략은

재테크

충북 진천에 위치한 골프존카운티 화랑 전경. 엔데믹이 도래하며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골프 산업의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상승세가 둔화하는 현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MBK파트너스가 내놓은 매물 골프존카운티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MBK는 지난해부터 골프존카운티의 기업공개(IPO)를 시도해왔지만 증시 침체로 상장에서 눈을 돌려 매각으로 선회한 바 있다.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국내 최대 골프장 운영사업자 골프존카운티를 매물로 내놨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골프존카운티 설립 당시 1140억원을 투자해 지분 50%를 확보했으며 현재까지 2880억원을 투입해 골프존카운티의 보통주 54.83%, 전환우선주 3.54%를 보유하고 있다. 당초 골프존카운티는 상장을 목표로 해 지난해 4월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지만 공모 시장의 침체로 상장을 연기했다.이후 MBK파트너스는 IPO 대신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지만 매매가에 대한 눈높이 차이가 커 매각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8월 IPO 추진 당시 골프존카운티의 몸값은 2조원가량으로 추정됐지만 증권가에 따르면 현재는 최대 1조7000억원 정도로 예측된다. 매각 당사자인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매각 시점 등과 관련해 “IPO를 철회한다고 한 적은 없다”며“(골프존카운티의) IPO 주관사이기도 했던 모건스탠리에서 시장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지 매각이 공식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투자 당시 IPO 시기에 관한 조건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IPO 시장 상황이 공모를 무리하게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골프장 매물도 잇따르고 있다. 큐캐피탈이 보유한 큐로CC와 그랜드부민이 보유한 제주힐컨트리클럽도 새 주인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큐캐피탈은 지난해 상반기 약 3000억원에 큐로CC 매각을 추진했지만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무산된 바 있다. 회사는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연내 매각 방안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부터 골프산업 관련 매물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렸다. 골프용품업체나 골프의류 관련 업체는 물론 골프장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2021년에 국내 PEF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세계 3대 골프용품업체인 테일러메이드를 1조8000억원에 인수해 글로벌 골프용품회사 분야 최고가 기록을 썼다. 연간 골프장 M&A 시장 규모도 2019년 1조원을 돌파한 이후 2021년까지 3년 연속 1조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붐이 일었던 당시에도 골프산업엔 고평가 논란이 있어왔다. 골프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급격한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골프장 투자 과열화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만큼 최근 사모펀드가 보유한 골프장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는 현상도 예측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한 PEF 관계자는 “해외 여행이 자유로워져 국내 이용자들의 해외 골프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투자자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골프 관련주들도 거품이 빠지고 있어 좀 더 시간을 두고 적정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6.08 08:30

2분 소요
대기업도 머뭇머뭇…사라진 ‘대어급’ 공모주, 하반기 컴백 가능성은?

증권 일반

‘대어급’ 공모주가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사라졌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조단위 대어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금리인상으로 기업의 몸값이나 성장성에 대해 예전처럼 후하게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가 되면서 증시 입성을 노렸던 대어들은 줄줄이 시기를 늦추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컬리, 케이뱅크, 오아시스 등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뤘다. 상장추진을 중단한 대어들은 일단 시장 상황이 나아지면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대어들이 놀기에 물이 충분히 차려면 통화정책 기조가 다시 완화로 돌아서고 유동성이 돌아와야 한다는 분석이 높다. 올해 하반기를 지나 내년까지는 봐야한다는 것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미루거나 철회를 결정한 기업이 컬리, 현대삼호중공업,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오아시스 등 여섯 곳이나 된다. 지난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쪼그라든 IPO 시장 분위기가 회복되지 않은 분위기다. 2022년 한 해 동안 IPO를 추진하다가 철회 공시를 낸 기업은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10개 이상이다. 2021년 증시가 활황이었을 때 SK바이오사이언스, SKIE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등 줄줄이 증시에 입성했을 때에 비해 공모 자금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유동성이 메말라 기관 투자자들이 높은 가격을 써내지 않으면서 기업들이 원하는 ‘몸값’을 인정받지 못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주에 대한 기관 수요 예측 평균 경쟁률과 공모 금액이 낮아졌다. 2021년 1173대 1에 달하던 기관 수요 예측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903대 1로 23%나 쪼그라들었다. 2021년 17조1000억원에 달하면 유가증권시장 공모금액도 지난해 13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그마저도 연초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영향이다. 하반기 기준으로는 549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올해 1월 IPO 시장 기관 수요 예측 경쟁률도 676대1, 일반 청약 경쟁률은 378대1로 그쳐 최근 4년(2019~2022)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1월 IPO 공모 금액도 1061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5년(2018~2022) 평균 공모 금액인 2조6129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부진했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종목이 공모를 철회하거나 연기하면서 사상 최고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2021년 대비 IPO 시장 흐름이 꺾였다”고 분석했다. 얼어붙은 IPO 시장은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중소형주 위주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하는 등 봄바람이 불었지만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을 목표한 기업까진 닿지 못한 모양새다. 투자 심리가 냉각됐고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서다. 연초부터 IPO 시장에 자금이 몰릴 것을 기대했지만 컬리가 지난달 4일 상장을 철회한 데다가 흑자 기업임을 강점으로 내세운 오아시스도 매서운 한파에 ‘이커머스 1호 상장사’ 타이틀을 포기했다. 오아시스는 지난 13일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스닥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7~8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서다. 오아시스는 희망 공모가 3만500~3만9500원을 제시했지만 대다수 기관 투자자들이 2만원을 밑도는 가격을 써냈다. 이는 공모가 하단보다도 34% 이상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SK‧두산 등 대기업 계열사도 알맞은 시기 고려 업계에선 오아시스의 흥행 여부가 올해 IPO 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고 봤다. 시가총액 상단 기준 1조2000억원 이상을 목표한 오아시스가 상장에 성공하면 IPO 분위기가 돌아올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돼서다. 오아시스마저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당분간 IPO 대어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와 이로 인한 유동성 회복이 이뤄져야 몸집이 큰 공모주도 소화할 여력이 생길 것이란 분석에서다. 금리인상 기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은 높지만, 인하로 돌아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높다. 미국에 앞서 우리나라가 먼저 금리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운데, 미국의 고용시장이 아직은 호조를 보이고 있고 물가상승률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다만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은 여전히 많다. 대규모로 주식을 발행해 앞으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상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SK, 두산, 카카오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자금 확보가 필수적인 데다가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노리고 미리 기업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들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거론되는 대어급 IPO 후보군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서울보증보험(SGI) ▶SK에코플랜트·온·매직 ▶LG CNS ▶CJ올리브영 ▶라인게임즈 ▶두산로보틱스 등이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했던 현대엔지니어링·현대오일뱅크·SK쉴더스·원스토어 등이 재도전할지도 관심사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불안함이 지속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꾸준히 IPO 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종목 선정에 신중한 모습”이라면서 “하반기 본격적으로 증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성공으로 ‘한 해 장사를 다 했다’는 식의 평가가 나왔을 정도”라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부담이 적은 중소형주에 비교적 쉽게 투자하는 만큼 코스피가 회복세를 보여야 대어급 공모주에도 투자 심리가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3.03.06 07:00

4분 소요
오아시스 너마저…대어 사라진 IPO 시장, 소어들만 ‘따상’

증권 일반

대어는 없지만 따상(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로 형성한 뒤 상한가)은 있다. 올들어 IPO(기업공개) 시장의 분위기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올해 신규 상장한 10개 종목은 모두 공모가를 웃돌고, 이중 5개는 따상에 성공했다. 상장 후 이틀 연속 상한가에 오르는 ‘따따상’도 등장했다. 대부분은 공모 규모가 500억원 미만인 소형주였다. 공모주 몸집이 가벼울수록 주가는 더 높이 치솟았다. 대형주 IPO는 분위기가 딴 판이다. 올해 첫 조(兆)단위 대어로 주목받은 오아시스는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상장을 잠정 철회했다. 시가총액 4000억원 이상 중형주 역시 소형주에 비해 상장 후 주가 수익률이 낮다. 과거 공모주 열풍이 IPO 대어를 중심으로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시장 분위기가 180도 바뀐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시장 열기가 아직 온전히 살아난 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증시 1월 효과 등으로 공모주 투자 심리가 일부 회복됐지만, 몸이 무거운 종목을 잘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증시 유동성이 완전히 풀린 건 아니라는 평가다. 기관 투자자들이 대어들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올해 상반기까지 대형 새내기주의 상장은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온다. 소형주 줄줄이 따상인데…대어는 ‘실종’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시에 입성한 10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지난 28일 종가 기준 평균 수익률은 118.52%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꿈비로 공모가(5000원) 대비 수익률은 280.40%에 달했다. 오브젠(243.89%), 미래반도체(199.83%), 스튜디오미르(113.33%)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세 자릿수에 달했다. 이들 4개 종목은 모두 ‘따상’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꿈비의 경우 상장 이튿날에도 상한가를 달성하며 올해 첫 ‘따따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또다른 특징은 모두 공모 규모가 작은 소형주였다는 점이다. 통상 공모주는 공모 규모 1000억원 미만을 소형주로 보지만, 올해는 500억원도 채 되지 않는 초소형주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꿈비의 경우 공모 규모가 100억원으로 작았고 오브젠(140억원), 스튜디오미르(195억원), 미래반도체(216억원) 등도 100~200억원대 공모에 나섰다. 지난 20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첫날 따상을 달성한 이노진의 경우 공모 규모가 78억원에 불과했다. 소형주들은 수요예측 단계에서부터 기관들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 9일 상장한 꿈비는 희망 공모가 밴드(4000~4500원) 상단보다도 높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는데,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한 건 작년 7월 새빗켐 이후 6개월만의 성과였다. 반면 삼기이브이, 티이엠씨 등 구주매출 비중이 높거나 시가총액 4000억원 내외 종목들은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보다도 낮은 가격에서 결정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반면 시가총액 조단위 대어는 신규 상장사 목록에서 자취를 감췄다. 올해 첫 조단위 대어이자 이커머스 1호 상장사로 시장의 이목을 한 몸에 받던 오아시스는 지난 13일 공모 철회를 결정했다. 회사의 적정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컬리, 케이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골프존카운티 등에 이어 올해 5번째 상장 철회였다. 오아시스는 수요예측 흥행 부진에 고배를 마셨다. 오아시스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500~3만9500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대부분은 오아시스의 적정 공모가를 2만원 이하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 하단보다도 30% 이상 낮은 가격이다. 당초 오아시스가 목표했던 시가총액 1조원대 달성도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오아시스 공모가가 2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지난해 말 오아시스에 투자를 단행한 이랜드리테일 등 전략적투자자(SI) 뿐 아니라 2021년 재무적투자자(FI)로 합류한 유니슨캐피탈 등도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오아시스는 상장을 강행하기보다 적절한 시기를 다시 물색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대어가 이끌던 따상행진…눈높이가 바뀌었다과거 공모주 열풍은 대형 공모주일수록 더 뜨거웠다. 2020년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2021년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까지. ‘공모주=따상’ 공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개인 투자자들은 대형 공모주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작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신기록을 쏟아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코스피 사상 최고치인 2023대 1을 기록했고, 수요예측의 전체 주문 규모는 일부 허수가 있긴 했지만 1경5203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단위에 도달했다. 공모가(30만원) 기준 시가총액이 70조원으로 상장만 해도 코스피 3위로 껑충 뛰어오르는 수준이었다. 기존 크래프톤(24조원), 삼성생명(22조원), 카카오뱅크(19조원) 등을 훌쩍 뛰어넘었다. 일반청약에서도 청약 증거금 114조원, 청약 건수 440만건을 달성하며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다. 상장 후 수익률도 좋았다. SK바이오팜은 ‘따따따상’, 카카오게임즈는 ‘따따상’을 달성했고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등도 상장 첫날 상한가까지 올랐다. 카카오페이는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하며 ‘따’에는 성공했고,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15.41% 내린 가격으로 마감했음에도 코스피 시총 2위에 올랐다. 시장의 눈높이가 바뀐 건 작년부터다. 금리인상 기조로 접어들면서 시중에 풀렸던 유동성은 위축되기 시작했다. 어찌보면 2022년은 공모주 시장도 역대급 호황 이후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부작용을 경험한 시기였다. LG에너지솔루션을 끝으로 지난해 조단위 상장사는 자취를 감췄다.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상장 철회를 선언했고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눈높이를 낮춰 상장을 강행한 쏘카 등도 흥행에 실패한 건 마찬가지였다. 증권가에선 1월 효과에 공모주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지만 몸집이 큰 대형 공모주를 담을 만큼 유동성 회복은 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대어급 기업에 대해선 기관들의 보수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공모 규모를 줄이거나, 공모가 수준을 낮추는 등 시장 친화적인 가격을 제시하는지 여부가 흥행의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따상에 집착하는 투자 행태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IPO 시장의 분위기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은 분명 인정하지만, 이러한 주가 급등 현상에 대한 집착은 지양해야 한다”며 “상한가를 기록하면 성공, 아니면 실패라고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따상은 2020년 10회, 2021년 15회를 기록 후 2022년엔 3회, 2023년엔 5회를 기록 중”이라며 “시가총액 기준 1조원 이상의 기업은 과거 4회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시총 3000억원 미만의 중소형주, 그중에서도 소형주에서 드물게 발생한다”며 “따상을 대형주에서 떼어 놓은 것처럼 당연한 듯이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모주, 상장 후도 다시보자공모주 투자의 대부분은 청약 등 IPO 이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해 60개에서 100개에 이르는 기업들이 새롭게 주식시장에 데뷔하는데, 이중 상장 후 수개월이 지날 때까지 투자자의 관심을 유지하는 기업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상장 후 투자자 관심이 사그라들면서 신규 상장사가 공모자금을 활용해 이뤄지는 기업 내부의 긍정적 변화들은 시장에 늦게 알려진다. DB금융투자는 이를 활용해 ‘포스트 IPO(Post-IPO)’ 투자도 눈여겨봐야한다고 조언한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미래성장 기대에서 실질적 성과로 옮겨간 상황에서 미래 성장성에 베팅하는 ‘프리 IPO(Pre-IPO)’ 보다 상장 이후 투자 기회를 찾아볼 만 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상장 후에는 공모주 배정, 청약 증거금과 같은 투자제약 요소도 없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유현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시현할 수 있는 방법은 공모에 참여해 상장일에 바로 매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투자자가 이런 단기투자 전략을 채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제약이 없어 수익규모를 늘릴 수 있고,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는 경향이 있어 각 기업을 잘 파악한다면 높은 수익률을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DB금융투자가 2013~2020년 중 상장일 종가 대비 2년 후 코스피 상대수익률 상위 3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4개 기업은 셀리버리, 신라젠, 엘앤씨바이오, 박셀바이오 등 모두 바이오테크 기업이었다. 그밖에 유티아이(핸드셋 부품), BGF(유통), 나스미디어(광고), 천보(2차전지 소재) 등 다양한 영역의 종목들이 상장 2년 뒤 높은 수익률을 냈다.유 연구원은 “IPO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상장은 대규모로 주식을 발행해 지속성장에 필요한 자본을 모집하는 과정이고, 자본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됐는지는 상장을 완료한 이후에나 확실하게 검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드림텍, 현대무벡스, 레이, 티앤엘, 씨에스베어링, 아모그린텍, 그린플러스, 리메드, 아이디피 등 9개 종목을 포스트 IPO 투자가 유망할 회사로 선정했다.

2023.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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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가 꽁꽁 얼어붙은 IPO(기업공개) 시장에 ‘이커머스 상장 1호’ 도전장을 냈다. 증시 부진으로 컬리를 비롯해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등 공모 대어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공모청약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는 가운데 오아시스는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탄탄한 기업 가치가 변한 게 아니어서다. “당장 자금 조달이 필요해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일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상장이 급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상장은 오아시스가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기 때문에 흑자를 무기로 고객과 주주에게 사랑받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아시스는 2011년 설립된 오프라인 매장 기반 신선식품 배송 기업이다. 온라인 중심 이커머스 기업들과 달리 60여개 오프라인 매장이 특징이다. 2018년에는 ‘오아시스마켓’을 출시해 신선식품 새벽배송까지 사업 범위를 넓혔다. 유기농 상품과 자체 제작 상품(PB) 등으로 사업군을 다양화해 고객 이탈율을 줄이고 중복 구매율을 높였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합쳐진 사업 구조로 새벽 배송 업계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성장과 동시에 수익성을 확보한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기점으로 배달 수요가 급증한 덕을 봤다. 2021년 한 해 동안 매출액 3569억원, 영업이익 56억834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도 매출 3118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내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8%. 78.4%씩 증가한 수치다. 매출의 58%가 이커머스에서 나올 만큼 온라인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흑자 비결은 자체 개발한 물류 시스템인 ‘오아시스 루트’다. 모회사인 지어소프트의 IT 기술력을 적용해 만들었다. 오아시스를 이커머스 IT 기업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오아시스 물류 센터 직원들이 ‘오아시스 루트’로 주문과 상품 위치를 확인해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 비용을 줄이고 업무 효율을 높였다. 성남·의왕 물류센터에서 제품을 합포장해 포장재 비용을 3분의 1로 절감하고 있다. 오아시스를 이끄는 안준형 대표는 재무통으로 불린다. 1979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EY한영 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경력을 쌓았다. 이후 파이텍 CFO, GETECH SG Korea 재무총괄 등을 지냈다. 2018년부터 오아시스에 합류해 CFO를 지내며 수익성 강화에 집중했다. 지난해 1월에 CEO로 발탁돼 상장을 위한 기초체력을 다져왔다. 상장 준비를 위해 일찍이 지어소프트 등 계열사 사내이사 자리도 내려놨다. 이사회 독립성을 갖추기 위해서다. 회원 수를 늘리겠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지금처럼 흑자 기조를 이어나가기 위해 회원 수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재 130만 명 회원으로 매출액을 낸 만큼 회원 수 증대에 따른 고성장을 기대하고 있다.신사업 진출을 위한 협업도 활발하다. 오아시스는 KT그룹, KT알파, 이랜드리테일, 케이뱅크 등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KT그룹과는 음성 장보기 서비스, KT알파와는 오아시스알파를 설립해 온에어 딜리버리 서비스를 한다. KT AI(인공지능) 스피커인 기가지니로 오아시스마켓에서 장을 볼 수 있는 식이다. 유통은 물론 금융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오아시스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500~3만9500원이다. 총 공모 금액은 1597억~2068억원 규모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9679억~1조2535억원가량이다. 오는 2월 7~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14~15일 일반청약을 거쳐 내달 중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을 맡았다.오아시스가 최근 인정받은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는 1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6월 이랜드리테일로부터 33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1조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공모가 예상 상단 기준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면 ‘대어’급이 된다. 오아시스의 상장 흥행 여부가 앞으로의 IPO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커머스 상장 1호’에 도전장을 낸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를 만나 상장 배경과 전략을 들어봤다. 이커머스 1호 상장을 앞둔 소감은? 상장은 오아시스가 성장을 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오아시스는 스타트업 같은 회사다. 회사 콘셉트 자체가 화려하지도 않고 마케팅에 큰 돈을 쏟고 있지도 않다. 1호라는 타이틀에 집착하기보다는 지금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하나의 기회고 시기라고 본다. 상장을 하게 되면 사회적 책임이 더 커진다. 책임감을 가지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IPO 혹한기에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기업 가치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장을 쭉 준비해 왔고 상장준비가 됐으니 상장하려는 것이다. 물론 증시 상황이 좋았다면 지금보다 기업 가치를 두 배에서 세 배 이상 평가받을 수 있었겠지만 오아시스라는 회사의 가치는 동일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자금 조달이 급해 상장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투자를 유치했고 회사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도 1000억원 가까이 된다. 이번 상장은 앞으로 오아시스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한다. 예상보다 공모가가 너무 낮게 책정된다면?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일단 부딪혀 보려고 한다. 오히려 공모가에 버블이 낀 상황보다는 적정한 기업 가치를 평가받아 시장에 입성하고 싶다. 오아시스만의 강점이 있다면.재무 건전성이다. 현재 금융 차입금 은행 차입금이 전혀 없다. 꾸준히 현금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신선식품 시장 자체가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 오아시스마켓 회원 수도 130만명으로 적은 편인데 나오는 매출 규모가 지난해 3분기 기준 3118억원으로 괜찮은 편이다. 적은 회원 수에서도 흑자를 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회원 수가 늘어난다면 성장 가능성이 더욱 클 것이라고 본다. 꾸준히 구매하는 콘크리트 회원층도 탄탄한 편이다. 흑자 비결이 ‘오아시스 루트’라고 했다. 오아시스 루트를 설명한다면.오아시스는 기술 특화 이커머스 기업이다. ‘오아시스 루트’는 쉽게 말하면 자체 개발한 효율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3km를 가야 채울 수 있는 재고를 100m만 가도 채울 수 있도록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동선을 최적화해 준다. 새벽 배송 업계의 원가 절감 구조는 굉장히 단순하다. 인건비, 포장비, 소모품비, 건당 배송비 등 이런 원가를 줄여야 하는데 ‘오아시스 루트’로 최적의 동선을 구현해 수익을 내고 있다. 구주 매출 비중이 30% 정도로 높다. 상장 이후 주가 하락 우려에 대한 해결책이 있나. 구주 매출은 전부 모회사의 지어소프트 몫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회사가 자금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주를 발행해 유통 물량을 늘린다기보다는 구주를 매각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좋은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주가 FI(재무적 투자자)들의 배를 불리는 것이 아니고 모회사로 들어가는 구조다. 자본시장법상 상장사의 대주주가 모회사인 만큼 상장한 순간 엑시트(투자금 회수)도 금지돼 있다. 또 지어소프트가 보유한 지분에 3년의 자발적 의무보유 확약을 걸었다. 모회사 지어소프트로 들어가는 자금은 어떻게 쓰이나. 시너지 방향이 있다면.결국 오아시스의 무기는 ‘오아시스 루트’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수익을 내고 흑자를 낸 이유는 남들과 다르기 때문인데 이 ‘오아시스 루트’를 지어소프트가 담당하고 있다. 오아시스와 지어소프트는 같이 성장해야하는 구조다. 오아시스가 성장하는 만큼 개발 시스템을 고도화해 소프트웨어에 투자할 생각이다. 신주 발행을 통한 공모 자금 활용 방안은?전국구 물류 센터 확대를 생각하고 있다. 공모 자금을 알차게 쓸 수 있다. 소프트웨어 기반 회사기 때문에 물류 센터 구축에 큰 자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오아시스 루트’를 복사해서 적용시키면 된다. 물류 센터 하나 구축하는데 보증금이나 월세 등을 뺀 순수 투자 비용으로 40억~50억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실제 물류 센터에 와 보면 소프트웨어로 돌아가기 때문에 생각보다 소박하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그래서 공모 자금을 물류 센터 효율화와 오프라인 매장 투자나 신사업 등에 알맞게 사용할 수 있다. 또 꾸준히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무인 매장은 고객이 상품을 계산대에 올려놓으면 형체를 인식해 기계가 자동으로 계산해 준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장기적으로 오아시스를 사용하는 손님들이 미래의 주주라고 생각하고 있다. 미래의 주주들이 오아시스의 잠재 고객이다. 오아시스 캐치 프레이즈가 ‘사랑받는 오아시스’다. 앞으로도 고객과 주주에게 모두 사랑받는 오아시스가 됐으면 한다. 튼튼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미래 회원 수가 1000만명, 2000만명을 돌파했을 때의 외형과 성장 규모를 생각해 보셨으면 한다.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회사라고 자신한다.

2023.01.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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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일사천리'…오아시스가 IPO 가속페달 밟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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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가 공모청약 절차에 착수하면서 이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지 2주 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오아시스가 ‘쇠뿔도 단김에 빼자’에 나선 데에는 1호 타이틀의 갖는 상징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상장 기한인 6개월 내에 증시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한몫했다. ◇ 단기간 내 증시 분위기 반전 어렵다…GO 선택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1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위한 공모절차에 들어갔다. 7~8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 짓고, 14~15일 공모청약을 실시하면 2월 말께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8일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5개월 만에 데뷔에 성공하는 셈이다. 공모시장 대어로 꼽히는 기업들이 대부분 예비심사를 통과하고도 눈치보기를 하며 증권신고서 제출 시기를 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작년 9월에 예비심사를 통과한 골프존카운티와 케이뱅크는 4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공모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고, 오아시스보다 일주일 먼저 예비심사를 통과한 LB인베스트먼트도 아직 증권신고서를 내지 않았다. 증시 분위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회사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곳들은 철회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만 바이오인프라,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골프존커머스, 자람테크놀로지 등이 증권신고서까지 제출했다가 다시 철회신고서를 내면서 뒤로 빠졌고, 이커머스 상장 1호의 강력한 후보였던 컬리는 작년 8월 상장심사 문턱을 넘어선 후 4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일정을 잡지 못하다 이달 초 상장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아예 심사 단계에서 철회한 곳도 있다. 잉카엔트웍스, 에스엠랩, 팍트라인터내셔널, 테토스, 프리닉스, 모노리스 등이 심사청구 후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자진 철회했다. 눈높이를 낮춘다 해도 워낙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이라 공모청약 흥행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에는 공모청약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10~11일 공모청약을 진행한 반도체 특수가스 업체 티이엠씨는 예정된 모집주수를 채우지 못했다.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이 높지 않아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보다 12.5% 낮은 수준으로 결정했고 공모물량도 줄였지만 참패한 것이다. 공모주 청약에서 미달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런 분위기에도 오아시스가 상장에 속도를 내는 것은 오래 기다린다고 시장 상황이 나아지진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물가나 금리와 같은 외부 여건이 단기간 내에 바뀔 것 같지 않아 몇 달 더 지체한다고 해서 유리해지는 것이 별로 없다고 판단했다”며 “금리가 올라가면서 밸류에이션 환경이 달라진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작년 자금경색이 발생했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채권시장(유동성 상황)이 많이 회복된 상태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 탐나는 1호 타이틀…컬리 대비 경쟁력 부각 효과도이커머스 1호 상장이라는 타이틀도 오아시스에게는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오아시스에 투자해 지분 5.23%를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유니슨캐피탈이 1호 타이틀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작년 8월 컬리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을 때만 해도 오아시스는 느긋한 모습이었다. IPO를 추진하되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작년 6월 최대주주인 지어소프트가 오아시스 지분 3%를 이랜드리테일에 매각하면서 자금을 확보한 상태였던 데다 온에어 딜리버리나 퀵 커머스 등 신사업 진출에 방점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사인 컬리가 상장을 연기하면서 오아시스에게 1호 타이틀을 차지할 기회가 돌아왔고,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컬리의 상장 연기가 오히려 오아시스의 경쟁력을 부각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성장성만으로 후한 평가를 받던 시기가 끝나면서 한때 4조원대로 평가받았던 컬리의 몸값은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실제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이어야 밸류에이션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새벽배송 주요 경쟁사 중에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해온 오아시스의 강점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컬리의 상장 연기 직후인 만큼 ‘오아시스는 다르다’는 포인트를 전달하기에 적기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비교대상 기업 중에 오아시스는 외부 자금 수혈 없이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는 점이 첫 번째 차이점”이라며 “작년 말부터 의왕 물류센터가 서서히 가동되기 시작했는데 기존 성남 물류센터의 다섯 배 규모로 추가 설비투자 지출 없이도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에서는 외형보다는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는가를 투자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컬리 대비 오아시스는 마케팅 강도 등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일단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2023.01.1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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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부진 속 IPO·장외시장도 ‘꽁꽁’ [새해에도 암울한 증권가③]

증권 일반

증시 부진이 지속되면서 신규 상장을 준비하던 예비 상장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올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도 반전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성장주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조(兆) 단위 기업가치로 주목받던 장외시장 대어들의 몸값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 수는 13곳(스팩 제외)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했고 5월 태림페이퍼, 원스토어, SK쉴더스가 연달아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4분기에만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제이오, 밀리의서재, 바이오인프라, 자람테크놀로지 등 6곳이 연달아 상장을 중단했다. 지난해 4분기 SM상선,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 넷마블네오 등 단 3곳만 상장을 철회한 것과 대조적이다. 상장을 철회한 기업 대부분은 수요예측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기업이 희망하던 공모가 수준보다 낮은 가격을 써내면서다.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 자금조달 시장 경색 등으로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다.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한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내년이나 그 이후로 시기 조율에 나섰다. 가까스로 상장을 완주한 기업들도 수요예측 흥행에 줄줄이 실패했다. LG에너지솔루션, 수산인더스트리, 쏘카 이후 올해 네 번째(리츠 제외)로 코스피 상장에 도전한 바이오노트는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1만8000원)의 절반인 9000원으로 확정했다. 11월에 수요예측을 진행한 9개 기업 중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 아래에서 결정한 회사는 6개사에 달했다. 기업 3곳 중 1곳은 공모가를 당초 예상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확정한 것이다. ━ 조 단위 대어 줄줄이 출격…투심 회복은 ‘글쎄’ 내년으로 상장 시기를 넘긴 기업들은 시장 분위기 반전을 고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내년엔 컬리·골프존카운티와 케이뱅크의 경우 상장 예비심사 승인 유효 기간이 내년 2월과 3월 각각 만료됨에 따라 내년 1분기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 기간에 상장하지 못하면 예비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LG CNS, SK에코플랜트, CJ올리브영 등 조 단위 대어들도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예상 기업가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10조원, 카카오모빌리티(8조원), LG CNS·SK에코플랜트(7조원), 케이뱅크(5조원), 컬리(4조원), CJ올리브영(2조원) 등이다. 올해 상장을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원스토어 등도 상장 예비심사를 다시 받아 재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11번가, 오아시스, CJ올리브영 등도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내년에도 침체한 시장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하락세가 내년 1분기까지 지속할 전망인 데다 자금조달 시장 경색이 여전해 투자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IPO 시장 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시중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모 규모가 400억원 이상인 중대형 IPO에 대해서 “공모가 밴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서는 추진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냉랭한 분위기는 장외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주가는 올 초 49만4000원에서 지난 19일 11만3000원으로 77.13% 급락했다. 간편결제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13만9000원에서 3만6700원으로 73.60% 하락했고, 야놀자는 9만5000원에서 4만6200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카카오모빌리티(-45.91%), 케이뱅크(-45.02%), LG CNS(-18.07%) 등 장외시장 대어들도 예외는 없었다. ━ 기관 뻥튀기 청약 손질…시장 분위기 바꿀까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지난 18일 발표한 개선된 IPO 제도가 시장 분위기를 바꿀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 태스크포스(TF) 논의와 의견수렴을 거쳐 ‘IPO 건전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기관의 수요예측 기간을 기존 2일에서 7일 안팎으로 늘리고, 주관사는 수요예측 참여 기관의 주금 납입 능력을 확인해 물량을 배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금융당국은 수요예측에 임하는 기관의 ‘뻥튀기 청약’이 투자자 피해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기관투자자는 원하는 물량을 배정받을 목적으로 실수요 이상의 과도한 청약을 넣어온 관행이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 공모 당시 기관 주문액으로 무려 1경원이라는 비정상적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기관의 허수성 청약이 쏠리면서 수요예측 경쟁률은 2019년 417대1에서 2020년 830대1로 뛰었고, 올해 상반기엔 1330대1까지 치솟았다.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관행도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내년 중 ‘IPO 단기차익거래 추적시스템(가칭)’을 구축해 의무보유미확약 기관의 공모주 매도 내역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공모주 물량 배정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의무보유확약과 그에 따른 매도 내역에 따라 공모주 물량을 차등 배정하겠다는 것이다. 공모주의 상장 당일 가격 변동 폭도 현행 공모가 기준 63∼260%에서 60∼400%로 늘어난다. 공모주 상장 후 가격 급등락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신규 상장사의 경우 상장일 개장시간이 아닌 ‘최대한 많은 거래가 발생할 수 있는’ 균형가격 형성 시각에 거래가 시작된다. 일본에서는 상장 당일 공모가의 25~400%를 기준으로 시초가를 형성한다. 소수에 의한 거래기회 독점, 균형가격 발견 지연 등을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당국은 “상장 당일 가격 변동 폭을 대폭 확대해 일시적으로 투자심리가 과열되는 현상을 막고, 소수 투자자의 투기적 베팅으로 쉽게 가격 변동 폭 상한에 도달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이번 방안으로 적정 공모가가 산정되고, 실제 수요와 납부 능력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2022.12.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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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새 4개社 상장 철회…기관도 외면하는 IPO 시장

증권 일반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와 2차전지용 탄소나노튜브 전문기업 제이오가 상장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달 골프존커머스, 라이온하트스튜디오와 함께 두 달 새 벌써 4개 기업이 상장을 철회했다. 기관이 평가한 기업가치와 회사 측이 원하는 적정 공모가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면서다. 공모주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공모가를 크게 낮춰 상장하거나, 아예 올해 상장을 포기하는 예비 상장사도 속출하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와 제이오는 전날 잔여 공모일정을 진행하지 않기로 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밀리의서재 측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고, 제이오 역시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밀리의서재는 희망 공모가 밴드로 2만1500~2만5000원을, 제이오는 1만5000~1만8000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수요예측에 참여한 대다수 기관은 희망밴드 하단을 밑도는 가격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엔 골프존커머스와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수요예측 흥행 부진에 상장을 철회했다. 골프존커머스는 희망 밴드(1만200~1만2700원) 내에서 수요 확보에 실패하자 공모가를 7600원으로 크게 낮추기도 했으나 결국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곳은 이뿐만이 아니다. 아이피오스탁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쏘카, 더블유씨피(WCP), 루닛, 에이프릴바이오,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샤페론, 플라즈맵, 큐알티, 엔젯, 윤성에프앤씨, 디티앤씨알오 등 11개 기업이 희망 밴드 하단보다 낮은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 얼어붙은 투심…‘고평가’ 꼬리표도 부담 기관이 수요예측에서 낮은 공모가를 제시하는 이유는 고평가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 밀리의서재는 IPO 초기 단계부터 전자책 상장사가 없어 웹툰·웹소설 상장사 3곳을 경쟁기업으로 설정해 논란이 됐다. 골프존커머스는 계열사인 골프존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6배인 상황에서 PER 23배를 제시하며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게임 ‘오딘’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고평가 이슈와 함께 중복 상장으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라이온하트 측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 최상단(5만3000원)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4조4997억원으로, 3조 원대인 모회사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을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라이온하트가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의 65%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모자회사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디스카운트(저평가) 지적도 이어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 조달시장이 경색되면서 투자심리가 더 악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초우량 회사채도 유찰되는 상황에서 기관들이 플랫폼·게임 등 성장 공모주에 투자를 집행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상장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했으나, 최근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상장 목표 시기를 내년 1월로 고지했다. 내년 2월까지 상장 예비심사 효력이 유지되는 컬리(마켓컬리)와 골프존카운티 등도 내년 초로 상장 시기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2022.11.0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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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인기도 한풀 꺾이나…

부동산 일반

최근 2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특수를 누렸던 골프장들이 줄줄이 골프장 비용(그린피) 할인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고물가 행진에 이용객 수 감소까지 골프장 인기도 한풀 꺾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8일 한국대중골프장협회에 따르면 8월부터 137개 회원사 가운데 44개 회원사가 그린피를 자율적으로 인하하는 캠페인에 참여했다. 그린피 인하 캠페인에 동참한 회원사는 ▶감곡CC ▶고창CC ▶골프클럽Q ▶골프존카운티(감포·경남·구미·무주·사천·선운·순천·안성H·안성W·오라·진천·천안·청통·화랑) ▶드래곤레이크CC ▶노스팜CC ▶떼제베CC ▶라싸CC ▶로얄링스CC ▶리앤리CC ▶블루원((상주·용인) ▶서산수CC ▶솔트베이CC ▶신라CC ▶썬힐CC ▶알프스대영CC ▶양평TPC ▶유니아일랜드 골프&스파 리조트 ▶이천 실크밸리GC ▶인천그랜드CC ▶파가니카CC ▶파주CC ▶포레스트힐CC ▶푸른솔포천CC ▶필로스CC ▶한림용인 ▶한림안성 ▶한맥CC ▶해솔리아CC ▶히든밸리CC 등이다. 골프장업계가 그린피 인하에 나선 이유는 고물가 행진 등으로 더욱 늘어난 골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대중골프장협회 관계자는 "최근 2년 간 많은 분들이코로나19로 실내 체육 활동 제한을 받은 대신 안전한 장소인 골프장을 이용하면서 일시적인 수요 증가로 불편을 겪었다"면서 "협회 소속 회원사들은 코로나19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고물가 등으로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하기 위해 이용요금 인하 캠페인에 적극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용요금 자율 인하가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2년간 골퍼들의 그린피 등의 골프 이용비용이 급증했다. 골프장들이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면서 그린피가 단기간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폭등했기 때문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지난 5월 발간한 '레저백서 2022'에 따르면 국내 대중골프장 주중 그린피는 5월 기준 17만3500원으로 2년 전보다 29.3%나 폭등했다. 토요일은 22만1100원으로 22.0% 올라갔다. 회원제 골프장은 비회원 주중 그린피가 20만1100원으로 2년 전보다 15.1%, 토요일은 25만1600원으로 12.5% 각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캐디피도 마찬가지로 상승했다. 5월 기준 대중제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는 13만6500원, 회원제 골프장은 14만1400원으로 각각 10.7%, 13.1% 올라갔다. 이렇듯 코로나19 동안 골프장들은 특수를 누리며 막대한 이익을 가져갔다. 지난해 대중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48.6%를 기록했고, 회원제 골프장 영업이익률도 24.2%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엔데믹 국면에 들어가면서 고공 행진하던 골프장 인기가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 이는 다수의 골프장들이 그린피 할인에 나선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여파로 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대거 유입한 2030세대들이 다시 해외여행을 떠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테니스 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골프이용객 수도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IB업계 관계 자는 "'골프 수강 신청'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던 수도권 골프장 예약도 이전보다는 수월해진 것 같다"며 "지난해만 해도 2030세대들이 상당히 많이 골프 라운딩을 했는데 요즘은 코로나19 이전처럼 중년층 이상이 더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에 발맞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렸던 대중제 골프장 그린피를 잇따라 내리는 것도 수요가 감소하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해외에서 골프 라운딩을 많이 했는데 하늘길이 막히면서 국내 골프장 수요가 공급보다 더 늘어 이용요금이 치솟았다"며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좋았던 과거에 2030세대 사이에서 SNS에 화려한 문화생활을 자랑하는 유행이 퍼졌는데 주식‧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골프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30대 박모씨는 "서울이나 수도권에 위치한 퍼블릭(대중제) 골프장의 주말 그린피가 인당 25만원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하루 라운딩을 하는 데 캐디피, 식사비, 유류비를 더하면 40만원 이상을 지불하고 있다"며 "주변 2030세대 지인들도 골프장 이용에 대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골프장비들을 중고거래를 통해 판매하고 테니스나 여행 등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2022.08.08 20:07

3분 소요
[골프장 100홀 이상 보유한 국내 기업들] 부영, 최근 10년 동안 1년 1개꼴 개장

산업 일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골프장 집중 쇼핑... 골프장 전문기업의 프랜차이즈화 급물살 한국에서는 어떤 기업이 골프장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을까. 덩치가 큰 기업이라고 무작정 많은 골프장을 거느리진 않는다. 그보다는 골프장 업계 및 레저 시장의 변화가 보유 홀수를 결정짓는 변수다. 한국에서도 골프장 전문기업에 의한 프랜차이즈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 100홀 이상 보유한 기업은 11곳으로 집계됐다. ━ 국내 최대 골프장 보유기업은 부영 최근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출간한 에서는 국내 60대 그룹의 골프장 보유 홀 수를 집계했다. 그룹 규모의 기준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4분기 자산총액에 따라 나눈 순위였다. 이들 중에 27개 그룹이 지난해 말까지 82개소, 18홀로 환산하면 87.6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었다.이들 대기업이 해외에 보유한 2곳을 제외한 국내 골프장(18홀 기준 84.6곳)은 국내 총 골프장(18홀 기준 531.6곳)의 15.9%를 차지했다. 이 중 38%에 해당하는 33곳이 2010년 이후 새로 생겼다. 국내에 골프붐이 형성된 2005~09년 사이 15.2%에 해당하는 13.3곳이 추가된 것에 비하면 최근에 급속도로 증가했다는 의미다. 이중 가장 두드러진 기업이 부영이다.부영은 국내 7곳 144홀, 해외 2곳 45홀을 합치면 골프장을 총 9곳을 가지고 있으며 홀수는 189홀에 달한다. 1983년 주택건설사업체로 시작한 부영이 이처럼 많은 골프장을 보유한 역사는 10년에 불과하다. 제주도 서귀포의 27홀 퍼블릭 제주부영 컨트리클럽(CC)을 2008년 1월에 개장한 게 처음이다. 그 후 2년 뒤 라오스에 27홀의 부영라오씨게임을 직접 건설했고, 2013년 캄보디아 수도 씨엠립에 18홀 골프장을 인수했다.부영은 2008년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후 국내 골프장 회원권 시세가 급락할 때 저렴하게 나오는 골프장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골프장들을 늘려나갔다. 2011년엔 무주 덕유산을 인수했고, 지난해 2월에는 전격적으로 오투리조트, 마에스트로, 더클래식 3곳을 인수했다. 2012년 전남 순천에 순천부영을 조성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퍼블릭 18홀 나주부영까지 열었다. 부영이 보유한 7곳 중 무주 덕유산을 제외한 6곳이 퍼블릭 골프장이다.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동생인 이신근 썬밸리 회장은 토목 건설(동광개발) 업계 출신이다. 그는 2003년 충북 음성의 18홀 회원제 썬밸리CC를 시작으로 골프장 계열사를 늘려나갔다. 2005년 강원 고성에 27홀 설악썬밸리, 2007년 강원 횡성에 18홀 회원제 동원썬밸리를 열렸다. 이후 일본으로 영업망을 넓혀 구마모토에 18홀 코스 2곳을 인수했다. 2012년에는 다시 국내 9홀 여주썬밸리까지 개장하면서 국내에 4곳 72홀 체제를 갖췄다. 2014년 필리핀 클락에 36홀 클락썬밸리를 개장하면서 해외 3곳을 합쳐 총 7곳 144홀 규모로 확대되었다.삼성그룹은 국내에 총 6곳 162홀의 골프장을 거느리고 있다. 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은 열정적인 골프 애호가였다. 1968년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경기 군포에 안양컨트리클럽을 열어 애지중지 관리했다. 이 회장은 단순히 골프장을 고급스럽게 관리한 수준을 넘어섰다. 19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10여 곳의 골프장과 제휴를 맺었다. 오늘날 몇몇 골프장이 종종 추진하는 상호 회원 이용 교류(Reciprocal)를 30년 전부터 추진했다. 또한 직원들을 해외로 파견해 선진 골프장의 노하우를 배워오게 하는 등 골프장 운영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추구했다. ━ 10대 그룹 중 삼성 최다 보유 삼성은 부산의 동래베네스트를 78년 인수한 이래 99년에 안성베네스트(27홀), 2004년 가평베네스트(27홀)를 인수하면서 골프장 사업 규모를 넓혔다. 용인 에버랜드의 9홀 글렌로스는 직접 만들었다. 2014년 3월에는 에버랜드와 이웃한 레이크사이드(회원제 18홀, 퍼블릭 36홀)를 사들여 현재의 규모를 갖췄다.자산 규모로는 기업 순위 11번째인 한화그룹은 국내에 5곳 108홀, 일본 나가사키에 18홀로 총 6곳 126홀을 보유하고 있다. 1980년 6월 경기도 용인에서 36홀 플라자CC용인을 개장한 것이 골프장 사업의 시작이다. 4년 뒤에 설악에 18홀 골프장을 추가했다. 골프장 사업을 확장한 것은 2004년 춘천에 프라이빗 골프장 제이드팰리스를 개장하면서부터다. 이는 2010년 충남 태안에 개장한 27홀 골든베이로까지 이어졌다.그룹 순위 7위인 롯데는 성주골프장을 사드부지로 매각한 이후 종전 90홀에서 제주와 부여, 김해의 3곳 72홀로 축소됐다. 코오롱은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강원 춘천 라비에벨 등 4곳에 80홀을 보유하고 있다. 태영그룹은 1993년 블루원용인(구 태영CC)을 시작으로 경주의 디아너스, 블루원 상주의 3곳의 72홀, GS그룹은 춘천의 엘리시안강촌과 제주도를 합쳐 총 72홀을 보유하고 있다.10대 대기업 중에 골프장 보유에 크게 관심이 없는 곳은 주 업종에서 레저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기업들이다. 현대자동차는 제주도의 해비치 27홀과 2007년 남양주에 인수한 해비치서울 18홀 두 곳이 있다. SK는 2010년에 제주도의 27홀 핀크스를 인수했을 뿐이다. LG도 경기도 광주에 곤지암 18홀만 보유하고 있다.일본 등 해외 골프장을 인수하면서 외형을 확대한 골프장 전문 기업이 가진 홀수도 무시할 수 없다. ━ 해외로 뻗는 전문기업들 1988년 유신일 회장이 설립한 한국산업양행은 일본에서 야마하 골프카트를 수입해 국내 골프장에 유통한 회사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일본에만 골프장 8곳 162홀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골프장 업계의 흥망성쇠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유 회장은 한국의 골프장 급성장기에 카트 공급으로 큰 돈을 벌었고, 그 자금력을 바탕으로 2003년 일본 치바의 요네하라CC를 시작으로 골프장 가격이 폭락한 2005년까지 무려 7곳의 골프장을 사들였다. 그리고 넘쳐나는 한국의 골프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일본에서 인수한 골프장 마케팅 활동을 폈다. 2008년 인수한 페닌슐라오너즈의 경우 한국인 정회원을 모집하기도 했다.87년 전운사 회장이 경북 구미에 설립한 구미개발은 94년 18홀 회원제 선산CC로 골프장 사업을 시작했다. 99년엔 그 옆으로 18홀 퍼블릭 제이스를 개장했고, 2006년 경주에 감포제이스 씨사이드CC로 넓혀나갔다. 이후 전 회장은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해외 운영 법인 제이스피앤디를 두고 2008년 일본 큐슈 지역의 골프장 3곳을 인수했고, 2010년에 큐슈 미야자키에 18홀, 2011년에 큐슈에 36홀 고겐을 추가했다. 지난해 18홀 한 곳을 매각해서 지금은 국내 3곳, 일본에 4곳으로 총 7곳 144홀의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이동준 회장이 설립한 GA코리아(구 기흥관광개발)는 86년부터 경기도 용인의 골드와 코리아CC( 총 72홀)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골프장 사업 확장은 2004년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 썬시티골프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이듬해 일본 효고현의 갤럭시리조트를 사들였고, 2008년에는 중국 상하이 인근 난퉁CC를 인수했다. GA코리아는 국내 2곳 72홀과 미국·일본·중국 해외 3곳 54홀을 합쳐 총 5곳 126홀을 보유한 글로벌 골프장 기업이다.90년대 골프장 급성장기를 타고 돈을 벌어서 해외가 아닌 국내 주변 지역 골프장으로 사세를 넓혀나간 골프장 전문 기업도 있다. 이들은 수도권의 수익성 높은 골프장을 베이스캠프 삼아 제주도 등 지방으로 골프장 체인화를 추구했다. ━ 국내파 골프장 전문 기업들 신안그룹은 72년 경기 화성에 36홀 리베라CC를 개장하면서 사세를 키운 골프장 운영 전문 기업이다. 이후 99년 안성에 신안, 이듬해에 경기도 광주에 그린힐, 2006년 제주도에 27홀 에버리스로 넓혀나갔다. 2011년 말에는 현대시멘트로부터 강원 횡성의 36홀 웰리힐리(구 오스타)까지 인수하면서 5곳 144홀 규모로 확장했다.레이크힐스는 68년 속리산호텔에서 관광 숙박업으로 시작했다. 골프장으로 확대한 것은 98년 6월 경기 용인에 27홀 레이크힐스용인CC를 개장하면서부터다. 이후 2000년 안성에 9홀 퍼블릭을 리조트와 함께 열었다. 2002년 제주도에 27홀, 2006년 경남 함안에 18홀, 2008년 전남 순천에 36홀을 넓혀나가 현재는 전국 5곳에 117홀을 보유하기에 이르렀다.에머슨퍼시픽은 92년 4월 충북 진천에 개장한 27홀 에머슨CC(구 중앙)가 모체다. 2년 뒤에는 세종에머슨(구 IMG내셔널)을 인수하면서 돈을 벌었다. 2005년 리츠칼튼을 대폭 리노베이션해 아난티클럽서울을 새롭게 내놓으면서 대박을 터트렸다. 기존의 골프장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체류를 위한 라이프스타일형 클럽을 잇따라 제시하면서 각광받았다. 2006년 경남 남해의 힐튼남해, 2008년 북한 금강산에 아난티클럽금강산을 각각 개장해 5곳에 117홀 규모를 갖췄다.에이스회원권거래소는 91년 골프장 회원권 중개 거래업소로 시작해 골프 경기 호조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2005년에는 인천 국제공항 인근의 제5활주로 부지를 골프장으로 조성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골프장 운영업에 뛰어들었다. 퍼블릭 4개 코스 72홀을 조성해 스카이72골프리조트로 개장한 뒤로는 국제 대회 유치 등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주목받았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는 2013년 전북 장수에 18홀 장수골프리조트를 추가했고, 이듬해인 2014년에는 충북 청주의 실크리버를 인수했다. 이로써 에이스회원권거래소는 코스 4곳에 115홀 규모를 갖춘 골프장 운영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전남 영암과 해남에서 대규모 골프장이 포함된 솔라시도 골프 리조트 사업을 벌이고 있다. 회원권 거래라는 본원 사업은 급격히 위축됐으나 골프장 개발 운영 기업으로 변신한 것이다.이밖에 오션힐스는 경북 포항·영천·청도 등 국내 4곳에 100홀에서 한 홀이 모자란 99홀, 스크린골프업체 골프존은 5곳의 골프존카운티에 90홀, 공무원연금공단은 천안·화성·남원·김해에 상록 골프장 90홀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전국에 비슷한 이름의 골프장으로 넓혀나간 것이 현재까지의 과정이었다면 향후에는 체인화, 브랜드화한 이들 골프장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자신만의 사업 영역을 제대로 잘 이끌어가야 할 단계다. 단지 이름을 통일하고 자원의 공동 구매에 그치는 단계에서 넘어서 브랜드와 마케팅의 특징을 살려나가야 한다. 미국의 트룬골프, 골프코프, 일본의 PGM, 아코디아, 유럽의 블루그린, 중국의 미션힐스 등이 이미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한국 골프장 업계 역시 이미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2017.06.0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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