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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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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변동성 커지는 시장… 어디에 주목할까

증권 일반

오는 3월 31일부터 공매도 전면 금지가 해제되면서 한국 증시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2023년 11월부터 시행된 공매도 금지는 약 1년 반 동안 지속되며 역대 최장 기간 제한 사례로 기록됐다. 공매도는 주가 거품을 해소하고 시장 효율성을 높이는 기능이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기관과 외국인에 유리한 제도라며 반발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 공매도 재개가 시장과 업종별 흐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국 증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2023년 금융시장 불안 등 네 차례에 걸쳐 공매도를 금지한 바 있다. 2008년과 2011년에는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면서 일시적 조치가 시행됐고, 2020년에는 글로벌 증시 급락과 국내 경제 충격이 맞물려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공매도가 막혔다. 가장 최근인 2023년에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불법 공매도 사태가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섰다.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공매도 재개가 증시 전체 흐름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도 공매도가 특정 업종과 종목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친 적은 있지만, 시장 전체를 뒤흔든 사례는 드물었다. 특히 실적이 탄탄한 대형주는 상대적으로 공매도의 영향을 덜 받았던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특히 이번 공매도 재개는 과거와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모든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허용되며, 특정 업종에 대한 부분적 제한이 없다. 또한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 단속을 강화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신중한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특정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되기보다는 분산될 가능성이 높고, 수급 변화에 따른 충격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세 차례의 공매도 재개 사례를 보면 공통적으로 1개월 내 변동성이 커졌으나, 3개월 후에는 모두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2009년과 2011년, 2021년 사례 모두 공매도 재개 초기에는 투자심리 위축과 매도 압력으로 시장이 조정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평가된 가치주를 중심으로 반등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공매도가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결국 시장은 기업 실적과 수급 요인에 따라 회복되는 흐름을 보여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2009년 공매도 재개 당시 코스피 지수는 한 달간 1.8% 상승했고, 3개월 뒤에는 14% 급등했다. 공매도 재개 초기에는 저평가된 가치주들이 상승 흐름을 주도했으며, 반면 성장주와 고평가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수혜 종목으로는 POSCO(현 POSCO홀딩스), 현대모비스 등이 포함됐다. 반면 IT 관련 일부 성장주는 단기 매도 압력을 받으며 조정을 겪었다.2009년 공매도 재개 당시 코스피 지수는 한 달간 1.8% 상승했고, 3개월 뒤에는 14% 급등했다. 공매도 재개 초기에는 저평가된 가치주들이 상승 흐름을 주도했으며, 반면 성장주와 고평가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대표적인 수혜 종목으로는 POSCO(현 POSCO홀딩스), 현대모비스 등이 포함됐다. 반면 정보기술(IT) 관련 일부 성장주는 단기 매도 압력을 받으며 조정을 겪었다2011년 공매도 재개 후 한 달 동안 코스피 지수는 1.7% 하락했고, 이후 3개월 동안 4~5% 상승했다. 이때 공매도 타깃이 된 종목들은 밸류에이션이 높았던 바이오 및 일부 성장주였다. 바이오 업종은 1개월 동안 4.2% 하락했으며, 3개월 후에도 2.5% 하락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반도체 업종은 1개월간 1.8%, 3개월 후에는 5.1% 상승하며 공매도의 영향을 덜 받았다. 자동차 업종도 1개월 2.5%, 3개월 후 6.4%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고평가 성장주 중심 단기 조정 가능성↑2021년 공매도 부분 재개 당시에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바이오 업종이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는데, 셀트리온과 신풍제약이 각각 6%, 12% 하락하며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 되었다. 반면 반도체 업종은 1개월 동안 0.5% 상승하며 큰 영향을 받지 않았고, 자동차 업종 역시 1.2% 상승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2차전지 관련주는 공매도 재개 초기 5.5% 하락하며 큰 조정을 받았으나 3개월 후에는 3.0% 하락으로 낙폭이 다소 축소됐다. 2021년 5월 공매도 재개 당시 코스피지수는 한 달간 1.3% 하락한 후, 3개월 뒤에는 4.2% 상승했다.공매도 재개가 증시 전체 흐름을 뒤흔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개별 업종과 종목별로는 차별화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를 고려했을 때 시장 전반이 과매수 상태는 아니지만, 일부 종목에서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까닭이다. 고평가된 성장주를 중심으로 단기적인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성장주와 고평가 종목이 공매도의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바이오, 2차전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일부 기술주 등이 공매도 집중 업종으로 꼽힌다고 보고 있다. 2023년 공매도 금지 이전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에코프로·카카오·펄어비스·CJ ENM 등은 이번 재개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최근 주가 상승 폭이 컸던 종목들도 공매도 압력과 차익 실현 매물이 맞물리며 단기 조정을 받을 위험이 있다는 평가다.반면 공매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업종도 있다. 방산·조선·인프라 관련 업종은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와 정부 정책 수혜로 인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방산 업종은 주요국의 국방 예산 증가와 수출 확대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공매도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업종 역시 선박 발주 증가와 해운 물동량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매도 압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꼽히는 섹터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매도 재개는 거래를 보다 합리적으로 만들고 유동성을 확대해 외국인 투자가 유입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패시브 자금뿐만 아니라 액티브 자금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나 대외 불확실성에 덜 민감한 종목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기보다 성장성과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한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5.03.18 08:00

4분 소요
자본시장 선진국 도약을 위한 선결 과제는?

증권 일반

국내 상장기업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해 말 기준 1.05. 회사의 장부상 재산을 모두 판 가격과 주식 가치가 거의 동일한 셈이다. 통상 자산의 실제 가치가 장부가치보다 크고,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성장하는 것이 기업의 존재 이유라면 이 비율은 언뜻 납득하기 어렵다. 선진국 상장기업의 평균 PBR이 3.10, 신흥국 평균도 1.61임을 감안하면 분명 기이한 비율이다. 물론 낮은 PBR 주식은 저평가 되었으므로 향후 주가상승의 기회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PBR이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된다면 이는 저평가가 아닌 실제 가치가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올해 자본시장의 최대 화두는 밸류업이다. 저평가된 한국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기업가치 제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기업들에게 밸류업 공시를 독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만들고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통해 주식시장을 떠받치려 한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 중 주가 하락기업은 상승기업보다 많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발표 효과도 1일 천하였다.그렇다면 진정으로 기업의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가면 된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면 된다. 이를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해 본다. “당국 규제 일관되고 예측 가능해야”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당국의 규제에 대한 예측 가능성 확보이다. 금융산업은 규제산업이다. 크든 작든 규제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규제는 방향이 일관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금융주의 PBR이 유독 다른 산업에 비해,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현상에 대해 해외투자자들은 당연시 여긴다. 예컨대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은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상생금융이라는 명목으로 사용했다. 어느 날 갑자기 예측 불가능한 비용이 발생한 것이다. 상생금융 비용 산정 방식이나 지원 분야도 수익 비용 대응이나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 또한 한국은 아직도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시장이 폭락하는 경우 과도한 추가 하락을 피하기 위해 공매도 금지는 필요하다. 현재 주식시장이 위기상황인가? 공매도 금지 조치는 몇 차례 연기되었다. 공매도 금지기간이 만료되어 재개되리라는 시장참여자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금투세도 마찬가지이다. 유예기간을 계속 연장하더니 결국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예측 가능성 제로의 자본시장이다. 기업지배구조도 개선되어야 한다. 번번이 제기되는 이슈이지만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총수 중심의 기업집단 지배구조는 한국기업의 아킬레스건이다. 이는 개발성장 시대에나 통하는 과거 모형이다. 기업집단 소속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금흐름권과 지배권 간에 현격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 낮은 지분율의 총수 일가가 순환 출자구조를 통해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현금흐름권이 아닌 지배권 중심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다 보니 일반주주는 피해를 본다. 일감몰아주기, 터널링, 내부거래 등 지배주주의 사적이익 발생 행위를 차단해야 한다. 모회사의 자회사 지분율도 상향시켜야 한다. 지주사의 자회사나 손자회사 지분율을 높였지만 대부분의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율을 100% 보유하는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총수 일가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가 중심이 되는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사외이사는 형식적 절차의 정당성을 갖추기 위한 도관 역할만을 담당한다. 특히 일부 사외이사는 총수를 위한 용비어천가에 여념이 없다. 사외이사가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한 선출이나 평가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는 책임 강화 차원에서 반드시 개정되어야 할 상법 조항이다. 수익·성장 중심 산업구조 재편 필요기업의 가치 제고는 결국 본질가치를 상승시켜야 지속성이 담보될 수 있다. 단기적인 이익 증가나 현시적인 핑크빛 계획은 공염불일 뿐이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어야 한다. 인공지능·로봇·바이오의약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을 활용하는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험자본시장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프라이빗에쿼티(PE)나 벤처캐피털(VC) 뿐 아니라 사모사채 시장 확대를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인수합병(M&A)나 세컨더리 마켓의 활성화를 통해 기업공개(IPO) 이외에도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대안 채널을 제공하는 제도 개선도 모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주식시장 상장을 보다 쉽게 하는 동시에 일정 조건 미달 시 퇴출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상장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도 필요하다.한국 증시는 선진국도 신흥국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다. 대표적 지수산출기관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에서는 선진국에 포함되어 있지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는 여전히 신흥국으로 분류되어 있다. 어정쩡한 상태에 있는 국가는 한국과 폴란드 단 2개국 뿐이다. 신흥국 지수보다 선진국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투자자금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고 FTSE보다 MSCI 선진국 지수 추종 자금이 훨씬 많다는 측면에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업이다. 지난 30년간 MSCI 신흥국지수는 선진국지수보다 변동성은 60% 높았고 주가수익비율(PER)은 30% 낮았다. 자금 유출 가능성이 낮다는 점과 PER가 PBR의 한 구성 요소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선진국 지수 편입 시 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는 상당히 해소될 전망이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의 조건이 바로 글로벌 스탠다드의 준수 여부이다. 역외환율시장을 포함한 시장접근성 측면에서 보완을 해야겠지만 무엇보다도 금융당국의 규제 예측가능성 제고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선결되어야 한다. 경제, 사회, 문화 측면에서 이미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 글로벌 스탠다드의 정착을 통해 자본시장도 선진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준서 한국증권학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시러큐스대학에서 재무전공 경영학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국대 부임 이전에는 ICU(현 KAIST) IT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펀드, 기업지배구조, 사모자본시장 등이다. 이 회장은 금융위원회 비상임 증선위원, 국민연금 투자정책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2024.11.12 08:00

4분 소요
‘휴짓조각 0원’ 순식간…투자자 보호 위한 ‘투명성 확보’ 숙제

증권 일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등장으로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면서 상장되기 전 단계인 비상장주식 및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등장한 비상장주식 플랫폼은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의 현금화, 새로운 투자금 회수창구 등의 역할을 하며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 남아있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투명성 확보와 사후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두나무와 서울거래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 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간 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었던 서울거래와 두나무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이란 2020년 4월에 지정된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중 하나로 온라인상에서 비상장주식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원스톱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가장 대표적인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으로는 ‘서울거래 비상장’과 ‘권플러스 비상장(두나무 운영)’이 있다.금융위는 앞으로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제도화를 위한 법령 정비에 나선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비상장주식 매매 주문 접수·전달 업무 등의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다만 문제는 남아있다. 비상장주식의 거래는 거래 플랫폼의 활성화 및 증권사들의 비상장기업 분석보고서 발간 등을 통해 거래위험이 축소되고 관련 정보 접근도 보다 용이하게 됐으나 주식의 시세조종을 위해 중개업체들이 공매수 또는 공매도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과거 비상장주식 거래는 인터넷 게시판이나 직접 대면 만남을 통해 거래하는 방식이었으나 지금은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이 등장했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은 스타트업이 주도해 생성됐는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증권사들도 전담 조직을 구성하며 비상장주식 거래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주식 정보 접근 보다 용이…상장주식 대비 큰 위험”기존의 사설 장외주식 거래 정보 사이트의 경우 공시의무가 없는 장외주식 특성상 중요정보가 쉽게 조회되지 않는다. 이에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워 정보 비대칭 문제로 인한 여러 위험에 노출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설 사이트에서는 게시판에 종목명과 희망 가격을 올리거나 브로커를 통해 거래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허위매물 또는결제사고가 발생하기 쉽다는 문제에서다. 거래 플랫폼에서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거래 과정 중간에 증권사를 통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 사설중개업체에는 이른바 ‘쩐주’들이 호가를 제시하는 등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들과 다른 증권사들 또한 비상장주식 전담 조직을 구축하거나 비상장주식 관련 정규 리포트 발행 및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거래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증권플러스 비상장’의 경우 삼성증권과 협업하고 있으며 에스크로 안전결제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거래 비상장’을 제작한 스타트업 피에스엑스(PSX)는 거래수수료가 없다는 이점이 있으며 허위 매물 및 이상 거래를 차단하는 감시인프라를 구축했다. 서울거래 관계자는 “비상장주식은 거래가 많지 않고 현재 시세가 아니라 다른 시세로 거래를 할 수 있다”며 “불건전한 시세 조종 세력이 있을 수 있는데 올바른 시세를 반영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수시로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PSX는 투자 중개업 인가 획득 추진을 통해 비상장주식시장 관련 특화 증권사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코리아에셋투자는 ‘네고스탁’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대신증권은 줌인터넷과 제휴해 비상장주식 정보제공 및 거래 플랫폼인 ‘겟스톡’을 출시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코스콤 등은 스타트업 기업 또는 비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거래 시장을 구축·운영하고 있으며,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에 등록된 기업의 경우 공시규제 등의 투자자 보호 요건이 존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주식의 거래는 거래 플랫폼 출시 및 증권사들의 비상장기업 분석보고서 발간 등을 통해 거래위험이 축소되고 해당 주식에 대한 정보 접근이 보다 용이하게 됐으나 상장주식 대비 큰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성은 높아졌으나 장외에서의 시세 조종은 더욱 쉬워졌다는 문제도 제기된다”며 “장외주식의 경우 임의대로 가격설정을 할 수 있어 주식가격을 올리거나 내리기 위해 중개업체들이 공매수 또는 공매도 하는 경우가 빈번한 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4.08.12 07:00

3분 소요
국내 1호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시장 메기 역할할까

증권 일반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다자간매매체결회사)인 ‘넥스트레이드’(NXT)가 내년 상반기 출범을 예고하면서 증권시장의 ‘메기’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면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거래 시간이 하루 12시간으로 확대되고, 매매체결 수수료가 대폭 인하되는 등 국내 주식 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올해 4분기 중으로 다자간매매체결회사 본인가를 신청하고, 2025년 3월 4일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우선 한국거래소와 공통으로 운영하는 정규 거래 시간 전후로 프리(Pre)마켓과 애프터(After)마켓을 추가 운영한다. 프리마켓은 오전 8시부터 8시 50분까지, 애프터마켓은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 거래 시간이 하루 5시간 30분에서 12시간으로 늘게 된다.시세 조종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의 예상 체결가 표출 시간과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도 바뀐다. 한국거래소의 시가 단일가 매매 시간은 기존처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로 유지하되, 예상 체결가 표출 시간을 오전 8시 50분부터 9시까지 10분간으로 줄인다. 이 10분 동안 넥스트레이드 거래도 일시 중단한다. 한국거래소의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도 오후 3시 25분부터 30분까지 5분으로 단축하고, 이때도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할 수 없다.호가의 종류도 더 다양해진다. 현재 국내 증시는 시장가와 4가지 지정가(일반, 최우선, 최유리, 조건부)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조정되는 ‘중간가 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 호가’가 추가된다. 넥스트레이드 출범 시기에 맞춰 한국거래소도 새로운 호가를 제공할 계획이다.또한 넥스트레이드는 매매체결 수수료를 한국거래소 대비 20~40% 인하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증권거래소 간 경쟁으로 거래 비용이 줄면 투자자 편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가 동시에 운영되는 만큼 통합 시장 관리·감독도 도입된다. 대표적으로 증권사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에 주문을 내는 ‘최선집행의무’가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자본시장법에 최선집행의무가 있지만, 그동안 단일 거래소 체제였기 때문에 적용 사례가 없었다.예를 들어 투자자가 직접 주문을 집행할 증권거래소를 선택하지 않았을 때, 증권사는 테이커 주문(시장가나 이미 제출된 호가로 즉시 체결되는 주문)을 총비용(매수) 또는 총대가(매도)가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시장에 내야 한다. 메이커 주문(매수·매도 호가를 시장에 제출한 뒤 체결을 대기해야 하는 주문) 역시 각 증권사가 호가 잔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체결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 주문을 제출하게 된다. 물론 투자자가 직접 주문을 집행할 시장을 선택할 수도 있다.넥스트레이드 시장에도 공매도 관리·감독 규정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프리·애프터마켓에선 공매도가 금지되고, 정규 거래 시간에만 공매도 주문을 낼 수 있다. 공매도 주문 표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등도 같다. 공매도로 인한 직접적 가격 하락을 방지하는 업틱룰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각각의 직전 체결가를 기준으로 운영한다.더불어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같은 가격변동폭, 시장안정장치, 시장감시 및 청산·결제를 운영한다. 넥스트레이드의 일일 가격변동폭은 전일 한국거래소 종가 기준 ±30%이고, 애프터마켓의 가격변동폭도 전일 종가 기준 ±30%이다. 한국거래소의 거래정지, 써킷브레이커, 사이드카 등은 넥스트레이드에 즉시 반영된다. 넥스트레이드의 시장감시와 청산은 한국거래소가 수행한다. 프리·애프터마켓을 포함한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역시 매매일로부터 2거래일 뒤에 결제된다. 증권시장, 경쟁 체제 구축…수수료 혜택‧차별화 관건금융당국도 ATS 운영에 맞춰 자본시장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증권사가 주문을 처리할 때 투자자 지시 우선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투자자 별도 지시가 있는 경우 증권사 최선집행 세부기준이 있더라도 이에 우선한다는 내용이다.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우리 증권시장은 복수시장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본격적인 증시 인프라의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라며 “관련 자본시장 법규들도 신속히 정비해 복수시장 체제가 안착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업계에선 대체거래소가 한국 증권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남은 기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쟁 체제 구축으로 투자자에게 호가와 비용 등 선택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메기 역할을 위해서는 파격적인 수수료 우대 혜택이나 ATS 시장에서만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을 마련하는 등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07.09 08:21

3분 소요
‘대장개미’ 재등장에 밈주 열풍 지속…게임스톱·AMC 이틀째 폭등

증권 일반

2021년 미 뉴욕증시에서 공매도 세력에 맞선 ‘개미들의 반란’을 주도했던 개인 투자자가 (현지시간) 약 3년 만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모습을 드러내자 대표적인 ‘밈 주식’이었던 게임스톱 주가가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가 안팎에선 2021년 뉴욕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이른바 ‘게임스톱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톱 주가는 60.10% 폭등한 48.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게임스톱은 전날에도 74% 폭등한 바 있다. AMC는 전날 78% 오른데 이어 이날은 31.98% 상승한 6.8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약 120%까지 상승했다. 이날 AMC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전 거래일에 약 7250만 주의 신주를 발행해 2억5000만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신주를 발생하면 기존 주식 가치가 희석돼서 주가에는 악재로 여겨지는데도 폭등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 밖에도 렌트카업체 허츠, 블랙베리, 선파워, 비욘드미트 등이 급등했다.3년 전 밈 주식 열풍을 일으켰던 질이 전날 202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소셜미디어(SNS) X에 게시물을 올리면서 밈 주식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그는 의자에 걸터앉아 게임을 하던 남성이 상체를 숙이고 앞을 주시하는 이미지를 올렸다. 그 후 연이어 동영상을 올렸는데 그중 하나는 ‘앞으로 바쁜 몇 주가 될 것’이라는 대사가 담겨서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증권사 직원이었던 질은 2021년 밈 주식 열풍을 이끌었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레딧의 주식 토론방인 ‘월스트리트베츠’와 유튜브 채널 ‘로어링키티’에서 기관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맞서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대장개미’로 꼽힌다. 공매도는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실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얻는 기법이다. 피날토의 닐 윌슨 수석시장분석가는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스톱의 마지막 수익 보고서는 끔찍했기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은 펀더멘털에 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024.05.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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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2시간 주식거래 가능해진다”…내년 상반기, 대체거래소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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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시장 개설을 목표로 준비 중인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에서 하루 12시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또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거래가 허용돼 투자자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넥스트레이드 등 유관기관들은 ‘ATS 운영방안 세미나’를 이날 열고 ATS 출범 뒤 운영 계획과 통합 관리 방안을 검토했다. 넥스트트레이드는 올해 4분기 중으로 다자간 매매체결회사 본인가를 신청하고, 2025년 3월 4일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넥스트레이드는 우선 한국거래소와 공통으로 운영하는 정규 거래시간 전후로 프리(Pre)마켓과 애프터(After)마켓을 추가 운영한다. 프리마켓은 오전 8시부터 8시50분까지, 애프터마켓은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 거래 시간이 하루 5시간 30분에서 12시간으로 늘게 된다.시세 조종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의 예상 체결가 표출 시간과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도 바뀐다. 한국거래소의 시가 단일가매매 시간은 기존처럼 오전 8시30분부터 9시까지로 유지하되, 예상체결가 표출시간을 오전 8시50분부터 9시까지 10분간으로 줄인다. 이 10분 동안 넥스트레이드 거래도 일시 중단한다. 한국거래소의 종가 단일가 매매 시간도 오후 3시25분부터 30분까지 5분으로 단축하고, 이때도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할 수 없다.호가의 종류도 더 다양해진다. 현재 국내 증시는 시장가와 4가지 지정가(일반, 최우선, 최유리, 조건부)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 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 호가’가 추가된다. 넥스트레이드 출범 시기에 맞춰 한국거래소도 새로운 호가를 제공할 계획이다.넥스트레이드는 또 한국거래소보다 매매체결 수수료를 20~40% 인하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증권거래소 간 경쟁으로 거래 비용이 줄면 투자자 편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호가 도입·수수료 20~40% 인하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가 동시에 운영되는 만큼 통합 시장 관리·감독도 도입된다. 대표적으로 증권사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에 주문을 내는 ‘최선집행의무’가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자본시장법에 최선집행의무가 있지만, 그동안 단일 거래소 체제였기 때문에 적용 사례가 없었다.예를 들어 투자자가 직접 주문을 집행할 증권거래소를 선택하지 않았을 때, 증권사는 테이커 주문(시장가나 이미 제출된 호가로 즉시 체결되는 주문)을 총비용(매수) 또는 총대가(매도)가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시장에 내야 한다. 메이커 주문(매수‧매도호가를 시장에 제출한 뒤 체결을 대기해야 하는 주문) 역시 각 증권사가 호가 잔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체결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 주문을 제출하게 된다. 물론 투자자가 직접 주문을 집행할 시장을 선택할 수도 있다.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기로 했다. 증권사는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최선집행기준과 SOR(Smart Order Routing System)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넥스트레이드 시장에도 공매도 관리·감독 규정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프리·애프터마켓에선 공매도가 금지되고, 정규 거래 시간에만 공매도 주문을 낼 수 있다. 공매도 주문 표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등도 같다. 공매도로 인한 직접적 가격 하락을 방지하는 업틱룰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각각의 직전 체결가를 기준으로 운영한다.더불어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같은 가격변동폭, 시장안정장치, 시장감시 및 청산‧결제를 운영한다. 넥스트레이드의 일일 가격변동폭은 전일 한국거래소 종가 기준 ±30%이고, 애프터마켓의 가격변동폭도 전일 종가 기준 ±30%이다. 한국거래소의 거래정지, 써킷브레이커, 사이드카 등은 넥스트레이드에 즉시 반영된다. 넥스트레이드의 시장감시와 청산은 한국거래소가 수행한다. 프리‧ 애프터마켓을 포함한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역시 매매일로부터 2거래일 뒤에 결제된다.금융당국은 ATS 운영에 맞춰 자본시장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를 ATS에서도 거래할 수 있도록 법규를 개정할 계획이다. 넥스트레이드도 관련 인가를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와 마찬가지로 기관 투자자가 주식을 5% 이상 보유해도 공개매수 의무를 적용하지 않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 모두 연내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다.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금융당국은 가이드라인 마련, 법규 정비 등 필요한 제도 개선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유관기관 들도 ATS 출범이 자본시장 선진화의 마일스톤(이정표)이 될 수 있도록 꼼꼼히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2024.05.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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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수 부양책 언제쯤…중국 증시에 볕 들 날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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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부동산 위기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지면서 장기적인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향후 투자자들의 투자법에 대한 조언과 시장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지난해 제로코로나 정책만 풀리면 다시 회복될 줄만 알았던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졌다. 중국 증시의 부진은 디플레이션, 부동산 침체, 부채 리스크, 부양과 규제 정책의 엇박자, 미국의 긴축 정책 등의 여러 악재가 겹쳤고 투자 주체인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플랫폼 등의 민영기업 규제 과정에서 기업의 경영 악화와 투자 축소, 고용에 대한 불안감, 수입 감소, 수요 부진 등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이 고스란히 나타나면서 중국인들의 소비 습관도 크게 변했다. 외부에서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부동산과 소비 회복의 상관성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어차피 부동산을 산다고 해도 향후 가치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현재의 소득 상황에서는 대출을 내더라도 ‘여전히 비싸서 살 수 없다’는 것이 중산층 인민들의 생각이다. 내 집 마련을 하지 않더라도 자동차, 여행, 서비스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고용과 자산 가치 축소 등의 불안한 상황에서 저축을 하려는 심리가 더 커졌고 소비를 하더라도 ‘가성비’와 ‘이성적 소비’ 트렌드로 변화됐다. 중국인들이 가성비 소비가 가능한 배경에는 핀둬둬, 알리바바 등의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간의 저가경쟁, 중국 대륙을 커버하는 물류, 배송 시스템도 존재한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충분히 갖고 있지만 이전보다 못한 소비 부진으로 이전만큼의 성장 공간이 제한적인 중국 시장을 뛰어넘어 미국, 동남아, 아프리카 등의 글로벌 시장도 공략 중이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의 중국 직구 플랫폼 열풍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중국 주식 투자에서 거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값이었던 대표적인 소비주에 대해 투자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글로벌 소비 시장에서 큰 손을 담당했던 중국인들의 소비 성향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가성비 소비’, ‘글로벌 진출’의 전략을 공략하는 소비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中 증시부양 속도 내지만...아직은 투자 신중해야" 중국 정부도 부동산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낮추고 향후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인구 감소, 생산력 보완, 장기 발전 동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지속 중이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도 중국이 과학기술 발전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인구 보너스에 대한 프리미엄을 장기적으로 누리기에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전의 노동집약적 제조에서 고부가가치 제조업으로의 구조적 전환을 전개 중이다. 또한 14억 인구를 위해 건설 등의 구 경제 인프라가 아닌 데이터센터, 신(新) 에너지 발전, 5G, 인공지능 등의 인프라 구축도 더 필요한 상황이며 정부의 연구개발 촉진과 자금 지원이 아낌없이 투입되고 있는 분야이므로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업종별 투자 로직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지만 최근의 중국, 홍콩 증시는 어디가 바닥일지 모를 정도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실망감이 나타나면서 2014년 외국인 거래가 시작된 후선강통 개통 이후로 지난해 처음 연간 기준 순매도를 보였다. 다만 올 들어 중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의 개선 전망과 더 강화될 통화·재정정책 기대감에 따라 점차 순매도 규모는 줄여 나가고 있는데 현재 더 큰 문제는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 위축이다.중국 증시가 좋지 않던 시절에도 정책에 대한 신뢰와 의존도가 높았던 개인 투자자들은 현재 정부가 어떤 부양 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아직은 요지부동이다. 여전히 불안한 심리가 중국 주식시장에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집중 매수나 일부 중소형 테마 중심 단기 트레이딩 쏠림 현상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같은 스노우볼(Snowball) 파생상품 관련 낙인 구간 진입하고 중소형 지수 급락에 저가 매수하려는 심리도 얼어붙었다. 중국 정부도 국가대표 자금을 투입해 대형 지수 ETF 순매수와 공매도 제한 등 증시 부양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상황이지만 당장은 하방 방어 정도만 가능할 뿐 추가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 주요 지수별 밸류에이션은 상해종합지수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최근 10년 평균 1.5배), 심천성분지수는 17.62배(최근 10년 평균 26배)를 기록하며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아직은 확인이 더 필요하다. 중국 경제지표 반등(물가, 부동산, 구매관리자지수(PMI), 무역 등)이 선행돼야 하고 양회 전후로 이어질 부양 정책 강도 또한 시장 기대치에 충족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보다 심리가 개선될 수 있으며 당장은 가격적 메리트가 있다고 해도 저가 매수에 대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초에 발표한 1조위안 국채발행과 2월부터 시행된 지준율 인하에 대한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 2분기 후반부터는 경제지표 반등과 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1분기 중으로는 신중하게, 2분기부터 경제 지표 반등, 정책 효과 가시화, 외국인 수급 등의 분위기 전환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도 개선될 것이고 저가매수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선임연구원은_이화여자대학교 국제중국어교육학 석사를 졸업한 뒤 2008년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2018년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주식컨설팅팀을 거쳐 2021년부터 디지털리서치팀으로 옮겨와 중국·홍콩 증시를 연구하고 있다.

2024.02.27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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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의 배신’ 카카오, 소액주주 200만명 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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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국민주(株)’로 불렸던 #카카오가 현재는 ‘국민의 눈물주’로 전락했다.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을 걸으면서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카카오 경영진의 시세조종 등 사법리스크와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표적이 된 사실 또한 알려지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후 실적 전망 또한 밝지 않아 주가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왕년의 ‘시총 3위’…끝없는 추락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카카오 소액주주는 199만9126명으로 200만명에 달한다. 소액주주 수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카카오의 소액주주는 2021년 3월 말 기준 71만4708명이었는데, 2021년4월15일 액면분할을 기점으로 급증했고 ‘국민주’ 자리에 올랐다. 액면분할해 11만2000원이었던 주가는 2021년6월23일 16만9000원까지 올랐다. 카카오는 당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시가총액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게 주가는 ‘탄탄대로’일 줄 알았지만,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타더니 현재 주가는 4만원대도 붕괴됐다. 10월31일 기준 카카오 주가는 3만7800원이다. 시가총액은 10위 안에 들지 못하고 18위에 머물고 있다.200만 개미들은 카카오의 반등을 바라고 있지만,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어둡다. 올해 10월 카카오 종목 리포트를 낸 증권사 14곳 중 12곳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10월30일 기준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6만5444원으로 한 달 전인 9월27일 7만421원과 비교하면 7.1% 하락했다.증권사에서 카카오 주가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은 광고 업황 반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자회사 매출도 부진해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카카오 영업이익은 1286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43% 하락한 수치다.연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카카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4692억원으로 전년보다 19.2%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기록한 영업이익은 ▲2021년 5949억원 ▲2022년 5803억원으로, 올해 역시 전망치 수준의 전년볻 악화된 실적을 낸다면 주가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증권가에선 카카오가 매출 반등을 위해 시행했던 카카오톡 개편 효과도 아직이라고 평가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픈채팅 탭은 신설 이후 일일활성사용자수(DAU)는 1000만을 돌파했으나 광고 매출 기여는 아직 크지 않다”며 “친구 탭에 신설된 ‘펑’ 기능도 아직 이용자 호응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10월12일부터는 일부 지역에서 로컬 정보 ‘동네소식’을 테스트 중이나, 성과를 낼지는 관찰이 필요하고 카카오톡의 이용자당 이용 시간이 줄고 있는 만큼 체류시간 확대를 위한 추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경영진 사법리스크‧먹튀…해결 안 된 악재실적 악화 전망과 더불어 경영진의 사법리스크 또한 주가에 악재다. 금감원은 SM엔터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또한 이미 구속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해 투자전략실장 A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 B씨 등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대표는 이번 검찰 송치에는 빠졌지만 구속 영장 청구 가능성이 여전하다.문제는 이 악재의 해소 시점이 불확실 하다는 점이다. 사법리스크의 경우 재판 등 처리 과정이 길고, 끝날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 지속적으로 주가 반등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또한 카카오 법인과 경영진의 재판 결과 등 처벌이 확정되면 카카오의 각종 인수합병(M&A) 및 미래 핵심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의 스톡옵션을 통한 차익 실현도 주주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는 올해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이를 통해 남궁 전 대표는 총 94억3200만원의 차익을 거뒀다. 스톡옵션으로 문제가 된 건 남궁 전 대표뿐만 아니다. 앞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는 2021년 12월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지 한 달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469억원을 챙겼다. 이른바 ‘먹튀(먹고튀기)’ 논란이 일자 카카오 대표로 내정됐던 류 전 대표는 자진 사퇴했다.주주들은 대표이사의 ‘스톡옵션 먹튀’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시장은 지금이 고점이라 받아들여 주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주주들의 시선은 홍은택 카카오 대표에게 향한다. 홍 대표는 올해 3월 스톡옵션 5만주를 받았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회사의 주가가 2배 오를 때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카카오 주가는 6만원대였고, 약속대로라면 당분간 홍 대표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없다.카카오를 둘러싼 잡음은 끊임없다. 지난달 15일에는 카카오가 최근 홍콩 소재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 표적이 됐다는 금감원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공매도 제도는 주식을 빌린 이후 매도를 내는 ‘차입공매도’만 허용하며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으로 엄격히 규제한다. 홍콩계 IB A사는 2021년 9월부터 2022년 5월까지 101개 종목에 400억원 규모의 무차입 공매를 벌였고, 이중 카카오에 대한 공매가 가장 많았다. 해당 기간 카카오 주가는 15만원대에서 8만원대로 급락했다. 당시 주가가 하락하자 카카오 투자자들은 ‘해외 기관의 불법 공매도가 의심된다’는 의혹을 쏟아냈지만 실체를 알 수 없었다. 이번 사례로 언제든 무차입 공매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자 사이에 만연한 상황이다.오동환 연구원은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원 조사가 집중되고 있고,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카카오 주가 회복은 체질 개선과 신사업 효과가 본격화되는 2024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11.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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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다음 타깃은 포스코홀딩스?…뿔난 소액주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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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타깃이 이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에서 #포스코홀딩스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들어 이차전지 관련 주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일부 소액 주주들은 당국에 불법공매도 조사까지 촉구하는 원성도 폭발하는 모양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한 달 간 포스코홀딩스 단일종목에 대해 총 4조5230억원에 달하는 개인 순매수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7개월간 개인이 사들인 포스코홀딩스 주식 순매수는 총 9조2830억원이다. 절반가량을 7월 한 달 간 사들인 셈이다.이 기간 동안 포스코홀딩수 주가도 급등했다. 종가기준 7월 3일 40만2000원이었던 주가는 31일엔 64만2000원으로 한 달 동안 약 60%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는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지수 동일비중’에서 ‘비중축소’로 한 단계 낮췄다. 이번에 제시한 포스코홀딩스의 목표주가는 44만원으로, 8월 4일 종가(59만4000원)보다 약 15만원 낮은 수준이다. 신영석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포스코가 철강 기업에서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변화하는 흐름을 믿지만 과도한 낙관론이 기업이 가진 본연의 가치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향후 15일 안에 하락할 확률이 80%로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를 크게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모건스탠리 보고서가 나오기 전부터 시장에서는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일며 공매도가 집중됐다. 이에 포스코홀딩스는 공매도 잔고가 6월 말 44만주에서 7월 말 190만주까지 4배 이상 급증했다.반면 공매도 표적이 됐던 에코프로는 ‘공매도와의 전쟁에서 개인이 승기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는 7월 12일 공매도 잔고수량이 140만3073주까지 상승했으나 7월 31일 공매도 잔고수량은 65만4695주로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개인투자자의 강한 매수세에 ‘쇼트 커버링’(공매도 포지션 청산을 위한 환매수)과 ‘쇼트 스퀴즈’(쇼트 커버링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나타나는 주가 급등 현상)가 연달아 나타나서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 주가는 92만원에서 120만7000원으로 31.2% 증가한 만큼 공매도 세력은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공매도 타깃의 대이동은 에코프로와 포스코홀딩스의 양극재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에서도 감지된다.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는 한때 500만주가 넘었지만 7월 말 200만주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포스코퓨처엠은 7월 이후 150만주 이상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이에 일각에서는 “에코프로그룹의 공매도 세력이 포스코 그룹으로 이동해 하반기에는 개인 대 공매도 대첩 대상이 포스코홀딩스로 바뀐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공매도 타깃이 에코프로그룹에서 포스코그룹으로 이동했더라도 개인 순매수가 쏠린 이차전지주에 대한 공매도가 집중적으로 몰린 데에는 변함이 없다. 소액 주주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세력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변동성 커진 이차전지주…불법 공매도 의혹 증폭 특히 지난달 26~27일 대형 이차전지주들의 가격이 하루 새 30% 넘게 오르내린 현상 뒤에 불법 공매도 의혹은 더욱 커졌다. 26일 에코프로는 오후 1시까지만 해도 최고 19%까지 치솟아 153만9000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주가가 순식간에 전일 대비 12%가량 떨어지며 하루에만 30% 가까운 낙폭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최고 26.41%까지 올랐으나 오후에 마이너스(-)7.25%까지 떨어지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포스코그룹주도 같은 패턴을 보이며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이에 개인투자자 연합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2일 오전 금융감독원 앞에서 불법 공매도 조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26일 오후 1시경만 해도 이차전지 대형종목들이 20% 내외로 상승하다가 불과 한시간여 만에 급락세로 전환했다”며 “2차전지 폭락 사태에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있었는지에 대해 금감원의 엄정 조사를 촉구한다”고 했다.또 한투연은 지난달 27~28일 이틀 간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가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시장조성자 증권사들에서 2185억원어치의 공매도 물량이 나왔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에코프로비엠 공매도의 이틀 합산액은 포스코홀딩스(3634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매물은 전량 ‘업틱룰 예외’ 물량이었다. 업틱룰이란 현재 주가보다 높은 가격으로만 매도 호가를 낼 수 있게 한 규정이다. 하지만 시장조성자는 업틱룰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시장조성자는 투자목적이 아닌 원활한 거래 지원이라는 취지에서 저유동성 종목을 사주고 팔아주는 역할을 맡는다. 매도 호가 제출을 위해 항상 특정 종목을 보유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시장조성자의 공매도가 허용된다. 한투연은 “시장조성자는 유동성이 부족할 때 개입해야 하는데, 에코프로비엠의 27~28일 유동성은 충분했기 때문에 시장조성자 개입이 필요없었다”며 “금감원과 거래소는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2차전지주가 소위 개인과 공매도 간의 전선(戰線)이 됐다고 보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개인 순매수 1~4위에 이차전지 관련주(포스코홀딩스·LG화학·에코프로·엘앤에프)가 이름을 올렸다. 7월 한 달간 코스피와 코스닥의 공매도 거래액은 22조8722억원으로 집계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 이들 이차전지주에 공매도가 집중됐다. 공매도는 주가 내려야 이익을 보는 거래이기 때문에, 공매도 잔고가 많으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때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차전지 등 많은 종목들에 대해 공매도 청산이 일어났다. 하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새로운 공매도 포지션 진입 또한 늘고 있으며, 코스닥은 오히려 공매도 청산보다 신규 진입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급등락하는 주가를 따라 7월 한 달 동안 열심히 달려온 투자자들은 잠시 ‘쿨다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타이밍”이라며 “단기 수급을 따라가기보단 차분히 산업과 기업들의 펀더멘털을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의 반등이 좀 더 이어질 수 있지만 이는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잠깐 반등하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며 “과도한 쏠림 현상의 후폭풍을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2023.08.0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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