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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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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투자와 지원의 상관 관계 [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알 랭드 보통(Alain de Botton)은 그의 저서 ‘예술은 우리를 어떻게 치유하는가(Art as Therapy)’ 에서 새롭게 문을 여는 다양한 미술관, 예술 창작 환경을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하는 정부, 그리고 작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예술 관계자들의 다양한 방식 등을 보면서 우리 삶에 있어서 예술이 점점 더 중요하게 되고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예술에 접근하는 다양한 교육 방식을 통해 과거 소수의 특권을 가진 사람들만이 예술을 배우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이제는 일상의 삶에서 함께 하는 취향의 영역이 되었고 지역사회 안에서는 가치재이자 공공재로서 사회적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2023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조사한 국민의 문화향유 실태 조사에 따르면 문화예술을 가장 많이 즐기는 연령대로는 20대와 30대, 코로나 시기 이후로는 50대부터 70대까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물론 가구소득이 높고 대도시와 중소도시일수록 문화예술의 향유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환경과의 상관관계는 여전히 뚜렷해 보인다. 가장 많이 즐기는 문화예술행사로 “영화 관람”이라 답한 비율이 52.4%로 가장 높지만 “문화공간에서 가장 참여하고 싶은 문화예술프로그램”으로 연극, 무용, 음악 등의 공연과 미술전시 관람의 답이 큰 비중으로 나온 것은 미디어 매체를 벗어나 직접 현장에서 예술작품을 관람해 보고자 하는 열망이 높다는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단순히 향유자로서 참여가 아닌 창작자로서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 또한 낮지 않은 비중을 보여 현재 사람들은 예술에 대한 커다란 호기심과 강한 끌림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향유에서 투자의 관점으로 확장하는 예술시장지난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에는 4일간 7만명의 사람들이 방문했다. ‘프리즈 서울’은 2022년 뉴욕, 런던, LA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개최한 대규모의 아트페어다. 현대미술 시장에서도 다른 K컬처 못지않게 역동적인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프리즈 서울’은 많은 방문객과 예상치 못한 다양한 미술 컬렉터들의 구매로 아트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의 위상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는 니콜라스 파티의 2021년작 ‘커튼이 있는 초상(Portrait with Curtains)’이 250만 달러(한화 약 33억 4000만원)에 판매되며 최고가액을 기록했고, 국내 작가 작품으로는 한국 1세대 추상화가인 유영국의 작품이 20억원에 판매되며 주목받았다.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전시회 관람이 아닌 구매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아트페어의 현장에 몰리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우선 예술에 대한 투자, 즉 재테크의 관점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예술을 통한 재테크의 관점은 주로 미술 시장에서 일어나는데 작가와 작품을 유통하는 갤러리와 딜러, 작품을 구매하는 컬렉터가 주체가 되어 1차 시장을 움직인다. 그리고 작품을 보유한 컬렉터가 경매사를 통해 작품 가격을 재산정하고 이를 경매에 내놓으면서 미술시장은 2차로 확장된다. 2023년 12월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간한 ‘2023 미술시장조사’에 따르면 22년 한 해 동안 화랑(갤러리), 아트페어, 경매회사를 통해 판매 된 미술작품의 거래 총액은 무려 9903억 9400만원, 화랑(갤러리)과 아트페어를 방문한 총 관람객은 379만 5597명에 이른다. 또한 미술관에서 전시를 관람한 관람객도 1581만 9146명이며 국내 미술전시 관람규모는 약 639억으로 추정한다.코로나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경매나 아트페어 등이 취소되자, 온라인으로 미술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초보자가 소액으로 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온라인 공동구매 플랫폼의 등장과 맞물려 젊은 층의 수요가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 공동구매 플랫폼은 고가 미술품의 가격을 낮은 금액으로 분할해 구매할 수 있게 만들고 공동소유권의 가능성을 새롭게 열었다. 아트와 재테크의 합성어인 ‘아트테크’의 신조어까지 등장시켰다. 작품을 소유하게 되면 이후 작품 임대 혹은 작품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통해서 수익을 얻게 되는데 작품을 구매 후 소장하게 된다면 소득세가 없다는 점, 아트테크를 통한 수익률은 평균 연 8% 내외 정도라는 점이 부각됐다. 아트테크 바람이 불면서 소액으로 예술에 투자 할 수 있다는 점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고 아트페어의 인기와 전시 관람객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전시 관람객의 증가는 글로벌 메가 갤러리들의 국내 상륙과 해외의 우수한 전시들을 국내로 이끌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한화문화재단이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 분관을 유치하게 된 것 역시도 한국이 아시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미술시장으로서 무한한 성장의 문화예술 허브로 주목받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하지만 투자의 관점에서의 예술시장, 그것이 꼭 예술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면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발생한 ‘갤러리 K’의 관련사건은 예술에 대한 안목과 이해 없이 단순히 투자의 수단으로만 예술에 접근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실물 미술품을 확인하지 못한 채 투자에 참여하였고 주체적인 선택과 제대로 된 가이드조차 받지 못했다고 한다. 자산 증대를 위한 투자 활동으로 예술 시장이 커진 것은 사실이나 투자에 앞서 예술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환경 조성이 선행되어야 하며 예술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예술은 단순히 재테크의 수단이 아니라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더욱 크게 하고 있기에 예술에 대한 지원이 우선하여 이루어질 때 건강한 투자 대상으로서 예술의 경제적 가치를 긍정적으로 설명 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예술 투자를 견인하는 예술 지원의 씨앗, 기업 메세나 활동중세시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메디치 가문이 예술가와 학자들을 후원해 르네상스 부흥에 기여한 것처럼 현대에는 경제력을 갖춘 기업들이 예술에 대한 지원을 통해 우리나라 예술성장의 한 축을 견인하고 있다. 물론, 현재 메세나 활동에는 사회적 책임으로서의 기업의 사회공헌 성격이 강하지만 기업의 경영전략이 반영되기도 하며, 기업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마케팅의 기능도 가진다. 기업의 예술 지원 영역은 마치 경제 활동의 생산과 유통, 소비 분야와 유사한 모습을 지닌다. 첫째로, 예술작품을 창작(생산)하는 다양한 장르 예술가에 대한 지원이다. 두 번째는 창작물이 유통되는 공간에 대한 지원이다. 기업이 직접 혹은 재단을 통해 운영하는 예술 공간을 통해 수준 높은 프로그램 기획과 대관으로 사람들에게 예술 향유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한다. 세 번째는 예술을 소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이다. 예술 공간에서 예술을 소비하는 사람에 대한 서비스 측면 이외에 지역공동체에서 직접 예술을 체험하게 하면서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예술교육을 통해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가능성 있는 미래의 예술가를 발굴하기도 한다. 같은 맥락으로 기업의 예술지원을 독려하고 있는 한국메세나협회도 ‘기업과 예술단체를 매칭하는 파트너십 지원’과 ‘지역, 사회계층간 문화격차를 해소하는 찾아가는 메세나’, ‘소외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예술교육사업’ 등의 영역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아쉬운 점은 기업이 문화예술에 지원하는 영역 중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공연장, 복합문화공간, 미술관 등 예술이 유통되는 공간에서의 기획 프로그램 및 시설 운영에 지원이 편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메세나협회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2023년 기업이 문화예술에 지원한 금액은 총 2087억 8500만원으로 그 중 인프라 지원금액은 1205억 1500만원이며 문화예술지원 총액 중 57.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공공지원으로 부족한 예술창작의 場, 메세나의 협력으로 더 깊고 넓게 확장해야사실 예술가들은 오래 전부터 후원을 통해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 작품은 오랜 기간의 숙련 과정을 통해서 나올 수 밖에 없으며, 복잡한 예술 작품의 유통 과정과 함께 여느 직업인과도 비교 할 수 없는 예술가는 좀처럼 자립이 쉽지 않은 구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예술인의 직업적 지위와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예술인복지법’에 의거, 예술을 업(業)으로 하여 활동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제도를 만들고 이를 지원의 기본적 기준으로 삼고 있고 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발행하는 예술인활동증명 현황 자료에 의하면 2024년 현재 기준 우리나라의 예술가는 신진, 장애예술인을 포함하여 총 18만 7612명으로 누적 집계된다. 단, 예술 활동이 지속되고 있는지 설정된 유효 기간 이후 재신청의 절차를 밟도록 되어 있는데 누적 집계 인원 중 10%정도인 1만 8327명은 활동을 지속하지 못한 이유 등으로 만료됐다. 전체 누계 인원 중 30대와 40대의 예술인 등록인원이 9만 6477명으로 가장 많으며 새롭게 예술을 시작하는 20대의 예술인 또한 3만 1833명으로 그 수치가 높다. 각자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은 직업인으로서의 예술가 활동을 이어나가지만 작업의 특성상 자립이 좀처럼 쉽지 않기에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국가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을 통해 예술창작을 위한 지원금을 해마다 신청 하고 있다. 예술을 지원하는 국가기관 중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자체 중 서울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를 지원하는 서울문화재단의 창작 지원 규모가 가장 크다. 2024년 기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창작 지원은 약 588억, 서울문화재단의 예술창작지원은 약 190억 정도에 이른다. 장르별 예술가 1인의 프로젝트에서부터 예술단체의 프로젝트, 생애주기별 지원을 통해 청년예술인 지원, 원로 예술인 지원 등 그 방식은 다양하지만 모두 ‘예술창작’을 목표로 하는 지원이다. 하지만 예술창작을 위한 기반 지원에서부터 새로운 컨텐츠 창작에 대한 포괄적인 지원을 설계함에도 불구하고 이 지원 금액으로 수혜를 받는 예술 프로젝트는 총 신청 건수 대비 20% 이내에서 머무른다. 그렇게 선정된 예술 작품 안에서 다시 심화 지원하고 국내외적으로 유통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투자 대상으로까지 확장 될 수 있도록 키워낼 수 있는 예술의 영역이란 그야말로 모래밭에서 진주 찾기와도 같은 과정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한대로 예산을 확장할 수 없는 현실적 제한과 큰 예산을 통해서도 모두를 지원할 수 없다는 한계에서 기업의 메세나 활동은 그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게 도와주는 최고의 파트너이자 강력한 지지자이다. 앞서 설명한대로 기업의 예술 공간 인프라 지원, 지역사회 문화향유 기회 제공, 예술교육을 통한 예술 소비자 지원이 예술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그 수준을 높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예술가의 창작 활동이 없다면 나머지 영역은 모두 빛을 잃을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훌륭한 예술가를 육성한다는 것 즉, 예술가가 창작을 할 수 있도록 지원 하는 것이 가장 우선 되어야 한다. 창작에 대한 지원이 있고 난 후에 예술 시장이 생겨나고 투자도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공이 예산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예술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목적은 예술의 순기능을 유지하면서 예술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공공의 지원에 더해 기업의 메세나 활동을 통한 예술가의 창작지원은 더 깊고 넓게 확장돼야 한다. 예술가의 활동과 역량에 직접 지원하는 전통적인 기업으로는 금호 그룹을 빼 놓을 수 없다. ‘금호 영재’ 프로그램을 통해 김선욱, 손열음, 선우예권, 조성진 등이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연극 분야 인재 발굴을 위한 고도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두산,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 갈 유망작가를 발굴해 지원하는 종근당, 신진 유망 연주자상을 만들고 국제음악콩쿨 출전 지원을 하는 ㈜면사랑, 성악가 혹은 오페라 인재를 선정하여 해외 오페라 스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세아재단 모두가 예술가를 직접 지원하고 성장시키는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시작하는 신진 예술가를 발굴하고 새롭게 떠오르는 유망 예술가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글로벌 예술가로 성장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메세나협회에서도 ‘기업과 예술단체를 매칭하는 파트너십 지원’에 큰 공을 들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나오는 성과 또한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국메세나협회가 보유한 예술단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기업에게 적합한 파트너를 추천하고, 기업과 예술단체가 장기적으로 파트너십을 이어갈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기업이 예술단체에게 지원하는 금액에 비례하여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사업으로 2006년부터 2023년까지 해당 사업을 통해 약 877억원의 기업후원이 유치됐다. 정부의 마중물 예산으로 기업의 예술지원 참여를 꾸준히 이끌어 낸다는 것에서도 의미가 있으며 이를 통해 성과를 낸 누적 결연건수는 2799건에 달한다. 하지만 기업이 참여하는 문화예술단체의 순수 창작 지원이 전체 지원 영역 중 29%에 머무른다는 점에서 좀 더 증액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지원과 투자, 끊임없이 순환하고 확장돼야예술에 대한 지원은 손익관계를 벗어나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지지를 구축할 수 있는 고도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예술을 통한 가치 창출이 단순히 경제적 이익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가치 창출로 지속 확장되기 때문이다. 물론 예술의 가치가 경제적 인 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을 때까지는 적지 않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예술적 역량을 수련하는 예술가의 시간, 예술가를 지원하며 기다려주는 인내의 시간, 다양한 예술 경험을 통해 예술 소비자로서 성장하는 시간. 이 세 가지의 시간을 필수적으로 견뎌내야 이 사회는 찬란한 예술의 성과를 맺을 수 있으며 시장이 성숙하고 예술의 경제적 가치가 발현되기 시작한다. 이때에 비로소 우리는 예술투자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할 수 있다. 멋진 예술 공간이 있어도 예술가가 없다면, 예술가가 존재하여도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지지와 후원이 없다면, 예술 공간에 예술가의 창작물이 빛을 내고 있어도 이를 보고 공감하는 사람이 없다면 예술 시장 그 자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공허의 세계와도 같다.예술 지원을 통해 예술가를 키워내는 것에서부터 건강한 예술 투자의 가치는 시작된다. 그리고 그 투자를 통해 얻은 성과가 다시 지원의 과정으로 선순환 될 수 있을 때 그 가치는 무한하게 확장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지원과 투자의 관계는 그렇게 끊임없이 순환하고 확장돼야 하는 관계이다.

2024.10.12 18:00

9분 소요
신세계면세점, K아티스트 본격 후원…최혜숙 작가 작품 전시

유통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7월 31일까지 약 두 달 간 명동점 11층에서 최혜숙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차세대 유망 미술작가를 후원하는 한국메세나협회의 ‘1기업 1미술작가 지원사업’의 일환이다.‘1기업 1미술작가 지원사업’은 공연예술에 편중된 지원을 해소하고 기업후원을 통해 시각예술 분야 작가들의 안정적인 작품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한국메세나협회와 후원식을 개최하고 3년간 차세대 유망 작가 지원을 약속했다. 창작금을 비롯한 전시 개최, 작품 구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이 가능하다.신세계면세점은 독보적인 유리기법과 회화적인 입체작업으로 현대미술 씬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유리미술가 ‘최혜숙’ 작가를 후원하며, 이번 ‘오늘의 일상, 내일의 유물’ 테마의 전시를 통해 본격적인 지원을 시작한다.최혜숙 작가는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와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RIT)에서 유리 전공 학위와 석사를 취득하였고, 다수의 개인전과 함께 키아프 서울 등 국내외의 인정받는 전시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2023년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우수화랑과 함께 이머징 아티스트로, 2023 불가리아 국제유리비엔날레 (IBG2023), 2022 영국 글라스 비엔날레 등에 선정되었으며, 2011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올해의 작가로도 선정된 바 있다.최혜숙 작가는 먼 미래에서 현 시대를 바라보았을 때, 현 시대의 소비사회에서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명품을 모티프로 하여 유리라는 소재의 특성을 활용해 궁극적인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표현한 작품을 전시한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방문하는 고객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유물시리즈의 가방, 쇼핑백, 향수병, 하이힐로 구성된 총 8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은 업계 최초로 예술작품 전용 공간인 아트 스페이스를 조성하여 운영해왔으며, 다양한 협업과 프로그램을 통해 면세점 전체를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닌 예술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왔다.”라면서, “새로운 아트경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작하는 ‘1기업 1미술작가 지원사업’ 참여를 통해 유망 K아티스트를 적극 후원하고 국내외 시장에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4.06.11 09:27

2분 소요
“BBQ가 왜 거기서 나와”...태극전사 후원한 91개사는 어디?

유통

“황대헌 선수에게 평생 치킨을 제공하겠다” 지난 9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황대헌 선수에게 ‘평생 치킨 무료’라는 선물이 주어졌다. 이는 황 선수가 메달을 획득한 후 인터뷰를 통해 ‘BBQ 치킨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되어 제너시스BBQ가 황 선수에게 평생 치킨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자 대한빙상경기연맹 단장인 윤홍근 회장의 통 큰 지원이기도 하다. 윤 회장은 올림픽 개최 전부터 아낌없는 투자를 약속해왔다. 실제 윤 회장은 자신이 단장으로 있는 빙상 종목 선수들에게 금메달 1억원, 은메달 5000만원, 동메달 30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고 대회를 앞두고 보양식을 제공하는 등 지원했다. BBQ 외에도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지원한 기업은 총 91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림픽 출전 종목별 연맹과 협회 관련 단체를 통해 기업의 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동계올림픽 15개 종목에 91개 기업이 총 417억5200만원 상당을 지원했다. 가장 큰 액수를 후원받은 곳은 스노보드‧스키점프‧알파인스키 등 종목이 속해있는 대한스키협회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대한스키협회는 롯데그룹‧신한금융‧데상트코리아‧영원아웃도어‧롯데칠성‧CJ 등 총 22개 사로부터 126억400만원을 후원받았다. 다음으로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KB금융‧LG‧매일유업‧만도‧메리츠화재 등 총 12개 사로부터 96억3400만원을 지원받았다. 조사 협회 중 가장 적은 지원을 받은 협회는 바이애슬론이 포함된 대한바이애슬론연맹이다. 대한바이애슬론은 IBK‧에스폴리텍‧지앤씨‧금산고려홍삼 등 18개 사로부터 3억4500만원을 후원받았다. ━ 마스크 100만장 지원부터 친환경 선수단복 제작까지 다양 올해 들어 새로운 후원도 추가됐다. ‘마스크’ 후원이 대표적으로, 마스크 전문 제조기업인 폴메이드는 선수단 안전을 위해 마스크 100만장을 지원했다. 친환경 운동복 지원도 등장했다. 영원아웃도어가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페트병과 같은 리사이클링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운동복을 선수단복으로 제작해 지원했다. 선수단복 한 벌 제작에는 페트병 500㎖ 기준으로 약 200여 개가 재활용됐다. IT기술이 더해진 메타버스 후원도 진행됐다. 대한체육회 공식 후원사인 네이버는 현지 오프라인 홍보관 코리아하우스를 대체하는 온라인 코리아하우스를 개관하고,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월드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세계를 구현했다. 이는 이용자가 가상세계에서 국가대표 선수복을 입어보고 간접적으로 경기를 경험하며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 외교적 이슈 탓에 적극적 홍보 나서지 않는 삼성 반면 큰 액수를 후원하지만 민감한 외교 이슈로 지원 사실을 크게 알리지 않는 기업도 있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선정한 최상위 등급의 공식 후원사 TOP(The Olympic Partner) 13개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 1211억원 이상을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 관련 홍보를 대대적으로 진행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소수 민족 위구르 인권 탄압 논란 등 외교적 이슈가 많기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 후원 홍보가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을 우려해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미·중 갈등, 보이콧 움직임 등으로 우리 선수들의 땀방울과 노력이 퇴색되지 않을까 걱정이 컸던 게 사실이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우리 선수단 선전에는 그들의 진심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원을 이어온 기업들의 노력이 숨어있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2.02.19 11:00

3분 소요
NB notebook - 방글라데시의 영문학 열기

산업 일반

다카에서 열린 헤이 문학예술축제에 2만 명 다녀가… 국내외 작가의 낭송회, 음악축제도 열려무질서하게 뻗어나가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오래 전부터 아름다운 고대 사원들, 지독한 교통정체, 비좁은 거리에 늘어선 인력거 행렬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다카에서 영국 문학이라고? 높은 문학수준을 자랑하는 서방세계에선 턱도 없는 소리라는 반응을 보일 듯하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몇 달 사이 방글라데시 작가 타미마 아남의 소설 ‘선한 무슬림(The Good Muslim)’이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다카가 문학적 인재의 요람으로 급부상했다.지난해 다카 영국문화원에서 열린 헤이 문학예술축제(the Hay Festival of Literature and Arts)에는 1000명이 참석했다. 그와 같은 성공에 힘입어 올 11월 헤이 축제가 훨씬 더 많은 문화계 인사의 참여로 다시 개최됐다. 이번 개최장소는 다카의 권위 있는 방글라 아카데미였다. 벵골어와 문학을 홍보하는 최고 정부기관이다. 이틀 동안 반얀나무가 드리워진 널따란 아카데미 부지, 그리고 라빈드라 사로보르의 호변에서 열린 헤이 다카 음악 축제에 2만 명이 다녀갔다. 운집한 청중이 부드러운 겨울 햇살 아래 잔디 위에 앉아 인도 소설가 비크람 세스, 방글라데시 시인 시예드 하크 같은 작가들의 낭송회에 귀 기울였다. 여러 종류의 영어 도서와 저널이 출간됐으며 카데물 이슬람과 마리아 쵸두리 등 신인작가 두 명이 블룸스베리 출판사와 회고록의 세계 출간 계약을 맺었다.하지만 다카의 영국문학 신고식에 논란이 없지는 않았다. 청중이 강당을 가득 메울 동안 방글라데시에서 영어 축제를 주최하고 거기에 방글라 아카데미를 사용하는 데 대한 논란이 잇따랐다. “방글라 아카데미에서 헤이를 하지 마라”는 피켓을 든 사람들이 그 앞에서 소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 같은 정서는 각종 블로그와 여러 벵골어 신문에서도 드러났다. 표면상 시위대는 그 프로그램에 대한 기업후원을 반대했다. 하지만 시위 저변에는 벵골어(이곳에서는 방글라로 부른다)를 외면하고 영어를 찬양하는 데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이 깔린 듯 했다. 빈부와 계급의 문제도 수반됐다.방글라데시에서 헤이 축제의 주최는 실제로 민감한 문제다. 나라의 존재 자체가 서파키스탄의 문화침략에 맞서 방글라를 인정받기 위한 1950년대의 운동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축제 기획자들은 현지 문화와 역사에 충분한 경의를 표하려고 상당한 공을 들였다. 개막식 때 방글라 시구(詩句)에 맞춘 인도 고전무용 공연을 선보였으며 일종의 민속무용극인 자트라로 끝을 맺었다. 41개의 패널 중 최소 15개 이상이 방글라로 진행됐다. 무대에는 방글라데시 작가가 외국인 작가보다 4배나 많았다.방글라 패널에는 트리미타 차크마 같은 새로운 시인들을 위한 자리도 똑같이 마련됐다. 소수민족인 차크마어로 작품을 쓰는 시인이다. 그리고 이번 행사의 무대 위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방글라데시에선 독립 후 특정한 언어적 민족주의가 융성하면 불행히도 그에 따라 영어의 사용이 쇠퇴했다. 하지만 헤이 같은 국제적인 축제를 방글라 아카데미에서 주최하는 것은 방글라데시가 독립 50년째로 접어들면서 그만큼 문화가 성숙하고 새로 자신감을 얻었다는 뜻이다. 헤이 축제는 훨씬 더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내년에도 개최될 전망이다. 필시 시위대도 다시 등장하겠지만 말이다.

2012.11.27 15:34

2분 소요
기업 후원 70%, 3개월 전에 예약해야

산업 일반

한국씨티은행 임직원 100여 명은 매년 여름,두 차례에 걸쳐 ‘해비타트 집 짓기 봉사활동’에 나선다. 올해로 15년째다. 30℃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일하기 일쑤지만 참가한 직원들은 운 좋게 추첨으로 선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떤 해외여행보다 값진 여름휴가’라는입속문이 퍼질만큼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한국씨티은행은 1998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해비타트와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해비타트 활동에 10회 넘게 참여한 권오상 명동중앙지점장은 “내가 작업을 했던 해비타트 주택에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내가 흘린 땀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서 “이런 점이 해비타트 활동에 애착을 갖고 참여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해비타트 활동은 요즘 소위 ‘사회공헌 활동 좀 한다’ 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인기다. 5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화~토요일에 진행하는 집짓기 봉사활동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 전에 사전 예약이 필요할 정도다. 7월 초 해비타트 봉사활동에 참가한 한 기업관계자는 “올해 초에 신청을 하고 기다렸다”며 “11월 봉사활동에도 참여할 계획인데 지금 신청하면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해비타트는 ‘모든 사람들이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전세계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국제 비정부기구(NGO)다.해비타트는 1976년 미국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한 이후 현재 세계 95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해비타트가 짓는 집은 자원봉사자와 후원자의 땀으로 지어지고, 해비타트에 입주할 가정도 집이 완성될 때까지 현장에서 공평하게 땀을 흘려야 한다. 입주 후에는 건축비를 15년 이상 장기간 무이자로 상환하고 이 비용은 또 다른 해비타트 주택을 짓는데 보탠다.이런 식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에 지어진 집은 50만 채가 넘고, 250만 명의 사람들이 새로운 집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국내에는 1992년에 도입됐지만 2002년 지미 카터 전미국대통령 부부가 참가한 지미카터특별건축사업(JCWP)이 한국에서 개최되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해외서는 개인 후원 비중 커 해비타트 봉사는 만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유난히 기업 단위의 봉사자가 많다. 해비타트 활동 전체의 약 70%가기업후원으로 이뤄지고, 한해 참가하는 기업만 100여 곳에 달한다. 올해는 그 수가 더 늘어 상반기에만 123개 기업이 참가했다. 신예은 한국해비타트 협력개발본부 과장은“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해외 해비타트 활동은 개인 후원 비중이 높은 편”이라면서“기업 단위로 봉사를 왔던 직원 가운데서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개인 봉사자 자격으로 다시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빙그레가 해비타트와 인연을 맺은 것은2001년 김호연 빙그레 전 회장이 장남과 함께 해비타트 자원봉사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당시 김 회장은 일반인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참가했지만 이후 직원들 사이에서 동참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져 이듬해인 2002년부터 지속적인 후원을 해오고 있다.경북 경산과 강원 강릉 등지에서 주로 활동하던 빙그레는 2004년과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몽골로 봉사활동을 가기도 했다. 당시 빙그레 측이 4만2000달러를 들여 몽골에 지은 현대식 주택 11채는 아직까지도 현지인들이‘코리안 타운’으로 부를 만큼 의미가 깊다.가장 만족도 높은 봉사활동최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경향은 임직원,고객 등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주를 이룬다. 돈만 주고 끝나는 후원이 아닌 직접땀 흘리고 체험하는 봉사를 선호하는 것이다. 라파즈한라시멘트는 국내 해비타트 건축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시멘트 전량을 매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않고 2000년부터 올해까지 임직원과 가족,협력업체 임직원들, 신입사원 등의 자원봉사자가 매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렇게 10년 넘게 이어온 해비타트 활동은 이제 라파즈한라시멘트의 사내문화로 정착됐다. 특히 신입직원의 경우 기업문화를 체험하는 필수코스로 해비타트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여기에 임직원 자녀의 방학과 휴가 시즌이 시작되는 7월 하반기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춘천 해비타트 현장에 참여한 김함래 라파즈한라시멘트 수출팀 부장은 “그동안 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 해비타트 현장에서 함께 일하며 한층 가까워진 것 같다”면서 “내년에도 아들과 함께 참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인기가 많다고 해서 결코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다. 봉사자들은 참가 기간 동안 전체 공정의 1~2%만을 소화하지만 결국 집 한채를 짓기 위한 작업이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다. 작업은 주로 목구조 프레임을 만드는 작업, 외부마감 사이딩, 아스팔트 슁글 마감작업, 내부단열재와 석고보드 부착 등으로 나뉜다. 단계별로 진행되는 일이라 봉사활동을 경험이 많은 참가자는 본인이 원하는 작업을 선택해 참여하기도 한다.2006년부터 매년 참가하고 있는 대한주택보증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해비타트 활동이 가장 힘든 봉사활동으로 소문나 있다. 그러나 만족도는 그 어느 활동보다 높다.대한주택보증 봉사단 관계자는 “6월 실시한 사회공헌 관련 내부 설문조사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봉사활동으로 해비타트 건축 봉사활동이 꼽혔다”면서 “힘든 일로 알려져 있어 의외의 결과였지만, 직접 건축현장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봉사활동을 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 더욱 뿌듯했다, 힘든 만큼 뿌듯함은 배가 되었다고 적어낸 직원들의 의견을 보니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한국해비타트 사무국 관계자는 “봉사 활동을 경험한 후 다시 참여하는 비율이 70%이상”이라면서 “대부분의 봉사자가 봉사하는 그 순간은 힘들어도 하고 나면 다시 오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가 도움을 주러 왔다가 오히려 무언가 얻어가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해비타트 참여율이 높아지는 요인”이라면서 “직급을 막론하고 함께 땀 흘리는 노동을 통해서 단합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이 기업에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현장 건축팀장이 말하는 ‘회사 유형별 CEO 봉사활동 방식’직원보다 일 더 많이 하는 CEO 많아한국해비타트 춘천지회에서 현장 감독을 맡고 있는 최성열 건축팀장은 10년째 해비타트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못질하는 소리만 들어도 일을 제대로 하는지 알 수 있다”고 자부할 만큼 해비타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10년간 태백·화성·양평·춘천지회에서 일하며 그가 만난 최고경영자(CEO)만 해도 수십 여명. 회사 유형별로 CEO들이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그의 말을 빌어 회사 유형별 CEO 봉사활동 방식을 알아봤다.◇IT·제조업 CEO일의 능률을 최우선시한다. 단시간에 많은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니 말없이 묵묵히 일만 하는 경우가 많다. 정해진 시간이 되기도 전에 업무량을 끝내고 '더 할 일 없느냐'고 다그치기 일쑤다. 일이 일찍 끝나면 없는 일을 만들어서라도 할 만큼 열정이 넘친다. 너무 열심히 하는 탓에 종종 도구가 망가지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사비를 들여서라도 사놓고, 다음 봉사자를 위해 두고 간다. 직원들보다 일을 많이 하고 가는 CEO가 많다.◇금융권 CEO망치질은 서툴러도 자로 재고, 자르는 일처럼 세심함을 요하는 일에 뛰어난 편이다. 일은 잘 못해도 무조건 열심히 하고 보는 유형의 CEO가 많다. 같이 온 직원들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열심이다. 금융계에는 몸보다 마음이 앞서는 CEO가 많아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를 요한다.◇건설업계 CEOCEO가 나서서 현장을 진두 지휘한다. 사장이 지시하고 직원은 지시에 따라 일하니 현장 감독이 나설 일도 별로 없다. 업무 특성상 현장 일이 익숙하다 보니 일을 가장 잘한다. 일에 능숙한 만큼 현장 분위기도 좋다.CEO뿐만 아니라 직원 대부분이 자기 일을 찾아서 하는 스타일이다. 가만히 있는 걸 못 참고, 자투리 시간에도 쉬기보다는 일하는 걸 선호한다.◇외국계 기업 CEO해외에서 이미 해비타트 활동에 대해 알고 있거나 참여해 본 CEO가 많다. 봉사활동의 목적과 자신의 역할에 대해 명확히 파악한다. 일을 하기 전, 철저한 분담을 통해 자기가 맡은 일만 하는 게 특징이다. 남이 잘하든 못하든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일만 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일 자체를 즐기려는 분위기다. 임원과 사원 간에 격차가 느껴지지 않아 행동만으로는 누가 사장인지 알 수 없다.

2012.09.10 16:42

6분 소요
F1대회 + J프로젝트 + 여수EXPO

산업 일반

▶J프로젝트 개발 예정지 전남 해남군 산이면 일대. 2010년 10월 한반도 끝머리 영암 전남국제자동차경주장(F1 서킷). 머신(Machine ·경주자동차)이 남쪽 바다를 낀 직선 트랙을 시속 320㎞로 달리자 12만 관중이 일제히 일어나 열광한다. 관중은 경주차의 속도감과 전 세계 유일의 바다를 배경으로 한 경주장의 아름다움에 취한다. 특히 2010년 F1에 처음 참여한 현대자동차팀이 선두 그룹으로 질주하자 소리 높여 ‘현다이(Hyun dai)’를 외친다.” 전라남도가 추진 중인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개발사업(J프로젝트)이 순조롭게 진행돼 예정대로 치러진 F1(포뮬러 원)의 가상 스케치다.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전남도가 미래의 운명을 건 J프로젝트의 선도 사업이다. F1은 해마다 세계적으로 350만 명의 관중을 동원하고 TV 시청자가 6억 명에 이르는 스포츠 이벤트. 시즌당 스폰서십(기업후원)이 2조원 이상으로 월드컵·올림픽 다음으로 크다. 전남도는 F1 유치로 7년 동안 769억원(연평균 159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2500명의 일자리 창출에 2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릴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F1에서 202개 기업이 2조원 넘게 스폰서한 것을 비춰보면, 전남 F1에도 글로벌 기업의 러브콜이 몰리리란 예상에서다. J프로젝트는 영암군 삼호읍과 해남군 산이면 일대 간척지 2942만 평에 2020년까지 32조원을 투입해 이곳을 엔터테인먼트(쇼핑몰·컨벤션센터·카지노) 및 레저 스포츠(F1·경비행기·골프·요트·크루즈) 단지와 월드 빌리지(세계 각국의 주택·음식촌·종교시설)로 탈바꿈시켜 낙후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자는 전남도의 필생 사업. 중국·일본 등 외국 관광객을 겨냥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프랑스 랑독 루시옹, 멕시코 칸쿤과 어깨를 견주는 관광레저도시로 육성하는 게 목표다. 2003년 기본 구상을 세웠고, 2005년 8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돼 본격적인 개발계획을 짰다. 2005년 12월 민간기업들과 6000억원 상당의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재원 마련의 물꼬도 텄다. 그리고 2006년 10월 2일 마침내 박준영 전남지사와 버니 에클레스톤 FOM(Formula One Management) 회장이 F1 코리아 그랑프리 유치 조인식을 하기에 이른다. F1 유치로 J프로젝트 본격 시동 F1대회 일정은 빠듯하다. 올해 안에 경주장 부지(J프로젝트 영암공구 150만 평)를 농림부로부터 넘겨받은 뒤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7월 착공해 2009년 말 완공한다는 스케줄이다. 그래야 2010년 상반기 국제자동차연맹(FIA)으로부터 경주장 검수를 받고 그 해 10월 첫 대회를 열 수 있다. F1을 치르는 데는 적어도 316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부지 매입 및 경주장 건설비 2300억원과 주관사 FOM에 내야 할 개최권료 360억원, 진입로 개설비 500억원 등이다. 엠브릿지홀딩스(MBH)사와 함께 민관합작 제3섹터 방식으로 설립한 F1 운영법인 카보(KAVO)가 민자를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다. 머신에는 운전석 옆문 등 9곳에 올해 1억3500만 달러의 광고가 붙었다. 움직이는 광고판이다. F1의 스포츠 마케팅 효과는 스포츠·자동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광고·관광·레저·여행·컨벤션 같은 연관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 모든 고용창출 효과는 10조원 이상으로 분석된다. 전남도는 영암 F1에 큰 기대를 건다. 영국 실버스톤, 이탈리아 이몰라, 말레이시아 세팡 등 다른 나라 시골 마을도 F1 개최를 통해 일대 도약해서다. J프로젝트의 성공 조건 기업도시 참여 기업이 먼저 정해지고, 이들 기업이 의욕적으로 나서야 국내 다른 관광개발지와 역할 분담 및 상호 연계 고려하고 동북아 국가와 경쟁하는 그랜드 플랜 짜야 F1의 청사진과 사업성 제시로 기업 투자 이끌어야 정착민 위한 문화복지·교육 시설 및 기반시설 충분히 확보해야 전영옥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전남 F1서킷은 서남해안의 수려한 해양자원(바다와 섬, 호수)을 배경으로 한 국가적 관광 콘텐트가 될 것입니다. 월드컵처럼 단발성이 아니고 매해 행사를 치른다는 점에서 파급효과도 훨씬 크고요. 경주장도 트랙뿐만 아니라 자동차주행시험장·카트장 등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도록 설계 단계부터 신경 썼습니다.”(전남도 F1지원과 강효석 운영기획담당) J프로젝트는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간다. 10월 27일 J프로젝트를 맡을 특수목적법인(SPC) 서남해안개발의 주간사로 프라임과 대주그룹, 농협이 결정됐다. 6000억원의 SPC 설립 자본금에 3000억원의 출자 약속이 들어왔다. 주간사인 프라임과 대주그룹이 각각 500억원씩, 에이스골프장이 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전남도가 지방채 발행으로 1000억원을 내고, 금융권에선 농협 주도 아래 다른 금융사를 끌어들여 20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남지역 건설업체도 움직이고 있다. 금광기업·남양건설·남해종합건설·보성건설·송촌종합건설과 전남개발공사는 연말까지 500억원을 출자해 ‘새끼(sub) SPC’를 구성한다. J프로젝트와 관련, 박준영 전남지사는 지난 9월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왕족들이 설립한 최대 민간 투자회사인 EIIC 요완 칼리 회장과 연말까지 3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중동 오일 머니의 연결 고리를 잡은 것이다. 강진원 기업도시단장은 “세계적 기업과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데 12월 중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J프로젝트 지역 3000만 평 중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할당한 500만 평을 제외한 2500만 평을 5개 지구로 나눠 개발할 계획이다. F1서킷이 들어서는 A지구(525만 평)는 중심 SPC가 개발할 핵심 상업지구로 F1 관람객을 위한 호텔과 콘도·골프장·쇼핑몰·카지노·씨월드와 워터 파크 등이 들어선다. 최종선 기업도시과장은 “목포 앞바다는 물론 두 군데 호수를 그대로 둔 채 개발하므로 해양 관광레저 도시로는 세계 최고”라며 “보수적으로 봐도 2012년부터 배당을 시작할 텐데 내부수익률이 7.5%로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전경련 사업부지의 밑그림도 나왔다. 금호건설·롯데건설·한화국토개발·삼환기업·대림산업 등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월드 빌리지와 국제 대안학교, 골프 커뮤니티 등 글로벌 타운으로 개발한다. 금호호 서쪽 건너편 관광공사가 개발 중인 해남 화원관광단지에선 지난 10월 27홀 모두가 바다와 인접한 파인비치 골프 리조트 조성 공사를 시작했다. 정부 지원과 투자 유치가 열쇠 F1과 J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고개가 많다. 당장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그리 녹록지 않다. F1에 대해 문화관광부는 상업성이 강한 행사라며 지원에 난색을 표한다. 전남도는 지역경제 발전과 해외 관광객 유치 등 공공성도 강하다는 논리로 설득 중이다. 이와 함께 F1 개최권료와 진입도로 건설비 등 정부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F1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의원입법으로 제정할 움직임이다. 법안은 개발 절차 간소화와 경차(競車=자동차경주 내기) 등 수익창출 방안을 담고 있는데, 경차 허용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바다이야기 파문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F1서킷이 들어설 A지구에 카지노를 세 곳 두는 방안도 있는데 내국인 출입을 막는 외국인 전용으로 할 경우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한계가 있다. J프로젝트의 무대인 간척지를 넘겨받는 일도 농림부와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전남도로선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무상으로 받길 원하지만 가능성이 작다. 그래서 적어도 농촌공사의 조성원가(평당 1만원선)로 양도받길 바라는데, 이마저 어려우면 감정가로 매입할 수밖에 없다. 해안을 낀 광역자치단체들이 잇따라 관광레저단지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나서는 점도 문제다. 개발 기능과 목표가 중첩됨으로써 국내외 투자유치와 개발효과를 기대만큼 올리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상북도는 10월 8일 동해안 해양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현재 거론 중인 해안개발 프로젝트는 전북 지역의 새만금, 전남의 J프로젝트를 합쳐 세 개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박준영 전남지사는 “새만금은 이제 물막이를 끝낸 것으로 매립하는데 시일이 많이 걸리는 데 비해 J프로젝트 지구는 매립이 끝난 간척지인데다 정부가 기업도시 시범사업으로 선정한 곳으로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도청이 무안으로 이전한 뒤 무안과 목포, 신안 일대에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목포와 무안·신안군을 한데 묶는 ‘무안반도 통합론’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1단계로 무안반도를 통합한 뒤 2단계로 해남·영암을 아우르는 인구 100만 명의 광역도시로 발전시키자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선 호남고속철도가 완공되는 2017년에 맞춰 목포와 무안·해남·영암을 한데 묶어 인구 60만 명 규모 신도시로 개발하자는 ‘서남권 개발구상(S프로젝트)’을 거론하고 있다. 이는 일부 지역과 사업방식이 J프로젝트와 닮은꼴이라서 전남도를 신경 쓰게 하는 대목이다. 박준영 전남지사에게 듣는다 J프로젝트로 ‘전남 운명’바꾸겠다 F1 유치는 “전남의 운명을 바꾸겠다”고 공약한 박준영 전남지사가 거둔 큰 결실이다. 그는 F1 개최 준비를 착실히 하면서 J프로젝트 추진과 2012년 여수 엑스포(EXPO) 유치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박 지사는 “J프로젝트와 여수 엑스포 추진을 계기로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해 해양관광 산업을 일으키는 기폭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갈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판에 (J프로젝트 예정지구)3000만 평 간척지에 벼농사를 지어선 곤란하죠. 지금 눈으로 그 땅을 보지 말고 농업개방 속도를 감안한 10년 후 모습을 생각하며 용도를 정해야지요. 관광산업을 일으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F1 개최를 적극 지원하고 경차도 허용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수 엑스포도 이번에는 유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2008년 엑스포 유치 실패 요인으로 지적된 SOC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교통망 확충 작업이 진행 중이며, 민간기구만 움직였던 지난번과 달리 외교통상부·해양수산부·전남도 등 정부가 함께 유치활동을 펴고 있어서다. “호남고속철 건설계획을 놓고 경제성을 따지는데 경부고속철은 어디 경제성이 충분해서 시작했나요? 낙후된 지방경제를 살리자는 차원에서 봐야 합니다. 실제로 지방에서 기업을 유치하려고 해도 SOC 부족을 이유로 오지 않거든요.” 박 지사는 일자리에다 SOC·교육 예산에 이르기까지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니까 젊은이들이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하면 전부 서울과 경기도로 가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는 특히 김문수 경기지사가 주장한 대수도론에 대해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인구를 분산시켜야 하는 대원칙에 어긋난다”며 “농촌에선 마을이 없어지는데 수도권에선 계속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는 반론을 폈다. 국토면적의 11.8%인 수도권에 인구는 48%, 생산 기능은 60%, 경제·사회·문화의 중추 기능은 80%가 집중돼 있는 게 과연 정상이냐는 것이다. “자녀 학업 때문에 농촌을 등지는 사람이 많아요. 그러니 지방에선 1년에 10여 개씩 폐교하는데 수도권에선 자꾸 학교를 짓는 거지요. 지역 실정에 맞는 교육자치가 절실합니다.” 박 지사는 지방경제가 낙후되고 인구 감소가 이어지면 사람이 살지 않고 땅을 놀리게 돼 ‘새로운 안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를 막기 위해 내놓은 정책이 몇 군데 자연부락을 합쳐 살기 좋은 ‘행복마을’을 만들고, 경관이 좋은 섬 40여 개를 관광자원화하는 사업이다. “지금은 독도에만 수비대가 있지만, 앞으론 인구가 적은 지역의 주민을 위해 의사와 경찰이 주둔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요. 농업이 중요하지만 농촌과 농민 문제 등 ‘3농(農)’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건설교통부는 왜 대도시 아파트값만 신경 쓰고 농촌 주택은 생각조차 안 합니까?”

2006.11.1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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