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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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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 19주 연속 하락했지만...서울은 상승세 여전

부동산 일반

서울 아파트값이 이번 주에도 소폭 오르며 지난주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만 경기 및 지방 아파트 가격은 계속 하락하면서 전국 기준 아파트값은 1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4일 부동산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0.04%)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 수도권(-0.03%→-0.01%)과 지방(-0.05%→-0.04%)은 하락폭이 축소됐지만 서울(0.01%→0.02%)은 상승폭이 확대된 모습이다. 시도별로는 인천(0.00%), 울산(0.00%), 전남(0.00%) 등은 보합, 전북(-0.06%), 대구(-0.06%), 부산(-0.06%), 제주(-0.05%), 충남(-0.05%), 경남(-0.04%), 경기(-0.03%) 등이 하락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0.02% 상승, 인천 0.00% 보합, 경기 0.03% 하락이었다. 도봉구(-0.05%)‧노원구(-0.02%)는 관망세가 지속되며 하락했지만, 마포구(0.13%)는 염리‧대흥동 대단지 위주로 거래가 됐다. 용산구(0.06%)는 이촌동 주요단지 위주로 매수문의가 증가했다. 성북구(0.05%)는 길음뉴타운 등 역세권 선호지역 중소형 규모 위주로 상승했다. 송파구(0.05%)는 잠실‧장지‧오금동 위주로, 서초구(0.04%)는 잠원‧방배동 주요단지 위주로, 양천구(0.04%)는 신월‧목동 대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안양 동안구(-0.18%)는 평촌·관양동 위주로, 성남 중원구(-0.16%)는 금광·상대원동 위주로 매물이 적체되며 하락했다. 부산의 경우 수영구(-0.16%)는 광안·남천동 구축위주로, 해운대구(-0.12%)는 입주물량 영향이 있는 가운데, 좌·재송동 위주로, 부산진구(-0.12%)는 범천·부암동 위주로 하락했다. 부동산원은 “지역·단지별로 상승과 하락이 혼재되어 나타나는 가운데 급매물이 소진된 후 매도 희망가가 유지됨에도 불구하고 매수 문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가격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국적으로 0.03% 상승했다. 지난주(0.02%) 대비 상승폭이 확대된 모습이다. 수도권(0.07%→0.08%)은 소폭 상승했고 서울(0.07%→0.07%)은 상승폭이 유지됐다. 특히 서울에서는 동대문구(0.16%), 동작구(0.14%), 용산구(0.13%), 중랑구(0.13%), 마포구(0.11%)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부동산원은 “매매시장 관망세로 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가운데 매물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역세권 및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가격이 올랐다”고 전했다.

2024.04.0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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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음뉴타운 마지막 미개발지 5구역, 최고 30층 808가구로 탈바꿈

부동산 일반

2002년 길음뉴타운 지정 이후 유일한 미개발지로 남은 길음5구역의 재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시는 6일 제9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어 길음5재정비촉진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조건부 가결했다고 7일 밝혔다. 심의 결과에 따라 대상지인 성북구 정릉동 175번지 일대(3만6333.9㎡)에는 최고 30층 이하 808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이 건립된다. 변경 이전 계획안은 높이 최고 28층, 공동주택 공급 규모는 571가규였다. 용적률은 종전 250%에서 290% 이하로 확대됐다. 앞으로 시 건축위원회 심의,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인가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착공하게 된다. 길음5구역은 2002년 뉴타운 사업지에 포함됐다가 노후·불량 주택이 밀집한 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존치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2007년 주민발의로 주택재정비사업을 추진해 2010년 길음5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받았다. 그 뒤로도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다 2019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며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재정비 후 공급될 총 808세대 가운데 공공주택 148세대는 분양 세대와 차별하지 않는 '혼합 배치'로 추진된다. 또한 사회복지시설을 함께 건립해 노후한 기존 정릉종합사회복지관과 성북여성회관을 이전한다. 입주민뿐 아니라 지역 주민이 문화복지 서비스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여성새로일하기센터와 공공형 실내놀이터, 여성플라자, 커뮤니티 공간 등도 조성한다. 현재 정릉로변에 있는 정릉치안센터도 입주민 생활 안전을 위해 구역 내로 이전할 예정이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번 결정으로 주택공급과 주거 여건 개선, 사회복지시설 건립이 함께 이뤄져 지역 주민의 문화 복지를 증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심의에서는 '노량진2재정비촉진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도 조건부 가결됐다. 계획안에 따라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인근인 동작구 노량진동 312-75번지 일대(1만6208㎡)에 3개 동, 지하 4층∼지상 29층, 연면적 8만972㎡ 규모의 주상복합 건축물이 지어진다. 저층부(지하1층∼지상2층)에 상업시설, 업무시설,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서며 장기전세주택 114세대를 포함한 공동주택 415세대가 공급된다. 장승배기역 주변에는 공개공지, 커뮤니티 광장 등 공공 공간이 함께 조성된다. 노량진2구역은 이미 이주가 완료됐다. 시 건축위원회 심의와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 등을 거쳐 착공된다. 이밖에 위원회는 신림재정비촉진지구 신림1재정비촉진구역의 일몰기한을 2024년 11월 21일까지 2년 연장하는 자문 안건에 대해 '원안 동의' 결정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12.0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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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리텍사스' 잊는 하월곡동, 신통기획 타고 고층 아파트촌 변모 기대

부동산 일반

서울시 성북구에서는 하월곡동 70-1 일대가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됐다. 30일 도시 및 정비업계에 따르면 하월곡동 70-1 일대는 사업면적이 약 8만㎡ 규모로 토지등소유자는 약 600명이다. 현재 구청에서 기본 계획을 수립 중이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미아사거리 일대 재개발 사업과 퍼즐이 맞춰지면서 새로운 아파트촌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성북구 하월곡동은 원래 서울의 대표 집장촌인 ‘미아리 텍사스’가 위치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행정구역 명칭상 '하월곡동'이지만 근처에 미아리 고개가 있어 '미아리'라는 지명과 미국 유흥가를 상징하는 '텍사스'가 붙여져 지금의 '미아리텍사스'로 불려졌다. 하지만 이 일대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근 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교통호재까지 맞물려 좋은 위치로 평가받는다. 이번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되며 일대 개발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우선 하월곡동 70-1 일대의 입지를 보면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까지 단지 북쪽 기준으로 약 600~700m 사이 거리에 위치한다. 특히 숭곡중학교 앞에 동북선 경전철이 들어서면 교통은 더욱 편리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선은 왕십리역~제기동역~미아사거리역~월계역~하계역~상계역 총 13.4㎞ 지하 구간을 16개 정류장으로 잇는 노선이다. 이미 2019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간 상태로 오는 2026년께 완공되면 서울 업무 중심지구로 빠른 이동이 가능해진다. 16개중 7개의 환승역으로 개발되는데, 왕십리역에서 분당선 이용시 강남까지 1시간에서 30분정도 단축된다. 또 오는 2028년 강북횡단선이 완공되면 사업지에서 현재 이용할 수 있는 4호선 길음역과 6호선 월곡역을 지나는 새로운 노선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강북횡단선은 서울 목동과 월드컵경기장, 디지털미디어시티, 홍제, 국민대, 정릉, 길음, 월곡을 거쳐 청량리역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총 25.7㎞ 구간으로 지하철 1·3·4·5·9호선과 분당선, GTX-B·C, 면목선 등 도시철도 8개 노선으로 환승도 가능하다. ━ 동북선 경전철 등 교통 호재…일대 정비사업 속도 ↑ 교통 호재와 함께 일대 재개발도 한창이다. 하월곡동 일대는 고층 주상복합 및 아파트 단지로 변모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신월곡1구역(하월곡동 88-142 일대)’은 지난 2020년 8월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한 후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협력 업체를 선정 중이다. 이 일대는 재개발을 통해 최고 47층, 2200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호텔 등으로 복합 개발될 예정이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선 신월곡1구역에 47층짜리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데다 미아리 텍사스 사창가를 없애고 지어지는 만큼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또한 올해 초 길음1재정비촉진구역의 재개발 단지인 ‘롯데캐슬 클라시아’가 입주하면서 길음뉴타운 사업의 정비도 마무리됐다. 롯데캐슬 클라시아는 2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입주를 시작하자마자 성북구 대장 아파트로 떠오르기도 했다. ‘제2의 미아뉴타운’으로 불리는 미아재개발촉진구역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아4 재정비촉진구역(493가구)은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3구역(1037가구)은 지난 5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2구역(2870가구)도 올해 안에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추진이 완료되면 미아뉴타운 및 인근에 있는 성북구 길음뉴타운과 함께 약 3만 가구 규모의 대단지 효과를 누릴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하월곡동 70-1 일대는 서울 숭곡 초·중학교와 숭인초등학교,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 등이 근접한 일명 학세권까지 갖췄다. 이렇듯 입지가 우수함에도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이 일대가 ‘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이하’ 지역에 속해 제한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 규제가 완화되면서 민간재개발도 탄력을 받게 됐다. 현재 사업지 인근 아파트 시세를 보면 2006년 준공된 래미안월곡(1372가구) 전용면적 84㎡이 10억원~11억3000만원선에 거래 되고 있다. 앞서 2003년 준공된 월곡두산위브(2197가구) 전용면적 84㎡은 9억5000만원선에 거래 중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동북선 경전철이 들어서는 교통호재가 있는 등 성북구가 기본적으로 위치가 좋다"며 "길음 뉴타운 정비가 마무리되어가고 하월곡동에 초고층 아파트도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원래 이 동네가 집장촌 이미지가 강했는데 정비가 되면서 아파트촌이 들어서면 주변 환경도 좋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07.30 10:00

3분 소요
임인년 새해, ‘억 대’ 오른 신고가 아파트는 어디?

부동산 일반

새해 들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및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매수세가 잠긴 가운데 지역별 중심지역에선 일부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여전히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가 27일 기준 올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등에 등록된 아파트 매매 실거래를 분석한 결과 직전 최고가보다 1억원 이상 오른 사례가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다수 나타났다. 지역별 비율을 보면 수도권 비중이 전체의 78%를 차지했으며 서울에서 성사된 거래가 약 37%로 가장 많았다. 특히 서울 강남권에선 주택담보대출이 불가한 초고가주택(시가 15억원 초과)에 속하는 아파트가 수십억원 대 신고가를 쓰며 거래됐다. 그 외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광역시와 광주광역시에서도 고가주택들이 소재한 부촌에서 ‘억대’ 상승한 신고가가 등장했다. ━ 초고액 신고가, 강남에 다수…1년 만에 5억 상승 사례도 새해 첫 주말이 지난 3일부터 강남구 역삼동 소재 개나리래미안 전용면적 129㎡ 대형타입이 전고가에 비해 2억원 가까이 높은 32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이전 최고가인 30억7000만원은 지난해 4월 거래된 것으로 채 1년이 되지 않아 시세가 대폭 오른 셈이다. 지난해 6월 입주한 반포 신축 아파트 반포디에이치라클라스 역시 같은 날 104㎡가 36억원에 팔렸다. 해당 타입은 입주 후 한 번도 거래된 적이 없는 상태에서 첫 거래가 3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뒤이어 일원동 샘터마을 101㎡는 6일 26억5000만원에 거래돼 1년 전 거래보다 무려 5억원 급등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강남구에선 일명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 역시 최고가를 기록했다. 도곡동 삼성아파트 전용 84.91㎡는 22억원에 매매되며 이전 최고가 거래보다 2억원 올랐고 청담동 신동아 역시 같은 가격으로 전고가를 경신했다. 이러한 거래는 서민 실수요자가 아닌 현금 여력이 충분한 부유층에 의해 성사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 외 지역에선 1군 브랜드 아파트 선호현상이 뚜렷했다.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와 길음뉴타운6단지 래미안, 북한산 힐스테이트 등 유명 브랜드 아파트가 9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LTV(담보인정비율) 20%가 적용되는 고가주택 기준을 넘겨 신고가에 매매됐다. 이밖에 워커힐 푸르지오(전용 92㎡)와 금호어울림10단지(전용 166㎡) 등 대형 타입이 최고가에 거래됐으며 고급 주상복합도 비싸게 거래됐다. 2일 거래된 용산 시티파크2단지 117.62㎡ 매매가는 24억9000만원이었다. 구로구 고척동에선 인근 영등포교도소 부지(고척 아이파크) 개발과 재건축 추진 호재로 최근 급등했던 한효아파트가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3일 거래된 한효아파트 전용 63㎡는 해당 단지에서 가장 작은 타입으로 2020년 2월 5억500만원에 팔린 뒤 약 2년 만에 6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 잘나가는 지역별 ‘강남’, 선호도 높은 신시가지 저력 여전해 서울 외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내에서도 지역별 ‘강남’ 속 대형 아파트가 선전했다. 경기도에선 판교와 분당, 인천에선 송도국제도시 아파트가 비싸게 거래됐다. 판교신도시 대장주인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은 전용면적 139㎡는 지난해 6월 35억5000만원에 매매된 지 불과 반년 만에 39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분당신도시에선 야탑동 탑마을 벽산아파트 전용 101㎡가 13억2000만원에, 이매동 이매촌 한신아파트 84㎡는 14억5000만원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인천에선 ‘억대’로 상승한 인천 아파트 대다수가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하고 있었다. 센트럴파크 앞 고급 주상복합 중 하나인 더샵퍼스트월드 전용 147㎡는 15억원에 팔리며 지난해 5월 13억3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다시 최고가를 썼다. 이처럼 상승폭이 높은 신고가 거래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된 가운데 지방 도시 중에선 부산과 광주가 선전했다. 부산광역시에선 고가 주택이 즐비한 해운대구와 수영구, 광주광역시에선 신시가지로 주목 받는 수완지구에서 10억원을 초과하는 신고가가 나왔다.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자리한 더샵센텀파크1차는 전용 175㎡가 26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타입은 2020년 9월 18억원에 매매된 이후 거래가 없다. 최근 8억원이 오른 가격에 팔렸다. 광주에서 주거 선호지역으로 주목 받는 광산구 수완지구에선 수완자이 전용 147㎡가 신고가를 쓰며 ‘10억 클럽’에 가입했다. 광주광역시는 2020년 12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음에도 신규아파트 공급 부족현상에 따라 지난 1년간 시세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2022.02.01 16:00

3분 소요
[흔들리는 주택 투자 수익성] 자본이득·임대수익 두 바퀴 모두 ‘헐렁’

부동산 일반

정부 규제, 공급 증가에 매매가 내리고 전셋값도 떨어져… 오피스텔 투자 수익률도 하락 주택 투자는 자본수익률과 임대수익률이라는 두 바퀴로 굴러간다. 자본수익률은 몸값(시세) 상승률이고 임대수익률은 투자금 대비 임대수입 비율이다. 전자는 교환가치이고 후자는 사용가치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 등으로 최근 몇 년 새 가격이 많이 오른 서울에서도 주택 투자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몸값이 내리는 데 이어 임대수익성도 나빠지며 투자성을 지탱하는 두 바퀴 모두 흔들리고 있다.전문가들은 “주택 투자에 인내가 중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전셋값 급등세를 타고 오르던 주택 임대수익률이 뚝 떨어졌다. 한국감정원의 월간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과 전세 평균 가격에 2년 정기예금 평균 금리를 적용해 실제로 들어간 금액 대비 전세 임대수익률을 계산한 결과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지난 1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1000만원이고, 평균 전셋값은 4억4800만원이었다. 금리는 최근 통계인 지난해 말 2.27%다. 매매가격에서 전세보증금을 뺀 자기 자본 대비 수익률이 2.81%다. 한국감정원이 월간 매매·전셋값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1월 이후 최저다. 앞서 가장 낮은 때는 2016년 9월(2.95%)이었다. 1년 전인 2018년 1월 수익률은 3.88%로, 그 사이 1%포인트 넘게 낮아졌다.금리 상승에도 전세 임대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전셋값이 내리기 때문이다. 매매가격도 하락하지만 이보다 폭이 더 크다.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내려가면서 수익률도 동반 하락한다. 현재 서울 아파트 시세가 1년 전과 비교해 매맷값은 3.44% 올랐는데 전셋값은 2.16% 내렸다. 아파트값이 본격적으로 하락한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보더라도 전셋값 하락폭(-1.79%)이 매매가격(-1.13%)보다 훨씬 크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지난해 1월 65.2%에서 지난 1월은 55.3%로 하락했다. ━ 은행 이자보다 못한 전세 임대 수입 전셋값 하락세가 가파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수익률이 더욱 낮다. 강남·송파구는 은행 금리보다 낮은 2.0~2.1%선이고 서초구는 근소하게 더 높은 2.3%다. 국민은행 시세 정보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엘스 전용 84㎡가 평균 매매가격 16억원, 평균 전셋값 7억7500만원이다. 전세 수익률이 2.13%다.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70% 가까이 되는 강북지역 수익률은 좀 낫다. 성북구 평균 매매가격이 5억5800만원, 평균 전셋값 3억7000만원으로 수익률이 4.5%다. 성북구 길음뉴타운 2단지 전용 84㎡의 경우 3.2%다.주택 월세 수익률도 마찬가지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데 적용하는 이율인 전·월세전환율이 2011년 1월 한국감정원 조사 이후 역대 최저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4%다. 강남권은 4% 밑으로 떨어졌다. 송파구가 3.6%로 가장 낮다. 3.6%이면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돌리면 연간 360만원, 월세 30만원이다. 잠실 부동산중개업 관계자는 “전·월세전환율이 3% 이하인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보증금 비중이 작고 월세 위주여서 주택보다 임대수익률이 좀 더 나은 오피스텔의 수익률도 많이 하락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서울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4.63%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4.86%)보다 0.23%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이 조사를 시작한 2010년 7월 이후 최저다. 임대수익률 하락에는 마찬가지로 오피스텔 전·월세전환율이 한몫한다. 지난 1월 기준 6.15%로, 역시 조사 이후 가장 낮았다. 수익형부동산전문기업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하락이 나타난다. 서울 수익률이 지난해 1년 동안 4.97%에서 4.87%로 1%포인트 떨어졌다.임대수익률 하락은 임대 수요 대비 공급량 초과가 주된 원인이다. 임대 수요 척도의 하나인 서울 인구수가 많이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인구가 976만 명이다. 1년 전보다 9만1000명 줄었다. 서울 인구 감소세가 나타난 2011년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이와 달리 공급량은 급증했다. 지난해 서울에 입주한 새 아파트가 3만6000여 가구로, 2015~17년 연평균 물량(2만5000여 가구)의 1.4배 수준이었다. 오피스텔 입주 물량도 2014~15년 연평균 1만5000실 정도에서 2016년 1만9000실, 2017년 2만6000실로 대폭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1~9월까지 입주 물량이 1만5000실이었다. 앞으로 임대수익률은 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4만3000가구로, 지난해보다도 훨씬 많다. 2017년 오피스텔 건축허가 물량이 3만실로 2015~16년 각 2만실보다 50% 급증했다.여기에 올해부터 많이 늘어나는 세금이 임대수익률을 갉아먹는다. 주택 전세 임대 소득에서 보유세(재산세·종부세)를 빼면 수익률이 ‘제로’에 가깝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의 전세보증금(9억6000만원) 연간 이자 수입이 2100여 만원으로 시세에서 보증금을 뺀 11억원 대비 임대수익률이 2.1%다. 이 아파트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10억6800만원이었고, 지난해 집값 상승분을 반영하면 올해 13억8800만원으로 예상한다. 올해 예상 공시가격 15억원 집에 살고 있으면 올해 예상 보유세가 총 2800여 만원이고 아크로리버파크 몫은 1300여 만원이다. 보증금 이자 수입에서 이 세금을 제외하면 800만원 정도만 남아 수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8%다. ━ 보유세 증가, 임대소득 과세도 부담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이 30% 이하로 떨어진 재건축 단지는 보증금 연간 이자 소득으로 세금도 제대로 못 낸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76㎡의 보증금 연간 이자소득이 980여 만원이다. 올해 공시가격 12억원으로 예상하는 집에 사는 2주택자의 경우 은마에 해당하는 보유세가 950만원 정도다.월세가 많은 오피스텔은 올해부터 연간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세금을 내야 한다. 다른 소득과 합쳐 종합과세하지 않고 14%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연간 2000만원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이 123만원이다. 임대소득의 6% 넘게 세금으로 나가게 된다. 전문가들은 신규 임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분간 부동산 시세가 좀 더 하락할 전망이고, 임대수익률도 내리막 흐름이기 때문이다.임대수익률이 그나마 올라가면 낮거나 ‘마이너스’인 자본 수익률을 상쇄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몸값이 몇 개월 새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올랐고 임대수입은 줄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몸값이 좀 더 떨어지고 임대수익률이 좀 더 좋아질 때까지 신규 투자는 신중하고 기존 투자 수익률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9.03.0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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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이후 부동산시장의 4가지 관전 포인트] 비강남권으로 집값 오름세 확산 가능성

재테크

상업·업무용 부동산으로도 여윳돈 몰려 … 전세가율 떨어져 갭투자는 크게 줄 듯 부동산시장에서 설이나 추석은 계절적으로 비수기에서 성수기로 진입하는 분기점(터닝포인트)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명절 이후 전개될 집값 움직임이 상반기 또는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흐름과 판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올해 설 이후는 어떨까. 신(新) DTI(총부채상환비율) 시행 등 대출 규제가 본격화하는 데다 집값 상승 피로감이 쌓이고 있어 설 연휴 이후 주택시장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하지만 연휴 이후에도 매도자 우위 시장이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4월부터는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오히려 매물이 줄면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설 이후 부동산시장을 강남 등 4개의 핵심 키워드로 살펴봤다.①강남: 정부나 부동산시장의 관심은 요즘 온통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강동구 등 강남권에 쏠려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에도 아랑곳 않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는 상승폭이 더 커졌다. 정부의 교육 정책과 부동산 규제책이 오히려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재건축 부담금(초과이익환수제) 예상액을 공개하는 등 더 강도 높은 규제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이 같은 상황은 설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여전히 매수자보다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막상 매수 문의가 있거나 가계약을 하려고 계좌번호를 물어보면 좀 더 고민해보겠다며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이는 매도자가 많다”고 말했다. 재건축부담금 예상액 공개 이후에도 매도 호가(부르는 값)는 여전히 강세다. 잠실동 주공 5단지 76㎡(이하 전용면적 기준)형은 19억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말에만 해도 17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된 매물이다. 송파구 일등공인 박정선 실장은 “정부가 재건축부담금을 공개한 이후에도 매수 문의 전화가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온다”고 전했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허용되는 장기 보유자(10년 소유, 5년 거주) 매물이 나오고 있는 서초구 반포동 주공 1단지(1·2·4주구) 84㎡형은 34억~35억원 선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값 주간 상승률(2월 5일 기준)에 따르면 강남구는 전주보다 0.24% 상승했다. 서초구는 0.45%, 송파구는 0.75% 올랐다. 강동구는 0.98% 올라 서울 25개구 가운데 주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감정원 측은 “상승폭이 전주보다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수요가 많아 가격 상승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재건축 가능 연한 상향 등의 규제가 나온다고 해도 강남권의 아파트 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고 폐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자사고와 외고가 폐지되면 학군을 고려한 부모들이 강남으로 몰리는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규제 강도에 따라 상승폭이 둔화할 수는 있지만 상승세가 꺾이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②다주택자: 4월부터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양도소득세가 중과된다. 중과세율은 2주택은 10%, 3주택 이상은 20%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다주택자를 향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던가 4월 전에 집을 팔라고 종용해왔다. 이 때문에 4월 전에 매물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장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오히려 설 이후에는 매물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팔 사람들은 다 팔았고, 임대사업용으로 등록된 집은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29일부터 2월 4일까지 한 주간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80건으로 전주 430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계약 체결 이후 6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는 만큼 두 달이 지나야 정확한 계약 건수 파악이 가능하지만, 1월 말부터 거래가 상당히 줄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시장에선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 매물은 거의 소화가 됐다고 보고 있다. 보통 매수·매도 계약을 한 후 잔금을 지불하고 등기 이전까지 두 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지금쯤이면 거의 계약이 마무리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양도세 중과 시작에 앞서 다주택자의 급매물을 잡으려던 매수 대기자의 꿈도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양도세 중과에 앞서 똘똘한 한 채를 갖고자 하는 이들은 이미 정리할 집을 다 정리한 것 같다”며 “4월부터는 갈아타기 매물이나 일시적 2주택자의 정리 매물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는 정책도 매물 품귀를 부르는 요인이다. 건축행정정보시스템 세움터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 월평균 4357명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다. 이후 12월까지는 월평균 6429명이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7348명이 등록해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그런데 이들이 임대사업용으로 등록한 주택은 임대 의무기간을 지켜야 양도세 중과 등을 피할 수 있다. 최소 5년 간 팔 수 없다는 얘기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보유세 개편이 어떻게 이뤄지는가에 따라 매물이 나올 수도 있지만 4월 이후에는 어쨌든 매물이 확 줄면서 집값이 되레 뛰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③갭투자: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이른바 갭투자는 설 이후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규제 강화와 갭투자의 핵심 요소인 전세가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다산신도시, 화성시의 동탄2신도시 등지가 잇따라 입주하면서 전세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영향이다.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인 전세가율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갭투자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해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차액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인데, 전세가율이 낮아지면 투자금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9.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5년 7월 처음으로 70%대에 진입한 이후 3년 만이다. 전세가율은 2016년 6월 75.1%로 최고점을 찍은 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1월 60%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1월 31일부터 시행된 신 DTI가 갭투자 차단제 역할을 할 것 같다. 종전 DTI에서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사람이 다른 주택담보대출을 추가로 받을 때 신규 대출의 원리금과 기존 대출의 이자만을 DTI 산정에 산입했지만, 신 DTI에서는 기존 대출의 이자와 원금 모두 산입된다. 따라서 신 DTI에서는 다주택자들의 대출 한도가 확 줄게 된다. 그렇다고 갭투자가 완전히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서울 강북 등지는 여전히 전세가율이 80% 정도에 이르기 때문이다. 성북구는 80.8%, 서대문 76.7%, 노원구 71.4%다. 전세가율이 70%를 넘는 곳도 25개 구 중 18곳이나 된다. 성북구 길음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최근 길음뉴타운 래미안 8단지 111㎡형이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며 “전세 5억3000만원을 낀 집이었는데 매수자는 집도 안 보고 계약했다”고 전했다. 전세가율이 높은 곳에서는 갭투자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남수 팀장은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데다 대출 규제로 갭투자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이 많아 완전히 사라지기는 힘들다”고 말했다.④풍선효과: 올 들어 나타난 현상 중 하나는 비강남권으로의 집값 확산이다. 정부 규제로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묶이고, 개발 이익이 줄어들자 규제 여파가 덜 하면서도 서울 도심과 강남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실제로 최근 비강남권 일반 아파트 값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2월 5일 기준 주간 상승률에 따르면 용산구는 0.83%, 성동구는 0.52%, 광진구는 0.55% 올랐다. 모두 서울 평균(0.3%)을 크게 웃도는 상승률이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경기도 과천시와 분당신도시도 같은 기간 각각 1.04%, 0.97% 올랐다. 서울 마포구의 아현공인 김정훈 사장은 “강남 재건축 압박이 심해질수록 매수세가 이쪽(강북)으로 올 가능성이 크다”며 “실제로 올들어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고 매도 호가도 계속 뛰고 있다”고 전했다.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가람 59㎡형은 최근 11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호가지만 3.3㎡당 가격이 4270만 원으로,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와 비슷한 가격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가 강하면 강할수록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팽배하다”며 “설 이후 강남 재건축 규제가 추가로 나온다면 비강남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풍선효과는 상업·업무용 부동산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택시장을 옥죄자 상업·업무용 부동산으로 시중 유동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가·오피스텔·오피스 등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총 38만4182건으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는 가장 많았다. 특히 주택시장 규제책이 나온 지난해 5월 이후 거래량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1월 2만3160건, 2월 2만5606건, 3월 2만8950건, 4월 2만8816건으로 4월까지는 2만건 수준이었으나 5월에는 3만1013건으로 3만건을 돌파했다. 이후 연말까지 추석 연휴가 있던 10월(2만8714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3만건을 넘었다. 이 같은 상업·업무용 부동산의 거래 증가는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영향으로 풀이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주택시장을 옥죄자 상업·업무용 부동산이 튀어 오른 것”이라며 “하지만 신 DTI 시행, 상업용 부동산 규제 등으로 설 이후에도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나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2018.02.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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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된 서울 경전철 사업] 우이신설선 주변 미아·길음뉴타운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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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효과로 매도 호가 올라 … 신림선·동북선 등 8개 노선도 관심 부동산시장에서 전철이나 도로는 확실한 재료로 꼽힌다. 부동산시장이 아무리 위축돼 있는 상황이라도 길이 새로 놓이거나 뚫리면 주변 집값과 땅값은 상승곡선을 그리게 마련이다. 인구가 유입되고 새로운 상권이 조성되는 등 도시 기반시설이 확충되는데,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부동산의 몸값도 오르는 것이다. 실제 지난 6월 구리~포천간 고속도로 개통 이후 수혜지로 꼽히는 경기도 구리시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3억 2856만원이던 구리시 평균 아파트 값은 올해 6월 말 기준 3억 6676만원으로 11.63% 올랐다. 같은 기간 인근 경기도 의정부시는 8.77%, 경기도 포천시는 4.81% 오르는 데 그쳤다.대개 길이 새로 뚫리면 지하철역 주변이나 나들목(인터체인지) 주변 부동산 값은 개통 직전 5~10%, 개통 후 10~20% 오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건설계획·착공 등 그 이전 단계에서도 값은 추가로 더 오를 수 있어 ‘길’ 하나만으로 생기는 가치 상승폭은 그 이상이다. 서울의 경전철 시대를 연우이신설선도 마찬가지다. 개통 한 달여가 지나면서 우이신설선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미아·길음뉴타운 등지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우이신설선 주변에는 지하철 접근이 불편했던 미아뉴타운 등 대규모 주거지가 몰려 있어 교통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다만 무작정 수혜만 기대하긴 어렵다. 8·2부동산 대책 여파로 ‘갭투자’를 비롯한 아파트 투자 열기가 잠잠해졌기 때문이다. ━ 버스로 1시간 거리 23분으로 단축 서울의 첫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은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13개 역으로 연결하는 노선이다. 총 연장 11.4㎞이고 환승역은 성신여대입구(4호선), 보문(6호선), 신설동(1·2호선) 등 3곳이다. 모든 전동차를 무인 운행하고 경전철로는 처음으로 전 구간이 지하에 건설된 게 특징이다. 우이신설선이 개통하면서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대문구 신설동까지 23분여 만에 주파가 가능해졌다. 기존엔 버스로 1시간 가까이 걸렸던 거리다. 서울 동북부 지역 주민들의 출퇴근 시간이 확 준 것이다. 수혜지로는 강북·성북·동대문구가 꼽힌다. 우이신설선 역은 강북구엔 솔샘·삼양사거리역 등 8곳이 있고 성북구엔 보문·성신여대 입구역 등이, 동대문구엔 신설동역이 있다. 이 가운데 아파트 7000여 가구가 몰려 있는 강북구 미아동 일대 미아뉴타운 인근이 최대 관심 지역으로 꼽힌다. 솔샘역 역세권이 된 SK북한산시티, 두산위브트레지움, 벽산라이브파크 등이다.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84㎡는 올 4월까지만 해도 3억8000만원선이었지만 경전철 개통이 직후 5000만원가량 뛰어 지금은 4억~4억4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온다. 솔샘역을 가운데 두고 SK북한산시티와 마주하고 있는 벽산라이브파크 아파트 전용면적 84㎡도 경전철 개통 이후 3000만원가량 올라 지금은 3억9000만~4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우이신설선 삼양사거리역과 가까운 래미안 트리베라2차 전용면적 84㎡도 경전철 개통 직후 2000만원이 뛰어 지금은 5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말 이 아파트의 매도 호가는 5억원 정도였다. 그러다 경전철 개통을 앞두고 한 차례, 개통 직후 또 한 차례 집값이 뛴 것이다. 우이신설선 정릉역과 인접한 길음뉴타운이나 6호선 환승이 가능한 보문역 인근 등지의 대단지 아파트에도 실수요가 몰리면서 우이신설선 개통 직후 아파트 값이 2000만~3000만원가량 뛰었다. 강북구의 1번지공인중개사무소 김준호 사장은 “개통 이후 광화문 등지로 출퇴근하는 신혼부부 등 젊은층의 아파트 매매나 전·월세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 신림선은 착공, 동북선 사업 재시작 경전철 개통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서울에서 추진되고 있는 다른 경전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개통한 우이신설선을 제외하고 모두 8개 노선의 경전철을 추진 중이다. 신림선(여의도~서울대 앞)과 동북선(왕십리역~상계역), 면목선(청량리~신내동), 서부선(새절~서울대입구역), 목동선(신월동~당산역), 난곡선(보라매공원~난향동) 등 6개 노선과 정부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반영된 위례~신사선(위례신도시~신사역), 위례선(복정역~마천역)이다. 이 중 신림선은 공사 중이고, 동북선과 위례신사선 등이 최근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우선 2022년 개통 예정인 신림선은 서울 여의도 샛강역부터 대방역, 여의대방로, 보라매역, 보라매공원, 신림역을 경유해 관악구 신림동(서울대 앞)을 연결하는 총 7.8km의 경전철이다. 총 10개 역(환승역 4개)이 건설되고 역사는 대방로와 도림천을 따라 형성될 예정이다. 이 노선이 개통하게 되면 신림동 일대에서 여의도를 비롯한 주요 지역으로 이동하기가 편리해진다. 지금은 신림동에서 여의도까지 40여분이 걸리지만 20여분으로 단축된다. 안산에서 여의도까지는 1시간 30분에서 30분대로 줄어든다. 그동안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했던 경기도 시흥·안산시 지역 서울 출퇴근 인구의 교통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신림선 경전철이 들어서면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신림동 일대가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신림역·보라매역·대방역 일대다. 신길뉴타운과 가까운 7호선 보라매역은 향후 신림선에 경전철 난곡선까지 트리플 환승역으로 바뀐다. 보라매병원 일대 업무 시설과 주거 시설이 혼재해 있는 신대방동도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신대방동은 기존 지하철역과는 거리가 있어 경전철 개발로 새롭게 역세권이 되는 지역이다. ━ 서울 도심 거미줄처럼 연결 최근 사업이 재개된 동북선도 눈길을 끈다. 동북선은 우이신설선, 신림선에 이어 서울시에서 세 번째로 추진되는 경전철로 서울시는 최근 민간투자사업 협상대상자인 동북선경전철㈜과 최종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기존 사업 주관사(동북뉴타운신교통㈜)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새 사업자를 선정하느라 차질을 빚었던 동북선 경전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서울시는 동북선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19년 상반기 공사에 들어가 2024년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북선은 왕십리역(2호선 분당선)에서 제기동역(1호선)∼고려대역(6호선)∼미아사거리역(4호선)∼월계역(7호선)∼하계역(4호선)~상계역(4호선)으로 이어진다. 총 연장은 13.4km로 성동구·동대문구·강북구·성북구·노원구 등 인구밀집도가 지역을 통과해 기대감이 크다.동북선이 개통하면 현재 전철역이 없는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부터 성동구 왕십리역까지 출퇴근 시간이 약 46분에서 24분으로 줄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상계역에서 왕십리역까지 통근시간은 37분(4호선↔2호선 환승 기준)에서 12분 정도 줄어든다. 동북선 최대 수혜지역으로는 서울시 성동구 마장동의 마장동축산물시장역(가칭) 주변이 꼽힌다. 마장동은 서울시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인 데다 왕십리역 접근성이 크게 좋아져 마장동 현대 등이 역세권 주거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제기동역 인근의 역세권 단지도 수혜지다. 장위뉴타운 주변 역세권 단지들 역시 동북선 대표적인 수혜지로 꼽힌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114 함영진 센터장은 “동북선은 지하철 4호선의 보조선 역할로 성북구 등 강북권에서 최근 인기 지역인 성동구와 왕십리역에서 분당선으로 환승하면 강남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서부선과 위례신사선 역시 올해 초 사업을 재개했다. 은평구 새절역(지하철 6호선)과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지하철 2호선)을 잇는 서부선 경전철은 올해 초 사업 주간사인 두산건설이 서울시에 사업제안서를 접수했다. 서부선은 특히 당초 새절역~장승배기역을 잇는 총 연장 12.05㎞ 계획됐으나 이번 사업제안서에서는 새절역에서 서울대입구역까지 16.23㎞로 늘어났다. 역은 모두 16곳이 설치된다. 이 노선이 개통하면 새절역이나 명지대 앞에서 서울대입구역까지 지금은 50여분이 걸리지만 절반 이하로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부선은 주거밀집지역과 업무지구를 연결하기 때문에 더블·트리플 역세권이 되는 6개 환승역 인근이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2호선 신천역, 6호선 새절역·광흥창역, 5호선 여의도역, 1·9호선 노량진역, 7호선 장승배기역 등지다. 또 저평가된 나홀로 아파트가 많은 은평구 응암·신사동 일대와 대중교통망이 열악한 서대문구 북가좌·남가좌동이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북가좌·남가좌동은 특히 주변에 상암지구, 수색·증산뉴타운, 가좌뉴타운 등의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지난해 사업 주간사가 삼성물산에서 GS건설로 변경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위례신사선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초 서울시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사업제안서에 따르면 위례신사선은 서울 위례신도시와 동남권유통단지∼학여울역∼삼성역∼신사역을 잇는다. 11개의 역이 들어서는데 학여율(3호선), 삼성역(2호선), 청담역(7호선), 신사역(3호선) 등 주요 노선 환승역이 설치돼 서울 각지로의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2020년께 착공해 2024년께 개통이 목표다. 위례신사선이 연결되면 위례신도시 일대가 최대 수혜지역이 될 전망이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권 유일의 신도시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중교통 환경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위례신사선이 개통하면 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 실수요 관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경전철 시대가 열리면서 낙후지역을 중심으로 매도 호가가 뛰는 등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지만 시장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정부 정책이나 대내외 경기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주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이신설선 주변만 해도 신규 역세권을 중심으로 매도 호가가 뛰고 있지만 8·2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매매 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 8·2 대책 영향으로 최근 강북권에서 유행하던 갭투자 수요가 확 줄었기 때문이다.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한 매도 호가 오름세는 뚜렷하지만 거래는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경전철 사업에 대한 한계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일반 지하철과 달리 민간 업체가 개발 주체인 경전철 사업이 최근 위기를 맞은 것이다. 실제 의정부 경전철은 개통 4년 10개월 만에 3600억원 넘는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해 파산했고, 2013년 4월 개통한 용인경전철도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우이신설선의 경우 개통 후 30년 간 운영, 투자금을 회수한 뒤 서울시에 소유권을 이관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국 우이신설선도 예상보다 수요가 부진하면 머지않아 적자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당초 우이신설선 1일 이용 예상 승객을 13만여 명으로 예상했지만 개통 첫날과 이튿날 이용 승객이 총 11만7000여 명에 그쳤다. 특히 이용객 중 40%가 무임승차객이라 벌써부터 재정난을 겪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다 보니 최근 사업을 재개한 동북·서부선이나 위례신사선도 착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경전철 사업 특성상 파산하게 되면 역세권 부동산 시장에 호재는커녕 악재가 될 수 있다”며 “경전철 개통 호재만 보고 무리하게 투자하기보다는 실수요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7.10.2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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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대책 그 후 부동산시장은 어디로] 재건축 시장은 지금 정중동

부동산 일반

개포·은마 등 호가 수천만원 내려도 매수세 없어 … 보유세 인상 등 추가 규제 예의주시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19 대책이 ‘옐로카드’라면 8·2 대책은 ‘레드카드’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거래·세금·대출 3가지를 꽁꽁 묶는 ‘사상 최대 규제’라는 반응이 나온다. 일단 단기적인 정책 효과가 엿보인다. 이후 서울과 세종시를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던 주택시장이 주춤하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선 급매물이 나오고 있고, 세종에선 아파트 매매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도가 워낙 강력해 정부가 우려한 주택시장 과열을 어느 정도 안정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6·19 대책이 부동산 거래를 일시적으로 위축시키는 효과를 냈지만 결국 매수심리를 부추기고 지역별 풍선효과를 초래하는 결과를 낳은 탓이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이상 부동산 투자의 흐름을 막기 어려운 데다 보유세 인상 등 부동산 자산가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규제가 빠져 추가 규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월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보름 전까지만 해도 재건축 사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개포지구 전체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곳이다. 하지만 8·2 대책으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부동산중개업소 대부분은 문을 닫았다. 언제 끝날지 모를 긴 휴가가 시작된 것이다. 8·2 부동산 대책 직격탄을 맞은 서울 강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 재건축 단지는 숨을 죽이고 있다. 서울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건축 단지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아직 조합 설립 전이거나 조합 설립 이후 2년 이상 지났지만 사업 진척이 없어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단지에서는 규제 적용 전 팔려는 움직임도 나오지만 매수 문의가 끊기며 개점휴업 상태다. 이미 조합이 설립된 곳은 벌써 찬바람이 분다. ━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없는 장세 조합원 지위 양도 예외 단지로 한시적으로 거래가 가능한 반포 주공1단지 중 1·2·4지구 전용면적 84㎡ 급매물이 25억원대에 나와 있다. 8·2 대책이 나오기 전인 7월 말까지만 해도 28억원을 호가(부르는 값)했던 매물이다. 8·2 대책 이후 호가가 2억~3억원가량 떨어진 셈이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역시 거래가 가능한 곳으로 호가가 하락세다. 잠실 주공5단지 전용 82㎡는 17억원을 훌쩍 넘어서기도 했지만 지금은 5000만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와 있다. 신반포3차 전용면적 99㎡는 15억5000만~16억원을 호가했지만 현재 5000만원 떨어진 매물이 나온다. 잠실동 스타공인중개소 김선희 실장은 “1억원까지 떨어진 급매물이 더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매수자의 문의만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 거래로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조합설립 인가 전이라 거래에 걸림돌이 없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가격이 더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거래는 안 된다. 매도 호가를 묻는 문의 전화만 간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은마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조합 설립 전이어서 은마가 풍선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하지만 아직은 매수·매도자간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은마 아파트 전용 76.8㎡는 8·2 대책 직전 14억원을 호가하다 지금은 5000만원 정도 떨어진 매물이 나와 있다.이미 조합이 설립돼 8월 3일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 강남구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엔 찬바람만 분다. 주공1단지 전용면적 58㎡는 직전 15억6000만원에 팔린 이후 매매가 실종됐다.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로 조합원이 보유한 아파트를 팔더라도 이를 사는 매수자는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급매물이라고 할 것도 없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도 상당수 문을 닫았다. 당분간은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무리하게 집을 산 매도자가 대출 압박 등으로 헐값에 매물을 던지는 예는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지금 상황에선 이 아파트를 살 사람이 없다”며 “사려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없는 장세가 당분간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또 다른 ‘갭투자’ 우려 시각도 정부가 재건축과 함께 또 다른 투기시장으로 지목한 서울 강북권은 어떨까. 강북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별로 없어 갭투자(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을 활용해 여러 채에 투자하는 것)로 인기를 끌었다. 정부는 강북을 투기과열지구로 묶어 대출을 제한해 갭투자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침이다. 투기과열 지구 다주택자에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이 30%로 대폭 낮아진다. 또 내년 4월부터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면 양도소득세율이 강화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갭투자자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세를 끼고 집을 사고, 또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것은 집을 거주하는 공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투기수단으로 보는 신종수법”이라고 지적했다.일단 갭투자 문의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매도 시기에 대한 문의만 이어지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의 A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후 앞으로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기도 했다”며 “일단 추가적인 갭투자 문의는 뚝 끊겼고 지금은 언제 팔면 좋을지를 묻는 투자자만 있다”고 말했다. 성북구는 서울에서도 전세가율이 높아 ‘갭투자 성지’로 불린다. 실제 부동산 114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성북구의 전세가율(전세가격 대비 매매가격 비율)은 83.33%로 서울에서 가장 높다. 전세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부산 등 지방에서 원정 온 투자자가 전세를 끼고 여러 채를 매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물이 크게 늘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매물이 나오진 않는다. 보유세 강화가 빠진 데다 내년 4월까지는 시간이 있으니 일단 지켜보겠다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양도세를 더 내더라도 월세 (반전세 투자자) 수익을 챙기겠다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또 가족 명의로 투자에 나선 이들은 이번 대책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 이는 기존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가 튼튼하게 받쳐주는 성북구 특수성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값도 큰 변동이 없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길음뉴타운 6단지 전용면적 59㎡는 4억85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매물은 5억원을 호가한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거래를 할 정도로 급박함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 풍선효과 우려에 정부 “추가 규제” 오히려 일각에선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 따른 집값 조정을 틈타 또 다른 갭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세가격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집값을 내리겠다는 정부 의도 자체가 또 다른 갭투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유세 강화라는 변수는 남아 있다. 정부가 보유세 강화 카드를 꺼낸다면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집주인 입장에선 양도세 강화는 안 팔면 그만인 규제”라며 “그러나 정부가 보유세 카드를 꺼낸다면 갭투자자들이 한 번에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8·2 대책에 대한 반응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8·2 대책은 워낙 범위가 넓고 여러 규제가 겹쳐 있기 때문에 당분간 주택거래가 줄면서 시장이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만큼 이번 규제는 엄격하고 포괄적이다. 더구나 6·19 대책처럼 약효가 금방 끝난다면 보유세 인상, 분양가상한제 부활과 같은 정부의 추가 규제가 나올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세금과 대출, 재건축, 청약 등 각 분야를 아우른 12년 만의 초고강도 종합대책”이라며 “부동산 투자는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강도 높은 규제로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전문가들 가운데선 8·2 대책을 두고 상반된 전망과 보완책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번 규제로 부동산 경기가 너무 침체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과 이와는 정반대로 공급 대책이 없어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침체론은 하반기 공급 증가, 금리 인상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예고된 상황에서 수요 심리가 위축돼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매 분기 10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입주한다. 전방위적 수요억제책이 자칫 주택시장 전반을 냉각시켜 거래가 끊기는 현상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잘 안 잡히는 서울은 수요억제책뿐만 아니라 공급에 대한 대안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시중 유동자금이 여전히 풍부한 상황이어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가 느슨한 서울 인근 수도권 신도시로 수요가 이동하는 등 대책 사각지대로 유동자금이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분당·일산·평촌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다. 실제로 분당 등지에선 8·2 대책 이후 서울 등 타 지역 사람들의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투자자의 경우 주로 전세 수요가 풍부한 역세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을 찾는다.지하철 분당선 서현역에 인접한 한양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최근 종전 최고 시세인 7억2000만원대에 잇따라 계약됐다. 6·19 대책 전 6억4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된 이 단지는 이후에도 꾸준히 올라 7억원을 넘어선 뒤 8·2 대책 예고로 거래가 일시적으로 멈췄으나 최고 시세에 다시 거래를 재개했다. 이번에 거래된 매물 중 하나는 전세를 낀 매물로 서울에서 건너간 투자자가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인접한 현대 아파트는 8·2 대책 이후 매도 호가가 2000만 원가량 뛰었다. 거래가 재개되고 매수문의가 늘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다시 조정한 것이다. 인근의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직후 투자 문의가 몰리기 시작하면서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였고 호가는 오르고 있다”며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다 보니 대놓고 갭투자를 묻는 투자자도 많다”고 말했다.평촌신도시 대표 단지 중 하나인 무궁화코오롱 아파트는 소형 주택형은 모두 거래되고 중소형인 전용면적 84㎡ 주택형만 1~2개 매물로 남아있는 상태다. 정부가 서울 강남 4구를 투기 지구로,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어 투기를 원천 봉쇄하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하면서도 강남 접근성이 좋은 분당이나 하남 등지로 투자자의 관심이 옮겨왔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과열 지역에 대해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 등을 이미 예고한 만큼 풍선효과가 크게 확산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막으니…재건축 분양권은 매물 품귀 “급매물 없어요. 양도세 고작 10%포인트 오르는데 그것 무섭다고(재건축) 분양권 내놓겠어요? 어차피 다운계약서에다 양도세는 매수자한테 떠넘기면 되니 분양권 보유자는 자신감이 넘쳐요.”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를 금지하면서 이미 분양한 재건축 단지의 분양권은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권에는 ‘양도세 강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재건축 단지에 입주할 수 있는 방법이 재건축 단지 분양권을 매입하는 것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매도자 우위시장이 형성되면서 분양권 보유자들은 느긋하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분양권 웃돈은 현재 8000만∼9000만원 선으로 8·2 대책 직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3.3㎡당 평균 4457만원에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자이 웃돈도 3억원 이상 호가한다. 개포동 역시 분양권엔 흔들림이 없다. 삼성물산이 개포 주공2단지를 재건축해 분양한 래미안 블레스티지 웃돈은 여전히 3억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개포동에 입성하려면 블레스티지와 디에이치 아너힐스 분양권을 사는 방법 밖에 없다”며 “분양권 매물 자체가 없어 보유자가 가격을 낮춰 내놓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정부는 분양권 투기를 막기 위해 내년부터 분양권을 팔면 보유기간에 관계없이 양도소득세율 50%를 일괄 적용키로 했다. 올해 분양권을 팔면 종전처럼 1년 이내는 50%, 1년 이상∼2년 미만은 40%, 2년 이상 6∼40%의 세율이 적용되지만 분양권 소유자들은 별 움직임이 없다. 양도세율 10~20%포인트가 오른다고 해도 큰 부담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다운계약서가 만연해있는 상황에서 실제 매도자들이 부담하는 금액은 생각만큼 높지 않다. 또 양도세를 매수자가 부담하는 분양권 시장 구조에서 급하게 매물을 내놓을 이유가 없는 게 현실이다. 절대적인 분양권 매물이 적다는 점이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재건축한 단지의 일반분양 물량은 전체 가구수 대비 20∼30% 불과하다. 가령 9510가구에 달하는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일반분양 물량은 1558가구에 불과하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정부가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를 금지한 데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키로 해 앞으로 재건축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때문에 재건축 단지 분양권 거래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7.08.12 10:00

9분 소요
[금리 인상에 요동치는 전·월세 시장] 월세 삼키는 전세 …‘월세시대’ 가속화 제동

산업 일반

시중 금리 오르며 임대시장 판도 바뀌어 … 월세 수익률 하락도 전세 전환 부추겨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있는 전용면적 59㎡ 아파트에 반전세로 사는 이모(43)씨는 내년 2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전세 물건을 찾고 있다. 현재 보증금 3억8000만원, 월세 20만원에 살고 있는데 1억원 정도만 추가로 부담하면 전세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전셋값은 올 여름만 해도 5억 5000만~6억원에 달했지만 3~4개월 새 1억원 가까이 빠졌다. 이씨는 “반전세로 계속 눌러 살지, 전세 대출을 받아 전세로 옮길지 한 달 넘게 고민했다”며 “내년에 금리까지 인상되면 전세 매물이 더 늘고 가격도 주춤할 것 같아 전세를 선택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 주택 임대 시장에서 월세 비중 하향세 저금리 시대의 종언은 주택 임대차시장에도 격변을 몰고 올 전망이다. 지난 2~3년 동안은 전세 물건이 빠르게 줄고 월세가 증가세를 보였다. 저금리 기조가 고착하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에 가속도가 붙어서다. 이 때문에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조만간 월세 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팽배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전세 물량이 조금씩 늘면서 월세 비중은 후퇴하고 있다. ‘아파트 월세시대’ 가속화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시중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임대시장의 판도가 다시 전세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국토교통부의 전·월세 거래 신고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량 중 43.6%가 월세였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세는 ‘준전세’와 ‘준월세’를 모두 포함한다. 준전세는 전세에 가까운 임차 형태로 보증금이 많고 월세 비중이 적은 것을 말한다. 준월세는 반대로 보증금이 적고 월세가 많은 계약이다. 기준은 보증금이 월세의 240배를 넘느냐로 구분한다. 2012년 말 32% 수준이던 월세 거래 비중은 계속 높아져 올해 3월 47.1%로 최고점을 찍었다. 월세 비중이 떨어진 것은 올 하반기부터다. 지난 6월 이후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전세 거래 비중이 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단지의 전체 전·월세 물건 중 전세는 60~70% 수준이다. 1년 전만 해도 전세 물건은 20% 미만에 그쳤다. 길음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전에는 전세 물건이 나오기 무섭게 빠졌으나 최근엔 물건이 소화되는데 길게는 한 달 넘게 걸린다”며 “그러다 보니 전세가 조금씩 쌓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거래가 줄면서 전셋값 상승세도 꺾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서울 주택 전셋값은 1.83% 올랐다. 지난해(7.25%)의 4분의 1 수준이다. 전셋값이 하락세(-7.80%)를 보인 2004년과 2012년(11월까지 0.24%)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률이 낮다. 일부 지역의 단지는 최근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형은 지난 9월보다 5000만원 내린 6억원으로 떨어졌다.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 전용 59㎡형도 올 여름보다 1000만~2000만원 빠진 2억5000만원선이다. 저층은 2억2000만원에도 나온다.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59㎡형 역시 3~4개월 새 3000만원 이상 내렸다. 아현동 D공인 관계자는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낮춘 전세도 빨리 소진이 안 되다 보니 가격도 약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가뭄에 콩 나듯’ 나왔던 전셋집이 최근 늘어난 이유는 일단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증가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부동산 정보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9만여 가구로 최근 3년간(2013~2015년) 연평균 24만여 가구보다 20%가량 증가했다. 새 아파트의 경우 집주인이 아파트 잔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세 물건을 한꺼번에 내놓는 경우가 많아 전셋값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줄었던 입주가 2014년부터 늘기 시작해 3년째 이어지면서 전세물량이 비교적 풍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그동안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물량이 많아 월세 수익률이 떨어지자 집주인들이 다시 전세로 임대를 놓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적용되는 전환율은 10월 말 기준으로 연 5.7%다. 2011년(8.6%)에 비해 3%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또 집값 상승을 노리고 비교적 적은 돈으로 아파트를 매입하는 ‘갭(Gap)투자’가 증가한 것도 전세 물건이 늘어난 이유다. 갭 투자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차액만 투자해 집을 사는 투자 방식이다. 강남구 개포동의 B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일부 전세를 끼고 집을 산 투자자들이 전세로 내놓는 매물이 적지 않아 예년에 비해 전세 수급에 여유가 생겼다”고 귀띔했다.앞으로 전세 물건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114는 내년 전국에 36만여 가구, 2018년 41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보다 각각 25%, 43% 늘어난 규모다. ━ 금리 오르기 전 원금 미리 갚는 게 유리 여기에 미국발 금리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전세 물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올린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되고, 목돈이 필요해진 임대인(집주인)은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번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 금리가 올라가면 집주인이 월세를 고집할 수 없게 돼 월세에서 전세로 전환하는 집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월세 거래 비중은 40%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점쳐진다.세입자는 이런 흐름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셋값 상승과 물량 부족 속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월세를 택한 수요자의 경우에는 집주인이 전세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어 여건은 오히려 좋아질 전망이다. 문제는 전세자금 대출액이 많은 세입자나 목돈이 적은 대출 예정자다. 금리가 올라가면 전세자금 대출 금리도 인상돼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때문에 이미 대출을 받은 세입자는 금리 인상 전에 원금을 일부라도 나눠 갚는 게 좋다. 저축을 해서 전세대출 상환 자금을 마련하는 것보다 원금을 미리 내는 게 이자 면에서 낫기 때문이다. 집주인은 계산기를 두드려 봐야 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자기 자본으로 집을 사들여 월세를 받는 집주인 입장에선 그대로 생활해도 괜찮지만, 대출을 받은 경우엔 대출자금이나 금리 조건 등에 따져 전세로 돌리는 게 나을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6.12.17 13:30

5분 소요
[기세 꺾인 서울의 ‘미친 전세’] 일부에선 역전세난 걱정도 솔솔

산업 일반

입주량 늘며 수천만원 떨어진 곳도... 집값 하락, 금리 상승 등의 영향도 “좀 더 기다렸어야 했는데…. 그때 은행 대출까지 받아 들어왔거든요.” 서울 길음동의 전용면적 59㎡형 아파트에 사는 이모(39)씨는 지난 8월 인근 지역에서 전세로 이사 왔다. 계약금액은 4억1000만원. 그로부터 3개월여 지난 지금은 3억 8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된다. 이씨는 “괜히 서둘러 계약했나 싶어 후회된다”고 말했다.고삐 풀린 듯 치솟던 서울 전셋값이 진정되고 있다. 전세 물건이 부족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세난이 완화되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서울 주택 전셋값이 1.83% 올랐다. 지난해(7.25%)의 4분의 1 수준이다. 전셋값이 하락세(-7.80%)를 보인 2004년 이후 2012년(11월까지 0.24%)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률이 낮다. 민간기관이 내놓는 수치도 비슷하다. 올 들어서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고 특히 11월부터 크게 둔화됐다. KB국민은행 조사 결과 서울 전셋값은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주간 기준 변동률이 0.06~0.1% 수준이었으나 11월 들어선 0.03%대로 낮아졌다. ━ 성북·마포구 전셋값 둔화 두드러져 전세시장의 변화가 두드러진 곳은 성북·마포구 등 지난 1~2년간 전셋값이 많이 뛴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선 지난해만 해도 전세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 매물이 나오면 당일 바로 소화됐다. 매매가격의 90%를 웃도는 전셋값이 속출하면서 ‘미친 전세’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최근엔 사정이 다르다. 전세 물건이 나와도 예년에 비해 소진 속도가 떨어지고,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단지가 늘고 있다.성북구 아파트 전셋값은 11월 28일 기준으로 한 주 새 0.03% 떨어졌다. 이곳 전셋값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 12월 17일(-0.01%) 이후 198주 만이다. 길음동 길음뉴타운 6단지 전용면적 59㎡형 전세는 지난 10월 4억 2000만원에 계약됐으나 지금은 3억8000만원대에 나온다. 두 달 새 3000만~4000만원 빠진 것이다. 자금 사정이 급한 집주인은 3억4000만원짜리 급전세를 내놓기도 한다.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 전용 59㎡형도 지난 여름보다 1000만~2000만원 빠진 2억5000만원선이다. 저층은 2억2000만원에도 나온다. 길음동 양지공인 길현순 대표는 “전세 수요가 많이 줄어 한 달 이상 소화되지 않는 물건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형은 지난 9월보다 5000만원 내린 6억원으로 떨어졌다.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59㎡형도 3~4개월 새 3000만원 이상 내렸다. 아현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물건은 꾸준히 나오는데 전세를 알아보러 오는 사람도, 전화문의도 별로 없다”고 전했다.지난해까지 연평균 6~7%의 상승률을 보이던 서울 전셋값에 힘이 빠진 데는 전셋집 공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3000여 가구로 지난해보다 11.7% 증가했다. 경기도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올해만 8만7000여 가구로 최근 3년 간(2013~2015년) 연평균 5만7000여 가구보다 50% 넘게 늘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난에 허덕이던 수요가 싼 전세를 찾아 경기도 택지지구 등으로 옮겨간 것이 완충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지구에서 아파트 입주가 잇따르자 인접해 있는 강남권(서초·강남·송파구) 전셋값이 지지부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전세의 월세 전환도 올해 주춤했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31.2%로 지난 3월(38.1%)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물량이 많아 월세 수익률이 떨어지자 집주인들이 다시 전세로 임대를 놓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적용되는 전환율은 10월 말 기준으로 연 5.7%다. 2011년 8.6%에 달했지만 3%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올 들어 둔화한 집값 상승세도 전셋값 오름세를 짓누르고 있다. 집값이 많이 오를 땐 집주인들이 집값 상승분을 전셋값에 반영해 보증금을 올린다. 가격 상승폭이 줄어들면 전셋값을 많이 올리기 부담스러워진다. 11월 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 대비 전셋값 평균 비율은 73.3%로 2년 전에 비해 8%포인트가량 올랐다. 집값이 오르면서 전셋값도 덩달아 오른 결과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입자 입장에서 집값 하락에 대비해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으려면 집값보다 일정 폭 이상 저렴해야 한다”고 말했다.집값 상승세가 꺾인 가운데 기존 세입자들이 시장 눈치를 보며 기존 전셋집에 계속 눌러앉아 있는 것도 전셋값이 들썩이지 못하는 이유다. 전세 재계약은 통상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이뤄진다. 이 때문에 올해 전세 거래량도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10만410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9181가구보다 4.6% 감소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품 거래가 늘면 자연히 가격이 오르듯 전세 거래가 줄면 가격도 안정세를 띠게 된다”고 설명했다. ━ 전세 거래량도 줄어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셋값이 안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일각에선 하락 전망도 나온다.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급증해 전세 공급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114는 내년 수도권에 16만여 가구, 2018년 21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보다 각각 36%, 74% 늘어난 규모다. 집값 전망도 불확실해 전셋값 상승을 견인하기 어렵다. 여기다 미국발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서 월세에서 전세로 다시 돌아가는 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일부 지역에선 대규모 입주에 따른 공급으로 ‘역전세난’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역전세난은 전셋값이 갑자기 떨어져 집주인이 계약기간 만료 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현상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내년엔 전세시장의 판도가 바뀌어 역전세난과 집값 하락 등으로 전셋값을 되돌려 받기 힘든 ‘깡통전세’가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은 주택 입주량이 멸실 가구를 고려할 때 과잉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국지적인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경기도 입주량이 서울 전세 수요를 분산시켜주면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6.12.1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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