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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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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건설, 지난해 수주 1조원 돌파…“공공 역량 집중”

부동산 일반

지난해 대보그룹의 건설 계열사 대보건설이 2년 만에 수주 1조원을 돌파했다. 대보건설은 지난해 연간 수주 실적을 집계한 결과 1조1170억원을 수주했다고 4일 밝혔다. 대보건설은 2017년 최초로 수주 1조원을 돌파한 이후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수주 1조원을 달성했다.먼저 토목 부문에서는 울산지사 원유배관 교체공사, 외룡~봉화 천연가스 공급시설 제1공구 건설공사, 행정중심복합도시 5-2생활권 조성공사 등을 수주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올해 종합심사낙찰제 공사 중 마지막 대어로 꼽힌 인덕원~동탄선 복선전철 노반신설 공사 중 총 공사비 2025억원 규모의 6공구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건축 부문에서는 광주 종합운동장(주경기장) 건립공사를 수주했다.또 시공책임형 CM(CMR) 입찰 방식으로 평택고덕 A4블록 민간참여 공동주택사업, 고양 일산테크노밸리 조성공사를 수주했다. 일산테크노밸리는 경기북부 대표 자족형 최첨단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법곳동 일원에 약 26만평(871,840㎡) 규모의 단지를 조성하는 것으로 지하차도 1개소와 교량 5개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린스마트스쿨 낙동초 외1교(금양중) 임대형 민간투자사업, 한국해양대학교 시설개선 임대형 민자사업(BTL) 등 교육 관련 민자사업에서도 실적을 추가했다. 민간 부문에서는 부산 동매역 지식산업센터와 함께 부천 원종동 우성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다수의 정비사업을 수주했다.대보실업도 수주 목표 1000억원을 초과한 1178억원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대보건설 관계자는 “꾸준히 역량을 축적해 온 공공부문의 강점을 살려 2년만에 다시 1조원을 돌파했다”며 “2024년에도 공공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민간과 공공아파트 6만5000여가구의 실적을 바탕으로 사업성이 우수한 민간개발사업과 도시정비사업을 선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01.04 16:52

2분 소요
“홍보효과 톡톡”…중견 건설사, 골프단 창단 러시

부동산 일반

중견 건설사들 사이에서 골프단 창단 바람이 불고 있다. 대형 건설사 주택 브랜드 대비 중견사들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이에 고급 스포츠인 골프를 통해 구매력이 있는 중년층 고객에 브랜드를 알리는 등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골프단 창단은 연간 마케팅 비용 대비 매우 효율적인 홍보수단이라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건설사 골프단, 누가누가 영입됐나두산건설은 올해 3월 자사 주택 브랜드명인 ‘We’ve’를 적용해 골프단을 창설했다. 이 골프단에는 KLPGA 투어 임희정, 박결, 유현주, 유효주 등 국내 정상급 여자 프로골프선수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또 아마추어 국가대표인 김민솔 선수도 골프단에 영입했다.앞서 대보건설도 지난해 3월 남녀 프로골프선수 6명으로 구성한 ‘대보 골프단’을 창단했다. 당시 골프단에는 KLPGA 소속 김지현, 김윤교, 장은수 프로와 한국프로골프(KPGA) 소속 최민철, 고군택, 오승현 프로가 참여했다. 선수들은 대보건설과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하우스디’ 로고를 새긴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안강건설은 지난해 3월 KLPGA 투어 선수 6명과 1명의 미디어 프로로 구성한 ‘안강건설 골프단’을 창단했다. 안강건설 골프단은 창단 첫해인 지난해 우승 1회, 준우승 2회, 톱10 19회 등의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지난 2018년 골프단을 창단한 동부건설은 창단 이후 'KLPGA 10승 달성'에 성공하는 등 명문 골프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4년부터 일찌감치 골프단을 창단한 대방건설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이정은6, 오수현, 노예림, KLPGA 투어의 이소미, 정연주, 현세린, 김민선7, 장연주, 임진영이 참여하고 있다.금강주택 역시 지난 2021년 12월 KPGA 투어 현역 프로선수 6명으로 구성한 ‘금강주택 프로골프단’을 창단했다. 허인회 프로를 비롯해, 김승혁, 최호성, 옥태훈, 김영웅, 이세진 프로가 창단 멤버로 자리했다. 한국토지신탁도 지난 2020년 5월 KLPGA 투어 소속 김민선, 박현경, 황예나, 전우리 등 4명이 참여한 ‘한국토지신탁 골프단’을 창설했다.구매력 갖춘 3040 공략에 안성맞춤이처럼 중견건설사들이 골프단 창설에 집중하는 이유는 골프 스포츠 마케팅을 활용해 회사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주로 지방지역에서 사세를 키워 온 중견건설사들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장벽이 있다. 하지만 골프단 창단 시 해당 건설사의 고급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현재 골프가 중년층이 즐기는 고급 스포츠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당 건설사의 주택 브랜드를 알리는 홍보 효과도 뛰어나다는 평가다.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골프는 2~3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기가 뜨거워진 상황이고 여기에 실질적으로 아파트를 살만한 구매력을 갖춘 3040세대 이상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견사들의 골프단 창단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실제 골프단 창설 뒤 성적이 좋은 골프단을 보유한 건설사들은 언론의 주목과 함께 선수가 입고 있는 옷과 모자에 새겨진 주택 브랜드를 통해 자연스럽게 홍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사업을 수도권으로 확장하려면 건설사가 가지고 있는 주택 브랜드가 유명해야 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중견 건설사는 대형 건설사가 보유한 브랜드와 직접 경쟁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그는 또 “건설사가 골프단을 만들면 일반적으로 선수 한 명당 1년에 최소 6억원의 후원금을 지출하는데, TV광고나 미디어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마케팅하는 것보다 차라리 주택 구매력을 가졌으면서도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중견 건설사들의 골프단 창단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야구, 축구 등 다른 스포츠 종목 구단 후원 비용은 부담이 큰 편이지만 골프는 선수에게 직접 후원하는 구조라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다"며 "기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TV 광고보다 비용도 저렴한 편”이라고 밝혔다.또한 “골프는 경기 특성상 선수 개인 주목도가 높아 모자, 옷, 우산 등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크고, 고급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중견사들이 가장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 전략에 안성맞춤”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도 “골프단을 새로 만든 건설사 경영진들도 대부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견 건설사나 지역 기반 건설사를 중심으로 골프단 창단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08.19 07:00

3분 소요
분양가 오류에 재계약 피해까지...‘희망’이 ‘절망’된 신혼타운

부동산 일반

신혼희망타운(신희타)의 입주예정자(수분양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측에 분양가 산정 착오로 불이익을 입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수분양자들은 LH와 분양 재계약으로 받을 수 있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고 규제 적용기간도 늘어났다는 입장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LH가 2021년 5월 공급한 경기 고양 지축 A2블럭 신희타 단지의 분양가격이 면적에 비해 과다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LH는 수분양자들과 체결한 기존 분양 계약을 일괄 취소하고 재계약을 진행했다.오프라인 재계약에 날아간 '수수료 감면 혜택' 당시 고양 지축 A2 신희타 분양가 초과납부 금액은 약 31억원이다. 가구당 평균 약 800만원을 초과납부했다.신희타 입주자 모집 공고문에 따르면 55A타입의 공유 대지면적은 44.6515㎡이었지만, 계약서상 면적은 42.8768㎡로 적용했다. 55B타입은 입주자 모집 공고문상 면적이 44.7715㎡였는데 계약서상 면적은 42.9921㎡으로 산정했다. 55A타입과 55B타입의 분양가를 산정하는 면적을 실제보다 각각 1.7747㎡, 1.7794㎡ 크게 책정한 것이다.LH는 2021년 6월 기존 체결 계약을 해지한 뒤 실제 대지면적을 반영한 적정 분양가로 재계약을 체결하도록 수분양자들에게 통지했다. 이 때 LH는 수분양자 389가구에 오프라인 계약체결 방식을 고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분양자들은 신희타 최초 분양 시 등기 수수료 감면 혜택이 있던 전자계약 방식을 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재계약이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되며 수수료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고양 지축 A2 예비입주민 A씨는 “LH가 착오로 분양가를 과다 책정한 것을 입주민들이 발견하고 문의했더니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뒤 무조건 오프라인으로만 재계약하도록 해 등기 수수료 3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여기에 전매제한 규제 기간과 실거주 의무 기간에 대한 피해도 수분양자 몫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양 지축 A2 예비입주민 B씨는 “이 단지는 입주자로 선정된 날부터 6년 동안 전매가 제한되고, 최초 입주가능일로부터 3년 동안 실제 거주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계약 취소 후 재계약 체결 기간 만큼 규제 기간이 늘어났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나 지원 방안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LH는 전자계약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 수분양자들에 대한 지원책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기존 계약에서 전자계약 방식을 택한 수분양자들을 대상으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주차장 붕괴와 함께 무너진 LH 공공아파트 신뢰도 LH의 공공아파트 신뢰도는 점점 추락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말, LH가 인천 검단신도시 AA13-2블럭에 공급하는 공공분양 단지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상부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는 10월 준공 후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던 아파트였다. 이 아파트는 LH가 발주하고, GS건설과 동부건설, 대보건설이 공동 시공을 맡고 있다. 대표 시공사인 GS건설은 자체 조사 결과, 지하주차장 지붕 층 전체 700여곳 가운데 30여곳에서 상부와 하부 철근을 연결하는 전단보강근이 설계와 달리 누락됐다고 설명했다.이에 검단신도시 AA13-1‧2블럭 입주예정자들은 LH와 GS건설에 해당 아파트 전면 재시공을 요구했다. 지난 6월 1일 경남 진주 LH 본사 앞에서 인천 검단신도시 AA13-1‧2블럭 입주예정자 약 30명은 기자회견을 가졌고 당시 정혜민 입주예정자협의회 회장은 “현재 LH와 GS건설의 모습에서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낄 수가 없다”며 “튼튼한 아파트를 갖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사라졌고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붕괴사고가 설계부터 감리, 시공까지 총체적인 부실인 것으로 판명나자 건설 현장의 시공사인 GS건설과 발주자인 LH는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하고 전면 재시공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GS건설은 지난 5일 사과문을 통해 “조경 시공과정에서 토사를 다룸에 있어 기본 원칙을 지키지 못했거나 기타 실수를 저지른 점을 깊이 반성하고 동일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자이 브랜드의 신뢰와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며 과거 자사 불량제품 전체를 불태운 경영자의 마음으로 입주예정자들의 여론을 반영해 검단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LH도 지난 6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과문을 통해 “지난 4월 LH가 발주한 건설 현장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며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입주 예정자들과 국민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LH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조치를 포함한 사고 수습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앞으로 건설 사업관리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통해 근본적인 개선방안과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해 모든 건설 현장에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국토안전관리원과 5개 지방국토관리청은 GS건설이 점검 중인 83개 현장에 대해 확인 점검을 진행해 오는 8월 중순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2023.07.16 08:01

4분 소요
대보건설, 부산 한국해양대학교 임대형 민자사업 수주

건설

대보그룹의 건설 계열사 대보건설은 24일 한국해양대학교 시설개선 임대형 민자사업(BTL)을 수주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21일 교육부가 실시한 평가에서 대보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부산광역시 영도구 태종로 한국해양대 조도캠퍼스에 지하 1층~지상 16층 연면적 1만7006㎡ 규모의 교수연구실, 강의실, 실험실 등을 건설하는 것이다. 공사기간은 630일이며 공사금액은 404억원 규모다.대보건설이 제안한 ▲수평선을 상징하는 건물 외관 수평창 ▲한국해양대학교의 진취적인 역동성을 담은 다이아몬드 패턴 디자인 ▲야간조명계획 등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지난 13일에는 그린스마트스쿨 낙동초 외 1교 BTL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대보건설은 부산광역시 사하구 제석로에 들어서는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1만1256㎡ 규모 낙동초등학교와 부산광역시 금정구 기찰로에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9925㎡ 규모의 금양중학교를 건설한다. 공사기간은 900일이며 공사금액은 551억원 규모다.대보건설은 2019년부터 그린스마트스쿨 등 교육 관련 BTL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 현재까지 10건, 총 3400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하고 있다.대보건설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공공 공사 수주 3년 연속 톱(Top) 10의 기록을 이어가는 등 다수의 공공 공사 실적을 축적해왔다”며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우수한 품질의 교육시설을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04.25 14:59

1분 소요
대보건설, 전 DL건설 출신 김원태 신임 대표이사 선임

건설

대보건설은 이달 7일부로 김원태 전 DL건설 건축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한다고 4일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1991년 DL건설에 입사해 현장소장, 공사관리 담당임원, 주택·개발사업 담당 임원을 거쳐 건축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김 신임 사장은 충남 천안 출신으로 천안북일고와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단국대학교대학원 인허가법률가과정, 한양대학교대학원 부동산 최고경영자(CEO)과정, 대한건축학회 건축리더십아카데미(AAL),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한국리츠협회 등에서 다양한 교육을 이수한 부동산 개발 전문가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주택·개발·정비·일반건축·공공건축 부문에서 30여년간 쌓아온 풍부한 경험이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기획·영업·사업관리 뿐 아니라 공정·원가·품질·안전·리스크 관리에 대한 노하우가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11.04 10:41

1분 소요
[달라진 타운하우스] ‘출퇴근-중소형-3040세대’가 변화의 키워드

산업 일반

#1. 경기도 분당신도시 주상복합 아파트(158㎡형, 이하 공급면적)에 살던 현모(58)씨. 그는 최근 살던 집을 9억원에 팔고 인근 경기도 용인시 보정동의 타운하우스(188㎡형, 8억원)로 이사했다. 아파트를 더 가지고 있어봐야 가격이 오를 것 같지 않은데다, 집이 많이 낡아 보다 쾌적한 환경을 찾아 나선 것이다. 전에 살던 집보다 가격은 싸고 3층이어서 쾌적했다. 테라스·다락방 등을 더하면 실사용 면적은 60㎡ 정도 넓다. 현씨는 “집을 급매물로 팔아 새 집값을 치르고도 차액이 남아 추가 인테리어를 했다”며 “정원에서 꽃·채소를 가꾸고 지인들과 바비큐를 하며 함께 어울리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2. 초등학생 딸을 둔 한모(42)씨는 지난해 말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에 있는 한 타운하우스(105㎡형)로 옮겼다. 미국 파견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 3년 만이다. 도심 생활을 답답해하는 가족의 성화에 못 이겨 이사를 결심했다. 살던 서울 동대문 아파트(104㎡)를 3억7000만원에 전세 놓고 이곳으로 이사했다. 매입 가격은 3억8000만원이다. 한씨는 “고등학생이 되면 치열한 입시경쟁에 시달려야 하는데 어릴 때만이라도 쾌적한 환경에서 자라게 하고 싶었다”며 “출근 시간이 좀 늘어났지만 다른 기쁨이 커서 만족한다”고 말했다.타운하우스가 ‘중년의 로망’인 전원생활을 편하게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달라졌다. 2000년대 중반까지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일반 주택 수요자가 아파트 대신 살 수 있는 집이 됐다. 덩치가 작아지고 가격 부담이 줄어든 덕분이다. 타운하우스는 단독주택 2가구 이상이 나란히 붙어 있는 형태의 주거단지다. 영국에서 등장한 말이다. 귀족들이 사는 교외의 웅장한 주택(Country House)이 있다면 도시 안에 있는 주택(Town House)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정원을 끼고 단독주택 여러 가구가 모여 있는 단지 형태로 달라졌다.국내에서 타운하우스는 크게 두 가지 형태다. 1~2층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단지이거나 4층 이하 연립주택이 모여 있는 고급 연립주택단지를 말한다. 아파트보다 규모는 작지만 보안시스템이나 커뮤니티 등이 갖춰졌다. 대개 산을 끼고 있고 단지 안에 개인 정원이나 공동 정원, 텃밭 등이 있어 전원생활을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소형 평형으로 다시 분양하는 사례 늘어 일반 주택 수요자들이 타운하우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후반 들어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 시장이 가라앉아 아파트값이 뚝뚝 떨어지면서다. 아파트값 전망이 불확실한데다 ‘힐링(Healing)’ 바람이 불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집을 고를 때 ‘재테크’보다 ‘삶의 쾌적성’을 더 따지게 됐기 때문이다. 전원주택 전문 업체인 대정하우징 박철민 대표는 “집값이 많이 오르기 어려워지면서 돈 벌기 어려운 아파트에 사느니 자연을 즐기며 쾌적하게 살겠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금융위기 이후 소형 바람이 불면서 문턱도 낮아졌다. 이전까지는 대개 198㎡ 이상 대형이었지만 팔리지 않자 크기가 줄어들었다. 덩치가 작아지면서 값도 싸졌다. 지난해 10월 분양을 시작한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 하우스디 동백 테라스는 전용면적 84㎡형으로 이뤄진 타운하우스다. 2008년 첫 분양을 시작한지 7년 만에 다시 주인을 찾아 나섰다. 분양 당시 198~297㎡으로 이뤄진 대형 단지였지만 대보건설이 허물고 다시 설계했다. 올 4월 분양 예정인 동백코아루 스칸디나하우스도 전용면적 84㎡형으로 이뤄진다. 이 단지도 2008년 남양 휴튼 트리니티라는 이름으로 분양했다. 당시 288~299㎡ 대형으로 설계됐다. 한국토지신탁이 집을 허물고 새 단장한다.이전에는 60대 이상 노년층이 많이 찾았지만 요즘은 30~40대 중·장년층이 몰린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동 라움빌리지 1차(32가구)는 계약자 10명 중 7명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다. 경기도 가평군 달전리 북한강 동연재 1차(27가구) 계약자의 절반도 같은 또래다. 유학이나 출장 등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젊은 층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외국에서 타운하우스에 살았거나 보고 동경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싸서 엄두를 못 냈다가 가격 부담이 작은 중소형 타운하우스가 늘어나면서 ‘한 번 살아보자’고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선호하는 지역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대부분 타운하우스가 교외에 있는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조성됐다. 자동차가 없으면 이동이 어렵고 대형마트나 학교 등을 찾기 어려운 지역이 많았다. 요즘은 서울 출·퇴근이 편한 경기도 용인·수원·파주·남양주시 등에 타운하우스촌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생활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택지지구가 인기다. 성남 판교신도시, 용인 동백지구, 고양 삼송지구, 화성 동탄신도시가 대표적이다. 박대범 태경파트너스 본부장은 “한창 경제활동을 하고 자녀 교육을 시켜야 하는 중년층이 몰리면서 교통·교육·생활편의성이 중요해져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을 선호한다”고 말했다.찾는 사람이 늘었지만 아직까지 아파트처럼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때문에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시세차익을 얻기는 쉽지 않지만 억대 웃돈이 붙은 지역도 있다. 판교신도시가 대표적이다. 2010년 6월 분양된 월든힐스는 분양가만큼 몸값이 올랐다. 전용면적 109㎡형 분양가는 7억3000만원이었지만 15억원 선이다. 테라스가 있는 전용면적 180㎡형은 20억원을 훌쩍 넘는다. 분양가는 13억5000만원 선이었다. 삼평동 판교로뎀공인 임좌배 사장은 “판교신도시는 서울 강남권이 20분대라는 입지가 크게 작용해서 값이 오른 특별한 경우”며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매입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 공동 관리비, 아파트보다 비쌀 수도 타운하우스 입성 계획이 있다면 먼저 전세를 살아보는 것도 괜찮다. 인근 아파트 전셋값과 비슷한 수준이다. 타운하우스 몸값이 내리면서 전셋값이 싸진 반면 아파트 전셋값은 급등했기 때문이다. 화성 동탄신도시 내뜰애 타운하우스 141㎡형은 3억 8000만~4억원에 전세 물건이 나온다. 99㎡ 크기의 정원이 딸려있다. 인근 포스코더샵 149㎡형 전셋값은 3억7000만~3억9000만원, 시범다은 래미안 139㎡형은 3억5000만~3억6000만원 선이다. 동탄공인 관계자는 “한번쯤 살아보고 싶지만 비싼 가격이나 자녀 교육 때문에 망설이던 이들이 전세물건을 찾는다”며 “전세를 살아본 후 실제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단독주택이 아닌 연립주택형의 중간층이라면 여전히 아파트처럼 층간 소음을 신경 써야 한다. 관리비 수준도 파악해둬야 한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커뮤니티나 보안을 위한 공동 관리비가 아파트보다 비쌀 수 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2016.03.27 16:32

4분 소요
[재계 3.0시대(6) 건설업계] 물 들어올 때 돛을 펼쳐라

건설

최근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2·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2000년대 초 부동산시장 상승기 때 경영수업을 시작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호·불황기를 모두 경험한 그들은 리스크 관리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열을 올린다. 2000년대 후반 건설업계는 지독한 불황의 터널을 지났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글로벌 시장 수주 저조로 유수의 건설기업들이 명멸을 거듭했다. 대한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국내 100대 건설사 가운데 45개사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부도를 겪었다. 이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거치며 1995년 3만7000개에 이르렀던 국내 건설업체 수는 현재 1만1000개 수준까지 줄었다.2013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엔 실수요자 중심으로 신규 분양시장이 활성화 됐고,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재건축사업도 활기를 되찾은 모양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며 올해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34만7000가구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최고조였던 2002년 32만 5000가구를 넘어서는 수치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과 주택3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신규 분양, 지방 재건축, 서울 강북권 재개발까지 회복세가 확산될 것”이라며 “구조조정을 끝낸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회복 국면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중견기업 2세들 신진세력으로 급부상 최근 건설업계가 2세 경영에 속속 나서고 있다. 대형 건설사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재계서열 상위 20위 대기업집단 가운데 삼성 현대차 SK 롯데 GS 한화 두산 동부 대림 부영 등이 건설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핵심사업 중 하나인 데다 안정적인 지분 승계를 위한 창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가장 눈에 띄는 곳은 재계 19위 대림이다.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은 미국 덴버대 경영통계학과, 컬럼비아대 응용통계학과 석사를 마친 후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 경영기획부에 입사했다. 건설과 석유화학 양대 부문의 거의 모든 직급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은 그는 2010년 대림산업 부회장에 올랐다.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을 탄생시키는 등 다양한 사업기획과 과감한 시도가 인상적이라는 게 건설업계 평이다. 그는 최근 발전소와 호텔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단순 시공에서 탈피해 개발과 운영 영역까지 진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산이다.GS건설은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4남인 허명수 부회장이 맡고 있다. 고려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1981년 LG전자에 입사한 그는 2002년부터 GS건설(옛 LG건설)로 자리를 옮겨 2007년 대표에 올랐다. 2005년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GS건설을 업계 빅5에 진입시켰지만 2013년 실적 악화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선 물러났다.KCC그룹의 건설 분야는 정상영 명예 회장의 3남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맡고 있다. 1989년 미국 페어레이 디킨슨대(FDU)를 졸업한 뒤 고려화학에 입사한 그는 1997년 금강종합건설 상무로 진급하면서 본격적으로 건설인의 길을 걷고 있다.당초 선친 정세영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차를 경영하던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대표적인 2세 경영자다. 그는 현대그룹의 사업 분할 이후 낯선 건설 분야에 뛰어들어 토목, 플랜트, 사회간접자본(SOC) 등 신규 사업을 확대하면서 건설업계 ‘톱 5’ 반열에 진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25년 만에 적자를 내면서 시공 능력 순위가 13위까지 밀렸다.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에 대한 경영수업을 시작한 한화에선 막내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태영은 창업주인 윤세영 회장의 장남 윤석민 부회장이 그룹의 양대 축인 건설과 방송 경영을 맡고 있다.최근엔 중견 건설사 창업주의 2세들이 국내 주택시장의 신진세력으로 떠올랐다. 우미건설 창업주 이광래 회장의 장남인 이석준 사장은 2006년 대표에 오른 후 ‘우미 린’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며 부동산 경기 불황을 뚫었다. 위기관리능력 또한 탁월해 금융위기 이후 1조원이 넘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을 2013년 기준 2000억원대로 줄였다. 2010년 시공순위 60위에서 지난해 39위로 4년 만에 21계단이나 상승했다.경기 고양에 ‘일산 요진 와이시티’ 완공을 앞둔 요진건설산업은 창업자인 최준명 회장의 아들 최은상 사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2010년 말 5성급 특급호텔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구로’를 오픈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1999년 토지 매입 후 최근에야 빛을 보는 ‘일산 요진 와이시티’의 토지용도 변경 등 허가·승인 과정을 진두지휘하며 2세대 경영인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정대식 금성백조 부사장도 주목받는 2세다. 정성욱 회장의 장남으로 2012년 부사장 취임 후 ‘예미지’ 브랜드를 만들어 금성백조의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 올렸다는 평가다. 금성백조주택은 지난해 320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최근 포브스코리아 선정 ‘한국의 50대 부자’에 오른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도 아들 권민석 사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권 사장은 미국 보스턴대 경제학과, 연세대 MBA 출신으로 자본시장과 IB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만 영풍파일, 중앙레미콘, 중앙물산 세 곳을 인수하는 등 취임 후 활발한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찬 이화공영 사장은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사장에 취임했다. 바이오·제약 생산설비 분야를 개척하는 현장경영으로 직원들의 신뢰가 높다. ━ 경기에 취약한 체질 신사업으로 돌파 여느 사업이 그렇듯 건설업 또한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요동친다. 특히 금융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아 한 번 분양에 실패하면 금융권에서의 차입이 어려워지고 이는 곧 기업의 존폐를 결정하기도 한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해 10조원 매출을 올린 제조업체의 경우 이듬해 경기가 어려워지면 8조~9조원 정도로 목표치를 낮출 수 있지만 건설업은 다르다”며 “하루아침에 ‘제로’로 급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리스크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는 말이다.이 때문에 최근 경영 전면에 나선 재계 2·3세들은 건축학이나 경영학 이외에도 금융학을 전공하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에서 현장 업무와 감각을 익힌 후 부친의 회사로 이동하기도 한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카이스트 석사 출신의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은 LG산전 연구원을 거쳐 우미건설 기획실장으로 입사했다. 성균관대에서 건축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뒤 미국 코넬대 MBA 과정을 마친 정대식 금성백조 부사장은 LG건설을 거쳐 금성백조에 입사했다. 최종찬 이화공영 사장 역시 고려대와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이화공영 기획이사로 옮겼다.중견 건설기업의 2세 양성은 창업주 소유의 모회사가 자금대여와 일감 나누기를 통해 자녀 소유의 자회사를 키우는 식으로 진행한다. 주택 공급에 필요한 택지 확보를 자녀들에게 맡기고, 오너는 건설 등 주력사업을 진행하는 구조다. 외견상 도급 계약 형태를 취하지만 분양 수익금과 공사비 등은 모두 오너일가 기업으로 들어온다. 동시에 시행사 외형 확대를 통해 2세 경영을 미리 대비할 수 있다.건설업계 2세들은 회사 성장의 토대였던 보수적인 경영체제에 혁신과 도전이라는 나름의 색깔을 입히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사실 중견 건설기업은 아파트 분양, 재건축 수주 등 주택부문에서는 대형 건설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해외시장 진출은 인력과 자본이 충분치 않다. 공공부문은 최저가 입찰의 후유증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다. 이 때문에 2세 경영자들은 사업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도 2년 전 포브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건설업은 홀로서기가 취약하다. 제조업 하다 망하면 공장부지라도 남는데 건설사가 부도나면 책상 위 먼지뿐이란 말이 있을 정도”라며 “그래서 사업 다각화가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석유화학 및 에너지, 호텔, 기업형 임대주택 등 3가지 분야를 주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최근 여의도 등에 비즈니스호텔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 용산의 현대아이파크쇼핑몰 외엔 이렇다 할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지 못했던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최근 호텔신라와 손잡고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보수적인 경영기조 탓에 신사업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졌던 계룡건설산업 역시 지난 연말 이인구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이승찬 부사장이 공동 대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그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두산건설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뒤 2002년 계룡건설에 이사로 입사했다. 시공능력평가순위 21위의 계룡건설은 최근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PF 사업 부실과 주력 분야인 공공공사의 원가율 상승 등 고전하고 있다. 이 사장은 자동차 유통, 여신금융업, 장묘사업, 산업단지 분양대행업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세들에겐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특히 해마다 반복되는 오너나 CEO의 ‘구속 릴레이’는 투자 위축뿐 아니라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 연말 최등규 대보건설 회장이 200억원대의 횡령과 비자금 조성, 군·정·관계에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올해 4월엔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이 회사 자금 20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5월엔 박순석 신안 회장이 불법 대출 알선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기업 사정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건설업계가 타깃이 된다”며 “2·3세 경영자들이 도덕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업계 전반의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대보건설은 최 회장의 장남인 최정훈 대보건설 전무가 부친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한양대 토목공학과, MIT공대 석사 출신인 그는 2009년 대보건설에 입사했다. 저마진이지만 관급공사를 통해 안정된 운영을 보였던 부친의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민간분양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서울 문래동 지식산업센터 ‘하우스 디비즈’ 개발과 신라스테이 천안호텔 건립 등이 그의 작품이다.지난해 주택 공급 실적 3위의 중흥건설도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정원주 사장의 빈자리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청년회의소(JC) 활동을 통해 다진 인맥과 공격적인 추진력이 부친 정창선 회장을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는 정 사장은 전남 순천시 신대 지구(7300여 가구) 신도시 하나를 통째로 개발한 바 있다. 회사 설립 이후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후계 승계에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던 신안그룹도 최근 박순석 회장이 계열사 휴스틸 지분을 자녀들에게 매각하면서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건설부분은 박 회장의 장남인 박훈 휴스틸 부사장이 맡고 있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6.26 08:32

7분 소요
[재계 3.0시대 (5)호텔업계] 신라스테이

산업 일반

호텔신라의 신라스테이가 주목받고 있다. 비즈니스호텔다운 ‘효율성의 맥시멈’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탁월한 입지 선정과 타깃에 맞춘 서비스 차별화로 비즈니스호텔의 규범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특급호텔과 관광호텔이라는 현재의 구분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향후 비즈니스호텔 안에서 브랜드 가치와 서비스 퀄리티를 기준으로 트림(등급)이 나뉠 것입니다. 그 정상에 신라스테이가 존재할 것으로 봅니다. 신라스테이가 비즈니스호텔의 롤모델이 될 겁니다.”호텔신라 관계자의 말이 아니다. 서울 도심 한 비즈니스호텔 총지배인의 말이다. 2013년 오픈한 신라스테이 동탄부터 최근 문을 연 신라스테이 서대문까지 ‘시장조사’를 위해 숙박을 해봤다는 그는 “객실 크기만 줄였지 시설이나 서비스, 침구류는 호텔신라와 동등한 수준”이라며 “호텔신라의 특급호텔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신라스테이가 단기간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신라스테이는 호텔신라의 품격을 갖추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호텔이다.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늦게 호텔에 들어와 잠만 자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특급호텔의 다양한 서비스는 사실 불필요하다”며 “필요한 서비스만 받고 그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문을 연 신라스테이의 성적은 합격점이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신라스테이 역삼은 비즈니스호텔 치고는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투숙률이 70%를 넘는다. 신라스테이 동탄도 주변에 삼성전자 등 큰 기업이 많아 주중 숙박비가 더 비싸다. ━ 입지·고객에 맞춘 서비스 차별화 주효 신라스테이의 특징은 우선 탁월한 입지다. 서울메트로 5호선 서대문역 앞 옛 화양극장 터에 자리한 신라스테이 서대문은 서울의 역사와 문화, 쇼핑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경복궁·경희궁·창덕궁 등이 모두 차량으로 10분내 거리에 위치해 있다. 김포공항에서 50분, 서울역에서 10분내 이동이 가능할 만큼 교통도 편리하다.신라스테이 역삼은 서울 강남의 비즈니스, 문화 중심지 테헤란로에 인접해 있어 쇼핑과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신라스테이 제주는 중국인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바오젠 거리 바로 앞에 위치해 있으며 신라면세점과는 걸어서 1분 거리다. 신라스테이 동탄은 경기도 일대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기에 매우 편리하다.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이 차량 30분 거리. 강남엔 40분이면 도착한다.지역마다 타깃에 맞게 서비스를 차별화한 것도 돋보인다. 관광지가 많은 서대문엔 더블베드와 싱글베드가 포함된 패밀리트윈 객실을 마련해 가족 여행객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신라스테이 제주의 꼭대기층 ‘루프탑 라운지’ 는 넓은 통유리로 제주의 바다와 제주시의 야경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특히 금·토요일에는 무제한으로 와인을 맛보는 ‘위크엔드 와이너리’가 열린다. 관광객이 많은 제주의 특성을 살렸다.신라스테이 역삼의 ‘프티 파크뷰’는 조식과 런치, 브런치, 디너 뷔페를 상시 운영한다. 아침엔 투숙객, 점심식사 시간엔 주변 직장인, 오후와 저녁엔 아파트 주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신라스테이 동탄의 뷔페레스토랑도 브런치와 디너로 유명하다. 주변 아파트 주민들을 겨냥해 비즈니스호텔로서는 상당히 큰 191명 규모로 만들었다. 동탄점에서는 주말에 에버랜드, 민속촌 등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신라스테이는 호텔신라 수준의 시설과 제품을 자랑한다. 건축가이자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불리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에로 리소니가 실내 디자인을 담당했다. 그는 ‘공간의 효용성’과 ‘미적 비례’를 동시에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으로 유명하다. 가구, 조명 등의 소품을 통해 호텔을 예술 공간으로 만드는 한편 공간 배치에도 꼼꼼히 신경을 썼다.객실은 여느 비즈니스호텔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별화돼있다. 객실 내에 욕실과 침실을 분리하는 메탈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모던한 감각을 극대화하는 한편, 도어를 개방하면 욕실에도 따뜻한 자연광이 유입되도록 하여 공간감을 확장시켰다. 덮으면 7분 만에 잠이 든다고 해서 ‘7분 취침’ 별명이 붙은 100% 헝가리산 거위털 침구와 아베다 욕실 제품도 특급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소품이다.호텔신라의 공격적인 비즈니스호텔 출점을 두고 이부진 사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과 연관시키는 이들이 많다. 이 사장은 건물을 짓지 않고 임대해 비즈니스호텔을 만들었다. 신라스테이 역삼은 옛 KT 영동사옥 별관을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다. 신라스테이가 KT에게 임대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공사 중인 신라스테이 천안은 HMC투자증권이 주관해 신한은행과 신한캐피탈이 자금을 투자했다. 대보건설이 건물을 짓고 호텔신라가 20년 동안 빌렸다. 업계 관계자는 “이 사장 입장에선 큰 자본 투자 없이 호텔신라의 브랜드를 키우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롯데호텔도 이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5.29 08:33

3분 소요
[KOICA 해외원조 현장을 가다] 스리랑카에 뿌린 ‘희망의 씨앗’

산업 일반

KOICA 무상원조로 태양광발전소 건설 스리랑카 공무원 “미래를 위한 롤 모델”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동남쪽으로 240㎞ 떨어진 함반토타로 가는 길은 험했다. 콜롬보 중심을 벗어난 지 10여 분 만에 왕복 4차로 도로는 2차로로 바뀌었다. 중앙선은 따로 없다. 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툭툭(스리랑카 3륜 택시)’을 추월했다. 양 방향에서 추월하는 차끼리 충돌할 것 같은 아찔한 상황이 수시로 반복됐다. 20~30분마다 나타나는 도시는 스리랑카의 열악한 경제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건물은 낮고 더러웠다. 우리나라 1970년대 풍경처럼 보였다. 어디에도 신호등은 없었다. 교차로마다 버스와 툭툭, 오토바이, 자전거가 뒤엉켰다. 낡은 만원 버스는 사람을 매달고 달렸고 맨발의 남자들은 도로를 무단 횡단했다. 도로엔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차에서 잠깐 내릴 때마다 남자들은 담배를 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소총으로 무장한 군인의 눈초리는 매서웠다. 지방선거(3월 17일)를 앞둔 거리엔 후보자들의 포스터가 나붙었다. 대부분 ‘잘 먹고 잘살게 해주겠다’는 내용이라고 했다. 시골 마을엔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낡고 작은 집이 이어졌다. 콜롬보에서 아침 5시30분에 출발한 차는 여섯 시간 만에 이 나라 대통령 마힌다 라자팍세의 고향인 함반토타에 도착했다. 한국이라면 2시간30분~3시간 걸렸을 거리다. 함반토타는 섬나라인 스리랑카의 최남부다. 해안을 끼고 있는 이곳은 6년 전 쓰나미(지진해일)가 몰아쳐 4500여 명이 죽었다. 인구 50만 명의 도시는 폐허가 됐다. 중국의 대규모 차관으로 항만과 공항, 리조트를 짓는 남부 지역과 달리 함반토타 북부는 여전히 불모지처럼 보였다. 밀림과 초원이 반반인 모습이다. 황량했다. 차 한 대가 통과할 수 있는 비포장도로 주변엔 가는 줄로 된 전기 펜스가 설치돼 있었다. 야생 코끼리가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얼마 전에는 노인이 코끼리에 깔려 사망했다고 한다.열악한 경제사정바나나 농장과 허허벌판, 그리고 견디기 힘든 뜨거운 태양과 더운 바람. 그게 전부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에도 희망은 피어난다. 상징적 현장이 있다. 함반토타 북쪽 바루탄칸다. 이곳에는 스리랑카의 미래를 위한 씨앗이 뿌려져 있다. KOICA(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이하 코이카)가 무상원조해 짓고 있는 500㎾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다.국도를 벗어나 비포장도로를 20분 정도 달리자 약 3만2400㎡(8에이커) 부지에 깔린 태양광 패널이 눈에 들어왔다. 현장은 볼품없었다. 흙바닥에 철조망으로 둘러싼 부지에는 태양광 패널과 통제 시스템을 갖춘 건물 한 채가 전부였다. 현장에는 10여 명의 현지인 인부가 철조망 설치와 바닥을 다지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태양광 패널은 길이가 다른 지지대에 비스듬히 누워 빛을 냈다. 어른 손으로 가로 다섯 뼘, 세로 여덟 뼘 크기의 태양광 패널 2200개가 설치됐다. 패널은 잠시 손바닥을 대고 있기 어려울 만큼 뜨거웠다. 이날 기온은 30℃였다. 시설을 통제하고 생산된 전력을 모으는 중앙 컨트롤센터는 이미 완공됐다. 미리 와 있던 스리랑카 지속가능에너지청의 프로젝트 책임자 아술라는 “발전소 구축은 모두 완료됐고 송전로와 연결하는 공사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3월 말이나 4월 초면 본격 가동할 것”이라며 “준공식 때 라자팍세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모기·홍수와 사투프로젝트 예산은 400만 달러. 코이카가 300만 달러를 무상원조하고 스리랑카 정부는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부지 기초공사와 사후관리(국가 전력망 연결 및 운영)는 스리랑카가 맡고 발전소 구축은 한국이 맡는 방식이다. 원조를 받는 나라가 책임감을 갖도록 하기 위한 방책이다.공사는 힘겨웠다. 시공은 IT(정보기술) 서비스 업체 LG CNS가 맡았다. 코이카가 발주한 입찰을 따낸 LG CNS는 지난해 9월 현장조사를 거쳐 11월 본격 공사에 착수했다. 상주 인원 5명과 현지인력 35명이 넉 달간 악전고투를 벌였다. LG CNS의 프로젝트 매니저 김재성 부장은 “각종 곤충과 모기 때문에 온몸에 반점이 생기고 피부가 부풀어 올라 두 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며 “현장 사무실에는 낮에도 모기와 날벌레가 극성을 부렸다”고 말했다. 올 1월에는 18년 만의 최대 홍수로 공사가 멈췄다. 현지인의 일하는 방식도 골칫거리였다. 김 부장은 “한국 사람이면 하루면 다 할 일을 현지인은 일주일 이상 작업한다”며 “약속이나 일정은 별 의미가 없다”고 했다.이런 와중에도 LG CNS는 3개월 만에 발전소 구축을 마치고 2월 초 철수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코이카 프로젝트 현장 바로 옆에는 또 다른 태양광발전소 공사가 한창이었다. 일본 JAICA(일본국제협력단·이하 자이카)가 원조하는 공사였다. 이런 오지에서도 한·일 간 경쟁은 뜨거웠다. 프로젝트는 일본이 먼저 시작했다. 최초 계획은 400㎾급. 하지만 코이카가 곧이어 500㎾급 프로젝트에 착수하자 자이카는 발전소 규모를 700㎾로 늘렸다고 한다. 양국이 인접해 공사를 진행하게 된 것은 스리랑카 정부가 이 일대 50에이커를 ‘에너지 파크’로 지정해 부지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부지는 코이카가 8에이커, 자이카가 10에이커다.준공식 때 대통령 참석 예정코이카 스리랑카 사무소 관계자는 “먼저 시작한 자이카 측에 토질 결과나 애로점 등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고 오히려 펜스를 높게 올려 볼 수 없도록 하더라”고 말했다. 김재성 부장은 “우리가 늦게 시작했지만 준공은 일본보다 빨리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발전소 구축 완료 후 자이카 관계자를 만났는데 일본 본부로부터 많이 혼났다고 하더라”고 전했다(2월 22일 기자가 일본 측 공사 현황을 보고 싶다고 요청했을 자이카 관계자는 ‘KOICA’가 새겨진 안전모를 벗고 자신들이 제공하는 안전모를 쓰라고 요구했다). 코이카 현장에서 일하는 구네는 “일본이 인부도 훨씬 많았지만 우리가 먼저 끝냈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우리’라는 표현이 이채로웠다.코이카 스리랑카 사무소 직원들 역시 거의 매일 야근하며 프로젝트를 챙겼다. 소장을 포함해 상주 인원 5명은 사업 발굴과 양국 간 협의, 시공사 입찰, 공사 관리 및 스리랑카 공무원 연수 프로그램 등 프로젝트를 전반을 관리했다. 물론 이 프로젝트가 업무의 전부는 아니다. 코이카가 67억원을 원조해 스리랑카 남부 마타라에 짓고 있는 대형 종합병원을 비롯해 대보건설이 시공을 맡은 국제회의장도 챙겨야 한다.해외봉사단의 크고 작은 일을 관리하는 것도 업무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오후 4시면 일을 마치는 스리랑카인과 달리 코이카 직원들은 거의 매일 야근한다. 코이카의 조상우 스리랑카 사무소장에게 ‘선교하는 느낌’이냐고 물었다. 그는 “그냥 열심히 우리 일을 할 뿐”이라고 답했다. 이제 남은 것은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이 전신주로 흘러갈 수 있게 만드는 일. 발전소 입구에는 전신주가 약 10m 간격으로 서 있었다. 그 전신주와 발전소를 케이블로 연결해야 한다. 이 부분은 스리랑카 지속가능에너지청이 맡는다.태양광발전으로 만든 전력이 국가 전력망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은 스리랑카에서 최초의 시도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우선 현지에서 적합한 케이블을 구하는 것이 어려웠다. 아술라는 “발전소와 전신주를 연결할 수 있는 케이블을 현지에서 구입했는데 제대로 된 제품인지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코이카를 통해 LG CNS에 제품 확인을 요청했다. 콜롬보에 위치한 지속가능에너지청 청사에서 코이카 관계자와 함께 만난 위크라마싱 부국장 역시 “가능하면 한국에서 적합한 케이블을 수입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경험을 준 한국과 코이카에 감사” ‘과연 이들이 태양광발전소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코이카 관계자들은 “여러 원조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스리랑카 공무원들이 이번만큼 열의를 보인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상우 사무소장은 “책임 국장이 직접 현장을 찾고 공무원들도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전했다.그들의 각오는 대단했다. 아술라는 “스리랑카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인 만큼 감회가 새롭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향후 가동이 시작되면 이곳에는 6명이 상주할 계획이다. 모두 현지인이다. 운영 책임을 맡은 지속가능에너지청 헤티아라치는 비장한 표정으로 “최선을 다해 운영할 것”이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나라로서도 의미 있는 사업이다. 조 사무소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우리나라의 노력을 세계에 알리고 우리 기술을 홍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평했다. 스리랑카 프로젝트는 우리 IT서비스 업체가 해외에 태양광발전소를 구축한 첫 사례다.500㎾는 스리랑카의 전력난을 해소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스리랑카 200여 가구가 한 달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그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경험’이었다. 아마라싱허 지속가능에너지청 총괄국장은 “이론으로 배운 것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며 “한국 정부와 코이카에 감사한다”고 강조했다.위크라마싱 부국장은 “스리랑카에서는 태양광발전 운영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경험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우리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월 21일 콜롬보에 위치한 청사에서 만난 실무진(모두 한국에서 연수를 받았다) 역시 ‘추가로 도움 받고 싶은 분야가 있느냐’는 질문에 입을 모아 “솔라에너지 어세스먼트(Solar energy assessment)”라고 답했다. 태양광에너지의 영향과 효과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는 말이었다. 그들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새벽 1시(현지시각).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스리랑카의 밤은 온통 어두웠다. 빛이 절실해 보였다. ■ 인터뷰 / 아마라싱허 스리랑카 지속가능에너지청 총괄국장'코이카 프로젝트는 태양광발전의 롤 모델'스리랑카 지속가능에너지청(SEA·Sustainable Energy Authority)은 동력에너지부 산하 기구다.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목표로 2007년 설립됐다. 이 분야에 대한 스리랑카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2월 21일 만난 아마라싱허 지속가능에너지청 총괄국장은 “코이카가 원조한 이번 프로젝트는 스리랑카에서 처음으로 국가 전력망과 연결되는 태양광발전 사업”이라며 “신재생에너지 중 태양광발전에 가장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리랑카의 심각한 전력난을 덜어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프로젝트를 요청한 배경은?“일본이 먼저 태양광발전 프로젝트에 착수했는데, 한국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프로젝트 사업 요청을 받은 것을 알고 제안했다. 태양광발전은 비용 부담이 크고 전문인력이 전무해 추진할 생각을 못했다. 발전소 구축과 운전, 에너지량 측정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한 실질적 경험이 절실했다.”- 발전소가 완공 단계인데 실제 도움을 받았나?“태양광발전에 대한 연수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받았다. 하지만 실제로 발전소가 세워진 것은 처음이다. 이론으로 배운 것을 실제로 눈으로 보고 체험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향후 스리랑카의 역량으로 발전소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았다는 것에 대해 한국 정부에 감사한다.”- 전력 사정은 어떤가?“보통 저녁 7시에 전력 사용이 피크인데 시간당 1900㎿ 정도다. 하루 평균은 900㎿다(한국은 여름철 하루 최대 전력 사용량이 7000만㎿ 정도다). 스리랑카 가정 내 전력 공급률은 87%다. 물론 전기 공급이 안 되는 시골 지역을 제외하고 집계할 수 있는 가정에 해당한 수치다. 2년 안에 100% 공급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신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에 거는 기대가 큰 것 같다.“현재 소수력, 풍력,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나오는 전력이 전체의 6% 정도다. 이를 2015년까지 10%, 2020년까지 20%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태양광은 추후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스리랑카에서는 처음으로 태양광발전이 실제로 국가 전력망에 연결되는 사업으로 향후 스리랑카 태양광발전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인터뷰 / 최기출 주 스리랑카 대사“코이카는 현장의 민간 외교관”해군참모총장을 지내고 2008년 5월 부임한 최기출 스리랑카 대사는 “코이카의 원조 사업이 발판이 돼 대규모 차관 사업으로 이어지고 동시에 민간기업이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전이 재현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세가 상당히 안정됐다”며 “극단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와 관련해서는 “신재생에너지는 물론 원자력 수출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2월 21일 콜롬보에 위치한 주 스리랑카 대사관에서 최 대사를 만났다.- 코이카 활동을 평가한다면.“외교관이 각국 정부를 상대한다면 봉사단원을 포함한 코이카 직원들은 민간에서 행동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현장의 외교관이라 부를 수 있다. 피원조 국가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변신한 한국이 무엇을 도와줄 것인가를 현장에서 발로 뛰며 포착한다. 우리나라의 국격과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태양광발전, 쓰레기처리장 설치 등은 스리랑카 고위 관료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 한·스리랑카 교역이 점차 늘고 있는데, 우리에게 필요한 전략은 무엇인가.“코이카의 무상원조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무상원조는 자체적으로 추진하면서 동시에 양국 간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규모 있는 차관 사업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와 민간 기업이 전략적 제휴를 맺고 차관 사업을 추진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 유망한 분야가 있나.“스리랑카의 전기요금은 우리나라의 두 배다. 발전 비용도 매우 높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뿐 아니라 원자력발전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대사 자격으로 스리랑카 정부에 원자력발전 설치를 자주 주문해 왔다. 관료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을 느낀다.”- 스리랑카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에 조언한다면.“대개 후진국이 그렇지만 스리랑카 역시 톱다운 방식으로 일이 진행된다. 위에서 지시해야 일이 돌아간다. 이 때문에 고위층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런 나라일수록 대사가 직접 발로 뛰어 기업을 도와야 한다. 친기업형 대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울러 새로 진출하려는 기업은 신기술을 가지고 오면 세제 혜택이 크다는 점도 잘 활용해야 한다.”스리랑카=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2011.02.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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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우리 지역민은 좋은데...”

산업 일반

4대강 수심 6m의 진실부터 짚어 보자. 4대강 살리기 사업(이하 4대강 사업)을 경부운하로 연결하기 위해 수심을 6m로 맞췄다는 의혹이다. 낙동강 수심은 대부분 6m다. 나머지 강은 어떨까. 9월 4일 오전 10시 경기도 여주1지구(한강 살리기 3공구) 사업현장. 주말인데도 작업 열기가 뜨겁다. 현장 직원 800명 중 절반이 주말근무를 한다. 여주1지구 작업구간은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친서리~당산리 일대 9㎞. 3162억원의 공사비가 책정됐다. 대규모 사업이다. 이 지구는 4대강 사업의 출발점이다. 서울에서 봤을 때 첫째 보(洑)가 여기에 설치된다. 이포보가 그것이다. 이곳의 하도(河道) 굴착작업은 이미 완료됐다. 그런데 수심은 3m에 불과하다. 설계상 더 팔 계획이 없다. 강바닥에 뿌리 내린 암반은 원형 그대로다. 여주1지구 건설업체는 암반을 발파하지 않았다. 정부가 허락하지 않은 탓이다. ‘뱃길을 만든다’는 의혹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이 지구 김용준(대림산업) 홍보소장은 “원래 설계대로 하도 굴착작업을 마쳤다”며 “4대강 사업은 운하와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우리도 운하건설은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현장에서 만난 주민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에선 4대강 사업을 운하를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에 사는 우리로선 납득하기 힘들어요. 공사를 꾸준히 지켜봤는데 강 바닥 공사는 마무리됐어요. 하지만 수심이 여전히 낮을뿐더러 각 보엔 배가 다니는 관문이 설치되지 않았죠. 4대강 사업을 운하를 위한 준비작업으로 오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주군 대신면에 사는 전영웅(67)씨의 말이다.의혹대로 여주1지구에 뱃길이 조성되려면? 수많은 공사를 다시 해야 한다. 먼저 강바닥을 3m 더 파야 한다. 배가 다닐 수 있는 6m 수심을 확보하려면 말이다. 공사가 40%가량 진행된 이포보는 아예 새로 지어야 한다. 일부에선 ‘보에 관문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이포보에 관문을 설치하려면 설계를 통째로 바꿔야 한다. 관문을 만들 만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예산도, 인력도, 시간도 운하 건설을 허락하지 않는다.“우리가 공사하는 여주1지구 구간에 배가 다니려면 암반부터 발파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암반을 부수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죠.” 김용준 소장의 말이다. 4대강 사업이 운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혹은 현재로선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4대강 사업의 목적은 쉽게 말해 강을 정비하는 것이다. 홍수를 예방하고 물을 이롭게 쓰기 위해서다. 여주1공구 주변은 홍수 때면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곳이었다. 2000~2003년 재산피해 규모만 600억원을 훌쩍 넘었다. 그 기간 이재민은 100명가량 발생했다.직접 피해만이 아니다. 홍수만 나면 농가의 비료·퇴비·분뇨가 쓸려 내려가 하천이 오염되기 일쑤였다. 그래서 하도 준설을 통해 홍수위를 낮추고 제방을 건설하는 것이다. 여주1공구 공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이곳 주민은 홍수의 악몽을 단숨에 날릴 수 있다. 홍수위가 최대 0.4m까지 낮아지기 때문이다. 새로 건설되는 제방도 홍수 예방에 한몫 톡톡히 할 것이다. 여주군 대신면 천서2리 박우창(55)씨는 “이번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개선되고,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지역민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4대강 사업의 전체 공정률은 9월 현재 30% 안팎이다. 2011년 6월 완료 예정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야권은 이번 정기국회의 초점을 ‘4대강 의혹’에 맞추고 있다. 일부 지자체와 시민단체의 반대도 거세다. 참여연대는 지난 11일부터 ‘4대강 중단 10만 인간 띠 잇기 시민행동’을 시작했다. 정부는 곤혹스럽다. 얼마나 더 설명해야 의혹이 풀릴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원한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관계자는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럴 만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부운하 건설을 임기 내 추진하지 않겠다”고 두 차례 밝혔다. 시간상으로 이 대통령 임기 안에 운하 건설을 추진하는 건 불가능하다. 더구나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할 계획이 없다. 갑문과 터미널 설치 계획도 따로 없다. 낙동강을 제외한 나머지 강의 수심은 대부분 3m가량이다. 일부에서 주장하듯 ‘지류는 방치하고 본류만 공사하는 것’도 아니다.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살리기를 추진하면서 지류·지천에 대한 투자를 확충할 계획이다. 지금껏 그랬다. 국토부가 지난 10년간 사용한 치수사업비의 72%는 지방 하천에 투입됐다. 정부-반대론자 소통 물꼬 터야환경파괴 의혹도 같은 맥락이다. 하도 준설을 한다고 꼭 생태계가 죽는 건 아니다. 1980년대 한강에선 6928㎥ 규모의 하천 준설 공사가 진행됐지만 생태계는 망가지지 않았다. 어류는 1987년 42종에서 2007년 71종으로 71% 늘었고, 조류도 같은 기간 39종에서 98종으로 2.5배가 됐다. 경북 울산 태화강 생태환경조성사업(2002~2008년)의 결과도 비슷하다. 수질은 좋아졌고, 어종과 어류는 크게 늘었다.4대강살리기추진본부 관계자는 “4대강 준설 과정에서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 각종 친환경 공법을 사용한다”며 “수질은 실시간 확인하고, 새로운 어종의 방류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럴까. 여주1공구의 제방은 흙으로 만들어진다. 제방의 기울기가 완만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구간의 제방 기울기는 1(세로)대 17(가로). 서울에 있는 한강 제방(1대 3)보다 5배 이상 평평하다. 그래서 제방 주변엔 자연적으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게다가 천연 자연의 요람으로 불리는 여주의 대표적 습지 이포(20만㎡)와 부처울(26만㎡)은 보전된다. 오히려 인공 습지를 3개 더 만든다. 김 소장은 “환경단체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수질과 생태계 파괴 여부를 확인한다”며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실무진 차원에서도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올해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40주년 되는 해다. 총연장 428㎞에 달하는 이 고속도로는 야권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건설됐다. 4대강 사업과 마찬가지로 환경파괴 의혹에 시달렸다. 부자를 위한 레저용 전용도로라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의 지금 위상은 어떤가. 명실상부한 한국의 젖줄이다. 이 고속도로를 축으로 산업벨트가 생겼고, 중공업 혁명이 일어났다.경부고속도로처럼 4대강 사업도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관련 사업비는 16조9000억원에 이른다. 연계 사업비를 합치면 22조가 훌쩍 넘는다. 이 중 약 90%는 건설부문에 투입된다. 건설은 다른 산업보다 경제효과가 크다.대기업, 중소기업 상생에 도움한국은행의 산업연관계수에 따르면 건설부문의 생산유발효과는 10억원당 2배로, 서비스업(1.7배), 전자산업(1.93배) 보다 높다. 고용유발계수도 10억원당 16.6명으로 제조업(10.1명)을 뛰어넘는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이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늘린 이유다. 미국 연방정부는 고속도로·교량 건설에 향후 10년간 60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4대강 사업은 지역경제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4대강의 유역면적은 국토의 75%에 달한다. 사업 범위가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지역별로 높은 생산 및 고용유발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이 흐르는 경상권에선 19조48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되고, 18만300명 규모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수도권의 생산 및 고용유발효과는 각각 6조7200억원, 6만3500명에 달할 전망이다. 전라권은 생산유발 6조700억원, 고용유발 5만4400명, 충청권에선 5조2600억원에 이르는 생산이 유발되고, 4만9400명의 고용이 창출된다.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에도 큰 도움이 된다. 4대강 사업엔 수많은 지역업체가 참여한다. 일반공사엔 지방자치단체의 위탁으로 중소 지역업체가 참여한다. 난이도가 낮은 구간은 중견 건설업체가 시공할 수 있다. 여주1구간의 시공업체엔 대림산업·한화건설·한라건설·대보건설·경남기업 등 중대형 건설사에 신한종합·대양 등 지역업체가 들어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윤영선 연구위원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주요 내용과 경제적 파급효과’에서 “4대강 살리기는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주군 대신면 천서2리에 사는 박우창(55)씨는 “여주군은 그동안 수질보존특별대책지역에 묶여 개발이 지지부진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말이 수도권이지 경기도 동부권에서 군으로 남아 있는 곳은 여주와 양평뿐”이라며 4대상 사업에 큰 기대를 나타냤다.4대강 사업은 지금 반환점을 향해 내달린다. 만약 중단한다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지역 주민이 4대강 살리기에 거는 기대도 물거품이 된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의혹이 사실일지 아닐지는 아직 모른다. 무작정 반대 깃발을 드는 것은 그래서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금 필요한 건 ‘강력 반대’가 아니라 ‘철저한 감시’라는 얘기다. 4대강 사업이 실제로 운하로 연결될지, 환경파괴는 없는지 꼼꼼하게 검사하자는 것이다. 일종의 감시견 역할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도 안 되지만 정부 역시 소통 창구를 활짝 열어야 한다. 의혹이 제기되면 명쾌하게 설명하는 게 먼저다. ‘내년이면 완공되니까’라며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면 더 큰 의혹에 부닥칠 것이다. 정부든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든 툭 터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게 ‘우리 강 살리기’의 첫째 발걸음이다. 

2010.09.1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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