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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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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실적 ‘역대 최대’라는데…디지털보험사 여전히 ‘적자 늪’

보험

국내 보험업계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웃음짓는 가운데, 디지털보험사만은 좀처럼 '적자 늪'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면 영업이 대세인 보험시장에서 디지털보험사가 수익성을 개선할 만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손보사가 장기보험 상품을 앞세워 활로를 모색하는 가운데, 규제 개선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험회사들(생명보험사 22개+손해보험사 31개)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45.5%(4조1783억원) 급증한 13조3578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새 회계기준(IFRS9·IFRS17) 도입에 따른 손익 변동이 발생해 나타난 결과다. 하지만 금감원은 보장성보험(생보사)과 장기보험(손보사) 판매 증가도 큰 몫을 했다고 분석했다. 전년보다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일반보험, 퇴직연금 등 수입보험료(매출)가 고르게 성장한 영향이다.그러나 디지털보험사들의 성적표는 업권 전체와 다르게 우울했다. 지난해 교보라이프플래닛·신한EZ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 등 국내 디지털보험사 5곳은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회사별로 살펴보면 하나손해보험의 순손실 규모가 879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캐롯손해보험 760억원 ▲카카오페이손해보험 373억원 ▲교보라이프플래닛 220억원 ▲신한EZ손해보험 7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하나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22년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디지털보험사는 현행 보험업법상 전체 계약 건수나 수입보험료에서 90% 이상을 비대면 채널에서 모집하는 ‘통신판매 전문 보험회사’를 뜻한다. 판매 채널이 설계사 등 대면 형식인 전통의 보험사와 차별된다. 디지털을 기치로 레드오션 상태인 국내 보험시장 업계를 재편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몇 년간 속속 등장했다.하지만 강점으로 내세웠던 ‘디지털’이 되레 디지털보험사의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과거부터 국내 보험시장은 설계사를 통한 대면 영업이 강세다. 은행 예·적금이나 신용카드 등 금융상품은 내용이 비교적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반면 보험상품의 경우 약관이 매우 복잡해 금융소비자들은 설계사를 통한 대면 영업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이런 이유로 디지털보험사들은 그간 상품 구조가 간단한 여행자보험이나 핸드폰보험 등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 위주로 영업을 해왔다. 미니보험은 저렴한 보험료로 소비자의 보험 가입 접근성을 대폭 낮춘다는 장점은 있지만, 보험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디지털보험사도 장기보험 상품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이달 초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는데, 출시 일주일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신한EZ손보가 운전자보험을 내놨다. 2022년에는 캐롯손보가 장기보험인 어린이보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수익성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신생 산업군인 디지털보험사의 초반 적자가 당연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3년 설립된 교보라플을 제외한 나머지 보험사 4곳은 2019~2022년 설립된 신생 업체들이다. 디지털보험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디지털보험사는 전통 보험사들처럼 충분한 고객군을 형성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약점”이라며 “고객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순간 실적 개선의 실마리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규제를 개선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보험사는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 비용을 줄이는 사업모형인 만큼 국내 보험산업에 정착한다면 새로운 경쟁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소규모거나 위험 노출이 낮은 회사가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나갈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보험산업의 다양한 사업모형을 위해 인슈어테크의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 인가를 통한 시장진입을 촉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실질적인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4.03.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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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손보, '애플 출신 개발자' 이진호 CTO 영입

보험

국내 최대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이하 캐롯)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애플 본사에서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개발 업무를 수행한 이진호 박사를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영입했다고 7일 밝혔다.이진호 CTO는 미국 일리노이공과대학교(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IIT)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약 17년간 실리콘밸리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데이터 처리 및 인공지능(AI) 전문가다.캐롯은 이진호 CTO 영입을 통해 디지털 보험사의 강점인 데이터 기반(data-driven) 상품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국내 최대 디지털 보험사로서 자동차보험 이외에도 기존 보험사들과 차별화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이 CTO는 애플 본사에 근무하면서 국내에도 친숙한 음성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시리’(Siri)와 검색 시스템 ‘스포트라이트’의 웹검색엔진 품질을 개선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데이터 수집, 분석 및 머신러닝을 사용해 더 나은 결과를 찾을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 직접 책임자)로 활약했다.애플에 합류하기 전엔 실리콘밸리에서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해 개발 업무를 총괄하며 회사를 대기업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또 '비컴닷컴'이란 미국의 이커머스 기업에서 엔지니어 및 개발 리더로 근무하기도 했다.지난 2022년부터는 국내로 들어와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의 CTO를 맡아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며 플랫폼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문효일 캐롯손해보험 대표이사는 "이진호 CTO가 지닌 역량과 경험이 지금껏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는 캐롯의 여정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핵심인재 확보를 통해 고객에게 더욱 데이터 친화적인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진호 캐롯손해보험 CTO는 “국내 최초 디지털손보사인 캐롯이 그동안 걸어온 길과, ‘디지털과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기업 비전에 공감해 합류를 결심했다”며, “실리콘밸리에서 쌓아온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캐롯이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8.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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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손보, '3000억 유상증자' 유니콘 등극 임박…

보험

인슈어테크 기업 캐롯손해보험이 총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캐롯이 올 해 계획한 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총 3000억원 규모로 두차례로 나눠 진행된다. 캐롯은 8월 이사회를 열어 1750억원의 투자유치를 확정 지었으며, 연내 2차 증자 역시 마무리 될 예정이다. 금번 1차 유상증자는 신규 주주로 모빌리티 투자에 관심이 높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을 유치했다. 아울러 기존 주주인 한화손보,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 역시 추가 투자에 참여했고 이를 통해 캐롯은 한화손보 50.6%, SK텔레콤 7.8%, 티맵모빌리티 3.9%, 현대자동차 2.7%, 알토스벤처스 10.2%, 스틱인베스트먼트 15.5%, 어펄마캐피탈 9.2%의 지분율 구조(총 발행주식수 기준)를 가지게 됐다. 또한 연내 완료 예정으로 진행될 2차 증자는 어펄마캐피탈이 조성 중인 공동투자 펀드를 포함한 신규 잠재 투자자 및 기존주주 추가 출자로 순조롭게 마무리 될 예정이다. 캐롯이 올해 3000억원의 투자를 완료하면 캐롯은 출범 3년만에 디지털손보사 최초로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 기업에 등극하게 된다. 캐롯은 지난 2019년 한화손보,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같은 대형 투자사들이 합작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디지털손해보험사다. 캐롯 관계자는 “금번 유상증자 과정을 통해 시장에서의 캐롯에 대한 큰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추후 모빌리티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확대는 물론 IT기술개발,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등을 통해 더욱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주력할 것”이고 밝혔다. 또한 “올해 계획된 투자유치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통해 이르면 2025년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08.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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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새 24% 오른 카카오페이, 하반기에도 상승세 지속할까

증권 일반

카카오페이가 10만원대를 회복하며 반등하고 있다. 올해 2분기까진 5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전망되지만, 하반기부터는 전·월세 대출 확대, 디지털손해보험사 등의 서비스 실시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거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3일 오후 12시 27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페이는 전일보다 0.96%(1000원) 오른 10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5월 12일 8만5000원으로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던 주가는 3주 만에 10만5000원선으로 뛰어올랐다. 지난달 20일(7.38%), 25일(8.17%)에는 하루 새 주가가 7~8%씩 급등했다. 카카오페이는 ▶1분기 영업적자 지속 ▶금리 인상으로 인한 성장주 투자심리 악화 ▶대규모 보호예수 해제 등 악재가 겹치며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달 3일 전체 발행 주식 수의 57.55%(7624만주)에 대한 매각 제한이 풀리면서 물량 부담이 커졌고, 실적 부진과 금리 인상 공포가 덮치며 공모가(9만원) 보다도 낮은 8만 원대로 밀리고 말았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 중심의 매수세가 몰리며 카카오페이는 반등에 성공했다. 주가가 신저가로 떨어진 지난달 12일부터 31일까지 기관은 카카오페이 주식 424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기관은 13일부터 30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고 이 기간 카카오페이 주가는 8만6000원에서 10만8000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2분기까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카카오페이의 2분기 영업손실은 34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가 하반기에 수익 개선이 가능할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가 전·월세 대출을 확대하면서 신규 수익원이 등장했고, 디지털 손보사,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등이 뒷받침한다면 연간 흑자전환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가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영업적자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는 점도 연간 흑자전환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SK증권은 카카오페이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29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매출액은 57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8% 증가하고, 영업이익률 역시 0.5%로 전년(-5.9%) 대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을 통한 주식거래 서비스, 디지털 보험사 등 하반기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소비 확대에 따른 결제 부문 성장과 신규 서비스 실시로 점진적인 매출증대와 수익성 개선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un@joongang.co.kr

2022.06.03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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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손해보험 출범, 가시화…신한의 ‘디지털손보사’ 성공할까

보험

신한금융지주의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 마지막 퍼즐조각이 맞춰질 분위기다. 다음주 신한금융의 BNP파리바 카디프손해보험 인수 본인가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자회사 편입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제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어떤 방식으로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를 ‘디지털 손해보험사화’ 할지 관심이다. ━ 본인가 승인 앞둔 신한금융…손보 강화 나선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8일 정례회의에서 신한금융의 BNP파리바 카디프손보 자회사 편입과 관련해, 대주주 적격성, 사업 계획 타당성 등을 심사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당국의 승인 인가가 나는 대로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사명을 ‘신한손해보험’으로 변경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의 대주주 적격성과 사업계획 등의 부분에서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 이변이 없는 한 금융당국이 이를 승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말,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신한금융은 BNP파리바 카디프손보 지분 94.54%를 인수했고, 잔여 지분 7.46%는 신한라이프(신한생명 시절)가 보유 중이다. KB금융과 치열한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가 절실하다. 올 1분기 KB금융 보험계열사의 총 순이익은 1990억원을 기록한 반면 신한금융은 1524억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해 실적을 봐도 두 금융지주 간 보험 계열사 순익은 KB금융이 약 2000억원 앞섰다. 이는 KB금융이 KB손해보험·KB생명·푸르덴셜생명 등 보험사 3곳을 소유한 반면,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가 유일한 보험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를 인수해 서둘러 손보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이유다. 2004년부터 국내 영업을 시작한 프랑스계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는 기업보험 등을 주로 취급하는 소형 손보사다. 그동안 독일 에르고(ERGO), 프랑스 악사(AXA)에 인수됐던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는 2014년 BNP파리바로 재매각된 바 있다. 주인이 여러번 바뀌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BNP파리바 카디스손보는 국내 손보시장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도 적자를 기록했으며 직원 수는 70명대에 불과하다. ━ 경쟁 치열해질 디지털손보사 시장, ‘신한 특색 필요해’ 신한금융은 이달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디지털 전환 적임자로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을 낙점했다. 강 신임 사장 내정자는 1977년생으로 포항공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삼성화재에 입사한 뒤 글로벌을 포함한 대외 제휴 및 투자 전략 수립, 전사 경영 및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특히 그는 삼성금융 계열사별 인오가닉(Inorganic) 전략 수립 및 삼성금융네트워크 디지털 통합플랫폼 구축 실무를 담당했다. 최근에는 삼성화재의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위한 국내외 플랫폼 기업과의 합작 추진 등 손해보험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신한금융 측은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합작을 통한 디지털손보사 설립, 해외 손해보험시장 지분투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강 내정자의 경험과 전문성은 향후 카디프손보 변화에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은 내부적으로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디지털손보사 전환을 추진하면서도 구체적인 밑그림은 그룹사 정식 출범 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직은 디지털손보사로의 전환과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 신규 상품 등 세부내용은 정해진 바가 없다”며 “인가가 완료되고 BNP파리바 카디프손보가 신한금융 그룹사로 정식 출범한 이후 상세 전략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 하반기 BNP파리바 카디프 손보에 신규 증자를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비용을 디지털 전환 및 신규 상품 개발 투자용도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손보사로 출범한 하나손보는 특색있는 단기 보장 상품인 원데이 보험을 내세워 MZ세대 가입자를 크게 늘렸다. 하나손보는 하나금융이 수백억원대 적자를 내던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2020년 출범시킨 회사로 주력 상품이었던 자동차보험 대신 여행, 레저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보장받는 ‘원데이 보험’에 집중하며 손실 규모를 줄였고 지난해에는 170억원의 순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신한금융도 특색있는 디지털보험 출시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디지털손보시장 경쟁이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라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성공 여부는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 하반기에는 카카오페이의 디지털손보사가 상품을 출시한다. 거대 플랫폼 카카오를 등에 업은 카카오손보사는 기존 디지털손보사보다 시장에 주는 파급력이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민아 자동차보험’으로 불리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이 가입자 6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는 캐롯손해보험도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향후 상품 다변화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또 하나손보는 신임 김재영 대표를 중심으로 올해 디지털 기반 B2B2C(기업 간 전자상거래(B2B)와 기업 대 소비자 전자상거래(B2C)를 결합한 형태의 전자상거래)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등 기존 대형사들도 디지털손보사에 대항한 디지털 상품 라인업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B2C시장은 카카오의 파급력이 셀 것으로 보이면서도 기존 대형사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나올 디지털손보사들은 기업금융시장을 함께 노리며 수익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2.06.0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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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PP카디프손보 인수한 신한금융, 디지털손보사 전환 적임자로 강병관 낙점

보험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을 BNPP카디프손해보험 인수추진단장 겸 사장 후보로 내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1월 손해보험업 신규 진출을 위한 카디프손보 인수 발표 후 현재 자회사 편입에 대한 금융당국의 인가를 진행 중이다. 이날 추천된 강병관 내정자는 당국의 본인가 이후 사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강 내정자는 1977년생으로 포항공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삼성화재에 입사한 뒤 글로벌을 포함한 대외 제휴 및 투자 전략 수립, 전사 경영 및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또한 삼성금융 계열사별 인오가닉(Inorganic) 전략 수립 및 삼성금융네트워크 디지털 통합플랫폼 구축 실무를 담당했다. 최근에는 삼성화재의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국내외 플랫폼 기업과의 합작 추진 등 손해보험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자경위 관계자는 “많은 금융회사가 디지털 손해보험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공 사례는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합작을 통한 디지털 손보사 설립, 해외 손해보험시장 지분투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내정자의 경험과 전문성은 향후 카디프손보의 변화에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2.05.1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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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도 스톡옵션 지급…'임직원 기살리기' 나선 캐롯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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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손해보험이 임직원들에게 스톡옥션을 지급하며 '우수 인재' 붙잡기에 나섰다. 카카오페이나 신한금융지주 등이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 중이라 인재 확보 경쟁이 불가피해져서다. 캐롯손보는 여전히 적자상태지만 최근 주력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이 순항 중이라 장기적으로는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 이번 내부 보상책을 통한 임직원 '기 살리기'로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 IT인재 유출 막기, 당근 제시한 캐롯 캐롯손보 측에 따르면 이달 말 캐롯손보는 임직원 50명에게 약 5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 102만주(액면가 5000원)를 지급했다. 회사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스톡옵션은 직원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도 있지만 대체로 직원들 사기 진작, 복지차원에서 지급되는 편이다. 올 2월에도 캐롯손보는 회사 핵심부서인 IT관련 임직원들에게 46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지급한 바 있다. 다만 이번에 지급된 스톡옵션은 현재 액면가인 5000원의 두 배로 주식 가치가 상승하고 2027년까지 회사에 근속해야 받을 수 있다. 앞으로 6년간 회사를 계속 다니면서 캐롯손보 주식가치가 1만원을 넘어서면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캐롯손보가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내부성과 보상책을 꺼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를 비롯, 신한금융지주 등 공룡급 회사들이 디지털 손보사 설립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IT인재 유치 경쟁도 다시 점화될 분위기다. 이미 디지털손보사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페이는 이달 본인가 신청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디지털 손보사의 경우 IT인재의 존재 유무가 회사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 캐롯손보가 보험사임에도 IT관련 인력이 전체 50% 이상을 차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출범한 캐롯손보는 보험설계사 없이 온라인으로만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임직원도 100여명에서 현재 약 280명으로 늘어나며 외형이 계속 확장 중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내부 당근책으로 잇따라 출범할 디지털 손보사들에게 우수 인재를 뺏기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스톡옵션 지급으로 성과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전달하며 의욕을 더욱 고취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퍼마일 순항'으로 자신감…적자 털기 위한 비책 일각에서는 캐롯손보가 사업 초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한 보상책을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출범 2년차인 캐롯손보는 마케팅 등 초기 사업비용 탓에 지난해 3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도 266억원의 손실을 내며 올해도 사실상 적자가 유력하다. 다만 주력 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의 실적이 순항 중이다. 캐롯손보의 올 3분기 누적 원수보험료는 11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41억원) 대비 8배가량 증가했다. 원수보험료 증가세는 주력 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이 이끌었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의 올 3분기 누적 원수보험료는 9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7억원) 대비 약 980% 늘었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은 매달 주행거리만큼 보험료를 계산해 납부하는 상품으로 이달 기준, 가입 건수가 40만건에 육박했다. 업계에서 캐롯손보만 유일하게 이런 유형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유리할 수 있다. 우수 인재의 잔류와 함께 퍼마일 상품의 꾸준한 순항,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이 진행되면 캐롯손보의 향후 흑자 전환이 더욱 앞당겨질 수도 있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이번 스톡옵션 지급은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신생기업으로서 성장을 위한 동기부여 측면이 맞다"며 "또 퍼마일 상품이 잘 팔리는 상황에서 이번 스톡옵션 지급이 보다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11.2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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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디지털손보사 출범 '순항'…비교·추천서비스는 언제?

보험

카카오페이의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재개 시점이 안갯 속이다. 금융당국이 빅테크사들도 보험 중개 판매가 가능하도록 관련법을 다듬고 있지만 시행령 개정은 내년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상장을 앞두고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등 보험서비스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강력한 '카카오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보험 비교·추천서비스'까지 재개된다면 카카오페이의 보험시장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행령 개정까지는 여러 단계가 남아있어 카카오페이의 보험 중개 판매 재개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보험 '중개' 시행령 개정, "시기보다 내용이 중요할 수도"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보험판매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금융당국은 빅테크사들도 보험 중개 판매권이 있는 법인보험대리점(GA) 등록이 가능하도록 보험업법을 개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보험업법상 중개업 영위 기관은 은행, 투자중개업, 저축은행 등 특정 기관으로 제한된다. 여기에 플랫폼 보험대리점을 포함시켜 보험중개판매를 허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보험업계에 미칠 파급력이 큰 사안인 만큼 세부적인 내용을 다듬는 데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행령 개정은 법제처 심사나 국무회의 등 거쳐야할 단계가 많아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빅테크, 핀테크사들은 그동안 자회사 GA를 통해 우회적으로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제공하고 보험을 판매해왔다. 카카오페이는 자사 앱 내에서 자회사인 KP보험서비스(GA)와 제휴해 보험을 판매했다. 제휴 보험사들은 자사 상품이 카카오페이 내에서 팔릴 때마다 KP보험서비스에 광고수수료를 지급했다. GA와 제휴한 형태는 보험업법상 문제가 없는 판매행위다. 하지만 지난달 금융당국이 금용소비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빅테크사들의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행위를 '광고'가 아닌 '중개'로 해석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당국과의 마찰을 고려해 결국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대부분의 빅테크, 핀테크사들의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중단되거나 축소돼 운영되고 있다. 이후 금융위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적절한 소비자 보호장치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법개정 준비에 나섰다. 당국의 보험업법 개정 내용은 다음달 발표가 유력하다. 다만 당국의 보험업법 개정안 발표 후 시행령 개정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입법 예고 후 법제처 심사나 국무회의까지 모두 거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들이 모두 내년 초부터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빅테크사들의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내년 하반기에나 허용될 전망이다. 또한 각 사별로 보험서비스 확충 및 제휴사 확보 등의 시간을 감안하면 빅테크사들의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시행 시점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또 일부 상품은 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 등 일부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는 제한을 둘 수도 있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한 핀테크사 관계자는 "당국이 빅테크나 핀테크사들에게 보험 중개 판매를 허용하는 것은 기정사실화"라며 "빅테크사들에게 어떤 상품까지 중개 판매를 허용할지, 소비자 보호장치 등 어떤 내용을 요구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카카오페이, '손보사 출범'에 주력할 듯 카카오페이는 지난 25일, 기업공개(IPO)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며 결제·송금부터 보험·투자·대출중개·자산관리까지 아우르는 전 국민 '생활 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금융서비스 파이를 키우기 위한 주력 신규서비스로 주식과 보험, 대출 등을 꼽았다. 주식은 카카오페이증권, 대출은 카카오뱅크와 협업이 가능하다. 이에 보험서비스 관련해서는 디지털 손보사 출범 계획을 더욱 명확히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저희는 올 상반기 디지털 손해보험사 예비인가를 받았고 조만간 본인가 신청 준비 중에 있다"며 "공식적인 서비스 출시는 내년 초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내년 디지털 손보사 출범과 함께 비교적 보험료가 저렴한 생활밀착형 미니보험으로 시장에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초기 가입자를 대거 유치한 후 이후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보험 판매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보험 비교·추천서비스로 보험 모집에서의 경쟁력도 갖춰 '보험사+플랫폼 보험모집'이라는 투트랙 전략이 가능했지만 이 방안은 당분간 보류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현재 금소법에 맞춰 보험 광고를 진행하고 있고 다른 추진사항은 없다"며 "당국에서 보험 중개 판매와 관련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저희도 대응방안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10.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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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제판분리 시대①] '살아남자'…생존 위한 '분리' 시작됐다

보험

최근 보험업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제판분리'(상품 제조와 판매 분리)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에 투자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업조직 운영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또한 보험대리점(GA)의 급성장,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도입, 빅테크사들의 보험업 진출 등으로 보험사들의 '생존을 위한 변화' 역시 필요한 상황. 이러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판분리'가 부각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미 2000년대 초부터 제판분리가 진행돼왔다.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나 대리점·중개사를 통한 보험판매는 사실상 제판분리가 된 영업형태다. 하지만 당시의 제판분리가 보험사들의 수익 극대화를 위한 판매채널 확장 측면이라면 최근에는 변화하는 업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을 위한 제판분리'가 진행되는 추세다. ━ 제판분리 핵심은 '자회사형 GA 설립' 보험사들은 직접 판매자회사를 설립하거나 모집조직을 분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판분리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형 GA 설립은 보험사들의 제판분리 주된 전략으로 활용된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직접 상품을 개발한 후 전속설계사 조직을 통해 판매를 진행해왔다. 전속설계사들이 자사의 상품만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 GA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GA설계사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 전속설계사 수는 약 19만명, GA설계사 수는 약 23만명이다. 자사 설계사들이 여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GA로 대거 이직하자 보험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아예 자회사형 GA를 설립해 설계사 유출에 대비했다.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등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들은 몇 년전부터 GA를 설립해 영업 중이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올 3월)과 한화생명(올 4월)처럼 아예 모집조직을 분사한 '완전한 제판분리' 형태의 GA도 등장했다.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속 설계사 3300명 전체 인원을 자회사로 재배치하며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신임 대표에는 10년 이상 미래에셋생명을 이끈 하만덕 부회장이 선임됐다. 한화생명도 1만9000여명의 설계사로 구성된 초대형 판매전문회사를 세은 후, 업계 30년 '영업 베테랑' 구도교 대표를 선임했다. 무게감이 남다른 보험전문가들을 대표에 내세운 것은 양사가 자회사형 GA 성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나손보의 하나금융파트너는 연내 출범을 목표로 인재 채용에 한창이다. 기존 하나손보의 설계사 인력을 하나금융파트너 측으로 이동시킬지의 여부에 따라 미래에셋생명, 한화생명과 같은 '완전한 제판분리형' GA가 될 수도 있다. 다른 보험사들의 자회사형 GA 출범 검토도 잇따르고 있다. 대형 손보사 중 하나인 KB손보도 자회사형 GA 설립을 검토 중이다. 삼성생명은 산하 연구소인 인생금융연구소를 통해 디지털GA 설립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업계에서는 라이나생명의 모기업인 시그나그룹의 국내 디지털손보사 설립 추진을 두고, 사실상 판매채널 확대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 보험판매, '전략 수정' 불가피했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자회사형 GA를 통해 제판분리에 나서는 이유는 보험 업황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 사이 생명보험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0%대에 머물렀다. 생보사 주력상품인 개인보험은 2016년 이후 역성장 중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생보사의 주력 상품은 결국 사람과 연계된 개인보험상품"이라며 "경제가 어려워지며 개인을 보장해주는 생명보험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것이 업계 역성장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보험을 찾는 사람이 줄어든 것과 함께 저성장·저금리 환경과 시장경쟁 심화로 보험사 수익성도 꾸준히 하락세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빅테크사들의 보험업 진출도 보험사를 위협한다. 결국 영업조직 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 그리고 판매전략 수정은 필수가 됐다는 얘기다.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채널을 둘 경우 타 GA로의 이탈을 줄일 수 있고 여러 보험사 상품 판매로 설계사 생산성 향상도 도모할 수 있다. 특히 조직을 직접 운영하지 않는 데 따른 고정비용 감소는 영업조직 효율화의 핵심이다. 또 최근 보험시장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여러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GA채널 운영은 보험사 입장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업권 내 경쟁이 심화될수록 판매채널에 자사의 핵심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고 자회사형 GA가 그 방법이었을 것"이라며 "전속설계사의 반복적인 이탈로 기존 영업조직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판매자회사 설립은 영업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보험선진국들은 이미 제판분리가 활성화된 상황이다. 미국은 1990년대부터 불완전판매가 급증하고 영업조직 운영에 대한 비효율성 문제가 대두되자 자연스레 독립채널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2019년 기준, 미국의 생명보험 채널 구성 비중은 전속채널이 36%에 머무른 반면, 독립채널은 53%를 차지했다. 영국 역시 80년대 후반부터 불완전판매 문제가 커지자 당국이 직접 나서 소매판매채널 개선방안을 내놨고 이후 보험사 독립채널과 전속채널이 양분화됐다. 특히 1988년, 독립자문업자(IFA)제도가 도입되며 독립채널이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2016년, 보험업법을 개정하자 보험사들의 영업채널 운영 부담이 커졌다. 결국 대형사들이 보험대리점을 인수 또는 설립하기 시작해 제판분리가 가속화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시장에서 제판분리는 더이상 피할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다만 늘어나는 자사형 GA와 기존 대형 GA간 경쟁이 과도해 질 경우 무리한 판매 경쟁이 생길 수 있고 되레 마케팅 비용 증가 등 영업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7.13 14:35

4분 소요
KB·신한 비은행 부문 '잭팟'… 하나금융 '보험 강화' 필요

보험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올 1분기 실적을 잇따라 발표하는 가운데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효과에 미소지었다. 특히 KB와 신한의 보험계열사들은 대부분 호실적을 기록하며 비은행 부문 내에서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전분기 대비 순익이 57% 급등하며 호실적을 냈다. 하지만 증권, 카드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 등 보험 계열 이익 비중은 미미해 고민이 깊어진다. ━ KB·신한, '보험이 효자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는 올 1분기 1조27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KB금융의 호실적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따른 결과다. 지난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KB증권은 올 1분기 2211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KB국민카드도 전년동기대비(820억원) 두배가량 증가한 1415억원의 순익을 냈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의 편입 영향이 컸다. 푸르덴셜생명은 올 1분기 112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분기만에 지난해 전체 순익(2278억원) 절반에 달하는 실적을 냈다. 기존 보험계열사인 KB손해보험은 올 1분기 688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0.9% 감소했다. 하지만 KB손보의 지난해 순이익이 1639억원임을 감안하면 1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순익 상승세도 기대해볼 만하다. KB생명은 직전 분기 32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올 1분기 적자폭이 15억원까지 감소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올 1분기 1조191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83.6%, 81% 증가한 728억원, 107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오는 7월 양사 통합 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신한금융 내 비은행 보험계열 이익 비중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하나손보, 실적 반등 가능할까 하나금융지주도 비은행 계열 선전에 호실적을 냈지만 보험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지난 23일 하나금융지주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834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하나은행(5755억원)이 전체 순익에서 69%를 차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고 비은행 부문이 뒤를 받쳤다. 지난해 하나금융은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 중심에는 보험사업 강화가 있었고 그 일환으로 하나손보가 출범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증시 호황 속 하나금융투자 등 다른 계열사들의 선전이 비은행 이익 비중 상승으로 높아지는 분위기다. 하나금융투자는 전년동기대비 192.9% 증가한 1368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하나카드는 139% 증가한 725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은 37.8% 증가한 60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금융 전체 순익에서 세곳의 비중만 30% 수준이다. 반면 보험 계열사들의 실적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하나생명은 올 1분기 179억원의 순익을 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약 6%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6월 출범한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별도로 실적이 표기되지 않고 '기타 및 연결조정' 부문에 묶여서 공시된다. 기타 및 연결조정 부문은 올 1분기 484억원의 손실을 냈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사 전체로 봤을 때 하나손보의 규모나 실적이 미미한 수준이라 기타로 편입돼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손보는 지난해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를 인수하면서 지난해 6월 새로 출범한 손보사다. 지난해 적자폭은 67억원 수준. 전신인 더케이손보가 2019년 445억원의 적자를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실폭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올해 순익 개선 여부에는 물음표가 달린다. 하나손보는 출범 이후 생활밀착형 보험 출시, 모바일 방카슈랑스채널 강화, 온라인 채널(CM) 비중 높이기 등 수익성 다변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더케이손보의 기존 영업망에 상당부분 기대고 있다. 더케이손보는 한정된 판매채널(TM채널 70%)과 판매상품(자동차보험 비중 62%)으로 손실폭이 컸던 회사다. 하나손보가 디지털손보사를 표방한다는 점에서도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하나손보를 벌써부터 실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다"면서도 "디지털 기반 보험사의 경우 가성비를 우선시한 보험상품을 우선 출시한다. 이는 가입자 확보에는 유리해도 보험료 수입면에서는 큰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4.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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