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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도 스톡옵션 지급…'임직원 기살리기' 나선 캐롯손보

이달 임직원 50명에 '51억 상당' 조건부 스톡옵션 지급
디지털손보사 봇물 이룰 분위기서 IT인재 붙잡기 차원

[사진 캐롯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이 임직원들에게 스톡옥션을 지급하며 '우수 인재' 붙잡기에 나섰다. 카카오페이나 신한금융지주 등이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 중이라 인재 확보 경쟁이 불가피해져서다.  
 
캐롯손보는 여전히 적자상태지만 최근 주력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이 순항 중이라 장기적으로는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 이번 내부 보상책을 통한 임직원 '기 살리기'로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IT인재 유출 막기, 당근 제시한 캐롯

캐롯손보 측에 따르면 이달 말 캐롯손보는 임직원 50명에게 약 5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 102만주(액면가 5000원)를 지급했다.  
 
회사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스톡옵션은 직원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도 있지만 대체로 직원들 사기 진작, 복지차원에서 지급되는 편이다. 올 2월에도 캐롯손보는 회사 핵심부서인 IT관련 임직원들에게 46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지급한 바 있다.  
 
다만 이번에 지급된 스톡옵션은 현재 액면가인 5000원의 두 배로 주식 가치가 상승하고 2027년까지 회사에 근속해야 받을 수 있다. 앞으로 6년간 회사를 계속 다니면서 캐롯손보 주식가치가 1만원을 넘어서면 스톡옵션 행사가 가능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캐롯손보가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내부성과 보상책을 꺼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를 비롯, 신한금융지주 등 공룡급 회사들이 디지털 손보사 설립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IT인재 유치 경쟁도 다시 점화될 분위기다. 이미 디지털손보사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페이는 이달 본인가 신청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디지털 손보사의 경우 IT인재의 존재 유무가 회사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 캐롯손보가 보험사임에도 IT관련 인력이 전체 50% 이상을 차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출범한 캐롯손보는 보험설계사 없이 온라인으로만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임직원도 100여명에서 현재 약 280명으로 늘어나며 외형이 계속 확장 중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내부 당근책으로 잇따라 출범할 디지털 손보사들에게 우수 인재를 뺏기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스톡옵션 지급으로 성과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전달하며 의욕을 더욱 고취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배우 신민아가 출연한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자동차보험 신규 광고캠페인 모습.[사진 캐롯손해보험]
 
[자료 캐롯손해보험]

'퍼마일 순항'으로 자신감…적자 털기 위한 비책

일각에서는 캐롯손보가 사업 초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한 보상책을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출범 2년차인 캐롯손보는 마케팅 등 초기 사업비용 탓에 지난해 3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도 266억원의 손실을 내며 올해도 사실상 적자가 유력하다.  
 
다만 주력 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의 실적이 순항 중이다. 캐롯손보의 올 3분기 누적 원수보험료는 11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41억원) 대비 8배가량 증가했다. 원수보험료 증가세는 주력 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이 이끌었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의 올 3분기 누적 원수보험료는 94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97억원) 대비 약 980% 늘었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은 매달 주행거리만큼 보험료를 계산해 납부하는 상품으로 이달 기준, 가입 건수가 40만건에 육박했다. 업계에서 캐롯손보만 유일하게 이런 유형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유리할 수 있다. 우수 인재의 잔류와 함께 퍼마일 상품의 꾸준한 순항,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이 진행되면 캐롯손보의 향후 흑자 전환이 더욱 앞당겨질 수도 있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이번 스톡옵션 지급은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신생기업으로서 성장을 위한 동기부여 측면이 맞다"며 "또 퍼마일 상품이 잘 팔리는 상황에서 이번 스톡옵션 지급이 보다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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