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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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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에 치이고…생존 경쟁 내몰린 홈플러스

유통

지속적인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과 이커머스 업체 강세 등의 영향으로 국내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가 침체기를 겪고 있다. 이 가운데 3사 중의 하나인 홈플러스는 최근 3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가 하면, 이커머스와 경쟁사들에 밀려 생존을 위한 경쟁에 내몰린 상황이다. 특히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로 인수된 지 9년째에 접어든 홈플러스는 직원과 점포는 대폭 줄고 실적도 악화하면서 기업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부진한 업계 상황이 이어지면서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홈플러스를 인수할 만한 후보도 마땅치 않아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MBK 인수 후 꺾인 성장세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2014년 27.8%에서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2.7%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비중은 28.4%에서 50.5%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편리한 주문과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면서 온라인으로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중심인 대형마트를 찾는 발걸음이 크게 줄어들면서 대형마트사들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대형마트 3사 중 선두 격인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9조5000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가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매출 성장에도 5000억원대 적자를 냈다. 홈플러스는 2023년 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총매출이 6조9315억원으로 전 회계연도(6조6006억원)보다 약 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94억원으로 608억원 개선됐으나, 당기순손실은 4459억원에서 5743억원으로 1284억원 늘어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다.홈플러스 측은 고금리 등 여파로 금융비용이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손실액에는 차입금의 이자 비용, 점포 임대에 따른 부채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점포 처분에 따른 자산유동화 수익이 줄면서 순손실도 커졌다.홈플러스 적자 폭은 MBK가 인수하면서 더욱 늘었다. MBK는 지난 2015년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를 사들이기 위해 7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후 홈플러스의 성장세는 꺾였다. 홈플러스의 매출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하락했다. 실제 홈플러스는 MBK로 넘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연간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2021년 1335억원 ▲2022년 2602억원 ▲2023년 1994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는 등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MBK가 홈플러스를 경영하는 동안 기업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MBK가 홈플러스 인수금융 4조30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경기 안산점 등 20여 개 점포를 폐점 또는 매각 후 재임차(S&LB) 방식으로 매각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홈플러스 경쟁력이 약화했고 실적 반등도 쉽지 않다며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강등했다.한신평은 “대형마트 업계에서 경쟁력이 약화했고 이로 인해 실적 부진이 심화했으며, 자산 매각 등으로도 재무 안전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점포·직원 수 감소…강성 노조도 걸림돌 점포 수와 직원 수도 줄고 있다. 홈플러스는 점포 수를 2019년 6월 말 140개에서 작년 6월 말 131개로 줄였다. 또 올해에만 전국 홈플러스 4개 점포가 사라지게 된다. 지난 2월 부산 서면점, 6월 서울 목동점이 폐점한 데 이어 대전 유성구 서대전점과 경기 안양점도 7월 말~8월 중 폐점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또한 부천상동·부천소사·동대문·내당·부산반여·광주계림·순천풍덕 등 모두 11개 점포에 대해 임대 기간 종료에 따른 폐점 또는 자산 유동화를 하겠다고 직원들에게 통보한 바 있다. 직원 수는 2만3000명에서 2만명으로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많은 3000명이나 감소했다. 노조도 매각의 걸림돌로 꼽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인 홈플러스 노조는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사측과 지속적으로 충돌해 왔다. 특히 충돌이 심했던 지난해엔 한 해 임금협상이 12월에 타결될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매각설이 돌았던 알리 등 중국계 기업 입장에서도 노조의 존재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유통 업황이 이커머스 시장에 주도권을 내주며 빠른 속도로 침체하면서 홈플러스의 점포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홈플러스는 이커머스 성장기인 2010년대 후반 다른 마트업계에 비해 디지털 전환에 한 박자 늦은 탓에 업체들과 경쟁에 밀리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식품을 강화하면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기업형 슈퍼마켓(SSM) 경쟁력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며 “특히 홈플러스는 사모펀드의 경영으로 부실 점포와 우량 점포를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 및 비용 감축에만 몰두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퀵커머스 분야에서는 부분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본업인 홈플러스 매장에서 수익을 증가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7.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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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기업, 건설업 위기에도 ‘탄탄대로’…매각 속도 붙나 [이코노 리포트]

산업 일반

진흥기업이 건설경기 악화 속에서도 호실적을 바탕으로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효성중공업이 지속적으로 진흥기업에 대한 매각 작업을 추진해온데다 실적과 재무안전성 모두 우수한 만큼 시장에서 적기라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다만 건설업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 효성중공업이 당분간은 신중론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진흥기업에 대해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지만 진흥기업이 워크아웃을 마친 지난 2018년부터 시장에서 매각설이 꾸준히 거론됐던 만큼 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당장 진흥기업의 상황만 놓고 보면 매각설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흥기업은 지난 2018년 워크아웃 절차를 마친 이후 관급공사를 중심으로 수주 물량을 따오며 꾸준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주택 부문에서도 효성중공업의 ‘해링턴플레이스’를 통해 고급화를 꾀하며 재개발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진흥기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매출도 2823억원에서 3249억원으로 15%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불확실성 확대로 원재료값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수익성 보존에 성공하며 성장을 이어간 것이다. 실제 같은기간 진흥기업의 매출원가는 2502억원에서 2899억원으로 늘었으나 매출 증가폭이 이를 상쇄해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재무건전성 역시 업계 평균 이상을 유지하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진흥기업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95.6%로 지난해 말 101% 대비 5.4%p 하락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부채비율이다. 차입금 비율도 양호한 수준으로 상반기 기준 6.6%를 기록했다. 통상 시장에서 30% 이하를 적정 비율로 본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흥기업의 외부 자본에 대한 의존도는 낮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건설업을 비롯한 경기 전반이 위축되고 있는 만큼 진흥기업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중소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건설사 인수에 대한 위험부담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매각하는 입장에서도 제값을 받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효성중공업이 진흥기업 매각에 신중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초부터 중소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는 업체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75위인 대우산업개발은 지난달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시공능력평가 113위인 신일도 지난 5월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진흥기업 역시 수주잔고가 매년 줄어드는 추세로 올해 상반기 기준 3조원(2조893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한편 진흥기업은 지난달 27일 매각설과 관련해 최대주주인 효성중공업이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진흥기업을 981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진흥기업에 대한 효성중공업의 지분은 48.19%다.

2023.10.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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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 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손 뗀다…경쟁입찰 가닥

증권 일반

#동원산업의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전이 최종 불발됐다. 앞서 보령바이오파마에 대한 실사우선권을 받은 동원산업이 해당 권리를 철회하면서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복수의 인수 후보자들의 경쟁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 후보를 가릴 전망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와 관련해 지난 2월 23일 부여받은 실사우선권을 양사 간 합의에 의해 해지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동원산업은 해당 건에 대해 인수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동원산업은 지난해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위해 보령제약그룹과 우선인수협상을 시작했다. 지난달 보령바이오파마 최대주주인 보령파트너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단독실사를 진행하고 실사우선권을 부여받았다. 이후 보령바이오파마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었으나 매도인과 매수인 간의 의견 차로 인해 최종 인수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산업이 실사우선권을 철회하면서 보령제약그룹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복수의 인수 후보자들 간의 경쟁입찰을 통해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처를 찾을 전망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지난 1991년 백신제제 제조·판매를 위해 설립된 보령신약이 전신이다. 보령그룹에서 신약 개발을 담당하며 국내 최초 경구용 장티푸스 백신 등을 개발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연결기준 매출 1391억원, 영업이익 19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보령바이오파마는 김정균 대표의 승계 이슈로 상장, 경영권 매각설이 지속적으로 불거졌다. 제약업계에선 김 대표가 승계자금 마련을 위해 경영권을 매각하거나,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점쳤다. 실제 보령바이오파마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을 위해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경영권 매각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월 기준 보령바이오파마 최대주주는 지분 69.29%를 보유한 보령파트너스로, 보령파트너스는 김 대표와 특수관계자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2023.03.2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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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개국공신’의 컴백홈...티몬, 인터파크 품고 ‘G마켓 신화’ 잇는다

유통

온라인쇼핑 중개플랫폼(오픈마켓) 개국공신이자 한때 세계 최대 기업 이베이까지 두 손 들게 했던 구영배 큐텐 대표이사가 돌아왔다. 지난해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까지 국내 굵직한 이커머스 기업들을 인수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구 대표는 1세대 이커머스로 꼽히는 티몬과 인터파크의 커머스 부문을 품고 ‘제2의 도약’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G마켓 신화로도 유명한 그의 움직임에 이커머스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구영배, 그는 누구? 'G마켓 성공 신화' 이룬 인물2010년 설립한 큐텐을 키우는 데 주력했던 구 대표가 지난해부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배경에는 미국 이베이와 맺었던 계약상 겸업 금지 족쇄가 풀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2000년대 G마켓의 성공 신화를 쓴 입지적인 인물로 유명하다. 2000년 당시 G마켓의 전신인 인터파크구스닥에서 상무 직급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이후 2001년 인터파크구스닥의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발을 디뎠다. 그는 이후 2003년 인터파크구스닥의 이름을 G마켓으로 바꾸고 ‘오픈마켓’ 형식의 사업방식을 도입, 경쟁력을 강화했다. 쇼핑몰 방식이 아니라 판매자가 자유롭게 물건을 팔 수 있는 이전에 없던 상거래 개념이다. 그 결과 G마켓은 2004년 매월 매출 성장률 200%를 기록할 정도의 굵직한 성과를 냈다. G마켓은 2005년 거래액 1조원 돌파, 국내 최대 온라인 오픈마켓 강자로 거듭나는 한편 2006년에는 나스닥에도 상장했다. 구 대표는 이후 2008년 이베이에 인터파크 자회사인 G마켓을 매각했다. 매각 당시 최대 10년 동안 국내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겸업 금지’ 조항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기간에 국내 시장 재진출 기회를 엿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티몬과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 인수에 앞서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 매각 당시 신세계와 함께 큐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처럼 구 대표가 국내 이커머스 기업을 호시탐탐 노리는 이유는 바로 ‘아시아 시장 유통 통합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이베이와 함께 설립한 글로벌 이커머스 업체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일본 등에서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에선 1위 사업자이다. 하지만 나머지 진출 국가에선 ‘빅3’ 안에 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에는 물류회사 큐익스프레스도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물류 대행을 표방하며 17개국에 지사를 갖추고 있는 큐익스프레스는 국내 이커머스 판매자들이 주요 고객이다. 국내 판매자들을 확보해야만 아시아 시장 선두주자로 거듭날 수 있다. 실제 전세계에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에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0년 22조원 규모였던 국내 이커머스 시장 매출액은 2020년 100조원을 돌파, 올해에는 15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여기에 국내 굵직한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 SSG닷컴, 네이버 등은 전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있는 플랫폼 사업자로 손꼽힌다. 쿠팡 역시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미국,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까지 커버하는 ‘아시아 통합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시너지 효과 창출에 집중...'아시아 통합 플랫폼' 지향 이들을 제치고 성장하면 전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날거란 게 구 대표의 생각이다. 구 대표는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며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지금 당장은 티몬과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티몬은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인프라를 활용, 물류·플랫폼 등 기존 티몬 사업에 힘을 줄 예정이다. 국내를 포함해 11개국 19곳에 물류센터를 보유한 큐텐의 물류시스템과 티몬이 10년 이상 쌓아온 커머스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 판매자 제품을 동남아·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해 온라인 유통 채널망을 전세계적으로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인터파크 역시 국내 셀러 제품을 큐텐의 유통망을 활용해 동남아 등의 해외 시장 등 판매처를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과거 굵직한 성과를 보여온 구 대표가 등판하면 그간 시장에서 장기적인 비전과 가능성을 인정 받지 못한 이들 기업이 새 활로를 모색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기업은 수익성 개선과 외형 확대가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실제 티몬은 매년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 확대 폭을 키우고 있다. 매출은 2019년 1721억원, 2020년 1512억원, 2021년 1290억원으로 해마다 줄었다. 수익성도 날로 악화되고 있다. 2020년 631억원, 2021년 7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에 티몬의 경우 큐텐에 인수되기 전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기도 했다.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의 실적 역시 부진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93억2856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7%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엔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 성장세가 둔화된 데다 금리 인상과 국제 경제 악화 등으로 유통업계를 둘러싼 업황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그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진두지휘하던 10년 전과는 시장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신세계가 지마켓을 인수하면서 현재 네이버-쿠팡-신세계 3각 체제로 재편됐다. 하지만 티몬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거래액 기준 4%대, 인터파크는 1%대로 두 기업을 합쳐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각 기업들은 신규 고객 유입과 충성 고객층을 단단히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생존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티몬 인수를 시작으로 인터파크 쇼핑부문까지 인수하며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과연 10년 전과 같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상황을 이커머스 상황을 뒤집을만한 혁신이 나올지, 또다시 G마켓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2023.03.03 10:00

4분 소요
‘딜 강자’ 구영배 대표 등판에 ‘인수설’ 들썩...티몬 측 “사실무근”

유통

온라인 쇼핑 플랫폼 티몬이 매각설에 휩싸였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티몬이 해외 직구 플랫폼인 큐텐에 주요 주주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인수 대상은 최대주주인 몬스터홀딩스 81.74%와 티몬글로벌 16.91%에 해당하는 지분 전량으로 알려졌다. 매각설에 대해 티몬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티몬 관계자는 “매각설은 사실무근이고 티몬이 큐텐과 토스로부터 전략적 투자 협력을 논의한 건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기업간의 전략적 제휴를 맺고 직접 투자를 받는 것일 뿐 매각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 IPO 추진했지만 만성 적자 발목…매각 신호탄? 사실 티몬이 지난해 기업공개(IPO) 추진을 철회하면서, 업계에서는 곧 매각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컸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장윤석 티몬 대표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프리 IPO에 이어 2022년 중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또 더 좋은 회사와의 인수·합병도 모두 열려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 티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자,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계속된 매출 감소와 만성 적자가 발목을 잡았다. 시장에서 원하는 만큼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자 티몬은 결국 IPO를 철회하고 무기한 연기했다. 티몬은 IPO를 철회하면서 흑자전환을 계획했지만 적자폭은 지난해 더욱 커졌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티몬은 2020년 매출 1512억원, 영업적자가 63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1290억원으로 줄고 영업적자는 76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흑자전환 실패에 더불어 매출까지 더 쪼그라든 셈이다. 티몬 안팎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투자금 회수를 위한 엑시트 방법으로 매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인터파크 창립멤버인 구영배 큐텐 대표의 존재까지 더해지면서 티몬 매각설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구 대표는 인터파크 창립멤버로 인터파크 내부에서 지마켓을 키워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06년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을 성공시키기도 해, 전자상거래기업을 키우고 확장하는 운영능력을 인정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 딜의 고수인 구 대표가 이끄는 큐텐은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로도 거론됐던 기업”이라며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큐텐이 티몬을 인수하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까지 장악할 수 있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2022.06.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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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정말 매각될까? 업계 추측 엇갈려

IT 일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나온 가운데, 업계에선 최대주주 카카오 측의 진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5일 한 매체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카카오모빌리티 경영권을 사들이기 위해 카카오 측과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카카오 보유 지분 일부와 함께 재무적 투자자인 텍사스퍼시픽글로벌(TPG), 칼라일의 보유 지분도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7.5%를 갖고 있다. 이 중 40%가 거래 대상이다. 이밖에 TPG컨소시엄(TPG·한국투자파트너스·오릭스, 이하 TPG)은 29%, 칼라일은 6.2%를 지니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 인정받은 카카오모빌리티 기업 가치(8조5000억원)에 비춰보면, 매각 규모는 6조원을 넘는다. 카카오 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15일 해명 공시를 내고 “카카오의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표면적인 이유로 초기 투자자 TPG가 거론된다. 사모펀드 운용사는 보통 투자 6년차부터 상장이나 매각을 통해 자금 회수를 시도한다. TPG는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카카오도 올해 안으로 일정 수준의 수익률에서 지분을 매각할 수 있도록 약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제값에 상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택시업계와의 갈등은 물론, 대통령이 공공 택시 앱을 언급할 만큼 정책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술주가 폭락하는 상황도 부담이다. 상장이 어려우니 제3자에게 지분을 매각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보다 본질적인 이유로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골목상권 침해, 시장 독과점 논란을 꼽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10월 당시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여야 했다. 사과가 무색하게 연말 카카오페이 사태로 논란은 더 커졌다. 지난 3월 취임한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사회적 책임 강화를 전면에 내세워야 했다. 일각에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이 사회적 책임 강화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올 초 카카오모빌리티가 산하 직영택시업체들을 매각하려고 했던 것도 이런 시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표면적인 이유는 수익률 악화였지만, 택시업계 논란이 더 본질적인 이유였다”며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시도도 그 연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매각설이 카카오 측 의지가 아닐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간 카카오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와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각종 신사업을 준비해왔는데 모두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다. 당장 6월 8일 650억원을 들여 GS그룹의 주차장 운영 계열사 GS파크24를 인수했다. 주차장 확보는 각사 MaaS 구상의 핵심으로 꼽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사로선 매각설을 통해 카카오 측이 약정을 이행하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사업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반대하는 필연적인 이유는 아니란 분석도 있다. 카카오 측이 언제 상용화가 가능할지 모르는 신사업보다 당장의 본사 주가 부양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면, 매각도 검토할 수 있단 것이다. 실제 미국의 모빌리티업체 우버는 2020년 12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자율주행 및 에어택시 사업부문을 매각한 바 있다. 문상덕 기자 mosadu@edaily.co.kr

2022.06.16 14:55

3분 소요
국내서 등 돌리고 갈 곳 잃었던 ‘카파(KAPPA)’, 롯데가 품었다

유통

국내서 갈 곳 잃은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카파(KAPPA)’ 새 주인을 만났다. 7일 롯데지에프알이 카파의 새 전개사로 확정했음을 알렸다. 종전까지 카파는 국내 패션 기업인 ‘카파코리아’가 독점사업권을 받아 전국 매장을 중심으로 판매됐지만, 1월 카파코리아의 독점사업권 계약이 만료되고 지난 3월까지 카파코리아는 유해기간을 거쳐 카파 사업을 정리한 바 있다. 이후, 롯데지에프알이 계약 완료된 국내 카파 독점사업권을 카파 이탈리아 본사 베이직넷으로부터 확보했다. 이로써 롯데지에프알은 2028년까지 카파 독점사업권을 전개하게 된다. 롯데지에프알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브랜드 카파를 선보일 것을 목표하고 있다. 롯데지에프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디자이너를 채용해, 카파 제품 구성을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새로운 카파의 핵심 매장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브랜드를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카파 전개 흐름에 맞춰 롯데지에프알은 지난 3일 한국 디자이너인 본봄이 함께 참여한 카파의 새로운 컬렉션, ‘본봄X카파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 2025년 카파 매출 1000억원 목표 롯데지에프알은카파의 2022년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다. 향후 스포츠라인과 함께 골프 라인 론칭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매출은 1000억원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롯데지에프알 관계자는 “최근 영국의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샬롯틸버리’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프랑스 캐주얼 브랜드 ‘까웨’를 전개하는 등 해외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카파 역시 공격적으로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지에프알은 기존에 ‘겐조’ ‘나이스클랍’ ‘빔바이롤라’ 등 다수의 해외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카파는 국내에서 이미 매출 급감과 함께 매각설이 불거진 ‘카파코리아’가 전개한 탓에 일명 ‘한물간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큰 상황이다. 실제 카파코리아는 매년 누적된 적자에 허덕인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카파코리아는 2017년 영업손실 52억8096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점포 정리 등으로 2018년 영업손실 13억229만원을 기록해 적자 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2019년에 다시 26억7336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경영을 이어왔다. 이에 롯데지에프알 관계자는 “이전까지 카파 브랜드가 국내에서 성공하지 않은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카파는 100년 역사를 지닌 전통성 있는 글로벌 브랜드”라며 “100년간 지켜온 스포츠 DNA를 잇는 동시에 새로운 국내 디자이너와 함께 국내에 패션 시장에 적합한 모습으로 완전히 바뀐 카파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9.0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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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각자대표 체제 돌입… '매각 대응 시스템 구축'

산업 일반

김형 사장 '사업수주·운영에 전념', 정항기 사장 '매각·체질개선 대응' 대우건설이 향후 자사 매각작업에 대비해 김형 사장과 정항기 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로 돌입한다고 23일 밝혔다. 오는 6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김형 대표이사는 사업부문 대표로 재선임 되며 정항기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관리부문 대표를 맡게 될 예정이다.이번 인사를 통해 대우건설은 최근 흘러나온 매각설이 실제로 본격화됐을 때 양 대표가 각자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매각 과정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앞으로 김형 사장은 양질의 국내외 공사를 수주하고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항기 신임사장은 재무전문가로서 자사 체질개선을 도모하고 향후 매각 관련 업무를 주도하게 된다.2018년에 취임한 김형 사장은 2년 연속 민간건설사 중 최대 주택공급을 달성하며 대우건설의 수익성을 개선시켰다. 이밖에도 지난해 5월 2조 1000억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LNG Train 7 공사에서 국내 최초로 원청 지위를 얻는 등 건설 사업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정항기 부사장은 2019년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김형 사장과 함께 조달시스템 개선 및 현금중심 경영을 정착시키고 재무구조개선을 가속화했다. 이들의 공로로 대우건설은 영업이익률을 높였으며 부채비율 또한 전년 대비 40%p 이상 낮췄다.대우건설 관계자는 “각자 대표 체계는 매각이 본격화했을 때 관련 기능을 재무통인 정항기 CFO에 집중함으로써 매각 프로세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면서 “매각 관련 업무에 대한 부담을 던 김형 사장은 안정적 사업 운영에 전념하기 수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04.23 17:41

2분 소요
대우건설, 각자대표 체제 돌입…'매각 대응 시스템 구축'

산업 일반

대우건설이 향후 자사 매각작업에 대비해 김형 사장과 정항기 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로 돌입한다고 23일 밝혔다. 오는 6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김형 대표이사는 사업부문 대표로 재선임 되며 정항기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관리부문 대표를 맡게 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대우건설은 최근 흘러나온 매각설이 실제로 본격화됐을 때 양 대표가 각자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매각 과정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김형 사장은 양질의 국내외 공사를 수주하고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항기 신임사장은 재무전문가로서 자사 체질개선을 도모하고 향후 매각 관련 업무를 주도하게 된다. 2018년에 취임한 김형 사장은 2년 연속 민간건설사 중 최대 주택공급을 달성하며 대우건설의 수익성을 개선시켰다. 이밖에도 지난해 5월 2조 1000억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LNG Train 7 공사에서 국내 최초로 원청 지위를 얻는 등 건설 사업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정항기 부사장은 2019년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김형 사장과 함께 조달시스템 개선 및 현금중심 경영을 정착시키고 재무구조개선을 가속화했다. 이들의 공로로 대우건설은 영업이익률을 높였으며 부채비율 또한 전년 대비 40%p 이상 낮췄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각자 대표 체계는 매각이 본격화했을 때 관련 기능을 재무통인 정항기 CFO에 집중함으로써 매각 프로세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면서 “매각 관련 업무에 대한 부담을 던 김형 사장은 안정적 사업 운영에 전념하기 수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채영 인턴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1.04.23 17:33

2분 소요
[격랑의 보험업] 저금리·고령화에 ICT 공룡 도전까지 ‘변화의 파도’

보험

대마불사 분위기 속 합종연횡 활발… ‘삼성생명법’에 주가 반짝 상승도 인구구조 고령화와 저금리 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겪던 보험업계에 변화의 큰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 발의에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주가 상승이 나타났고, 소문으로만 여겨지던 보험사의 M&A는 속속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2020년은 새로운 경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하지만 판이 커지고, 변화가 시작되면 적자생존의 양상이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보험업계에서는 당분간 부정적인 사업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중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생존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금까지 비즈니스 파트너로만 여겼던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의 보험업 진출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 세계 증시의 급락과 반등 움직임에도 꿈쩍 않던 보험업종이 8월 이후 ‘삼성생명법’에 반응하면서 오랜만에 훈풍이 불었다. ‘삼성생명법’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의 지분을 현행 취득원가 대신 시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28조원가량의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은 20조원 가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팔아야 한다. 삼성생명은 1980년대 약 5400억원을 들여 삼성전자 주식을 취득했다.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법’은 일시적 이슈로 보며 업계 전반의 경쟁 구도 재편에 주목하고 있다. 장기간 어려움을 겪어오던 보험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새 주인 찾기가 이어지고 있다. ━ 업계 경쟁 구도 재편에 주목 보험업계와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새해 벽두에 푸르덴셜생명 매각에 소식이 전해졌다. 오래 전부터 떠돌던 푸르덴셜생명 매각설이 예비입찰을 통해 현실이 된 것이다. 연간 2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내는 푸르덴셜생명은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KB금융그룹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푸르덴셜생명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뒤, 지난 9월 1일 출범식을 개최했다.푸르덴셜생명의 2019년말 기준 자산총계는 21조원으로 생명보험사 가운데 11위 수준이다. KB금융그룹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KB생명의 자산 규모는 9조8000억원이다. 두 회사가 통합되면 자산 규모 29조원의 흥국생명을 제치고 국내 생보업계 9위 업체가 된다. 이를 통해 2019년 오렌지라이프의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하면서 생보업계 4위권으로 부상한 신한금융그룹과의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신한금융그룹은 2021년 7월을 목표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 출범을 준비 중이다.리딩 금융그룹으로 경쟁하는 두 회사 외에도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이 손해보험업에서 덩치 키우기에 나서면서 또 다른 업계 재편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월 한국교직원공제회로부터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뒤 4월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았다. 이어 6월 1일 디지털 종합손해보험사인 하나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꾸고 공식 출범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손해보험업 진출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다른 금융그룹들과 달리 보험 자회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는 사모펀드 JC파트너스에 투자하는 형식으로 보험업에 접근하고 있다. JC파트너스는 지난 6월 KDB생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고, 지난 4월에는 MG손해보험의 대주주 지위를 차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JC파트너스가 투자금을 회수할 때 우선적으로 지분을 인수할 권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국내 대표 금융그룹들이 앞 다퉈 보험사 인수에 성과를 내고 있지만 보험업계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계속되는 ‘새 주인 찾기’가 업황 부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소형사의 이탈과 대형사 위주 시장 재편의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외국계 보험사들의 매각설이 계속 부상하면서 언제든 실현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성장이 정체된 보험업에서 단기간 수익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며 “고객이나 상품 구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자산 규모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국내 보험사들이 수익성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에는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가 꼽힌다. 특히 생보사들은 인구구조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위기설이 일상화됐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지난 2016년 초 ‘생명보험산업 가치창조의 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생명보험업계를 실패한 산업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당시 보고서에서는 “한국 생명보험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상위 3개 업체가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운데 인구구조 고령화가 가속화돼 성장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 보험사 자산 규모가 경쟁력 성장할 여력이 부족한 가운데 장기화된 저금리 환경은 생보사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보험사들은 고객이 낸 보험료를 투자하는 식으로 자산을 운용해 보장 혜택을 돌려주고 수익을 낸다. 보험계약에서 제공하기로 한 보장 혜택이나 환급금은 금리 상황을 감안해 계산하는데, 계약을 맺은 시점보다 금리가 낮아지면 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생보사들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6~8% 금리를 보장하는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경쟁적으로 판매해왔다. 반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0년 9월 현재 0.50%까지 낮아졌다.더구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로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명보험 계약은 만기가 길어 금리 인하가 지속된다고 해서 계약 내용을 빠르게 바꾸기 어렵다. 또 국내 생보사들이 과거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에 집중했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확정금리형 상품은 계약자에게 미래 보험금 지급을 위해 준비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생보사들의 수익성 부진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5년간 생보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치는 4.9%에 그친다. 총자산이익률(ROA) 평균치는 0.43%다. 수익성 부진은 2020년 상반기에도 지속되고 있다. 6월말까지 국내 생보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과 총자산이익률 평균치는 각각 4.68%, 0.45%를 기록하고 있다.생보사들의 어려움은 수익률 부진에서 그치지 않고 자본 확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험사들의 요청으로 2023년까지 연기되긴 했지만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예고돼 있어서다. IFRS17은 보험사들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이다. 시장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하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질수록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한 보험사들은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진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생보사 수익성 하락은 장기적 관점의 보험영업이익보다 근시안적인 외형 위주 영업 이력이 가져온 결과”라며 “금리 역마진으로 인한 저수익성을 견디면서 동시에 보험계약 만기 대비 짧은 기간 안에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중소형사 경쟁력 높이기 어려워 보험사들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은 중장기 전략으로 국내 보험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글로벌 자산운용과 해외 보험사업으로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수익의 85%를 국내 보험사업에서 거두고 있지만 2030년에는 수익구조를 국내보험(28%), 해외보험(30%), 자산운용(32%)으로 분산시킨다는 내용이다. 유호석 삼성생명 부사장(CFO)은 지난 8월 13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틀을 벗어나 구조적 혁신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신규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차별적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사는 보험 상품 다양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쟁력에서 밀리는 추세다. 이 때문에 자산 규모보다 상품 자체 수익성에 무게를 두는 외국계 보험사들 사이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외국계 보험사의 매각설이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손해보험사들도 어려운 환경은 마찬가지다. 보험원가는 상승하고 있는데 보험료 인상이 금융당국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대표적인 손보 상품인 자동차보험만 놓고 봐도 손해율은 80~90% 사이에서 유지된다.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사고 발생 시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지난해 국내 12개 손보 업체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2019년 4분기 기준 91.9%를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1분기에는 87.5%, 2분기에는 84.3%를 기록하고 있다.보험업계는 새로운 도전에도 직면해 있다. 국내 최대 포털 및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보험업에 진출하면서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보험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카카오는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보험 판매채널 역시 비대면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는 점에 ICT 업체들의 영향력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김동규 보험연구원 연금연구실장은 “비대면 환경 조성과 신기술 도입으로 ICT 기업이 보험시장에 진출하고 보험 가치사슬 전반이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며 “금융회사와 플랫폼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2020.09.1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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