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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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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한국전쟁 이후 황폐해진 국토를 복원하기 위해 추진된 산림녹화사업 과정을 담은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경북도는 우리나라의 산림녹화기록물이 지난 1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됐다고 14일 밝혔다.이번에 등재된 산림녹화기록물은 법령, 공문서, 사진, 필름 등 총 9,619건이다. 산지를 보호하기 위한 사방사업, 포플러 장학금 운영, 조림·육림, 산림보호, 임업시험장 연구기록 등 다양한 기록물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경북도는 1,030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이중, 포플러 장학금은 1967년 박정희 대통령 하사금으로 심은 포플러나무 매각대금과 도 출연금 등을 재원으로 임업인과 산림분야 종사자 자녀 등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이다.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등재돼 있으며, 현재까지 1,465명의 학생에게 5억 91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우리나라는 지난 1961년 산림법을 제정하고, 1973년부터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전개해 1960년대 5.6㎥/ha에 불과하던 나무의 양을 2020년에는 165㎥/ha로 증가시키는 등 산림녹화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현재 국토의 63%가 산림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세계 평균의 2배로 OECD 국가 중 4위에 해당한다.이번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산림녹화 기록물은 경제발전과 산림녹화를 동시에 이뤄낸 우리나라 성공사례가 담겨있어, 산림황폐화 문제를 겪는 여러 개발도상국에 적용할 '한국형 모델'로 주목하고 있다.조현애 경북도 산림자원국장은 "경북의 산림녹화 기록물은 민관이 협력해 숲을 살리고 지켜낸 소중한 역사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과거의 기록을 잘 보존하고 의미를 되새겨 보존과 이용이 조화로운 미래 산림을 가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4.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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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삼양의 '60년 라면전쟁'...K-푸드, '세계의 별'로 만들다 [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유통

6·25 전쟁의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남대문시장 거리. 한 그릇에 5원 하는 미군부대의 음식잔반을 끓여 죽으로 만든 '꿀꿀이죽'을 사 먹기 위해 길게 줄 선 사람들을 바라보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위생적으로도 문제가 없이 서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할 대책으로 당시 일본에서 붐을 일으키던 인스턴트라면을 떠올렸다. 1963년, 그렇게 한국 최초의 라면이 세상에 나왔다. 한국인을 기아로부터 해방시켰던 구황식품, 라면이 이제 글로벌 식품 시장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 라면업계의 두 거인 농심과 삼양이 있다.이 두 라면 제국의 60년 대결은 단순한 기업 경쟁이 아닌, 한국 식품 산업의 진화와 혁신의 역사다. 각각 40%와 77%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는 이 두 브랜드는 이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우뚝 섰다. 전쟁 이후 배고픔을 달래기 위한 긴급식량에서 시작해, 이제는 한국 식문화의 첨병이 된 두 라면 브랜드의 치열한 경쟁 속에 K푸드의 미래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라면 名가 삼양과 농심의 탄생 한국 최초의 라면을 출시한 것은 삼양식품의 창업자 전중윤 회장이었다. 일본 묘조식품(明星食品)의 회장을 집요하게 설득해 한국시장에 도입된 '삼양라면'은 국물과 면을 좋아하는 한국인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혁신적인 식품이었다. 무료로 기술을 받고, 로열티도 없었던 파격적 계약 덕에 누구나 사먹을 수 있는 가격인 10원에 출시되었다. 출시 당시 커피 한잔이 35원, 담배한갑이 25원, 자장면이 25원이었던 시절이었다. 삼양라면은 한국인의 허기를 달래주는 '국민 식품'이 되었다.1971년, 롯데공업(후의 농심)이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의 신격호 회장은 일본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라면 시장을 노렸다. 롯데공업은 초기에 '롯데라면'을 출시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70년대 중반까지 삼양라면은 시장점유율 70%를 넘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고, 열세를 면치 못하던 롯데공업은 라면 사업을 삼양에 매각하는 것까지 고려할 정도였다.전세를 뒤집은 건 1982년, 신격호 회장의 동생 신춘호 회장이 사명을 '농심'으로 바꾸고 '안성탕면'과 '너구리'를 선보이면서부터다. 삼양이 닭육수를 고집할 때 농심은 쇠고기 육수로 차별화했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게임체인저였다. 적절한 매운맛은 한국인의 혀를 사로잡았고, 시장 점유율은 점점 농심 쪽으로 기울어 갔다. 승승장구하던 농심과 달리, 삼양에겐 재앙이 닥쳤다. 1989년, 인체에 유해한 공업용 소기름(牛脂)을 식용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경쟁사의 고발로 추정되는 이 사건은 삼양을 지옥으로 몰아넣는다. 10년 가까운 법정 싸움 끝에 우지가 건강에 무해하다는 무혐의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시장점유율은 10%대로 추락했다. '가짜뉴스'의 원조 격인 이 사건으로 한 기업의 운명이 나락으로 떨어졌고, 라면시장에는 이때부터 농심의 독주 체제가 이어진다.파산 위기에 몰린 삼양은 2012년, 승부수를 던진다. 당시 불닭, 매운갈비 등 매운맛 열풍이 만들어진 것에 주목하며 만든 것이 극한의 매운맛을 강조한 '불닭볶음면'이었다. 처음엔 주목받지 못했지만, 해외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해외에서 '불닭 도전' 영상이 SNS를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덴마크의 판매 금지 조치(너무 매워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의 정부 리콜 조치)가 역설적으로 '핫 챌린지'라는 전 세계적 현상을 만들어냈다. 금지된 맛에 대한 호기심이 글로벌 마케팅의 엔진이 된 것이다. 삼양은 이때부터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였다.삼양의 글로벌 성공의 또 다른 비결은 국내 생산이지만 현지 니즈를 철저히 반영한 현지화 전략에 있다. 미주는 화이트 소스로, 중동은 할랄 인증으로, 유럽은 저나트륨 제품으로 현지 입맛을 공략했다. 2024년, 해외 매출 비중 77%, 그중 89.7%가 불닭 브랜드에서 발생하며 단일 제품 의존도가 높다는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했다. 급기야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이 농심을 제치며, "라면=농심"이라는 공식이 깨지는 순간이 왔다.농심의 글로벌 전략은 1994년 LA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2005년에 이어 2022년 미국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을 개시하면서 꾸준히 시장을 넓혀갔다. 중국에서도 상하이에 이어 청도, 심양에 현지 공장을 세우고 현지화를 꾸준히 하며 현지 유통장악력을 앞세워 시장을 서서히 안정적으로 확장해 왔다.두 브랜드의 성공 DNA농심과 삼양의 경쟁은 상반된 전략의 성공사례다. 농심은 신라면을 필두로 정통의 맛을 지키며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현지생산의 글로벌 인프라로 안정적 성장을 추구했다. 반면 삼양은 불닭이라는 파격적 제품 하나로 카테고리를 창조하고, 국내생산을 통해 K푸드라는 브랜드 정체성, 안정적 품질을 추구하며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으로 빠르게 시장을 침투했다. 농심이 '정통성'과 '안정성'으로 승부했다면, 삼양은 '혁신'과 '소비자 주도형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재창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두 기업 모두 K푸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품질의 일관성을 지켰다는 점이다. 경쟁브랜드인 일본과 인도네시아 제품 대비 고품질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는 이유다.배고픔을 달래던 구황식품에서 시작해 한류의 첨병이 된 라면의 여정은 K푸드 세계화의 교과서다. 농심과 삼양의 60년 경쟁은 단순한 시장점유율 다툼이 아닌,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독창적 문화 코드를 창조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불닭볶음면과 신라면이 세계의 식문화를 바꾸고 있다. 맵고 뜨거운 한 그릇의 라면이 세계인의 미각을 사로잡는 이 역설적 성공 스토리 속에서, K푸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본다. 허태윤 칼럼니스트(한신대 교수)

2025.04.12 10:00

4분 소요
신한투자증권, 美 AI 애드테크 밸류체인 기업 몰로코 투자금 회수 완료

증권 일반

신한투자증권은 2021년에 투자한 미국 인공지능(AI)머신러닝 기반 광고 자동화 서비스 기업 몰로코(MOLOCO)에 투자원금의 2.5배 이상에 달하는 수익률로 전량 회수 했다고 11일 밝혔다.2021년 상반기에 신한투자증권과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가 공동업무집행사원(GP)으로 설립한 ‘신한스마일게이트 글로벌 제1호 사모펀드(PEF)’는 몰로코에 약 2000만달러 규모로 투자를 진행했다. 이번 회수는 전량 구주 매각을 통해 진행됐으며, 미국, 유럽, 아시아에 있는 글로벌 굴지의 기관투자자들에게 구주를 매각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깊다.신한투자증권은 AI 트렌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2020년부터 AI 기술 투자에 집중해 왔다. AI기술 파급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중 한 곳을 모바일 애드테크 시장으로 보고, 애드테크 밸류체인 내에서 AI기술 기반으로 폭발적 성장 중인 몰로코를 투자 대상회사로 선정하여 딜 소싱을 진행했다.이번 구주 매각 시에는 신한투자증권이 오랜 기간 누적해 온 글로벌 에쿼티 운용 경험과 네트워크가 빛을 발했다. 해외 비상장 투자를 시작한 2018년부터 꾸준히 구축해 온 글로벌 전역의 투자 네트워크와 논의를 진행했고, 약 1년 간 ▲투자자 리스트 선정 가격 협상 ▲실사 대응 ▲계약서 협의 등을 진행한 끝에 몰로코 구주 매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신한투자증권은 이러한 유니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올해 2월 국내 기업 및 기관투자자들 대상으로 ‘글로벌 비상장 주식 자문 서비스’를 새롭게 개시했다.한편, 몰로코는 2013년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안익진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애드테크 업체이다. 머신러닝 기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특화 광고 플랫폼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190개국 이상에서 약 310만 개의 앱과 90억 대 이상의 디바이스에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매출이 10배 이상 성장했으며, 몰로코의 광고 플랫폼을 통해 2024년 한 해 동안 약 20억 달러 규모의 연간 광고 거래액을 기록했다. 또한, 5년간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국내 대기업과 협력해 호주 수전해 기업 하이사타(Hysata), 미국 데이터센터 서버용 스마트팩토리 기업 브라이트머신스(Bright Machines)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미국 고성능 AI 클라우드 기업 람다(Lambda)가 진행한 시리즈 D 펀딩에 약 930만 달러 투자를 진행했다.

2025.04.11 13:09

2분 소요
홈플러스 사태, MBK가 간과한 것들...법제도개선 논의가 필요한 까닭 [스페셜리스트 뷰]

산업 일반

인간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장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듯이, 기업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며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경영의 본질이다. 그러나 사모펀드의 M&A 전략은 종종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며, 특히 차입매수(Leveraged Buyout, 이하 LBO) 방식은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해칠 위험이 크다. LBO 방식은 인수 자금을 차입하여 기업을 인수한 후, 인수된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여 차입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방식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 채권자,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최근 홈플러스 사례는 이러한 논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주요 점포를 매각하는 전략을 사용했고 기업의 재무 상태는 악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 협력업체,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입게 되었다. MBK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단기적인 투자금 회수에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본고에서는 PEF의 일반적인 투자방식과 MBK의 홈플러스 인수구조를 살펴보고 LBO 방식의 법적 문제를 포함하여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살펴본 뒤 향후 사모펀드의 책임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보고자 한다.인수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투자회수를 목적으로 하는 PEF일반적으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즉, PEF는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여 기업을 인수하고 일정 기간 운영한 후 매각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PEF가 기업을 인수하는 대표적인 방식은 LBO이다. LBO는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기업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PEF가 최소한의 자기자본을 투입하면서도 대규모 기업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한다.PEF는 기업 인수 후 다양한 전략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수익을 실현한다. 인수한 기업의 비용 구조를 재검토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력 재배치, 프로세스 개선, 기술 도입 등을 활용한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 사업 부문을 매각하거나 중단하기도 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자원을 재배치하며, 부채 구조를 최적화하여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재무구조 개선을 실행한다. 또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업종의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거나 신규 시장에 진출하여 매출기반을 확대기 위한 신규 투자나 M&A를 실행하기도 한다.사모펀드의 투자 방식은 투자 대상 기업의 특성과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그중 LBO를 활용한 인수 후 대상 기업과의 합병, 그리고 인수를 위한 채무변제를 위해 기업 자산을 매각하는 전략은 일부 사모펀드에서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PEF는 단기 자본수익 극대화를 위해 차입 인수를 하고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이러한 방식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근로자, 채권자,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MBK의 홈플러스 인수구조PEF의 인수 전략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① 인수를 위해 별도의 특수목적회사(SPC) 설립, ② SPC가 차입을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 ③ SPC가 차입한 자금으로 대상 기업을 인수, ④ SPC와 대상 기업을 합병하여 대상기업이 인수금융(차입금)을 부담하도록 설계, ⑤ 기업의 부동산 및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여 인수금융을 상환, ⑥ 경영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단행 및 기업 가치 상승 후 엑시트. 이러한 방식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MBK는 2015년 총 7.2조 원의 거래로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 중 MBK가 직접 투입한 자금은 약 3조 원 수준이었으며, 나머지는 차입 및 기존 부채 승계 방식으로 조달되었다. MBK의 홈플러스 인수구조는 전형적인 SPC를 활용한 복잡한 LBO 구조였다. MBK는 한국리테일투자 등 3개의 사모펀드를 활용하여 자금을 조성했다. 또한 홈플러스의 자회사였던 홈플러스베이커리를 '홈플러스홀딩스'로 변경하고 이를 최상위 지배기업으로 설정하고 홈플러스홀딩스가 홈플러스스토어즈(구 홈플러스테스코)를 인수, 이후 홈플러스스토어즈가 홈플러스 본사를 인수하는 '역인수' 구조를 설계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홈플러스가 SPC(홈플러스홀딩스)의 부채를 떠안는 구조가 완성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사모펀드의 직접적인 책임은 가능한 한 줄이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차입을 받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MBK의 홈플러스 인수 후 기업가치 변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매출과 수익성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인수 전인 2014 회계연도에 약 8조 5682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3 회계연도에 약 6조 9315억 원으로 감소했고, 또한 2021 회계연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총액도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악화는 투자 및 전략 부재, 핵심 자산 매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부연하면,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투자자들에게 배당금과 이자, 우선주 상환액 등으로 약 6701억 원을 지급했다. 인수 당시 MBK는 약 2조 7000억 원의 인수금융을 활용했으며, 이후 알짜 점포 매각 등을 통해 재무 구조 개선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산 매각에도 불구하고 차입금 부담은 크게 줄지 않았으며, 현금 창출력은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부동산을 매각하여 차입금을 상환하는 전략을 폄에 따라 홈플러스 자산은 2018년 12.6조 원에서 2022년 9.8조 원으로 4년 만에 3조 원이 감소했다. 그런데 이후 홈플러스는 매각한 점포를 다시 임차하는 방식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리스 비용이 증가하였다. 2015년 리스료는 2.303억 원이었으나 2021년에는 4,604억 원으로 증가해 점포 매각의 부작용이 드러났다. 인수금융 채무상환을 위한 자산매각은 단기적으로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가 된다. 해외 사모펀드의 투자 방식을 살펴보면, 차입매수를 활용한 인수는 일반적인 전략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장난감 유통업체인 토이저러스의 파산을 들 수 있다. 2005년 KKR, 베인캐피탈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토이저러스를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하였으나 과도한 부채 부담으로 인해 2017년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차입매수 후 기업의 부채 부담이 과도해질 경우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인수 후 기업 자산을 매각하여 채무를 상환하는 방식은 단기적인 재무 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저해할 수 있다.국내에서는 사모펀드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와 지원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한 사례도 있다. 예컨대 KKR과 어피니티의 OB맥주 투자는 단순한 자본 투자를 넘어, 탁월한 수익 창출과 기업 가치 증진을 동시에 달성한 성공적인 사례이다. 2014년 초 AB인베브는 KKR과 어피니티로부터 OB맥주 지분 100%를 58억 달러에 재인수하였는데 이는 KKR과 어피니티가 2009년 18억 달러에 OB맥주를 인수한 금액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결과적으로 KKR과 어피너티는 약 40억 달러, 한화 약 4조 2,500억 원의 매각 차익을 거두었으며 이는 사모펀드 투자가 어떻게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KKR과 어피너티는 OB맥주 인수 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노후 시설을 교체하여 제품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OB맥주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켰다. 이러한 노력은 OB맥주가 경쟁사인 하이트를 제치고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사례들을 종합해 볼 때 사모펀드의 투자 전략은 기업의 상황과 시장 환경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택되어야 한다. 특히 차입매수를 활용한 인수 후 과도한 부채 부담을 지우는 전략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과 재무 건전성을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사모펀드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와 지원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방식은 긍정적인 투자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합병형 LBO의 배임 이슈 LBO는 그 특성상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점이 많아 법률적으로 많은 쟁점이 발생한다. 특히 LBO 과정에서 피인수회사의 자산이 담보로 제공되거나 합병 후 피인수회사의 자산이 인수자의 채무 변제에 사용되는 경우 회사와 주주,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 간의 이익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가 문제된다.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한다. 핵심은 '신임관계 위반'이며, 이는 재산권에 대한 침해 위험을 야기하는 행위를 포함한다. 판례는 '재산상 손해'를 경제적 관점에서 판단하며, 손해액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아도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담보제공형 LBO의 경우 피인수회사가 '반대급부'를 제공받지 못한 점을 근거로 배임죄를 인정하기도 한다. 합병형 LBO 사례로는 과거 동양그룹이 한일합섬을 인수합병한 사건이 있다. 동양그룹은 SPC인 동양메이저산업을 설립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수자금을 대출받아 한일합섬의 주식을 취득한 후, 동양메이저산업과 한일합섬을 차례로 흡수합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일합섬의 현금성 자산이 동양메이저로 이전되었고, 이로 인해 한일합섬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배임죄 성립 여부가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차입매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의 행위가 배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동양메이저의 한일합섬 인수합병이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서는 합병형 LBO도 담보제공형 LBO와 마찬가지로 피인수회사의 자산이 부당하게 유출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는 피인수회사의 이익을 침해하고 주주와 채권자들에게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그런데 배임죄의 책임 여부는 형사법의 관점에서 배임의 고의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고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통과라는 절차를 거치게 되면서 설령 배임의 범의가 있는 경우에도 그것이 희석되어 겉으로 드러나기 쉽지 않다.그런데 회사법적 관점에서, 합병형 LBO로 인수금융 채무를 피인수기업의 채무가 되게 하고 해당 채무 변제를 위해 피인수기업의 자산을 매각하는 행위는 채권자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사해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사해행위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자신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결국 대상 기업 인수를 위한 채무를 대상기업의 자산으로 변제하게 하는 것은 대상기업의 가치를 저해시켜 주주와 채권자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MBK의 홈플러스 사례는 사모펀드의 투자 방식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PEF의 투자 방식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차입매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대규모 차입매수를 통한 인수 후 자산 매각이 과도할 경우 채권자 보호를 위한 법적 조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또 EU에서는 LBO를 통해 기업이 과도한 부채 부담을 지게 될 경우 이를 제한하는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 역시 이를 반영하여 사모펀드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피인수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PEF는 단기적인 수익 극대화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책임 있는 투자자로 자리 잡아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 송태원 변호사는 경제법 전문가로 현재 법무법인(유한) 해광 파트너 변호사이다. 2007년 법무법인 광장에서 변호사 업무를 시작하여 삼성증권, DB금융투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에서 사내변호사로 자본시장 분쟁, 기업지배구조 이슈를 전담하였다. 또한 기업 법무에 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2023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시립대 경영학과에서 기업법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2025.03.31 09:00

8분 소요

유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직으로 복귀한다. 유통 부문은 롯데그룹 핵심 사업의 한 축이다. 신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는 향후 롯데쇼핑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추진에 좀 더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신 회장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롯데의 유통사업군을 되살릴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롯데, ‘본원적 경쟁력’ 강화 나선다3월 24일 열리는 롯데그룹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신 회장의 롯데쇼핑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4개사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5년 만의 복귀다. 신 회장은 2020년 3월 롯데쇼핑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임했었다. 롯데쇼핑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강성현 대표(부회장)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김원재 롯데유통군HQ 재무지원본부장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롯데 측은 신 회장의 롯데쇼핑 사내이사 복귀에 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근 재무 구조 안정화 작업에 돌입한 롯데 입장에서는 기존 핵심 사업군의 재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롯데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신 회장은 올 초 열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지난해는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 해”라며 빠른 시간 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경기 불황과 자체 경쟁력 둔화, 롯데온 등 이커머스 사업 부진 등이 겹치며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은 13조9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47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9% 줄었다. 롯데쇼핑의 매출은 2021년 15조5811억원, 2022년 15조4760억원, 2023년 14조5559억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다. 어떤식으로든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미 신 회장은 지난해 고강도 인적쇄신에 나선 바 있다. 롯데지주를 포함해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임원인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전체 임원 규모가 전년 말 대비 13% 감소했다. 최고경영자(CEO)는 무려 21명이 교체됐다. 경영 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반영한 셈이다.다만 임원인사 당시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과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및 주요 식품·유통 계열사의 CEO는 유임된 바 있다. 롯데 식품군과 유통군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올해 중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실행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신 회장이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복귀하며 빠른 의사결정으로 사업 전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인도 시장 공략으로 ‘제2의 도약’ 꿈꾼다올해 신 회장의 눈은 해외로 향하고 있다.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유통사업이 더 날개를 펼 수 있어서다. 특히 인도는 신 회장이 특별히 공을 들여 공략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월 초에는 신 회장이 직접 인도로 건너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회장 등 인도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진과 릴레이 미팅을 갖고 비즈니스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롯데의 유통사업은 과거 중국을 거점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신 회장은 이제 14억명 내수 시장을 가진 인도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특히 롯데 계열사 중 롯데웰푸드는 지난 2월 인도에서 신공장 준공식을 진행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날 준공식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등 롯데그룹의 핵심 임원들이 모두 참석하기도 했다.롯데웰푸드가 인도 서부지역의 푸네(Pune)시에 짓는 ‘하브모어 푸네’ 신공장은 면적만 6만제곱미터로 축구장 8개 크기에 달한다. 롯데웰푸드는 빙과 성수기에 안정적인 제품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해지며 올해에만 인도 시장 빙과 매출이 전년 대비 15% 이상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2023년 기준 인도 매출은 2700억원이다. 이번 신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롯데웰푸드의 생산량이 늘면서 매출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롯데웰푸드는 2030년까지 인도 시장 연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다.이와 관련 롯데웰푸드는 3월 25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인도 전문가’로 알려진 김도식 현대자동차 자문역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그는 2020년부터 3년간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에서 대외협력파트를 맡았고 지난해까진 현대자동차에서 기획조정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실장을 지냈다. 또 다른 쇼핑사업인 롯데마트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더욱 강화한다. 롯데마트는 2008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첫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총 63개(베트남 15개, 인도네시아 48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하며 동남아시아 리테일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로서리 전문 매장’이라는 포멧에 현지 쇼핑 문화를 적절히 접목한 리뉴얼 매장을 중심으로 우수한 실적을 거두며, 지난해 롯데마트의 해외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3%, 영업이익은 19.6%나 증가했다. 롯데마트 측은 “K-푸드를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며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즉석 조리 식품 매출은 2023년 대비 25% 이상 늘었다”며 “올해는 즉석 조리 식품을 중심으로 한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5.03.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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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000%·도쿄 1700%…해외 초고층빌딩 사례와 효과 살펴보니

부동산 일반

서울시가 문화재 주변 지역 등 개발 제한으로 활용하지 못한 용적률을 다른 곳에 팔 수 있는 ‘용적이양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제도를 시행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이 아닌데,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가 벤치마킹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용적이양제를 이해하려면 용적률과 건폐율부터 알아야 한다. 용적률은 대지면적에 연면적의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1000㎡ 넓이 땅에 용적률 500%를 적용하면 연면적이 5000㎡인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는 뜻이다. 쉽게 표현하면 바닥면적이 1000㎡인 건물을 5층 높이로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건물을 지을때 건폐율도 따져야 한다. 건폐율은 대지면적 가운데 최대한 건축을 할 수 있는 면적을 나타내는 비율이다. 건폐율이 50%이면 1000㎡ 대지에 바닥면적이 500㎡인 건물을 세울 수 있다. 만약 건폐율 50%·용적률 200%의 규제를 받는 지역에 1000㎡ 대지를 보유했다면 바닥면적이 500㎡짜리 건물을 4층까지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문화재 보호 등 특정 규제로 용적률을 100%까지만 사용했다면 대지 소유주 입장에서는 재산권을 모두 행사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용적이양제는 이 때 쓰지 못한 나머지 100%의 용적률을 일정한 대가를 받고 다른 사람이나 사업장에 넘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 것이다. 개발권양도제(TDR) 통해 공중권 사고 파는 미국해외에서는 개발권양도제(TDR)란 명칭으로 운영되고 있다. TDR은 토지의 상부 공간을 별도의 재산으로 보는 ‘공중권’이 도입된 국가에서 활용하고 있는 제도다. 공중권이란 도시내 공지를 포함한 기존 건축물, 도로 등 현존하는 구조물의 상부공간에 대한 개발권리를 말한다. 미국 뉴욕, 일본 도쿄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경우 TDR를 도입해 개발가능한 면적을 다른 건물이나 지역으로 이전해 사용 가능토록 한다. 즉 인근 저층건물의 공중권을 매입해 다른 건물을 용적률이 초과한 초고층 건물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TDR 은행을 통해 양도·양수 지역을 중재한다. 뉴욕 ‘서밋 원 밴더빌트’는 TDR을 통해 인근 그랜드센트럴터미널, 바워리세이빙 빌딩의 용적률을 이전받아 용적률 약 3000%의 93층 초고층 빌딩으로 개발됐다. 뉴욕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의 공중권을 매입해 초고층 빌딩 건설에 성공한 ‘메트라이프’ 빌딩도 공중권을 활용한 대표적 사례다. 지난 1913년에 완공된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은 화강암 및 대리석 외관, 천장벽화 등의 건축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가진 건축물이다. 하지만 1950년대 이후 교통수단 발달로 기차수요가 빠르게 감소하자 철거 위기에 직면했으나, 역사적 가치 보존과 뉴욕 시민들의 반대로 터미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1954년 뉴욕시는 그랜드센트럴 터미널에 대해서 50층 규모의 공중권을 부여했고 이후 팬암빌딩이 이 공중권 일부를 매입해 1963년에 완공, 오픈 당시 상업용 오피스 건물 중 세계최고의 규모를 자랑했다.뉴욕시는 미드타운을 특별용도지역으로 지정해 TDR을 시행하고 있으며, 역사적 건물의 보존과 더불어 뉴욕 미드타운의 랜드마크적 의미를 강화하는데 이를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공중권 거래는 저층건물 소유주의 이익 보존과 더불 도시재생 및 공공시설 관리 방안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공공시설 개발로 손실을 입은 토지소유자들은 TDR제도를 통해 다른지역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뉴욕의 하이라인 공원(High Line Park)은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꼽힌다.뉴욕시는 2005년 하이라인 지역을 특별지역으로 지정하고 고가철도 아래 토지소유주에게 인접지역의 개발권을 이양해 손실을 보상해줌으로써 갈등을 해결했다. 이후 2009년 고가철도는 하이라인 공원으로 재탄생했다.TDR은 뉴욕시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LA·덴버·시애틀·워싱턴DC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LA의 경우 1975년부터 TDR프로그램이 등장했으며, 시애틀은 1985년에 시행, 역사적 건축물 보전·미술관 및 극장 운영 등의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대도시의 공중권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조망권이 좋은 고층아파트 및 오피스 빌딩의 가치가 점차 높아지면서 공중권 매입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초고층 건물의 건축비용은 상당한 규모가 지출되나, 완공 이후 랜드마크적 건물 위상과 조망권 확보 등에 힘입어 자산가치가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이다.일본도 공공시설 유지보수에 필요한 재원확보를 위해 공중권을 활용하고 있다. JR(동일본 여객철도주식회사)은 도쿄역 개조 비용을 충원하기 위해 도쿄역 부지의 용적률을 매각했다. 일본은 도시계획법, 건축기준법을 개정한 특례용적률 적용지구 제도를 도입했다. 특례 지구로 지정된 지역내에서 건축부지의 지정 용적률 일부를 여러 건축물에 이전 가능토록 하고 있다. 지난 1914년에 지어진 도쿄역과 도쿄스테이션 호텔은 본래 모습으로 복원하는 공사를 2007년에 시작하면서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도쿄역을 포함한 주변 오피스 지역(오테마치·마루노우치·유락초 지구)을 특례지구로 지정한 후 도쿄역 용적률을 인근 빌딩 등에 매각해 자원을 마련했다. 일본 도쿄의 ‘신마루노우치’ 빌딩(용적률 1760%)과 ‘그랑 도쿄’(용적률 1300%) 등 6개 빌딩도 문화재로 지정된 도쿄역의 용적률을 사들여 고층빌딩으로 지어졌다. 이해관계자간 갈등 해결할 방안으로도 주목전문가들은 용적이양제 활용과 관련해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펴낸 보고서 ‘초고층개발과 건물보존이 동시에 가능한 공중권’에 따르면 TDR제도는 초고층 빌딩개발이 주요 목적이 아닌, 도심내 역사적 건축물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미국의 경우 공중권 매각을 통해 개발이익 뿐 아니라 공적 가치도 함께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가장 활발히 공중권 거래가 이뤄지는 뉴욕을 비롯해 주요 대도시에서 공중권 매각은 주로 공적 목적에서 활용된다. 시 입장에서는 역사적·문화적 공간을 보존하면서 이를 유지할 재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저층건물 소유주 입장에서는 새로운 부동산 수익원으로 이용 가능하다. 일본에서도 역사적 건축물의 재개발 비용 확보 및 운영재원 마련 등을 위해 공중권 거래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도심 재생 및 역사적 건축물 보존시 이해관계자간 갈등을 해결할 방안으로 공중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뉴욕의 하이라인 개발 당시에도 토지소유자 및 보존 지지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 10여년의 기간동안 뉴욕시와 토지주·디벨로퍼·시민단체 등이 논의끝에 현재의 공원으로 탄생했다. 뉴욕시는 토지주에게 다른지역에 개발권을 제공하면서 손실을 보상했다”며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한 곳이나 고밀도 개발이 필요한 지역의 용적률 거래를 통해 좀 더 효율적인 토지자원 관리 및 운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2025.03.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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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은 '에스프레소 프랜차이즈' 천국이 됐나[심재범의 커피이야기]

전문가 칼럼

에스프레소는 얇게 분쇄한 7그램(g)의 커피를 9기압의 압력으로 25밀리(㎖) 내외의 양으로 25초 동안 추출해 데미타세(작은 커피잔) 잔에 제공하는 강렬한 질감과 임팩트를 가진 소량의 커피를 의미한다.1938년 밀라노의 지오바니 가찌아가 고온수 기반의 레버 에스프레소 머신을 상용화한 후 황금색 크레마와 견과류, 초콜릿 향미, 진득한 질감을 지닌 에스프레소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국민 커피로 자리 잡았다. 韓 커피 프랜차이즈의 역사1987년 뉴욕 출신의 경영 컨설턴트 하워드 슐츠는 에스프레소의 개성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에 주목했다. 그래서 미국 서부 시애틀의 오래된 커피 업체 '스타벅스'를 인수해 에스프레소 기반의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를 창업했다. 스타벅스는 ▲에스프레소에 온수를 추가한 아메리카노를 신선한 브루잉 커피로 포장하고, ▲우유를 더한 카페라테, ▲바리스타의 기술이 돋보이는 카푸치노, ▲시럽을 첨가한 캐러멜 마키아토, ▲RTD(Ready-to-Drink) 병음료인 프라푸치노까지 출시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에스프레소 기반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다.한국 시장에서는 신세계그룹이 가장 먼저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을 준비했으나,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로 잠시 유보됐다. 당시 신세계 소속으로 스타벅스 코리아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던 한국 커피 프랜차이즈 1세대 기업인 故 강훈 씨는 에스프레소 기반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의 발전을 확신하고, 한국 최초의 프랜차이즈 커피 회사 '할리스 커피'를 창업했다. 한편 할리스 커피의 동업자는 '탐앤탐스 커피'를 설립했다. 그는 바로 김도균 현 탐앤탐스 커피 대표다. 이후 스타벅스가 1999년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오픈하며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강훈 씨가 할리스 커피를 매각하고 '카페베네'를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연예계 인맥을 활용해 카페베네의 PPL(간접광고) 마케팅을 크게 성공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카페베네와 스타벅스는 에스프레소 기반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양대 산맥이 되며 커피 산업 1세대를 이끌었다. 스타벅스와 카페베네의 성장 과정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에스프레소 기반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들의 각축장이 됐다. 다른 국가의 커피 산업이 밀크커피 중심의 바리스타 테크닉을 강조했다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 한국의 커피 문화는 바리스타들을 빠르게 교육시키며 신규 업체들의 진입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었다. 사세 확대에 전념하던 카페베네는 강훈 씨의 이탈 후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강훈 씨 역시 본업이 아닌 주스 프랜차이즈 '망고식스'를 창업하며 급격한 몰락을 경험했다. 카페베네와 망고식스의 실패는 전국의 수많은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야기됐다는 점에서 매우 아쉬운 사례로 꼽힌다.치열한 커피업계, 향후 전망도 어렵다국내 에스프레소 기반 커피 프랜차이즈는 롯데의 '엔제리너스', CJ의 '투썸플레이스', 매일유업이 호주 바리스타 챔피언을 영입해 시작한 '폴바셋' 등이 가세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롯데 계열의 유통망을 활용한 엔제리너스는 품질 이슈로 고전하며 초반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소비재 강자 CJ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투썸플레이스는 홍콩계 자본을 거쳐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으로 매각됐다. 또한 유제품 회사 매일유업의 폴바셋은 아이스 카페라테가 큰 인기를 끌긴 했지만 저변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렇게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 2차전의 승자는 은행원 출신이 창업한 '이디야 커피'가 됐다. 2001년 출범한 이디야 커피는 당시 고급화 트렌드와 달리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를 공격적으로 운영하며 저가 커피 시장의 서막을 열었다. 코로나 이후, 한국의 커피 산업은 스페셜티 커피와 저가 커피로 양분화된 분위기다. 스타벅스가 스페셜티 커피 산업과 경쟁 중이고, 초저가 커피 3인방(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의 성장과 커피 지수 상승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프랜차이즈 커피 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1위 스타벅스는 2021년 2조3856억원(영업이익율 10%), 2022년 2조5940억원(4.7%), 2023년 2조9295억원(4.8%)을 기록했다. 2위 투썸플레이스는 2021년 4117억원(9%), 2022년 4285억원(5.1%), 2023년 4801억원(5.4%)을 기록했다. 독자적인 시장을 장악한 폴바셋은 2021년 1075억원(6.5%), 2022년 1200억원(4.6%), 2023년 1300억원(4.6%)이다. 저가 커피의 원조 이디야 커피는 2021년 2433억원(7.8%), 2022년 2500억(3%), 2023년 2778억(3%)을 기록했다. 초저가 커피 업체의 매출액은 상세자료가 없다. 다만 2022년 메가커피가 매출액 3684억원, 영업이익률 18.8%를 기록하며 업계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위의 수치들을 보면 스타벅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율의 쌍끌이 하락이 우려된다. 투썸플레이스는 사모펀드의 매수 이후 성장세의 둔화, 카페라테에 특화된 폴바셋은 확장성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원조 저가 커피의 상징인 이디야커피의 성장세 둔화와 이익률 정체 역시 눈에 띈다. 초저가 커피 업체들은 급격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생두 가격이 역대급으로 치솟으며 우려가 커진다. 실제 컴포즈커피를 매수한 졸리비 그룹은 패닉 상황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가까이 에스프레소 왕국의 선두 자리를 지켜온 스타벅스는 이제 스페셜티 커피 산업과 치열한 경쟁에 나서야 한다. 또 초저가 커피 업체들은 생두 가격의 폭등 앞에서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 이처럼 커피업계는 향후 어떠한 성장 동력이 이 산업을 변화시킬지 한치 앞을 예견하기 힘든 상황이다.

2025.03.15 10:30

4분 소요
배당 매력 부각된 서울보증보험, 상장 첫날 23%↑

증권 일반

올해 상반기 대어급 기업공개(IPO)로 꼽히는 서울보증보험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첫날 20%대 상승했다.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보증보험이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IPO 시장 회복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14일 코스피 시장에서 서울보증보험은 공모가(2만6000원)보다 6000원(23.08%) 상승한 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2만850원에 거래를 시작한 서울보증보험 주가는 장중 23.65% 뛴 3만2150원까지 치솟았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2343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서울 보증보험은 부진한 공모 성적으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달 20~26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범위 최하단인 2만6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어진 일반 청약에서도 경쟁률은 7대 1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서울보증보험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높은 ‘배당 매력’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연결산 배당금액을 2000억원(주당 2865원)으로 확정하고, 내달 주주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내달 초 예정된 배당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할 경우 2024년 결산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확정 공모가인 2만6000원 기준으로 11%에 달하는 배당수익률이다. 또 향후 3년간 매년 2000억원 규모의 총주주환원금액을 보장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 밖에 ▲최소배당금 ▲분기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이며 차별화된 주주환원정책을 도입한다. 상장 후 실적 및 주가 추이, 대외환경 등을 고려해 실시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보증보험이 올 4월 중 지급할 배당을 포함하면 2027년까지 예상 총 주주환원 수익률은 44% 수준으로 이는 주요 보험사들의 중기 주주환원 정책과 비교해도 상당히 파격적”이라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는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 연구원은 “예금보험공사의 오버행은 단기간에 대규모로 출하되기보다는 점진적인 지분 매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주환원 정책과 병행해 주가 변동성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1969년 설립된 서울보증보험은 국내 유일의 전업 보증보험사다. 개인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보증보험 상품을 제공한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83.85%)와 우리사주(2%) 보유 주식은 1년간 보호예수된다. 서울보증보험은 2023년에도 코스피 상장을 시도했으나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받자, 같은 해 10월 철회했다. 이번에 상장을 재추진하며 희망 공모가를 3만9500~5만1800원에서 2만6000~3만1800원으로 대폭 낮췄다.

2025.03.14 18:38

2분 소요
“서울에 둥지 튼 글로벌 사모펀드…한국, 아시아 투자 허브로 부상”

국제 경제

아시아태평양(아태) 사모펀드 시장에서 한국이 글로벌 투자자의 전략적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11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모펀드 투자 현황’ 리포트에 따르면, 아폴로(Apollo) 등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서울에 거점을 마련하고 한국을 전략적 투자 중심지로 여기고 있다. 또한 한국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관심이 커지는 중이다.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아태 지역 사모펀드 시장은 지난해 불확실성을 딛고 올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투자 규모는 1380억달러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딜 건수는 주춤했지만, 시장 모멘텀이 강해지고 있다.지난해엔 중형 거래가 줄고 초대형·초소형 딜이 주도하는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졌다. 지난 10년 평균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 비중은 거래 가치 기준으로 대형(상위 2%), 중형(3~8%), 소형(하위 90%)이 각각 3분의 1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엔 대형 딜 비중이 42%, 소형 딜 30%를 기록했다. 중형 딜은 28%에 머물러 양극화가 심화했다.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의 대형 딜 건수는 30건으로 2022·2023년과 비슷했지만, 거래 총 가치가 전반적으로 줄며 대형 딜이 차지하는 비중이 6.8%로 2023년(5.6%) 대비 오히려 늘었다. 불확실성이 심해지고 중형 딜 부진이 이어지며 양극화를 부추긴 것이다. 소형 딜 전략으로는 볼트온(동종기업 인수) 거래가 부상하며 2021~2024년 공시 딜의 27~31.5%를 차지해 2010년대 중반 대비 볼트온 거래가 두 배 증가했다.지난해 아태지역 사모펀드 업계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서두르지 않았다. 나아가 2024년 아태지역 사모펀드 업계에서 중단됐던 엑시트가 재등장한 것도 눈길을 끈다. 조사에 따르면, 아태지역 바이아웃 기회 1734건 중 19.5%(338건)가 과거 매각 실패 후 6개월 이상 멈췄다. 단순히 거시경제 환경이 변화하거나 주가 조정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다시 엑시트 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과거 성공 모델을 활용하거나 유사 자산·공급업체에 투자하며 안전성을 추구하는 사모펀드 움직임도 두드러졌다.특히 한국 사모펀드 시장에선 PEF가 사업부 매각 및 비핵심 자산 인수를 통해 기업 구조조정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PEF들은 기업들이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보다 유연한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또 저평가된 기업(PBR 기준)이 증가하며 PEF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글로벌 PEF들의 한국 시장으로의 확장도 두드러지는 추세다. 최근 아폴로, ICG(Intermediate Capital Group)등 글로벌 PEF가 서울에 거점을 마련하는 등 한국 시장이 자본 조달처이자 동시에 새로운 투자 중심지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남상욱 한국 딜로이트 그룹 경영자문 부문 One M&A 리더는 “아태지역 사모펀드 시장이 각광을 받으며 거래 규모의 양극화, 엑시트 전략의 변화는 물론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도 관측되고 있다”며 “리포트를 통해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많은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5.03.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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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 서울보증보험 IPO 통해 공적자금 1815억 회수

은행

예금보험공사는 서울보증보험의 유가증권시장 상장(IPO)을 통해 공적자금 1815억원을 회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보증보험 상장을 통해 예보 보유 지분(93.85%)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698만2160주)를 매각했으며, 금일 청약주식에 대한 배정과 대금 회수를 완료했다. 매각 이후 예금보험공사의 서울보증보험 잔여지분은 83.85%다.서울보증보험의 이번 상장은 100% 구주매출 방식으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및 일반투자자 청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많은 투자자들이 서울보증보험의 안정적인 수익성, 성장 잠재력 등을 높이 평가하여 이번 공모를 통해 신규로 주주가 됐다.예금보험공사는 "앞으로 예보는 서울보증보험이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주주환원정책, 경영효율화 등이 충실히 이행돼 기업가치가 제고될 수 있도록 대주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밟혔다.

2025.03.1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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