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보험사 설립'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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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당기순이익을 확대하며 호실적을 기록하는 반면, 디지털보험사들은 적자 폭이 심화되며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디지털보험사들은 보험료가 저렴한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을 중심으로 빠르게 고객을 확보했지만, 실적 개선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미니보험사 제도마저 규제와 운영부담으로 인해 시장 진입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보험회사들(생명보험사 22개+손해보험사 31개)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2536억원) 증가한 9조366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손익이 금융자산 평가이익 감소 등으로 악화했음에도 보험손익은 보험 상품 판매 확대에 따라 개선된 결과다. 그만큼 보험사들이 고객을 상대로 보험 판매 영업을 잘했다는 의미다.하지만 디지털보험사들의 실적은 호조를 보인 보험업권 전체와 대조적으로 어두웠다. 올 상반기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신한EZ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 등 5개 디지털보험사는 총 8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순손실보다 적자 규모가 약 30%나 늘어난 것이다.회사별로 보면 캐롯손보의 순손실이 308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카카오페이손보 218억원 ▲하나손보 156원 ▲교보라플 76억원 ▲신한EZ손보 6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흑자를 기록한 곳은 하나도 없었으며, 이 중 신한EZ손보·카카오페이손보·캐롯손보는 작년 상반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디지털보험사는 크게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와 ‘종합보험회사’로 나뉜다.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는 보험업법 시행령 13조에 따라서 전체 계약 건수 및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 모집해야 한다. 판매 채널이 설계사 등 대면 형식인 전통 보험사들과 차별된다. 교보라플·카카오페이손보·캐롯손보가 해당한다. 신한EZ손보와 하나손보는 법적으로는 종합보험회사지만 디지털 영업을 표방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디지털보험사로 분류하고 있다.미미한 수익성에 장기보험 진출하지만…디지털보험사는 디지털을 기반, 레드오션(포화) 상태인 국내 보험시장 업계를 재편하겠다는 기치로 지난 수년간 연이어 등장했다. 이에 디지털보험사들은 디지털에 친화적인 MZ세대들을 고객층으로 흡수하기 위해 레저·여행자보험 등 상품 구조가 간단한 미니보험 위주로 영업했다. 실제 저렴한 보험료로 소비자의 보험 가입 접근성을 대폭 낮춰 인기를 몰았으며, 보험업계에서도 정체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하지만 보험료가 저렴한 만큼 수익성이 떨어져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보험사는 저렴한 가격과 가입 편리성을 차별성으로 내세우며 인바운드 영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으므로 수익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이 매출과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실적이 악화일로를 걷다 보니 디지털보험사들은 최근 장기보험으로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종합보험사들은 매년 장기보험 판매 비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들도 장기보험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 5월 첫 장기보험인 ‘영유아보험’을 출시했으며, 이어 8월에는 ‘초중학생보험’을 선보였다.
그러나 아직 수익성 개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미니보험을 중심으로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디지털보험사의 본질이 흐려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보험사가 장기보험 등을 판매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더 중요한 것은 기존 보험사가 하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나 독자적 기술 기반의 솔루션 제공 등의 사업모델 확대다”라고 말했다.다만, 아직 디지털보험사는 신생 기업이므로 초기 적자는 당연한 과정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실제 2013년 설립된 교보라플 외 나머지 보험사 4곳은 업력이 채 5년이 되지 않는다. 한 디지털보험사 관계자는 “디지털보험사들의 적자가 매번 지적되곤 있지만, 매출(수입보험료) 자체는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매년 고객이 빠르게 늘고 경영 노하우가 갖춰지고 있어 흑자 전환을 이루는 업체가 생각보다 빠르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미니보험사, 제도 시행 3년 동안 단 1곳 나와최근에는 아예 미니보험만 전문으로 파는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미니보험사)가 처음으로 보험업 영위 예비허가를 받아 미니보험 시장을 뒤흔들어 놓을지 주목된다. 지난 9월 삼성화재가 130억원 이상 출자해 설립한 펫보험 전문 보험사인 ‘마이브라운(가칭)’이 소액단기전문보험업 제도가 도입된 지 3년 만에 예비인가를 받았다.소액단기전문보험업 제도는 미니보험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다. 기존 보험업 허가 요건을 대폭 완화한 대신 취급할 수 있는 보험을 미니보험으로 한정했다. 자본금 기준으로 종합보험사는 300억원이 필요하지만, 소액단기전문보험사는 20억원 이상만 있으면 된다. 취급 종목은 제한이 없지만, ▲보험기간 1년 ▲보험금 상한액 5000만원 ▲연간 총보험료 상한액 500억원으로 제한돼 있다.하지만 제도 시행 3년 동안 진출한 업체는 단 한 곳에 지나지 않아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자본금 요건은 낮으나 인적·물적 요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건전성제도(지급여력제도·K-ICS) 적용 등 규제는 종합보험사와 동일하게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김영국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자본금요건 완화 수준의 규제 완화로는 미니보험사의 시장진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운영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통해 미니보험사의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4.10.29 07:00
4분 소요![“댕집사·냥집사 마음 흔들까”…국내 첫 미니 펫보험사 출범 시동 [보험톡톡]](https://image.economist.co.kr/data/ecn/image/2024/09/06/ecn20240906000030.353x220.0.jpg)
우리는 살면서 대부분 보험 하나쯤은 가입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입한 보험이 내게 왜 필요한지, 어떤 보장을 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막연히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알고 싶지 않은 것 아닐까요. 어려운 보험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보험업계 소식 및 재테크 정보를 ‘라이트’하게 전달합니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 제도 시행 3년 만에 처음으로 예비허가 사례가 나타났다. 바로 삼성화재가 지분투자한 미니 펫보험사 ‘마이브라운’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마이브라운의 등장으로 펫보험시장의 지형도가 재편될지 주목하고 있다.지난 5일 금융위원회는 제15차 정례회의를 개최해 마이브라운(가칭)의 동물보험 특화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로서 보험업 영위를 예비허가했다. 마이브라운의 보험업법상 허가요건을 심사한 결과, 자본금 요건·사업계획 타당성·건전경영요건 등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마이브라운은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가 예비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비자 실생활에 밀접한 동물보험 활성화를 통해 고객 맞춤형 상품개발은 물론 반려가구의 양육·치료비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소액단기전문보험업 제도는 지난 2021년 6월 금융위가 보험업 경쟁 촉진과 미니보험 활성화를 위해 마련했다. 이 제도는 일반 보험사(50억~300억원)에 비해 자본금 요건을 대폭 낮춘 20억원만 요구한다. 또한 보험기간 1년, 보험금 상한액 5000만원, 연간 총 수입보험료 상한액 500억원 등의 제한을 두고 있다. 취급 종목은 ▲생명보험(생명) ▲손해(책임·비용·날씨·도난·동물·유리) ▲제3보험(질병·상해) 등이다.지난 3년간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은 단 한 곳도 인가 신청을 하지 않아 표류하는 상태였다. 초기 자본금 요건이 낮긴 하나, 연간 총 수입보험료가 상한액 500억원으로 한정된 데다가 실제 운영에서 갖춰야 할 인적·물적 요건은 일반 보험사와 동일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6월 마이브라운이 금융위에 예비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제도의 물꼬를 텄다.마이브라운은 지난 3월 1등 손해보험사 삼성화재 등이 130억원 이상을 출자해 설립한 펫 전문보험회사다. 동물병원 전자 의료기록(EMR) 기반의 보험상품과 자동심사 프로세스를 개발해 반려동물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다.삼성화재는 앞서 2월 마이브라운 관련 상표를 정신 출원하기도 했다. 마이브라운의 상표 설명에는 보험업 외에도 미용관리업·미용상담업·인터넷종합쇼핑몰업 등 다양한 업종이 기재돼 있다. 펫보험 판매뿐 아니라 부가적인 반려동물 서비스를 폭넓게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대표이사직은 이용환 전 삼성화재 일반보험부문 담당이 지난 4월부터 역임 중이다. 이 대표 취임과 동시에 삼성화재 외 타 투자처로부터 자본금 33억원도 증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보험사 설립 최소자본금 요건인 20억원을 발빠르게 충족한 셈이다.앞으로 펫보험업계는 마이브라운을 통한 삼성화재의 참전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는 국내서 가장 먼저 펫보험을 출시하고 시장을 이끌어 온 메리츠화재가 독주하는 모양새였으나,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들이 펫보험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마이브라운의 경우 만기가 짧고 보험료가 저렴한 ‘미니보험’을 판매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 영역을 개척할 가능성이 크다.앞으로 마이브라운은 6개월 이내에 허가 요건인 자본금 출자, 인력 채용과 물적 설비 구축 등을 이행해야 한다. 이후 금융위에 본허가를 신청해 의결된다면 본격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2024.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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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보험업 ‘1사 1라이선스’ 규제 완화를 공식 발표했다. 한 금융사가 여러 보험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사실상의 폐지다. 이번 규제 완화로 생명보험사들이 펫보험이나 운전자보험 등 손해보험 전용 상품을 팔 수 있는 길이 열려 실질적 수혜를 입게 됐다. 다만 손해보험사들은 당장 자회사를 내면서까지 취급할 정도로 군침을 흘릴만한 생명보험 상품이 없어 당분간 시장을 관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 생보사 숨통 틔이나…자회사로 손보 상품 판다 지난 20일 금융위원회는 특화 보험사 신규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1사 1라이선스 허가 정책을 유연화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보험 규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방안에는 1사 1라이선스 규제 완화와 함께 화상통화 보험모집 허용, 채권발행 한도규제 유연화, 연금상품 규제 완화, 당국 민원을 보험협회가 일부 처리하는 업무 분담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보험업계가 가장 주목한 내용은 역시 1사 1라이선스 규제 완화다. 1사 1라이선스는 1개의 금융그룹이 생보사와 손보사를 각각 1곳만 운영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예컨대 KB금융그룹은 KB생명과 KB손해보험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최근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후 KB생명과 통합하려는 이유도 1사 1라이선스 정책 때문이다. 하지만 1사 1라이선스 규제가 완화되면 KB금융이 이들 보험사와 별개의 펫보험 등 미니보험사(소액단기특화 보험사)를 따로 설립할 수 있게 된다. 무조건 생보사가 손보사 상품을 팔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동물보험 특화보험사 등 단종보험사나 소액단기전문보험사를 만들어 취급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얘기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권에서 제기된 규제개혁 건의사항 234건 중 보험권 비중이 77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7건 중 보험업계의 건의는 영업행위 규제완화, 업무범위 개선 등 현재의 라이선스 제도와 관련된 불만이 많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디지털시대에 맞는 새로운 모집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규제 완화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이번 1사 1라이선스 제도 완화로 금융그룹은 미니보험사 등 다른 성격의 보험사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당국은 기존 종합보험사와 상품을 분리‧특화할 경우에만 진입을 허용한다. 이번 규제 완화의 수혜는 일단 손보사보다는 생보사가 볼 전망이다. 그동안 손보사만 판매해오던 운전자보험이나 여행자보험, 펫보험 등을 자회사 설립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들 상품들은 대부분 소액 보험료를 받는 형태로 당장 보험사 실적에 큰 도움이 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담보를 담은 상품들이라 수요 자체가 많다. 이에 생보사 입장에서는 가입자 늘리기, 온라인채널 점유율 확장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운전자보험은 스쿨존에서 사고 시 가중처벌을 받는 이른바 ‘민식이법’(개정 도로교통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2020년 도입된 이후 큰 폭의 판매상승을 보인 상품이다. 대형 손보사들은 운전자보험 판매로 짭짤한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운전자보험은 2000만 가입자가 있는 자동차보험과도 연계가 가능한 상품이라 영업현장에서 설계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상품 중 하나다. 여행자보험과 펫보험도 고정 수요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든 금융업계 자체가 생활 밀착형 플랫폼에 집중하는 분위기에서 그에 맞는 소액단기형 상품이 필요해진 상황”이라며 “생보사의 주 상품들은 대부분 10년 20년 장기 상품인데 반해 펫보험이나 운전자, 여행보험 같은 상품은 가입기간이 짧고 보험료도 저렴해 보험사가 일상 속에서 디지털 고객 경험을 고객에게 안겨주기에 더 최적화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1사 1라이선스도 법규로 막은 것이 아닌 정책적 규제였다”며 “당국이 보험사들에게 자율적인 상품 운용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펫보험만’ 파는 미니보험사 나오나 지지부진했던 미니보험사 설립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금융당국은 소액단기보험사 설립을 허용한 상태지만 신청 자체가 지지부진해 실제 설립된 사례가 없었다. 하지만 생보사가 손보 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되면서 해당 종목을 바탕으로 한 미니보험사 설립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손보업계는 이번 규제 완화와 관련해 큰 실익이 없다는 분위기다. 생보 상품 중 그동안 규제에 막혀 팔지 못해던 상품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업법상 생보사는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종신보험, 건강보험 등 생보 상품을, 손보사는 물건 및 그 밖의 재산적 손실을 보장하는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등 손보 상품만 팔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2003년 생보 상품이었던 장기 보장성보험도 손보사들이 취급할 수 있도록 규제를 허용해줬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이번 규제 완화는 1사 1라이선스와 함께 자금 유동성 부분이나 연금보험 개선 등 대체로 생보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아쉽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한편 온라인 판매전문회사를 자회사로 둔 모회사의 온라인 판매 규제도 풀린다. 현재 교보생명과 한화손보는 온라인 전업 자회사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캐롯손보를 운영 중이다. 이들 보험사가 온라인 저축보험이나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팔고 있어 교보생명과 한화손보는 같은 종류의 상품을 팔 수 없었다. 이 규제를 없애준다는 얘기다. 다만 당국은 향후 신규 보험사 허가 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판매채널을 분리해 진입하는 형태는 허가를 지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굳이 온·오프라인 분리 방식의 보험사업을 실행하는 곳은 앞으로 없을 것으로 본다”며 “만약 사업신청이 온다고 해도 사업 타당성 등이 미흡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11.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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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일. 일본에서 이날은 '미니보험의 날'로 불린다. 미니보험은 가입기간이 1년 미만으로 짧은 소액 보험료 보험을 말한다. 일본소액단기보험협회는 미니보험 인지도 향상을 위해 이날만 되면 고독사 현황 등 다양한 보고서를 발표한다.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고독사'가 유독 많아 고독사보험이 인기다. 협회는 '미니보험의 날'에 맞춰 관련 보고서를 발표해 보험의 필요성을 고취시킨다. 일본에서 미니보험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준 것은 이러한 협회의 노력이 한몫했다. 2005년부터 소액단기보험 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미니보험의 천국'이다. 미니보험사만 100곳이 넘고 보험 종류도 수백가지가 넘는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공룡 IT기업이 뒤를 받치는 중국은 IT플랫폼과 연계한 미니보험이 큰 인기를 끈다. 이제 막 '미니보험 걸음마'를 시작한 우리의 입장에서는 인접한 이웃나라들이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 16년 역사, 미니보험 천국된 일본 일본은 16년 전인 2005년,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미니보험사 설립이 가능해졌고 관련 보험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2019년 일본소액단기보험협회가 발표한 결산자료에 따르면 2015년 84곳이던 일본의 미니보험사는 2019년 103곳까지 증가했다. 일본 전체 보험사가 약 200곳임을 감안하면 전체 절반 정도가 미니보험사인 셈이다. 같은 기간 보험사가 거둬들인 수입보험료는 8000억원대에서 1조2000억원까지 늘었다. 보험사가 많은 만큼 상품 종류도 다양하다. 1인 세입자가 사망했을 때 집주인에게 유품 정리나 임대료 수입 등을 보장하는 고독사보험, 각종 분쟁에 휘말렸을 때 변호사 비용을 보장해주는 변호사보험, 휴가 때 폭우가 쏟아져 여행을 망치거나 업체가 준비한 행사를 하지 못했을 때 가입하는 날씨보험 등은 대표적인 일본의 미니보험 상품이다. 이밖에도 공연에 참석하지 못해 티켓 대금을 환불받는 티켓보험, 천장이나 벽에서 발생하는 누수를 보장하는 누수보험, 억울한 성추행 누명을 입었을 때를 보장하는 치한보험, 애완동물의 입원, 수술비 등을 보상하는 펫보험, 결혼식 취소 비용을 보장하는 결혼식종합보험 등이 있다. 중국에서도 반송보험, 항공도착지연보험, 카드사기보험, 드론보험 등 다양한 미니보험이 출시되며 인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중국 10대 보험사로 성장한 중안보험이 있다. 중안보험은 지난 2013년 텐센트, 알리바바, 핑안보험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중국 최초의 디지털 보험사다. 사업 초기 월 보험료가 300원대에 불과한 반송보험(쇼핑몰서 반품택배비 보상)을 내놨고 1년만에 가입자수가 2억명을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중안보험은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IT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미니보험을 판매하며 중국 10대 보험사에 진입했다. 지난해 거둔 수입보험료는 우리 돈으로 약 3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수년전부터 미니보험 활성화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논의 끝에 지난 6월, '소액단기전문 보험업'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했다. 기존 300억원에 달하는 보험사 설립 자본을 20억원까지 줄여준 것이 주요 골자다. 자본금을 줄여준 만큼 일부 보험사와 핀테크사들이 미니보험사 설립에 관심을 보였고 8월 중순, 업체 10곳이 당국의 보험사 설립 컨설팅을 받았다. 내년정도면 미니보험 상품만을 출시하는 미니보험사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소액 보험료를 수령하는 미니보험은 수익성 자체가 낮다. 월 300원 반송보험을 선보인 중안보험도 적자를 털어내는 데 7년이 걸렸다. 국내 보험사들이 미니스마트폰보험, 미니암보험 등을 내놓고 있지만 수익 때문이 아닌 MZ세대 가입자 유치 확보의 이유가 더 크다. 애초에 돈되는 시장이 아니란 얘기다. ━ 일본·중국 미니보험 왜 인기 높을까 어떻게 일본과 중국에서는 돈 안되는 상품인 미니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을까. 일본은 가입문턱이 워낙 낮아 다양한 미니보험사들이 설립되며 시장 자체가 커진 케이스다. 일본에서 미니보험사 설립 기본 자본금 요건은 1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미니보험사가 100곳이나 생겼고 관련 상품도 많아지며 시장이 자연스럽게 커졌다. 하지만 국내는 자본금 요건이 20억원이며 취급종목도 생명(생명), 손해(책임, 비용, 날씨, 도난, 동물, 유리), 제3보험(질병, 상해)으로 제한됐다. 취급종목에 '항공'이 없어 항공기 지연시 보상받는 항공보험은 국내에서 출시가 어렵다. 일본 국민들의 보험에 대한 인식도 나쁘지 않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일본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 만큼 보험 필요성이 소비자들에게 비교적 빠르게 스며든 나라"라며 "인구도 1억명을 넘고 보험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보험사가 200곳이나 될 정도로 우리와 시장 규모 자체가 다르다"고 밝혔다. 중안보험은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인기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해 초기 가입자를 대거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의무적으로 상품의 약관을 확인하고 개인인증과 결재정보를 입력하는 국내와 달리 중안보험은 별도의 인증절차를 없애고 계약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약관을 확인하도록 했다. 보험금 청구도 자동화다. IT혁신기술로 모든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며 보험가입과 청구 과정을 간편하게 한 것이 성공요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미니보험이 성공하려면 출시상품의 다양화와 함께 출시 초기 상품 홍보를 위해 대형 플랫폼들과 협업이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본금 요건이나 취급종목도 장기적으로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9.0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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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소액단기전문 보험업'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됐다. 소액단기보험사(미니보험사) 설립 자본을 줄여 문턱을 낮춘 것이 핵심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일본이나 중국처럼 날씨보험, 동물보험, 귀가보험 등 다양한 미니보험 출시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기존 보험사들은 물론, 핀테크회사들도 수익성을 이유로 미니보험사 설립에 큰 관심이 없다. 일본이나 중국처럼 인구가 1억명이 넘지 않는 국내 보험시장에서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이 먹힐지도 미지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규제 문턱을 낮췄지만 정작 업계 관심이 시들한 이유다. ━ 미니보험 규제 완화했지만 업계 반응은 '시큰둥' 미니보험은 월 몇백원, 몇천원 정도의 보험료를 내는 보험상품을 말한다. 이미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이나 영국 등 보험 선진국에서는 일상 속 여러 위험을 보장하는 미니보험이 다양한 형태로 출시된 상황이다. 특히 일본은 약 200곳의 보험사 중 절반이 미니보험사다. 아예 소액단기보험협회도 존재한다. 연간 총 수입보험료도 5000억원을 넘는다. 중국의 온라인 전문 보험사인 중안보험은 미니 반송보험을 내놓은 이후 다양한 혁신 보험상품을 바탕으로 중국 10대 보험사에 진입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미니보험 도입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고 결국 금융당국이 미니보험사 설립 문턱을 낮추기 시작했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는 미니보험사 설립 사전 수요 조사에 돌입했고 8월 중순, 신청사 10곳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실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컨설팅을 받은 신청사는 대형사인 신한라이프, 법인보험대리점(GA)인 인카금융서비스, 그리고 소형 핀테크회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니보험사는 설립 자본금 문제로 쉽게 진입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현재 보험사 설립에 드는 자본금은 질병보험 판매시 100억원, 종합보험 판매시 300억원에 달하는 자본이 필요하다. 사실상 신규 사업자 진입에 제약이 컸다. 높은 자본금 탓에 지난 5년간 신설된 회사는 온라인 전문 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이 유일했다. 당국은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제도를 도입하며 설립 자본금을 20억원으로 낮추고 생명(생명), 손해(책임, 비용, 날씨, 도난, 동물, 유리), 제3보험(질병, 상해) 등으로 취급종목을 확정했다. 이 취급종목 범위 안에서 소액단기보험이 출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기간은 1년 단위며 계약자당 최대 보험금은 5000만원, 수입보험료는 연간 500만원으로 한정했다. 금융당국이 미니보험사 설립 비용을 낮췄지만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의 경우 미니보험사 설립 자본금이 1억원 수준이다. 최근 인슈어테크 업체들은 마이데이터 사업권 획득을 계기로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니보험사 설립은 직접 보험상품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선택지다. 하지만 수익성 대비 비용이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최소 자본금도 예상보다 높고 미니보험이 시장에서 먹힐 지에 대한 확신도 없다. 이번 미니보험사 설립 사전 수요 조사에 굵직한 인슈어테크사들이 빠진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인슈어테크 업체 관계자는 "국내시장에서 실생활에 밀착된 소액단기보험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에 대한 확신이 아직 없다"며 "20억원의 설립 비용이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상품 개발자 및 관리 비용이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슈어테크 업체도 "몸집이 큰 보험사나 GA는 마케팅적 차원에서 비교적 여유롭게 미니보험 사업에 접근할 수 있겠지만 핀테크회사들은 전사적인 총력전이 필요하다"며 미니보험사 설립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 헬스케어 집중하는 보험사, "미니보험 신경 쓸 여력이..." 기존 보험사들도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제도 도입에 시큰둥한 분위기다. 현재 보험사들은 디지털 전환, 헬스케어 사업에 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락하는 보험영업이익을 반전시킬 카드가 필요해서다. 수익성이 크지 않은 미니보험에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보험사들은 올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다. 올 상반기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5조67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0% 증가하는 등 선전했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금리와 주가상승,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 삼성전자 특별배당(삼성생명·삼성화재 9420억원) 등의 일회성 이슈 영향이 컸다. 이런 요인들을 제외하면 이익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이미 출범한 온라인 전업사들의 실적 부진도 부담이다. 미니보험처럼 낮은 보험료를 걷는 상품의 경쟁력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한 보험사 고위 임원은 "미니보험은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또 재미있게 활용될 수 있어 MZ세대 가입자 데이터 확보차원에서는 의미가 있는 상품"이라면서도 "문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 마케팅 차원에서 한 두개 정도의 상품을 내놓을 순 있지만 보험사를 따로 설립하면서까지 진행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MZ세대 고객 데이터 확보도 굳이 미니보험 판매로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차라리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형 플랫폼과 제휴해 돈이 되는 장기인보험을 팔고 해당 고객 데이터로 다른 상품도 연계해 파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며 "또 작은 핀테크 업체 위주로 미니보험사 설립이 진행되고 있어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어도 승산이 있다고 본다. 굳이 서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8.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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