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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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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軍 대전차 무기 ‘불새’, 우크라 쿠르스크 전선에 복귀

국제 이슈

북한군의 대전차무기 불새-4가 우크라이나 전선에 다시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20일 미국 경제지 포보스에 따르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지인 쿠르스크주에서 새로운 공격을 감행하고 있으며 불새-4 대전차도 작전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불새-4는 사거리가 10∼25km로 추정되는 북한의 대전차무기로, 과거 북한이 러시아제 대전차미사일을 복제해 만든 뒤 성능을 개량한 무기다.지난해 7월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했다는 의혹이 처음 제기됐고, 이후 국가정보원이 전장에서 수거된 파편 등을 근거로 이를 확인한 바 있다.지난해 12월에는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 전선에서 불새-4를 파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채널이 공개한 자료에서 불새-4가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된 정황이 확인됐다.우크라이나 싱크탱크 국방전략센터(CDS)도 북한군의 전선 복귀 사실을 전했다.CDS는 "북한군이 이전에는 주로 100명이나 200명 정도의 중대 단위로 움직였다"며 "이제는 50명 정도로 규모를 줄여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 11군단(폭풍군단)은 1만2000여명 수준으로 1월말에서 2월 초 사이 일시적으로 후퇴하기 전까지 3분의 1가량이 숨지거나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02.21 16:08

1분 소요
‘핫플’ 익선동에 ‘불고기 버거’가 떴다…30돌 맞아 ‘팝업 스토어’ 활짝

산업 일반

롯데리아가 불고기버거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핫플’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팝업 스토어 ‘불고기 랩 9222(BULGOGI LAB 9222)’를 오픈했다. 불고기 버거의 역사와 미래를 트렌디한 공간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제1호 팝업 스토어 ‘불고기 랩 9222’을 22일부터 10월 10일까지 선보인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롯데리아 측은 “팝업 스토어 ‘불고기 랩 9222’는 불고기 버거와 함께한 30년을 축하하며 다양한 체험 공간을 통해 과거·현재·미래 각 시간대별 콘셉트를 담아 롯데리아 브랜드의 경험을 전달하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롯데리아의 불고기 버거는 1992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약 10억개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롯데리아의 독보적인 인기 제품으로 불리고 있다. ‘불고기 랩 9222’는 불고기 버거 출시연도인 1992년부터 현재 2022년까지 30년의 역사를 담았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0년간의 불고기 버거의 역사를 전시한 ‘C동_BULGOGI BURGER 30’은 팝업 스토어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미출시 시크릿 메뉴’, ‘내 맘대로 만드는 DIY버거’, 불고기 명장이라 불리는 ‘덕인관’과 협업해 만든 ‘덕인관 한우떡갈비 버거’, 그리고 2022년 호랑이띠 해를 맞아 제작한 ‘2022 블랙타이거 불새’까지 볼 수 있다. 현재를 표현한 ‘B동_BULGOGI AZIT 30’에서는 30살 전후의 30명의 신진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갤러리·굿즈샵·커스텀 굿즈존 등 아티스트들의 공모 선정 작품과 포토존을 활용해 현재의 공간을 특별하게 구성했다. 30년 후인 우주로 떠나는 체험존인 ‘A동_BULGOGI NEXT 30’은 2052년 미래 우주에 위치한 롯데리아(롯데리아 스페이스 1호점)를 표현했고, 타임캡슐·무중력 체험·스페이스 딜리버리 체험·루프탑 로켓 조형물 등 미래 공간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포토존과 체험존이 마련됐다. 미래와 현재 공간인 A, B동은 예약 없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지만, C동에서 진행하는 한정 메뉴, 원데이 클래스 등 체험활동은 네이버 ‘불고기 랩 9222’를 검색 후 예약한 고객에 한해서 참여 가능하다. 불고기 버거 NFT(대체불가능 토큰)도 나왔다. 대홍기획은 롯데GRS와 함께 실물가치형 NFT를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롯데리아 1992 NFT’를 발행했다고 23일 밝혔다. NFT와 불고기버거 세트 상품이 결합된 실물가치형 NFT로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롯데GRS 관계자는 “출시 이후 30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불고기버거는 K-대표버거이자 롯데리아의 버거 판매량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장수 제품”이라며 “롯데리아 팝업 스토어는 불고기 버거의 헤리티지 전달과 스페셜 버거, 그리고 미출시 제품까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추억과 기억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2022.09.23 15:12

2분 소요
김명관 아카데미과학 대표

CEO

아카데미과학은 변화의 파도가 몰아치는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다. 1980년대 잘나가던 시절 모은 자금을 제품 개발에 투자했다. 돈 되는 사업에 눈을 돌린 일도 없다. 프라모델 한 우물만 판 덕에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2만5000원과 1만7000원. 각각 한국형 고등훈련기 T-50의 48분의 1 크기 플라스틱 모델(프라모델)과 한국형 자주포 K-9의 35분의 1 모델 가격이다. 실제 무기 수출이 늘며 요즘 해외 밀리터리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진 제품들이다. K-9 자주포는 터키·핀란드·인도, T-50 훈련기는 이라크·필리핀·태국에 수출한 한국형 첨단 무기다. 덩달아 이들의 프라모델도 주문이 늘었다. 국산 무기의 수출 소식이 들릴 때마다 아카데미과학 김명관(47) 대표의 얼굴이 밝아지는 이유다. 아카데미과학은 국내 주요 탱크와 비행기, 군함의 프라모델을 제작한다. 김 대표는 “해외 프라모델 시장은 두터운 마니아층이 있다”며 “물량은 많지 않지만 세계 곳곳에서 K-2 흑표전차, K-9 자주포, T-50 고등훈련기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아카데미과학의 완구들은 지금 세계 60여 개국에서 유통 중이다.아카데미과학은 1969년 과학교사 출신의 김순환 전 아카데미과학 회장이 설립한 완구·과학교재 제조 기업이다. 80년대 100여 개의 업체가 난립했지만, 국내 프라모델 제작사로는 아카데미과학만 살아남았다. 김 대표는 “경쟁업체보다 해외 시장을 한발 앞서 개척했고, 품질 관리에 노력을 기울인 덕”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일본의 타미야, 독일의 레벨에 이어서 프라모델 업계 세계 3위 회사로 올라섰다. 2015년 32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48년 역사의 중견 기업이다. ━ 업계 세계 3위, 48년 역사의 중견기업 본사는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 용현산업단지에 있다. 한국에서 150명이 근무하고, 필리핀에 직원 300명 규모의 공장이 있다. 독일에서도 판매법인을 운영 중이다. 본관 입구 자동 유리문을 지나면 정면에 커다란 진열대가 있다. 탱크와 비행기, 군함 모델 수백 개가 방문자를 반긴다. 입구 오른편이 제조 시설이다. 기술자들이 금형을 디자인하며 프라모델 부품을 뽑아내는 곳이다. 아카데미 과학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프라모델의 개발·금형·사출·조립의 전 공정을 직접 하는 업체다.2층이 사무실이다. 역시 직원 책상 사이 사이에 인기 프라모델들이 서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소는 사장실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린 시절 침 흘리며 바라봤던 문방구 진열대가 떠올랐다. 사장실엔 수백 개의 프라모델 제품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이 쌓여 있었다. 사장 책상 뒤쪽 벽과 오른편엔 제품 상자들이 있었고, 왼편엔 세계 곳곳에서 모아온 장난감 샘플들이 있었다. 책상 앞쪽 산더미처럼 쌓인 장난감 사이로 두 개의 TV 화면이 보였다. 김 대표는 업무 시간에 만화 채널 투니버스와 EBS를 틀어 놓는다.“교육 프로그램과 인기 애니메이션을 보며 어떤 제품을 개발할지 고민합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캐릭터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요.”김 대표에게 회사는 고향 같은 곳이다. 그는 1970년 생이다. 회사 설립 다음해에 태어났다. 그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아버지는 매일 밤, 서울 안암동 집 안마당에 세운 작은 천막에서 밤을 지새웠다. 전구 불 하나 켜 놓고 아이들이 사용할 과학 교재를 깎아 만들던 장인이었다.“첫 제품들은 단순했어요. 아버님이 나무판 잘라 바퀴 달고 고무줄 붙여서 만든 자동차였어요. 가내 수송업 수준이었지만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 인기였습니다.”김 회장은 고물상에 나온 부품들을 조립해 재미있는 완구들을 만들었다. 출근길은 삼선교 앞 초등학교, 퇴근길은 청계천 부품가게였다. 김 회장이 밤 새워 만든 모형이 소문을 타자 다른 선생님 사이에서 부탁이 들어왔다. 부잣집에서 주문이 들어온 일도 있다. 과학 교재 만드는 일에 빠진 김 회장은 결국 과학 선생님 자리를 8년 만에 그만두고 완구 회사를 차렸다. 자본금은 500만원, 아카데미과학의 시작이다. ━ 완구 산업 주도한 삼선교 과학사 완구와 과학교재는 만드는 족족 팔렸다. 5년이 지나서는 집 앞마당에서 나와 삼선교에 과학사를 차렸다. 몇 년 후엔 회사 이름은 아카데미과학교재로 정했다. 뭔가 교육적인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카데미, 여기에 이것도 하나의 과학이라는 의미로 과학, 그리고 아이들이 교육용으로 사용하는 목적이기에 교재를 붙였다고 한다. 나중에 회사가 커가며 교재 사업이 줄자 지금의 아카데미과학이 됐다.80년대 들어 국내 프라모델 산업은 최전성기를 맞이한다. 당시 초등학교에 다닌 남학생 대부분에겐 문방구 진열대를 가득 채운 프라모델을 넋 놓고 지켜 봤던 기억이 있을 정도다. 업체도 늘었다. 전국 곳곳에 100여 개 넘는 업체가 난립했다. 아카데미과학도 이때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호황기는 오래가지 않았다.한국에서 가장 많은 어린이가 참여했던 행사는 모형 비행기 대회다. ‘과학의 날’ 행사였다. 글라이더를 만들어 날리며 아이들은 파일럿과 항공 엔지니어의 꿈을 키웠다. 지금은 사라졌다. 시대가 변하며 참여하는 아이들이 크게 줄어서다.바람은 갈수록 거세졌다. 2000년대 들어 골목마다 PC방이 들어섰다. 수많은 인터넷 게임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지금은 스마트폰 시대다. 모바일 게임에 빠진 아이들이 사회 문제가 될 정도다. 여기에 저출산으로 아이들 수가 매년 줄고 있다. 문방구도 문을 닫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학교의 교재 단체 구매다. 저소득 자녀들이 교재 구입에 어려움을 겪자 교육부가 나섰다. 학교에서 수업용 교재를 단체 구매하는 것이다. 문방구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프라모델 업체도 충격이 컸다. 전국 최대 유통망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아이들이 프라모델을 접할 기회조차 사라진 것이다. 국내 프라모델 업체들이 경영난을 호소하며 하나 둘 사라져간 배경이다.김 대표는 2009년 회사에 합류했다.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다음 미국 뉴욕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이후 10년 넘게 외국계 금융사에서 일했다.“아버지가 부르시더군요. 이제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요. 어려서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가업을 이을 것이라고요. 저도 완구를 좋아합니다. 꿈을 만드는 일입니다.”김 회장은 회사로 찾아온 아들에게 한 가지를 강조했다.“‘큰 회사는 아니지만, 남한테 줄 돈, 직원 월급, 단 한 푼도 단 하루도 늦게 준 적 없다’고 하시더군요. ‘정직하게 벌어서 정직하게 세금 내온 회사’라는 말씀도 계셨습니다. 마음에 새기고 일하고 있습니다.”아카데미과학은 변화의 파도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다. 80년대 잘나가던 시절 모은 자금을 제품 개발에 투자해서다. 돈 되는 사업에 눈을 돌린 일도 없다. 프라모델 한 우물만 판 덕에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이를 앞세워 수출 시장을 개척한 덕에 한국에서 벌어진 급격한 변화에서 살아남았다. 타이타닉호가 좋은 예다. 1997년은 영화 타이타닉이 흥행에 성공한 해다. 글로벌 프라모델 업계에도 타이타닉 열풍이 불었다. 아카데미과학의 타이타닉 모델은 전세계에 50만 개가 팔려나갔다. 단일 모델로 아카데미 과학 최고 판매 기록이다. 높은 품질의 일본 제품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업체들은 아카데미과학에 먼저 주문을 넣었다. 일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앞섰음은 물론 품질도 떨어지지 않아서다.독일에서 열리는 뉘른베르크 세계완구쇼는 전세계 완구 구매자들이 모이는 자리다. 행사를 마칠 무렵엔 완구 관계자들이 우수한 제품을 선정하는 시상식이 열린다. 아카데미과학은 지난 2000년 이후 뉘른베르크 세계완구쇼에서 매년 수상해왔다. 제품 고증을 위해 아카데미 과학은 각종 사진을 활용, 제품의 전체적인 비율을 정하는 것은 물론, 내부 설계는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할 정도로 철저하다.“2차 대전 당시 사용한 미국과 독일 전차와 비행기도 효자 종목입니다. 라이선스를 지불할 필요가 없는 아이템입니다. 해외 마니아 사이에서 아카데미과학 제품 인기가 좋습니다. 정교한 데다 가격까지 착해서입니다.”글로벌 시장 수출로 위기를 모면한 아카데미과학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해 왔다. 지금 프라모델, 무선조종(RC) 장난감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아카데미과학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삼은 것은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캐릭터 완구사업이다. 김 대표가 회사에 합류한 이후 가장 적극적으로 매달린 분야다. 아카데미과학은 2011년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로이비쥬얼, 홍콩의 완구업체 실버릿과 손잡고 로보카폴리를 선보였다.경찰차 로봇 폴리가 다른 자동차들과 힘을 모아 악당을 잡는 이야기다. 당시 아이들 사이에서 커다란 인기를 모으며 아카데미과학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로보카폴리 외에도 현재 아카데미과학은 티버스터, 날아라발루포, 그린세이버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 완구를 제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이들의 관심사가 바뀌는 시대 트렌드 자체를 거스를 수 없었다”면서 “국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제품을 동시에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 새로운 성장 동력은 캐릭터 완구 애니메이션과 완구 회사가 협업하는 것은 일본 사업 모델이다. 처음부터 어떤 장난감을 만들지 주제를 정한 다음 애니메이션을 만들 정도다. 김 대표는 한국 사업 환경이 일본보다 더 좋다고 한다. 만화 콘텐트 개발 분야의 정부 지원이 활발하다. 애니메이션을 방송할 케이블 채널도 여럿이다. 일본은 공중파 중심이라 제작 비용이 훨씬 높다.“한국은 전체 방송의 80%를 케이블이 커버하고 있습니다. 애니 채널만 20개에 달합니다. 공중파에 비해 파괴력은 적지요. 그래서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목표로 만듭니다. 그러다 보니, 규모는 작아도 기회가 많이 열려 있는 셈입니다. 우리는 이런 애니 업체와 협력하며 내수와 수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멀리 바라보고 준비 중인 사업도 있다. 복고 완구들이다. 김 대표 집무실 한편엔 낡은 진열장이 있다. 80년대 인기를 끌었던, 인디언과 보안관 시리즈, 독수리 오 형제 불새 모함, 이겨라 승리호 모델을 따로 보관하는 공간이다.“불새 모함은 지금 2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어요. 나이와 공간을 넘어서는 무엇인가가 프라모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지 고민하며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아카데미과학 1층 생산 라인 옆에는 농구코트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금형 보관실이 있다. 쌓아 놓은 금형은 보통 높이 60㎝ 가로·세로 40~50㎝ 크기다. 주문이 자주 들어오는 금형 200개가 이곳에 쌓여있다. 건물 옆에는 두 배 정도 크기의 창고가 또 하나 있다. 한때 인기 있었지만 지금은 주문이 들어오지 않는 금형 800개를 보관하는 장소다. “언젠가 이곳에 금형이 꽉 차는 날이 오겠지요. 그때까지 일하고 싶습니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살아남아 보겠습니다.”- 조용탁 기자 ytcho1@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2017.04.27 11:58

7분 소요
법 위에 군림하는 러시아 경찰

국제 이슈

세르게이 페스토프(58)는 열정적인 드럼 연주자였다. 그는 1970년대 중반 소련에서 ‘불새’라는 록그룹을 결성해 신들린 솔로 드럼 연주로 소련에서 태동하던 언더그라운드 음악팬을 열광시켰다. 소련과 그 후의 러시아 뮤지션이 대개 그랬듯이 페스토프도 공연만으로 먹고 살기가 힘들었지만 기회만 있으면 드럼을 두드렸다. 지난해 9월 4일에도 그는 모스크바 인근 작은 도시 두브나의 개조된 차고에서 즉흥 연주로 흥을 돋웠다. 그러나 연주를 마치고 스틱을 놓자마자 경찰이 들이닥쳤다.페스토프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그의 가족을 대리하는 변호단과 러시아 법집행 관리들은 그 문제를 두고 법정 안팎에서 논쟁을 벌인다.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확실한 점은 이렇다. 다음날 아침 페스토프의 아내 이리나가 시내 병원에서 그의 시신을 확인했는데 온 몸에 멍이 들어 있었다. 인권 운동가들은 그가 러시아 경찰에서 널리 자행되는 고문으로 사망한 게 분명하다고 주장한다.그날 저녁 뮤지션 예카테리나 슈체르비나도 페스토프와 함께 차고에 있었다. 현장 목격자인 그녀는 “경찰이 다짜고짜 그를 구타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경관이 휘두른 주먹에 뒤통수를 맞고 코피가 쏟아졌다.” 슈체르비나에 따르면 경찰은 차고 수색영장을 제시하지 않았고 왜 들이닥쳤는지 설명도 하지 않았다. 또 적어도 경관 1명에게서 술냄새가 진동했다. 다른 목격자는 러시아 반체제 노선의 매체에 “페스토프가 ‘왜 이러느냐? 난 체포에 저항하지도 않는데 왜 나를 죽이려 하느냐?’고 소리쳤다”고 전했다.페스토프는 자신의 벨트로 두 손이 묶인 채 차에 태워져 인근 경찰서로 가서 심문 받았다. 경찰은 그에게서 10년 넘게 마약을 거래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뉴스위크가 열람한 경찰 조서에 따르면 차고 수색에서 마리화나 110g과 약간의 암페타민(필로폰)이 발견됐다. 러시아의 엄격한 마약 단속법에 따르면 그 정도 마약을 소지했을 경우 최고 10년 징역형을 받는다.그 다음이 좀 희한하다. 그런 중대한 혐의에도 경찰은 다음날 새벽 4시께 그를 풀어줬다고 말했다. 그가 몇 시간 뒤 경찰서로 돌아오기로 약속했고 경찰도 동의했다는 얘기였다. 믿기 어려운 설명이다. 만약 그가 실제로 풀려났다고 해도 어디로 갔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귀가하지 않았고 친구나 가족에게 연락하지도 않았다. 경찰은 페스토프가 약속대로 오전 10시께 경찰서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곧바로 몸이 이상하다고 하더니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사망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었다. 비정부기구 고문방지위원회의 인권 변호사로 페스토프 가족을 대리하는 드미트리 피스쿠노프는 “경찰이 마약을 상당량 소지한 혐의로 체포한 피의자를 구치하지 않고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새벽에 풀어줬다고 하는데 석연치 않다”고 밝혔다.페스토프의 아내 이리나는 경찰이 거짓말을 한다며 그들이 남편을 밤새도록 구타해 사망케 했다고 반박한다. 경찰은 페스토프를 한 번도 구타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공식 검시 보고서는 약 10군데 멍과 병변의 원인이 ‘둔기’였다고 기록하면서도 사인은 급작한 심장마비였다고 결론지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직속인 수사위원회는 경찰이 페스토프를 구타로 사망케 했다는 주장을 검토한 뒤 “근거가 없다”며 관련 경관들의 기소를 거부했다.재판이 시작되기 전이나 기소되기 전 경찰서에 구류된 상태에서 사망하는 러시아인이 매년 몇 명이나 될까? 러시아 당국이 그런 통계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지난해 그런 사망 소식이 거의 매일 전해지자 반체제 언론인 마리아 베레지나는 정확한 통계를 내기 위해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그녀는 최근 반체제권 웹사이트 스펙트르에 “러시아인은 경찰서에 잡혀가면 살아 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베레지나는 내무부 보고서와 언론 기사를 바탕으로 지난해 경찰서 구류 중에 사망한 197명을 확인했다. 그러나 경찰의 진상 은폐가 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인된 사망자 수는 전체 희생자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녀는 말했다. 2002년부터 경찰 고문 사건을 다뤄온 인권 변호사 파벨 치코프도 베레지나의 견해에 동의했다. “러시아 경찰 사이에서 폭력이 일상화됐다. 하지만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가 너무도 심각하다.” 러시아 내무부는 그 문제와 관련한 뉴스위크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베레지나가 확인한 사망 중 104건은 당국이 두리뭉실하게 표현하는 ‘갑작스런 건강 악화’가 원인이었다. 자살도 62건이나 됐다. 고문방지위원회의 세르게이 바비네츠 변호사는 “경찰이 구류된 사람을 구타해 사망케 한 뒤 목매달아 자살한 듯이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타 흔적이 확연한 시신을 넘겨 받았을 때 당국에 이의를 제기할 만한 가족이 없다면 그대로 자살이 공식 사인이 돼 버린다.” 그는 러시아 경찰에 폭력 사용과 관련해 특화된 교육과 훈련이 없고 채용 기준이 낮으며 매달 ‘체포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는 압력이 큰 탓에 폭력이 만연한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경찰의 폭력 문화를 비판한다. 2013년 3월 좌익 정치 운동가 레오니트 라즈보즈하예프는 모스크바의 한 법정에서 수사관들에게 고문당했다고 폭로했다. 외국에서 자금을 댄 것으로 조작된 쿠데타 음모와 관련해 반체제인사들을 고발하도록 그에게 강요했다는 설명이었다. 라즈보즈하예프는 동부 시베리아의 교도소와 수용소 상황을 테러 용의자들의 고문으로 악명 높았던 이라크 아부그라이브와 쿠바 관타나모 베이의 미군 수용소에 견주었다.푸틴 정권을 비판하는 다니일 콘스탄티노프도 러시아 법집행기관에서 고문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2013년 12월 구치소에서 보안기관원의 전기충격기 공격을 받았다. 경찰에선 전기충격기를 ‘푸틴과의 통화’라고 부른다. 그 다음 약 5시간 동안 벤치에 수갑이 채워진 채 고통스런 자세로 견뎌야 했다. 콘스탄티노프는 “그들은 가학적인 성향으로 특별히 선발된 듯한 ‘신속대응팀’이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다음해 러시아에서 탈출한 뒤 현재 리투아니아에 산다.고문을 폭로한 2건 모두에서 수사위원회는 당국에 대한 형사 기소를 거부했다. 페스토프의 죽음은 옛 소련의 록그룹 일원이라는 특이한 과거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아주 드문 경우다. 구류 중 사망과 고문 주장의 대부분은 아무런 반응이 없거나 그냥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경찰의 구류자 학대가 공분을 촉발하는 경우가 드물다. 무슬림이 다수인 북캅카스 지역(러시아 보안군이 이슬람주의 무장대원 용의자들을 고문했다고 비난받는다)을 제외하면 경찰의 잔혹행위에 항의하는 시위는 없다.바비네츠 변호사는 “러시아에서 고문이 자행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러시아에선 고문이 일상사가 됐다. 경찰서에서 누군가 구타당했다는 소식이 들려도 놀라는 사람이 없다. 관심을 끌려면 아주 충격적인 뭔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경찰이 누군가를 구금하면 그에게 죄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구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인권 변호사들이 승소한 경우도 있다. 2014년 러시아 현대사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경찰 고문 사건에서 러시아 중부 카잔의 경찰관 3명은 사소한 폭력 혐의로 구금된 세르게이 나자로프를 사망케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10∼15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그런 기소는 러시아 인권 변호사와 운동가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제 크렘린이 그들의 엄격한 단속에 나섰다. 올해 초 러시아의 인권단체 아고라가 해체됐다. ‘정치적 활동’으로 비정부기구를 관장하는 새로운 러시아 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에 따른 조치였다.고문방지위원회도 갈수록 커지는 압력에 시달린다. 지난해 12월 미확인 공격자들이 그 단체의 체첸 사무실에 불을 질렀다. 지난 3월엔 북캅카스 지역을 답사하던 언론인·운동가들이 복면 괴한에게 구타당했다. 고문방지위원회도 아고라 해체에 사용된 것과 같은 법의 표적이 됐다. 그러나 회원들은 고문방지위원회가 강제 해체당한다고 해도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바비네츠 변호사는 “최악의 경우 개인 변호사로서 계속 사건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고문이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크 베네츠 뉴스위크 기자

2016.04.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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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짬짜면’ 아이디어의 진화<br>패티 두장 햄버거서 4가지맛 피자까지

산업 일반

서울 신사동의 한 중국집에서 2000년에 처음 개발한 ‘짬짜면(짬뽕+짜장면)’은 TV 드라마에서 소개된 후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릇 하나를 반으로 나눠 한쪽엔 짬뽕, 다른 한쪽엔 짜장면을 담았다. 중화요리점에서 둘 중 뭘 먹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었다. 짬짜면이 인기를 끌자 전용 그릇까지 나왔다. 지금도 많은 중화요리점에서 짬짜면을 팔고 있다.그릇을 절반으로 나눠 두 가지 음식을 담는다는 이 단순한 아이디어의 파급효과는 대단했다. 지금까지도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후 중화요리점에서 짬볶밥(짬뽕+볶음밥), 탕짜면(탕수육+짜장면) 등 비슷한 메뉴가 계속 등장했다. 최근 식품브랜드 아워홈은 집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짬짜면’이란 상품을 개발했다. 특허상표로 등록된 짬짜면 그릇도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냉면 전문점에선 ‘물비냉(물냉면+비빔냉명)’ 그릇으로, 샤브샤브 식당에선 쇠고기 육수와 해물 육수를 반반씩 나눠 담는 용기로 쓴다.식품·외식업계가 최근 제품간 융합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도 짬짜면의 아이디어와 다르지 않다. 하나의 제품에 다양한 맛을 넣어 매출을 늘리려는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파리바게뜨 브랜드로 유명한 SPC그룹은 올 들어 3가지 종류의 케이크를 층층이 쌓아 만든 제품을 내놨다. 하나의 빵 속에 두 가지 앙금을 넣고 햄버거 속에 두 가지 종류의 패티를 나란히 배열한 제품도 인기다.메뉴 선택 고민 한번에 해결외식업계가 기존 제품의 조합에 나선 이유는 최근 크게 늘어난 메뉴 때문이다. 업체별로 워낙 다양한 종류의 메뉴를 만들다 보니 상품 선택을 놓고 고민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대표적인 예가 피자와 치킨이다. 과거 5~6가지에 불과했던 피자 메뉴가 최근에는 수십 가지로 늘었다. 피자 위에 올리는 토핑이나 피자의 바깥부분 빵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피자 종류는 더 늘어난다. 치킨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치킨은 양념과 후라이드 제품 밖에 없었다. 지금은 파닭, 갈릭치킨, 데리야끼 치킨 등 이름부터 다양해졌다. 소스에 종류, 제조방법, 닭고기 숙성 방법에 따라서 10가지가 넘는 치킨 종류가 생겼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소비자의 이런 고민 아닌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업계는 기존 제품을 합치기 시작했다. 도미노피자는 업계 최초로 소비자가 원하는 두 가지 피자를 반반씩 섞어 한판으로 만들 수 있는 마케팅을 펼쳐서 성공을 거뒀다. 다른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도 덩달아 비슷한 메뉴를 개발했다.피자에땅은 피자 두 판에 네 가지 맛을 조합해 만든 세트 메뉴 ‘2판4판’을 내놨다. 미스터피자는 피자 한 판에 무려 네 가지 종류의 피자를 조합한 상품까지 출시했다. 치킨업계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소비자가 자유롭게 선택한 두 가지 종류의 치킨을 한 박스에 담아 파는 서비스는 거의 모든 치킨 브랜드가 시행하고 있다.단순 조합으론 실패할 확률 높아 무조건 맛있는 제품을 모은다고 더 맛있는 제품이 탄생하는 건 아니다. 적절한 조합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파리바게뜨의 ‘한 입에 두 번 반한 단팥크림빵’은 단팥빵과 크림빵을 합쳐서 만든 제품이다. 최적의 맛을 조합을 찾기까지는 7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이 빵의 개발에 참여한 한 연구원은 “스테디 셀러 제품인 단팥빵과 크림빵을 합쳐서 하나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개발을 시작했다”며 “최종 제품이 나오기까지 수천 개의 빵을 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이 단팥크림빵은 한 달에 80만개씩 팔리는 파리바게뜨의 대표 상품이 됐다. 아이디어는 계속 진화한다. 최근에 파리바게뜨가 내놓은 ‘시크릿 케이크’는 다양한 케이크를 층층이 쌓아서 만들었다. 생크림 케이크, 쉬폰 케이크, 푸딩 케이크까지 한 번에 맛 볼 수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10만개를 판매했다. 파리바게뜨 측의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권난기 상품마케팅 팀장은 “파리바게뜨가 케이크와 관련해 가진 기술력을 모두 녹여낸 제품”이라며 “버터, 생크림, 무스 케이크에 이은 4세대 케이크가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아이디어는 단순할지 몰라도 실제 제품으로 탄생하기까지는 복잡한 과정이 숨어있다. 모든 게 정형화 돼 있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고객이 선택한 메뉴를 융합해 제공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당장 시스템 전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음식을 요리하는 자체가 번거롭기 때문에 가맹점 점주가 반발하는 사례도 많다. 그래서 등장한 게 아예 잘 팔리는 몇 가지 메뉴를 골라 조합해 특정 상품으로 만들어 규격화 하는 방법이다.예컨대 소비자가 선택하는 모든 제품을 조합해 주는 도미노피자와 달리 미스터피자는 회사측에서 미리 조합한 피자를 메뉴로 만들어 판매한다. ‘하프앤하프’, ‘몽땅4랑해’, ‘베셀로’ 같은 제품이 그런 예다. 미스터피자의 김지연 대리는 “단순히 잘 팔리는 제품을 모아서 만드는 게 아니라 맛과 영양을 모두 고려해 최상의 조합을 만든다”며 “조합이 맞지 않는 두 제품을 골라 섞으면 한 가지의 피자를 먹을 때보다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리아가 30주년을 기념해 만든 불새버거(불고기 버거+ 새우버거) 역시 인기 제품을 합쳐서 규격화한 상품에 해당한다.제작 자체에 높은 기술을 요하는 경우도 있다.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케이크 ‘와츄원’ 시리즈는 4~8 가지 조각 케이크를 모아서 만든다. 지난해 11월 출시 후 벌써 50만개 넘게 팔렸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배스킨라빈스는 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장비까지 도입했다. 영하 20℃에서 얼어있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절단하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서다. 배스킨라빈스 김경우 마케팅 팀장은 “돌처럼 꽁꽁 얼어있는 아이스크림을 깔끔하게 절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곳은 우리 회사밖에 없다”며 “아이스크림마다 팽창하는 정도가 달라 높이를 맞추기 위한 비율을 찾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업계에선 당분간은 제품을 융합하는 기술 개발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SPC그룹 홍보팀의 김현호 대리는 “소비자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다행히 내놓는 제품마다 잘 팔리고 있어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맛의 조합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터피자 김지연 대리는 “피자는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 음식인데 개인마다 먹고 싶은 피자도 다르다”며 “개성이 강한 요즘 소비자의 입맛을 생각하면 더 많은 맛을 조합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박성민 이코노미스트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2012.02.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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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러스는 계속된다

산업 일반

작곡가 박재은(53)씨는 올 3월 다시 학생이 된다. 그는 원래 경희대, 가톨릭대, 이화여대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교수였다. 그런데 그가 공부하기로 한 것은 음악이 아니다. 50이 넘은 나이에 고려대 글로벌 MBA에 합격한 그는 앞으로 경영학적 지식을 활용해 문화콘텐트 사업 분야 일을 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의 꿈은 음악을 하는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생계 걱정 없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열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진:오상민 기자 경제가 어려울 때 음악 이야기나 하는 것은 한가로워 보일지 모른다. 사실 경기가 좋을 때도 그렇다. 음악 특히 클래식 음악이란, 돈을 버는 도구라기보다는 돈을 쓰는 대상에 가깝다. 음악 이야기 해 봤자 돈도 떡도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그러나 올해 고려대 MBA과정 학생이 되는 작곡가 박재은씨의 생각은 다르다. ‘클래식 작곡으로 돈 벌 수 있다.’ ‘음대생도 사회 각 분야에서 밥벌이 할 수 있다.’그의 생각에 가장 의문을 갖는 사람은 정작 그의 제자들이다. “좋은 곡 써서 돈 벌자”고 말하면 그의 제자들은 “선생님, 정말 힘 나는 이야기예요”라고 말하면서도 입가에 번지는 씁쓸한 미소는 감추지 못한다고 한다.“작곡과 나와서 작곡으로 먹고사는 게 그리 녹록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면 그 많은 작곡과 졸업생 지금 무얼 하며 살아야 합니까? 그 많은 작곡과 졸업생을 비롯해 음대 졸업생이 갈 만한 직장은 어디입니까?”올해는 작년보다 취업난이 심해질 전망이다. 유명 대학 경영대나 법대를 나온 사람도 취업 자리가 마땅치 않다고 고민하는 판에 작곡과 나온 사람이 괜찮은 직장에 갈 확률은 높지 않다.“작곡과 나와서 가는 길은 크게 네 가지죠. 외국(대학원), 국내(대학원), 과외 및 취업 등이죠.”박재은 작곡가가 대학 강사로 활동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그렇다면 작곡을 배워서 우리가 과연 아이들에게 해줄 것은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박재은 작곡가는 “교수는 학생이 주는 학비로 잘 먹고 잘사는데 학생이 졸업해서 갈 곳이 없다면 선생으로서 가슴 아프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심지어 이런 학생도 있었다. 졸업을 앞두고 일터가 구해졌다며 밝게 웃더니 “아는 형 식당 호객꾼이 됐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저 입이 떡 벌어졌다. 그가 50을 넘은 나이에, 그것도 유명 대학 강사를 맡고 있음에도 MBA를 선택한 이유다. 박재은 작곡가는 철밥통보다는 일자리통이 되고 싶다.“매년 새로 입학한 학생들이 교실 문을 들어오면 등 뒤에 보이지 않는 부양가족 3명까지 유령처럼 따라 들어옵니다. 악기가 비싸고 레슨비가 비싸니까 음악이나 요즘 소위 예술 하는 사람들은 재벌쯤 되는 줄 아는데, 실제로는 아닙니다.”우리나라에서 아직 클래식 작곡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것도 박재은 작곡가처럼 업계에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에 한정된 경우가 많다.“교수가 만들어 볼 수 있는 혹은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자리는 기껏해야 10여 개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클래식 음악계 및 문화산업이 발전하면 수백, 수천의 재능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무작정이 아니라 경영학적 감각이 필요하겠죠. 공부로 풀어보겠다는 생각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음악 하는 사람들은 음악 하는 사람끼리의 세계에 파묻히는 경향이 있어 공부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MBA 졸업 후 그의 꿈은 MBA과정에서 얻은 경영학적 지식을 활용해 문화 콘텐트 사업 분야에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정부 지원금 등이 문화산업 전반에 지원되는 것의 효과를 따져 봤다”며 “막대한 지원금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정부 지원금이 제대로 사용됐는지 평가해 다음 지원금 배분에 영향을 미치도록 한다면 눈먼 돈이 떠돈다거나 밥그릇 싸움이 심화되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회계지식을 활용하고 마케팅적 관점을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수도 있다. 남들이 35세 전후에 경력 전환의 계기로 MBA를 선택하는 데 비해 53세란 나이가 늦은 것일 수도 있고, 자신의 기업이 있는 것도 아닌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일자리를 찾아주는 데 일조하겠다는 것이 비현실적인 것 아니냐고 말이다.“고려대에 시험 보러 갔더니 제가 선생처럼 생겼는지, 면접 어디서 보는 거냐고 공손하게 묻는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나이로 보면 제가 가장 늦둥이죠. 우리 제자들이나 저와 비슷한 길을 걸어 온 후배들에게 이렇게 늦게 하는 사람도 있는데, 힘을 내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습니다.” 철밥통보다 일자리통 되고 싶어하나의 선례가 되고 싶은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자신이 선례가 있고 없고의 차이를 여실히 느꼈기 때문이다.“87년 서울시향에 작곡을 해줬는데 돈을 주지 않더라고요. 제가 ‘작곡비는요?’라고 물으니 오히려 이상하게 쳐다봅디다. 담당 과장이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아무도 작곡 값을 받아간 사람은 없었다’는 것입니다.그때 ‘꼭 작곡 값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다음 사람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무슨 독립운동 하는 사람도 아닌데 말입니다. 포스터까지 다 찍은 상태에서 제 곡을 빼는 것은 무리이기에 ‘제 곡 쓰지 마십시오’라고 엄포를 놓은 끝에 받은 돈이 100만 원. 그때 이후로 서울시향에서 공짜 작곡이라는 선례는 없어졌습니다.”적당한 대가가 오가는 시장에서는 발전도 있는 법이다. 그는 일본의 동요 콩쿠르 제도를 모범사례로 제시했다.“전국적으로 열리는 한 일본의 어린이 피아노 콩쿠르에서는 세계의 작곡가를 모집합니다. 세계 각국의 문화가 녹아 있는 동요를 제작해 아이들에게 선택해 연주하게 합니다.곡이 연주될 때마다 계산해 작곡가에게 비용을 지불합니다. 새로운 작품이 계속 나오면서 콩쿠르는 풍성해지고 많은 사람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고, 음악인들에게 기회도 줍니다. 계획된 투자 속에서 1년에 한 번 있는 이벤트가 아니라 역사를 가진 전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그러나 대가가 오가는 시장, 오래된 전통이 있어도 대중과의 소통이 없다면 문화 콘텐트 사업은 말짱 헛일이다. 2007년 제누스 오페라단의 상임이사로 ‘아이다’ ‘토스카’를 기획했던 경험에서 그는 이것을 확실히 배웠다고 한다. 친숙하지만 진부하고, 고상하지만 지루한 클래식 음악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그는 대중문화 속에 은근히 아이다의 선율을 노출시켰다.오페라는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1년 전부터 준비해온 결과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드라마 ‘불새’에서 테마송으로 아이다의 한 멜로디가 등장하고, 아이다의 출연가수가 인기 탤런트를 만나는 장면이 연예가 뉴스에 노출되면서 사람들이 아이다를 쉽게 느끼게 됐습니다.오페라 아이다가 유명 가수 출신 배우 없이도 관객 점유율이 높았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다란 제목의 일본 인기 만화책까지 번역 출판하고 싶었는데, 그건 시간이 촉박해 하지 못했죠. 했다면 어땠을지 지금도 궁금하네요.”‘박재은 학생’은 새로운 시작에 설레는 표정이었다. 누구나 다 아는 업적을 남긴 화려한 작곡가는 아니지만, 대중을 가장 잘 아는 작곡가·기획자가 되고 싶다는 그는 제자들이 더 많은 일자리를 갖는 그날까지 새로운 도전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2009.01.0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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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마케팅’으로 한국 시장 연착륙

산업 일반

한국의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올 상반기부터 소위 ‘스타 마케팅’을 시작했다. 얼마전 종영된 MBC 드라마 ‘불새’의 이은주·이서진·에릭 등을 시작으로, MBC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명세빈·유준상 등에게 촬영용 의상을 협찬했다. 초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고 있는 KBS 드라마 ‘풀하우스’에서는 아르마니 진을 입은 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타 마케팅의 결과는 특정 상품 ‘품절’이라는 지극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 왔다. 특히 비가 착용하고 나온 독수리 목걸이를 구하려는 전화가 폭주해 매장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한국의 명품 시장은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중 아르마니는 다른 명품에 비해 적은 물량을 공급하면서도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착실하게 높여가고 있다. 한국을 이해하는 마케팅 전략과 우수한 품질관리, 그리고 70세의 고령이지만 정열적으로 기업을 이끌고 있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때문이다. 아르마니 그룹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점점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다른 패션업체들이 ‘현상 유지’를 목표로 했던 2004년 상반기에도 아르마니 그룹의 전세계 소매 매출은 9%, 도매상으로부터의 예약은 10%, 그리고 구두 및 가방의 판매는 34%가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포브스지가 선정한 2004년도 세계 부호 서열 2백47위에 올랐다. 아르마니는 뉴스위크 한국판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아르마니 그룹이 업계를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자평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을 일에 몰두하며 해마다 3천 가지 이상의 아이템을 직접 디자인하고 있는 세계 패션계의 거물 아르마니도 사실은 40세가 돼서야 자신의 회사를 갖고 사업을 시작한 늦깎이 사업가였다. 1975년 친구 세르조 가레오티와 함께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타고 다니던 폴크스바겐 자동차를 팔아 사무실을 마련했던 어려운 시절도 있었다. 당시 그는 30년 후 자신의 모습은커녕 1년 후의 미래도 모르던 ‘철없는’ 디자이너이자 사업가였다. 당시에 대해 아르마니는 “솔직히 뭘 하고 있는 것인지 전혀 몰랐다. 그저 디자인이 너무 좋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아르마니는 첫번째 직원을 고용하는 인터뷰에서도 당시 학생 신분이던 지원자에게 “우리 회사는 내년에 망할 수도 있으니 학교를 그만두지 말고 일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 직원은 결국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30년째 그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가 늦은 나이에 패션업계에 뛰어든 것은 자신의 길에 대해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1934년 이탈리아 밀라노 외곽의 소도시 피아첸차에서 태어난 아르마니는 30세가 넘도록 꿈을 찾지 못하던 젊은 시절을 보냈다. 그는 서부영화와 네오리얼리즘 계열의 이탈리아 영화에 열광하던 평범한 젊은이였다. 스무살이 되던 해 가족의 권유로 밀라노에 있는 베간 의대에 2년간 다니기도 했고, 군에 입대해서는 의무병 생활을 했다. 병역임무를 마친 후에는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의대를 자퇴하고 백화점 매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군 생활 내내 제대 후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 결과 의사 생활은 자신이 원하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간신히 백화점에 들어가 전시장 디스플레이를 담당하기 시작한 미래 패션계의 황제는 너무 초현실적이고 전위적인 연출을 한다는 이유로 백화점 구매부로 전출되는 등 백화점에서도 그리 평탄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하지만 아르마니는 패션 감각에 눈뜨게 되면서 백화점에서 조금씩 주목받는 존재로 자리잡게 된다. “디자인에 대해 알면 알수록 신선했다”는 아르마니는 “지나가는 사람만 봐도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디자인을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는 1964년 남성복 디자이너 니노 세루치의 문하로 들어가 잠시 수업을 받으며 신사복과 숙녀복 디자인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했다. 아르마니가 얼마 후 백화점에서 나와 스스로 디자인을 공부하며 느낀 점은 주위에 보이는 모든 옷들이 너무 경직돼 있다는 것이었다. “인체는 곡선인데 옷들은 딱딱한 직선이었고, 그나마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을 갖고 있었다”고 그는 생각했다. 아르마니는 편하고 우아한 곡선을 가진 옷에 대한 구상을 시작했다. 이때 그가 구상한 디자인은 최근의 아르마니 제품과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너무 오래 같은 스타일의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이에 대해 아르마니는 “변화가 필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너무 파격적인 디자인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입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다면 한 시절이 아닌 오랜 기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업자인 세르조 가레오티는 60년대 중반 백화점 디자인팀에서 일하다 만나게 된다. 건축학도 출신의 가레오티와 아르마니는 금방 의기투합해서 새로운 패션에 대해 토론을 벌이게 됐고, 이들은 결국 70년 프리랜서로 독립하게 된다. 이들이 돈에 쪼들려가며 준비한 첫번째 소규모의 패션쇼에는 친구들과 동네 사람들, 그리고 극소수의 업체 인사들만이 참석했다. 하지만 “뭔가 다르다”는 반응이 있었고 주위에서 그에게 옷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됐다. 가레오티는 “당신의 옷은 누구와도 다르다”며 그를 격려했고, 결국 75년 ‘조르지오 아르마니 SpA’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디자인에 자신이 생긴 아르마니는 75년 밀라노 최고의 패션쇼인 밀라노 컬렉션에 자신의 양복을 출품했고 이는 ‘아르마니 풍’이라는 고유명사가 생기는 계기가 됐다. 어깨에 봉을 넣어 억지로 역삼각형을 만들어 내던 기존 양복 형식에서 탈피해 어깨선과 허리선을 부드럽게 살린 아르마니 신사복이 나오자 여기저기서 그를 모방한 옷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인체의 곡선을 보여주는 디자인은 여성복에 더 큰 영향을 주었다. 그가 디자인한 카디건 스타일의 여성용 재킷은 80년대 이후 사무실에서 일하는 숙녀들의 교복처럼 사용됐기 때문이다. 아르마니의 신사복과 숙녀복이 이탈리아에서 너무나 선풍적 인기를 끌게 되면서 1978년에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양의 주문이 밀려 왔다. 아르마니는 이탈리아 섬유기업협회와 기술자·숙련공 고용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대량 생산에 들어가면서 오늘날 전세계에 자신의 매장을 갖게 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전세계에 걸쳐 위세를 떨치고 있는 아르마니의 마케팅 기법은 희소성과 브랜딩, 그리고 스타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아르마니 그룹은 최대한 1백을 팔 수 있다 해도 70정도만 판매하는 희소성 원칙을 지키며 브랜드를 관리하고 있다. 아르마니는 매출이 떨어져도 고품격 이미지만 유지된다면 매출을 다시 회복할 수 있지만 만일 이미지가 떨어지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다고 믿고 있다. 아르마니가 “전세계 인구의 3%만 내 옷을 이해해주면 된다”는 말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번째는 브랜드 파워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라는 명품 브랜드로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킨 다음 아르마니 콜레지오니·엠포리오 아르마니·아르마니 진 같은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들의 가격은 조르지오 아르마니만큼 비싸지 않지만 명품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타 마케팅을 들 수 있다. 1980년 ‘아메리칸 지골로’라는 영화의 주연으로 나온 리처드 기어의 의상을 직접 담당한 사람이 바로 아르마니였다. 1979년 아르마니 미국 법인을 설립한 다음 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에 직접 나선 것이다. 영화의 주요 장면마다 아르마니 양복을 입고 나온 기어의 영향으로 아르마니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고 그 이후 미국에서 옷이 없어 못 팔 정도의 큰 성공을 거뒀다. 지금도 아카데미상 시상식 같은 행사에서 할리우드 스타들은 아르마니의 옷을 가장 즐겨 입고 있다. 디자이너와 경영인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아르마니는 7월 11일 열린 그의 70번째 생일파티에서 “내년, 나의 69번째 생일파티에 여러분을 초대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평범한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면 사람들은 그저 나이를 거꾸로 먹기 원하는 노인의 재미있는 농담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 노인이 한해 매출만 1조7천1백70억원을 올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볼 만한 말이다. 아르마니의 은퇴는 그의 후계자를 꿈꾸는 이들, 경쟁사, 그리고 그가 직접 디자인한 양복을 구입하기 원하는 이들과 심지어 지구 반대편에서 그의 제품을 모방한 가짜 명품을 만드는 사람들에게까지 커다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은퇴에 대해 묻는 이들에게 “내게 일하고자 하는 정열이 남아 있는 한 나는 젊다. 인생 마지막까지 나는 멈추지 않고 일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꿈이 있는 노인 앞에서 나이는 의미없는 ‘덧셈’일 뿐이다.

2004.07.28 15:10

6분 소요
한국후지제록스 원격제어서비스 실시 등

산업 일반

한국후지제록스 원격제어서비스 실시 예스24 네티즌 대상 한국대표작가 투표 DHL코리아 화물도 ‘정시 배달 서비스’ 카젤 차량 연락처 보호 서비스 제공 그랜드하얏트서울 ‘불새 패키지’ 출시 대성쎌틱 연료 절약형 가스보일러 출시 가족 뮤지컬 ‘넌 특별하단다’ 공연 SK텔레콤 적십자사에 이동목욕차량 기증 한국후지제록스 원격제어서비스 실시 한국후지제록스는 7월부터 원격제어 솔루션 서비스를 실시한다. 자사 제품을 구입한 고객이 고객상담센터에 불편한 내용을 신고하면 상담원이 1차 상담을 통해 원격제어서비스 건인지 방문서비스 건인지를 판별한다. 원격제어가 가능할 경우 고객이 인터넷(i-doctor.co.kr)에 접속하면 상담원이 원격으로 고객 PC를 점검하고 실시간으로 문제점을 해결한다. 회사 측은 “빠른 고객 서비스와 생산성 향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예스24 네티즌 대상 한국대표작가 투표 인터넷서점 예스24는 오는 21일까지 ‘네티즌 추천 한국대표작가-노벨문학상 후보를 추천해 주세요’ 행사를 연다.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한국 대표작가, 한국 차세대 작가 등 3개 분야 최고의 작가를 온라인 투표로 뽑는 행사다. 공동 주최하는 예스24와 엠파스 두 사이트에서 투표하면 된다. 1인당 최대 3명까지 투표할 수 있다. 참여한 사람은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참관권·PDA 등 경품을 받을 수 있다. DHL코리아 화물도 ‘정시 배달 서비스’ 국제특송물류업체인 DHL코리아는 상업서류에만 국한됐던 ‘정시 배달 특급서비스’를 특송 화물까지 확대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발송 다음날 오전 9시와 정오까지 배달하는 이 서비스는 소화물 개별 중량 25㎏, 총 중량 250㎏까지 보낼 수 있다. 중동·유럽·아프리카는 물론, 아시아 태평양지역 중에는 한국·태국·타이완·필리핀·싱가포르·일본·중국·호주 등 8개 국가 13개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다. 카젤 차량 연락처 보호 서비스 제공 ㈜카젤은 온세통신을 통해 차량에 개인 연락처 대신 임의의 연락번호를 남길 수 있는 ‘운전자 연결서비스’를 제공한다. 1688-○○○○ 류의 연결번호를 개인 연락처 대신 이용할 수 있다. 이 번호로 전화를 걸어 자동차 번호 끝 네자리를 입력하면 차량 주인의 전화로 연결된다. 현재 신동아화재와 동부화재에서 우수고객에서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1년에 3,300원, 2년에 5,500원. 문의:1688-1522 그랜드하얏트서울 ‘불새 패키지’ 출시 인기 드라마 ‘불새’의 주요 촬영지였던 그랜드하얏트서울은 드라마에 등장했던 호텔 내 주요 장소와 주인공이 착용했던 상품들을 포함한 ‘불새’ 패키지를 출시한다. 오는 8월31일까지 리버뷰 디럭스 객실 1박(어른 2인 기준)에 34만∼39만원이다. 양·중·일식당에서 특별 디너를 제공하며 실내외 수영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드라마 주인공의 의상, 만년필 등을 추첨을 통해 받을 수 있다. 문의:02-799-8888 대성쎌틱 연료 절약형 가스보일러 출시 대성쎌틱은 연료절약형 가스보일러 ‘이베스트’(e-best)를 출시했다. ‘에너지 효율 베스트’라는 뜻의 이베스트(e-best)는 버려지는 배기가스 열을 흡수해 재사용하는 고효율 가스보일러다. 일반 보일러와 비교해 약 25∼35%의 가스비 절감 효과가 있다. 온수 온도를 1도 단위로 조절하는 ‘출탕 온도 제어’ 장치를 부착해 소비자가 원하는 온도로 온수를 사용할 수 있다. 가족 뮤지컬 ‘넌 특별하단다’ 공연 극단 백수광부는 가족뮤지컬 ‘넌 특별하단다’를 공연한다. 못생긴 나무 아이 펀이 항상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지만 목수 엘리로부터 “넌 특별하단다”라는 말을 듣게 되면서 용기와 희망을 되찾는다는 내용이다. 원작은 미국의 크리스천 작가 맥스 루카도의 그림책 「넌 특별하단다」다. 봄부터 지방에서 시험 공연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서울 연우소극장에서 8월1일까지 공연한다. 문의:02-745-0308 SK텔레콤 적십자사에 이동목욕차량 기증 SK텔레콤은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에 이동목욕차량을 기증했다. 3,500만원 상당의 이동목욕차량(1대)은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과 중증장애인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는 지난 5월부터 이동목욕차량 제작을 위해 모금활동을 전개해 왔다.

2004.07.12 00:00

3분 소요
화제인물 : 드라마 ‘불새’ 대박 초록뱀미디어 김기범 사장…“반복되는 콘텐츠는 망하는 지름길”

산업 일반

김기범 대표는 “앞으로는 콘텐츠를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며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가진 독립 제작사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한다. 초록뱀미디어가 제작한 드라마들. 왼쪽부터 ‘때려’ ‘올인’ ‘2004 인간시장’ ‘불새’. 최근 MBC 월화드라마 ‘불새’가 인기리에 종영됐다. ‘불새리안’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세간의 관심은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에 쏠렸다. 이 회사가 지난 2년간 제작한 드라마의 면면을 살펴보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지난해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올인’과 ‘때려’ ‘2004 인간시장’ 등이 모두 초록뱀미디어의 작품들이다. 1년에 한 편의 드라마를 성공시키기도 어려운 마당에 2년차 신생 제작사가 매년 대박 드라마를 한 편씩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초록뱀미디어의 김기범 대표로부터 그 히트의 비결을 들어봤다. |히트비결1|늘 새로움을 추구하라 김대표는 “반복되는 콘텐츠는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힘줘 말한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홍콩 영화를 들었다. “홍콩 영화가 한때 아시아 시장을 주름잡다 지리멸렬해진 이유는 비슷한 내용의 영화들이 과도하게 양산됐기 때문입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늘 새로움을 추구해야 합니다.” 지난해 올인이 대박을 터뜨린 이후 그는 올인과 비슷한 컨셉트의 드라마를 더 이상 제작하지 않았다. 올인 이후 김대표는 ‘때려’ 등 소품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불새를 준비했다. “윤석호 PD가 감독한 드라마 ‘가을동화’가 인기를 끌자 비슷한 컨셉트인 ‘겨울연가’도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다시 ‘여름향기’가 나오자 이번에는 시청자들이 등을 돌렸습니다. 두번째까지는 시청자들이 받아들였지만 세번째는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죠.” 반복되는 콘텐츠를 만들지 않기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게 김대표의 생각이다. 4편의 드라마를 만들었지만 모두 총력을 기울였던 것은 아니었다. 소품은 소품대로 가볍게 만들고, 승부를 봐야 할 드라마에는 모든 힘을 집중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드라마가 바로 ‘올인’과 ‘불새’다. 두 드라마 모두 정통 멜로지만 배경은 다르다. 올인은 카지노가, 불새는 기업이 배경이다. “올인 이후 정통 멜로가 뜰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정통 멜로는 멜로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배경이 중요합니다. 멜로로만 흐르면 긴장감을 유지하기 어렵죠.” |히트비결2|콘텐츠는 속도감이 생명이다 김대표는 시청률이 아무리 올라도 방영기간을 연장하지 않는다. 방영기간이 당초보다 길어지면 스토리가 지루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주간 단위 드라마는 속도가 생명이라는 게 김대표의 주장이다. “불새를 예로 들면 1회에서는 두 주인공이 연애를 하고 2회에서는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3회에서는 임신하고 두 주인공의 갈등으로 여주인공이 임신 중절 수술을 하게 됩니다. 단 3회에 걸쳐 연애와 결혼 그리고 이별을 담았죠.” 다른 드라마에서 보기 어려운 속도감이다. 올인도 마찬가지였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을 뒤로 하고 밀입국자가 되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화면에 담았다. “드라마의 성패는 스토리가 70%를 결정하는데, 이 스토리에 속도감을 입혀야 합니다. ” |히트비결3|히트는 기획 단계에서 결정된다 김대표는 실제 제작 단계보다는 기획 단계에서 많은 힘을 기울인다. 기획이 좋으면 성공 확률이 높다고 믿기 때문이다. 기획 단계에서 김대표는 작가와 감독 성향을 분석하고, 콘텐츠의 최종 전달자인 연기자의 성향 파악 그리고 조명과 카메라 등을 실제 제작 단계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면밀히 검토한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주인공을 어떻게 캐스팅하느냐에 따라 드라마가 결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과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드라마 스토리에 적합한 배우를 찾아내고, 어떤 감독에게 맡길지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그는 작가 관리에 평소 많은 힘을 기울인다. “앞서 말했듯이 스토리가 드라마 성공의 7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가 풀(Pool)을 제대로 확보하고 있지 않으면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히트비결4|완성도 높이고 파생상품 개발하라 김대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절대 촬영일수를 줄이지 않는다. 설사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적더라도 작품의 완성도는 포기하지 않는다. 지난해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올인이 대박을 터뜨렸지만 정작 수중에 들어온 돈은 거의 없었다. “올인의 배경은 서울·부산·LA·라스베이거스 등 모두 7곳입니다. 제작비 생각했으면 이런 식의 올로케이션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주도 촬영은 아예 제주도 전체를 오픈 세트로 삼았다. “올인은 카지노를 소재로 한 멜로드라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카지노 비즈니스를 할 만한 곳은 제주도밖에 없습니다. 완성도를 높이려면 이런 사회적인 인식을 제작자가 확실하게 갖고 있어야 합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촬영할 때의 일이다. 빠듯한 제작비로 고생하고 있는데,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호텔에서 촬영비를 요구하고 나섰다. 장소를 협찬 형식으로 무료로 빌리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호텔들은 돈을 요구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직접 회장을 만났다. “당신네 호텔에 한국 고객들이 많이 오니 충분한 홍보 효과가 있을 것이다. 무료로 해 달라.”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No’였다. 회장과 대화를 마치고 나오는 중에 호텔 로비에서 한국 여성을 만났다. 그는 한국어를 모르는 재미교포 3세로 그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주연 배우가 이병헌과 송혜교라는 얘기를 하자, 그는 회장에게 “한국의 톱 스타들이니 홍보 효과가 만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김사장은 올인 콘텐츠를 바탕으로 파생상품을 개발 중이다. 올인의 주요 배경이었던 제주도에 ‘올인 하우스’를 세울 예정이다. 오는 8월 말 착공에 들어가는 올인 하우스에는 카페와 포토존 그리고 드라마 이미지를 구현한 캐릭터샵 등이 들어간다. “작품의 질을 높이다 보면 드라마 자체에서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올인 하우스와 같은 파생상품을 개발하면 장기적으론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김대표는 드라마의 성공을 바탕으로 시트콤과 영화 그리고 뮤지컬 분야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그가 다음 단계의 비즈니스로 영화 등을 설정한 것은 ‘리스크가 적은 곳에서 시작해 많은 곳으로 가야 승률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보다 영화나 뮤지컬은 투입 자본에 비해 위험이 큽니다. 잘되면 대박이지만 잘못되면 투자 원금도 건질 수 없는 비즈니스죠.” 김대표는 그래서 뮤지컬도 한국 작품보다는 먼저 외국에서 성공한 뮤지컬을 한국화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2004.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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