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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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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사이트] 中 세금 감면·수수료 인하...재정적 어려움 겪는 기업에 힘 실어

차이나 포커스

(베이징=신화통신) 중국이 기업에 대해 세금 감면, 수수료 인하와 지원 정책을 강화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도움을 제공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중국 국가세무총국에 따르면 중국의 세금 환급액과 세금 감면, 수수료 인하 및 유예액은 지난달 20일까지 3조4천억 위안(약 675조2천740억원)을 넘어섰다.납세자에게 환급된 부가가치세 공제액은 약 2조2천100억 위안(439조1천712억원), 세금·수수료 감면액은 5천916억 위안(117조5천627억원), 세금·수수료 납부 유예는 6천326억 위안(125조7천608억원)으로 집계됐다.세금 감면, 수수료 인하는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구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장시(江西)성 지안(吉安)시의 한 폐기물 관리 회사 관계자는 올 5월 이전만 해도 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5월부터 1천48만 위안(20억원)의 세금 환급액과 16만500위안(3천190만원)의 감면액을 은행계좌로 돌려받은 후 회사의 월 이익이 286만 위안(5억원)에 달하면서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밝혔다.그는 덕분에 회사의 월간 운영 비용이 5.3% 줄었다면서 "올해 연간 비즈니스 매출이 25%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축산업 회사인 중훙싼룽(中紅三融)그룹은 지난 7월 약 50만 위안(9천940만원)의 세금을 환급받았다.그룹 관계자는 "환급금으로 비지·현미 등 육계 사료용 원료를 구입했다"며 "3개월 만에 닭을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었으며, 농민들은 수확량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중국 국가통계국은 세금 감면, 수수료 인하 정책이 시행된 이후 세금 환급을 받은 기업의 90%가 현금 흐름이 개선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최근 중국 국무원 상무회의는 ▷영세기업 ▷중소기업 ▷자영업자 ▷제조기업 등 시장 주체의 재정 부담을 더욱 완화하기 위해 특정 정부가 부과한 요금 및 보증금 지불을 일시적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베이징국가회계학원 관계자는 올해 시행되는 세금 감면, 수수료 인하 정책이 주로 과학기술·제조·영세 및 중소기업과 같은 주요 기업에 대한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국가통계국에 따르면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과 조치가 계속 시행되고 폭염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다시 확장 국면으로 돌아섰다. 9월 제조업 PMI는 50.1로 8월(49.4)보다 상승해 기준점인 50을 상회했다.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에 대한 신뢰는 강화됐다. 이달 생산경영활동 예상지수는 53.4로 전달보다 1.1포인트 높았다.푸링후이(付凌暉)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세금 감면, 수수료 지원 정책이 계속 시행됨에 따라 경제 회복의 기반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2.10.0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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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값 급등에 치솟는 식품주, 마니커·한일사료 상한가 [증시이슈]

증권 일반

식품주가 장 초반 강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식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가에 영향을 준 모양새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이 주도하는 물가상승) 우려도 나온다. 18일 오전 10시 6분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마니커는 전 거래일보다 29.84%(470원) 오른 2045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급등해 상한가에 직행했다. 같은 닭고기 기업인 하림 역시 전 거래일보다 14.52%(490원) 오른 3875원에 거래 중이다. 곡물값이 오르면서 한일사료도 전 거래일보다 29.91%(1400원) 오른 60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유가증권시장에서 CJ제일제당(2.20%), 오리온(0.92%), 농심(1.30%) 등 나란히 상승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제 식량 가격이 연일 폭등하고 있다.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3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식량가격지수는 지난달보다(141.4포인트) 12.6% 상승한 159.3포인트로 나타났다. 이는 1996년 이후 최대치로,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내 곡물값도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2분기 수입 식용 곡물 가격이 지난 분기보다 10.4%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 사료용 곡물은 13.6%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식량 가격이 오르면서 실제 식품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나섰다. 지난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닭가슴살 파우치 생산업체인 하림, CJ제일제당 등은 이달부터 제품 가격을 10% 이상 인상했다. 김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농산물 수급 악화를 초래했고 식품 물가 의존도가 높을수록 애그플레이션 영향이 크다”면서 “특히 한국은 쌀을 제외하고는 곡물자립도가 낮아 식품 물가 민감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2022.04.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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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출생한 기업 회장단이 온다…30대 젊은 회장님도 출현

CEO

4050세대 젊은 오너가 임원진이 기업을 경영하는 시대가 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3일 발표한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家 임원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인원은 220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공식 명칭으로 ‘회장(會長)’ 타이틀을 쓰고 있는 오너 경영자는 1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는 국내 주요 200대 그룹을 대상으로 올해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현황을 기초해 진행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하는 올해 자산 규모 기준 ‘50대 그룹’ 기준으로 보면 올해 한국나이로 52세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가장 먼저 꼽혔다. 이어서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50세, 김남호 DB Inc 회장이 47세,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46세, 구광모 LG 회장이 44세로 젊은 회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견기업 중에서는 1971년생으로 올해 51세 동갑내기인 윤호중 에이치와이(hy, 옛 한국야쿠르트) 회장, 허준 삼아제약 회장, 이인옥 조선내화 회장이 있다. 이외에도 아스콘·레미콘 제조기업 에스지의 박창호 회장(50)과 콘크리트 구조물 전문업체 삼목에스폼의 김준년(48) 회장, 휠 생산업체 핸즈코퍼레이션의 승현창(45) 회장, 사료 바이오 기업 이지홀딩스의 지현욱(44) 회장, 고속버스 운영기업 동양고속의 최성원(40) 회장 등이 있다. 바이오 정밀화학 기업 휴켐스의 박주환(39) 회장은 조사 대상 회장단 중 유일한 30대였다. 회장은 아니지만 경영 일선에서 진두지휘하는 여성 오너가 사장으로는 호텔신라 이부진(52) 사장을 비롯해 임일지 대주전자재료 사장(52),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50),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48), 이지선 신성이엔지 사장(47), 성래은 영원무역 사장(44), 최현수 깨끗한나라 사장(43) 등이 젊은 축에 든다. ━ 2030 오너가 임원진도 즐비 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는 오너가 임원진은 69명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회장단보다 나이가 더 어린 2030세대였다. 이 중에선 199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도 6명이나 있었다. 대유에이텍의 박은진 상무는 32세, 라도 우기원 대표이사는 30세,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부사장은 30세, 한승우 BYC 상무는 30세, 김민성 호반산업 상무는 28세, 전병우 삼양식품 이사는 28세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근 국내 재계에 경영 승계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70~90년대에 출생한 젊은 오너가 임원이 경영 전면에 배치되고 있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우리나라도 이제 3~4세 경영 시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장자(長子) 우선주의, 혈통주의 등에 편중된 전통적인 승계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선진화된 지배구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절실할 때”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9.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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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이슈] 돼지열병 재확산 조짐에 관련株 일제 상승

바이오

지난 5일 강원도 영월의 한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확진 사례가 나온 건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업종은 동물의약품 생산업체다. 돼지 호흡기질환 치료제를 생산하는 이글벳은 6일 오전 11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8.91% 오른 8560원에 거래되고 있다. 6.67% 오른 체시스는 소독제와 항생제 등을 생산하는 넬바이오텍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다음 높은 상승률(6.64%)을 보이는 제일바이오는 효소제 등 발효에 바탕을 둔 동물의약품을 만든다. 사료 생산업체의 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사료가 아닌 사람이 먹고 남긴 잔반을 돼지에게 먹이는 것이 ASF 확산의 주된 이유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당국은 지난 2019년부터 잔반 급여를 금지하고 있다. 사료 생산업체인 팜스토리는 3.18% 오른 2430원에, 한일사료는 6.61% 오른 242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닭고기 생산업체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방역당국이 대규모 돼지 살처분을 단행할 경우 돼지고기 공급이 달릴 수 있어서다. 하림은 전 거래일보다 2.16% 오른 3315원에, 마니커는 전 거래일보다 1.60% 오른 716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원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영월의 한 양돈농장의 돼지 2마리가 모두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이 농장에서 사육하는 돼지 401마리를 살처분하고 농장 출입을 통제했다. 감염 시 폐사율이 100%에 달하는 ASF는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감염지역 반경 10㎞ 내 농가에 이동제한조치를 내리고, 소독제를 사용해 사전 방역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철저한 역학조사를 통해 전파원인을 신속히 밝혀내 추가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신속 대응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2021.05.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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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와인’에는 오렌지가 없다?

전문가 칼럼

포도 과육을 껍질과 함께 발효시켜 특유의 황금빛 … 깊은 풍미와 톡 쏘는 맛으로 와인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 요즘 와인업계에서 ‘오렌지 와인’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와인 전문가나 애호가의 마음 속에서 로제(엷은 붉은색을 띠는 와인)가 머물던 자리를 이제 오렌지 와인이 차지했다.오렌지 와인이라고 해서 오렌지로 만들었다는 뜻은 아니다. 독특한 양조 과정에서 생겨나는 고유한 황금색 빛깔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화이트 와인 포도 품종을 사용하되 레드 와인의 양조법을 따르는 매우 독특한 와인이다. 오렌지 와인은 포도 과육과 껍질이 접촉한다는 뜻으로 ‘스킨 컨택트(skin-contact)’ 또는 ‘스킨 매서레이티드(skin-macerated)’ 와인으로도 불린다.화이트 와인은 껍질을 제거하고 과육으로만 만들지만 오렌지 와인은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과육과 껍질을 접촉시키는 ‘침용’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와인의 풍미가 더해지고 색소와 타닌산이 우러나면서 독특한 황금색을 띄게 된다. 이런 ‘스킨 컨택트’ 와인은 새로 등장한 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방식 중 하나다. 사료에 따르면 약 8000년 전부터 만들어졌다.오렌지 와인은 특히 유럽에서 인기가 높다. 슈퍼마켓 체인 알디는 1병에 8달러(약 9000원) 아래 가격으로 판매한다. 미국에서도 서서히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와인 바이블(The Wine Bible)’의 저자인 캐런 맥닐은 “약 10년 전 오렌지 와인이 미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 주로 뉴욕 같은 대도시의 아방가르드 소믈리에들이 깊은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아직도 미국에선 그처럼 소수층만이 오렌지 와인을 즐긴다.”하지만 선견지명 있는 고급 음식점의 오렌지 와인 열풍은 사뭇 뜨겁다. 뉴욕타임스는 ‘집착’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레스토랑 겸 와인바 ‘포호스멘’이 대표적이다(록밴드 LCD 사운드시스템의 리더 제임스 머피가 공동 소유주다). 그곳은 최대 40가지의 오렌지 와인을 제공한다. 포 호스멘의 와인 디렉터 저스틴 치어노는 “오렌지 와인이 손님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말했다. 아직 공식 매출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와인시장 규모가 618억 달러를 웃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오렌지 와인이 그중 아주 작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해도 결코 무시 못할 규모다. ━ 어떤 맛이 날까 상당히 독특하다. 포도 껍질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풍미를 더해준다. ‘스킨 컨택트’ 와인은 맥주와 약간 비슷하게 톡 쏘는 맛이 강하다. 멜론이나 허브 또는 견과류의 맛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과육을 껍질과 함께 얼마나 오래 발효시켰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과육이 껍질과 오래 접촉할수록 맛이 더 풍부하고 깊어진다. 그런 강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과육을 껍질과 접촉시키는 기간을 몇 주 내로 줄여 화이트 와인에 가까운 맛을 즐기는 애호가도 있다. 치어노는 “스킨 컨택트 와인의 맛은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사용하는 포도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 오렌지 와인은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진다.” ━ 6000여 년 전에 시작된 양조법 오렌지 와인은 조지아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수천 년 동안 와인을 빚어온 동유럽의 산악지대다(와인의 화학적 잔여물이 묻어 있고 포도 무늬로 장식된 도기 조각이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부근에서 발견됐는데 약 8000년 전의 유물로 추정됐다).조지아인은 예로부터 ‘크베브리’라는 커다란 달걀 형태의 적갈색 점토항아리에서 스킨 컨택트 와인을 만들었다. 항아리 목까지 땅속에 묻고 여기에 으깬 포도를 껍질과 함께 넣어 며칠부터 최대 6개월 동안 발효시킨다. 60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와인 양조법을 통해 조지아인은 ‘앰버(amber, 호박색 또는 황색이라는 뜻) 와인’을 만들었다. 이 와인을 2000년대 초 영국의 한 수입업자가 ‘오렌지 와인’이라고 부르면서 별로 낭만적이지 않은 그 이름이 굳어졌다.아직도 조지아의 여러 와이너리는 크베브리를 사용해 오렌지 와인을 양조한다. 카카 초티아슈빌리는 조지아 동부 카케티 지역에서 오랜 전통을 지닌 장인 와이너리 가문 출신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포도를 수확하고 크베브리를 세척하면서 아버지와 할아버지로부터 와인 양조 기술을 배웠다. 그러다가 아버지로부터 초티아슈빌리(Tchotiashvili) 포도원을 물려받았다. 조지아의 ‘앰버 와인’ 전통에 자부심이 강한 그는 약 50종에 이르는 조지아 포도를 재배한다.그는 와인을 만들기 위해 포도를 으깬 뒤 줄기만 제거하고 과육을 껍질과 함께 크베브리에 넣고 6~7개월 동안 발효시킨다. 크베브리의 형태 때문에 자연적인 여과 작용이 일어난다. 그 다음 참나무통이나 스테인리스강 탱크로 옮겨 숙성시킨다. 와인을 크베브리에서 직접 병에 담아 출시하기도 한다.초티아슈빌리는 포도 재배나 와인 양조 과정에서 첨가제나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양조 과정과 포도에 관한 깊은 지식으로 와인의 품질과 맛을 유지한다. 따라서 숙련되지 않은 사람은 와인의 품질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조지아 국립와인청에 따르면 요즘 조지아 와인은 호황을 구가한다. 2017년에만 수출이 54%나 증가했다(대부분이 러시아와 동유럽으로 팔려나갔다). 하지만 오렌지 와인이 조지아에서만 생산되는 건 아니다. 이탈리아와 슬로베니아에서도 과육을 껍질과 함께 발효시키는 것이 하나의 전통적인 와인 양조 방식이다. 그곳에서도 요즘 훌륭한 오렌지 와인이 많이 생산된다.슬로베니아의 와인 전문 저술가이자 언론인인 사소드라비네치는 유럽의 오렌지 와인 부흥을 지켜보며 매우 기뻤다고 돌이켰다. 그는 항구도시 코페르에서 성장하면서 현지 농민이 스킨 컨택트 와인을 만드는 걸 가까이서 봐 왔다. 드라비네치는 “안타깝게도 당시엔 저장 기술이 부족해서 와인이 산화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그중 잘 보관된 오렌지 와인의 맛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오렌지 와인은 과거 슬로베니아에서 인기를 누렸지만 1970년대부터 화이트 와인에 서서히 밀려났다. 그러다가 약 10년 전 슬로베니아의 와이너리들이 전통적인 스킨 컨택트 양조 방식을 부활시켰다. 저장 기술도 발전해 예전에 비해 품질도 훨씬 나아졌다. 드라비네치와 한 동료는 이 새로운 맛에 영감을 받아 오렌지 와인 시음회를 개최했다. 이 시음회는 2012년 슬로베니아 최초의 오렌지 와인 축제로 발전했다. 그해 가을 오스트리아 빈에서도 비슷한 축제가 열렸다. 두 행사 모두 성황을 이뤘다.드라비네치는 “좀 더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으로 만든 상품이 그렇듯이 오렌지 와인의 관심도 급속도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우리가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했을 때만해도 상당히 많은 와인 애호가가 회의적이거나 단지 호기심만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 다수가 곧바로 오렌지 와인의 팬이 됐다.”특히 전통 방식의 재발견에 관심이 많은 밀레니엄 세대 사이에서 오렌지 와인이 인기다. 드라비네치는 “와인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는 젊은이 다수가 오렌지 와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자연과 공존한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하는 양조 방식 때문인 듯하다. 오렌지 와인은 대부분 소규모 와이너리에서 생산한다. 요즘 글로벌 브랜드에서 필수적인 특징인 차별성이 강하다는 뜻이다.”스페인부터 남아공까지 세계 도처의 포도원이 오렌지 와인 생산에 뛰어들면서 미국에서도 이 추세가 뿌리 내리고 있다. 각 포도원은 독특한 특징을 첨가한 와인을 선보인다. 미국 동부 햄튼스의 소규모 와이너리인 채닝 도터스(Channing Daughters)는 최대 20일까지만 포도 과육을 껍질과 함께 발효시키는 ‘약한’ 오렌지 와인을 다양한 종류로 생산한다. 버지니아주의 킹패밀리(King Family) 포도원은 참나무통을 사용해 호평 받는 오렌지 와인 비오니어(Viognier)를 만든다. 미국 서부 나파 밸리에선 내추럴 와인 양조장 포어론 호프(Forlorn Hope)가 소비뇽 블랑 품종으로 오렌지 와인을 생산한다. ━ 내추럴 오렌지 와인 오렌지 와인은 유구한 역사와 톡 쏘는 맛 덕분에 흔히 내추럴 와인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오렌지 와인이라고 반드시 내추럴 와인은 아니다. 내추럴 와인 운동은 1990년대 프랑스에서 마르셀 라피에가 살충제를 쓰지 않고 재배한 포도를 사용하고, 방부제로 흔히 첨가되는 이산화황을 넣지 않고 자연 효모로 발효시킨 와인을 생산하면서 시작됐다.아직도 내추럴 와인의 정의는 모호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포도 재배나 발효 과정에서 화학적·기술적 개입을 최소화한 와인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모든 상품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전통적인 생산 방식이 인기를 얻으면서 특히 신세대가 내추럴 와인을 선호한다. 요즘의 여러 오렌지 와인 생산업체는 전통 방식대로 야생 효모를 사용하고 화학물질을 첨가하지 않으며, 때로는 여과하지 않은 와인을 병에 담는다. 그래서 아직도 오렌지 와인이 내추럴 와인 세계의 총아로 인식된다.드라비네치는 “오렌지 와인은 소규모 장인 방식으로 양조되며 차별성이 강하고 양조업자와 소비자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산업화로 대량생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기업이 이 틈새 시장을 비집고 들어오려고 하겠지만 오렌지 와인의 생산자나 소비자는 그런 개인적인 차별성 요소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 글로벌 브랜드가 현지 시장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방어를 강화할 것이다.”일부 와인 순수주의자는 바로 그 이유에서 오렌지 와인을 외면한다. 내추럴 오렌지 와인은 발효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맛을 조절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 숙련되지 않은 손으로 양조하면 산화로 인해 과일향이 사라지고 식초 맛이 나기 쉽다. 하지만 그런 와인을 한번 맛봤다고 해서 손사래를 칠 필요는 없다. 아주 멋진 내추럴 오렌지 와인이 많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 어떤 음식과 잘 어울릴까 이처럼 다양하고 독특한 풍미를 지닌 오렌지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을 고르기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조지아의 초티아슈빌리 포도원에서 수출 책임자로 일하는 주라브 그비니아슈빌리는 그곳에서 생산되는 므츠바네(Mtsvane, 허브향이 강한 꿀색 와인)에 맞는 음식으로 생선 요리를 추천한다. “그 외에도 견과류를 얹은 가지 샐러드와도 잘 어울린다. 반면 드라이하고 꽃향기가 나는 키크비(Khikhvi)는 돼지고기, 쇠고기, 양고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뉴욕 포 호스멘의 치어노는 오렌지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으로 로스트 포크나 치즈 코스를 추천한다. “오렌지 와인은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내 생각에는 모든 메뉴의 반주로 적합하다. 품질 좋은 오렌지 와인은 일류 화이트 와인의 신맛도 나지만 고급 레드 와인의 진한 풍미도 느낄 수 있다.”미슐랭 가이드에서 추천하는 뉴욕의 이탈리아 식당 파운도 오렌지 와인을 제공한다. 그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가 그리스에서 수입한 내추럴 스킨 컨택트 와인 팔레오케리시오(Paleokerisio)다. 약간의 탄산이 들어 있고 톡 쏘는 사과맛으로 유명하다. 파운의 소유주 데이비드 스톡웰은 “한때 거의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데비나 포도를 사용하는 와인은 그것 밖엔 없다”고 말했다. “이런 와인은 지금까지 우리가 맛본 적이 없다. 거품이 약간 있어 맥주 애호가들이 좋아하며 홍차 맛과 산화가 적절히 어우러져 내추럴 와인 애호가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는 곁들일 음식으로 치킨리버 무스나 파운의 브런치 메뉴인 프라이드 치킨 샌드위치를 추천했다. “약간 맵고 양파 피클이 많이 들어가는 샌드위치다.” ━ 조지아에서 생산된 오렌지 와인부터 시작하라 대부분의 오렌지 와인은 소규모 와이너리에서 소량 생산된다. 따라서 식료품점에서 구입하는 일반 와인보다 약간 비싸다. 또 오렌지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은 리스트를 들고 고민하기 쉽다. 하지만 몇 가지 기본 사항만 알아두면 안전하게 고를 수 있다. 치어노는 “먼저 조지아에서 생산된 오렌지 와인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꿩의 눈물(Pheasant’s Tears)’이나 이아고(Iago)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이 대표적이다. 그 다음으로 이탈리아의 다리오 프린치크(Dario Princic), 보디피베치(Vodipivec), 지다리치(Zidarich), 라스토파(La Stoppa) 와이너리의 와인을 추천할 만하다.”드라비네치는 “초보자는 사전 지식 없이 바로 마셔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체험이 최고의 선생님이다. 오렌지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를 직접 찾아가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등 아드리아해 북부 지방에 가면 오렌지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가 많다.” 그런 와이너리를 방문하기가 어렵다면 소믈리에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도 된다.고대의 전통과 최신 유행을 혼합한 오렌지 와인은 이제 지하에서 나와 전 세계의 식탁 위로 이동할 채비를 갖춘 듯하다. 오렌지 와인이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마셔보라.- 이브 워틀링 뉴스위크 기자

2019.03.04 12:30

8분 소요
군침 도는 중국 돼지고기 시장

국제 이슈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항의 한 창고. 관리자인 보니 제라이가 대형 냉동고를 돌아보기 위해 창고를 지나간다. 오전 10시인데도 사방이 쥐죽은 듯 고요하다. 매일 동트기 전에 직원들이 도착해 창고 앞에 궤도차를 끌어다 놓고 지게차를 움직여 수백 상자의 돼지고기를 하역한다. 새벽녘에 이 상자들을 커다란 컨테이너로 옮겨 중국행 대형 화물선에 싣는다. 매일 돼지고기 상자가 늘고 있다.중국의 인구와 소득이 불어나면서 중국 소비자의 수입 돼지고기 수요도 증가한다. 요즘 미국 돈육 생산업자들은 중국 시장 점유율을 늘리려 애쓴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 내 돼지고기 수요가 제자리걸음을 하자 양돈업자들은 새로운 시장 개발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복병이 그들의 중국 시장 진출 노력을 가로막고 있다. 새로운 수입 규제와 중국 내 물류 인프라 미비가 맞물렸다.중국 내 식육 수요가 증가한다. 1960년대 중국인이 섭취하는 음식 중 달걀·닭고기·유제품·식육·생선 칼로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했다. 지금은 식육과 육가공품의 칼로리가 19%를 차지한다.그중에서도 돼지고기가 으뜸이다. 중국의 인구는 13억7000만 명으로 미국의 약 4배다. 하지만 중국인이 소비하는 돼지고기 양은 미국의 6배를 넘는다. 지난해 총 5700만t에 달했다. 그러나 국내 생산량으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 중국은 2008년 돼지고기 순수입국이 됐다.중국의 식육시장은 오랫동안 “생고기 시장(hot market)”이었다고 미국 양돈협회 크리스 호지스 회장이 말했다. 중국 소비자는 거리를 따라 늘어선 가판대에서 막 잡아 판매하는 돼지고기를 구입해 그날 저녁 식탁에 올린다는 의미다. 그러나 중국인의 삶이 갈수록 바빠지고 도시화하면서(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160개) 식육 공급에도 변화가 생겼다. 미국 소비자에게 친숙한 가공육과 냉동육으로 바뀌어갔다.지난 5년 사이 중국에서 이들 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 목축 농가들이 그 기회를 포착하기 시작했다고 호지스 회장은 말한다. 연초 이후 9월까지 미국의 대(對) 중국 돼지고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살코기(muscle meats, 돼지고기 등심·목살 같은 고급육) 수출은 22% 증가했다. 그는 “도시 지역의 돼지고기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며 “미국 돼지고기 생산자들에게는 경사”라고 말했다. ━ 미국 최대의 돈육 생산업체 중국 기업이 인수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량은 어마어마하다. 한 해 동안 전 세계 식탁에 오르는 돼지고기의 절반 정도를 중국인이 먹어 치운다. 중국은 소비하는 돼지고기의 약 97%를 국내에서 조달한다. 하지만 최근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나라들이 중국 시장의 한 귀퉁이에 비집고 들어설 작은 틈새가 열렸다. 미국 육류수출협회 조 슐레 대외협력 부장의 설명이다.“중국의 돼지고기 수요가 공급을 약간 초과한다”고 그는 말한다. 중국의 양돈 업계는 오랫동안 소규모 농가로 이뤄졌다. 최근 들어 대규모의 기업형 양돈장으로 대체됐다. 아직 이 같은 전환기에 있으며 새 양돈시설의 생산량이 중국인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중국인 소비자가 가판대에서 생고기를 사는 대신 슈퍼마켓에서 가공육과 냉동육을 구입하는 비율도 갈수록 증가한다. 이런 제품들은 장거리 운송도 쉽다. 미시건 주립대학 자원경제학자 데이비드 오르테가가 최근 베이징 주민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47%는 전통시장에서, 39%는 슈퍼마켓에서 돼지고기를 구입했다. 15년 전에는 슈퍼마켓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중국의 식품안전 문제도 소비자가 수입육을 찾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다. 오르테가 교수가 실시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선 중국인 외식 고객은 현지에서 잡은 생고기의 신선한 맛을 선호하면서도 미국산 식육이 더 안전하다고 여겼다.이미 중국의 수요로 미국의 돼지고기 생산이 증가했다. 오르테가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2008년 미국 생산자들의 대(對) 중국 돈육 제품 수출액이 4억2900만 달러, 2012년에는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 시장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18% 선이다.호지스 회장은 중국시장의 잠재력이 훨씬 더 크다고 여긴다. 미국 양돈협회는 중국 소비자의 기호와 안전우려에 대한 시장 분석에 착수했다. 미국 양돈농가들의 냉동육·가공육 판매 확대에 도움을 주려는 목적이다.미국 버지니아주에 소재한 스미스필드 팜스는 세계 최대 돈육 생산업체다. 2013년 중국의 WH 그룹이 인수했다. 중국인의 미국 기업 인수 중 사상 최대 규모였다. 오늘날 제라이 매니저의 창고를 거쳐가는 박스 중 상당수가 스미스필드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화물이다. 호지스 회장은 “스미스필드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미국 돈육 생산업계에 새로운 기회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이 미국 업계에 아무리 어필하더라도, 또는 중국 소비자가 아무리 미국 식육의 안전성을 믿더라도 걸림돌이 있다. 중국인 가정에 다량의 식육을 공급하려는 미국 양돈농가와 식품업체들의 원대한 계획을 가로막는 물류의 어려움이다.자신이 관리하는 PCC 로지스틱스 사무실에서 마주 앉은 제라이 매니저는 중국으로 돼지고기 보내기가 최근 몇 달 사이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전에는 손상되거나 찌그러진 박스도 제품이 멀쩡하면 받아줬다. 기업들은 또한 화물이 바뀔 경우 종종 ‘대체’ 증명서를 발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지난 3월부터 돈육제품에 대한 ‘대체’ 증명서를 금지했다. 요즘 그들은 각 화물이 원래 상태대로 도착해야 하고 각 화물의 관련 서류도 처음 검사 받았을 때와 똑같아야 한다고 요구한다.제라이 매니저는 스미스필드 푸드 등 10여 개 고객사를 도와 연간 3000~4000개의 계육·돈육 컨테이너 화물을 아시아로 발송한다. 중국 당국은 최근 그녀 고객의 화물 하나에 불합격 조치를 내렸다. 해당 업체가 제출한 미국 농무부 수출위생증명서에서 회사명 뒤에 ‘Co.’가 누락됐다는 이유였다. 화물이 퇴짜 맞아 태평양을 건너 되돌아온 것은 그녀가 17년간 물류 분야에 종사하면서 불과 세 번째 겪은 일이었다.제라이 매니저는 “요건이 아주 엄격해져 모두가 긴장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직원을 추가로 고용해 각 화물의 서류와 라벨 사이에 오류가 생길 수 있는 수백 가지 사항을 3중으로 확인한다.규칙이 왜 갑자기 그렇게 엄격해졌는지 그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산 돈육 수입의 물결을 억제하는 한 방법이 아닐까 의심한다. 형태는 다르지만 전에도 중국이 이 같은 전략을 사용한 적이 있다. 대다수 미국 양돈 농가에서 사용하는 베타 작용제 사료 첨가물에 대한 오랜 금지조치가 미국 돼지고기의 수출증가를 가로막는 주요 걸림돌로 남아 있다. 그런 금지조치를 비롯한 까다로운 조건들로 인해 미국 납품업체들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중국으로 돼지고기 납품 자격을 갖춘 미국 가공공장이 10여 곳도 안 된다고 슐레 대외협력 부장은 말한다. 최근 자격을 갖춘 7개 미국 공장이 더 가동을 시작했다.또한 한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들은 오래 전부터 수입품 검사 기준을 높게 유지해 왔다. 중국이 그들을 따라잡으려 노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제라이 매니저는 추측한다. 중국의 포괄적인 식품안전법이 지난 10월 새로 발효됐다. 주로 중국의 국내 공급 개선 문제를 다룬다.“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국민이 소비하는 제품에서 다른 나라와 똑같이 우수한 품질을 요구한다. 우리는 2류 국가가 아니다’는 요지”라고 제라이 매니저가 말했다. 그녀의 직원들이 아주 조심스럽게 포장한 돼지고기가 중국에 도착한 뒤에도 또 다른 걸림돌이 남아 있다. 식육은 냉동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의 냉동 트럭과 창고 인프라가 소비자 수요를 따라 가지 못한다.‘프리퍼드 냉동차 서비스(Preferred Freezer Services)’의 팀 매클레런 국제개발 담당 상무는 상하이에 있는 자신의 회사에서 그런 문제를 직접 목격한다. 6년 전 중국의 냉동공급 체인의 확장을 시작한 초창기 미국 기업 중 하나다.회사의 트럭 기사들은 아직도 종종 시내로 배달할 때 대형 트럭에서 소형 트럭 또는 3륜 스쿠터로 화물을 옮겨 싣는다. 그리고 트럭이 빈 채로 창고로 돌아가는 일도 부지기수다. 화물 받침대(pallets)도 구하기 어렵고 일꾼들이 거의 짐을 옮긴다. 그는 중국의 기존 인프라를 1960년대와 70년대의 미국에 비유한다. 매클레런 상무는 “온갖 건물과 인프라가 눈길을 끌지만 식품운반은 30년 뒤져 있다”고 설명했다. “모두가 기차와 고층빌딩 짓는 데만 집중했기 때문이다.”미국의 다른 생산업체들도 중국의 늘어나는 식육 수요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려 열을 올린다. 하지만 모두 중국 공급망에 남아 있는 구멍들에 대처해야 한다. 매클레런 상무가 지난 10월 만났던 메인주 주지사는 바다가재 홍보를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목축업자들은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후 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조치를 중국이 해제해주기 바란다.현재로선 중국의 수요(그리고 미국 돈육 생산자 입장에서 시장 잠재력)는 확대일로를 걸을 전망이라고 매클레런 상무는 말한다. “계속 증가할 것이다. 분명 엄청난 시장이다.”- AMY NORDRUM IBTIMES 기자 / 번역 차진우

2015.12.14 18:22

6분 소요
중국 부자 순위, 끝이 안보인다

국제 이슈

둔화하고 있는 GDP 성장세, 주식 거품의 붕괴, 그리고 막대한 정부부채, 이 모두 자산 증가를 위한 호재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억만장자 배출국가로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에서, 올해는 중국 부자들에게 다시 최고의 한 해로 기록됐다. 갱신된 포브스 중국 부자 순위에서 상위 100대 부자가 소유한 총 자산액은 1년 전 3760억 달러에서 4500억 달러로 치솟았다. 하지만 순위에는 큰 변동이 있었다. 가장 최근 집계된 중국 부자 순위 명단을 보면 15명이 신규진입했고 12명이 다시 복귀했는데, 이는 지난해 순위진입자 중 4분의 1이 올해 탈락했음을 의미한다.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그룹 회장은 2013년 기록했던 1위 타이틀을 회복했다. 수십 년 동안 기업상장없이 부동산사업을 키워온 왕젠린의 기업브랜드 완다(万达)는 대표적인 상업용 부동산사업과 중국 최대 영화관 체인의 하나로 손꼽히는 영화사업 두 건의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단행했다.인터넷기업 주식은 수익이 회복되는 동안 잠잠한 기세였다. 지난해 1위를 차지한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초기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었던 IPO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한계단 하락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2위였던 리옌훙은 수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올해 6위로 하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은 32억 달러의 자산 증가를 기록하며 3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순위를 좀 더 내려가면 테크 산업계의 떠오르는 별들이 등장한다. 17위를 차지한 자웨팅(贾跃亭)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러스왕(樂視網)과 비디오 콘텐트 사업을 통해 41억5000만 달러의 자산을 늘렸다. 애플에 터치스크린을 공급하는 강화유리 회사 란쓰과기(藍思科技)를 소유한 저우췬페이(周群飛)는 자산액 59억 달러로 혜성처럼 등장해 18위를 차지했다. 드론제조업체 DJI의 왕타오는 자산 추정액 36억 달러로 38위를 기록하며 새롭게 순위에 진입했다.한편 과거 중국 최고 부자에 올랐던 쭝칭허우(宗慶後) 와하하그룹 회장은 전통 음료사업의 둔화로 순위가 11위로 떨어졌다. 올해 중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대해 온갖 부정적인 뉴스가 난무했지만, 상하이 종합지수는 여전히 1년 전에 비해 50%가까이 상승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이 치스(其实)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이스트머니인포메이션(East Money Information)에서 듣고자 했던 말은 봄이 영원하리라 희망한다는 뉴스였다. 치스는 자산 31억 달러를 기록하며 50위로 순위에 처음 등장했다. 중국 400대 부자의 전체 명단은 포브스닷컴차이나(fobes. com/china)에서 볼 수 있다.▲상승 ▼하락 ◀▶변동 없음 ★신규 진입 ━ 1. 왕젠린 300억 달러 ▲업종: 전자상거래, 나이: 61세, 기혼, 자녀 1명 거주지: 베이징부동산기업 완다상업부동산과 중국 최대의 영화관 체인의 하나인 완다시네마라인의 성공적인 IPO로 자산이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세계 스포츠 산업 장악에 나섰다. 1월 스페인 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인수했고, 8월에는 철인 3종 경기를 주관하는 미국 세계트라이애슬론(WTC)를 6억5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아들 왕쓰총은 두 앞발에 2개의 애플워치를 찬 반려견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지난 5월 중국 억만장자 2세 논란에 불을 지폈다. ━ 2. 마윈 218억 달러 ▲나이: 51세, 기혼, 자녀 1명 거주지: 저장성 항저우시다보스에서 뉴욕에 이르기까지 마윈은 인터넷·휴대폰 사용자수에서 세계 1위로 등극한 중국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알리바바 그룹은 지난해 뉴욕에서 218억 달러 규모의 IPO를 단행,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 투자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와 온라인 포털을 만드는 등 수많은 거래를 성사시켰다. 온라인 금융서비스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의 시장 가치가 높게 매겨진 데 힘입어 마윈의 순자산은 최근 2년간 2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한편 위조품을 판매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알리바바 그룹의 주가 는 올해 대부분의 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9월에는 2014년 11월 기록한 최고치에서 50%가 빠지며, IPO 가격에 못 미치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 3. 마화텅 176억 달러 ▲업종: 인터넷, 나이: 44세, 기혼 거주지: 광둥성 선전시지난해 순자산이 32억 달러 증가하면서 중국 3대 인터넷기업재벌 중 최고의 성적을 기록(나머지 두 명은 2위를 기록한 마윈, 6위를 기록한 리옌훙)했다. 마화텅은 1998년 텐센트홀딩스를 공동 설립했고, 홍콩증시에 상장한 텐센트는 소셜 미디어, 전자상거래·게임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텐센트의 QQ닷컴(QQ.com)은 규모면에서 세계 10대 웹사이트의 하나로 손꼽힌다. QQ닷컴의 모바일문자서비스 위챗(WeChat)은 올해 중반 사용자수 6억 명을 기록했다. 4월 텐센트는 4억 달러에 중국의 광고플랫폼 58닷컴(58.com)의 지분을 사들였다. 또한 나스닥에 상장된 모바일 게임제작업체 글루모바일(Glue Mobile)의 지분 15%가량을 인수하는 데 1억2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 4. 레이쥔 132억 달러 ▲업종: 스마트폰, 나이: 45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베이징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의 가치를 450억 달러로 평가한 민간 투자자들이 12월 11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다. 이에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의 자산이 1년 전에 비해 세 배 증가했다.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로 떠올랐으며, 덕분에 레이쥔 회장은 지난해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올해의 사업가 칭호’를 얻었다. 최근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사업을 확장·다각화해 브라질과 인도로 진출했다. 샤오미의 파트너기업 나인봇(Ninebot)과 1인용 전동스쿠터(세그웨이) ‘나인봇 미니’를 공개했다. ━ 5. 왕원인 121억 달러 ▲업종: 금속, 나이: 47세, 거주지: 광둥성 선전시왕원인(王文銀) 회장은 지난해 매출 4억3600만 달러로 세계 최대의 케이블·비철금속업체로 손꼽히는 정웨이국제그룹을 이끌고 있다. 올해 콜로라도 소재의 몰리브덴 채굴기업 제너럴 몰리(General Moly)의 소액주주 지분을 인수하는 데 2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현재 두 기업이 공동으로 네바다에서 몰리브덴 광산을 개발할 수 있도록 7억 달러 규모의 신용대출을 준비하고 있다. 왕원인 회장은 지난 9월 뉴욕에서 개최된 유엔창립 70주년 기념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과 동행했다. ━ 6. 리옌훙 104억 달러 ▼업종: 인터넷 검색, 나이: 46세, 기혼, 자녀 4명 거주지: 베이징리옌훙(李彦宏)은 텐센트·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인터넷 업계를 대표하는 3인방 중의 하나인 바이두의 창업자다. 데스크탑에서 모바일로의 변화에 발맞춰 전자상거래, O2O(online-to-offline), 비디오 플랫폼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바이두의 영업이익이 줄고 주가하락까지 겹쳐 리옌훙의 자산도 40억 달러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바이두 여행 서비스 플랫폼 취날(Qunar)은 2억970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 비디오 웹사이트 아이치이(iQiyi)는 내년 상하이에서 IPO를 준비하고 있다. ━ 7. 허샹젠 93억 달러 ▲업종: 가전제품, 나이: 73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광둥성 포산시가전제품 제조업체인 메이디(美的)그룹의 주요 창업멤버로, 현재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올해 3월 에어컨 사업을 확장하며 보쉬와 합작투자 법인을 설립했다. 6월에는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에 1.3%의 지분을 매각해 1억9200만 달러의 사모투자금을 마련했다. 최근 일본의 로봇제조사 야스카와와 합작투자법인을 신설하는데 63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 8. 쉬자인 87억 달러 ▲업종: 부동산, 나이: 57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광둥성 광저우시쉬자인(许家印) 헝다그룹 회장은 올해 중국의 상장 부동산 개발업체 중 최고의 성적을 올린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에버그란데 부동산(Evergrande Real Estate)의 창업자 겸 경영자다. 에버그란데는 지난 6월 중국 주식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한 이후 5억 달러어치 이상의 자사주식을 되사들였다. 같은달, 거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와 함께 9700만 달러에 폴리실리콘 공급업체 마스코트(Mascotte) 지분 75%를 인수했다. ━ 9. 류창둥 78억 달러 ▲업종: 전자상거래, 나이: 41세, 기혼, 거주지: 베이징전자상거래기업 징둥닷컴(JD.com)의 주가상승으로 류창둥(劉强東) 징둥닷컴 회장의 자산은 일 년 전에 비해 7억 달러 증가했다.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고가의 외국 브랜드에 주목한다. 지난 7월,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함께 중국시장을 위해 디자인된 의류를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지난 2사분기 82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 10. 딩레이 75억 달러 ▲업종: 온라인 게임, 나이: 44세 거주지: 광둥성 광저우시수년 전, 투자자들은 리옌홍의 거대 검색엔진기업 바이두나 딩레이(丁磊)의 온라인 게임업체 넷이즈(NetEase)와 같은 PC시대를 대표하는 중국의 인터넷 선도기업들이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환경에 맞춰 성공적으로 변모할 것인지 궁금해했다. 이제까지의 상황을 보면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모바일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넷이즈의 매출은 올해 상반기 거의 3분의 2가량 증가한 7억 79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는 미국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넷이즈의 주가상승을 떠받쳤다. ━ 11. 궈광창 73억 달러 ▲업종: 대기업, 나이: 48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상하이궈광창(郭廣昌) 푸싱그룹 회장은 회사를 보험에 주력하는 투자 그룹으로 변모시켰다. 올해 초 푸싱그룹은 이미 소유하고 있던 지분에 더해 미국 보험사 아이런쉐어의 지분 80%를 추가로 인수하는데 18억4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푸싱그룹 공동창업자 4명 중 한 명인 판웨이는 올해 초 건강상의 이유로 퇴임했다. 그가 소유했던 10%의 지분은 궈광창 회장과 다른 2명의 공동창업자 간에 분배됐다. 푸싱그룹의 푸싱미디어 사업부는 중국 포브스 미디어의 라이센싱 파트너사다. ━ 11. 쭝칭허우 73억 달러 ▼업종: 음료, 나이: 70세, 기혼, 자녀 1명 거주지: 저장성 항저우시쭝칭허우 와하하그룹 회장은 자신이 비상장기업으로 소유하고 있던 항저우 소재 와하하(娃哈哈) 그룹을 중국 최대 규모의 생수·차·우유 음료 판매 업체로 탈바꿈시켰다. 정부지원을 받는 산업조합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와하하 그룹의 매출은 8% 하락한 1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중국 음료업체들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포브스는 쭝칭허우 회장의 올해 순 자산가치를 하향조정해 추정했다. ━ 13. 루관치우 70억 달러 ▲업종: 대기업, 나이: 70세, 기혼, 자녀 4명 거주지: 저장성 항저우시루관치우(鲁冠球)가 이끌고 있는 완싱그룹은 자동차 부품을 넘어 부동산·금융·전력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 8월 완싱그룹은 미국의 자회사를 통해 미국의 호텔 프로젝트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고자 미국 억만장자인 존 프리츠커(John Pritzker)와 손잡는다고 밝혔다. 완싱그룹은 전기차 제조업체 카르마(Karma)를 소유하고 있다. ━ 14. 웨이젠쥔 64억 달러 ▲업종: 자동차, 나이: 51세, 기혼 거주지: 허베이성 바오딩시예상치를 밑도는 매출 때문에 중국 대다수 자동차 업체의 올해 전망이 하향조정됐다. 웨이젠쥔(魏建军) 장성기차 회장은 SUV에 주력한 전략에 힘입어 타업체를 능가하는 실적을 거두었다. 올해 전반기 장성기차의 매출과 SUV 판매량은 각각 전년대비 30%, 56%가 신장했고 매출은 58억 달러, SUV 판매량은 33만1162대를 기록했다. ━ 15. 장지동 63억 달러 ▲업종: 인터넷, 나이: 43세, 거주지: 광둥성 선전시알리바바의 마윈이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얼굴이라면, 텐센트의 공동창업자인 장지동(张志东)은 심지어 중국에서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 16년 동안 텐센트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활동하다 퇴임한 이래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 ━ 16. 천리화 62억 ▲업종: 부동산, 나이: 74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베이징천리화(陈丽华)가 소유한 비상장기업 홍콩 푸화국제그룹(富华国际集团)은 베이징의 부동산 투자기업으로, 최근 수도 베이징을 벗어나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4년 11월 워터프론트 오클랜드(Waterfront Auckland)와 협력하여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소재한 파크 하얏트 호텔에 공동투자한다고 발표했다. ━ 17. 자웨팅 60억 달러 ▲업종: 온라인 비디오, 나이: 42세, 기혼 거주지: 베이징올해 100위권 순위에서 가장 크게 약진한 주인공으로, 지난해 순위에서는 78위를 차지했다. 자웨팅은 인터넷 정보기업 러스왕의 회장이다. 레시TV(LeshiTV)로 알려진 러스왕의 온라인 비디오서비스 웹사이트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대비 주가가 3배가량 상승했다. ━ 18. 저우췬페이 59억 달러 ▲업종: 전자, 나이: 45세, 기혼 거주지: 후난성 창사시지난 3월 IPO를 통해 테크기업 창업자로서 세계 최고의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가 됐다. 그가 설립한 란쓰과기는 휴대폰·태블릿용 액정 제조업체로 애플과 삼성에 납품한다. 중국 본토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홍콩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 가난한 농촌에서 탈출해 선전의 공장 근로자로 일하기 시작한 1993년 이래로 줄곧 유리 제조업계에서 일해왔다. 제조의 기본을 터특한 뒤, 독자적인 유리 제조업체를 창업해 지금의 부를 일궜다. ━ 19. 리우용싱 56억 ▼업종: 기업식 농업, 나이: 67세, 기혼 거주지: 상하이쓰촨성 토박이인 리우용싱(刘永行)은 3명의 형제들과 1980년대 거대 동물사료기업인 희망(希望)그룹을 설립했다. 1990년대 이 넷는 각자의 길을 가며 뿔뿔이 흩어졌으며, 리우용싱은 기업분할을 통해 받은 13개 기업을 기반으로 동방희망(东方希望)그룹을 탄생시켰다. 새로이 설립된 그룹은 동물사료제조업을 유지하고 있다. ━ 20. 저우젠핑 55억5000만 달러 ▲업종: 소매업, 나이: 55세, 기혼 거주지: 장쑤성 장인시패션의류 업체 하이란홈(海澜之家)의 주가가 상승하며 자산도 25% 증가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장에 투자해왔으며 올해 상반기 6개월 동안 207개의 신규점포를 열어 총 점포수를 3382개로 늘렸다. 하이란홈의 회장을 맡고 있는 저우젠핑은 장수성에 소재한 집체소유 섬유공장에 의류제조를 발주하면서 의류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 21. 왕찬푸 55억 달러 ▲업종: 배터리, 자동차, 나이: 49세, 기혼 거주지: 광둥성 선전시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이자 배터리 제조업체인 BYD의 왕찬푸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BYD가 생산한 전기 버스 혹은 전기차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이르는 곳곳의 도로를 누비게 됐다. 2008년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BYD의 지분 10%를 인수했다. ━ 22. 순광신 53억 달러 ▲업종: 다각화, 나이: 48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신장자치구 우루무치시중국 서부 최고의 부자 순광신(孙广信)은 군대 복무 이후 자신이 1989년 설립한 대기업 신장광회산업투자(新疆广汇实业)그룹을 이끌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사업부가 힘든 한 해를 겪었지만, 순광신이 경영하는 중국 최대의 자동차 딜러업체 광회차량서비스(广汇汽车服务)는 지난 6월 우회상장을 마무리했다. ━ 23. 공홍자 52억 달러 ▲업종: 투자, 나이: 50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홍콩공홍자(龚虹嘉)는 영상장비 제조업체 해강위시(海康威视)의 부회장이자 최대주주다. 선전주식 거래소에 상장된 해강위시의 주가는 판매실적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지난 한 해 40% 이상 신장했다. 북미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부문에 CCTV를 판매한다. ━ 24. 양후이옌 51억 달러 ▼업종: 부동산, 나이: 34세, 기혼, 거주지: 광둥성 포산시여성부호 양후이옌은 아버지 양궈창(杨国强)이 2007년 자신의 지분을 양도하면서 중국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园)의 최대주주가 됐다. 컨트리 가든은 말레이시아에서 채권을 발행해 3억4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 25. 허룽마오 49억5000만 달러 ▼업종: 부동산, 나이: 64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홍콩오랫동안 중국 부자 순위에 꾸준히 진입해온 허룽마오(许荣茂)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부동산개발 업체 스마오(世茂)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다. 현재 40개 도시에서 82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얏트온더번드(Hyatt on the Bund) 및 르메리디앙(Le Meridien)과 같은 호텔뿐만 아니라 사무용 건물, 쇼핑 플라자 및 럭셔리 빌라를 건설하거나 소유하고 있다. 허룽마오는 섬유업에서 처음 부를 쌓았다. ━ 26. 류융하오 49억 달러 ▲업종: 다각화, 나이: 64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쓰촨성 청두시류융하오(刘永好)는 2013년 신희망(新希望)그룹의 회장직을 딸 류창(刘畅)에게 넘겼으나, 여전히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호주의 부동산개발업체 VIC투자운용그룹과 손을 잡고 뉴사우스웨일스의 토지를 구입해 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 27. 리허쥔 48억 달러 ▼업종: 재생가능에너지 나이: 48세, 기혼, 자녀 1명, 거주지: 베이징리허쥔(李河君) 하너지그룹 회장은 지난 5월부터 큰 수모를 겪고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태양열 발전장비업체 하너지박막발전의 주가가 50% 가깝게 수직 하락해 단 몇 분만에 19억 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증발한 이후 주식거래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홍콩주식거래소 규제당국이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관계로, 상장된 태양광사업에 대한 가치는 포함하지 않았다. ━ 28. 장진둥 47억5000만 달러 ▲업종: 소매업, 나이: 52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장쑤성 난징시알리바바는 지난 8월 중국 최대의 가전 소매업체로 손꼽히는 쑤닝윈상(苏宁云商)그룹 지분 약 20%를 46억 달러에 인수할 것으로 밝혔다. 인수가 완료되면 장진둥(張近東) 쑤닝그룹 회장에 이어 알리바바는 제2대 주주가 된다. ━ 29. 로지강 47억 달러 ▲업종: 다각화, 나이: 63세, 기혼, 거주지: 베이징베이징에 소재한 중국범해(中国泛海)그룹의 로지강(卢志强) 회장은 자신의 기업제국을 확장하는데 노력해왔다. 지난 8월 선전주식거래소에 상장한 부동산개발업체 중국범해지주사(中国泛海控股)는 억만장자인 스위주(史玉柱) 쥐런그룹 회장의 자이언트인베스트먼트, 푸쥔(傅军)의 매크로링크부동산과 함께 중국 최초의 민간보험사를 설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30. 통진천 46억 달러 ▼업종: 부동산, 나이: 60세, 기혼, 거주지: 상하이식품점을 운영하는 부모 아래서 9형제 중 7번째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사업에 눈을 떴다. 5학년을 마치고 학교를 중퇴한 이후, 바구니를 만들어 팔았으며 양봉업을 하기도 했다. 스포츠용품장비 사업을 통해 성공을 거두었다. 부동산개발업체 서밋(Summit)은 상하이 창닝지구에서 고급 상업용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 31. 량원건 44억 달러 ▼업종: 제조업, 나이: 55세, 기혼 자녀 1명, 거주지: 후난성 창사시2011년 93억 달러로 추정되는 자산을 기록하며 포브스의 중국 부자 순위 1위를 차지했던 량원건(梁稳根) 회장은 힘든 시기를 겪어왔다. 중국 건설업의 성장 둔화로 싼이중공(三一重工)의 수익이 저조해지며 그의 자산이 절반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싼이중공의 수익은 76% 하락한 5200만 달러였다. 그러나 실적개선에 대한 희망이 주가를 떠받치면서, 그의 자산은 지난 12개월 동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 32. 왕웨이 40억 달러 ▼업종: 택배 서비스, 나이: 44세 거주지: 광둥성 선전시중국의 페덱스라 할 수 있는 순풍익스프레스(顺丰速运)를 운영한다. 전자상거래의 성장에 따라 사업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3월 순풍익스프레스는 중국 드론 제조업체 X에어크래프트(X Aircraft)와 협력해 드론을 이용한 택배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하루 500회의 비행을 하며 우편트럭을 대신해 주강 삼각주 지역 근처의 오지로 택배를 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보유한 순풍익스프레스 지분은 75%가량으로 추정된다. ━ 32. 왕원쉐 40억 달러 ▼업종: 부동산, 나이: 48세, 기혼, 거주지: 베이징왕원쉐(王文学)는 상하이주식거래소에 상장된 부동산개발기업 화샤싱푸(华夏幸福)를 통해 중국 동부에서 공업단지를 개발·관리하면서 부동산 틈새시장을 꾸준히 공략해왔다. 지난 6월에는 민관주체를 한 데 모아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진하는 프랑스 단체인 비바폴리스(Vivapolis)와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화샤싱푸의 지속적인 노력을 포함해, 양자 간에 다양한 협업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시도가 이뤄진다. 화샤싱푸와 비바폴리스는 향후 10년 동안 공동 프로젝트에 최소 16억 달러의 자금을 공동투자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샤싱푸는 20개 이상 도시에서 30여 개의 공업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 34. 황루룬 39억5000만 달러 ▲업종: 부동산, 나이: 64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베이징무일푼에서 부자로 거듭난 부동산 개발업자 황루룬(黄如论)은 젊은 시절 중국 푸젠성에서 필리핀으로 건너갔고, 부동산개발 열풍을 활용하고자 다시 고국으로 돌아왔다. 세기진위안(世纪金源) 그룹은 20개가 넘는 호텔 및 쇼핑몰을 소유하고 있다. 지방은행인 북경은행 및 홍콩증시에 상장된 자산운용사 헤리티지인터내셔널지주의 지분을 일부 가지고 있다. ━ 35. 팡캉 39억 달러 ▲업종: 간장 제조, 나이: 59세 거주지: 광둥성 포산시팡캉(庞康)은 중국 최대 조미료 전문 식품업체 해천미업(海天味业)을 이끌고 있다. 1990년대 집체 기업이었으나 오랫동안 해천미업 임원을 역임한 팡캉이 6만 달러를 투자해 주주가 된 1995년 유한책임회사로 거듭났다. 2014년 2월 상하이 주식 거래소에 상장했다. ━ 36. 치우광허 38억 달러 ▲업종: 소매업, 나이: 63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저장성 원저우시7500여 개 이상의 점포를 거느린 중국 최대의 의류소매업체로 손꼽히는 썬마(森马)그룹을 이끌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의 전자상거래업체 ISE 커머스의 중국사업부와 함께 합작투자법인을 설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8월에는 온라인 아동 의류 판매업체를 신설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치우광허(邱光和)의 아들 치우젱칭, 사위 저우핑판은 각각 썬마의 부회장,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 37. 순피아오양 37억 달러 ▲업종: 제약, 나이: 57세, 기혼, 자녀 1명 거주지: 장쑤성 롄윈강시순피아오양(孙飘扬)이 운영하는 중국 최대의 제약업체 항서제약(恒瑞医药)은 올해 좋은 실적을 보였다. 주가가 상승하며 순피아오양의 자산 역시 함께 증가했다. 지난 7월 미국 제약업체 테사로(Tesaro)와 함께 항암화학요법에 의한 구토를 치료하기 위한 약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9월 델라웨어 소재 제약기업 인사이트(Incyte)와도 면역치료약품 개발을 발표했다. 과거 중국정부소유 기업이었던 항서제약은 1992년부터 순피아오양의 경영체제로 바뀌었다. ━ 38. 리슈푸 36억 달러 ▲업종: 자동차, 나이: 51세, 기혼 거주지: 저장성 항저우시리슈푸(李书福)가 이사장으로 있는 지리그룹은 중국 최대의 민간자동차제조업체 중 한 곳으로 지금까지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고소득층 소비자를 타겟으로 하는 뉴에미그런트(New Emigrant)와 같은 브랜드의 출시로 상반기 내수시장 판매량이 53% 증가한 23만3900대로 증가했다. 2010년 18억 달러에 볼보를 포드로부터 인수한 이후 볼보가 회생하는데 일조했다. ━ 38. 왕타오 36억 달러 ★업종: 드론, 나이: 34세, 기혼 거주지: 광둥성 선전시세계 최초로 드론사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왕타오는 DJI라고도 불리는 드론 전문업체 다장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이다. DJI는 비상장기술기업으로 2015년 매출이 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DJI가 1000달러가량의 소매가격이 책정된 대표적인 드론제품 팬텀(Phantom)을 통해 소비자 무인항공기 시장의 70%를 차지한다고 추정한다. 지난 5월 DJI는 미국 벤처자금투자기업 악셀파트너스로부터 80억 달러로 가치를 평가받아 75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포브스아시아는 왕타오가 소유한 DJI 지분을 45%로 추정한다. 그는 홍콩과학 기술대학을 다니던 2006년 기숙사 방에서 DJI를 창업했다. ━ 40. 장신핑 35억5000만 달러 ▼업종: 금속, 나이: 58세, 기혼, 자녀 3명 거주지: 산둥성 빈저우시올해 중국 부자 순위를 보면 금속업은 상위분야는 아니며, 이는 장신핑의 사례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가 소유하고있는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를 지닌 알루미늄 공급업체 중국홍차오(中国宏桥)가 지난 일 년 동안 침체기를 겪으며 그의 자산 역시 8억5000만 달러가 하락했다. 그는 100대 부자 중 자산이 감소한 16명 중 한 명이다. ━ 41. 루샹양 35억 달러 ▲업종: 배터리, 자동차, 나이: 52세, 기혼 거주지: 광둥성 광저우시루샹양(吕向阳)은 1995년 40만 달러를 투자해 사촌인 왕찬푸 회장(21위)과 공동창업한 배터리 및 자동차 제조업체인 BYD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 41. 판정민 35억 달러 ▲업종: 전자, 나이: 45세, 기혼 거주지: 광둥성 선전시벤자민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아내 잉그리드(Ingrid)와 스피커, 수신기 및 마이크와 같은 음향 장치 부품을 공급하는 선전 소재의 AAC테크놀로지스를 공동창업했다. 애플을 비롯해 여타 스마트폰 및 태블릿 제조업체에 제품을 납품한다. 지난 5월 AAC테크놀로지스는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전자제품 공급사인 캘리포니아 어바인의 위스프리(WiSpry)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는 밝히지 않았다. ━ 41. 우야진 35억 달러 ▲업종: 부동산, 나이: 51세, 이혼 거주지: 베이징중국 100대 부자 중 전직 언론인 출신이 두 명 포함된다. 엔터테인먼트계의 억만장자 창티엔(54위)과 룽후(龙湖)부동산의 공동창업자이자 회장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자수성가형 여성기업인으로 손꼽히는 우야진(吴亚军)이다. 룽후부동산은 점차 완공된 건물을 매각하기보다 보유하면서 임대를 하는 방식으로 사업전략을 전환했다. 룽후부동산이 시행한 프로젝트는 ‘상하이 페어리 캐슬(Shanghai Fairy Castle)’과 같은 다채로운 이름을 붙였다. 그의 전남편이자 룽후부동산의 공동창업자인 차이쿠이는 올해 순위에서 90위를 차지했다. ━ 44. 주궈휘 34억5000만 달러 ★업종: 물류, 나이: 50세광둥성 선전시에 본사를 둔 주궈휘(周国辉) 회장의 이야 퉁 ( 怡亚通) 물 류 그 룹 은 GE·IBM·P&G·네슬레·유니레버 등의 고객사를 둔 중국 최대의 물류기업 중 하나이다. 전자상거래의 성장에 따라 물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며 2014년 10월에서 2015년 5월까지 주가는 거의 5배 뛰었다. ━ 45. 예징하 33억5000만 달러 ▲업종: 제약, 나이: 72세, 기혼, 자녀 2명 거주지: 홍콩중국의 섬유 산업이 올해 전반기 3% 남짓한 해외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마젠롱(马建荣)의 선저우국제(申洲国际)은 업계평균을 상회하는 성과를 냈다. 나이키·아디다스·유니클로와 같은 고객사의 발주 덕분에 올해 1월~6월 새 수출량이 40% 이상 증가했다. 전반적인 매출은 12% 상승했고, 이는 선저우국제의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마젠롱은 선저우국제의 공장근로자로 시작해 오늘날 회장직에 올랐다. ━ 46. 왕유수어 32억 달러 ▲업종: 에너지, 나이: 51세, 기혼 거주지: 허베이성 랑팡시왕유수어(王玉锁)는 중국 최대의 천연가스 공급업체로 손꼽히는 ENN에서 기타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여행사 베이부걸프투어리즘(Beibu Gulf Tourism)이 3월 상하이주식거래소에 상장했고, 1월에는 상하이주식거래소에 상장된 화학제품 공급사 허베이웨이위안(河北威远)의 사명을 ENN에콜로지컬홀딩스(ENN Ecological Holdings)로 변경했다. ━ 48. 양카이 31억8000만 달러 ▲업종: 유제품, 나이: 57세 거주지: 랴오닝성 선양시양카이(杨凯)는 중국 최대의 유제품 생산업체 중 하나인 선전 소재의 후이산데어리(辉山乳业)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홍콩의 억만장자 쳉유텅이 매각한 지분을 인수하며 지난 1년 동안 지분 보유율을 72%까지 끌어올렸다. ━ 49. 스위주 31억5000만 달러 ▼업종: 온라인 게임, 투자 나이: 53세, 이혼, 자녀 1명, 거주지: 상하이요즘 중국에서 가장 널리 회자되는 투자자 중 한 명이다. 지난해 30억 달러의 거래를 통해 뉴욕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중국의 온라인 게임운영업체 자이언트인터액티브(Giant Interactive)를 재상장시킴으로써 새로이 수익 창출을 기대했다. 그러나 10월 9일 크루즈선 운영업체인 충칭뉴센추리크루즈(Chongqing New Century Cruise)가 비공개 금액에 자이언트인터액티브의 전체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 재상장은 다른 형태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스위주 쥐런그룹 회장은 마윈 회장과 함께 디지털 미디어기업 와수미디어(華數傳媒)에 공동투자하고 있다. ━ 50. 치스 31억 달러 ★업종: 금융정보, 나이: 45세, 기혼 거주지: 상하이선물상품 연구원 출신인 치스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금융·주식정보 웹사이트로 선전증시에 상장된 이스트머니인포메이션(East Money Information)의 창업자다. 지난 7월 이스트머니웹사이트의 일일 사용자 수는 무려 2360만 명을 기록했다.- RUSSEL FLANNERY, MAGGIE CHEN 포브스아시아 기자 · 자료조사 SUN BAOYING, ELLA LIAO, GU JUNHUA, SUSAN LADLAUER, ELAINE MAO, ROBERT OLSEN, RYAN MAC, LUMAN OUYANG, EEVA ERONEN 포브스아시아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수 있습니다.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15.11.25 11:31

17분 소요
순혈과 순익

산업 일반

가족은 아시아에서 널리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대 기업집단과 유명 상표의 핵심이다. 대한민국 삼성 그룹과 이 씨 가문은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국경을 넘어 뻗어가는 자신들의 기업 제국을 이용하여 본국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가 가문은 많다. 포브스는 이들 가문의 영향력을 알아보고, 또한 승계 및 경영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살펴보자는 의미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50개 가문의 목록을 만들었다.여기에서는 최소한 3대에 걸쳐 부를 형성한 가문만을 다루었다. 따라서 최초로 공개되는 이 목록에서는 홍콩의 리자청 일가처럼 한 나라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가문도 제외된다. 리자청의 아들들은 경영 일선에 있지만 손주들 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이 목록에 포함된 가문 중 대부분은 세대 교체시에도 집단을 유지했지만, 기업을 분할하거나 서로 완전히 등을 돌린 가문도 있다. 예컨대 인도의 암바니 가문 항목에서는 2002년 부친의 사망 후 유산 대부분을 상속한 무케시와 아닐 형제를 묶어 설명했지만, 이 둘은 사업(및 기타 여러 가지)을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인도 가문은 50개 중 14개를 차지하여 어떤 기준에서 보든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다.본지는 이 목록을 만들기 위하여 500개 이상 가문의 정보를 면밀히 검토하고 수십 개 가문을 평가했다. 순자산 기준은 29억 달러 이상이 되었다. 자산 가치 평가에 적용된 주가와 환율은 9월 25일자 기준이다.해당 기업의 주식은 대부분 상장되어 있어, 한 가문이 경영권을 확보한 경우에도 여전히 외부 주주에게 책임을 진다. 인도 부르만 가문처럼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경우라 해도 세대간 승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50개 가문 중 거의 반은 중국계지만, 개방경제 체제 안에서 수십억 달러를 동원할 수 있게 된 첫 번째 세대가 역사가 일천한 기업집단을 경영하고 있는 중국 본토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가문은 이 중에 없다. 중국에서든 다른 곳에서든, 앞으로도 이들 가문은 부를 유지하고 계속 키워나가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할 것이다. ━ 1. 삼성 이병철 가문 266억 달러대한민국삼성 창업주 이병철의 장남인 이맹희가 폐암으로 사망한 지난 8월, 이 씨 일가는 그를 추모하기 위하여 한데 모였다. 이들 대가족이 한 곳에 모이는 일은 드물었다. 삼성의 역사는 부유한 지주의 아들인 이병철이 1938년에 대구에서 작은 상회를 설립했을 때 시작되었다. 창업주가 1987년 사망한 후 아들 이건희가 회장이 된 삼성그룹은 1990년대 들어 삼성그룹, CJ그룹, 신세계그룹, 한솔그룹 등 오늘날 이 씨 일가의 2·3세대가 경영하는 4개 기업집단으로 분할되었다. 일가 15명 이상이 경영하는 55개 기업의 매출액은 총 3350억 달러다. ━ 2. 리 가문 241억 달러홍콩광동주에서 태어나 1948년 홍콩으로 이주한 리자 오지가 처음 손댄 사업은 귀금속 거래와 환전이었다. 그는 다른 7명과 함께 자신의 첫 부동산 회사인 이터널 엔터프라이즈를 설립하고 샤틴 호텔 재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이후 그는 궈더성(5위), 펑징시와 함께 순훙카이를 세웠다. 1973년에는 스스로 헨더슨 개발을 설립했다. 1976년에 설립된 자회사 핸더슨 부동산은 이후 홍콩과 중국 최대 부동산회사로 성장했다. 관광, 가스, 투자 역시 그의 관심분야다. 자녀인 피터, 마틴, 마거릿은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피터는 중국 본토 사업을 관장하고, 마틴은 홍콩을 담당한다. 외손녀 크리스틴 리가 헨더슨의 포트폴리오 리스 부서 임원으로 근무하는 등 3세대가 경영 수업을 받는 중이다. ━ 3. 암바니 가문 215억 달러인도장남인 무케시가 뭄바이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을 짓기 몇 십 년 전, 디루바이 암바니는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예멘의 한 주유소에서 일했다. 그는 1957년 인도로 돌아와 향신료와 실을 거래하기 시작했다. 그의 회사인 릴라이언스 텍스타일 인더스트리가 1968년에 출시한 섬유 브랜드 비말은 큰 인기를 끌었다. 2002년 디루바이가 사망한 후 두 아들 무케시와 아닐은 서로 불화를 겪고, 이후 제국은 분할되었다. (도입부 참조) 무케시의 쌍둥이 자녀인 아들 아카시와 딸 아이샤는 통신회사인 릴라이언스지오인포컴과 릴라이언스리테일의 이사로 일한다. 아닐의 아들인 자이 안몰은 릴라이언스캐피탈에서 일한다. ━ 4. 체아라와논 가문 199억 달러태국세계 최대급의 사료 및 가축 공급자인 차른 뽁판드(약자 CP) 그룹은 방콕의 차이나타운에서 시작되었다. 치아 엑 초르와 촌차른 체아라와논 형제는 처음으로 자기 가게를 열고 중국에서 수입한 종자를 태국 농가에 판매했다. 지금은 치아 엑초르의 아들인 다닌이 그룹을 이끌며 그의 세 형제 및 기타 친척이 일가의 재산을 나눠 갖는다. 그의 세 아들 모두 활동 중이며, 앞으로 다닌의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수빠끼찌는 CP그룹의 부회장으로서 중국 영업과 투자부문을 관장한다. 마찬가지로 CP그룹 부회장인 수파차이는 태국 3위 통신사업자인 트루코퍼레이션의 사장 겸 CEO이며, 나롱은 CP로터스코퍼레이션의 부회장이다. 다닌과 사촌지간인 끼앗 체아라와논 역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5. 궈 가문 195억 달러홍콩궈 가문의 부동산 제국은 홍콩의 마천루에서 중국 본토 내 700만㎡ 이상의 부동산에까지 뻗어 있다. 궈더성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이주하여 1969년에 펑징시, 리자오지(리쇼키)와 함께 순훙카이를 창업했다. 1972년에는 순훙카이부동산을 상장했다. 1990년 그가 사망한 후에는 아들들이 회사를 물려받았다. 장남 월터는 CEO 겸 회장을 역임하다 2008년에 가족들의 압력을 받아 사임했다. 그 후에는 그의 동생인 토머스와 레이먼드가 함께 회장 자리에 앉아 공동 경영했다, 2014년 12월에는 토머스가 시 공무원을 매수한 죄로 5년형을 선고받고 사임했다. 지금은 모든 혐의를 벗은 레이먼드가 그룹의 유일한 회장이다. 레이먼드의 아들 궈하오리가 그룹의 영업 및 프로젝트를 관리하며, 토머스의 아들 궈지후이는 전무이사다. ━ 6. 궈 가문 189억 달러싱가포르, 말레이시아1928년, 빈털터리 10대이던 궈팡펑은 중국 한 작은 마을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그는 1941년에 세 형제와 함께 홍룽을 창업했다. 현재는 이들의 자녀와 손주들이 자산 280억 달러를 보유하고 세계 각지에 영업망을 갖춘 기업집단 홍룽 그룹 지분 과반을 보유 중이다. 홍룽 그룹이 보유한 150개 호텔은 세계 20개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그린다. 홍룽 그룹의 포트폴리오에는 아시아 최대급 금융서비스 회사, 최대의 소비재 및 산업용품 상사가 포함된다. 궈팡펑의 장남 궈링밍은 싱가포르 영업을 관장한다. 조카 궈링찬은 말레이시아 법인 대표다. 손자 셔먼과 궈이성은 계열사 고위경영진이다. ━ 7. 프렘지 가문 170억 달러인도프렘지 가문의 기업 와이프로의 역사는 현재 회장인 아짐 프렘지의 부친 모하메드 하샴 프렘지가 1945년에 웨스턴인디안베지터블프로덕트를 설립하고 땅콩으로 식용유를 생산하면서 시작했다. 1966년 모하메드가 사망하자 아짐은 학업을 포기하고 가업을 이었다. (나중에는 공학 학위를 취득한다) 이후 비누 같은 품목을 새로 취급하기도 했지만, 가문이 부유해진 것은 사업영역을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적시에 확장한 덕분이었다. 아짐은 회사 이름을 와이프로로 바꾸고 데스크탑 컴퓨터 조립과 소프트웨어 서비스 공급을 시작했다. 전 세계의 관심이 컴퓨터의 Y2K 문제 해결에 집중되던 2000년까지 와이프로는 인도 첨단기술 업계 전체가 그랬듯 큰 이익을 거두었다. 그 해 아짐은 뉴욕 주식거래소에 와이프로를 상장했다. 아들인 리샤드는 와이프로의 이사로 재직하며 전략 부문을 이끈다. ━ 8. 차이 가문(금융) 151억 달러대만거대 금융서비스사 푸본금융은 창업주 차이완차이가 작년 10월 사망한 이후부터 그의 아들들인 대니얼과 리처드가 이끌고 있다. 이들과 사촌지간인 차이홍투는 형 차이정다 및 다른 가족과 함께 대만 최대 대출기관인 캐세이파이낸셜홀딩의 지분을 공유하고 경영한다. 형제 중 넷째인 T. Y. 차이는 2010년에 소유 지분을 형제들에게 매각한 후 자기 회사인 호맥스 이쿼티를 통하여 부동산에 투자한다. 홍투와 형제들은 부친 차이완린이 사망한 2004년부터 사업을 물려받았다. 가난한 농가 출신인 완차이·완린 형제는 1962년 캐세이 보험를 개업했다가 1979년에 캐세이와 푸본을 나누어 가지며 서로 갈라섰다. 지금은 3세대가 떠오르고 있다. 홍투의 아들인 차이종셴과 차이종한은 캐세이의 부사장이고, 리처드의 아들 크리스는 푸본스포츠앤엔터테인먼트 사장이다. ━ 9. 힌두자 가문 150억 달러인도, 영국금융, 교통, 에너지, 첨단기술, 언론 등 다양한 영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집단 힌두자그룹의 경영자는 네 형제다. 힌두자그룹의 역사는 이들 형제의 부친인 파르마난드 딥찬드 힌두자가 인도 신드주(현재는 파키스탄 영토)에서 장사를 하다 1919년 이란으로 이주한 후 시작되었으며, 그룹 본사는 줄곧 이란에 있다가 1979년 아들들이 런던으로 옮겼다. 오늘날 그룹은 스리찬드와 고피찬드 형제가 런던에서 공동으로 경영한다. 프라카시는 제네바에, 아쇼크는 인도에 있다. 스리찬드의 딸 샤누와 비누, 고피찬드의 아들 산제이와 디라지, 프라카시의 아들 아제이와 람크리샨은 모두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 10. 미스트리 가문 149억 달러인도올해는 거대건설기업 샤푸르지팔론지그룹 창립 150주년이다. 팔론지 미스트리가 리틀우드팔론지 앤코를 설립한 1865년이 그룹의 시작이다. 회사는 1881년 주민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하여 뭄바이에 있는 말라바르 언덕에 저수지를 건축했다. 팔론지의 아들 샤푸르지는 학교를 그만두고 가족의 회사에서 일했으며, 타타그룹의 지주사인 타타선즈에 그가 투자한 소수 지분은 가문이 현재까지 부를 쌓는데 가장 크게 기여했다. 할아버지와 같은 이름을 지닌 3세대 승계자 팔론지는 인도와 페르시아 만에서 벌어지는 공사를 수주하여 큰 이익을 냈으며, 특히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는 술탄의 궁전을 짓기도 했다. 그는 2012년 아들인 샤푸르에게 일을 물려줬다. 작은아들 사이러스는 타타그룹 회장이다. ━ 11. 현대 정주영 가문 135억 달러대한민국정 씨 가문의 사업영역은 자동차, 선박, 건설, 보험, 유통업을 포괄한다. 가난한 소작농 가정에서 성장한 정주영은 1940년대에 서울에 자동차 정비소를 세우면서 왕조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는 전후 복구과정의 기회를 활용하여 1946년에는 현대자동차를, 1947년에는 현대건설을 설립한다. 한때 대한민국 최대 기업집단이던 현대는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으로 분할되었다. 일가 재산 중 반 이상은 정주영의 차남인 현대자동차 회장 정몽구와 아들 정의선이 보유한다. ━ 12. 하르토노 가문 127억 달러인도네시아황웨이위안은 1950년에 자와틍아 주 쿠두스 시에 위치한 파산 직전의 담배 회사를 인수하고 이후 회사 이름을 자럼으로 바꾼다. 웨이가 1963년 사망한 후 아들인 로버트 부디와 마이클 하르토노가 기업을 승계한다. 현재 인도네시아 최대급 담배 제조사인 자럼의 COO는 부디의 장남 빅터 하르토노다. 시가총액 기준 인도네시아 최대 대출 기관이자 자산 기준 2위 은행인 뱅크센트럴아시아 역시 가문의 부를 구성한다. 하르토노 가문은 파린도인베스트먼트를 통하여 총 주식 중 47%를 통제한다. ━ 13. 시 가문 123억 달러필리핀헨리 시는 젊어서부터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했다. 그는 이후 조그마한 신발 가게를 열고, 이를 필리핀 최대의 쇼핑몰 개발운영기업 SM프라임으로 키워낸다. 현재 가문의 관심사는 금융에서 소매업까지 아우르며, 기존 쇼핑몰 주변에 ‘소도시’를 짓는 방식 등으로 성장 중이다. 시 가문은 필리핀 전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민영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에도 지분이 있다. 자녀들 모두 경영에 참여하며, 매주 만나 다 같이 사업을 논하는 점심 식사 자리에는 모친도 가끔 참석한다. 손주 세대 역시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한다. ━ 14. 치라티왓 가문 117억 달러태국치라티왓 가문은 센트럴그룹을 통하여 소매, 부동산, 관광, 요식업을 영위한다. 가문의 부 중 65% 이상을 차지하는 센트럴리테일은 태국 최대급 소매업체다. 그룹은 2013년에 경영권을 잡은 최고경영자 토스 치라티왓의 지휘 하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점포를 열며 지역 내 영향력을 넓혀 왔다. 토스의 조부이며 중국 출신 가난한 이민자였던 띠앙 치라티왓은 방콕에서 처음 개업한 자기 가게에 켕셍레(바구니 판매)라는 이름을 붙였다. 20년이 지나 띠앙과 자녀들은 가게를 방콕 오리엔탈 호텔 근처로 이전하고 센트럴트레이딩 스토어로 개명한 후 신문, 잡지, 기타 상품을 판매했다. 띠앙의 아들 삼릿은 1957년 방콕 프라나콘에 태국에서 최초로 백화점을 열었다. ━ 15. 고드레지 가문 114억 달러인도118주년을 맞은 매출 41억 달러 짜리 소비재 기업 집단 고드레지그룹에서 일하는 고드레지 가문 사람은 9명이며, 그 중 아디 회장은 이 유명 그룹을 이끄는 3세대 경영인이다. 그룹의 역사는 1897년 아르데시르 고드레지가 변호사를 그만두고 자물쇠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1918년에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비누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그 후 경영권을 이어받은 동생 피로즈샤가 뭄바이 교외에서 확보한 광대한 토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문 최대의 자산이다. MIT 출신인 아디는 1963년 입사하여 2000년 회장으로 취임했다. ━ 16. 정 가문 111억 달러홍콩정위통 가문은 홍콩 최대급 기업집단 저우다푸를 소유한다. 여기에는 아시아 최대의 귀금속 소매 업체와, 정위통이 1970년에 설립한 부동산 대기업 뉴월드디벨롭먼트 등이 속한다. 아들인 헨리가 사업을 주도하며 손자인 애드리언이 3세대 계승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의 각광받는 인재인 손녀 소냐는 가문의 호텔 왕국을 이끈다. 정위통은 최근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한다. ━ 17. 궈 가문 109억 달러말레이시아, 싱가포르궈허녠은 1949년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서 설탕, 쌀, 밀가루를 거래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오늘날 그의 궉 그룹에는 고급 호텔 체인 샹그릴라, 아시아 최대의 석유·가스 탐사 해양플랜트 운영 기업인 싱가포르의 PACC오프쇼어서비스홀딩스, 한때 일간지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수많은 기업이 속한다. 싱가포르 국적인 조카 궈콩펑이 운영하는 윌마르인터내셔널은 야자유를 생산하는 대기업이다. 궈허녠의 아들 중 궈콩옌은 샹그리라아시아 대표이며 궈콩청은 케리 그룹(그룹의 홍콩 및 중국 영업을 담당)의 부회장이다. 이 둘의 자녀들은 여러 그룹사에서 일한다. ━ 18. 사지 가문 108억 달러일본산토리 회장 사지 노부타다는 2014년 유력 주류 업체 산토리홀딩스의 CEO를 사임하고, 회사의 116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인에게 자리를 넘겼다. 산토리의 역사는 도리 신지로가 일본에서 서양식 주류를 생산하기 시작하던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리의 아들 사지 게이조는 1961년 회사를 이어받아 산토리를 음식점, 생수, 골프장, 영화제작, 포도원, 그리고 무엇보다도 주류로 사업영역을 넓힌 거대기업으로 변혁한다. 1990년부터는 조카 도리 신이치로가 경영권을 이어받아 11년 동안 경영했다. 자신은 비록 최고경영자를 사임했지만, 산토리 창업자의 증손자이자 상속자 자리가 한때 확고했던 도리 노부히로가 경영 경력을 더 쌓은 후에는 사지 가문이 다시 회사를 통제하는 것이 노부타다의 바람이다. 노부히로는 비알콜음료 및 식품업체인 산토리식품의 대표다. ━ 19. 미탈 가문 101억 달러인도라자스탄 주 출신인 모한 랄 미탈은 1950년대부터 제철업체를 가족끼리 경영하기 시작하였으며, 이 시기에 그의 아들인 락시미 미탈도 산업을 배우기 시작했다. 1976년 가문 안에 갈등이 발생하자 모한 랄은 아들 락시미를 인도네시아로 보냈다. 이곳에서 제철소를 세운 락시미는 이후 형제들과 결별하고 설립한 미탈스틸을 2006년 아르셀로와 합병하여 세계 최대의 철강회사(시가총액 90억 달러)인 아르셀로미탈을 만든다. 락시미의 딸인 바니샤는 스테인레스스틸 제조사 아페람의 최고전략책임자이며 아들 아디티아는 아르셀로미탈의 최고재무책임자다. ━ 20. 바오 가문 90억 달러홍콩해운업계 거물 바오위강의 후손이다. 바오위강이 사망한 1991년에 장녀 애너가 월드와이드해운(현재 BW그룹)을 상속했다. 그녀의 남편인 헬무트 조먼이 2010년까지 회사를 경영하며 가스, 해양 석유생산 및 저장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현재는 이들의 아들 안드레아스가 경영을 담당한다. 바오위강의 차녀 베시는 부동산 및 인프라회사 워프를 물려받았으며 경영은 남편 피터 우가 담당한다. 예상 후계자는 지주회사인 휠록앤코의 회장인 아들 더글러스다. 삼녀 시시와 남편 와타리 신이치로는 기업보험, 무역, 고급승용차 판매업을 영위하는 일본사업부를 소유한다. 사녀 도린과 남편 정웨이젠이 물려받은 월드와이드인베스트먼트는 가문의 사적 자금도 관리한다. 바오위강은 상하이에서 은행원으로 경력을 시작한 후 고속 승진을 거듭하다가 1949년 공산당이 본토를 장악하자 홍콩으로 피난하여 해운회사를 세웠다. ━ 21. 카두리 가문 89억 달러홍콩카두리 가문의 관광 및 전력 사업은 바그다드에서 홍콩으로 이주한 유대계 이라크인 엘리 카두리 경이 지금으로부터 100년 이상 전 상하이에서 시작한 것이다. 아들인 로렌스와 호러스 카두리가 사업을 물려받아 제2차 세계대전 후 가문의 부를 재건하고 로렌스의 아들 마이클 카두리에게 물려주었으며, 현재 마이클은 홍콩앤상하이호텔과 CLP홀딩스의 회장이다. 처남인 로널드 매컬리는 홍콩상하이호텔의 이사이며 상당한 지분을 보유중이다. 카두리 가문은 유명한 페닌슐라 호텔과 빅토리아피크를 운행하는 피크트램의 지배 주주다. 이들은 자선사업으로도 유명하며 홍콩과 네팔의 댐, 교량, 농업 프로젝트와 학교 운영에 자금을 지원해 왔다. ━ 22. 비를라 가문 78억 달러인도간샴 다스 비를라가 방적공장을 건설한 1919년은 비를라 가문이 제조업으로 진입하는 분기점이었다. 이후 가문은 매 세대마다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하며 확장과 분열을 거듭했다. 간샴 다스의 증손자 쿠마르 비를라는 선친의 이름을 딴 아디티아비를라그룹의 대표로서 지금까지 20년 이상 경영하며 금속·화학업체를 인수했다. 오늘날 매출액 410억 달러를 자랑하는 이 그룹은 여러 상표를 통하여 시멘트 제조에서 의류에 이르는 다양한 사업을 영위한다. ━ 23. 황 가문 77억 달러싱가포르황팅팡은 1934년 중국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그가 엘리야 탐비(말레이시아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사람인 아난다 크리슈난의 먼 친척)의 도움을 받아 세운 시노그룹은 3개 상장사와 다양한 비상장 기업의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황팅팡은 2010년 사망할 때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싱가포르와 홍콩에 호텔, 쇼핑몰, 콘도 700개 이상을 지었다. 장남 로버트는 시노그룹 소속사로 홍콩에 상장된 침사추이부동산 회장이며, 차남 필립은 시노그룹의 자매사인 싱가포르 부동산회사 파이스트오거나이제이션을 경영한다. 로버트의 아들 대릴 황용광은 시노그룹 전무이사다. ━ 24. 차이 가문(식품) 69억 달러대만차이옌밍의 부친은 1962년 농산물통조림을 수출하는 소기업 이란식품공업을 창업했다. 이 회사는 이후 현재 차이옌밍이 회장으로 있는 스낵·음료 대기업 왕왕그룹으로 성장한다. 차이옌밍은 1996년 왕왕홀딩스를 싱가포르에 상장했다가 2007년 상장폐지하고, 2008년에 홍콩에 상장한 신설기업 왕왕차이나로 음식료사업으로 이전했다. 왕왕은 2009년 모국인 대만에 상장했다가 2013년에 상장폐지했다. 차이옌밍의 차남 차이왕자는 회사의 COO고 장남 차이샤오종과 외조카 정원셴은 이사다. 회사 주식은 홍콩증시에 상장되어 있다. ━ 25. 모리 가문 61억 달러일본도쿄 출신 교수였던 모리 다이키치로는 소규모 부동산 회사를 부친으로부터 물려받고 1959년 모리빌딩을 설립했다. 회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용하여 상업용 및 주거용 건물을 다수 건축했다. 다이키치로는 포브스 선정 1991년·1992년 세계 최고의 부호이기도 하다. 그가 1993년 사망하자 아들인 미노루와 아키라가 회사를 물려받았으나 이 둘은 1999년 회사를 분할한다. 미노루는 회사 이름을 승계하여 아시아 부동산 시장의 유력인사로 활동하다 2012년 사망했다. 재산 일부는 그의 부인 모리 요시코가 상속했다. 아키라는 도쿄 샹그리라 호텔 등 호텔 30개와 임대건물 88개를 운영하는 모리트러스트를 경영한다. 딸 다테 미와코는 모리트러스트의 호텔리조트 부문 대표다. ━ 26. 추 가문 60억 달러싱가포르추더바는 1986년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을 로이드은행에 인수될 위기에서 구한 세 투자자 중 하나이며, 1960년에 말레이시아 메이뱅크를 설립한 사람이기도 하다. 부친인 추양전이 투자한 싱가포르 은행들은 1933년 OCBC와 합병하였으며 추더바는 부친의 발자취를 따라 화교은행에 입사하여 은행업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호텔들을 매입하였으며, 이 중 싱가포르의 역사적 건축물이기도 한 굿우드파크는 지금도 그의 후손이 운영 중이다. 추 가문은 은행 관련 지분을 스탠다드차타드에 매각했지만 호텔 사업은 계속 보유하고 있다. 추더바의 딸인 메이비스는 추더바가 사망한 2004년 이후 현재까지 굿우드 회장이다. ━ 27. LG 구 씨 가문 59억 달러대한민국전자, 화학, 통신 등을 영위하는 대한민국 4위 기업집단 LG그룹 가문이다. 구인회가 1947년에 허만정과 공동 설립한 락희화학공업사는 원래 가정용품 제조사였다. 그룹 회장인 구본무는 창업주 구인회의 손자다. 구본무는 외아들이 1990년 대에 사망하자 동생 구본능의 아들 구광모를 양자로 들였으며, 지금은 구광모가 회장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능은 LG그룹의 관계기업 집단으로서 전자 산업을 하는 희성그룹 회장이다. 구본무의 사촌들은 의류업을 하는 LF를 경영한다. 창업주의 조카들은 전력, 기계에 특화한 LS를 이끈다. ━ 28. 위자야 가문 58억 달러인도네시아으카 칩타 위자야는 어렸을 때 중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이주했다. 17살부터 과자를 팔던 그는 이후 1962년에 시나르마스를 창업한다. 현재 인도네시아 최대급 기업집단인 시나르마스는 펄프, 제지, 농업, 식품, 부동산, 금융, 에너지, 인프라, 통신 사업에 진출했다. 으카의 삼남 프랭키 위자야가 경영하는 골든아그리리소스는 야자유를 생산하는 대기업으로, 가문 소유 지분 중 가장 큰 수익을 낸다. 차남 황홍녠은 싱가포르에서 독자적으로 투자한다. 3세대 중 4명 이상이 그룹 안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다. ━ 29. 바자즈 가문 56억 달러인도바자즈그룹은 마하트마 간디의 측근인 잠날랄 바자즈가 1926년 설립했다. 잠날랄의 장남 캄라나얀은 1942년 경영권을 승계하여 스쿠터 등 제조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창업주의 손자인 라훌은 하버드에서 MBA를 취득한 후 1965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이륜차 사업을 담당했다. 그의 사업 감각 덕분에 인도인이라면 누구나 바자즈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다. 라훌의 사촌인 니라즈, 셰카르, 마두르를 포함한 바자즈 가문은 여러 기업집단을 운영하다 2008년 라훌의 남동생 시시르가 설탕과 소비재 부문 경영권을 가지고 독립하면서 분할되었다. 현재는 라훌의 장남 라지브가 대표기업인 바자즈오토를, 차남 산지브가 금융을 담당한다. 시시르는 비를라 가문(22위) 출신 여성과 결혼한 아들 쿠샤그라에게 경영권을 이양하는 중이다. ━ 30. 부르만 가문 55억 달러인도 ━ 31. 로히아 가문 54억 달러인도네시아, 태국인도 출신 직물 거래업자 모한 랄 로히아는 1973년에 아들 스리 프라카시 로히아와 함께 인도네시아로 이주하여, 1976년에 방적사 생산업체인 인도라마신시틱스를 창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업영역은 석유화학으로 확장되었다. 환갑을 앞둘 무렵 모한은 기존 인도네시아 회사만으로는 세 아들에게 충분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장남 옴 프라카시는 인도 법인을 맡았고, 막내 알로케는 태국으로 떠나 현재 석유화학 대기업인 인도라마벤처스를 경영 중이다. 스리 프라카시는 2008년에 철강계 거물이자 처남인 락시미 미탈이 사는 런던으로 이주한 반면 아들인 아밋은 싱가포르에 자리 잡았다. 아밋은 그룹 이사로서 신규 프로젝트와 기업인수를 책임지게 되었다. 인도라마의 아프리카 지역 사업도 그의 관할이다. 인도라마가 나이지리아 등 서부 아프리카에 투자한 약 20억 달러는 해당 지역 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액 중 최고액이다. ━ 32. 워노위조요 가문 49억 달러인도네시아워노위조요 일족은 1927년 중국에서 이주했다. 친척이 운영하던 담배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알려진 수르야는 1958년에 크레텍(정향담배) 제조사 구당가람을 세웠다. 그로부터 사반세기 후수르야의 장남 라크만 할림이 경영권을 승계했고, 그가 사망한 2008년부터 동생인 수실로 워노위조요가 경영에 참여했다. 지금도 수실로는 인도네시아의 주요 크레텍 생산기업으로서 약 60억 달러(시가총액 기준) 규모인 이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 33. 파텔 가문 48억 달러인도약학 교수였던 라만바이 파텔은 친구 인드라바단모디와 함께 1952년에 카딜라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들의 첫 일은 빈혈치료용 비타민 생산이었다. 1975년에는 라만바이의 아들이며 약학을 전공한 판카즈가 카딜라에 합류했다. 모디의 아들이 입사하자 동업자들은 1995년에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파텔 가문이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를 참고하여 이름붙인 자이두스 그룹의 주력사는 카딜라헬스케어다. 2001년에 부친이 사망한 후 판카지가 회장이 되었다. 카딜라는 현재 매출액이 13억 달러로, 인도에서 손꼽히는 복제약 제약사다. 판카지의 아들로서 3세대인 샤르빌은 2007년부터 카딜라에서 일하기 시작하였으며, 현재 유명한 설탕대체품 슈거프리를 생산하는 자이더스웰니스의 회장이다. ━ 34. 황 가문 44억 달러싱가포르황칭창은 동업자 여섯 명과 함께 1935년 유나이티드차이니즈뱅크(현 유나이티드오버시스뱅크)를 설립했다. 아들 황주야오는 회장 및 CEO로 38년을 재직하며 UCB를 싱가포르의 지방 은행에서 동남아시아 제3의 대출기관으로 끌어올리고 2012년 회장에서 사임했다. 그의 장남 황이종은 지점 484개를 보유한 동남아시아 최대급 은행 UOB의 CEO다. 차남, 삼남인 황이차오, 황이린은 자회사를 경영한다. 현재 회장은 가문 외부인이다. ━ 35. 소벨 가문 42억 달러필리핀필리핀에서 역사가 오랜 기업집단 중 하나인 아얄라 그룹을 이끄는 것은 가문의 7세대다. 181년 전 마닐라에서 작은 증류소로 시작했던 아얄라는 현재 아얄라랜드, 뱅크오브필리핀아일랜즈, 글로브텔레컴, 마닐라워터 등 상장사의 지주사이자 필리핀 최대급 기업집단이다. 일곱 형제가 아얄라의 지분 3분의 1 이상을 보유한다. 장남인 하이메 2세가 회장 겸 CEO고, 그의 아들 페르난도는 사장 겸 COO다. 8세대 중 경영에 참여하는 사람은 3명이다. 소벨 가문이 보유한 아얄라 재단은 마카티 시의 아얄라 박물관에 재정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 36. 린 가문 41억5000만 달러말레이시아린 가문의 부는 말레이시아의 외딴 산지에 있는 빽빽한 열대우림을 유명한 휴양지로 바꿔놓은 故 린우통의 비전으로부터 나왔다. 1968년 창립했을 때 겐팅 그룹에는 호텔 및 카지노 하나밖에 없었다. 현재 그룹은 여러 나라에서 야자유, 전력발전, 석유가스, 부동산, 크루즈 사업 등에 다각화했다. 영국, 미국, 한국, 싱가포르 등 전 세계에 있는 카지노로 가장 유명한 겐팅 그룹은 현재 2세대인 린궈타이가 지휘한다. 그의 아들이자 승계 예정자인 린공후이는 겐팅홍콩의 최고정보책임자 겸 비서실장이다. 린우통의 부인을 포함하여 5명 이상이 재산을 공유한다. ━ 37. 살림 가문 41억2000만 달러인도네시아안토니 살림이 이끄는 살림 그룹의 사업 영역은 식품, 플랜테이션, 자동차, 부동산, 소매, 은행업이다. 안토니의 부친 린샤오량은 중국 푸젠성 출신으로, 1938년 인도네시아로 이주하여 의류를 방문판매하기 시작했다. 수하르토가 대통령이 되기 전인 1967년에 그를 만나면서 얻은 관계는 이후 오랫동안 린샤오량에게 큰 이익이 되었다. 수하르토가 1998년 하야하자 살림 그룹은 파멸할 뻔했다. 시간이 흘러 그룹은 재건되었고, 안토니의 아들이며 세계 최대의 인스턴트 라면 생산자인 인도푸드수크세스마크무르의 이사이자 유제품 부문 자회사 대표인 액스턴이 승계를 준비 중이다. ━ 38. 뤄 가문 41억 달러홍콩케네스 로는 부의 기원을 부친 뤄딩방이 세운 의류 대기업 보시니에서 찾는다. 케네스는 1970년 부인 이본과 함께 스웨터 공장을 세웠다. 지금 케네스는 세계적인 의류업체인 크리스탈 그룹의 대표이고 아들 앤드루는 CEO다. 반면 뤄자바오는 부동산에서 부를 일궜다. 주룽에 있는 파크 호텔 등이 그의 값진 재산이다. 변호사인 딸 웬디는 백화점 사업을 운영하고, 아들 앨런은 호텔을 경영한다. 지난 5월에는 다른 딸이 납치당했다가 몸값을 내고 돌아왔다. ━ 39. 궈 가문 40억5000만 달러싱가포르궈 가문은 폰티악랜드그룹을 통하여 싱가포르 리츠칼튼, 파티나, 카펠라, 콘라드센테니얼 등 고급 호텔과 밀레니아워크, 밀레니아타워, 센테니얼타워 등 최고급 상업시설을 소유한다. 궈량겅, 궈량더, 궈량청, 궈량핑 형제는 인도네시아에서 싱가포르로 1958년에 이주한 직물 상인 겸 부동산업자였던 부친 헨리 궈로부터 사업을 물려받았다. 궈량더 회장의 외아들인 에번은 카펠라호텔그룹 아시아의 이사다. ━ 40. 랄 가문 40억 달러인도랄 가문이 소유한 아이허모터스(Eicher Motors)는 로얄엔필드(Royal Enfield) 모터사이클로 유명한 인도 제3의 상용차 제조사다. 그룹의 기원은 만 모한(Man Mohan) 랄이 수입 트랙터 판매 및 서비스 회사 굿어스(Goodearth Co.)를 설립한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사는 1958년 독일 아이허 사와 합작하면서 아이허트랙터(Eicher Tractor)로 이름을 바꿨다. 만 모한이 독일에 유학 보낸 아들 비크람(Vikram) 랄은 30년 동안 그룹을 이끌었다. 이후 비크람의 아들 시다르타(Siddhartha)는 경영권을 물려받은 후 모터사이클에만 집중하기 위하여 당시 15개에 이르던 실적 부진 자산 대부분을 처분하고, 볼보와 합작하여 트럭을 만들었다. 그가 경영하는 동안 로얄엔필드 판매량은 2000년 2만4000대에서 작년에 30만대로 늘어나, 미국 대기업 할리데이비슨의 전 세계 판매량을 앞질렀다. 현재 회사의 모터사이클 부문은 전체 매출액 14억 달러 중 1/3, 순이익 중 70%를 차지한다. 비크람의 아내 아니타(Anita)와 딸 심란(Simran)은 인도에서 유명한 가정용품 상점 굿어스(Good Earth)를 경영한다. ━ 41. 펑 가문 39억 달러홍콩토미힐피거, 아베크롬비앤피치, 에어로포스테일 같은 서양 브랜드의 중개상으로 유명한 세계적 무역회사 리앤펑이 펑 가문 소유다. 가문이 중개자 역할을 한 지는 오래되었다. 1906년, 영어 교사였던 펑바이랴오는 지금의 광저우에 수출회사 리앤펑을 공동 설립한다. 영어가 유창했던 그는 중국 제조업자와 서양 구매자 사이에서 핵심 중개자가 되었다. 아들인 펑한주는 1937년 홍콩에 리앤펑의 첫 지사를 열었고,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 펑바이랴오의 동업자는 자기 지분을 펑 가문에 되팔았다. 작년 매출액 197억 달러를 달성한 상장사 리앤펑의 경영자는 펑바이랴오의 손자 윌리엄으로, 형 빅터가 사임한 2012년에 회장이 되었다. 빅터의 아들이며 작년 중역이 된 스펜서는 이익이 2011년 정점에 이른 후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임무를 맡았다. ━ 42. 반구르 가문 38억5000만 달러인도콜카타 재계에서 유력한 가문인 반구르 가문의 뿌리는 상품과 주식을 거래하기 시작한 문지 람과 람 쿠와르 반구르 형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2·3세대가 경영에 참여하는 동안 그룹은 인도의 황마, 제지, 시멘트, 발전 등 분야에 진출하여 성과를 거두었다. 1991년 후계자 5명이 이 거대한 기업집단을 각자 나누면서 가문의 자산도 분할되었다. 후계자 중 가장 성공한 사람은 베누 고팔이며, 아들 하리 모한은 이익을 내지 못하던 회사를 인도에서 손꼽히는 시멘트 제조사 시리시멘트로 키워냈다. 하리 모한의 아들 프라샨트는 시리의 전략부서를 총괄한다. ━ 43. 진달 가문 38억 달러인도진달 그룹의 사업영역은 철강, 발전, 시멘트, 인프라, 소프트웨어다. 그룹 회장은 10년 전 헬리콥터 사고로 사망한 창업주 옴 프라카시 진달의 부인 사비트리 진달이다. 농가 출신인 옴 프라카시는 1952년부터 양동이를 만들었다. 1964년에는 히사르에 진달인디아라는 파이프 공장을 세웠고, 5년 후에는 진달스트립스라는 대규모 공장을 건설했다. 그가 사망한 직후 회사들은 네 아들 각각에게 분할 상속되어 독립적으로 경영되지만 모두 소속은 여전히 진달그룹이다. 아들 중 사지안은 뭄바이에 있는 자회사 JSW에너지를, 프리드 비라즈와 라탄은 각각 진달SAW와 진달스테인리스를 경영한다. 전직 국회의원이며 진달스틸앤파워를 운영하는 막내 나빈은 자르칸드 지역 석탄 광산 배정 비리 사건과 관련하여 인도 중앙수사국에게 고발당했다. 그는 혐의를 부인했으며 현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옴 프라카시의 손자 파르드는 부친 사지안이 첨단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려고 만든 신생 벤처캐피탈사 JSW벤처펀드를 운영한다. ━ 44. 아보이티스 가문 36억 달러필리핀세부에 본사를 두고 발전, 교통, 금융, 식품, 부동산 사업을 영위하는 상장 기업집단 아보이티스에 쿼티벤처스(AEV)가 이 가문 소유다. AEV는 스페인 농가 출신인 파울리노 아보이티스가 필리핀으로 이주한 후 19세기 후반에 세운 회사다. 회사 사업영역은 마닐라삼 매매 및 일반 상거래로 시작하여 이후 비사야 제도 사이에서 상품을 운송하는 국내 해운업으로 옮겨갔다. 아보이티스 가문은 1994년 AEV를 필리핀 증시에 상장했지만 건설과 조선업체는 비상장을 유지했다. 영업에 일상적으로 관여하는 가족 19명 중 대부분은 4·5세대다. 이 가문은 400명이 넘는 친척과 친목모임을 갖는다고 알려졌으며, 이들의 채용과 승진에 대해서는 규정에 따라 정식 절차를 밟는다. ━ 45. 라따나락 가문 35억 달러태국채널7 방송국이 소속된 곳이 바로 끄릿 라따나락이 경영하는 이 가문 소유 방콕브로드캐스팅앤티비다. 끄릿과 모친, 여동생 다섯, 아들 차촌이 나누어 가진 부는 끄릿의 중국 태생 부친 추안 때부터 쌓인 것이다. 6세일 때 방콕으로 건너온 추안은 항만노무자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아유디아은행와 시암시티시멘트의 주주가 되었다. 이 가문에도 2006년에 설립한 똔손프로퍼티라는 부동산 회사가 있다. 차촌은 가문 소유의 투자회사들을 경영한다. ━ 46. 문잘 가문 32억 달러인도92세인 히어로그룹(Hero Group) 창업주 브리즈모한 랄(Brijmohan Lall) 문잘은 현재 인도 최대 모터사이클 제조사인 히어로모터코퍼레이션(Hero MotoCorp) 명예회장이다. 브리즈모한은 1947년 펀자브 주에서 세 형제와 함께 자전거 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이들이 세운 히어로사이클(Hero Cycles)은 한때 세계 최대 자전거 제조사이기도 했다. 이후 이들의 사업영역은 자전거에서 모터자전거로 이동했다가, 1984년에 혼다(本田)와 합작하면서 모터사이클이 되었다. 이 가문이 2010년에 넷으로 나뉘면서 브리즈모한 집안은 혼다 합작법인을 맡아 경영하게 되었다. 1년 후 문잘 가문은 27년에 걸친 혼다와의 협력 관계를 청산했다. 현재 브리즈모한의 아들 파완(Pawan)이 회장으로서 경영을 담당하며, 손자들은 녹색에너지 및 금융서비스 벤처기업을 경영한다. ━ 47. 히라난다니 가문 31억 달러싱가포르나라인다스 히라난다니는 1947년에 현재 파키스탄에 속한 지역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하고 직물업체인 로열실크스토어를 창업했다. 그가 당뇨 합병증으로 다리 하나를 절단했을 당시 13세에 불과했던 장남 라즈 쿠마르가 경영에 갑작스레 참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 아소크 쿠마르가 합류한 후 형제는 회사를 번창하는 의류점 체인으로 성장시켰다. 임차료 상승 때문에 부동산을 처음으로 매입해 본 형제는 가게에서 힘들게 일하기보다 공간을 임대할 때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들의 회사 로열브라더스를 통하여 인도에서 손꼽히는 쇼핑몰을 여럿 소유하게 된 라즈와 아소크 쿠마르가 ‘쇼핑센터의 왕’으로 불리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형제는 6년 동안 복잡한 구조조정을 거친 후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기 위하여 2011년에 자산을 분할했으며 그 결과 회사는 둘로 나뉘었다. 라즈가 운영하는 로열홀딩스는 라즈의 아들 키신 R. K.의 RB캐피탈과 합병 예정이다. 부자는 함께 싱가포르에서 가장 높은 사무용 빌딩을 건축하고 있다. 아소크와 아들 바비가 이끄는 로열 그룹은 최근 힐튼 호텔로부터 객실 540개짜리 더블트리 호텔을 1억1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 48. 뤄 가문 30억 달러홍콩 ━ 49. 효성 조 씨 가문 29억5000만 달러대한민국조 씨 가문은 세계 7위 타이어제조사 한국타이어를 보유할 뿐 아니라, 이와 별도 기업집단인 효성그룹을 통하여 산업자재, 건설,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사업을 영위한다. 한국타이어는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조홍제가 인수한 허름한 타이어 가게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66년 조홍제는 섬유·직물 전문회사 동양나이론을 설립했다. 그는 사업 초기 여러 가지 시도를 했으며, 한 예로 현재의 삼성물산은 원래 1948년에 삼성 창업주 이병철과 함께 창업한 건설사였다. 현재 조홍제의 차남 조양래가 한국타이어 회장, 장남 조석래가 효성그룹 회장이다. 작년에는 원래 승계 예정자였던 조현문이 형 조현준을 횡령 혐의로 고발하는 등 조석래의 아들들 사이에 분쟁이 격화되었다. 효성 대변인은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 50. 하미에드 가문 29억 달러인도마하트마 간디를 따르던 크와자 압둘 하미에드는 인도가 필수 의약품을 자급하게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1935년 뭄바이에 시플라를 설립했다. 가장이던 그가 1972년 사망한 후 아들 유수프와 무스타파가 회사를 이어받았다. 유수프가 회장이던 시절, 회사는 AIDS 등 질병 관련 저가 복제약을 공급하며 대형 제약사와 경쟁했다. 유수프는 2013년 퇴임했지만 권한 없는 명예회장 자리는 유지했다. 1년 후 무스타파는 부회장 자리를 사임했다. 그의 딸 사미나 바지랄리는 7월에 이사회에 합류한 후 경영상 담당 분야를 넓혀가는 중이다.- KEREN BLANKFELD, GRACE CHUNG, JUSTIN DOEBELE, RUSSELL FLANNERY, NEERJA PAWHA JETLEY, NAAZNEEN KARMALI 포브스아시아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수 있습니다.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15.10.28 16:16

22분 소요
가축 살리려다 사람 잡는다

산업 일반

미국 몬태나주 투 도트 외곽에 있는 맥팔랜드 화이트 목장. 이곳 소들은 밤이 깊어지며 태양의 열기가 걷혀도 추위를 거의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14.4℃이던 기온이 단 하루 새 영하 20℃로 뚝 떨어졌다. 기온이 급락할 때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치면 1400마리의 건강한 블랙 앵거스 품종 소떼가 수시간 내 폐렴에 걸릴 위험성이 커진다. 지난 10년 전부터 맥팔랜드 화이트 목장에서 일해 온 레이철 스팬젤로의 말이다.그런 이상기후 때문에 맥팔랜드 화이트 목장의 직원들이 예방조치로 가축 사료에 항생제를 섞는다고 스팬젤로는 말한다. 이런 약들을 소에게 주기적으로 공급하지는 않지만 소가 폐렴에 걸리면 이틀 만에 폐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동물은 말을 하지 못한다. 정말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는 몸이 좋은지 안 좋은지 알 수 없다. 그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다”고 그녀가 말했다. ”이런 식으로 예방조치를 하는 편이 낫다.”이 같은 경우 선제적인 약물공급이 소의 건강에 더 유익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식육용 가축에 항생제를 폭넓게 사용하면 인체 내 박테리아가 약물에 더 큰 내성을 갖게 될 수 있다. 또 그로 인해 사람들이 병들고 죽게 된다고 질병 전문가들은 말한다. 항생제 내성은 “세계에서 가장 시급한 의학적인 문제 중 하나”라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경고했다.미국은 항생제 내성에 대한 정책을 수립했다. 지난 3월 백악관이 발표한 국가행동계획(National Action Plan)에 명시돼 있다. 그러나 농민들이 가축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항생제를 투여할 수 있다는 허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항생제는 내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이다. 오늘날 미국에서 판매되는 항생제 중 태반이 미국인의 식탁에 오르는 소·돼지·닭의 치료에 사용된다. 질병이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는 비좁은 우리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농민들은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러나 그런 약품 사용을 제한하려는 공중보건 당국자들은 다른 문제점을 지적한다. 올해 초 로스앤젤레스에 소재한 캘리포니아대학 병원의 환자 2명이 숨진 일과 같은 사례다. 이들의 사망에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즉 고도의 항생제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 무리인 CRE가 관련됐다. 매년 9300명이 CRE에 감염돼 610명이 사망한다고 CDC는 추산했다.시판되는 항생제의 약효가 떨어지면 고관절 수술 같은 일상적인 시술을 받는 사람 중 수술 후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무려 6명 중 1명꼴에 달할 수 있다.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미국 경제가 입는 피해 규모가 연간 210억~340억 달러에 달한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추산했다.그와 같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내성 문제의 대책을 마련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WHO가 지난 4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WHO가 조사한 133개국중 그 문제에 대처하고 이 같은 중요한 약품의 효능을 보전하기 위한 포괄적인 전략을 수립한 나라는 25% 선인 34개국에 지나지 않았다.공중보건에 미치는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미국 농민들은 여전히 거의 제한 없이 가축에 다량의 항생제를 투여할 수 있다. 일정 부분 미국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양대 로비 집단인 제약업계와 식육 생산업계 덕분이다. 그들은 가축에 항생제를 사용할 권리를 지키기 위한 기나긴 싸움을 후원해 왔다.정치헌금과 업계 관계를 검토한 IB타임스의 조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농민들이 가축에 항생제를 투여할 권리를 유지한 데는 대체로 이들 업계의 대대적인 로비, 그리고 제약회사, 영농업계 단체, 정부 주요 구성원 간 밀월관계의 역할이 컸다. 이 같은 유착관계 때문에 새 국가계획이 국민건강 우려를 외면하고 업계 이익에 영합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국민건강 보호 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한 우려는 외면당했다”고 시민단체 ‘항생제 약효를 지키는 모임’의 선임 분석가 스티브 로치가 ‘국가행동계획’을 가리켜 말했다. “이 정책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업계 이외의 목소리가 끼어들 여지가 전혀 없었다.”비좁은 우리에 가둬 키우는 가축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는 외에도 농민들은 예로부터 가축을 더 크고 강하게 키울 목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해 왔다. 국가행동계획은 의학적으로 중요한 항생제를 성장촉진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 가둬 키우는 무리를 포함한 가축 사이의 질병 예방 목적으로 농민들이 항생제를 투여할 수 있도록 한다.“그 정도 규제로는 어림도 없다”고 루이스 슬래터 하원의원(민주당/뉴욕)이 국가행동계획을 가리켜 말했다. 그는 항생제 8종의 가축 사용을 제한하는 ‘치료용항생제보전법’을 여러 차례 도입했다. “우리의 입법을 저지하려는 로비 활동이 엄청나다.”가축용 항생제로 돈 버는 기업 측은 지난 의회 회기 중 이들 약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3개 법안의 저지 로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슬래터 의원의 법안과 ‘항생제 내성 방지법’ 모두 가축의 질병예방 목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취지다. 사람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과학자들이 지적하는 관행이다. ‘가축 항균제 투여 투명성(DATA)’이라는 제3의 법안은 농장에서 사용하는 항생제와 관련된 데이터를 제약회사들이 보고하도록 한다.‘책임 있는 정치 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의 통계에 따르면 이들 3개 법안에 반대하는 제약사들은 2013~2014년 갖가지 이슈와 관련해 의회에서 로비 활동을 전개하는 데 최소 1430만 달러 이상을 썼다. 그 밖에 앞서 언급한 법안에 반대하는 영농단체들도 같은 기간 동안 로비활동에 920만 달러를 지출했다. 막대한 로비자금이 연방정책에 지나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조에티스는 세계 최대 수의약품 제조사다. 지난해 로비활동에 101만 달러를 썼다. 별도로 정치활동위원회(선거 후보 정치자금 후원조직)를 결성해 국회의원, 주로 공화당원들에게 6만8000달러를 기부했다.‘엘랑코 애니멀 헬스’는 일라이 릴리 제약사 수의약품 사업부다. 지난해 앞서의 법안 중 일부를 저지하려는 로비활동에 20만 달러가량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대형 수의약품 제조사를 대표하는 ‘동물건강협회’도 로비활동에 13만 달러를 지출했다.영농 단체들도 가세했다. 미국 돈육생산자협회가 87만3000달러, 미국 양계업협회가 64만 달러, 미국 목축업자협회가 3만 달러를 지난해 로비 활동비로 지출했다. 일정 부분 3개 법안을 저지하려는 목적이었다.식육업계는 오래 전부터 국회의원들에게 정치헌금도해 왔다. 헌금을 받은 의원들이 훗날 항생제 규제강화 법안을 추진할지 결정하는 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슬래터 의원의 법안과 DATA 법은 모두 113번째 회기 중 하원 에너지 상업위원회 산하 보건 소위원회 소관이었다. 당시 그 위원회 소속 의원 31명 중 14명, 즉 47%가 그 전의 선거 기간 중 3대 주요 영농 단체로부터 총 7만3500달러 이상의 헌금을 받았다. 미국 양계업협회, 미국 돈육생산자협회 그리고 미국 목축업자협회다. 두 법안 모두 위원회에서 폐기됐다. ━ 항생제를 둘러싼 줄다리기 슬래터 의원은 지난 3월 법안을 재상정했다. 법안이 진지하게 검토될 것이라는 기대도 갖지 않는다. “통과시키지 못할 것이다. 안건으로 올리기도 어려울 듯하다.”2013년 ‘항생제내성방지법’은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 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당시 위원장이던 톰하킨 상원의원(민주/아이오와)을 포함해 소속 위원 22명 중 5명이 2012년에 앞서의 3개 영농단체로부터 총 2만2000달러의 헌금을 받았다.이들 단체는 2012년 소속 위원인 패트 로버츠 상원의원(공화/캔자스)에게 8000달러를 헌금하기도 했다. 14개 업계 단체와 공동으로 로버츠 외에 3명의 상원의원에게 서한을 보낸 해였다. “항생제 사용을 제한하는 포괄적 조치”에 반대하고 그 상원의원들과 면담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식육용 가축에 항생제를 계속 사용하기 위한 업계의 저항은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널드 케네디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페니실린과 또 다른 중요한 항생제 테트라사이클린의 가축 사용 금지를 제안했을 때였다. 당시 제이미 위튼 전 하원의원(공화/미시시피주)은 FDA의 예산을 결정하는 하원 농업세출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과거 일정 부분 농약업계의 후원을 받아 농약을 지지하는 책을 펴내기도 했던 위튼 위원장은 금지 규정이 법제화될 경우 FDA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위협했다. 케네디 국장이 힘에서 밀렸다. 2011년 FDA가 항생제 사용 금지안을 조용히 철회하면서 “자발적인 개혁 가능성에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그 성명이 밑거름이 돼 2009년과 2013년 FDA가 자발적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각각 지침 209와 213으로 불린다. 오바마 정부가 새로 내놓은 국가계획은 이들 권고안의 복사판에 가깝다. “다른 점은 거의 없다”고 존스홉킨스대학 ‘살 만한 미래(Livable Future)’ 연구소의 키브 내크먼 연구원이 말했다. 국가계획에선 이들 약품 제조사들이 라벨에 승인된 용도를 표기할 때 ‘성장 호르몬’을 빼야 한다고 부분적으로 기술한다.지금껏 지침 213과 관련된 25개 약품 개발업체 모두 항생제 라벨에서 성장촉진을 자발적으로 삭제하기로 합의했다고 줄리 푸트남 FDA 대변인은 말했다. 제약사들이 약속을 지킨다면 농민들이 더는 가축의 몸집을 키우려는 목적으로 이들 약품을 합법적으로는 투여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그렇다 해도 약품 라벨에 예방의 용도가 수록된 한 수의사들이 그런 목적으로 여전히 항생제 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선 수의사들이 ‘현명한 사용 원칙(judicious use principles)’을 적용해 의학상 중요한 약품을 가축의 질병예방 용도로 사용할지 결정한다고 푸트남 대변인은 말한다. 일정 부분 약품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잠재적인 감염을 치료할지 살펴보는 방법이다.내크먼 연구원 등은 이 같은 접근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질병 예방’이든 다른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상관 없이 농민들이 성장촉진 용도로 항생제를 계속 투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병들지 않더라도 여전히 가축에게 매일 항생제를 먹일 듯하다”고 천연자원보호협회(Natural Resource Defense Council)의 보건 전문 변호사 애비내시 카가 말했다.조에티스 CEO는 한 성명에서 지침 213이 회사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마도 농민들이 예전과 다름없이 많은 항생제를 계속 가축에게 투여할 것이기 때문일 성싶다. 엘란코의 제프 시몬스 사장의 말도 같은 뉘앙스였다.그래도 업계 단체들은 규제강화로 사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돈육생산자협회는 지침 213의 권고안이 “가축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FDA에 항의하고 “추가 조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미국 칠면조협회도 목소리를 높였다. 가축에 투여하는 항생제가 인체의 내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에 의혹을 제기하고 항생제 사용을 중단하면 “식품안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제약업체 관계자들, 대통령 실무 그룹에도 참여 국가계획을 포함해 가축에의 항생제 사용에 관한 연방 정책에 제약업계와 영농업계가 지나치게 관여한다고 슬래터 의원 등은 생각한다. “우리 법안을 지지하는 450개 과학단체들이 그런 정책을 수립하거나 추진하지 않았다. 그 필요성을 외친 시 의회에서도, 그리고 분명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나오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생산자만 남지 않는가?”동물건강협회(Animal Health Institute) 부회장인 로버트 카니베일 박사가 메릴랜드주의 관련 법안에 관한 증언이 그 말을 뒷받침한다. 업계 대표 자격으로 지침 213의 “설계자 중 1명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톰 빌색 농무장관은 국가행동계획 안을 작성한 특별 위원회를 이끈 3명의 공동 의장 중 1명이다. 2000~2007년 아이오와주 주지사를 역임했다. 그의 임기 중 아이오와주의 양돈농장 수가 감소했다. 하지만 각 농장의 돼지 두수는 800마리에서 1800마리로 급증했다. 주지사 임기를 마친 뒤 미국 육류협회 등을 고객으로 둔 법무법인 ‘도시 & 화이트’에서 1년간 재직했다. ━ 항생제는 “농민들의 중요한 연장”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중요한 대통령 실무 그룹에도 참여했다. 국가행동계획에 권고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 조직이다. 이 그룹의 학자와 의료 관계자 중에는 업계 고문들이 틈틈이 섞여 있었다.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글로벌 감염병 연구 책임자 돈 개넘,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항균제 개발 책임자 데이비드 페인(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미국 정부와 최대 2억 달러에 달하는 새 항생제 연구 계약을 맺은 대형 제약회사다),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감염 및 글로벌 약품개발 책임자 존 렉스, 돈육 생산업체 스미스필드 푸즈의 데니스 트리시 선임 부사장, 아이로코 파마슈티컬스의 최고의약책임자 클래런스 영 등이다.이들 전문가가 국가안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그 안을 작성한 특별위원회 위원들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리고 초안 작성과정에 관한 그 밖의 정보도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국가행동계획의 초안 작성에서 업계 단체와 개인 역할에 관한 거듭된 논평 요청에도 백악관은 응하지 않았다.지난 3월 그 계획이 공표된 뒤 동물보호법률기금(Animal Legal Defense Fund)은 그 계획을 수립한 연방 당국자와 업계 단체 간의 통신에 대한 공개기록 요청서를 제출했다.한편 맥팔랜드 화이트 목장의 스팬젤로 같은 농민들은 질병 예방과 관리에 항생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동물복지 인증(Animal Welfare Approved)’의 앤드류 군터 프로그램 책임자는 가금류를 생산한 경력이 있다. 그는 정부가 항생제를 더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그것이 “농민의 중요한 연장”이라고 설명했다.“오늘날의 영농 시스템을 감안할 때 질병예방 목적의 항생제 사용 금지는 가축의 복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그가 말했다. 규제를 강화하면 업계가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시스템 일부를 변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가축에게 항생제가 언제 투여되는지를 수의사가 감독하도록 규제한다면 농민 또는 소규모 농가에 불필요하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군터는 덧붙인다. 미국 내에 대형 동물병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부 농민은 항생제를 구하지 못하는 반면 어떤 농가는 그럴 만한 경제력이 없다”고 그가 말했다.농업 부문의 항생제 사용을 둘러싼 논란이 과장됐다고 스팬젤로는 생각한다. 그녀가 아는 대다수 농민과 목장주가 항생제를 매일 투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우리 방식에 큰 오해를 갖고 있다. 우리는 돈에 눈이 멀어 가축을 학대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번역 차진우

2015.05.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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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미식’ 푸아그라의 잔혹성

산업 일반

프랑스 남서부의 휴양지 비아리츠에서 자동차를 타고 동쪽으로 달린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때 급수탑이 있는 곳에서 도로가 오른쪽으로 굽어지면서 작은 마을 지브레로 가는 길이 나온다. 햇살 가득한 언덕 위의 나지막한 오두막집 밖에 곡물저장고가 서 있다. 그곳에선 작은 숲들로 뒤덮인 완만한 계곡과 풍성한 들판, 소규모 경작지들이 바라다보인다. 검은목두루미가 상공을 느릿느릿 날아다니는 황금색 옥수수밭 옆으로 개울물이 졸졸 흐른다.시골의 목가적인 풍경이지만 여느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 오두막의 문을 열면 흐릿한 네온 전등이 이 전원 마을의 이면을 비춘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악취가 진동하고 후끈한 열기가 몰려온다. 그 순간 우리가 들었던 개울물 소리는 자갈밭 위를 흐르는 물 소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낡은 선풍기에서 나오는 바람이 마치 거대한 자동차 라디에이터처럼 생긴 물체를 통과하면서 내는 소리다.이곳은 이 지역 최대 사업인 푸아그라의 생산 라인 중 하나인 벨뷔 농장이다. 우리가 예고 없이 그곳을 방문했을 때는 마침 점심 시간이었다. 전화를 걸었더니 자동응답기에 녹음된 농장주 뱅상 다제스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초인종을 눌러봐도 오두막의 문을 두드려봐도 아무 대답이 없다. 오두막의 문은 닫혀 있었지만 잠기지는 않았다. 그곳은 여전히 점심 식사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프랑스 남서부 랑드 지방에 속한 곳이니 이해할 만하다.긴 여름 동안 길이 50m의 이 오두막 안에서는 실내 온도를 25도 아래로 유지하기 위해 그 선풍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약 850마리의 청둥오리가 도살장으로 끌려갈 때까지 그곳에서 강제급식(forcefeeding)을 당하며 마지막 나날을 보낸다. 오리들은 좁은 개별 우리 안에 갇혀 있는데 우리 사이의 간격은 강제로 사료를 먹이는 가뵈르(gaveur)에게 오리들이 머리를 내밀 수 있을 만큼만 떨어져 있다. 가뵈르는 기다란 금속 튜브를 이용해 삶은 옥수수로 만든 노란색 사료 1㎏을 불과 2~3초 사이에 오리의 식도 안으로 밀어 넣는다. 하루 두 번씩 이런 식의 강제급식이 이뤄진다.“이것은 인간의 식도로 파스타 20㎏을 한꺼번에 밀어 넣는 것과 같다. 2주일 동안 하루 두 번씩.” 전설적인 여배우이자 동물권리 옹호운동가인 브리지트 바르도는 생 트로페즈의 자택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움직일 수도 없는 좁은 우리 안에 갇혀 있는데 음식물이 튜브를 통해 위 속으로 쏟아져 들어온다고 상상해 보라.”우리가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을 때 오리들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푸아그라나 오리고기 제품에 이용하기 위해 이종 교배한 다른 청둥오리들과 마찬가지로 이 오리들도 소리를 내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오리들은 또 새끼를 낳지 못하고 날지도 못한다. 절름발이가 되는 경우도 많다. 강제급식을 당하는 동안 금속망 위에 서 있는데 거기서 발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리들을 금속망 위에 세워놓는 이유는 감당하지 못할 양의 먹이로 인한 간 이상으로 배출되는 엄청난 양의 대·소변이 아래쪽의 웅덩이로 흘러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다.끔찍한 광경이다. 오리들은 힘이 없고 흰 털이 노리끼리한 색으로 변한다. 또 피부를 통해 물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생성된 기름기로 온몸이 번들번들하다. 이들은 깃털을 털지도 못한다. 12일 동안 강제급식을 당하면서 몸무게가 4㎏에서 6㎏으로 늘어나면 좁은 우리 안에서 꼼짝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엑셀(산업 푸아그라의 최대 생산업체 중 하나)의 웹사이트에서 벨뷔 농장의 페이지를 보면 그곳이 꽤 목가적인 곳처럼 느껴지게 꾸며놨다. 마치 베아트릭스 포터의 동화를 보는 듯하다.벨뷔 농장은 랑드와 제르 지방에서 여전히 운영 중인 소규모 전통 농장들에 비하면 규모가 꽤 큰 편이다. 하지만 갈수록 커지는 산업 푸아그라 시장의 규모로 볼 때는 존재감이 별로 없다. 이 농장은 매년 1만 7000마리의 오리를 델페이라라는 대형업체에 납품한다. (한때 특정 지역에서 정해진 계절에만 맛볼 수 있던 푸아그라가 이제는 대형 식품업체에서 산업화된 방식으로 생산돼 세계 시장에 공급된다.) 근처 포야르텡 마을 외곽의 수풀 우거진 길에 크리스토프 뮈레의 농장이 있다. 그는 대형 강제급식 오두막 세 채를 갖고 있다. 각 오두막에서는 오리 1500마리를 기를 수 있다. 강제급식으로 간을 살찌운 오리를 1년에 약 6만 마리씩 외랄리스라는 대형 업체에 납품한다. 오두막의 문들은 빗장이 단단히 걸려 있었다. 우리가 도착하자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오두막 안을 보여줄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단호하게 ‘노’라고 말하면서 농장주의 휴대전화 번호를 건네줬다.과거에 럭비로 유명했던 도시 닥스 근처에는 이 두 농장과 유사한 곳이 많다. 그곳의 농부들은 대형 식품회사에 살찌운 오리 간을 연간 약 3800만 개 공급한다. 최근 인도·이스라엘·독일·노르웨이·폴란드·스웨덴·스위스 등 12개국이 윤리적인 이유로 푸아그라 수입을 금지했지만 국제시장의 수요는 갈수록 늘어난다.더구나 유럽연합(EU)이 프랑스의 산업화된 푸아그라 생산 방식 중 다수에 금지 조치를 내린 상황인데도 그렇다. 엄밀히 말하자면 다제스 같은 농장주들은 개별 우리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오리를 사육하고 있지만 프랑스는 2015년 말까지 이런 상황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 현재 생산되는 푸아그라의 95%가 산업화된 생산 방식을 이용하는 대형업체들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생각할 때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프랑스 동물권리보호기구 L214의 창단 멤버인 세바스티앙 아르삭에 따르면 2016년 개별 우리를 대체하게 될 공동 우리는 개별 우리보다 나을 게 없다. 비좁은 공동 우리 안에서 5~6마리의 수컷 오리가 함께 지내게 된다.아르삭의 말을 들어보자 “강제급식 시간이 되면 리모콘을 이용해 금속으로 된 우리의 전면이 오리들의 머리 위로 내려온다. 가뵈르가 오리의 모래주머니 속에 튜브를 꽂아 넣기 쉽도록 오리들을 아래쪽으로 누르는 역할을 한다. 강제급식 기간(보통 12일)이 끝날 때쯤에는 대다수 오리가 몸 여기저기에 골절상을 입게 된다. 이 기간이 끝나가면서 사망하는 오리도 늘어난다."“이 두 종류의 우리는 푸아그라 생산이 산업화하기 시작한 1980년대에 디자인됐다. 그 전에는 3m x 1m의 울타리 안에서 오리들의 강제급식이 이뤄졌다. 프랑스 의회에서는 그 방식을 해결책으로 채택했어야 했지만 대형업체들의 반대에 부닥쳐 좌절됐다.”더구나 푸아그라 생산을 동물권리에 대한 인식이 낮은 중국으로 넘기는 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어 큰 우려를 자아낸다. 문제는 프랑스로부터 푸아그라 만드는 법을 배운 중국이 이제 독자적으로 푸아그라 산업을 운영하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중국인들은 지난 4월 프랑스산 푸아그라의 수입이 금지된 후 내수시장의 수요(오리 약 1억3000만 마리 분으로 추정된다)를 스스로 충족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서방의 동물권리 옹호가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중국에서는 푸아그라 생산에 어떤 윤리적 제한도 가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파리에서는 TV 요리 경연 프로 ‘매스터셰프’의 심사위원인 유명 요리사 이브 캉드보르드가 “산업화된 푸아그라 생산방식은 국가적 수치요 불명예”라고 말했다. (캉드보르드는 푸아그라 애호가다.) “어떤 상품이든 산업화되면 그걸로 끝이다. 송아지고기와 돼지고기, 유제품을 비롯해 많은 상품이 그렇다. 문제는 농산물가공업계가 정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필요한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들은 모든 상품을 ‘진짜’로 보이게 만드는 일련의 상표를 도입했는데 그건 위장에 불과하다.”캉드보르드의 레스토랑에 푸아그라를 공급하는 상드린 레구르그는 닥스 근처의 포마레즈에서 ‘파리 푸아그라 & 콩피’를 운영한다. 그녀의 집안은 1907년부터 이 사업을 해 왔다. 그녀와 남편 모리스(비아리츠 올림픽 럭비 팀의 트레이너 출신이다)는 자신들이 제시한 지침을 철저히 따르는 현지 소규모 업체로부터만 상품을 구매한다. “윤리적인 소규모 생산업자를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져서 앞으로 사업을 어떻게 꾸려갈지 걱정”이라고 레구르그는 말했다. “대형업체들이 소규모 생산업체들을 인수하면서 우리 같은 사람들을 서서히 압박해 온다. 그들은 완전한 통제를 원한다.”푸아그라의 약 97%가 오리 간으로, 나머지 3%가 거위 간으로 만들어진다. 또 푸아그라는 수컷에게서만 나온다. ‘그렇다면 암컷 청둥오리는 어떻게 될까?’ 하는 의문이 저절로 든다. “암컷들은 산업용 분쇄기로 분쇄된다”고 아르삭이 말했다. “매년 약 4000만 마리의 오리새끼가 산 채로 분쇄기 안에 넣어진다고 알려졌다.” 분쇄된 오리새끼들은 도살장의 잔여물을 처리하는 가공업체에서 수거해 간다. 이런 업체들에서 유기농 폐기물은 고양이 사료와 비료를 만드는 데, 혹은 제약산업에 이용된다. 영화 ‘007’로 유명한 영국 배우 로저 무어는 “메뉴에 ‘깡통 속의 고문(torture in a can, 푸아그라를 일컫는다)’이 포함된” 저녁식사 초대에는 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푸아그라에 대한 무어의 견해는 그가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동물보호단체 PETA의 노력에 힘을 실어준다.“과거엔 나도 푸아그라를 먹었었다”고 무어가 말했다. “파티와 저녁식사 모임에서 푸아그라를 먹는 게 유행이었다. 하지만 그 때는 푸아그라가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전혀 몰랐다. 오리들에게 날마다 그렇게 엄청난 양의 먹이를 강제로 먹이면 간이 거대하게 부어 오르고 지방간(hepatic steatosis) 질환이 생긴다.” 이 오리들은 내부출혈(internal haemorrhaging)과 진균 또는 박테리아 감염, 간성 뇌병증(hepatic encephalopathy, 간이 손상됐을 때 생기는 뇌 질환) 등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랑드는 세계 최대의 푸아그라 생산지다. 랑드 외곽의 몽-드-마르상은 높은 담으로 둘러쳐진 흰색의 요새다. 면적은 약 16만㎡인데 툴루즈 외곽순환도로에서 바라다보이는 에어버스 본사보다 꽤 커 보인다.이곳은 푸아그라 시장을 주도하는 델페이라의 본사다. 대규모 생산 라인을 둘러보는 일은 이곳에서도 허용되지 않았다. 명령을 하는 쪽은 매사두르, 델페이라, 외랄리스 등 대기업들이고 프랑스 정부는 그들의 명령을 따를 뿐이다. 델페이라는 본사 건물을 둘러보도록 해달라는 뉴스위크의 요청을 거절했으며 정보를 요청하는 이메일과 전화에 응답하지 않았다.“유일한 한 가닥 희망은 소비자의 인식 증진”이라고 아르삭은 말한다. 스페인의 파테리아 데 수자는 백악관에 식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푸아그라의 윤리적 생산 방식을 선도하는 회사 중 하나다. 이 회사는 강제급식 방식을 이용하지 않고 놓아 기른 거위들의 간을 채취하기 전 먹이를 마음껏 먹도록 내버려둔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 가격이 올라갔다. 이 회사에서 생산되는 푸아그라는 세금을 포함해 1㎏에 약 833유로다.프랑스 농업부와 죽이 잘 맞는 푸아그라 생산업자협회 CIFOG의 대변인 마리-피에르 페는 “ ‘산업화된’이란 용어의 사용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 말이 경멸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그녀는 말했다. “강제급식이 이뤄지는 사육장이 200마리 규모든 1000마리 규모든 급식 과정은 똑 같다. 사료를 먹이는 사람과 오리가 일대일로 상호 작용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수 세대 동안 이어져 내려온 방식이다. 이 과정은 소규모 업체와 대규모 업체 사이에 차이가 없다.” CIFOG에 따르면 2013년 프랑스의 푸아그라 산업은 16억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페는 오리들이 가능한 최상의 조건에서 사육되고 있으며 개별 우리에서 공동 우리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1억 유로가 투자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50만 개의 개별 우리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페는 또 강제급식 기간 중 최대 약 4%의 오리가 사망한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이 아니며 실제 사망률은 “1~2%”라고 말했다.“강제급식 반대론자들은 동물에게도 사람과 똑같은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격적인 채식주의자들과 절대채식주의자들”이라고 페는 말했다. “그런 견해를 가질 권리는 존중하지만 그들이 퍼뜨리는 동물의 의인화된 이미지는 전적으로 잘못됐다. 오리가 지각이 있는 동물이긴 하지만 인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리에겐 구역질반사(gag reflex)가 없다.”

2014.11.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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