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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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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가지 않은 길 가나’…최정우 회장의 선택은

CEO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누구도 가지 않을 길을 갈까.’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인선을 앞두고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역대 회장 중 최초로 한 번 더 연임 의사를 밝힐지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그룹 민영화 이후 선임된 회장들은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뒤 정권이 바뀌면서 교체되는 일을 겪었는데, 최정우 회장은 연임 임기 완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 안팎에선 “최정우 회장이 또다시 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최정우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12월 13일 현재까지 최 회장은 연임 도전과 관련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이달 들어 해외 일정을 소화하며 포스코그룹 경영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재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12월 19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어 차기 회장 선출 절차 개선 방안을 논의해 확정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선진 지배 구조 태스크 포스(TF)를 통해 회장 선임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이달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관련 방안을 정할 것이란 얘기다. 현행 규정에선 현 포스코그룹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경우, 단독 후보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를 받는다. 현 회장이 연임 의지만 있다면, 다른 후보와의 경쟁 없이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를 받는 구조라, ‘특혜’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재계에서 “포스코홀딩스가 현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혀도 다른 지원 후보와 동등하게 경쟁하는 방식으로 회장 인선 절차를 개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시선은 최정우 회장에게 쏠린다. 포스코홀딩스가 이번 이사회를 통해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확정하는 만큼, 최 회장이 이사회 전후로 자신의 거취에 관해 표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 맞춰 연임 임기가 끝나는 최정우 회장은 임기 종료 3개월 전인 이달까지 연임 여부 등을 밝혀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여러 관측이 뒤섞이고 있는데, 현재로선 퇴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견이 많아 보인다”라면서도 “최 회장이 포스코그룹 역사상 최초로 지주사 체제 전환에 성공하고, 이차전지 소재 사업 등 신사업 육성 성과를 낸 만큼, 또 한 번 연임에 도전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일부에선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이전보다 공정하게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최정우 회장이 연임을 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 포스코그룹 주변에선 “개인이 아닌 경영인으로서의 최정우 회장은 다양한 성과를 낸 인물”이란 평가가 있다. “그의 이력부터 그가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결정한 사안 등을 고려하면, 역대 회장 중에서도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라는 얘기가 들린다.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른 최정우 회장은 ‘서울대‧엔지니어’ 출신 회장 공식을 깬 인물이다. 그는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포스코그룹에서 재무 분야 경험을 꾸준히 쌓았다. 재무통으론 처음으로 포스코그룹 회장에 선임돼 주목받았다. 2021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포스코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해 지난해 완료했다. 물론 최 회장 개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히 있다. 공식 일정 소화 ‘차분’최정우 회장의 연임 여부에 관한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 회장은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포스코그룹 경영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12월 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주관 제1회 혁신 기술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같은 달 7일에는 베트남에서 호찌민 국가대학 응오 티 프엉 란 인문사회과학대학 총장과 우수 인재 확보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재계에선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 기일인 12월 13일에 최정우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라는 관측도 있었는데, 실제 최 회장은 고 박태준 명예회장 12주기 이틀 전인 11일에 고인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에 따라 “최정우 회장이 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19일에 거취를 표명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선 “최정우 회장이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만큼, 최종적으로 연임 도전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라는 주장도 있다. 최 회장이 연임에 나서 여러 회장 후보와 경쟁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포스코그룹 내부 인사 중에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이 있다. 외부 인사 중에는 LG그룹 인사에서 용퇴를 밝힌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의 이름도 오르내리는데, 권 전 부회장은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설을 부인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이 선임될 당시 후보로 거론된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도 언급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이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차기 회장 후보 경쟁 구도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했다.

2023.12.18 09:56

4분 소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금주의 CEO]

산업 일반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기업의 생존은 선택과 집중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최고경영자)의 역량이 기업의 희비와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CEO의 결정은 기업을 살리는 약이 될 수도 기업을 죽이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주간 국내 CEO들의 선택을 들여다보고, 이목이 집중된 CEO를 소개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연재합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 교체설이 흘러나오는 회사를 이끄는 경영인이 있습니다. 사상 첫 지주사 출범, 사상 최대 실적 등의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퇴진” 요구에 시달리고 있죠. 2021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기쁨도 잠시, 지난해 초대형 태풍으로 제철소가 물에 잠기는 아픔을 겪은 인물입니다. 사상 첫 비(非)엔지니어 출신의 재무 전문가 회장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패싱 논란’에 휘말린 인물.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주인공입니다.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상반기 정기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지난해 포스코그룹을 이끄는 회장으로 9년 만에 9년 만에 세계철강협회장에 올랐는데, 올해 세계철강협회장 자격으로 집행위원회 회의와 회원사 회의를 주재하고 글로벌 철강 현안 등을 논의한 겁니다. 17일엔 세계철강협회 부회장인 사쟌 진달 JSW 회장, 레온 토팔리안 뉴코 사장 등 주요 15개 철강사 대표들과 미래 자율 주행 차량 차체 솔루션 개발, 글로벌 저탄소 주도권 대응, 탄소 배출 측정 방식 국제표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당시 회의에서 최 회장은 “앞으로 철강 산업은 더욱 효율적인 생산 방식, 예전과는 다른 공정, 새로운 원료의 투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산업 전반의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야 한다”며 “세계철강협회의 탄소 배출 측정 방식을 널리 알리고 협회의 방식이 글로벌 표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회장은 이번 정기 회의에서 전 세계 140여개 철강사 대표들, 지역별 철강협회 대표들과 협회 주요 현안과 활동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올해 12월 ‘제1회 혁신 기술 콘퍼런스’를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철강사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세상에 없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철강 산업이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점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자는 취지입니다. 제1회 혁신 기술 콘퍼런스는 오는 12월 5일부터 7일까지 세계철강협회 주관으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최정우 회장은 최근에는 네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직원의 자택을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네쌍둥이의 부모를 만나 유모차와 용돈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저출산 정책에 진심”이란 반응이 많았습니다. 포스코는 이들 부부에게 9인승 승합차와 출산장려금 2000만원, 200만원 상당의 육아용품을 제공했습니다. 네쌍둥이 첫 돌 때까지 도우미 비용을 지원하는 자녀 돌봄 서비스도 지원한다고 하네요. 최 회장은 다른 한편에선 또 다른 의미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최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계철강협회 정기 회의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재계에선 또 다시 “패싱 논란” 목소리가 나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내외 주요 행사에서 최정우 회장이 제외되고 있다는 겁니다. 포스코에서 퇴임한 원로들이 “최정우 회장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최 회장의 임기 만료 일은 내년 3월 8일입니다. 최 회장은 임기를 완주해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 후 임기를 채운 회장으로 기록될 수 있을까요?

2023.04.22 09:00

3분 소요
최정우 회장, 세계철강협회 회장 취임…“친환경 대전환 주도”

산업 일반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총회에서 44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포스코그룹에서 김만제(1996~1997년), 이구택(2007~2008년), 정준양(2013~2014년) 전 회장에 이어 네 번째로 세계철강협회 회장에 선임된 것이다. 최정우 회장은 세계철강협회 부회장인 인도 JSW의 사쟌 진달 회장, 미국 뉴코의 레온 토팔리안 사장과 함께 향후 1년간 세계 철강업계를 대표하게 된다.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은 회장 1명과 부회장 2명 등 총 3인으로 구성되며 임기는 3년이다. 최정우 회장은 뛰어난 경영 성과와 철강 산업 최초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논의하는 국제포럼을 성공적으로 주최하는 등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에 선임돼 1년간 부회장직을 수행했다. 수소환원제철은 수소 100%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친환경 공법을 말한다. 최 회장은 “철강은 친환경 미래 소재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 철강사가 힘을 합쳐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탄소중립·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철강업계의 당면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16일부터 열린 총회 기간 중에 세계철강협회가 주관하는 2022년 스틸리어워드에서 ▶기술 혁신 ▶지속 가능성 등 2개 부문을 수상하고 안전보건 우수 사례 인증을 받았다. 기술 혁신 부문에서는 포스코의 스테인리스 광폭(폭 1200㎜ 이상)재 고속 교류전해산세(交流電解酸洗) 기술이 수상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기술은 교류전기를 활용해 스테인리스 광폭 제품의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표면을 청정하게 하는 산세 공정을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지속 가능성 부문에서는 포스코의 패각 자원화 사례가 상을 받았다. 포스코는 조개껍질의 주성분이 석회석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소결 공정(철광석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에서 석회석 대신 가공한 패각을 사용하는데 성공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유해 가스 감지 도구인 스마트 세이프티 볼은 안전보건 우수 사례 인증을 받았다. 스마트 세이프티 볼은 직경 60㎜, 무게 100g으로, 산소·일산화탄소·황화수소 등 3가지 가스 검출이 가능하다. 밀폐 공간 작업이나 정비 전에 해당 공간에 투척해 가스 농도 등을 바로 측정할 수 있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2022.10.19 14:05

2분 소요
친환경 공법 주도하는 포스코…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 개최

산업 일반

포스코가 1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포토그라피스카에서 제2회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이하 하이스)을 개최했다. 하이스는 철강업계와 원료 공급사, 엔지니어링사, 학계·협회·기관 등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소환원제철 기반의 철강 산업 탄소중립 전략과 지속 가능 성장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포스코는 지난해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국경을 초월한 공조와 연대를 제안하며 서울에서 제1회 하이스를 세계 최초로 개최한 바 있다. 수소환원제철은 수소를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제로 활용하는 친환경 기술을 말한다. 이번 포럼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2월 다니엘 볼벤 주한 스웨덴 대사와의 면담 자리에서 스웨덴 철강사 SSAB와의 공동 주최를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포스코와 SSAB는 각각 유동환원로와 샤프트(Shaft) 방식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두 회사가 만나 힘을 합치면 유럽은 물론 국제사회의 호응과 동참을 이끌어내고, 실질적 협력 기반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포스코는 고유의 하이렉스 기술을 유럽에 직접 선보여 더 많은 기업과 협력을 모색하고, 글로벌 확장성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포스코가 약 10년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 2007년 상용화에 성공한 파이넥스 유동환원로 기술 기반인 하이렉스는 분광과 수소를 사용해 탄소 배출 없이 철강을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번 포럼 개막식에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마틴 린드크비스트 SSAB 회장, 마티아스 프루메리에 스웨덴 환경부 장관, 하태역 스웨덴 주재 한국대사, 에드윈 바쏜 세계철강협회 사무총장, 아데어 터너 에너지전환위원회 의장, 조아킹 누네스 드 알메이다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디렉터 등 21개국의 83개 기관에서 126명이 참석했다. 전세계 51개국의 390여개 기업 및 기관에서 10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가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영상 개회사에서 “기후 대응과 같은 국제사회가 직면한 인류 공통의 문제는 연대와 협력 없이는 누구도 해결할 수 없다”며 “철강업계의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수소환원제철이란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그 자체가 매우 도전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혼자서 가면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 린드크비스트 SSAB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변화는 시련을 동반하고, 때때로 매우 고통스럽지만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 오늘부터 과감히 행동해야 한다”며 “이틀간 이어지는 우리들의 대화가 사회의 신속한 변화를 이끌어 내고, 새로운 표준과 정의를 만들어 내길 바란다”고 했다. 현지시간으로 12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포럼은 첫날 개회식과 키노트 세션, 3개의 패널 토론 세션 등으로 구성된다. 토론 주제는 ▶철강업 탄소중립으로의 전환 ▶탈탄소 철강을 위한 밸류체인 ▶탈탄소 철강을 위한 과학 기술 정책 등이다. 각 세션은 전문 진행자가 배정돼 발표와 패널 토론이 자유롭게 병행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포스코는 포럼 기간에 공동 기술 개발 및 성과 공유 플랫폼 결성 계획을 발표하고 참여사를 모집한다. 참가 기업에 하이렉스 기술 정보 공유 및 데모플랜트 조업 기회를 제공할 예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전체 계획을 구체화해 공식 출범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렉스 기술의 최대 장점인 소결용 분광을 사용하는 철강사들이나, 분광을 생산하고 있는 원료사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2022.10.13 15:03

3분 소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세계철강협회 회장단 선임

산업 일반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에 선임됐다. 향후 3년간 세계철강협회 부회장, 회장, 부회장을 맡아 전 세계 철강사들과 교류한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전 세계 철강사들의 수소환원제철 개발 협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달성을 위해 전 세계 철강사들과 협력해 수소 100%를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제로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하이렉스)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14일 포스코에 따르면 세계철강협회는 전날 회원사 연례회의를 열어 집행위원인 최정우 회장을 회장단으로 선임했다.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은 회장 1명과 부회장 2명 등 총 3인으로 구성된다. 회장단 임기는 3년으로, 임기 첫 해에 부회장, 2년차에 회장, 3년차에 부회장을 각각 맡는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내년 10월 세계철강협회 총회 개최 전까지 1년간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2022년 10월부터 1년간 세계철강협회 회장으로 전 세계 철강업계를 이끌게 된다. 회장단 취임 1년차에 사쟌 진달(Sajjan Jindal) 인도 JSW(Jindal Steel Works Limited) 회장, 우용(Yu Yong) 중국 하북강철집단(이하 하북강철)의 최고경영자와 호흡을 맞춘다. 최 회장은 지난 6일 철강업계 최초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논의하는 HyIS 포럼을 성공적으로 주최하는 등 세계 철강업계의 탄소중립을 적극적으로 주도해왔다는 평가다. 또한 세계철강협회 내 중요 태스크포스인 철강 메가트렌드 전문가 그룹 위원장과 강건재 수요증진 협의체 위원장을 맡는 등 협회 내에서 꾸준한 리더십을 발휘한 점을 인정받아, 회원사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회장단에 선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 등에선 최 회장이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에 선임된 만큼,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개발을 위한 전 세계 철강사와의 협력도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포스코는 지난 6일 열린 HyIS 포럼을 계기로 자사 고유 기술인 파이넥스를 전 세계 철강사들과 공유하고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파이넥스는 고로 없이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유동환원로에 넣어 환원철을 생산하는 방식인데, 석탄을 투입한 용융로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75%와 수소 25%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구조다. 수소 100%를 환원제로 활용하는 하이렉스의 중단 단계 기술로 이해된다. 한편, 포스코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0조6100억원, 영업이익 3조11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44.53%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364.18% 급증했다. 창사 이래 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2021.10.14 15:55

2분 소요
[막 오르는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CEO 최종 후보 6월 중 정할 듯

산업 일반

오인환·장인화·김진일·김준식·김응규 등 포스코 전·현직 경영진 하마평 포스코(POSCO). 이 회사는 그저 제선·제강·압연재 등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다. 단순한 민간기업이 아니라 국민기업이란 말에 걸맞은 회사다. 포스코 설립의 종잣돈은 대일청구권 자금이다. 조상들의 36년 식민지 생활의 희생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1969년 12월 3일 한국 종합제철소 건설자금 조달을 위한 한일기본협약 조인식이 열렸다. 포철 1기 완성을 위해 3년에 걸쳐 일본이 제공하기로 한 자금은 총 1억2370만 달러. 박태준 전 명예회장은 이를 ‘조상의 혈세’라고 강조했다. 이후 포스코는 2000년 9월 정부가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민영화됐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바뀌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정권 초기 선임→정권 말기 연임 성공→차기 정권 초 불명예 퇴진’이라는 공식마저 생겨났다. 지난 4월 사임 의사를 밝힌 권오준 회장도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임기는 애초 2020년 3월까지였다. 그는 그러나 4월 18일 열린 임시 이사회 직후 “포스코가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변화가 필요한 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최고경영자(CEO) 변화”라며 “열정적이고 젊고 능력 있는 분에게 경영을 넘기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고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기로 함에 따라 포스코는 곧바로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 권 회장 사임 의사 후 3차례 CEO 승계 카운슬 열어 그로부터 한 달. 포스코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차기 CEO 후보 발굴을 6월 중에는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후 총 3차례의 CEO 승계 협의회(카운슬)를 개최했다. 포스코 측은 “폭넓은 방법으로 후보군을 발굴하기 때문에 최종 후보군에는 최근 포스코 그룹에 합류한 임원급 인사 일부와 언론에 거론된 인사가 모두 망라될 것으로 보이며 외국인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CEO 후보 추천위원회는 국내외 7개의 서치펌(Search Firm)을 통해 외국인을 포함한 다양한 외부 후보를 추천 받고, 0.5% 이상 주식을 보유한 30여 개 기관에 주주의 이익을 잘 대변할 수 있는 CEO 후보 추천 요청 e메일을 발송했다. 위원들은 또 직원 대의기구인 노경협의회와 퇴직 임원 모임인 ‘중우회’와도 미팅을 갖고 회장 후보 선출과 관련된 조언을 청취했다. CEO 승계 카운슬에서 밝힌 차기 포스코 회장의 역량은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과 ‘글로벌 경영 역량, 혁신역량, 신성장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추진 역량’ 등이다. CEO 승계 카운슬은 사외이사 5명만으로 운영되고 있다.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신임 회장 후보가 될만한 인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현직 인사가 여럿 거론된다. 현직 인사는 대부분 권오준 전 회장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이다. 오인환 포스코 철강사업부문 1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은 권오준 회장 재임 시절 ‘포스코 2인자’로 꼽혔고,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방중 경제 사절단에 포함된 바 있다. 오 사장 외에 현직 포스코 경영진 중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장인화 포스코 2부문장(대표이사 사장)과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등이다. 장인화 사장은 권오준 회장처럼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출신이다. 박기홍 사장은 정부기관인 산업연구원에서 부원장을 지냈다. 2004년에 포스코그룹으로 간 박 사장은 재무통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장, 포스코 경영기획실장(상무), 미래성장전략실장(전무), 전략기획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3년에는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14년 권오준 회장 선임 때도 하마평에 올랐다.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은 권오준 회장의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센터장과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다. 포스코 정도경영실장, 대우인터내셔널 최고재무책임자를 거쳤다. 동래고, 부산대 경제학과를 나온 PK(부산·경남) 출신이다.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은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 재무투자본부장,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과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다.전직 포스코 경영진 출신과 외부 인사도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김진일·김준식·황은연·김응규 전 사장과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이다. 김준식 전 사장은 광주제일고 출신으로 장하성 청와대 경제수석과 초등학교·중학교 동창으로 알려져 있다. 제철소장을 지낸 그는 철강 생산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권오준 회장 선임 당시 본선 후보 5인 중 한 명이었던 김진일 전 사장은 이해찬 의원과 용산고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철강 생산 기술 분야를 두루 섭렵했고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대 출신인 황은연 전 사장은 마케팅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으며 대외 섭외·협상 능력이 뛰어나다는 게 중평이다. 김응규 전 사장은 경영 부문장, 포스코경영연구원 사장 등을 거친 인사·노무 분야 전문가다. 특히 그는 인사·노무 전문가답게 최근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람 중심 경제와 상생협력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와 궤를 같이 한다는 평가다. 외부 인사인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대외 관계 개선과 포스코 개혁에 힘을 실을 인물로 거론된다. ━ 임시 주총은 8월 안에 열릴 듯 외부 인사 영입이 없다면 이번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의 핵심 포인트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포스코는 철강산업의 후발 주자로 생산·설비 기술 확보에 매달리며 고속성장해왔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생산·설비 분야 전문가가 회장에 오른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제조업 성장도 위축되고 있는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내부 생산·설비 기술 전문가 출신이 포스코의 새 회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해당하는 김준식·김진일 전 사장, 오인환 현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를 수 있다.다른 하나는 사람 중심의 경제와 혁신을 강조하는 시대적 요구와 그와 비슷한 점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따른 선택이다. 청년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문제 해결,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상생협력 등에 방점이 찍히면 엔지니어 출신보다는 경영·기업문화 전문가가 아무래도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는 김응규 전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 등이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CEO 승계 카운슬은 후보 추천이 끝나는 대로 후보 10여 명과 함께 후보자를 몇 번 더 압축해 CEO 후보 추천위원회에 다수의 인터뷰 대상자를 추천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7인 전원이 위원인 CEO 후보 추천위원회는 대상자 면접 등 심사 과정을 진행한 후 이사회에 상정할 최종 후보 1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기는 5월 중 후보군 발굴, 6월 중 최종 후보 1인 추천이다. 최종 후보자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회장에 오른다. 포스코 임시 주주총회는 ‘기준일이 5월 31일’로 정해졌으므로 3개월 이내인 8월 말 안에 열릴 예정이다. ━ 차기 한국철강협회장은? - 박태준 초대회장부터 모두 포스코 회장 당연직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중도 사퇴로 포스코 신임 회장은 물론 차기 한국철강협회 회장에 누가 오를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75년 철강협회가 설립됐을 때부터 예외 없이 포스코 회장이 협회장을 겸직해왔기 때문이다. 철강협회는 국내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와 민관 가교 역할 수행 등을 목적으로 1975년 7월 설립됐다.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정회원 37개사와 특별회원 5개 업체 및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권 회장은 2014년 3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후임으로 취임한 후 철강협회를 이끌어왔다. 올 2월에는 포스코 회장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0년 2월까지 철강협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철강협회는 권 회장이 포스코 후임 회장 인선을 마치고 경영 활동을 그만둘 때까지 차기 협회장 선출 작업을 유보했다. 협회 측은 “권 회장이 사퇴의 뜻을 밝혔지만 곧바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건 아니기 때문에 협회장직도 2~3개월 간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협회는 권 회장이 포스코를 완전히 떠나면 임시총회를 거쳐 새로운 협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철강 업계에서는 포스코 회장이 당연직처럼 협회장을 맡아왔던 만큼 포스코 회장 후임 인선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차기 철강협회 회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철강업계 맏형 격인 데다 협회 회비를 가장 많이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포스코 회장의 관행적인 협회장 승계에 불만이 있더라도 협회를 운영하려면 회비가 필요한 만큼 회원사도 딱히 반대 의견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실제로 역대 회장을 보면 포스코 창업의 일등공신인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이 초대 협회장을 맡아 무려 15년 6개월 동안(1975년 7월~1990년 1월) 협회를 이끌었다. 이후 1990년 3월 당시 포스코 수장인 황경로 전 회장이 임기 3년 동안 협회장직을 수행한 데 이어 정명식(11개월), 김만재(4년), 유상부(5년), 이구택(5년 11개월), 정준양(5년) 등 당시 포스코 회장이 모두 협회장직을 겸직했다.한편 권오준 회장은 지난해 세계철강협회(WSA) 부회장에 선임됨에 따라 규정에 따라 올해 회장직을 맡아야 하지만 갑작스런 사퇴로 이 또한 불투명해졌다. 권 회장은 2017 세계철강협회 연례총회 이사회에서 임기 3년(2017년 10월~2020년 10월)의 회장단에 선임됐다. 회장단에 선임되면 1년차 부회장, 2년차 회장, 3년차 부회장의 임기를 수행하도록 돼 있다. 앞서 김만재 회장과 이구택 회장, 정준양 회장이 세계철강협회장을 지낸 바 있다.

2018.05.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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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영웅들 ‘쇳물   신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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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조강 생산능력 3500만t. 자본도 기술도 없던 모래밭에서 세계 최단기간 이뤄낸 기적이다. 포스코의 역사는 한국 경제 성장사와 맥을 같이한다. 1970년대 우리나라의 생존 전략은 중화학공업 육성과 수출 진흥이었다. 이런 국가 부흥 프로젝트는 영일만에서부터 싹텄다. 그 후 40년. 황무지에 말뚝을 박았던 포스코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철강회사로 우뚝 서는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거기서 쏟아진 쇳물은 우리 산업의 쌀이 됐고, 불굴의 개척정신은 대한민국 성장의 모델이 됐다. 여기 오기까지 수많은 경영자와 기술자의 땀과 혼, 피가 바다를 적셨다. 이코노미스트는 포스코 창립 40주년을 맞아 ‘포스코의 영웅들’을 끌어냈다. 역대 회장들과 전화, e-메일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의 과거와 미래를 조명했다. 포스코 창립 이후 40년간 총 6명의 회장이 포스코 시대를 이끌었다. 창업자인 박태준(81) 명예회장에 이어 2대 황경로(78) 회장, 3대 정명식(77) 회장, 4대 김만제(74) 회장, 5대 유상부(66) 회장과 지금의 이구택(62) 회장으로 이어진다. ■역대 회장이 뽑은 포스코 경쟁력 박태준(1대 회장 : 68년 4월~92년 10월) -최저 비용·최고 효율·첨단 설비·최고 기술 고수 -제철보국·우향우 헌신정신 황경로(2대 회장: 92년 10월~93년 3월) -선진화된 관리·회계 전산 시스템 정착 -‘사다리’ 하나도 소홀히 안 보는 ‘원가절감 의식’ 정명식(3대 회장: 93년 3월~94년 3월) -믿고 맡기는 ‘위임 결재 시스템’ 정착 -과감한 직원 복지 투자 김만제(4대 회장: 94년 3월~98년 3월) -사외이사제 등 선진기업 경영제도 도입 -선택과 집중 경영, 철강 한 분야에 매진 유상부(5대 회장: 98년 3월~2003년 3월) -노사화합 기업문화 -지배구조 투명성 유지, 전문경영인 체제 4대 김만제 회장을 제외하곤 모두 포스코에 청춘을 바쳤던 인물들이다. 이들에겐 나름의 공과가 있겠지만 포스코의 오늘이 있기까지 나름대로 그 시대의 소명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파편적 사안에서 실착이 있었다 해도 포스코라는 신화를 쓰는 데 역할이 있었다는 얘기다. 역대 회장들은 전화와 e-메일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의 성장 배경엔 창업부터 이어져 내려온 독특한 포스코만의 기업문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창업세대인 황경로 전 회장은 “사다리 하나를 설치할 때도 원가를 철저히 따지는 철저함이 수조원대 투자를 큰 시행착오 없이 성공시킨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정명식 전 회장은 “내가 포스코 부사장으로 있을 때 포스코 건설 부문에 관해서는 내 손 안에서 과감하게 전결할 수 있었다”며 철저한 위임 결재 시스템을 포스코 경쟁력의 하나로 꼽았다. 유상부 전 회장은 “기업이 오너와 사주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없게 만든 철저한 전문경영인 체제가 포스코가 투명경영을 할 수 있게 만든 발판이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역대 회장들은 원칙과 기본 중시, 정실인사와 연고주의를 배제한 엄정한 인사관리, 낙하산 인사를 배제한 경영진의 내부 승계주의, 경영 성과 배분제, 4조 3교대 같은 선진형 근무제도와 복리후생을 포스코 기업문화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들은 “이런 포스코 DNA의 전통을 바탕으로 생산력 증대, 사업 다각화, 해외 생산기지 확대 같은 시대에 맞는 질적 성장을 이룰 때 100년 기업 포스코를 향한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태준의 창업 시대(1968년 4월~1992년 10월) ▶1968년 포항종합제철 사장 1981~92년 포항종합제철 회장 2003년~현재 포스코 비상임고문 ‘박태준’은 포스코의 브랜드다. ‘제철보국’ ‘우향우 정신’ 등 박태준(81) 명예회장이 만들어 놓은 창업정신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포스코의 철학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육군사관학교 6기 졸업생인 박 명예회장은 1964~68년 대한중석 사장을 거쳐 68~81년까지 포항제철 대표이사 사장, 81~92년까지 포철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다. 창업기부터 광양 건설기까지 포스코 역사 40년 중 절반이 넘는 24년간 포스코를 이끌었던 셈이다. 1968년 포항제철소 창업, 90년대 초반 광양제철소 3기 설비 준공으로 조강연산 2100만t 체제를 구축하기까지 포스코의 뼈대를 세웠다. 그는 지난 3월 28일 이코노미스트와 e-메일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 40년 경쟁력을 두 가지로 답변했다. 첫째는 ‘최저 비용’ ‘최고 효율’의 제철소 건설, 둘째는 ‘제철보국’ ‘우향우 정신’이었다. “우리 조상의 혈세로 짓는 제철소입니다. 실패하면 조상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 목숨 걸고 일해야 합니다. 실패하면 우리 모두 ‘우향우’해서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어야 합니다.” 1968년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라는 사명을 확정하고 유네스코회관에서 창립식을 개최할 때 박 명예회장이 주문처럼 외운 말이다. 그는 1970년 4월 1일 포철 제1기 착공식에서 ‘첫 조업부터 우리 손으로 가동하자’는 포부를 제시한다. 박태준의 원대한 목표는 십수 년 후 광양제철소에 집대성되고, 1992년 파이넥스 공법의 상용화 연구에 도전하는 것으로 거듭났다. 2007년 세계 최초로 파이넥스 공법 개발이라는 기적을 낳은 것도 기술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한 결과였다. 황경로의 경영혁신 시대(1992년 10월~1993년 3월) ▶1968년 포항제철 관리부 부장 1990년 포항제철 부회장 1992~93년 포항제철 회장 현재 철강협회 철강홍보위원회 위원장 “창업에는 회계질서가 곧 회사질서로 직결됩니다. 박태준 당시 사장에게 건의했죠. 장부를 없애고 코드로 관리하자고요.” 황경로 전 회장은 포스코 경쟁력을 묻는 기자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회계 장부의 전산 시스템화’를 꼽았다. 그는 창업 멤버다. 68년 기획관리부장으로 입사해 포스코의 전산 회계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가 회장 재임 시절 이야기보다 창업 시대의 통합관리 시스템 얘기를 먼저 꺼낸 것도 그 이유에서다. “시커먼 장부가 없어지고 타자기로 한 번 두들기면 예산 전표가 나오는 전산 시스템이 만들어진 겁니다. 포스코의 공장과 부서마다 빠짐없이 주민등록번호처럼 고유한 코드번호가 매겨졌죠. 모든 비용이 당연히 코드번호를 통해 지출되고 결산됐습니다.” 황 전 회장은 “통합 시스템 도입 이후 경영진은 한 달 성과를 그 다음달 5일이면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며 “회사 원가와 이익, 생산시설 전부를 빠르게 파악한 것이 훗날 포스코의 과감한 투자 결정과 오차 없는 예산 책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황 전 회장은 1977년 상무이사로 퇴임한 이후 삼성물산 상무이사, 삼척산업 사장, 동부산업 회장, 제철엔지니어링(PEC) 회장, 포항제철 상임고문 등을 거쳐 1990년 3월 6일 다시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포스코로 돌아왔다. 부회장 시절 박 명예회장을 보좌하며 빈틈없는 경영관리 능력을 발휘해 온 결과 창업 멤버 출신 포스코 2대 회장이 됐다. 그는 “24년간 포스코의 CEO로 있었던 박태준 회장을 지켜본 결과 단 한 번도 전략 판단을 잘못한 적이 없다고 확신한다”며 “창업 초기부터 지켜왔던 계획과 준비, 선진 통합 시스템은 포스코만의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재임 시기인 92년 말부터 93년 초반까지는 전 세계적인 철강 시황 침체로 철강 판매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창업자의 든든한 울타리도 사라져 전 직원의 단합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였다. 그는 결단을 내렸다. 1992년 1월부터 광양 1·2·3고로에서 시범 적용해 온 4조 3교대 중심의 신근무체제를 11월부터 전사에 확대 적용한 것. 철저한 관리파트 출신 회장의 준비된 경영 노하우는 1992년 생산·판매·손익 등 전 부문에서 당초 목표를 초과한 매출액 6조1821억원, 순이익 1852억원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정명식의 조직정비 시대(1993년 3월~1994년 3월) ▶정명식(왼쪽) 회장이 현장시찰을 하고 있다. 1970년 포항종합제철 조사역 1987년 포항종합제철 사장 1993~94년 포항종합제철 회장 현재 과학기술포럼 창립회원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믿고 맡기지 못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점검해야 합니다. 포스코 같은 철강회사는 신기술 개발과 엄청난 단위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데 신속한 판단력은 필수죠. 포스코가 제대로 한 것 중 하나가 위임 결재 시스템입니다.” 정명식 전 회장은 1970년 2월 입사해 토건부장, 건설본부장, 상무이사, 부사장, 사장을 역임하고 1992년 10월 부회장, 93년 3월 3대 회장을 맡았다. 창업시대가 물러난 후 발생할 수 있는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경영 체제를 조속히 안정시키는 것이 그에게 떨어진 1차 숙제였다. 그는 회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1993년 3월 31일 조직개편을 단행, 종전 85부였던 조직 중 본사 8개 부와 포항제철소 1개 부를 통폐합해 76부로 축소했다. 349개였던 실·과 단위는 335개로 축소 조정했다. 임원과 간부사원의 슬림화도 추진했다. 회사 임원(촉탁 포함)을 49명에서 40명으로 줄였고, 출자사 임원을 158명에서 145명으로 줄였다. 내부 조직개편 재정비와 함께 하드웨어 성장도 이어졌다. 1993년 11월 1일 포항제철소에서 용융환원 제철 방법인 연산 60만t 규모의 코렉스(COREX) 설비를 착공한 것. 전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엄격해지고 품질이 우수한 철광석과 석탄이 줄어듦에 따라 1980년대 후반부터 선진 철강사는 고로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제철 공정 개발을 추진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용융환원 제철법이었다. 고로 공법은 반드시 철광석을 굵은 덩어리로 만드는 소결 공정과 유연탄을 코크스로 만드는 코크스 공정이 선행돼야 하지만 철광석과 유연탄을 그대로 용광로에 넣어 쇳물을 생산하는 용융환원 제철법은 공해 방지는 물론, 설비 투자 및 생산비 절감 면에서 탁월한 기술이었다. 이 공법이 바로 2007년 가동된 파이넥스 기술의 전신이었다. 이 시기 포스코는 수평적 사업다각화의 필요성에 따라 제2 이동통신 주도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만제의 선진경영 시대(1994년 3월~1998년 3월) ▶1994년 뉴욕증시 상장 조인식에 서명하고 있는 김만제 회장(오른쪽). 1983년 재무부장관 1986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1994~97년 포항종합제철 회장 현재 고려대 국제대학원 석좌교수 “당시 세계적 철강업 추세는 규모 축소와 아웃소싱이었습니다. 구조조정은 포스코가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해 결정한 최선의 선택이었죠.” 1994년 3월 외부인사 출신으론 최초로 포스코 회장이 된 김만제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그는 경제학 박사로 서강대 교수,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금융통화위원, 재무부 장관, 민정당 국책평가위원 등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였다. 그는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내부 반발도 없지 않았지만 취임 이후 2만5000여 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2만 명 미만으로 줄이면서 조직 혁신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97년 3월 14일에는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했다.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9명인 사내이사보다 1명이 더 많은 10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해 사외이사제의 실효성을 높였다. 지난 3월 27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김 전 회장은 “국내 기업 대부분은 외환위기 이후 사외이사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97년 포스코의 사외이사제 도입은 파격적인 선택이었다”고 회상했다. 1994년 초 경영환경은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건설하던 70~80년대 고도 성장시대와는 차이가 있었다. 정부의 세계화 정책과 함께 사회 전체의 패러다임이 국제화되면서 개방이 급속히 진행됐고 세계적으로 철강산업이 크게 둔화되고 있었던 것. 포스코도 과거 성장시대의 체질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세계적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가 97년 11월 당시 2주 동안 연속으로 대한민국의 포항제철을 보도했어요. 철강 한 분야에만 집중 투자해 단기간에 신화를 이뤄낸 주목할 철강기업이라고요.” 그는 “당시 국내 일간지에 나온 기사를 지금도 오려두고 있다”며 통화 도중 신문 기사 내용 일부를 기자에게 읽어주기도 했다. 포스코는 94년 국내 기업 최초로 뉴욕증시 상장, 95년 런던증시에 상장했다. 해외투자도 이 시기에 적극적으로 확대됐다. 94년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브라질 등 해외시장에 진출한 것. 96년엔 김만제 회장이 포스코 회장 최초로 세계철강협회 회장을 맡으며 포스코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유상부의 민영화 시대(1998년 3월~2003년 3월) ▶2001년 전략적 제휴 1주년에 자리를 함께한 유상부 회장(오른쪽)과 신일본제철의 지하야 아키라 사장. 1970년 포항종합제철 입사 1992년 포항종합제철 부사장 1998년~2003년 포항종합제철 회장 현재 포스코 상임고문 “외환위기 직후 포스코 경영을 맡았죠. 이전까지의 포스코와 경영환경은 180도 달랐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국가 경제가 부도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은행 이자율이 하루가 다르게 눈덩이처럼 불어났죠. 기술 투자를 하는 건 나중 일이고 거대한 조직을 효율화하는 일이 급선무였죠.” 처음 비서를 통해 e-메일로 답변을 보내온 유상부 전 회장. 그는 결국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포스코 경쟁력에 대한 답변이 미진하다는 의견을 비서를 통해 전달하자 결국 수화기를 들었던 것. “포스코 경쟁력은 창업시대부터 이어져 온 신속한 의사전달 체계와 CEO의 과감한 판단이었습니다. 하지만 98년 당시엔 이 전통적 내부 문화만 가지고는 벅찬 절체절명의 변화가 필요했어요.” 유 전 회장은 1970년 3월에 입사해 설비계획 1부장, 건설 1부장, 상무이사와 전무이사, 부사장을 역임하며 건설·생산기술·설비계획 등을 담당해 온 엔지니어 출신이다. 1993년 6월 퇴임한 이후 삼성중공업과 삼성재팬의 사장으로 재임하다 98년 5대 회장으로 회사에 복귀했다. 정통 포스코맨인 그가 느꼈을 위기감은 더욱 절박했을 것이다. 그가 택한 선택은 구조조정과 포스코 민영화였다. “철강산업은 제조업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잃으면 안 됐죠. 의사결정을 기동성 있고 탄력성 있게 해야 했습니다. 공기업이나 정부출자기업은 마케팅을 의욕적으로 펼치려고 해도 정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포스코가 살아남기 위해선 민영화밖에 방법이 없었어요.” 98년 12월 14일 정부지분 3.14% 전량과 한국산업은행 지분 23.57% 중 2.73%를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통해 매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포스코 민영화는 2000년 마무리됐다. 1972년 조업 개시 이후 처음으로 감산체제에 돌입했던 것도 이 시기였다. 국내 수요 감소와 해외의 수입규제가 겹치자 냉연공장 가동률을 포항 92%, 광양 88% 수준으로 조정한 것. 포스코는 외환위기로 촉발된 국내외 경영환경의 악조건을 수출 증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극한적 원가절감 등을 통해 창립 이후 처음으로 98년 2557만t으로 세계 1위의 조강생산 회사로 올라섰다. 2002년엔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포항제철주식회사’라는 사명 대신 초기부터 해외 브랜드로 사용해 온 ‘주식회사 포스코(POSCO)’를 공식 사명으로 정했다. 이구택의 글로벌 시대(2003년 3월~현재) ▶2005년 6월 이구택 회장이 나빈 파트나익 오리사주 총리와 인도 일관제철소 MOU 체결을 하고 있다. 1969년 포항제철 입사 1998년 포스코 사장 2003~현재 포스코 회장 한국철강협회장 정작 이야기를 들어야 할 사람은 현재 포스코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이구택 회장이다. 하지만 끝내 직접 대답은 듣지 못했다. 이 회장은 요즘 창립 40주년 행사 준비로 포항과 서울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1969년 공채 1기로 입사해 수출부장, 경영정책부장, 상무이사, 전무이사, 부사장(포항제철소장)으로 재임하며 수출, 경영정책, 신사업 등 경영 전반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포스코에서만 39년을 있었으니 포스코와 인생을 같이한 셈이다. 2003년 포스코 6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지난해 연산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가 준공됐다. 무엇보다 그의 치적은 포스코의 글로벌화다. 2004년 포스코 재팬(Posco-Japen), 2005년 포스코 인디아(Posco-India) 출범과 인도 일관제철소 MOU 체결 등 포스코 세계화에 박차를 가했다.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포스코는 세계 최초 파이넥스 기술 상용화, 중국과 인도를 넘어 베트남·멕시코·동유럽 등 글로벌 사업 무대로 확장했다”며 “올해 안에 인도제철사업 추진은 어떤 장애와 난관이 있어도 분명한 발걸음을 내딛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및 금융 불안 등으로 앞날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철강산업 또한 원료가격 급등, 경쟁 격화, 통상마찰의 확산으로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지금 이구택 회장에겐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처할 새로운 포스코 DNA를 발굴해 내는 게 과제일지 모른다. 숫자로 본 포스코 22206600000000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 22조2066억원이다. 영업이익은 4조3082억원. 6 지금까지 포스코 회장을 지낸 사람 수. 박태준·황경로·정명식·김만제·유상부·이구택(現) 17000 포스코의 국내 종업원 수. 장치산업인 관계로 매출에 비해 종업원 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33000000 포스코의 지난해 철강 생산량. 포항제철이 1500만t, 광양제철 1800만t을 생산했다. 3.3 포스코의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세계시장 점유율 10%인 아르셀로 미탈의 생산량(1억900만t)과 비교해 추산한 수치다. 세계시장 순위는 4위. 30492700000000 포스코의 총 자산. 30조4927억원이다. 7 포스코의 글로벌 네트워크 숫자. EU, 리우데자네이루, 멕시코, 쿠알라룸푸르, 두바이, 자카르타, 프라하에 7개 사무실을 두고 있다. 23340000 포스코의 공장부지다. 광양이 1440만㎡, 포항이 894만㎡다. 전체면적은 2334만㎡로 축구장 크기의 3176배다. 31 해외출자사 수. 포스코 차이나 등 11개국 31개사에 출자했다. e-메일 인터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포스코의 DNA는 헌신정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이코노미스트의 질문에 간단한 e-메일 답변을 보내왔다. 다음은 박 전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40년 전 제철소를 건설해야 했던 절체절명의 이유는? “우리나라가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1960년대 상황에서 일관제철소 건설은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적·국가적 과제였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일관제철소가 국가기간산업이기 때문이다. 철이 있어야 건설, 선박, 자동차, 가전 등을 비롯한 여러 가지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조선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은 포항제철소가 좋은 후판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보고 가까운 울산에 조선소를 건설했다. 포스코 창업정신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제철보국’도 철이 국가기간산업이기에 성립되는 것이다. 만약 철이 국가기간산업이 아니라고 한다면 어떻게 철로써 보국(報國)을 하겠다고 맹세하고 외칠 수 있었겠나?” -미래도 중요하다. 포스코에 거는 기대는. “지난 40년 동안 포스코는 제철보국의 사명을 훌륭하게 실현했다. 포스코 40년의 우리 현대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공한 시대였는데, 포스코는 산업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화의 물적 토대를 튼튼하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 이제 한국은 선진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이 새로운 시대적 소명이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에 다 완수될 수는 없고, 앞으로 5년 뒤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계속 선진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여기서 포스코는 확고부동한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갖춰야 하고 세계 철강산업의 리더가 돼야 한다. 포스코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고 글로벌 리더가 되면 자연스럽게 한국의 선진화에 이바지하게 되어 있다. 이것이 창립 50주년의 포스코에 거는 나의 기대이고, 또 실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스코 40년을 끌어 온 경쟁력은. “처음부터 끝까지 ‘최저 비용’ ‘최고 효율’의 제철소를 건설했다는 점, ‘제철보국’ ‘우향우’라는 헌신정신이 포스코의 전통이며 DNA다.”

2008.03.3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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