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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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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9개 기업 증시 퇴출, 개미만 숨죽여 운다 [상장폐지 경고등 켜진다]①

증권 일반

올해 19개 기업이 상장 폐지로 국내 증시에서 퇴출당했다. 상장폐지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거래정지 종목도 94곳에 달한다. 올해 상장 폐지가 결정된 종목은 경영 환경 악화로 감사인의 의견 거절을 받거나, 대주주의 횡령·배임 또는 자진해서 상장폐지를 요구해 제 발로 증시를 떠나갔다. 상장 폐지 결과를 받았거나 결정을 앞둔 소액주주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종목은 총 19개(이전상장·흡수합병·스팩 제외)다. 지난 1월 5일 지안바이오를 시작으로 폴루스바이오팜, 지스마트글로벌, 한프, 스포츠서울, 현진소재, SNK, 세영디앤씨, 에스에이치엔엘, 맘스터치, 에이치엔티, 소리바다 등이 국내 증시에서 퇴출당했다. ━ 상장 폐지 이유 '감사의견 거절' 가장 많아 상장 폐지 종목들의 가장 보편적인 이유는 감사인의 의견 거절이다. 상장사들은 외부감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외부감사인으로 참여하는 회계법인의 감사의견이 상장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 거절‘ 등 총 네 가지의 감사 의견 중 ’부적정‘ ’거절‘ 의견을 받거나 2년 연속으로 ’한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올해 들어 소리바다, 에스에이치엔엘, 세영디앤씨, 현진소재, 한프, 지스마트글로벌, 폴루스바이오팜 등이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이 폐지됐다. 국내 1세대 음원 유통 서비스로 알려진 소리바다는 정리매매를 거쳐 지난 7일 상장 폐지됐다. 소리바다는 지난해 5월 2020사업연도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관리종목에 지정되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듬해인 2021사업연도에도 감사의견 거절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결국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코스피 상장사였던 폴루스바이오팜 역시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지난 2월 22일 최종 상장폐지가 됐다. 2020년 회장 및 부사장 등이 235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 임원진이 79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휘말리면서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고, 2년 연속으로 의견 거절을 받은 결과다.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해 주식거래가 정지된 종목은 94개 종목(파생상품 제외)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8개사, 코스닥 75개사, 코넥스 11개사로 전체 거래정지 종목의 80%가 코스닥 상장사다. 거래정지 종목이 향후 열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면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과 회사 측의 이의 신청을 거쳐 최종 상장 폐지가 결정되게 된다. 상장 폐지 문턱에서 개선 기간을 부여받아 기사회생을 꿈꾸는 경우도 있다. 한때 코스닥 2위까지 올랐던 신라젠을 비롯해 코오롱티슈진, 큐리언트, 휴엠앤씨 등이 현재 개선 기간 종료 후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한 뒤 거래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거래소는 개선계획 제출일부터 20영업일 이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하게 된다. ━ 맘스터치·SNK, 자진 상장폐지 회사 측의 요청으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사례도 있었다. 올해 들어 코스닥 상장사였던 게임업체 SNK와 치킨·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자진 상장 폐지를 결정하고 코스닥 시장을 떠났다. 현재 한일네트웍스·삼표시멘트·LX세미콘 등 3개사도 자진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선 발행주식 수의 95%를 확보해야 한다. 대주주는 장내매수나 공개매수를 통해 95%의 지분을 확보한 뒤 이사회를 통해 상장폐지를 결의하고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후 한국거래소에 자진 상장 폐지 신청서를 제출한 뒤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받아 정리매매 후 최종 상장 폐지가 이뤄지게 된다. 상장사들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장사로서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상장사는 금융당국의 엄격한 공시 의무를 따라야 하며 분기·반기·연간 사업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재무상황과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회사의 재무상태가 악화하거나, 악재가 겹치는 경우 비상장사로 남는 편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지난 5월 자진 상장폐지를 거쳐 비상장사가 된 맘스터치가 대표적이다. 맘스터치는 2016년 스팩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지 6년 만에 증시를 떠났다. 맘스터치 측은 “상장사이기 때문에 언론의 관심을 받으며 부정적 이슈가 강조되면서 가맹점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가맹점주들의 요청에 따라 (자진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맘스터치의 자진 상장폐지는 사실상 매각을 위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맘스터치가 자진 상장 폐지 직후인 지난 6월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오면서다. 현재 맘스터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로, 연내 맘스터치의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상장사보다 공시 의무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비상장 상태에서의 매각이 최대주주 입장에선 더 유리했으리란 추측이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해 자진 상장 폐지를 추진하기도 한다. 삼표시멘트는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스닥 조건부 상장 폐지와 코스피 이전 상장에 대한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LX세미콘 역시 오는 23일 열릴 임시 주총에서 코스피 이전 상장 안건을 승인할 계획이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2022.09.13 16:51

4분 소요
코스피 상승 출발…삼성바이오로직스 약보합세 [개장시황]

증권 일반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66포인트(0.02%) 오른 2410.07에 거래를 시작했다. 오전 9시 6분 기준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55억원, 개인이 271억원을 순매도하고 있고, 기관은 홀로 338억원 어치를 순매수 중이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상승 우위 흐름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가 1.53% 상승한 가운데 삼성전자(0.17%), LG에너지솔루션(0.83%), SK하이닉스(0.44%), LG화학(0.82%) 등 그간 부진했던 대형주들이 대부분 빨간불을 켰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0.95%)는 시총 톱10 중 유일하게 하락 출발했다. 이 밖에 금호타이어는 5.22% 급등했고, 일성신약(4.71%)도 최근 거래량이 집중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쌍방울(3.37%)과 하이브(3.56%)도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반면 다이나믹디자인이 12% 넘게 급락하고 있고, TCC스틸(-8.05%)과 STX엔진(-7.27%)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5포인트(0.13%) 내린 784.83에 거래를 시작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0억원, 444억원씩 순매수하고 있지만 외국인은 홀로 310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 종목별로는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는 소리바다가 27.14% 급락 중이고, 와이엠씨(-9.64%)와 골드앤에스(-9.42%)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최근 급등세를 이어온 새빗켐은 6.35%나 하락하며 상승 폭 일부를 반납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종목들은 장 초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0.28%), 에코프로비엠(-1.60%), 엘앤에프(-4.02%)가 파란불을 켰지만 HLB(1.01%), 카카오게임즈(0.40%), 펄어비스(0.40%)는 강세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긴 연휴를 앞두고 불안정한 투자환경은 차익실현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는 반등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당분간 긴축과 경기부진이라는 두 가지 부담을 함께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2022.09.05 09:47

2분 소요
소리바다, 상폐 앞두고 널뛰기…90% 하락 뒤 72% 반등 [증시이슈]

증권 일반

약 20년 만에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 소리바다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30일 오후 1시 22분 기준 소리바다는 전날보다 72.66%(287원) 오른 682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115%까지 급등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정리매매 첫날이었던 전날엔 90.03% 떨어진 3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소리바다는 상장폐지가 결정되면서 전날 정리매매에 들어갔다. 정리매매 기간엔 가격 제한폭이 없고 단일가 매매로 30분 단위로 거래 가능해 변동폭이 클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이 초단타로 시세 차익을 노리고 거래할 수 있어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31일 ‘감사의견 거절’을 사유로 소리바다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5월 2020사업연도에 대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관리종목에 지정되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듬해인 2021사업연도에도 감사의견 거절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최종적으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한편 소리바다는 오는 9월 6일까지 정리매매가 진행된 이후 7일 상장 폐지된다. 소리바다는 국내 1세대 P2P(개인 간 파일 공유) 음원 공유업체로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2022.08.30 13:48

1분 소요
‘철스크랩’ 가격 상승…세아특수강 등 그룹株 강세 [개장시황]

증권 일반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4.32포인트(0.59%) 오른 2441.21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9시 16분 현재 개인은 623억원, 기관은 18억원 순매수 중이고 외국인은 642억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은 상승하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17%(100원) 내린 5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0.24%), 삼성SDI(-0.52%) 등은 하락세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2.94%), SK하이닉스(0.11%), LG화학(0.99%), 현대차(1.59%) 등은 상승세다. 철스크랩 가격 상승 전망이 나오며 세아그룹주가 동반 강세다. 세아특수강은 전일 대비 12.30%(2350원) 오른 2만1450원에 거래되고 있고, 세아베스틸지주(4.96%), 세아홀딩스(7.33%), 세아제강(4.80%), 세아메카닉스(3.09%) 등도 오르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철스크랩 시장이 단기 공급 부족 상황에 직면했다”며 “주요 제강사 재고는 감소했고 전 등급·전 지역에서 유통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세아베스틸지주에 대한 목표 주가를 기존 2만4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4.1포인트(0.53%) 오른 783.99에 출발했다. 개인은 279억원 순매수 중이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50억원, 14억원 순매도 중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상승 중이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일 대비 1.30%(900원) 오른 7만2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에코프로비엠(0.80%), 엘앤에프(2.93%), HLB(1.32%), 카카오게임즈(2.15%), 펄어비스(2.03%), 셀트리온제약(0.67%) 등도 강세다. 한편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 2일 차에 들어간 소리바다는 전일 대비 115.19%(455원) 오른 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소리바다는 정리매매를 거쳐 오는 9월 7일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2022.08.30 09:35

2분 소요
코스피 하락, 제주항공 유상증자에 10.27%↓[마감시황]

증권 일반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14포인트(2.18%) 내린 2426.89에 장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외국인이 575억원, 기관이 5589억원 팔아치우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홀로 6002억원 사들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고강도 금리 인상 발언으로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는 2.33% 빠진 5만8600원에, SK하이닉스는 2.73% 하락한 9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ICT 대장주 네이버(-3.31%)와 카카오(-5%)도 하락했다. 카카오그룹주인 카카오뱅크(-4.09%)와 카카오페이(-4.08%)도 4% 이상 떨어졌다. 반면 하락장 속에서도 고려아연(5.64%)과 포스코케미칼(3.67%)은 상승 마감했다. 태양광 관련주 한화솔루션도 1.36%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금비(12.75%),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은 제주항공(-10.27%)이었다. 제주항공은 지난 26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3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는 시가총액의 40%가 넘는 규모로 대규모인 만큼 지분 가치 희석 우려가 커졌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02.45)보다 22.56포인트(2.81%) 하락한 779.89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1025억원, 외국인이 681억원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견인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반면 기관은 홀로 1599억원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파란불을 켰다. 2차전지주인 에코프로비엠(-2.01%)와 엘앤에프(-3.64%)는 모두 떨어졌다. 게임주는 희비가 엇갈렸다. 카카오게임즈(-2.11%), 펄어비스(-3.22%), 위메이드(-4.45%), 넥슨게임즈(-5.19%)는 동반 하락했다. 반면 네오위즈는 12.48%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네오위즈가 개발하고 있는 ‘P의 거짓’ 유럽 게임쇼 수상 소식이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오스템임플란트(2.39%), 성일하이텍(4%), 현대바이오(1.26%) 등은 상승 마감했다. 푸른저축은행은 파월의 매파적 발언에 금리 인상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23.62% 급등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이 하락한 종목은 상장폐지 정리매매에 들어간 소리바다(-90.03%)였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2022.08.29 15:55

2분 소요
소리바다, 결국 상장폐지 수순…2만 개미 손실 불가피

증권 일반

국내 1세대 음원 유통 서비스로 알려진 소리바다가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다음 주 정리매매를 거쳐 9월 7일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소리바다 주식을 들고 있는 2만 소액주주들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본부는 전날 공시를 통해 소리바다에 대한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오는 29일부터 9월 6일까지 정리매매 절차를 거쳐 9월 7일 상장 폐지된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5월 소리바다의 상장폐지를 최종 의결하고 6월 15일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하지만 소리바다 측이 법원에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정리매매가 일시 중단됐다. 이후 가처분 신청이 기각 결정되면서 정리매매 절차가 재개된 것이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상장폐지 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 결정에 따라 정리매매 절차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소리바다의 상장폐지 사유는 감사의견 거절이다. 지난해 5월 2020사업연도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관리종목에 지정되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듬해인 2021사업연도에도 감사의견 거절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소리바다는 지난 2000년 양정환, 양일환 형제가 설립한 국내 1세대 P2P(개인 간 파일 공유) 음원 공유업체로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저작권법 침해 논란이 불거지며 법원으로부터 서비스 중지 명령을 받기도 했지만 2009년엔 애플과 손잡고 실시간 음악 감상 프로그램을 내놨다.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이후 소리바다는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창업자인 양정환 대표와 양일환 전무는 2016년 중국 국영투자기업 ISPC에 경영권을 넘겼고, 같은 해 12월 제이메이슨이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 10.53%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2020년 2월엔 중부코퍼레이션(현 중앙컴퍼니)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이 과정에서 제이메이슨이 중부코퍼레이션의 동의 없이 1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려 하면서 경영권 갈등이 불거졌다. 법원이 중부코퍼레이션의 손을 들어주면서 유상증자는 철회됐지만 1년여간 이어온 경영권 분쟁 하에 재무상태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결국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소리바다의 상장폐지가 결정되면서 소액 주주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소리바다 소액 주주는 2만1036명이다. 이들은 전체 발행 주식 수(894만349주)의 55.26%인 494만349주를 보유하고 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2022.08.26 13:29

2분 소요
음악파일 공유 ‘소리바다’ 15일 상장폐지 두고 법정 공방

증권 일반

P2P 음악파일 공유 업체 ‘소리바다’(대표이사 오재명·신종태)가 상장 폐지를 앞두고 3일부터 정리매매를 시작한다. 소리바다는 이에 반발해 효력 정지 신청을 냈다. 한국거래소는 “감사 범위 제한으로 인한 감사의견 거절에 따라 소리바다 주권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정리매매는 3~14일 동안 진행하며 상장폐지는 15일 예정이다. 앞서 소리바다는 2020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감사 범위 제한에 따른 의견거절로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해 지난해 5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소리바다는 지난 3월에도 2021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도 의견거절로 공시해 상장 폐지 사유가 잇따라 발생했다 소리바다는 이번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했다고 공시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6.03 06:00

1분 소요
‘스트리밍 구독 유목민’ 기자의 스포티파이 체험기

IT 일반

기자는 여러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옮겨 쓰는 ‘구독 유목민’이다. 멜론, 바이브, 지니, 벅스 소리바다, 플로, 카카오뮤직, 유튜브뮤직 등 대부분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계정을 개설했다.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엠넷, 밀크뮤직 등도 썼다. 이렇듯 다양한 서비스에 자취를 남긴 이유는 간단하다. 가입 초기에 주어지는 무료 혜택이나 큰 폭의 할인율만 누리고 구독을 취소했다. 체험 마케팅을 통해 오랫동안 유료 가입자로 눌러앉게 하고 싶어 했을 서비스의 노림수는 빗나간 것이다. 특히 서비스마다 “당신의 취향을 이해한다”며 여러 곡을 추천해주지만, 그 기능에 만족하기 어려웠다. ‘좋아요’를 누른 음악과 비슷한 장르를 보여주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듣던 2000년대 힙합·R&B 음악을 주로 선호하는 ‘개인 취향’에 알맞은 음원이 많지 않은 탓도 있었다. 어찌 됐든 월 1만원 안팎의 요금을 낼 만한 매력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초기 마케팅 혜택이 끝날 때마다 구독을 해지했던 이유다. 이들 서비스 입장에서 기자는 ‘체리피커’였다. 이벤트로 주는 실속만 챙기고, 정작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 얄미운 고객이다. 물론 가입하고 혜택만 누리다 해지하는 걸 반복하는 유목민 생활엔 한계가 있다. 계정은 한번 만들면 끝인 데다, 복귀 유저를 노리는 특별이벤트가 매번 벌어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동안은 광고를 봐야 하는 번거로움을 참고, 유튜브로 음원 듣기를 대체했다. 지난 7월 초 스포티파이에 가입한 목적 역시 ‘첫 달 무료’다. 이미 “소문난 잔치에 볼 게 없다”는 미디어의 혹평을 주의 깊게 봤다. 출시 초기 미흡한 음원 확보와 비싼 요금제를 두고 여러 구설에 휘말렸다. 실적이 돋보이지 않았다는 각종 통계 데이터도 나왔다. 실제로 스포티파이의 국내 상륙 성공 가능성을 둘러싼 전망은 불투명했다. 멜론, 지니 같은 기존 서비스의 지배력이 굳건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어찌 됐든 처음 한 달은 무료이니, ‘속는 셈 치고’ 써보기로 했다. 앱을 다운받고 가입을 하자마자 ‘취향 수집’을 하는 건 여느 스트리밍 플랫폼과 다를 게 없었다. 선호하는 아티스트를 고르라는 건데, 커먼(Common)을 선택하자 제이딜라(J Dillia), 데 라 소울(De La Soul), 더 루츠(The Roots) 등 2000년대 유행하던 힙합 아티스트의 이름이 줄줄이 나왔다. 여기까진 뻔했다. 비슷한 시대에 함께 활동했던 뮤지션이었다.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도 능히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스포티파이의 큐레이션 기능에 흥미를 느낀 건 시간이 조금 지나서였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사진을 하나씩 누르다 보니 이내 요즘 아티스트의 이름이 드러났다. ‘트웬티88(Twenty88)’, ‘빈스 스테이플스(Vince Staples)’ 등 취향을 관통하는 최신 뮤지션이었다. 소울 밴드인 ‘디 인터넷(The Internet)’도 장르의 결이 다르다는 난관을 딛고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시대와 장르를 불문하면서도 일정한 흐름을 갖춘 다양한 아티스트를 한눈에 볼 수 있어 흡족했다. 무료 체험이 끝나가는 데도 구독을 해지하고 다시 유목민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 월 1만900원(스포티파이 프리미엄 개인 서비스)은 월 8000~9000원 안팎의 요금제를 갖춘 국내 플랫폼보단 무거웠지만 지갑을 열 만한 충분한 매력이 있었다. 취향 분석을 토대로 그날그날 추천 음악을 엮는 ‘데일리 믹스’, 취향과 연령까지 분석해 학창 시절 유행하던 히트곡을 들려주는 ‘타임캡슐’ 등의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능은 단순해 보이면서도 취향에 들어맞는 곡을 알맞게 추천해 설득력이 있었다. ━ R&D 비용 매년 증가…1분기에 7500억원 투자 특히 스포티파이가 세르지오 멘데스의 ‘타임레스(TIMELESS)’ 앨범을 권유했을 땐 꽤 놀랐다. 성인이 된 직후 한창 빠져서 듣던 앨범이었는데, 그 뒤론 잊고 지냈기 때문이다. 브라질 음악의 거장이자 보사노바의 제왕으로 불리는 그가 팝 음악 일색인 기자의 플레이리스트에 등장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 앨범이 미국의 유명 팝 아티스트와 협업해 만든 결과물이기 때문이었으리라. 비슷한 장르만 기계적으로 추천하는 다른 플랫폼보다 추천 기능이 훨씬 고도화했다는 걸 느꼈다. 물론 이는 기자 개인 경험의 단편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스포티파이 알고리즘의 수준은 숫자로 증명된다. 스포티파이의 연구·개발(R&D) 비용은 수년째 증가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인 1분기에만 5억4800만 유로(약 7500억원)를 쏟았다. 지난해 1분기(4억7200만 유로)와 견주면 16.1%나 증가한 수치다. 연간으로 따지면 조 단위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남다른 취향 분석 기능도 단순히 ‘좋아요’를 누른 몇몇 노래로 인공지능(AI)이 결정짓는 구조가 아니다. 고도화한 알고리즘과 더불어 음악 전문가 집단(에디토리얼팀)이 일일이 AI 추천을 보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를 ‘알고토리얼(알고리즘+에디토리얼)’이라고 명명했다. 전 세계 178개 국가 3억5600만명의 가입자의 데이터가 축적·분석된 결과이기도 하다. 써보면 다르다던 스포티파이는 진짜 써보니 달랐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1.07.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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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환 블로코 대표

CEO

2010년대 초반 연세대에서 법학을 전공하던 20대 청년은 친구를 통해 ‘비트코인’을 처음 알게 됐다. 2014년 12월 그는 ‘블로코’라는 블록체인 서비스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일반 기업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툴을 만들어주는 기술 스타트업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전북은행이나 한국거래소, 롯데카드 같은 대기업과 손을 잡고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만드는 스타트업으로 성장시켰다. 김종환(32) 블로코 대표 얘기다. 그는 “블록체인은 인터넷처럼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블록체인이 뭔가.모든 거래 정보가 등록된 인터넷 등기소라고 보면 된다. 데이터는 중앙기관이 아닌 개인(Peer)으로 구성된 P2P 네트워크를 통해 관리된다. 정보가 특정 주체가 아닌 여러 당사자들간에 분산 저장되어 있어서 데이터 위변조가 거의 불가능하다. 데이터를 여러 컴퓨터가 처리하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고, 안전하다는 게 장점이다.비트코인과는 어떻게 다른가.블록체인의 기술을 통해 나온 애플리케이션이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나오면 블록체인에 대한 대중화가 앞당겨질 것이다. ━ 블록체인의 대중화는 시간문제 블록체인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별다른 관심이 없다. 그런데도 업계에서는 블록체인에 대해 환호를 하고 있는데, 이 괴리감이 생기는 이유가 뭔가.인터넷을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인터넷이 삶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던 것은 운영체제나 소프트웨어가 그만큼 대중화됐기 때문이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져야 한다. 사람들의 니즈가 많은 것부터 블록체인이 대중화될 것이다.블록체인이 인터넷을 잇는 혁신적인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 이유가 뭔가.블록체인은 기술적으로 무결점이고, 신뢰를 주기 때문이다. P2P 기술은 오래됐다. 이 기술의 문제점은 데이터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소리바다’라는 P2P 음악 플랫폼이 힘을 잃은 이유는 악성 데이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음악이라고 다운을 받았는데, 바이러스를 포함한 파일인 경우가 있었다.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데이터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얻게 된다. 금융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다.블로코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업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성과가 있나.전북은행과 손잡고 지난해 4월 공인인증서 없이 블록체인을 이용한 로그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세계 최초로 제1금융권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인증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테스트한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거래소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장외주식 시스템을 상용화했다. 그동안 장외주식 거래는 2~3일 정도 걸렸는데, 블록체인을 이용해서 거래에 필요한 시간을 몇 시간으로 줄였다. 롯데카드와는 국내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생체인증을 상용화했다.한국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나.올해 정부가 발주하는 프로젝트 사업이 나오고 있다. 올해는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실패와 성공이 나올 것이다. 내년에는 블록체인을 대중화시키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2017.03.28 11:19

2분 소요
[SPECIAL EDITION (1)]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

CEO

SM엔터테인먼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예 기획사다. 이수만 회장이 회사를 설립해 사업의 커다란 그림을 그리며 방향을 정해왔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춰온 인물이 김영민 총괄 대표다. 12년 차 CEO인 김 대표는 “변화가 빠른 산업이라 매번 새로운 일을 하는 느낌으로 업무에 임한다”며 “지금까지의 변화도 만만치 않았지만 앞으로 더 큰 변화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 닥쳐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청담역 6번 출구로 나가면 눈에 띄는 흰 건물이 눈에 들어 온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이끌어온 SM 엔터테인먼트 본사다. 흰색 스타크래프트 밴들이 있는 주차장을 지나 로비에 들어섰다. 1층엔 커피숍과 아이돌 스타들의 음반과 사진, 기념품이 전시돼 있다. 은근히 기대도 높아졌다. TV에서나 보던 아이돌 스타를 눈앞에서 볼 것 같은 희망이 생겨서다. 하지만 이곳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 그리고 투자 방향과 규모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기업 현장이다. 6층에 올라가자 포스트잇이 빡빡하게 붙은 모니터 앞에서 엑셀 파일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전화로 급한 일정을 체크하고, 계약 내용을 다시 확인하느라 분주한 직원들도 있었다. 이곳에서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총괄 대표를 만났다.SM 엔터테인먼트는 수많은 성공 신화를 써내려왔다. HOT의 중국 공연이 성공하며 대륙에 한류라는 단어가 퍼졌다. 2002년 보아가 오리콘 차트 1위를 기록하며 한국 가수의 일본 진출이 본격화됐다. 동방신기가 일본의 남자 아이돌 시장을 개척했고, 2011년 프랑스에서 한국 가수들의 첫 유럽 합동 공연을 성사시켰다. SNS를 이용한 글로벌 마케팅에 성공하며 ‘K팝’이라는 단어 확산에도 기여했다. 김 대표는 언급한 대부분의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했다. 대중이 성공 신화에 환호하고 있을 때, SM은 체계적인 스타 교육 시스템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스타일의 아이돌을 키워내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도 그는 직면한 경영환경 변화에 고민하며 조직을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이곳에서 10여 년간 일해왔지만 아직도 매일 새로운 일을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산업 전반에 걸친 거대한 변화를 겪으며 회사를 꾸려와야 해서다.김 대표가 입사했던 1999년, 종로 거리엔 길보드 차트가 있었다. 리어커에 카세트 테이프를 쌓아놓은 노점상이 종이에 최신 인기가요 순위를 적어 놓고 판매하던 시절이다. 워크맨으로 음악을 듣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며 CD가 음원의 유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소니 휴대용 CD 플레이어를 들고 대학 캠퍼스에서 낭만을 찾던 시기다. 혁신의 상징이던 CD 플레이어는 채 5년을 못 버텼다. 음원의 주요 유통 수단이 MP3로 또 변한 것이다. 영원할 것 같았던 MP3의 세상에 또 변화가 왔다. 스마트폰으로 스트리밍해서 듣는 것이 최근 추세다. 그동안 SM도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해왔다. 공중파 방송사, 주요 포털인 네이버 등과 협상을 하며 권리를 지켰다. 유튜브와는 한국 최초로 계약을 하고 파일을 공급했다. 하지만 기술 변화로 등장한 새로운 기업들과의 싸움은 쉽지 않았다. “소속 연예인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데, 정작 회사 매출은 줄어드는 일이 많았습니다. 음원 유통 방법이 변할 때 빠르게 대응 못해 손실이 컸습니다. 불법 다운로드 업자나 불법 음원 사용 업체와의 소송을 마무리할 즈음이면 세상이 또 바뀌어 있었습니다.” ━ 기술 변화에 한 발짝 빠른 대응이 강점 김 대표는 가장 힘든 기억으로 불법 음원과의 전쟁을 꼽았다. 2000년엔 소리바다와 벅스뮤직이 큰 인기를 얻었다. 인터넷에 올린 음원 파일을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다. 100만 장은 쉽게 팔리던 음반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SM도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 업체들과의 협상은 쉽지 않았다. 소송에 소송을 거듭하며 저작권을 확보했지만 이미 국내 매출은 반의 반으로 줄었다. 위기에 몰린 회사를 구한 효자는 HOT였다. 중국 시장 개척에 성공하며 해외 매출이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2000년 HOT의 음악이 중국에서 대히트를 칩니다. 한국에서의 손실을 해외 시장 매출로 메우며 한숨 돌렸습니다. 아이돌 성장 전략과 해외 시장 진출의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습니다.”김 대표는 SM의 경쟁력으로 아이돌 육성 시스템, 글로벌 전략, 그리고 기술 변화에 한 발짝 빠른 대응을 꼽았다. SM은 한국에서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정착시킨 기업이다. 이전엔 스타 지망생을 발굴하면 바로 데뷔시켰다. SM은 이와 달리 수년간의 트레이닝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다음 도전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지금 흔히 볼 수 있는 한국형 기획사의 시작이 SM이었다”며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5~10년 앞을 내다보며 아티스트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HOT·동방신기·보아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이들은 5년 넘게 트레이닝을 받으며 노래와 춤, 언어, 인터뷰 매너를 공부한 다음에야 앨범을 낼 수 있었다.글로벌 시장 진출도 주목할 점이다. 한국은 내수 시장이 작은 편이다. 경쟁도 심하다. SM에서는 아이돌을 발굴하는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고려한다. 이를 위해서는 목표로 삼은 해외 시장 분석이 중요하다. 현지의 유행 흐름을 감안해 3~5년 후에 먹힐 수 있는 아이돌을 발굴해 교육해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새로운 아이돌 육성 방법도 준비 중이다. SM과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오는 9월 서울 강남에 ‘K팝 국제학교’를 개교할 예정이다. 대중 예술인을 키워내는 대안학교다. 실용음악과 무용 등 실기 수업과 국어·영어·수학 등 기본 교과를 공부한다. 해외 유학생 중심으로 학생을 뽑을 계획이다. 재학생의 70%는 외국인, 30%는 국내 학생으로 선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K팝 국제학교 TF팀 관계자는 “K팝 국제학교는 10대 때 데뷔하는 연습생의 교육 공백을 최소화하고, 음악 비즈니스 등 가수가 아닌 다른 분야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의 미래와 학습을 보장하기 위한 조처”라고 말했다.지금도 세상은 변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그리고 더욱 중요해질 오디오 인식 기능이 현실로 다가오는 중이다. 변화에 대응하며 기업의 지속성장을 이끄는 것이 그의 업무다. 김 대표는 “격변의 10년을 보냈는데, 매번 더 큰 파도가 몰려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2016년 1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IT를 접목해 모바일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당시 이 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되는 디지털 놀이터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를 실현하는 일은 김 대표의 몫이다. SM에서 기술과 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한 새로운 시도가 늘어난 배경이다.SM은 지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에브리싱’, ‘바이럴’ 등을 내놓았다. 에브리싱은 사용자들이 집에서도 노래방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하는 앱이다. 최근 SBS의 음악프로그램인 ‘판타스틱듀오’의 공식앱으로 지정돼 시청자들로부터 높은 인지도를 얻었다. 에브리싱은 애플 및 구글 앱마켓에서 500만 건이 넘는 누적 다운로드 수를 기록해 인기급상승 앱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바이럴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앱으로 사용자들은 SM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올리는 소속가수의 사진들을 볼 수 있다. ━ 엔터 기업 중 IT에 가장 많이 투자 지난 1월 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17에서 SM은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위드(Wyth)’를 소개했다. 위드는 IBM ‘왓슨’을 기반으로 한 SK C&C 인공지능 ‘에이브릴’에 SM의 콘텐트를 결합한 인공지능 스피커다. 소녀시대 티파니가 위드 화면에 등장해 날씨 정보를 알려주고 에브리싱을 이용해 SM 소속 가수와 듀엣곡을 부르는 기능도 있다. 김 대표는 “우리의 강점은 수많은 콘텐트”라고 강조하며 “이를 어떤 플랫폼에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게 효율적일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SM은 2015년부터 IT인력을 늘려왔다. 현재 SM의 IT인력은 100명을 넘어섰다. IT서비스를 담당하는 단독법인 ‘에브리싱코리아’도 설립했다.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가운데에선 IT에 가장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기술(CT) 분야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예측하며 준비하기 위해서다. SM 직원들의 명함 뒤편엔 ‘The Future of Culture Technology’라는 문장이 있다. 문화 기술의 미래라는 의미다. 김 대표는 “SM이 예술(ART)을 하면 SMART 하다가 된다”며 “미래엔 IT와 문화가 융합한 CT 방식으로 콘텐트가 소비될 것이기에 이를 바라보며 준비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운전에서 해방되며 새로 소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길 것이다. 자동차가 생활공간으로 변하면 다양한 문화활동이 가능해진다. 영화를 보거나 술을 마실 수 있다. 독서나 취침도 좋은 옵션이다. 김 대표는 자율주행차 안에서 SM 콘텐트를 소비하게 만들어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변화가 임박했습니다. 여기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협업·투자·M&A를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의 융합 모델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SM이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를 진행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사진 임현동 기자김영민 대표 - 1970년 출생.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1999년 SM엔터테인먼트 입사. 보아, 동방신기 일본 진출 프로젝트 진행. 2005년~현재 SM 대표이사

2017.02.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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