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216

농심-삼양의 '60년 라면전쟁'...K-푸드, '세계의 별'로 만들다 [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유통

6·25 전쟁의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남대문시장 거리. 한 그릇에 5원 하는 미군부대의 음식잔반을 끓여 죽으로 만든 '꿀꿀이죽'을 사 먹기 위해 길게 줄 선 사람들을 바라보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위생적으로도 문제가 없이 서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할 대책으로 당시 일본에서 붐을 일으키던 인스턴트라면을 떠올렸다. 1963년, 그렇게 한국 최초의 라면이 세상에 나왔다. 한국인을 기아로부터 해방시켰던 구황식품, 라면이 이제 글로벌 식품 시장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 라면업계의 두 거인 농심과 삼양이 있다.이 두 라면 제국의 60년 대결은 단순한 기업 경쟁이 아닌, 한국 식품 산업의 진화와 혁신의 역사다. 각각 40%와 77%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는 이 두 브랜드는 이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우뚝 섰다. 전쟁 이후 배고픔을 달래기 위한 긴급식량에서 시작해, 이제는 한국 식문화의 첨병이 된 두 라면 브랜드의 치열한 경쟁 속에 K푸드의 미래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라면 名가 삼양과 농심의 탄생 한국 최초의 라면을 출시한 것은 삼양식품의 창업자 전중윤 회장이었다. 일본 묘조식품(明星食品)의 회장을 집요하게 설득해 한국시장에 도입된 '삼양라면'은 국물과 면을 좋아하는 한국인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혁신적인 식품이었다. 무료로 기술을 받고, 로열티도 없었던 파격적 계약 덕에 누구나 사먹을 수 있는 가격인 10원에 출시되었다. 출시 당시 커피 한잔이 35원, 담배한갑이 25원, 자장면이 25원이었던 시절이었다. 삼양라면은 한국인의 허기를 달래주는 '국민 식품'이 되었다.1971년, 롯데공업(후의 농심)이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의 신격호 회장은 일본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라면 시장을 노렸다. 롯데공업은 초기에 '롯데라면'을 출시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70년대 중반까지 삼양라면은 시장점유율 70%를 넘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고, 열세를 면치 못하던 롯데공업은 라면 사업을 삼양에 매각하는 것까지 고려할 정도였다.전세를 뒤집은 건 1982년, 신격호 회장의 동생 신춘호 회장이 사명을 '농심'으로 바꾸고 '안성탕면'과 '너구리'를 선보이면서부터다. 삼양이 닭육수를 고집할 때 농심은 쇠고기 육수로 차별화했다.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게임체인저였다. 적절한 매운맛은 한국인의 혀를 사로잡았고, 시장 점유율은 점점 농심 쪽으로 기울어 갔다. 승승장구하던 농심과 달리, 삼양에겐 재앙이 닥쳤다. 1989년, 인체에 유해한 공업용 소기름(牛脂)을 식용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경쟁사의 고발로 추정되는 이 사건은 삼양을 지옥으로 몰아넣는다. 10년 가까운 법정 싸움 끝에 우지가 건강에 무해하다는 무혐의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시장점유율은 10%대로 추락했다. '가짜뉴스'의 원조 격인 이 사건으로 한 기업의 운명이 나락으로 떨어졌고, 라면시장에는 이때부터 농심의 독주 체제가 이어진다.파산 위기에 몰린 삼양은 2012년, 승부수를 던진다. 당시 불닭, 매운갈비 등 매운맛 열풍이 만들어진 것에 주목하며 만든 것이 극한의 매운맛을 강조한 '불닭볶음면'이었다. 처음엔 주목받지 못했지만, 해외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해외에서 '불닭 도전' 영상이 SNS를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덴마크의 판매 금지 조치(너무 매워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의 정부 리콜 조치)가 역설적으로 '핫 챌린지'라는 전 세계적 현상을 만들어냈다. 금지된 맛에 대한 호기심이 글로벌 마케팅의 엔진이 된 것이다. 삼양은 이때부터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였다.삼양의 글로벌 성공의 또 다른 비결은 국내 생산이지만 현지 니즈를 철저히 반영한 현지화 전략에 있다. 미주는 화이트 소스로, 중동은 할랄 인증으로, 유럽은 저나트륨 제품으로 현지 입맛을 공략했다. 2024년, 해외 매출 비중 77%, 그중 89.7%가 불닭 브랜드에서 발생하며 단일 제품 의존도가 높다는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했다. 급기야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이 농심을 제치며, "라면=농심"이라는 공식이 깨지는 순간이 왔다.농심의 글로벌 전략은 1994년 LA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2005년에 이어 2022년 미국현지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을 개시하면서 꾸준히 시장을 넓혀갔다. 중국에서도 상하이에 이어 청도, 심양에 현지 공장을 세우고 현지화를 꾸준히 하며 현지 유통장악력을 앞세워 시장을 서서히 안정적으로 확장해 왔다.두 브랜드의 성공 DNA농심과 삼양의 경쟁은 상반된 전략의 성공사례다. 농심은 신라면을 필두로 정통의 맛을 지키며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현지생산의 글로벌 인프라로 안정적 성장을 추구했다. 반면 삼양은 불닭이라는 파격적 제품 하나로 카테고리를 창조하고, 국내생산을 통해 K푸드라는 브랜드 정체성, 안정적 품질을 추구하며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으로 빠르게 시장을 침투했다. 농심이 '정통성'과 '안정성'으로 승부했다면, 삼양은 '혁신'과 '소비자 주도형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재창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두 기업 모두 K푸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품질의 일관성을 지켰다는 점이다. 경쟁브랜드인 일본과 인도네시아 제품 대비 고품질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는 이유다.배고픔을 달래던 구황식품에서 시작해 한류의 첨병이 된 라면의 여정은 K푸드 세계화의 교과서다. 농심과 삼양의 60년 경쟁은 단순한 시장점유율 다툼이 아닌,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독창적 문화 코드를 창조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불닭볶음면과 신라면이 세계의 식문화를 바꾸고 있다. 맵고 뜨거운 한 그릇의 라면이 세계인의 미각을 사로잡는 이 역설적 성공 스토리 속에서, K푸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본다. 허태윤 칼럼니스트(한신대 교수)

2025.04.12 10:00

4분 소요
'롯데家 효심' 강조했던 신동주...'신격호 추모식'은 불참,  왜?

유통

롯데그룹 오너일가와 임직원들이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추모에 힘을 쏟고 있다. 다만 신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추모식은 물론이고 지난 몇 년간 부친의 묘소에도 방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신 명예회장 생전에 효심을 매우 강조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아버지 추모식 참석 못 하는 신동주24일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 5주기 이틀 전인 지난 17일 롯데월드타워(서울 송파구 소재) 1층에서 진행된 신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신 명예회장 추모식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번 5주기 추모식에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롯데지주 실장급 임원, 각 사업군 총괄대표, 롯데건설 대표 등 주요 경영진도 함께했다. 신 명예회장을 추모하고 그의 도전 정신과 경영 철학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 진행된 신 명예회장 추모식에 단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참석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한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은 2014년 본격화했다. 그해 12월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주요 임원직에서 해임되면서다. 이듬해(2015년) 1월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도 해임됐다. 반대로 신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신 전 부회장의 동생인 신 회장은 승승장구했다. 2015년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로 취임했으며, 같은 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로 선임됐다.이후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쟁탈을 위한 표대결에 나섰다. 그렇게 수차례 진행된 주총에서 미소지은 것은 신 회장이다. 롯데그룹의 오너가 경영권 분쟁은 신 회장 승리로 막을 내렸다.이처럼 오너가 경영권 분쟁으로 가족에서 완벽한 남이 된 사례는 여럿 존재한다. 가장 최근에는 한진그룹의 사례가 있었다. 故 조양호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장남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다.2014년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조 전 부사장은 현장 복귀를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이후 자취를 감췄던 조 전 부사장은 2020년 KCGI, 반도건설 등과 3자 주주연합을 결성하며 경영권 탈환에 나섰다. 이들도 수차례 주총장의 문을 두드리며 이사 추천 등에 나섰지만 실패로 끝이 났다. 경영권 분쟁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조 명예회장의 추모식 등에 불참해 왔다. 개명까지 한 조 전 부사장의 소식은 최근 들려오지 않는다. 부친 뜻 기리는 동생과 자취 감춘 형경영권 분쟁에 따른 영향을 배제한다고 해도 최근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부친 관련 행보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신 회장은 명절과 신 명예회장 탄생일에 꾸준히 부친의 뜻을 기리며 참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울산 선영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신 전 부회장은 2년 넘게 울산 선영 방문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정상 어려움으로 2022년 11월 이후 선영 방문을 못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도 그의 울산행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과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부친에 대한 효심을 유독 강조해 온 신 전 부회장이다. 이렇다 보니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일정상 어려움’을 거론하며 보여주고 있는 최근 행보(부친 선영 미방문)에 대해 “공감을 얻기 힘들어 보인다”는 말까지 나온다.최근 1심 판결이 있었던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의 변호사법 위반 재판 영향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있다. 민 전 행장은 변호사가 아님에도 2015년 해임된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를 위해 불법적인 자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지난 16일 진행된 1심에서 민 전 행장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98억원을 선고했다.신 전 부회장은 민 전 행장 재판 관련 핵심 증인이다.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법정에 출석시키기 위해 1년여 동안 해외 사법 공조까지 받으며 노력했다. 이런 노력에도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증인으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검찰이 신 전 부회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민 전 행장이 제기한 민사 소송 때문이다. 과거 민 전 행장은 신 전 부회장을 상대로 용역비 108억원 추가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1심에서는 민 전 행장이 부분 승소했지만, 2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당시 재판부는 신 전 부회장과 민 전 행장의 계약(프로젝트 L) 내용이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검찰은 민 전 행장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민사 재판에서 특정한 사람이 신 전 부회장이기 때문에 검찰이 그를 핵심 증인으로 지목한 것이다.재계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민 전 행장의 변호사법 위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면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롯데를 무너뜨리기 위해 불법적인 계약을 맺기까지 했다고 신 전 부회장이 증언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라고 전했다.

2025.01.24 06:00

4분 소요
인사 칼바람 속 홀로 승진…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경영 성과 ‘촉각’

산업 일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이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이 임원 상당수를 교체한 가운데, 창업자 일가인 신유열 부사장은 2024년 11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역할을 확대할 전망이다. 그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지난해 전무 승진 이후 1년 만이다. 롯데그룹이 사업 부진으로 ‘위기론’이 나오는 상황인데 신 전무가 이를 타개하고 경영 능력을 입증할지 주목된다. 신유열, 전무 승진 1년 만 부사장으로롯데그룹은 2024년 8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이후 체질 개선과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화학과 유통 등 핵심 사업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며 롯데그룹의 재무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실제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제품 가격의 하락과 원재료 가격의 급등으로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롯데그룹이 2024년은 물론, 2025년까지 적자를 낼 것을 우려하고 있다.롯데그룹이 2024년 말 발표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는 이런 상황에 대한 롯데그룹의 고민이 그대로 담겼다. 롯데그룹은 2024년 11월 28일 롯데지주 포함해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36%를 교체했고 기존 임원의 22%는 퇴임했다. 전체 임원의 규모도 기존 규모보다 13% 적은 수준으로 줄였다. 코로나 시기인 2021년, 경제계 위기 상황에서의 임원인사보다 더욱 큰 폭이다. 이는 높은 강도의 인적 쇄신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 체질을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눈에 띄는 점은 신 부사장이 승진이다. 신 부사장은 신 회장의 장남이자, 롯데그룹을 창업한 고(故) 신격호 초대 회장의 손자다. 신 부사장은 롯데그룹의 임원이 대거 교체되는 가운데 2023년 상무에서 전무로 한 차례 승진했고, 이번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상무에서 전무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매년 한 단계씩 직급을 높인 것이다. 롯데그룹이 핵심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신 부사장은 창업자 일가로 고속 승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신 부사장은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등 향후 롯데그룹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현재 롯데지주의 미래성장실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미래성장실은 신 부사장이 전무로 승진했을 당시 신설된 조직이다. 사실상 신 부사장이 경영 성과를 내도록 돕는 조직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은 “신 부사장은 신사업과 신기술 기회를 발굴하고 해외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라며 “2025년에는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부사장은 롯데그룹이 바이오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출범시킨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롯데바이오로직스에도 직접적으로 관여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기업이 의약품 CDMO 기업으로서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 기틀을 닦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런 과정에서 신 부사장은 글로벌전략실장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을 살피기도 했다.문제는 신 부사장이 신사업에서 그동안 마땅한 경영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가 최근 몇 년간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사업에 공을 들였지만, 롯데그룹이 이를 통해 사업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도 마찬가지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신 부사장이 롯데그룹의 한국 계열사 중 처음으로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기업이다. 하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다국적 제약사를 비롯한 기업과 이렇다 할 수주 성과를 체결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경영 성과 내기 속도…2025년 기대 그만큼 2025년은 신 부사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할 한 해로 풀이된다. 그가 어떤 능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롯데그룹의 승계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부사장의 아버지인 신동빈 회장은 1955년생으로 2025년에 만 나이 70세가 된다. 신 부사장으로의 승계 작업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신 부사장은 2023년부터 신 회장의 해외 출장에 동행하고 사장단 회의를 챙기며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24년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국내 공장 착공식에도 신 회장과 나란히 참석했다.신 부사장이 2024년을 기준으로 만 38세가 됐다는 점도 롯데그룹이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요인이다. 일본 국적인 신 부사장은 경영 승계를 위해 한국 국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다만 병역법에 따르면 국적을 회복한 사람은 만 38세부터 병역이 면제된다. 이런 이유로 신 부사장이 만 38세 이전까지 후 국적을 회복하고 승계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신 회장도 병역 의무가 사라진 만 41세에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후 승계에 속도를 낸 바 있다.

2024.12.30 09:00

3분 소요
몸집 키우는 하이엔드 주거시설 ‘더 팰리스 73’

분양

최근 정·재계 인사를 비롯해 유명 연예인 등 상류층이 단독주택, 빌라를 떠나 고급 아파트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롯데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에는 동반신기 출신 뮤지컬 배우 김준수, 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등이 거주한 바 있고, 한남동 대표적인 럭셔리 아파트 한남더힐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인원한남도 BTS 멤버 RM과 지민 등이 사들인 바 있다.이러한 흐름 속 최근 반포동에서 분양 중인 하이퍼 엔드 주거시설 ‘더 팰리스 73’ 갤러리에도 재계 총수, 유명인 등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그들만의 프라이빗한 새 유니버스 탄생철저한 사생활 보호를 위해 단독주택으로 들어갔던 이들이 많게는 수천 명이 모여 사는 아파트로 선택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소득 수준 상승에 따라 상류층 문화가 대중들에게 보급되기 시작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과거 상류층에게 집은 철저히 주거의 기능에 충실한 공간이었고 고급 호텔 피트니스, 멤버십 골프장, 럭셔리 파인다이닝 등 보통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에서 여가와 문화를 향유해왔다.하지만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이들 문화를 즐기려는 대중이 증가함에 따라 럭셔리 파인다이닝 등이 더 이상 상류층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것이다. 이에 그들만이 즐길 수 있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배타적인 문화를 집 안에 들여온 고급 아파트 등 단지형 상품이 새로운 럭셔리 주거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존의 상류층 문화가 대중화되자 새로운 형태의 프라이빗한 상류층 유니버스가 탄생한 셈이다. 상류층 간 교류의 장으로서 역할 중요 이들 상품에는 고급 운동시설과 스파 등은 물론, 지인 혹은 입주민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한남더힐, 래미안 퍼스티지 등에는 단지별로 피트니스, 스파, 수영장 등 고급스러운 운동시설이 조성되고, 여기에 파티룸, 게스트룸, 라운지, 연회장, 클럽하우스 등 시간을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더 팰리스 73’ 역시 사교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어메니티를 단지 내에서 제공한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파티 공간 및 와인 라이브러리에서는 가족 및 지인을 초대해 희소가치 높은 와인을 즐길 수 있으며 하이엔드 사운드 시스템이 구축된 프라이빗 씨어터에서도 지인들과 케이터링 서비스를 누리며 시네마를 감상할 수 있다. 풀파티가 가능한 풀사이드 클럽은 물론 평소에는 티 오마카세로 운영되는 만찬 공간도 사전 예약을 통해 미슐랭 스타 셰프가 제공하는 최고의 식사, 다과와 함께 사교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지인, 전문가들과 함께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북라운지를 비롯해 최첨단 시스템과 프라이빗한 환경 속에 비즈니스 미팅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미팅룸 등도 제공된다. 단지 내 상용 공간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 아트 그룹 ㈜ OKNP가 토탈 아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며 개인 맞춤형 통합 클리닉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최고급 스파, 럭셔리카, 요트 & 승마 클럽 라운지, 입주민을 위한 조식~석식이 가능한 미슐랭 스타 F&B 등 다양한 리테일과 어메니티 공간이 마련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급 단지 어메니티 시설은 입주민 개인의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 이상으로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정보를 공유하고 인맥을 쌓는 공간으로서 가치가 높다고 말한다. 그들만의 유니버스 구축 위한 물리적 공간 요구 고급 시설의 유치 여부가 중요해지자 단지 규모도 커지기 시작했다. 다양한 시설을 단지 내에 들이고 유지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부지 면적과 세대 수 등 물리적 공간 확보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된 것이다. 롯데호텔의 고급 서비스가 제공되는 롯데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도 총 233세대 규모로 지어졌으며, 한남더힐(600세대), 나인원한남(341세대) 등도 수백 가구에 달하는 것이 그 사례다.특히 반포동 ‘더 팰리스 73’ 역시 35층 2개동, 총 73세대로 2700평의 넓은 대지에 1400평 규모의 럭셔리 리테일과 어메니티를 갖춰 국내 하이퍼 엔드 주거시설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더 팰리스 73 분양관계자는 “과거 상류층의 주거와 여가는 철저히 구분된 공간에서 이뤄졌고, 특히 주거공간은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형화 될 수밖에 없었다”며 “최근에는 주거를 넘어 여가 기능을 담당할 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로 보다 높은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하고 상류층 간 소셜 커뮤니티로서의 기능 등 훨씬 다양한 역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어메니티가 함께 조성된 단지형 상품이 하이엔드 주거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에서 더 팰리스 73은 나홀로 아파트와 달리 1층에 1세대 대형 실사용 면적을 사용하는 주거 작품이자 국내 최대 수준 규모의 럭셔리 어메니티와 리테일로 약 1400평의 입주민 혜택 시설까지 구비해 하이퍼 엔드 상품을 리드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계약자를 위한 특별한 혜택 중 요트, 승마, 의료케어 서비스가 가장 호응이 좋다고 설명한다.

2024.03.04 13:53

4분 소요
“마음이 마음에게”…롯데, ‘따뜻한 사회’ 선한 영향력 확대

산업 일반

롯데그룹이 ‘마음이 마음에게’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여성과 아동, 나라사랑, 글로벌 분야 캠페인에 중점을 두고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롯데장학재단은 광복절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역사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8월 11일부터 1박 2일간 역사기행을 진행했다. 이번 역사기행에는 독립유공자 후손 50명이 참여했다. 롯데장학재단은 지난 4월 이들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총 3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롯데장학재단은 2020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장학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지원 사업은 독립유공자의 증·고손 대학원생과 해외 국적 후손들까지 지원 가능하도록 해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국내 장학사업 중 지원 범위가 가장 넓다. 매년 수혜 인원과 사업비를 확대해 왔으며 현재까지 총 187명에게 약 13억 8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롯데복지재단은 지난 7월 26일 롯데월드타워 신격호 기념관에서 장애 아동·청소년 보조기기 전달식을 진행했다. 이날 열린 전달식을 통해 만 19세 이하 뇌병변, 지체장애인 134명에게 맞춤형 보조기기를 전달했다.롯데복지재단의 ‘장애 아동·청소년 보조기기 지원 사업’은 저소득층 장애 아동·청소년들이 불편함 없는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당사자의 신체 및 환경적 특성에 적합한 보조기기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7년부터 7년째 해당 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까지 전국 1054명의 장애 아동에게 보조기기를 전달했다.취약계층 위한 나눔 활동 전개롯데홈쇼핑은 지난 7일 소외계층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영등포구 사회복지협의회에 기부금 8000만원을 전달하고 지역 독거노인 가정 200가구에 여름용 침구를 지원했다. 해당 지원 사업은 롯데홈쇼핑의 지역 사회공헌 프로그램 ‘희망수라간’ 활동의 일환이다.희망수라간은 2015년부터 정기적으로 반찬을 만들어 영등포지역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나눔 활동이다. 매년 설·추석에는 명절 음식, 여름철에는 삼계탕, 겨울에는 김장 김치를 만들어 전달하는 등 현재까지 총 353회 6만여개의 반찬을 지원했다. 지난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영등포구 독거 어르신 30명을 대상으로 전문 사진작가를 섭외해 장수사진을 촬영해 선물했다.롯데월드는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2개월간 걸음 기부 사회공헌 활동 ‘놀면서 기부하자’ 캠페인을 진행한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어드벤처 부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서울스카이, 롯데워터파크 등 전국 5개 사업장이 함께한다.이번 캠페인은 사회공헌 플랫폼인 ‘빅워크’를 통해 시각장애인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실내외에서 걷거나 달려 누적한 걸음 수를 빅워크 앱(애플리케이션) 내 롯데월드의 ‘놀면서 기부하자’ 캠페인에 기부하고 목표 걸음을 달성하면 기부금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롯데월드의 목표 걸음은 총 10억 걸음이다.세븐일레븐은 서울 쪽방촌 후원 10주년을 맞아 특별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했다. 서울시와 함께 7월20일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소재 서울역쪽방상담소 동행스토어에서 동행스토어 1호점 개소식 행사를 열고 ‘동행스토어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은 서울시 공공사업의 일환으로 세븐일레븐은 쪽방촌 주민의 생활 안정 기반 조성을 위해 서울시와 공동으로 쪽방촌 특화형 푸드마켓인 '동행스토어'를 열고 3년간 후원할 예정이다.매월 동행스토어 운영에 필요한 1000만원 상당의 물품과 세븐카페 기기 및 원두를 지원하며 서울시는 동행스토어 운영 전반을 관리할 예정이다. 이 소식을 들은 세븐일레븐 경영주들이 1000만원을 기부하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아동 놀이터 개선 및 군 부대 휴식공간 조성 사업롯데는 어린이들의 놀이 환경과 교육 환경에 대한 불평등 해소를 위해 올해 15억원을 들여 여수시를 포함한 전국 4개 지역에 ‘맘(mom)편한’ 놀이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맘편한 놀이터는 놀 권리를 점점 잃어가는 전국 곳곳의 아이들을 위해 친환경 놀이터를 조성해주는 사업이다.맘편한 놀이터는 2017년 부산 동래구 1호점 개소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전국에 총 24개소가 조성됐다. 올해는 미세먼지 등 환경 요소를 고려하여 실외 놀이터뿐만 아니라 실내 놀이터 조성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롯데는 올해 6개의 ‘맘편한 꿈다락’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맘편한 꿈다락은 지역아동센터의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친환경 원목 소재의 책방과 디지털 학습 공간을 조성한다. 롯데는 2017년 군산시 회현면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총 81개소를 설립했다.롯데는 청춘책방 운영 및 자랑스러운 육군가족상도 후원하고 있다. 청춘책방은 주로 환경이 열악한 전방부대에 독서 공간과 휴식 공간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올해 육군, 공군, 해군 부대에 새 ‘청춘책방’ 7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장병들의 니즈와 군부대 특성을 반영해 스터디 카페 등을 조성했으며 2022년까지 전국에 총 76곳을 조성했다.롯데는 지난 5월 26일 ‘제 6회 자랑스러운 육군가족상’을 후원했다. 자랑스러운 육군 가족상은 국가에 헌신하는 육군 구성원과 가족들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2020년부터 진행해 온 시상식이다. 2021년부터 연 1회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 및 군무원 가족을 위한 후원을 약속하고 상금과 상품을 후원하고 있다.

2023.08.31 09:42

4분 소요
식품제조사에서 재계 서열 6위…굴곡의 롯데 56년史

산업 일반

재계 6위. 자산 129조. 최근 롯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우며 몸집을 불려온 것과 사뭇 다르다. 코로나 팬데믹과 더불어 지난해 말 건설 유동성 이슈까지 겪으면서 부진한 실적이 계속되고 있다. 상징처럼 여겨오던 재계 서열도 13년 만에 5위 밖으로 밀리게 됐다.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들의 신용등급도 내려갔다. 표면적으로 보면 확실한 위기다. 롯데그룹의 수장인 신동빈 회장의 어깨도 무겁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절실한 상황에서 롯데는 체질 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50여년간 롯데 성장의 핵심이던 유통군에서 그룹 중심축도 화학·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옮겨지고 있다. 위기와 기회 사이. 기로에 서 있는 롯데는 그동안 어떤 길을 얼어왔을까.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과 아들인 신동빈 회장의 경영 방식으로 본 롯데그룹의 흥망성쇠를 짚어봤다. 신격호 ‘무차입 경영’…IMF 파고 넘어 폭발 성장 계기 (故)신격호 명예회장 :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신동빈 회장 :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제때 실행해야 합니다.”신격호 명예회장이 단돈 80엔으로 일군 롯데그룹. 롯데그룹은 기업의 국적 정체성 논란과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업 문화 등으로 ‘은둔의 왕국’이라 불리는 등 여론의 뭇매도 맞지만 껌 사업을 시작으로 한때 자산 기준 국내 재계 5위로까지 성장한 대기업이다.신 명예회장과 현 롯데그룹의 수장인 신동빈 회장은 부자지간임에도 판이한 경영 스타일을 선보이며 롯데그룹을 이끌었다. 신격호 창업주는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보수적인 경영을 펼쳤지만, 200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신동빈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키웠다. 부자의 경영 방식에 따라 롯데그룹의 흥망성쇠도 갈렸다.신 명예회장은 껌 사업을 시작으로 70년 가까이 한국과 일본 두 나라를 오가며 사업을 확장해 롯데를 재계 5위 기업으로까지 성장시켰다.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다양한 일을 하던 신 명예회장은 1946년 화장품, 비누제조 사업을 시작했고 오늘날 롯데그룹의 모체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 ‘히카리’라는 회사를 세워 성공 가도를 달렸다.그러던 중 신 명예회장은 우연한 기회로 ‘츄잉껌’을 접하게 되고, 1947년께 당시 일본에서 손쉽게 제조가 가능했던 껌 제조에 착수했다.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자 1년 후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껌 사업이 뛰어들었다. 롯데라는 사명은 신 명예회장이 즐겨 읽던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온 것이다.껌 제조사업을 통해 불린 자본으로 그는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1959년에 롯데상사를 설립하고, 1961년에는 초콜릿 제조업에도 도전했다. 후발주자였음에도 그는 초콜릿 시장 공략에 성공했고, 1968년 롯데는 일본 최대의 제과업체 자리에 올랐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가 이뤄지고 외자를 도입해 경제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에서 높아지자 신 명예회장도 ‘사업보국’의 꿈을 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1980년대 롯데제과 설립에 이어 당시엔 아무것도 없었던 잠실 지역에 호텔과 백화점, 실내 테마파크 건설 사업을 진행했다. 롯데월드를 중심을 한 ‘잠실 프로젝트’는 세간의 우려를 뒤엎고 문을 연 첫해인 1989년 140만명이 입장했고, 1990년에는 누적 입장객 수가 460만명을 넘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은 큰 위기 없이 계속해서 몸집을 불려 나갔다. 당시 전 재벌이 경영 위기에 몰렸었지만, 롯데만이 위기 없이 신사업 론칭과 사세 확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신 명예회장이 무차입 원칙을 철칙으로 삼고 경영했기 때문이다. 차입금을 기업의 경영 상태를 악화시키는 ‘병’과 같은 것으로 인식했었던 신 명예회장의 생각에 따라 IMF 사태는 오히려 롯데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때 롯데그룹은 재계 서열 10위에서 5위까지 올라서게 된다.신동빈 회장 전면에 나서며 M&A로 급격한 사세 확장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엔 어마어마한 현금 보유량을 무기로 각종 M&A를 진행해 급격한 사세 확장을 이루었다. 신 명예회장의 지휘와 아들 신동빈 회장의 보조에 힘입어 한국 롯데그룹은 창업 첫해 8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기준 매출 84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200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신 회장은 보수적이었던 아버지 신 명예회장과 달리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국내외 인수합병, 기업공개(IPO),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을 통해 그룹을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았다. 2004년 30조3000억원이었던 롯데그룹 자산규모는 올해 129조7000억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신 회장의 M&A 역사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에 현대석유화학을, 2004년에는 KP케미칼을 인수했다. 2008년부터 2009년 사이 롯데그룹은 유통사업에서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마크로(3900억원), 중국 타임스(7300억원), AK면세점(800억원)을 인수했다. 식품 사업에서는 두산주류BG(현 롯데주류, 530억원), 기린(799억원), 네덜란드계 초콜릿 회사 길리안(1700억원)을 인수했다. 2009년 3월 신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비전과 함께 M&A 강화 정책을 밝혔다. 당시 신 회장은 10년 뒤인 2018년까지 그룹 매출을 2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2018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 비전을 선포했다. 이후 롯데는 금융사업에도 뛰어들며 코스모투자자문(629억원), 교통카드서비스업체인 마이비(670억원) 등을 인수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의 자산은 2008년 44조6000억원에서 2009년 48조8000억원으로 11% 증가했으며 2010년에는 67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5%나 늘었다.2009년 이후에는 1조원 이상 규모의 ‘빅딜’을 연달아 성사했다. 2010년 2월 GS리테일 백화점의 마트부문(1조3000억원)을 인수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회사인 타이탄(1조5000억원)을 사들였다. 2012년에는 롯데하이마트(1조2480억원)을 사들이며 사업을 다각화와 외형 확대에 힘썼다.신 회장은 지난해에도 호텔롯데와 롯데제과를 통해 해외사업체를 인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사업과 기존사업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 성장 기회 모색을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그룹 차원에서 M&A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쇼핑 ‘잃어버린 5년’…매출 30조→20조로 ‘뚝’ 하지만 롯데그룹의 무리한 M&A로 인한 문제점도 다수 지적된다. 우선 해외업체를 과도하게 인수합병하면서 인수 차입금이 늘어났다. 실제로 롯데그룹의 차입금 부담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의 순차입금(총 차입금-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8조475억원으로, 전년 동기(23조2616억원)보다 20.5% 늘었다.이와 관련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그룹의 M&A는 중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한 것이고 각 사업에 따라 결실을 맺는 시기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초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생산능력과 인력 등을 고스란히 갖고 왔고,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말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인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한 뒤 해외 물량 수주 활동을 하는 등 ‘스텝 바이 스텝’으로 진행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010년대 후반에 들어 롯데그룹은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유통사업이 전례 없는 불황을 겪으며 정체기에 들어갔다. 이러한 배경에는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가 자리 잡고 있다. 사드 사태는 사드부지 선정을 둘러싼 정치 안보 리스크가 수출 기업에 큰 타격을 입힌 사건으로, 최대 피해 기업이 바로 롯데그룹이었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이 한국에 가한 각종 보복 조치는 국제 정치 리스크에 따른 산업계 충격파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롯데는 경북 성주 사드 배치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으로부터 전 계열사 사업자 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사드 사태를 기점으로 연결 기준 30조원에 육박했던 매출이 20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사드 사태 이전까지 롯데는 중국에서 백화점 5곳, 롯데마트 110여곳을 운영했으나, 현재는 롯데백화점 청두점 1곳만 남았다. 앞서 롯데는 2018년 4월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을 모두 팔았고, 그해 7월 롯데백화점 철수를 결정했다. 2019년 3월에는 중국 내 제과, 음료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2015년 시작된 경영권 분쟁으로 ‘잃어버린 5년’을 보내기도 했다. 경쟁사가 미래 먹거리를 위한 체질 개선을 가속화 하는 동안 롯데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결정들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엔 사법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총수 부재 상황을 겪었고 일본 불매운동 당시에는 일부 합작사가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타격을 입었고 유통, 호텔, 테마파크는 물론 주력사업이었던 롯데케미칼까지 실적이 좋지 않아 롯데그룹에겐 위기의 해였다. 이에 신 회장은 최근 사장단 회의(VCM)에서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은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며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사업이 중요한 상황에서 롯데그룹은 유통 산업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 유통에 집중됐던 그룹 역량을 화학 산업 등으로 분산시키며 리스크 줄이기에 돌입했다. 롯데는 지난해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등 3가지를 그룹의 미래를 이끌 사업으로 꼽고 ‘5년간 총 3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올해에는 여기에 뉴라이프 플랫폼을 더한 4가지 테마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잃어버린 5년 만회를 위해 서둘러 ‘뉴 롯데’를 가속화시키는 모습이다. 신 명예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선택과 집중’에 대해 늘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잘 모르는 사업을 확장 위주로만 경영하면 결국 ‘국민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규사업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진행한다’는 것이 신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이었다.신 회장의 뉴롯데 청사진에는 이 같은 명예회장의 뜻이 담겨 있다는 평가다.

2023.08.06 07:00

7분 소요
롯데 ‘신유열 TF’ 본격 가동?…승계절차도 닮은 父子, ‘3세 시대’ 임박했나

산업 일반

롯데그룹이 최근 새로 구성한 ‘미래성장 태스크포스(TF)’를 두고 ‘오너 3세’ 승계작업을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미래성장 TF는 한국과 일본에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지며 한·일 협업 시너지를 연구하고 그룹 신사업 발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조직이 3세 승계작업 준비 역할을 한다고 보고 ‘신유열 TF’로 부르고 있다.신유열 상무 승계작업 준비 TF? “승계 언급하기엔 일러”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한국과 일본에 미래 성장을 위한 쌍둥이 조직을 만들어 양국 사업 협업 시너지 강화에 나섰다. 미래성장 TF는 이훈기 ESG경영혁신실실장(사장) 산하 조직으로 출범해 수석급 팀장 포함 총 4명으로 구성됐다. 일어·영어에 능통하고 세븐일레븐 등 계열사에서 기획통으로 불리던 이들이 배치됐다고 전해진다.롯데지주 관계자는 “미래성장 TF는 신사업 쪽 연구도 진행하고 한국과 일본 롯데 협업 시너지 창출 역할을 할 예정”이라며 “일본에도 비슷한 시기에 TF팀이 만들어져 한·일 사업 협업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해당 TF가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승계작업도 맡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성장 TF가 그룹의 신사업 관련 업무를 하는 만큼 중요 현안인 오너 3세 승계작업을 위한 준비를 담당하는 부서로 작동할 것이란 시각이다. 롯데지주 측은 ‘승계작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상무님이 미래성장 TF에서 아무 직도 맡고 있지 않아 해당 조직이 승계작업과 관련한 역할을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추측이 나오는 이유는 최근 신 상무가 지난해 말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하면서 신 회장의 주요 일정에 동행하는 등 그룹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했고, 한 달 뒤인 9월에는 롯데·노무라 교류회에도 참석했다. 올해 1월엔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인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에 처음 참석했고, 지난 3월에는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 방문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헤네시(LVMH) 총괄회장을 신 회장의 곁에서 함께 맞이했다. 지난 4월엔 미국 하와이 여자프로골프(LPGA) 롯데챔피언십에 신 회장과 동행했으며 지난달에는 호텔롯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도 했다.신 상무가 공개석상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2020년 1월 조부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장례식에서다. 그 직후 신 상무는 일본 롯데에 부장급으로 입사해 그룹에 합류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국내 계열사인 롯데케미칼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1분기 상무보에 올랐다. 롯데케미칼에선 기초소재 동경지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해왔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턴 석유·화학 부문뿐 아니라 유통·호텔·건설 등 그룹 내 사업군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올해 정기임원 인사에선 ‘보’를 떼고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사업부문 상무로 승진하는 등 그룹 내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일본과 한국 오가며 경영수업…‘신 회장 승계공식 답습’ 시각도 업계에선 신 상무가 이르면 내년 귀화해 롯데그룹의 3세 경영을 본격화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1986년생인 신 상무가 병역법에 따라 한국국적 ‘재취득’ 기준으로 입영 의무가 면제되는 만 38세 시점인 2025년, 혹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의무가 종료되는 만 40세가 되는 2027년 정도가 신 상무가 한국 롯데그룹에 입성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신 상무가 부친인 신 회장의 ‘승계공식’을 답습하고 있단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일본을 거쳐 한국 롯데의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그 시작이 롯데케미칼이란 점에서 신 회장의 승계 절차와 상당 부분 비슷하단 것이다. 신 회장은 1981년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했고, 1988년 일본 롯데상사로 입사했다. 이후 1990년엔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상무로 입사했다. 1994년에 신 회장은 코리아세븐 전무로 선임됐고, 1997년 2월 단행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1년 롯데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신 회장과 신 상무의 승계 절차가 비슷하단 점이 신 상무의 승계 작업 추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식지 않고 있는 이유다. 다만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상무의 승계와 관련해 “현재 지분도 보유한 부분이 없어서 승계작업을 논하기엔 이르다”고 답했다.

2023.06.08 07:00

3분 소요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의 대명사…1년에 500억 버는 ‘국민 초콜릿’ [브랜도피아]

산업 일반

‘밸런타인데이’ 하면 떠오르는 ‘초콜릿의 대명사’가 있다. 국내 1호 초콜릿으로, 1년에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판형 초콜릿. 원미경·채시라·이미연·최진실·이본·민효린·혜리·아이유까지 당대 최고의 여자 스타들이 광고 모델로 나서 유명하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먹어본 국민 초콜릿, ‘가나초콜릿’의 이야기다. ‘국민 초콜릿’ 애칭부터 ‘스타 등용문’이라 불렸던 광고까지 가나초콜릿은 일본 롯데가 1964년부터 생산하며, 한국 롯데제과에서도 1975년부터 생산하고 있는 초콜릿이다. 이전까지 한국엔 수입 초콜릿뿐이었지만 故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선진국엔 좋은 초콜릿이 많은데 우리나라엔 왜 없느냐”며 1974년 약 15억원을 투자해 서울 영등포에 롯데제과 초콜릿 공장을 지은 것이 가나 초콜릿의 시작이었다. 당시 신 명예회장은 스위스 기술자 막스 브라크를 영입해 “원가가 높아도 상관없으니 스위스 제품보다 더 맛있는, 초콜릿 분야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1975년 2월 국내 첫 초콜릿 제품인 가나 초콜릿이 출시됐다. 1996년엔 첨단 공법인 BTC(Better Taste & Color Treatment)공법이 도입되면서 품질을 제고하게 됐다. 가나 초콜릿이란 이름은 한글 ‘가나다라마바사’에서 따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일본의 라이벌 업체들과는 달리 아프리카의 국가 가나(Ghana)에서 카카오 콩을 직수입한다는 이유에서 붙여졌다는 게 롯데제과 측의 설명이다. 제품 출시 당시 한국에는 생소했던 국가가 가나 초콜릿 덕분에 한국에서 가나의 인지도 상승에 한몫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가나초콜릿은 당대 최고의 여자 스타들이 광고 모델로 나서 ‘스타 등용문’으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1990년 배우 이미연이 등장해 바바리 코트를 입은 남성의 자켓에 얼굴을 묻었다 내밀었다를 반복하는 가나초콜릿 광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제품의 인기에 한몫했다. ‘난 사랑해요 이 세상 슬픔까지도, 젊음은 좋은 것 하늘을 보면서 살아요, 롯데 가나~’란 가사의 광고 음악도 유명해졌다.해당 광고 장면은 2015년 가나초콜릿의 광고 모델이었던 가수 혜리가 패러디해 화제를 모았고, 다음 모델이었던 아이유도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배우 혜리의 광고에서 광고 음악은 가수 로이킴이 불러 신세대의 느낌을 담아 광고를 제작했다. 지난 2021년부터는 배우 전지현이 새 광고 모델로 발탁돼 새로운 스토리의 광고가 제작됐다. 전지현 모델 교체, 7000억 시장 노린다 가나초콜릿은 50여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가나초콜릿을 제조하는 롯데제과는 국내 초콜릿 시장에서 꿋꿋이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매출액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지난 2019년 기준 가나, 크런치, ABC 등의 브랜드를 앞세운 롯데제과(26.0%)가 선두를 차지했고, 페레로로쉐의 페레로(20.5%), 스니커즈·트윅스 등의 한국 마즈(16.8%), 자유시간 등의 해태제과(10.1%) 등이 뒤를 이었다.지난 2019년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롯데제과의 ‘빼빼로’ 제품이 982억원으로 전체 초콜릿 브랜드 중 매출이 가장 많았고, ‘가나초콜릿’이 685억원, ‘크런키’가 409억원 순으로 많아 롯데제과가 상위권 자리를 휩쓸었다.롯데제과 관계자에 따르면 가나초콜릿은 최근 3개년간 단품으로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020년에는 520억원, 2021년에는 500억원, 2022년에는 56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가나초콜릿은 롯데제과의 주력 제품 중 하나로, 최근 배우 전지현으로 광고 모델을 변경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가나의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하기 위해 ‘가나, 디저트가 되다’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고 있으며, 가나 광고물에도 ‘디저트’라는 단어를 강조했다”며 “2022년 5월에 선보였던 가나초콜릿 팝업스토어인 ‘가나 초콜릿 하우스’을 오픈, 지난 12일에는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 2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롯데제과는 가나초콜릿의 종류도 다양화해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가나 디럭스’, ‘가나 에어라이트’ ,‘가나 블랙’, ‘가나 프리미엄 밀크’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고, 최근엔 인도 아삼지역의 홍차향을 더한 ‘가나 밀크티’와 마스카포네 치즈와 커피를 더한 ‘가나 티라미수’ 등이 출시됐다. 한편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감소 추세를 보이던 초콜릿 시장은 다시 성장세로 전환해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프리미엄 열풍으로 타고 초콜릿 시장도 고급화돼 수입 초콜릿 인기도 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및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 이후 감소하던 국내 초콜릿 시장 규모는 2021년부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aT는 향후 연평균 2.0% 성장해 2026년에는 시장 규모가 7046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롯데제과 관계자는 “가나초콜릿도 2021년에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아 매출이 소폭 줄었지만 엔데믹 시대가 시작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2023.02.14 09:00

4분 소요
롯데, 오늘 상반기 VCM...“상시적 위기, 성장 발판으로 전환”

산업 일반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주재로 '2023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연다.롯데는 12일 롯데월드타워에서 ‘2023 상반기 롯데 VCM’을 열고 그룹 경영계획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다고 밝혔다.이날 롯데월드타워 31층 오디토리움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6시까지 진행될 VCM은 지난 2020년 1월 이후 3년 만에 대면 회의로만 진행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롯데지주 실장 등 7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롯데는 이번 상반기 VCM에서 ‘상시적 위기(Permacrisis)’ 시대를 지속성장 발판으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주제로 한 외부 강연으로 시작으로 롯데그룹의 싱크탱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가 올해 경영 환경을 진단하고 발생 가능한 다양한 위기 상황과 이에 대한 대응 방향성을 공유한다.이어 롯데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전략과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재무·HR 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신동빈 회장이 CEO들의 역할과 리더십을 지속 강조해 온 만큼, 각 계열사 CEO들에게 그룹의 중장기 전략 실행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한편 이날 VCM에 앞서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각 사업군 총괄대표들과 롯데지주 실장들은 롯데월드타워 1층에 마련된 신격호 롯데 창업주 흉상에 헌화하고 묵념하며 서거 3주기(1월 19일)를 기렸다. 또한 VCM 참석을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찾는 계열사 대표들도 자율적으로 헌화하며 창업주를 추모할 예정이다.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생존을 위해 자기 혁신은 필수 불가결하며, 회사를 성장하게 하는 열쇠 또한 혁신하는 용기다”는 창업주의 생전 어록을 인용하며 창업주 정신을 되새기고 상시적 위기 시대를 극복해 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2023.01.12 10:38

2분 소요
“임금 삭감도 견뎠는데...신준호 퇴직금만 30억”…푸르밀 사태, 후폭풍 계속

유통

유제품 전문 기업 푸르밀이 사업 종료를 발표하면서 한순간에 직장을 잃게 된 직원들이 일방적인 해고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경영진의 무능으로 회사가 위기를 맞았으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푸르밀 오너의 무분별한 일방적인 전직원 해고에 대해 비통함을 느끼며 전직원의 간절한 심정을 표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 직원 약 400명에게 다음달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했다. 푸르밀은 당시 “4년 이상 적자가 누적돼 특단의 대책을 찾아 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불가피한 사정에 따라 정리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적자가 지속된 푸르밀의 재정상황은 회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소비자 성향에 따른 사업다각화 및 신설라인 투자 등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했으나 안일한 주먹구구식의 영업을 해왔다. 모든 적자의 원인이 오너의 경영 무능에서 비롯됐으나 전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취임해 오너 체제로 전환한 뒤부터 위기가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가 취임한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을 했고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영업손실액은 89억원, 113억원, 124억원으로 점점 불어났다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 정상화를 임금 삭감과 공장 인원 축소를 감내했지만 신 회장의 급여는 그대로였고 심지어 올해 초 퇴사하면서 퇴직금 30억원까지 챙겨갔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신준호 회장은 올해 초 푸르밀에서 퇴사한 이후에도 서울 영등포에 소재하는 본사로 출퇴근을 하며 모든 업무지시 및 보고를 받고 있으며 직원들 해고를 지시하고 있다”며 “이는 350명 직원들의 가정을 파탄시키며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 행위”라며 “신준호, 신동환 부자를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한편 푸르밀은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4월 그룹에서 분사했고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분사 당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분을 100% 인수했고, 지난해부터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0.20 18:12

2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