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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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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는 ‘공격형’, KB·하나는 ‘안정형’

은행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새로운 수장을 맞으면서 리딩금융지주 타이틀 탈환 경쟁의 새판이 깔리고 있다. 두 지주사가 영업 확장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글로벌 은행권 위기 확산에 대비한 내부통제 강화와 상생금융을 강조하고 있다. 상식 깨온 진옥동 회장, 비금융 강화 예상올해부터 신한금융을 새롭게 이끌게 된 진옥동 회장은 3월 23일 취임사에서 “신한금융은 끊임없이 도전하며 ‘최초’라는 수식어를 차지해 왔다”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혁신의 DNA를 지켜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방식으로 안정적 성과를 거두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금융업 이상의 금융을 개척하자”며 기존의 상식과 틀을 깨 모든 분야에 녹아들어가는 금융의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은 은행과 보험, 카드 등 기존 산업에만 집중하는 것을 넘어 비금융 산업에까지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장 재임 시절부터 금융혁신을 이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한은행이 은행권 첫 배달앱 ‘땡겨요’로 비금융 서비스에 도전해 약 1년 만에 성과를 만들어낸 것도 진 회장의 행장 시절 성과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정식 출시한 땡겨요는 같은해 12월 말 기준으로 가입자 수 165만명, 참여 가맹점 수 6만여개를 달성했다. 데이터앤리서치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땡겨요는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6곳 중 관심도와 시장점유율에서 배달특급과 위메프오를 밀어내고 4위를 차지했다. 데이터앤리서치 관계자는 “땡겨요 앱이 론칭 1년도 안 돼 급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이 새로운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이미 조용병 전 회장 시절 적극적인 비은행 계열사의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조 전 회장은 회장 임기 6년 동안 다양한 금융사를 인수했다. 2019년에는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을 인수해 2021년 7월 신한생명과 합병했고, 이 외에도 아시아신탁 인수 후 신한자산신탁 출범, 신한자산운용 잔여 지분 인수 등으로 사실상 전 금융권을 아우르는 그룹 체제를 만들었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면서 현재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내 외국계은행 1위의 입지를 다졌다. 이를 바탕으로 신한금융의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4조6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4조1732억원을 기록한 KB금융을 따돌리고 리딩금융 타이틀을 얻었다. 우리금융, 증권사 인수 시 업계 판도 바뀐다신한금융 다음으로 관심을 받는 곳은 우리금융이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제 9대 우리금융 회장에 취임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기업 문화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3월 24일 취임사를 통해 “조직에 부족하거나 잘못된 관행이 있는 분야는 과감한 혁신을 지속하겠다”며 “분열과 반목의 정서, 낡고 답답한 업무 관행,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이제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이 과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합병으로 각 은행 출신 사이에 힘겨루기가 내부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새로운 기업문화 정립’에 대한 의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우리금융은 새 은행장 선임에도 돌입했다.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추천위원회(자추위)는 이원덕 우리행장의 후임 행장 후보로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사장 등 4명의 롱리스트를 선정했다. 자추위는 5월 말에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특히 임 회장은 증권사, 보험사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이 2조9034억원으로 KB국민은행의 2조7283억원보다 높았다. 하나은행의 3조1117억원, 신한은행의 3조457억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우리금융이 증권사와 보험사를 가지게 되면 지주사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KB금융·하나금융, 내실 있는 지속성장에 방점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안정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임기는 올해 11월 20일까지고,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기는 올해로 1년이 된 만큼 지배구조의 큰 변화를 겪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올해 1월 최대 계열사인 이승열 하나은행의 행장이 취임하는 등 계열사 대표 인사도 끝냈다. 윤 회장은 3월 24일 열린 주총에서 지주 핵심과제로 ▲내실 성장과 회복탄력성 강화 ▲글로벌사업 및 비금융사업 성과 확대 ▲넘버원금융 플랫폼기업 ▲지속가능 경영선도 ▲개방적·창의적인 조직문화 구현 등을 제시했다. KB금융이 은행을 비롯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만큼 내실 있는 성장을 통해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도 최근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교훈 삼아 고객과의 신뢰 구축과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상생금융을 확대해 자산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함 회장은 3월 27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그룹임원간담회에 참석해 “하나금융이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내가 먼저 앞장서겠다”며 “우리 모두가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지속가능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하나금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2023.03.31 07:03

4분 소요
금융위원장·은행권, 시장 경색 해법 논의…은행장 “2금융권 돕겠다”

은행

최근 자금 시장 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은행장들이 모여 제2금융권의 신용 유지에 최대한 협조하고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에 나서 시장 안정에 힘을 쏟기로 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20개 은행장들은 9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근 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농협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은행권은 자금 시장 안정을 위해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CP·ABCP·전단채 매입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규모 유지 등을 통해 자금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장들은 5대 금융그룹의 95조원 지원 계획 중 90조원이 은행을 통해 집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제2금융권의 크레딧라인 유지에 어려움이 없도록 은행권이 최대한 협조하고, CP·ABCP 등 매입에도 나서는 등 단기자금 시장 안정을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5대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 10월 한 달간 CP·ABCP·전단채 4조3000억원, MMF는 5조9000억원, 특은채와 여전채는 6조5000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이들은 은행 간 자금 조달 경쟁 심화로 제2금융권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지 않도록 시장 상황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은행장들은 은행권이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면서 자금이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에서 선순환할 수 있게 하고 취약 차주 지원 등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이 개별 회사의 이익만을 생각하다 보면 시장 전체가 원활하게 흘러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은행들이 금융권에서 가장 넓고 깊게 보고 다른 금융권과 협조해 나가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서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은행권이 은행 산업을 넘어 전체적인 금융시스템을 보면서 시장 안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불가피하나 은행들이 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경제에 부담을 줄일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은행권의 자금 조달 및 운용 지원을 위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유예 조치와 예대율 규제 완화 조치를 한 데 이어 증권시장 안정펀드의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 가중치도 기존 250%에서 100%로 하향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11.09 09:05

2분 소요
머리 숙인 5대 은행 “횡령사고 일벌백계…심려 끼쳐 송구”

은행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행장 및 수석부행장이 최근 발생한 은행 내 횡령사고에 대해 머리를 숙였다. 11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양정숙 의원은 “은행들은 사상 최대 예대마진에 돈 잔치,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도 부족해서 횡령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에서 700억원대의 횡령사고가 발생했고, 신한·우리·농협·국민은행에서도 최근 몇 년간 횡령 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잇따른 금융사고로 금융기관과 금융감독기관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22년 7월까지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유용‧사기‧배임 등 금융사고 피해금액은 총 약 1982억원이다. 건수로는 210건에 달한다. 특히 사고규모 상위 4개 은행이 전체 사건의 51.4%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피해금액은 1569억원으로 전체 규모의 약 80%에 달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사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꾸준히 밝혀왔는데, 은행권 내부통제가 유명무실한 상황이라는 게 소 의원의 설명이다. 이날 국감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진옥동 신한은행장·박성호 하나은행장·이원덕 우리은행장 등 4대 시중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농협은행 측은 기존 증인으로 출석 예정이었던 권준학 행장 대신 임동순 수석부행장이 참석했다. 국회가 은행권 최고경영자들을 국감 증인으로 대거 소환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국감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국감에 참석한 은행장 및 수석부행장은 모두 횡령 건에 대해 머리를 숙였다. 우선 임동순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은 “횡령사고 등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면서 “지난 4월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현장 점검을 2배 정도 늘렸고, IT 투자를 통해 32개 항목을 늘려 지점의 감시·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 또한 “횡령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우리은행이 각고의 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저는 소비자 이익과 고객의 이익, 소비자 보호 이런 것에 중점을 두고 경영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횡령사고는 저희도 있었고 그 점에 대해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면서 “하지만 최근 5년간 18건의 횡령 중 15건이 자체적발한 건으로 회수율은 66%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수율도 은행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최대한 회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횡령사고는 실질 예방이 중요하며 시스템이 좋다고 해도 고의적으로 일탈하고 작정하면 시스템만으로 완벽 대비가 어렵다”면서 “직원들에 대한 교육, 정신교육과 연수 등이 중요하고 그 점에 중점을 두고 (횡령사고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은행의 횡령사고가 끊이지 않는 부분, 심려하고 계시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사과드리겠다”면서 “금융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업윤리인데 지금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횡령사고가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징계위원회로 면직 처리가 된다”면서 직원들이 ‘일벌백계’의 분위기 속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복현 원장 또한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권 횡령사고를 철저히 감시하고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여전히 좋지 않다”면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는 금융권 횡령사고나 이상 외환거래 등에 대해 신속, 강력하게 대응하고 확인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위법행위 발견 시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10.11 17:34

3분 소요
4대 은행장, 정무위 국감 출석…내부통제 등 이슈

은행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대상 국정감사에 불출석했다. 11일 정무위 국감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진옥동 신한은행장·박성호 하나은행장·이원덕 우리은행장 등 4대 시중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회의에 앞서 국감 참석 의원들은 농협은행 측 증인으로 채택된 권 행장 대신 임동순 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의 증인 출석 안건을 상정해 통과했다. 국회가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을 국감 증인으로 대거 소환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국감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국감에선 하나·NH농협 등 시중은행 2곳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2곳의 대표·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이날 이 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금융권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여전히 좋지 않다”면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는 금융권 횡령사고나 이상 외환거래 등에 대해 신속, 강력하게 대응하고 확인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위법행위 발견 시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정무위 의원들은 금융권 관계자들을 향해 금융사의 내부통제, 가계대출 관리 등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10.11 10:55

1분 소요
국감서 열외된 증권사 CEO…뭇매 맞는 은행권에 밀렸다

증권 일반

올해 국정감사에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아무도 출석하지 않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에선 공매도 규정 위반 등의 이슈가 있었지만 은행권의 잇단 횡령과 론스타 책임론 에 가려진 모양새다. 앞서 지난 국감에서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으로 증권사 CEO들이 대거 불려 나왔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명단에 증권사 CEO들이 모두 제외됐다. 정무위는 금융권과 금융당국을 관할하는 상임위원회로, 지난 6일 금융위원회에 이어 11일엔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국감을 치른다. 올해 금융권에 대한 국감은 시중은행의 횡령과 이상 해외송금 이슈에 집중된 모습이다. 정무위는 11일 금감원 국감에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 은행장을 모두 증인으로 불러낼 예정이다. 단 한 명의 CEO도 출석하지 않는 증권업계와 대조적이다. 올해 들어서만 우리은행(700억원)을 비롯해 722억6700만원(15건)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은행장들의 줄소환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다만 공매도 규정 위반과 전산장애 등으로 비판받았던 증권사들이 국감에서 열외된 건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당초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정무위 국감의 증인 명단안에 포함됐지만 최종명단에서 빠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공매도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해 지난 2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과태료 10억원을 부과받았다. 또 지난 8월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15시간 이상 접속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한국투자증권의 공매도 규정 위반이 직원의 ‘단순 실수’라는 데 공감한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등 개인투자자들은 한국투자증권의 규정 위반에 고의성이 짙다고 주장했지만, 금융당국은 ‘실수’로 결론 내린 바 있다. 프로그램상 미비점이 있는 것은 맞지만 시세조종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거래량이 적어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끊이지 않는 금융투자업계의 불법 공매도 의혹은 대부분 외국계가 주체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올해까지 적발된 불법 무차입 공매도는 총 127건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국내 증권사의 비중은 6.2%(8건)에 불과하다. 올해 공매도조사팀을 신설한 금감원이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두 증권사는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물량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다. 지난 국감에서 증권사 CEO들이 이미 줄소환 됐었다는 점도 정무위 의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증권업계는 라임자산운용·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태로 큰 홍역을 앓았다. 이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2020년부터 2년 연속 국감 증언대에 섰고,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도 2020년 국감에서 질의를 받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태는 현재 마무리 수순이고, 공매도 논란은 금융당국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올해는 시중은행의 횡령, 이상 외환거래에다 금융당국의 론스타 책임론까지 불거지면서 증권업계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넘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2022.10.10 08:00

2분 소요
5대 은행장, 국감에 불려가나…‘CEO 망신주기’ 우려도

은행

국내 5대 은행장들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횡령사고와 수상한 외환거래와 관련해 내부통제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은행장의 책임성이 다뤄질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은행장 망신주기’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 10조원대로 불어난 의심 외환거래 및 횡령 추궁할 듯 27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10월 4일부터 시작되는 국감 증인으로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등 5명이 증인 명단에 올라왔다. 정무위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를 마치고 전체회의에서 명단을 의결, 확정할 계획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5대 은행장의 전원 증인 신청은 야당에서 신청한 것”이라며 “금융사 내부통제가 중점 질의 내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장이 증인으로 채택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출석하게 될 것”이라며 “금융지주 회장들이 일정상 해외에 나가야 하다 보니, 참석이 가능할 것 같은 은행장들을 부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최근 은행에서 논란이 된 이상 외환거래 송금과 관련해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의심 외환거래 규모는 10조원대로 불어났다. 최근 금감원이 국내 12개 은행에서 파악한 외환송금 의심사례는 72조2000만 달러로, 원화로 10조3000억원 수준이다. 은행별로 신한은행이 23억6000만 달러, 우리은행 16억2000만 달러, 하나은행 10억8000만 달러, KB국민은행 7억5000만 달러 등 순으로 많았다. 가장 많이 송금된 지역은 홍콩으로 거래 규모는 51억7000만 달러(71.8%)에 달했다. 금감원이 이와 관련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대부분의 자금이 국내 법인 계좌로 모인 뒤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이른바 ‘김치프리미엄’을 노린 가상화폐 차익거래와 관련된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은행들은 서류상 문제가 없는 거래일 경우 은행에 책임을 묻기 어려운 데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의심거래 사실을 당국에 알린 만큼 내부통제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국은 외국환업무 취급 등 관련 준수사항을 은행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례와 함께, 한 시중은행의 지점장 A씨가 불법 외환송금에 관여한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조직 관리 실패의 책임도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무위 의원들도 해당 사항과 관련해 은행장들을 불러 거액의 외환 송금이 이뤄진 점에 대한 원인 설명 요구 및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 야당의 은행장 호출…‘망신주기’ 국감 되나 은행 직원의 횡령 사건과 관련해서도 의원들은 행장들에게 내부통제 관리 운영의 책임을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은행 횡령사고 현황(2017~2022년)’에 따르면 우리은행 10건(736억5710만원), 하나은행 18건(69억9540만원), NH농협은행 15건(29억170만원), 신한은행 14건(5억6840만원), KB국민은행 8건(3억580만원) 등 65건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횡령금액 회수 현황은 하나은행 46억3590만원(66.3%), 우리은행 8억850만원(1.1%), 신한은행 4억9890만원(87.8%), NH농협은행 1억5710만원(5.4%), KB국민은행 9150만원(29.9%)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발생한 거액의 횡령사고로 회수율이 저조했다. 거액의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은행이 자체적으로 시스템 개선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국은 내부통제 미비를 근거로 은행 징계 여부를 고려하는 중이다. 국회도 은행이 고객 자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은행장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의원도 “내부 프로세스 정비와 처벌강화를 비롯한 종합적인 대책으로 횡령사고를 근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외환거래와 횡령사고가 당국과 경찰, 검찰 등에서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먼저 나서 책임자를 확정하는 식으로 국감을 열 수 있어, 자칫 이번 증인 채택이 ‘은행장 망신주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은행의 이자장사를 비판해온 정부와 여당 측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 은행장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벤트성 국감’으로 빠질 우려도 제기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23일 "재벌기업 회장, 시중은행장, 민간 기업인들을 대량으로 신청하고 채택이 되지 않고, 또 부르더라도 오랜 시간 대기하고 짧게 답변하고 돌아가는 이런 일은 국회가 갑질한 게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2022.09.27 14:36

3분 소요
[자문사 반대에도 금융권 사외이사 대거 연임] 금융지주사는 펀드사태 잊었나

산업 일반

4대 금융지주 임기 만료 26명 사외이사 중 80% 연임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여파가 은행업계에 여전히 존재하지만, 최고경영자(CEO)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 사외이사를 선임하기보다는 기존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데 주력했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는 4대 금융지주의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26명 중 22명이 재선임됐다. 각 지주사는 이 외에도 지주 회장 및 은행장의 연임과 함께 지난해 재무제표 및 기말 배당금을 승인했고,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이슈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들을 내놨다.신한금융은 주총에서 기타 비상무이사로 재추천된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임기 만료를 앞둔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이윤재, 최경록, 허용학 등 6명의 사외이사 연임을 결정했다. 우리금융도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노성태, 박상용, 전지평, 장동우, 정찬형 등 5명을 모두 재선임했다.하나금융의 김정태 회장은 주총을 통해 4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1년 더 연장했다. 또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한 박성호 행장을 비상임이사로 임명하는 안건을 통과시켰고, 박원구,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백태승 등 기존 사외이사 6명의 재선임 안건도 모두 확정했다. KB금융도 다른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임기가 만료된 5명 사외이사의 임기를 모두 연장했다. ━ 국민연금 등 “사외이사, 감시 소홀히 했다” 업계는 금융사 경영 노선을 결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가 대거 연임되면서 경영 불안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이사회 안건 대부분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각 은행에서는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가 발생해 사외이사가 경영 감시 등 독립적인 의견 개진을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이런 이유로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사 등은 4대 금융지주의 주총 전에 일부 사외이사의 연임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지난달 제10차 회의를 개최하고 우리금융의 이사 중 이원덕 사내이사 선임안을 제외하고 사외이사진의 연임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사내외 이사 선임안에 모두 찬성한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국민연금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이 회사에 대한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ISS 또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을 견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우리금융 사내 및 사외이사 6명의 연임에 반대 의견을 냈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보고서에서 “6명의 이사 후보자들은 손 회장의 재선임을 지지했고 여러 제재에도 손 회장을 이사회에 남게 했다”며 “금융당국이 제기한 사안의 심각성과 명백한 이사회 감독 부재 등을 고려해 반대표를 추천한다”고 전했다.ISS는 신한금융에 대해 기타 비상무 이사로 재추천된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비롯, 임기 만료를 앞둔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이윤재, 최경록, 허용학 등 6명의 사외이사의 연임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냈다. ISS는 “유죄 판결에도 조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지 못했다”며 “이사들의 연임 반대를 권고한다”고 지적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점에서는 회사의 방침에 따라 타 지점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상품 판매에 여전히 부담과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이사회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joongang.co.kr

2021.04.0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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