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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 열외된 증권사 CEO…뭇매 맞는 은행권에 밀렸다

5대 시중은행장 줄소환, 정일문 한투 사장은 출석 불발
공매도 규정위반 ‘실수’ 결론…불법 공매도는 외국계 ‘多’
공매도 논란은 금융당국의 몫…라임사태도 마무리 단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국정감사에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아무도 출석하지 않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에선 공매도 규정 위반 등의 이슈가 있었지만 은행권의 잇단 횡령과 론스타 책임론 에 가려진 모양새다. 앞서 지난 국감에서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으로 증권사 CEO들이 대거 불려 나왔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명단에 증권사 CEO들이 모두 제외됐다. 정무위는 금융권과 금융당국을 관할하는 상임위원회로, 지난 6일 금융위원회에 이어 11일엔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국감을 치른다.
 
올해 금융권에 대한 국감은 시중은행의 횡령과 이상 해외송금 이슈에 집중된 모습이다. 정무위는 11일 금감원 국감에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 은행장을 모두 증인으로 불러낼 예정이다. 단 한 명의 CEO도 출석하지 않는 증권업계와 대조적이다.  
 
올해 들어서만 우리은행(700억원)을 비롯해 722억6700만원(15건)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은행장들의 줄소환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다만 공매도 규정 위반과 전산장애 등으로 비판받았던 증권사들이 국감에서 열외된 건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당초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정무위 국감의 증인 명단안에 포함됐지만 최종명단에서 빠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공매도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해 지난 2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과태료 10억원을 부과받았다. 또 지난 8월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15시간 이상 접속 장애를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한국투자증권의 공매도 규정 위반이 직원의 ‘단순 실수’라는 데 공감한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등 개인투자자들은 한국투자증권의 규정 위반에 고의성이 짙다고 주장했지만, 금융당국은 ‘실수’로 결론 내린 바 있다. 프로그램상 미비점이 있는 것은 맞지만 시세조종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거래량이 적어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끊이지 않는 금융투자업계의 불법 공매도 의혹은 대부분 외국계가 주체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올해까지 적발된 불법 무차입 공매도는 총 127건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국내 증권사의 비중은 6.2%(8건)에 불과하다. 올해 공매도조사팀을 신설한 금감원이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두 증권사는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물량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다.
 
지난 국감에서 증권사 CEO들이 이미 줄소환 됐었다는 점도 정무위 의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증권업계는 라임자산운용·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태로 큰 홍역을 앓았다. 이에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2020년부터 2년 연속 국감 증언대에 섰고,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도 2020년 국감에서 질의를 받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태는 현재 마무리 수순이고, 공매도 논란은 금융당국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올해는 시중은행의 횡령, 이상 외환거래에다 금융당국의 론스타 책임론까지 불거지면서 증권업계는 상대적으로 조용히 넘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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