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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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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FOMC 의사록 여파에 강보합 마감

글로벌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워싱턴발 관세 조치가 추가로 없었던 가운데 시장은 고점 부담으로 큰 폭의 움직임을 자제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매파적 기조가 확인됐으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고 양적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도 언급되면서 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다.19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1.25p(0.16%) 상승한 4만4627.59에 거래를 마감했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57p(0.24%) 오른 6144.15, 나스닥종합지수는 14.99p(0.07%) 뛴 2만56.25에 장을 끝마쳤다.S&P500은 이날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최고치를 다시 썼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관세 정책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트럼프는 이번 주 초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도 시행일을 4월 2일로 잡음에 따라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 이에 따라 증시는 보합권을 형성하며 고점 부담 속 혼조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다만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중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에서는 이에 대한 별도의 대응이 없었다.오후에 1월 FOMC 의사록이 발표된 이후 주요 주가지수는 낙폭을 줄이거나 상승세로 전환했다. 시장 예상대로 통화정책과 관련해 FOMC 위원들은 매파적 분위기를 보였으나 양적긴축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도 언급됐기 때문이다. 양적긴축 속도 조절은 통화 완화적인 재료다.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위원은 "현재 높은 불확실성으로 통화정책 기조의 추가 조정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디스인플레이션 증거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여러 위원은 "향후 무역 정책의 잠재적 변화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키우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우려했으며 "글로벌 경제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미국 경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양적긴축과 관련해선 여러(various) FOMC 위원이 "향후 몇 달간 부채한도 문제로 준비금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일시 중단하거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거대 기술기업 '매그니피센트7'은 혼조세를 보였다. 신제품 아이폰16e를 발표한 애플과 알파벳은 강보합에 머물렀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는 1%대 상승률을 보였다.반면 엔비디아와 아마존은 약보합이었다. 메타플랫폼스는 전날 하락으로 연속 상승세가 20거래일에 중단된 후 이날도 1% 이상 내렸다.MS는 이날 자체 개발한 첫 양자 컴퓨팅 칩 '마요라나1(Majorana 1)'을 발표했다.MS의 제이슨 잰더 부사장은 "상업적 신뢰성을 논의하기 전에 몇백개의 큐비트 수준에 우선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며 "많은 사람이 아직 몇십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훨씬 빠른 '수년 내' 실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팔란티어는 이날 주가가 10% 넘게 급락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고위 국방부 관료들에게 향후 5년간 국방 예상을 8%씩 삭감하는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제2의 테슬라를 꿈꾸며 2020년 뉴욕증시에 데뷔한 수소전기트럭 제조업체 니콜라는 경영난에 허덕이다 결국 챕터11 파산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주가가 39% 폭락했다.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주가가 6% 넘게 떨어졌다. TSMC와 브로드컴이 분할 인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최근 급등하면서 피로감이 쌓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3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97.5%를 유지했다. 6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53.4%로 전날 마감 무렵보다 소폭 내려갔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8p(0.52%) 내린 15.27로 집계됐다.

2025.02.20 08:37

3분 소요
경기 둔화 우려, 인플레 공포 여전…뉴욕증시 다시 하락

글로벌

뉴욕증시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6.89포인트(0.5%) 하락한 3만2813.23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0.92포인트 하락한 4101.2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86.93포인트 내린 1만1994.46으로 장을 마감했다. 물가 상승세가 여전하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최근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이르러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반등했지만, 유가가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어 긴축 강도가 약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경기 둔화 신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날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 북’에서 대다수 지역이 ‘약간 혹은 완만하게(slight or modest)’ 성장했으며, 4개 지역은 ‘보통(moderate)’의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담당 지역이 모두 12개인 점을 고려할 때 이전 베이지북에서 미국의 경제활동이 '보통의' 속도로 확장했다는 표현에서 경기 평가를 하향한 것이다. 특히 4개 지역은 직전보다 성장 속도가 둔화했다고 명시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의 긴축과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등으로 경제에 앞으로 태풍이 몰아닥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준 당국자들의 매파적인 발언도 악재로 작용했다. 최근 9월에 금리 인상을 한 차례 쉬어가는 게 타당하다고 언급해 증시에 안도감을 줬던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자신의 발언이 시장을 떠받치기 위한 ‘연준 풋(fed put)’으로 해석되는 걸 경계했다. 연준 풋은 금융시장이 어려울 때마다 연준이 나서서 자산 가격을 떠받치는 현상을 말한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없는 위험에 처해 있는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연준 내 매파 위원으로 통화는 불러드 총재는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신뢰할만한 연준의 정책 없이는 고정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억제될 때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 과정인 양적긴축(QT)을 시작했다. 매달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475억 달러씩 축소하고 이후 3개월간 매달 950억 달러까지 축소할 계획이다. 이는 만기도래하는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고 그대로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라 저점 매수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 넬슨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왈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지난주 본 상승분의 대부분은 약세장에서의 반등”이라며 “나는 변동성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지만, 6~9월 사이 어느 시점에 시장이 바닥을 칠 좋은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2.06.02 07:11

2분 소요
뉴욕증시 일제히 상승, 나스닥 0.22%↑…FOMC에 주목

산업 일반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7.29포인트(0.20%) 오른 3만3128.7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10포인트(0.48%) 상승한 4175.4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74포인트(0.22%) 상승한 1만2563.76으로 장 마감했다. S&P500지수에 포함된 11개 업종 가운데 9개 종목이 상승했다. 에너지, 금융, 부동산, 자재(소재) 관련주가 1% 이상 올랐다. 반면 필수소비재와 임의소비재 관련주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국채금리 움직임,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향후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50bp(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은 상황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것은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연준은 또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QT) 계획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월 950억 달러어치까지 만기도래하는 채권에 재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연준 긴축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렌트 슈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강력한 긴축을 통해 경제를 해칠 것이라는 사람들과 올해 시장에 반영된 만큼 긴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들 사이에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금융 환경의 경우 연준이 올해 대규모로 긴축에 나설 것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훨씬 더 제약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2022.05.04 06:58

2분 소요
역대급 실적 낸 위메이드…게임회사일까 코인회사일까[고란 코인도란]

전문가 칼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11일 국내 증권가에 루머가 퍼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번 주 긴급회의를 열어 금리인상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마침 연준 홈페이지에는 14일 비공개 미팅이 예정돼 있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일부에선 이날 미팅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거라는 말까지 돌았다. 전날 미국 나스닥 증시 하락의 여파로 약세 출발한 코스피 지수가 정오 즈음해서는 상승 반전하는가 싶더니 루머 확산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루머는 공포가 불러온 기우였다. 기준금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결정한다. 14일은 FOMC가 열리는 날이 아니다. 그리고 이날 미팅이 이례적이지도 않다. 연준은 과거에도 정기적으로 여러 안건 심의를 위해 회의를 열었다. 인플레이션에 놀란 투자심리가 FOMC가 아닌 일반 미팅에도 패닉 셀로 반응한 셈이다. 여기에 전쟁 공포까지 겹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전운이 감돈다. 시장의 악재는 전쟁 자체가 아니라 불확실성이다. 전면전이 아니라면 과거 전쟁(국지전)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예외라면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2001년 9ㆍ11 사태다. 전자는 에너지 가격 폭등 때문에, 후자는 자본주의 심장이 공격당했다는 심리 때문에 증시가 폭락했다. 이번엔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파동, 전쟁 발발 등이 겹치면서 시장이 얼마나 충격을 받을지 모른다. 리스크에 대한 대비는 좋지만 공포는 투자를 망친다. 이런 장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 ‘가치투자의 대가’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과거 인터뷰에서 증시가 하락할 때 취하는 3단계 대처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단계: 두 배로 더 열심히 일하면서 투자전문가들의 책으로 마음을 달랜다. -2단계: 다 포기하고 무협지를 읽는다. -3단계: 시간이 지나길 기다린다. 방법이 없다. 잊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 시황=연준이 긴축하면 비트코인 1만달러? 4만2000달러에 이은 두 번째 저항선 4만6000달러 돌파는 일단 실패로 끝났다. 40년 만의 역대급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위험자산인 미국 기술주 가격이 급락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 가격도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지선인 4만2000달러선으로 다시 밀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은 금보다 주식과 훨씬 더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비트코인-S&P500, 비트코인-나스닥100(QQQ) 간 상관계수가 각각 역대 최고치와 99.73%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비트코인-금 상관계수는 거의 0에 수렴한다. 상승 추세가 꺾였다면 다음 흐름은 어떨까. 디지털 자산 뉴스레터 사이트 테크니컬라운드업은 최근 “3만달러 초반에서 중반 가격대에 매수세가 몰리며 견고한 지지가 나타났듯 4만달러 중반 가격대에는 뚜렷한 저항이 겹쳐있다”며 “견고한 저항을 단기간 내 돌파하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JP모건 역시 최근 비트코인의 적정 가격을 3만8000달러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의 3만5000달러 평가보다는 후한 분석이지만 현재 가격(4만2000달러선)에는 10% 못 미친다. 아예 약세를 전망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 소속 애널리스트는 최근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1만달러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유는 연준의 긴축행보 탓이다. 연준이 시장에 공급한 막대한 유동성의 힘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으니, 연준이 시장에서 유동성을 빨아들이기 시작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비트코인 가격은 5000달러 안팎에 불과했다. 다행이라면 고래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코노메트릭스는 비트코인을 1000~1만개 보유한 고래들이 비트코인을 모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데이터 업체 코인메트릭스에 따르면, 10일 기준으로 비트코인을 1000개 이상 보유한 고래들 지갑의 비트코인 물량은 지난달 24일과 비교해 약 14만6000개 늘었다. ━ 국내에서 무슨 일이=위믹스 논란에 웃는 사람은? 위메이드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역대급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5610억원, 영업이익 3260억원, 당기순이익 4852억원 등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 실적이 눈부시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524억원, 영업이익은 2540억원, 당기순이익은 4250억원이다. 순이익의 대부분을 4분기에 벌었다. 사상 최대 실적에 9일 위메이드 임원진은 자랑스럽게 주주들 앞에 섰다. 오성급 호텔에 애널리스트들을 불렀고, 실적 발표 상황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올해 ▶위믹스 플랫폼에 100개 게임을 올리고 ▶블록체인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며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지속하겠다 등의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다. 또한 그간의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위믹스 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위믹스 생태계의 성장과 발전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위믹스 가격이 200달러에 도달할 때까지 매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총 발행물량의 1%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당장은 위메이드 주주와 위믹스 홀더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조짐은 9일 시간외 거래에서 감지됐다. 이날 정규 시장에서 3.81% 상승하며 끝난 주가(14만9900원)는 시간외 거래에서 1만4900원 떨어진 13만5000원까지 밀렸다. 위믹스 역시 실적 발표 전 8000원대에서 9900원까지 급등했으나, 실적 발표 후 8400원선으로 하락했다. 역대급 실적에 하한가라니…. 실적을 천천히 뜯어보니 뭔가 이상하다. 실적의 대부분을 위믹스 코인을 팔아서 거뒀다. 위믹스 코인 판매분을 제하고 나니 보잘 것 없다. 코인 유동화(판매)를 일회성 자산 매각으로 보고 매출에서 빼면 지난해 4분기 위메이드 매출은 1269억원에 그친다. 4분기 매출에서 코인 매각이 차지하는 비중이 64%다. 영업이익 대부분이 코인 매각에서 나왔다. 실적 발표 다음 날 나온 KTB투자증권의 보고서 제목은 ‘게임회사로서의 매력은 부족’이다. 게다가 위메이드는 앞서 위믹스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코인 매각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위믹스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지난해 4분기와 같은 실적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위믹스 가격은? 소각을 발표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위믹스 코인 가격도 약세를 보인 건 소각의 조건이다. ‘소각을 시켜 위믹스 가격을 올린다’가 아니라, ‘위믹스 가격이 오르면 소각을 한다’이다. 위믹스 홀더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선후 관계가 다르다. 그리고 소각의 효과 또한 의심스럽다. 소각을 통해 가격이 오르려면 유통 시장에서 직접 물량을 사들여 코인을 소각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자사주 매입 효과와 같다. 하지만 위메이드는 향후 시장에 유통될, 자신들이 보유한 코인 물량에서 소각을 하겠다고 밝혔다. ‘코인 소각=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한편, 창사 최대 실적 달성을 이유로 주주들에게는 주당 650원을 배당한다. 배당의 재원은 코인 판매 대금에서 나왔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위믹스 홀더들의 지갑을 털어 위메이드 주주들의 지갑을 채워주는 셈이다. 위메이드 지분의 약 45%를 보유한 박관호 이사회 의장은 이번 배당으로만 약 96억원을 챙겨 간다. 위메이드-위믹스 논란에도 국내 게임사들의 코인 사랑을 막을 순 없나보다. 넷마블은 다음달 자체 코인을 발행한다. 다만, 이런 논란을 의식한 때문인지 “현재로서는 자체 코인을 매각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권영식 넷마블 대표, 9일 실적발표 현장에서)는 입장이다. 컴투스홀딩스 역시 자체 코인인 C2X 판매가 아니라 6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블록체인 신사업 자금을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 해외에선 무슨 일이=인프라법 악재 해소됐다 지난해 시장에서 거론된 주요 악재 중 하나는 미국 인프라법에 포함된 크립토업계에 대한 과도한 규제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인프라법을 제정하면서 과세 의무가 있는 암호화폐 브로커 범주에 실제 고객들과 거래하지 않는 암호화폐 채굴자와 스테이킹 서비스를 포함했다. 모호한 ‘브로커’의 범주가 업계의 잠재적 리스크였는데, 미국 재무부가 최근 이를 명확히 정리해줬다. 재무부는 상원들에게 서한을 발송해 브로커의 범주에 채굴자와 스테이킹 서비스 이용자들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새로운 감독 영역이 부상하면 부처간 경쟁이 심해진다. 이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다. ‘크립토’라는 신산업에 대한 감독권을 두고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로스틴 베넘 CFTC 위원장은 9일 상원 농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암호화폐 현물시장을 CFTC 감독 하에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FTC는 암호화폐 현물 거래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암호화폐 시장의 적절한 감독을 위해 1억달러 예산을 추가 지원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현재 CFTC의 연간 예산은 약 3억달러 규모다. 반면,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취임 이후부터 줄곧 “다수의 토큰이 증권의 성격을 띤다”고 강조한다.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도 “토큰의 다수가 증권의 속성을 갖고 있다”며 “SEC는 투자자 보호를 추구하며, 이로 인해 더 큰 규모의 집행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립토 업계는 대체로 CFCT의 감독을 선호한다. SEC가 크립토 업계에 CFTC 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문제다. SEC는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ETF 승인을 미루고 있다. 최근에도 뉴욕 기반 자산운용사 글로벌X(미래에셋운용의 자회사)가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기반 ETF의 출시 승인 여부 결정 기한을 연장했다. 다만, 그래도 희소식이라면 SEC가 디지털자산 운용사인 위즈덤트리의 비트코인 현물 ETF와 관련해 상장 및 거래 규정 수정에 대한 대중의견 수렴을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SEC의 입장 변화를 기대해 볼 만하다. ━ 위클리 코인=보라(BORA), 2.0의 진실 보라네트워크가 8일 블록체인 프로젝트 보라(BORA)를 리뉴얼했다. 이른바 보라2.0. 카카오케임즈에 편입된 이후 로드맵을 새롭게 재편했다. 일단, 보라 프로젝트의 개발과 지원을 맡아온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의 사명을 ‘메타보라’로 바꿨다. 새로운 보라는 ▶플랫폼 성장을 함께 모색하는 거버넌스 구조 ▶노드 운영 및 합의 알고리즘 변화로 인플레이션과 수수료 소각이 동시에 진행되는 동적인 토큰이코노미 구조 ▶퍼블릭 블록체인 클레이튼(Klaytn)과의 브릿지를 통해 자유로운 자산 이동을 구현하는 에코시스템을 통한 다채로운 확장성 등을 특징으로 한다. 프로젝트 측은 리뉴얼과 함께 장밋빛 미래를 강조했다. 올해 안에 블록체인 토큰이코노미를 접목한(이른바 P2E 게임) 게임 10여개를 보라 플랫폼 위에 올릴 계획이다. 파트너사들과 함께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도 내놓는다. 파트너사에는 카카오게임즈ㆍ네오위즈ㆍ위메이드ㆍ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이 이름을 올렸다. 로드맵만 보면 당장이라도 보라 가격이 ‘투더문’ 해야할 듯 싶다. 그런데 정작 계획이 발표된 이후 보라 토큰 가격이 아래쪽으로 내리꽂았다. 왜일까. 투자자들은 장밋빛 로드맵보다는 숨겨진 가시 ‘인플레이션’에 주목했다. 앞서 1.0 버전에서는 보라 토큰의 총 발행량은 고정돼 있었다. 하지만, 2.0 버전에서는 매년 3%씩 보라 토큰을 찍어낸다. 수급에 따라 보라 토큰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홀더들의 화를 돋우는 개편이다. 그래서 플랫폼을 통해 얻은 수익의 일정부분을 소각한다는 알고리즘도 넣었다. 이론적으로 찍는 토큰 수량보다 태우는 수량이 많다면 보라 토큰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이건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소각 수량이 발행 수량보다 많아지려면 보라 네트워크가 그만큼 활성화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프로젝트 팀의 강력한 희망일 뿐이다. 하지만, 연간 3% 발행은 현실이다. 당장 시장에는 매도 압력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단기 악재다. 리뉴얼 발표 전 1800원을 돌파했던 보라 가격은 현재(13일 오후 9시) 1200원선에 거래 중이다. ━ 이번 주에는 무슨 일이=16일 FOMC 의사록 공개 이번 주 역시 변수는 거시경제다. 미 연준을 눈여겨봐야 한다. 16일 FOMC 1월 회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미 연준은 지난달 27일 FOMC 후 별도의 성명서를 내고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 속도를 높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적긴축은 시장에 풀린 돈을 적극적으로 회수하겠다는 조치인데, 1월 의사록을 통해 연준 위원들이 실제 어떤 논의를 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최근 긴축에 대한 위원들의 매파적 색채가 나날이 짙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준이 양적긴축의 일환으로 모기지증권(MBS)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주식은 물론이고 자산시장 전반에 충격이 우려된다. 연준이 긴축 강도를 높이는 이유는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에 비해 7.5% 올랐다. 시장 예상치(7.3%)를 웃도는 수치이며,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이런 와중에 15일에는 1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통상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기업은 생산 단가의 상승분을 소비자 판매가격에 전가한다. 곧, 생산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웃돈다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도 높게 유지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연준의 긴축 강도는 더 세질 것이고, 이는 자산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코인 업계 이슈로는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15일 열린다. 주제는 ‘금융시장 보고서에 관한 대통령 실무그룹(PWG) 조사’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대통령 금융시장 실무그룹의 스테이블코인 보고서 검토를 진행한다. 아울러 17~18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다. 암호화폐 및 금융안정성 관련 리스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필자는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덮어놓고 사도 무조건 먹는’ 시장은, 아쉽지만 지나갔다. 변동성에 리스크 관리가 필수다.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게 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알고란TV 대표 고란 알고란TV 대표

2022.02.14 08:43

9분 소요
뚜렷한 악재 없는데…비트코인 가격 떨어진 4가지 이유 [고란 코인도란]

가상화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나는 투자자를 흔히 알콜중독자에 비교하곤 한다. 알콜중독자는 술에 만취한 다음날 아침이면 다시는 술을 입에 대지 않겠다고 결심하지만 저녁 으스름이 되면 딱 한잔만으로 바뀌었다가, 결국은 그 전날과 같은 밤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앙드레 코스톨라니) ‘유럽의 워런 버핏’, ‘주식의 신’이라고 불리는 투자 대가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말이다. 하락장에 뼈를 때린다. ‘현금도 종목이다’, ‘현금 비중을 확보하라’ 등의 조언은 ‘소귀에 경 읽기’다. 투자에 중독된 나머지 언제나 투자 중이다. 공포에 사라는데, 그럴 땐 돈이 없다. 되레 청산을 막느라 들고 있는 코인도 던지고 본다. 이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닐 테니, 쏟아지는 매물에 가격은 더 급락한다. 코스톨라니는 투자를 “부와 파산 사이를 오가는 위험한 항해”에 비유했다. 항해를 하려면 적당한 배와 노련한 항해사가 필요하다. 투자에서 ‘적당한 배’는 돈과 인내, 그리고 철사처럼 강인한 신경이다. 노련한 항해사는 경험이 풍부하고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다. 과연 나에게는 적당한 배와 노련한 항해사가 있을까. 뚜렷한 악재가 없는데 주식시장과 함께 코인 시장도 가라앉고 있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지금이야말로 투자를 쉬고 경험이 풍부한 투자 대가들에게서 배울 때가 아닐까. ━ 국내에서 무슨 일이=코인 투자 환경, 누가 되든 나아질 듯 선거의 계절이다. 표를 위해서라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 기세다. 코인 시장과 관련한 우호적 정책이 쏟아진다. 코인 투자자의 70%는 2030세대다. 부동층의 핵심층. 박빙의 판세에서 이들을 잡아야 승리를 거둘 수 있다. 공약의 현실 가능성은 고려사항이 못 된다. 그건 당선 후에 생각해도 된다. 여당의 이재명 후보가 19일 4대 거래소 대표들과 간담회를 연다는 소식에 경쟁자인 국민의힘 윤석렬 후보의 마음이 급해졌다. 급작스레 이날 간담회 시작 직전에 코인 시장과 관련한 공약을 발표했다. 디지털 자산 시장 육성을 위해 법을 제정하고 관련 부처(디지털산업진흥청)를 신설하고, 국내 가상화폐 공개(ICO)를 허용하며, NFT 거래를 활성화하겠다고 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비과세 한도 증액이다. 현재 코인 수익은 250만원까지만 세금을 내지 않는다. 이걸 주식처럼 5000만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내년부터 당장 세금 낼 생각에 갑갑한 코인 투자자에겐 ‘활명수’ 같은 공약이다. 거래소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코인 시장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했던 이 후보 측이 선공을 뺏겼다. 윤 후보 측에서 이 후보의 간담회 일정을 듣고, 정책 발표 시기를 당겼다는 후문이다. 19일 간담회 현장에서 이 후보는 자신의 거래소 계좌를 만들고,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발행하는 등 코인 시장에 우호적 행보를 이어갔다. “가상자산 시장을 우리가 외면한다고 해서 없어지지도 않고, 기회만 잃는 것”이라며 “자칫 잘못하면 다시 구한말의 서구문물을 거부하던 쇄국정책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ICO와 STO(증권형 토큰 발행) 등도 허용하고, 법인의 코인 투자 제한에 대해서 고민해 보겠다고 발언했다. 코인을 활용해 전국민이 대규모 부동산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하지만, 2030세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코인 비과세 한도 5000만원 확대 등과 같은 당장의 이해득실이다. 이날 현장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코인 비과세 한도 250만원이 좀 작은 건 맞지만, 기업의 자금조달에 도움이 되는 주식시장과 똑같이 5000만원으로 한도를 맞추는 것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계산기를 두드린 2030의 표심은 윤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 이튿날 한 표가 아쉬운 민주당이 나섰다. 코인 투자수익의 과세 기준을 현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한다는 내용이 담긴 소득세법 개정안을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윤후덕 의원)이 대표 발의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여기에 하나를 더 얹었다. 그는 21일 자신의 SNS에 “가상자산 손실 5년간 이월공제ㆍ투자수익 5000만원까지 비과세”라는 짧은 글이 적힌 사진을 올렸다. 이어 “지난해 11월 소확행 1호 공약으로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를 약속하고 입법 성과를 냈다”며 “공약은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률로 만들어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 측보다 정책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앞서 있다는 의미다. 누가 되든 지금보다는 코인 투자 환경이 나아지겠다. 트래블룰 시행(3월 25일)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빗썸은 19일 코인 출금과 관련한 방침을 안내했다. 코인원과 마찬가지로 지갑 주소를 미리 등록해야 한다. 두 거래소는 모두 NH농협은행과 실명계좌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앞서 농협은 이들에 실명계좌를 내주는 전제조건으로 60일 뒤 트래블룰 시행을 못 박았다. 아직까지 트래블룰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가이드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트래블룰 시행을 서두르는 이유다. 참고로 농협은 2017년 자금세탁과 관련한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로 뉴욕지점이 1100만달러의 과태료를 냈다. 두 거래소의 다른 점이라면 개인지갑 등록 여부다. 코인원은 실명확인(KYC)이 안 되는 개인지갑의 등록을 전면 금지했다. 정책 발표 후 비난이 쏟아졌다. 고객의 재산권 행사를 지나치게 막는다는 이유에서다. 개인지갑을 못 쓰면 디파이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를 반면교사 삼았는지 빗썸은 은행의 요구와 고객의 불만 사이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개인지갑을 출금 주소로 등록하려면 반드시 빗썸 고객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지갑 주인이 자신의 신원을 직접 오프라인으로 증명하는 방식이다. 이보다 더 확실한 신원확인이 어디 있을까. 이런 와중에 코인 입출금이 비교적 자유로운 업비트 역시 트래블룰 시행에 앞서 코인 거래를 이전보다 더 꼼꼼하게 모니터링 한다는 소문이다. ━ 해외에서 무슨 일이=붓다빔은 장난이었다? 거품이 꺼지는 걸까. 비관론이 득세한다.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이자 자산 운용사 GMO의 창업자인 제레미 그랜섬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미국은 4번째 버블을 경험하고 있다”며 “부동산ㆍ주식ㆍ채권 등이 버블의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밈 주식, 도지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상화폐)에 투자하는 ‘미친 투기 열풍’이 거품의 후기 단계를 상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말 버블의 끝일까. 구글이 블록체인 및 관련 기술 전담 그룹을 조직하고, 코인 사업 강화를 위해 페이팔 출신 임원을 영입했다는 뉴스에도 시장은 반응이 없다. ‘구’자만 나와도 흥분하던 모습은 찾기 어렵다. 두드러진 악재가 없는데도 가격이 맥을 못춘다. 비트코인만 해도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가격 해석은 언제나 사후적이다. 이성적으로 납득하기 위해서 투자자와 시장이 찾아낸 설명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돈 줄 조이기다.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 바이든 행정부의 연임을 위협할 정도다. 연준의 체면도 말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며 시장을 달랬는데, 시장의 우려를 넘어 최악의 상황이 됐다. 돈줄을 본격적으로 조여야 한다. 연준의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빨라질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일부는 이르면 오는 25~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첫 금리인상에 나설 수도 있으며, 0.5%포인트를 올릴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18일(현지시간)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은 전날 1.809%에서 1.872%로 상승 마감했다.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연준에 매파가 넘쳐난다. 넘쳐나는 돈의 힘으로 오른 코인 시장에 좋을 게 없다. 둘째, 주식시장과 커플링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그래프가 쌍둥이처럼 닮았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지만, 지금은 ‘금’보다는 ‘디지털’ 쪽에 훨씬 무게가 실렸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소속 시니어 상품 전략가 마이크 맥글론은 최근 한 방송에서 “미 연준의 매파적 정책에 따라 미 증시가 10~20%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미 증시와 일정 부분 상관관계가 있는 암호화폐도 타격을 입을 것이며, 중기적 관점에서 비트코인 가격도 미 증시와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원한 강세론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CEO도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금은 약세장”이라며 “주식이 기반을 찾을 때까지 암호화폐는 랠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봤다. 셋째, 규제 움직임이다. 이번 하락의 트리거는 러시아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20일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크고, 사기와 같은 불법 활동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사람들이 국가 경제에서 돈을 외부로 빼돌릴 수 있는 출구를 제공하며, 국가 경제를 약화시키고 통화 정책을 주관하는 규제 기관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효과적으로 금지하는 새로운 법률과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며 “러시아 관할 내 암호화폐 발행 및 유통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일반 대중 대상 암호화폐 광고 금지 지침을 내놓은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암호화폐 ATM 철거까지 명령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암호화폐 판촉 대상을 고액 자산가와 전문 투자자로 제한할 계획이다. 코인데스크의 글로벌 매크로 부문 에디터 에밀리 파커는 “올해 비트코인 가격의 방향은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환경 및 여건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최근 암호화폐 플랫폼 대상 기관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 조치가 몇달 안에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트래블룰 이슈도 코인 시장에는 단기적 악재로 작용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부정적 투자심리다. 하락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이유다. 투자는 심리 싸움이다. 지금은 코인 시장이 환호할 만한 상승 내러티브가 없다. 팔자는 사람만 있으니 시장은 과매도 상태다. 22일 비트코인 RSI(상대강도지수)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20이다. 거래량 자체가 급감했다. 심리적, 기술적 지지선이라고 할 수 있는 4만달러, 3만8000달러가 맥없이 무너졌는데도 고래들의 뚜렷한 매수세가 나오지 않고 있다. 투심 반전의 모멘텀은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일 텐데, 요원해 보인다. 지난 20일에도 스카이브릿지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신청을 반려했다. 시장 분위기 반전이 어렵다면 최소한 바닥은 확인한 걸까. 대체로 23일 현재 마지막 지지선은 지켜냈다고 본다. 지지선은 기관들이 비트코인 매수 평단이다. 대략 테슬라가 3만2000달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3만달러 수준이다. 지난달 말 “비트코인 시즌 종료”를 선언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 역시 기관들의 매입 가격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만약에라도 이 지지선이 무너지면…. 그 이후 시장은 상상조차 어렵다. 암호화폐 트위터 인플루언서 미스터웨일은 22일 “비트코인이 10% 추가 하락(3만달러)하면,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비트코인 매입 전액이 공식적으로 손실 상태에 놓인다”며 “이때부터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의 진정한 두려움과 절망이 시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회의론자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털 CEO는 아예 “비트코인이 3만달러선 아래로 떨어지면 1만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위클리 코인=룩스레어(LOOKS), NFT 거래소의 다크호스 22일 비트코인 4만달러 붕괴와 함께 상승 흐름이 완전히 끝나기는 했지만, 10일 출시 이후 20일까지만 해도 룩스레어(LOOKS) 토큰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20일에는 7달러를 돌파했다. 23일 오후 5시 현재는 4달러선에서 거래 중이다. 룩스레어는 오픈씨와 같은 NFT 마켓플레이스(거래소)다. 지난 10일 오픈씨에서 거래한 이력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1억2000만개의 룩스토큰(LOOKS)을 에어드랍했다. 현재 유통량의 75%에 이른다. NFT 시장 참여자들을 자체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수수료도 대폭 낮췄다. 오픈씨(2%)의 4분의 1에 불과한 저렴한 수수료(0.5%)가 강점이다. 그간 오픈씨에 대한 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에 문을 연 NFT 마켓플레이스인 인피니티 역시 오픈씨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자체 토큰을 에어드랍하면서 오픈씨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했다. 출발은 좋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에어드랍 말고는 인피니티 플랫폼을 이용할 유인이 없었다. 룩스레어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이용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보상 구조를 설계했다. 수수료 전부가 룩스토큰 스테이커들에게 분배된다. 출시 초기보다 떨어지기는 했지만 23일 현재에도 룩스레어 스테이킹 이자율은 600%를 웃돈다. 오픈씨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이용자에 대한 파격적인 보상정책을 통해 노리는 것은 세계 1위 NFT 마켓플레이스다. 아직까지는 성공적이다. 거래량의 대부분이 보상을 노린 워시트레이딩(자전거래)이라는 비난에도 일단 거래금액이 오픈씨를 꾸준히 넘어선다. 댑레이더에 따르면, 23일 현재 일주일 기준 거래금액은 9억2000만달러를 웃돈다. 오픈씨(7억2000만달러)보다 2억달러 이상 더 많다. 2022년의 코인 시장 테마로 NFT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250조원으로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0일 고점(7.1달러) 대비 현재 가격이 40% 이상 떨어지는 했지만, NFT 시장이 커진다면 당연히 룩스토큰의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 다만, 기대감에는 전제가 있다. 룩스레어가 계속해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된다는 가정이다. 또한, 아직 오픈씨 토큰이 나오지 않았다(사실, 나올지 말지도 알 수 없다). 현재 NFT 마켓플레이스 섹터의 1등 토큰이 없어, 룩스토큰이 1등 프리미엄을 가져간 상황이다. 혹여라도 오픈씨 토큰이 나온다면 룩스토큰의 평가가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 이번주 주목할 일=27일 새벽 발표되는 첫 FOMC 회의 결과 오는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린다. 우리 시간으로 27일 새벽에는 결과를 알 수 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1일 인준 청문회에서 올해 3차례 이상 금리 인상과 양적긴축(QT)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QT는 대차대조표 축소라고도 불리는 보유자산 축소를 말한다. 연준이 보유 중인 국채를 팔아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적극적인 긴축 정책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처음 열리는 FOMC 회의다. 연준의 공식 입장이 어떤 수준으로 나올지 코인은 물론이고 전세계 자산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당장 양적긴축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 나올 것 같지는 않고, 대강의 언급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의 불안심리를 자극, 자산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것 같다. 코인 시장 역시 불안한 한 주를 보내게 될 것 같다. ※필자는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최근 “졸업했다”는 사람들의 인증샷에 항상심(恒常心)이 흔들리고 있다.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심정에 무리하다간 ‘퇴학’당하기 십상이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알고란TV 대표

2022.01.23 20:26

10분 소요
한은, 기준금리 더 올린다…이주열 “금리 아직도 완화적”

은행

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또 한차례 인상함으로써 기준금리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여전히 기준금리가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월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역사상 최저점인 0.50%까지 낮아졌던 기준금리는 코로나 이전인 2020년 2월 수준까지 돌아왔다. ━ 기준금리, 여전히 중립금리 수준에 못 미쳐 이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오늘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성장과 물가의 현 상황과 앞으로 전망을 고려해보면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 배경 중 하나로 금융불균형이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런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경제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경제 흐름, 중립금리 수준 등 여러가지에 비춰보면 기준금리가 1.50%까지 오른다고 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현 기준금리는 여전히 중립금리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총재의 진단이다. 중립금리란 중장기 시계에서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과 일치하고, 인플레이션이 안정된 상황에서의 적정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 1.50~1.75% 정도에서 기준금리 기대 수준이 형성돼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적정하냐 아니냐를 이 자리에서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통화정책을 운영하면서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질서있는 정상화를 강조했는데, 금통위의 생각과 시장의 기대 사이의 간격이 크다면 적극적으로 소통해가면서 간극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의사록,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내용 등을 분석해보면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생각보다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차대조표를 줄이는 양적긴축이 올해 안에 시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총재는 “이미 연준의 긴축 기조는 상당 부분 국내 금융시장에 반영됐지만, 이번에 양적긴축이 내년이 아니라 연내 시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새롭게 나왔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변하면 이에 따라 국내 시장의 변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진행되고, 금리 인상이 시행되는 데 이어 양적 긴축까지 더해진다면 금융시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연준의 정상화 속도가 자꾸 빨라진다면 신흥국의 경우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 총재는 “다른 신흥국과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며 “이미 연준의 정책방향이 반영됐고,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은 양호하므로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돼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 최근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부담 있지만, 부채 리스크 가능성은 낮아 한은에 따르면 금리가 0.75%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의 이자부담은 연간 9조60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총재는 “경제 전체를 놓고 보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은 계층별로 다르게 나타난다”며 “취약계층은 충격을 받을 수 있겠지만, 전체 소비를 제약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계는 부채에 못지않은 자산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자 수익도 덩달아 늘어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가계대출 증가의 75%를 고신용자가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연체율도 높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양호한 상태다. 그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가계가 노력할 필요는 있다”며 “소득 수준에 비해 과도한 부채는 감축해야 하고, 변동금리 비중을 줄이는 등 금리 변동 위험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노력, 거시건전성 규제, 대출금리 상승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고 주택가격의 오름세도 최근 둔화되는 모습이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매달 약 10조원씩 늘어나다 4분기에는 6조원대까지 증가폭이 떨어졌고 12월에는 3000억원대로 증가폭이 급격히 꺾였다. 이 총재는 “금융 요인 외에 다른 요인도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둔화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 갈지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등 강화된 대출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는 점은 대출을 둔화시키는 요인이지만 대출수요 자체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고, 연초 들어 금융기관 대출이 재개되는 만큼 증가세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택가격도 금융요인 외에 수급이나 정책 영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주택 거래량도 크게 감소한 점을 감안해보면 가격의 둔화 흐름이 추세적인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다운 기자 kim.dawoon@joongang.co.kr

2022.01.14 12:20

3분 소요
[고란 코인도란] 비트코인, 개미투자 비율 ‘뚝’…강세장 전환 임박했나

전문가 칼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투자는 어렵다.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말라더니, 공포에 매수하란다.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는 게 아니라더니, 집중투자해야 돈 벌 수 있단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지 말라더니, 대세를 따르란다. 투자의 대가를 참고해 보려는데 이들도 제각각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 회장은 최근 한 팟캐스트 방송에 나가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은 합리적인 투자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다. 달리오는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이 될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 내 암호화폐 비중을 2~3% 정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신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탈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에게 “비트코인은 투기꾼을 위한 것”일 뿐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투자는 모멘텀 투자와 같다”며 “투자자는 룰렛 플레이어가 돼 00이 나오지 않는 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00이 나와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달리오냐 건들락이냐. 비트코인이 고점 대비 40% 하락했다. 놀랍게도 지난 8일 기록한 비트코인 4만800달러는 1년 전인 2021년 1월 8일의 가격과 똑같다. 가격은 똑같은데 분위기는 정반대다.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말아야 할까, 공포에 매수해야 할까. 힌트는 전문가가 줄 수 있지만 답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 국내에선 무슨 일이=업비트 독주 체제 강화 말이 좋아 ‘4대’ 거래소이지, 실상은 독점에 가깝다. 지난해 4대 거래소 전체 거래대금 중 업비트 점유율은 77.9%에 이른다. 이어 빗썸(17.1%), 코인원(4.5%), 코빗(0.4%) 순이다. 기업은행이 신규 실명계좌를 내주지 않아 사실상 회원 가입이 막혔던 업비트가 2020년 6월부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케이뱅크로 실명계좌 발급 은행을 바꾸고 신규 회원을 받기 시작했다. 운도 따랐다. 코로나19 충격으로 2020년 3월 바닥을 찍었던 자산 가격은 각국의 돈 풀기에 급반등했다. 비트코인에도 훈풍이 불면서 시장에 유입되는 투자자가 늘었다. 케이뱅크는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가능해 접근이 더 쉽다. 신규 투자자를 업비트가 쓸어갔다. 업비트 독주 체제가 완성됐다. 시장을 장악한 업비트라고 고민이 없을까. 수수료 장사는 천수답 시장이다. 가격이 하락하면 거래량이 급감, 돈줄이 마른다. 기약없는 다음번 불장까지 허리띠를 졸라매며 기다릴 수만은 없다. 돈줄을 여러 갈래로 만들어야 한다. 업비트가 택한 신성장 동력은 대체불가능토큰(NFT)다. 방탄소년단 등 글로벌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한 하이브와 손을 잡았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한 상호 지분투자 방식으로 피를 섞었다. 올 상반기 내에 미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NFT 마켓플레이스를 만들 계획이다. 업비트는 그간 왜 사업 다각화를 하지 않았을까. 코인은 국경이 없는데 왜 국내 시장에만 매달렸을까. 2017년만 해도 비등했던 바이낸스가 글로벌 1위로 치고 나갈 때 업비트는 뭐 하고 있었나. 일방적으로 비난을 받기엔 업비트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겠다.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거다. 2018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계획했다. 그런데 그 어떤 은행도 업비트의 해외 송금을 받아주지 않았다. 투자금이 없으니 사업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우리가 알고있는 업비트 싱가포르, 업비트 인도네시아 등은 브랜드 등만 빌려 쓰는 제휴사에 불과하다. 자회사가 아니다. 블록체인 기업들은 규제 때문에 한국에서 사업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대표적으로 P2E(돈 버는) 게임 분야가 있다. 사행성 우려 때문에 국내에선 P2E 게임 출시가 안 된다. 처음부터 국내는 배제하고 글로벌 서비스로 승부한다. 위메이드는 ‘미르4’를 P2E가 빠진 국내와 P2E를 접목한 해외 서비스로 나눴다. 감히(?) 국내에서 P2E 게임을 출시한 게임사들은 정부와 소송전에 들어갔다. 대선 후보들은 한목소리로 P2E 게임을 막지 않겠다고하지만, 선거철 감언이설이라 믿기 어렵다. 어쨌든 국내에서 P2E 게임으로 첫 스타트를 끊은 위메이드는 스스로를 게임 회사가 아니라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으로 정의한다. 위믹스라는 플랫폼 위에 연내 100개의 게임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게임 제작사를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에 열심이다. 문제는 돈이다. 투자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까. 위믹스를 팔아 충당하는 것이 아닌지 투자자들은 의심한다. 그렇게 시장에 풀린 위믹스가 매도 압력으로 작용, 가격을 끌어내린다. 지난해 11월 중순 3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던 위믹스 가격은 현재 8000원선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 해외에선 무슨 일이=바닥인가, 바닥 밑에 지하실인가 ‘연준(연방준비제도)에 맞서지 마라(Don‘t Fight the Fed)’는 격언을 확인해 준 한 주였다. 연준이 5일 공개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위원들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게다가 “첫 기준금리 인상 후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는 말이 나왔다.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을 앞당기는 것은 물론 연준의 자산규모를 줄이는 양적긴축을 통해 유동성을 더 많이 회수하는 방안까지 논의했다. 비유하자면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에 더해, 욕조 바닥의 하수구 마개를 아예 열어버리자는 의미다. 8조3000억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몇달 내 게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 기술주가 무너졌다. 금리인상이 비트코인에는 호재일까 악재일까. 당장은 악재다. 시장에 돈줄이 마른다니 비트코인에 좋을 건 없어 보인다. 기술주 폭락과 함께 비트코인은 8일 자정 무렵 4만달러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CEO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저점을 3만8000~4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암호화폐 가격 하락을 우려하지 않는다”고도 자신했다. 기관들이 코인에 대해 낙관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점차 더 많은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재무제표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되레 연준의 긴축정책에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소속 시니어 상품전략가 마이크 멕글론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긴축 정책 속에서 비트코인이 최고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겠지만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디지털 준비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중장기 전망은 밝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페이퍼 핸드 비율(paper hands ratio) 등 온체인 지표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페이퍼핸드는 자산을 장기 보유할 능력이나 욕망이 강하지 않은 단기 개인 투자자를 말한다. 이들은 보통 마지막 강세장에 진입하고 약세장에 시장에서 빠져 나온다. 따라서 페이퍼 핸드 비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약세→강세 전환이 임박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디지털자산 중개업체 글로벌블록의 마커스 소티리오 애널리스트는 “현재 지표가 24.5%를 기록하고 있다”며 “2015년 약세장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해당 지표가 25%에 도달할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해 강세장의 시발점이 됐다”며 “지금 비트코인 가격은 훌륭한 매수 타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래들이 팔자에 나서지 않은 것도 장기 전망을 밝게 한다. 전체공급량의 57%가 1년 이상 움직이지 않고 있다. 현재 비유동 공급량은 총 공급량의 76%를 차지한다. 장기 보유자들이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그간 비트코인에 비우호적이었던 골드만삭스도 최근엔 태도가 달라졌다. 10만달러 돌파를 예측했다. 금이 누리고 있는 가치저장의 수단으로써의 입지를 비트코인이 계속해서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가치저장의 수단으로써 비트코인의 유동주식 기준 시가총액(float-adjusted market capitalization)은 7000억달러 미만”이라며 “이는 비트코인과 금으로 구성된 가치저장 시장의 20% 정도”에 불과하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라울 팔 리얼비전그룹 CEO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항후 10년 내로 100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식ㆍ채권ㆍ부동산 등 다른 자산 클래스와 비교하면, 2030년 250조달러 시가총액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시장에서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있다. NFT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것. 캐나다 억만장자 투자자 캐빈 오리어리는 “NFT 시장이 비트코인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유행하는 단순 수집형 NFT를 넘어, 온라인 상에서 인증과 보험, 부동산 양도세 등 많은 부분이 NFT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NFT 시장의 성장세를 반영하듯 최근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는 3억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유명 VC인 패러다임과 코트매니지먼트가 주도한 이번 라운드를 통해 오픈씨의 기업가치는 133억달러로 평가됐다. 지난해 7월 1억달러 투자 유치때 인정받은 15억달러 밸류의 10배에 육박한다. ━ 위클리 코인=이더리움(ETH), 레이어1 전쟁의 최종 승자? 글로벌 컨설팅기업 언스트앤영(EY)의 블록체인 부문 총 채임자(폴 브로디)는 최근 코인데스크 칼럼에서 “올해는 이더리움(ETH)의 해”라고 진단했다. 블록체인 업계의 혁신과 중요 이슈가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대부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짐이 심상치 않다. 권불십년인가. 로드맵 구현이 늦어지는 사이 이더리움의 왕좌를 노리는 이들이 많아졌다. JP모건은 이더리움이 디파이(탈중앙화금융) 부문에서 지배력을 잃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더리움 확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샤드 체인 단계가 2023년은 돼야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가 되면 다른 플랫폼 체인들이 약진하면서 현재 70%에 이르는 이더리움의 디파이 시장 점유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지나치게 과장된 전망이라는 것이다. 롤업은 이미 활성화돼 있고, 기술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으며, 위험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금융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인데, 이더리움은 보안 부분에 있어 다른 블록체인보다 강점이 있다. 기술적인 우수함에도 이더리움 위기설이 꾸준히 나오는 건 이더리움의 발전 로드맵이 지켜지지 않아서다. 매번 업그레이드가 미뤄진다. 더블록은 2022년 암호화폐 시장 예측 보고서에서 "이더1.0과 이더2.0 간 병합이 올해 1분기가 아닌 연말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이더리움2.0 전환이 1년 미뤄질 것이라는 루머가 중국 채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것과 맥이 닿는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지만, 전례에 비춰봤을 때 1분기 병합은 불가능해 보인다. 경쟁 플랫폼의 도전도 거세다. 지난해 풀타임 개발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테라(루나), 솔라나(SOL), 니어프로토콜(NEAR), 팬텀(FTM), 아발란체(AVAX), 폴리곤(MATIC), 쿠사마(KSM), 인터넷컴퓨터(ICP), 문리버(MOVR), 알고랜드(ALGO) 등 순이다. 개발자 수는 해당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과 직결된다. 그런 중요한 순위에서 이더리움이 빠졌다. 그런데 개발자 ‘증가’수가 아닌 ‘누적’수를 보자. 이더리움이 1296명으로, 2위 폴카닷(529명)을 압도적으로 따돌린다. 커뮤니티도 활발하다. 전세계에서 자발적인 성능 개선안(EIP)이 꾸준히 제출된다. 무엇보다 속도가 느리고 수수료가 비쌀지언정 체인이 중단된 적이 없다. ‘이더리움 킬러’를 자처하는 플랫폼 체인이 때때로 중단됐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안정적이다. 지난해 시장을 지배했던 테마는 레이어1이다. 이더리움이 단연 앞서있고, 솔라나박스(솔라나ㆍ루나ㆍ아발란체)가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있다. 레이어1 전쟁의 최종 승자는 결정되지 않았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이번 주는 뭘 봐야 할까=12일 베이지북 공개, 금리 향방은? 이번 주도 비트코인을 포함한 자산시장의 향방은 연준이 결정한다. 일단 12일 미국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베이지북은 연준이 금리 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자료로 알려져 있다. 경제 활동 전반과 고용 및 물가 수준에 대한 판단을 통해 금리인상 및 양적축소 시기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이날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7.1% 올라 지난해 11월 기록한 6.8%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오는 25~26일 열리는 1월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나오는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눈여겨봐야 한다. 12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13일에는 레이널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이밖에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등의 연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양적긴축의 속도에 따라 당분간 비트코인 가격도 큰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시장 무서운 줄 잊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다 큰 손실을 본 후, 생계형 모드로 전환했다(독자분들도 신용 거래는 조심하셔라. 여기 반면교사가 있다). 최근 “졸업했다”는 사람들의 인증샷에 항상심(恒常心)이 흔들리고 있다.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심정에 무리하다간 ‘퇴학’당하기 십상이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알고란TV 대표

2022.01.09 20:41

9분 소요
[위클리 코인리뷰] FOMC 의사록 공개에 시세 ‘우수수’…긴축 공포 현실화

가상화폐

조기 긴축 우려가 암호화폐시장을 뒤덮은 한 주였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공개되며 암호화폐 시세가 폭락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9월 말 이후 석달 만에 장중 시세가 520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산타(랠리)가 찾아오지 않아 우울했던 지난 연말에 이어 연초에는 긴축 악재까지 찾아온 모양새다. ━ 주간 코인 시세: 코인 가격, 줄줄이 하락세 업비트에 따르면 1월3~7일 비트코인 시세(오전 9시 종가 기준)는 최저 5296만원(7일·금요일), 최고 5664만원(3일·월요일)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1월 들어 첫날인 1일(5791만원 마감·+1.99%)을 제외하고 6거래일 연속 시세(종가 기준)가 하락했다. 시가총액 TOP5 코인(솔라나·이더리움·리플·에이다)들도 시간이 갈수록 시세가 떨어졌다. 이더리움은 종가 기준 지난해 10월10일(424만원) 이후 처음으로 시세가 410만원대로 내려왔다. 리플도 1000원대가 3주만에 붕괴됐고 솔라나도 18만원대까지 하락했다. ━ 주간 이슈: 긴축 현실화에 가격 변동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조기 양적긴축(QT)를 시사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했다. 지난 5일(현지시각)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는 금리인상, 테이퍼링, 대차대조표 축소 등이 언급됐다. 전반적인 내용은 조기 긴축 실시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당수의 연준 위원들이 올해 3월 첫 금리인상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3개월 남았다. 일부 위원들은 금리인상 직후 대차대조표 축소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연준이 생각보다 빨리 QT를 실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FOMC 의사록 공개 후 블룸버그는 "연준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에 따라 당분간 주요 암호화폐들의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의 입장변화는 미국의 물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대비 6.8%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1982년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른 위기감에 연준은 긴축정책을 조기에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풀리는 돈이 줄어들수록 암호화폐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의사록 공개 후 코인 시세는 줄줄이 하락세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의사록이 공개된 5일(현지시각),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4만3000달러선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말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연준의 QT 시행이 진행됐던 과거 비트코인 가격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미 연준은 지난 2017년 9월 QT를 발표했고 10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2017년 9월 비트코인 가격은 400만원대를 기록하다 10월 말까지 800만원대로 올라서며 상승세를 탔다. 이후 11월부터 급등한 비트코인은 모두가 알다시피 이듬해 1월 2500만원대까지 치솟은 뒤 하락세를 보였다. QT 발표와 시행까지 약 석달간(9~11월),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오름세를 탔었던 셈이다. ━ 주간 전망: 10만 달러 갈까?…장밋빛 전망은 계속 연초에도 비트코인에 대한 각계 전문가 및 관련자들의 발언이 쏟아졌다. 연내 비트코인 가격이 9만~10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은 또 등장했다. 지난 4일(현지시각)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 점유율이 향후 금과 동일한 50% 수준으로 상승하면 지금 가격에서 연간 17~18%씩 오르게 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비트코인은 10만달러를 돌파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가치저장 수단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금은 80%라고 추정했다. 현재 골드만삭스가 추정하는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7000억달러(838조원), 금은 2조6000억달러(3112조원)다. 향후 비트코인이 점유율을 50%까지 확대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3일(현지시각) 투자자문사 페이리드스트래티지의 케이티 스톡턴 창립자는 올해 비트코인이 9만달러(약 1억70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비트코인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단기조정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가상화폐 대출 플랫폼인 넥소의 안토니트렌체프도 메타벅스 성장을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6월에는 10만달러까지 오른다고 예상했다. 비트코인을 세계 최초로 법정통화화한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도 올해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2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올해 비트코인 관련 전망으로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에 도달할 것 ▶2개 이상 국가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할 것 ▶비트코인이 올해 미국 선거에서 주요 이슈가 될 것 ▶비트코인 도시의 건설이 시작될 것 ▶이 도시와 관련된 화산채권의 청약이 초과될 것 등을 제시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비트코인 국채를 발행해 세계 첫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비트코인 도시엔) 주거지, 상업시설, 박물관, 공항 등이 모두 들어설 것”이며 “10%의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는 재산세, 소득세 등 다른 세금이 전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 세계 투자자들을 향해 “이곳에 투자하고 원하는 만큼 돈을 벌어가라”고 말했다. 비트코인과 금 중에 유망 투자처로 금을 꼽은 바 있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CEO는 지난 5일(현지시각) “포트폴리오 내 가상화폐 비중을 2~3% 정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달리오는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1~2%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서는 “흑백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비트코인 투자가 나쁘지 않은 선택지지만 무조건적인 맹신은 위험하다는 시각으로 해석된다. ━ 주간 NFT: CES 2022에 뜬 NFT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8일까지 열린 가전 박람회 CES 2022에 NFT(대체불가토큰) 플랫폼이 등장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NFT 거래 플랫폼을 내장한 TV를 선보인 것이다. 양사는 올해 선보일 TV 라인업에 NFT 콘텐츠를 구매하고 감상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NFT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NFT 플랫폼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혁신성을 인정받아 CES2022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지난 4일 컨퍼런스콜로 진행한 간담회를 통해 “NFT를 TV에 탑재할 계획이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제 집에서 TV를 통해 NFT를 감상하고 구매도 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온 셈이다. 특히 이번 CES2022에서는 NFT 카테고리가 아예 신설됐다. CES 주관사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올해 CES2022는 기존 ‘가상자산&블록체인’을 ‘가상자산&NFT’ 토픽으로 변경했다.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그대로 다루면서, 세부 영역인 NFT를 주요 토픽으로 신설한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외 국내 기업 중에서는 한글과컴퓨터그룹이 CES2022에서 NFT가 적용될 예정인 메타버스 ‘한컴타운’을, 한컴위드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NFT를 활용하고 쇼핑도 할 수 있는 ‘아로와나몰’을 선보였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2.01.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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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의 발톱 드러낸 연준, 긴축시계 빨라지나?

국제 경제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놀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Tapering·자산매입 축소)의 고삐를 더욱 죄겠다고 밝혔다. 긴축 속도를 당초보다 2배 높이고, 2022년에만 3차례의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긴축 시계가 빨라질 것임을 분명하게 예고했다. 2021년 12월 15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미 연준의 ‘인플레이션 파이터’ 선언에 가까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높은 물가상승률이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쓰겠다”며 ‘매파’(통화긴축 선호) 메시지를 쏟아냈다. 2021년 11월 미국 소비자물가(CPI)는 40년만에 최고치인 6.8%를 기록했다. 역대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슈퍼 비둘기’로 불리우던 파월 의장을 ‘매파’로 급변시킨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던 정책을 끝내고, 높은 물가 상승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하게 밝힌 것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란 표현을 이번 성명에서 삭제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3월 금리 인상과 조기 대차대조표 축소를 가리킨다”며 “매파 연준에 놀랐다”고 평가했다. 세계 금융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모양새다. 미 긴축속도가 예고된 만큼 ‘불확실성’의 해소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위축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시중에 유포한 막대한 돈을 거둬들이면 자산시장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어서다. 당장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 가계와 기업의 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자칫 급격한 금리 인상은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 ‘인플레 파이터’ 택한 연준, 3월 테이퍼링 조기 종료 미 연준은 2021년 12월 15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서와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2022년 1월부터 테이퍼링 규모를 월 300억 달러(국채 2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100억 달러)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앞선 2021년 11월 FOMC 정례회의에선 국채 100억 달러, MBS 50억 달러 등 매월 총 150억 달러씩 매입량을 줄여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급변한 태도는 최근 6%대를 훌쩍 넘어선 물가와 개선된 고용 상황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이같이 긴축 가속페달을 밟음에 따라, 테이퍼링 종료 시점은 2022년 6월에서 3월로 앞당겨진다.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채비도 마치게 된다.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 종료 시점과 기준금리 인상 사이에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기 인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연준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시점이 이르면 2022년 3월인 셈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Fed워치는 “2022년 3월 인상 확률이 45%, 5월은 64%”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FOMC 위원의 금리 인상 전망이 담긴 점도표에선 다수의 위원이 2022년 3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18명 위원 중 10명이 2022년 말 금리를 0.75~1.0%로 전망했다. 현재 0.0~0.25%인 기준금리가 0.25%포인트씩 인상할 경우 2022년 3차례 인상이 예상된다. 4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상(기준금리1.0~1.25%)한 위원도 2명이나 됐다. 더 나아가 2022년 이후에도 금리 인상은 가파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2023년 기준 금리를 1.25~1.5% 혹은 1.75~2.0%라고 전망한 위원은 각각 5명이나 됐다. 1.75~2.0% 금리는 현재 금리에서 0.25%포인트씩 총 7번을 인상해야 하는 수치다. 이는 2022년 1~2회 인상을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연준 관계자들의 중간값에 근거한 전망치를 분석하면, 기준금리는 2022년 말까지 0.9%, 2023년 말 1.6%, 2024년 말 2.1%수준으로 상승이 점쳐진다. 연준은 또 다른 긴축 카드도 꺼내들었다. 양적 긴축으로 불리우는 대차대조표(B/S) 축소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 사태로 채권 매입을 통해 불어난 보유 자산을 축소하는 양적긴축(QT)의 시점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나, 앞으로 FOMC 회의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대차대조표 축소는 채권 매각 등을 통해 자산을 줄이는 것으로, 테이퍼링보다 더 공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보다 테이퍼링 자체를 주목해야한다”며 “연준이 이번 팬데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매입한 물가연동채권을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운용함으로써 기대인플레이션을 하락시키고, 실질금리의 가파른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긴축발작’ 충격은 제한적, 장기적 자산시장 위축 연준의 긴축 가속화는 장기적으로 자산 시장을 위축시키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풀었던 막대한 돈(유동성)이 점진적으로 흡수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테이퍼링의 조기 종료는 기준금리 인상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향후 시장의 유동성이 감소함에 따라 증시 등 자산시장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2022년 3회’에 걸친 금리 인상 전망을 두고 국내외 금융시장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시티은행은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라며 “2022년 6월 첫 금리인상을 전망하며 테이퍼링이 종료되는 3월에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점도표상 2022년 3회 금리 인상, 실업률 전망 대폭 하향 조정, 일시적 인플레이션 표현 삭제 등은 매파적”이라며 “첫 금리 인상 시점을 2022년 5월에서 3월로 앞당기고 매분기 0.25%포인트씩 9번의 금리 인상을 전망하며 예상보다 빨리 자산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 외에도 영국, 러시아 등 주요국이 긴축에 착수하거나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긴축 정책과 금리인상은 신흥국에게는 ‘충격의 시기’였다. 1970~1980년대 중남미의 외채위기를 비롯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 사태 등은 미국의 긴축으로 인한 쇼크로 발생했다. 안재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미국금리 전망과 한국 정책과제’ 심포지엄에서 “미 연준은 충분한 긴축 신호를 통해 시장과 소통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 혼란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미 연준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방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연준과 달리 ECB는 당분간 테이퍼링, 금리 인상 계획이 없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독일 등 유로지역의 물가가 급등하는 만큼 예상보다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뤄지면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각국 중앙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속속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2021년 12월 16일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영란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0.1%에서 0.25%로 올렸다. 같은 날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인상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2021년 12월 17일 기준 금리를 연 8.5%로 1%포인트 끌어올렸다. 이는 2021년 7번째 이뤄진 금리 인상으로, 연초 4.25%였던 기준금리가 2배로 치솟았다. 이들 국가들은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글로벌 경제 회복에 먹구름을 몰고 왔음에도, 최악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더욱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한은, 1분기 추가 금리 인상 전망…3차례 인상 관측도 한국은행도 2022년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미 금리 수준에 따른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서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서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화폐)를 가진 나라가 아닌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 적정금리 수준을 유지하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급등하는 물가 우려도 금리 인상에 힘을 실어준다. 2021년 11월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인상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022년 1월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021년 11월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00%가 됐지만,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2022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러한 금리인상은 코로나19 여파로 부채가 많이 쌓인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낳고 있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최근 ‘민간부채 국면별 금리 인상의 거시경제적 영향’ 연구 보고서를 통해 “부채가 많은 시기에 금리를 인상하면 평상시보다 경제성장률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진다”며 “금리 인상에 동의하지만 경기 회복세를 고려하면서 점진적으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2022.0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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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와 ‘행운’ 사이...테이퍼링을 대하는 투자자의 자세

전문가 칼럼

닮은 꼴 중에서도 싱크로율이 높은 경우를 가리켜 도플갱어라 한다. 그런데 만약 ‘리스크’와 ‘행운’을 도플갱어라고 한다면 어떤 느낌이 드나? 사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까지가 실력, 그리고 어디까지가 리스크인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였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로버트 실러는 투자와 관련해 ‘우리가 알 수 없는 것들 중 가장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결과가 성공적일 때 행운의 정확한 역할이요.” 당신은 운을 다룰 수 있나? 결과가 성공적일 때는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서부터가 노력과 재주의 결과이며, 어디서부터가 리스크의 결과인지는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어떤 결과가 100% 노력이나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지금까지의 성적만 보면 작년에 비해 좋지 않았다. 주식시장 앞에 행운의 지렛대가 움직일지, 리스크의 지렛대가 움직일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주식시장이 크게 빠질 때 투자자들은 정신이 없다. 자신이 투자한 종목만이 아니라 시장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세라면 더욱 그렇다. 기업 실적이 예상을 충족하고 시장에 잔재한 이벤트는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뿐이라 생각했는데 시장이 주구장창 빠질 때 당황하기 쉽다. 테이퍼링은 경기 침체기에 경기 회복을 위하여 썼던 각종 완화 정책과 과잉 공급된 유동성을 경제에 큰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서서히 거두어들이는 정책으로 자산매입 축소, 양적완화 축소를 의미한다. 불확실성에 놓여진 투자자에게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제롬 파월 의장의 최근의 말은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 잭슨홀 미팅은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했을까 지난 8월 27일(현지시간) 진행된 잭슨 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은 “올해 말부터 자산매입 정책 축소를 시작할 수도 있다”면서도 “고용률 목표 달성까지는 아직 멀었다. 자산 매입 축소가 곧바로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신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델타 바이러스 확산을 단기 위험요인으로 보았고, 향후 바이러스 확산의 전개 과정과 경제지표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 볼 것이라 말했다. 다만, 델타 바이러스 영향에도 불구 고용 전망은 양호하다고 밝혀 경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물가급등은 일시적이나 물가불안을 방임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단어를 71회나 언급했으나, 임금-물가 악순환(spiral)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일시적인 물가변동에 대응하는 것은 좋은 점보다 해로운 점이 더 많다’는 밀턴 프리드먼 발언도 인용했다. 지난 3개월 일자리 평균 증가가 83만2,000개에 달했지만 실업률은 여전히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날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의 시기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리의 즉각적인 인상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연준의 직접적인 개입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점에 시장은 안도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미국 주식시장의 강세는 빅테크를 필두로 한 성장주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동시에 금리 인상 리스크도 크지 않다는 분석에서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6월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필요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7월 FOMC는 테이퍼링 세부방안을 논의했고, 8월에 테이퍼링 연내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하면서 테이퍼링 수순을 진행 중인 것이다. 물론 팬데믹으로 고용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개연성이 커 보인다. 연준도 완전고용 목표 달성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실업률 외에 광범위한 고용시장 지표를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고용시장 참가율을 중시할 경우 실업률을 기준으로 할 때보다 금리인상 시기는 더욱 지연될 수 있다. ━ 파월의 ‘중립금리’ 발언, 역사는 되풀이 되는가 팬데믹 시기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는 `21.8월 현재 국채 2.9조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1.1조 달러 등 총 4조 달러로 연준의 자산은 4.2조달러에서 8.3조로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의 자산매입(`08.11월~`14.10월) 규모를 상회하는 규모다. 당시 MBS 2.1조 달러, 국채 1.7조 달러 등 총 3.8조 달러가 증가해 연준의 자산은 `08.11월말 2.1조 달러에서 `14.10월말 4.5조로 증가했다. 미국 경제의 상황과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기 위해서는 ‘중립금리’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만약 중립금리가 코앞에 있다면 금리인상은 정당화될 수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제로 금리’를 유지한 후 2018년 금리인상이란 병목과 마주하며 엄청난 혼돈 속에 있었다. 그해 미국 주가의 급격한 하락을 중단시킨 것도 파월의 입에서 연유했다. 그 당시 중립금리 관련 그의 발언을 음미해 보자. 파월 의장은 그해 11월 “금리는 여전히 역사적 기준에 비해 낮으며 미국 경제에 중립적인 수준으로 여겨지는 넓은 범위 바로 밑에 있다”고 발언했다. 10월 발언인 ‘중립금리에서 멀어져 있다’는 발언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당시 금리가 중립금리와 비슷한 수준임을 암시한 것이다. 10월의 금리 발언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미 주가가 폭락한 바, 일련의 금리인상으로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발언이었다. 연일 폭락하는 미 증시를 바라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력에 굴복했는지 2018년 11월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 경제 클럽 연설에서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금리는 여전히 낮다. 그리고 성장을 가속화하거나 둔화시키지 않는 경제에 중립적일 수 있는 수준 바로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바로 아래에 있다는 말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말로 해석된 것이다. 그는 그해 11월 3일만해도 “(금리가) 중립으로부터 한참 멀리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중립금리가 코앞에 있다는 말은 2018년 1차례, 2019년 3차례의 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어 미국 자산시장은 다시 팬데믹이 오기까지 상승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11월 27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제이(Jay·제롬의 약칭)’를 선택한 이후 지금까지 전혀 행복하지 않다”며 “누구를 탓할 건 아니지만 연준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완전히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직접적으로 반응하진 않았다. 그 대신 미국 경제가 3%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고,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 달성에 있어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은 미국 주식 시장의 가치평가(valuation)는 역사적으로 적정수준으로, 미국의 기업부채와 상업용부동산 가격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며, 금융안정성 수준을 전반적으로 보통(moderate)으로 규정했다. 미 주식 시장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채권 수익률은 떨어지는 것으로 화답했다. ━ 중립금리 논란 지속...우리 생애 저금리는 언제까지? 당시나 지금이나 연준의 효과적인 통화 정책은 정확한 중립금리 측정이 관건이다.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하면서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2019년부터 경기하강이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은 예측 불가능하다고 평가한 상황에서 파월의 발언이 나왔다. 당시 금융위기 직후 7년간 연준은 경기부양을 위해 초저금리 수준을 유지했다. 경기회복으로 과잉 유동성을 정상화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변경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과도한 금리 인상은 경기하강을 초래하는 반면 지나치게 낮은 금리수준은 자산가격의 거품 같은 부작용을 초래한다. 이에 연준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해 중립금리 추정치를 정기적으로 재평가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중립금리 추정치가 불명확하므로, 기존 금리인상 기조가 다르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에서였다. 당초 연준은 자국경제에 초점을 맞추어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했으나,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를 통화정책결정에 반영할 가능성이 증대된 점도 있었다. 파월 의장은 미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을 지목했다. 세계경제 둔화가 미국의 무역과 자본시장에 부정적인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2019년부터 전반적인 통화정책과 관련한 연구에 착수한 바 양적긴축 속도, 금리인상 사이클, 통화정책수단 등을 광범위하게 논의했다. 그 후로도 이토록 오랜 기간 저금리가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립금리 하락의 주요 원인을 살펴보며 저금리의 핵심을 들여다보자. 그 근저에 고령화와 성장둔화가 거론됐다. 최근에 와서 소득 불평등 심화가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소득 가구가 저소득 가구에 비해 더 많이 저축하는 성향이 있는데, 중립금리 하락 추이는 상위 10% 가구의 소득 비중이 `8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것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 연설에 대해 새로운 가이던스는 없었지만 대체로 예상보다 완화적(dovish)이었다고 평가가 이어졌다. 금융시장은 주가상승, 금리하락, 달러 약세로 반응했다. 잭슨홀에서 흘러나온 새로운 정보나 가이던스는 미미했다. 향후 연준은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9월, 11월, 12월 FOMC에서 언제든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9월 FOMC에서는 사전 소통을 지속한 후 11월 발표 예상되나 델타 영향 확대로 시기는 늦춰질 소지도 있다. 매 FOMC 회의별로 국채 100억달러, MBS 50억달러씩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지되고 있다. 향후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시행시기가 결정될 것이다. 고용지표가 금리인상 시기 결정의 최대 변수이다. 테이퍼링이 진행되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탠트럼(시장금리 급등에 따른 금융시장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과 탠트럼 위험이 낮은 테이퍼링(Tantrum-less) 가능성이 양립하고 있다. 미래는 항상 우리에게 미지의 세계로 열려 있다. 과거를 보자. 탠트럼(`13.5~9월: 10년물 +102bp) 이후 `14년에 테이퍼링(`14.1~10월: -69bp)이 진행되어 금리 경로를 통한 시장 충격이 미미했다. 이번에도 같을까? 향후 테이퍼링 전개 과정에서도 연준은 지금까지와 같이 신중한(Baby-step) 정책기조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울산 경제부시장이다. 대한민국 OECD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국제금융심의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등이 있다. 조원경 울산 경제부시장

2021.08.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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