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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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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다지는 대우건설…경영능력 시험대 오른 김보현 대표

부동산 일반

시공능력평가 기준 업계 3위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김보현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1966년생인 김보현 대표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로,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과는 처남-매제 관계다. 김 대표는 지난 2020년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같은해 4월 헤럴드미디어그룹 부사장으로 취임한 바 있다. 이후 김 대표는 2021년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과정을 총괄했다. 2022년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편입한 이후에는 대우건설 고문직을 1년간 역임한 뒤 총괄부사장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해 국내외 현장·사업에 대한 경험을 쌓아왔다.내실 경영 강조…리스크 줄이고 불확실성에 대응앞서 중흥그룹은 지난 2021년 12월 대우건설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지 1년 6개월만에 정원주 부회장을 대우건설 회장으로 선임한바 있다. 여기에 김 대표가 대우건설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면서 오너가 경영이 본격화됐다. 대우건설 측은 김 대표 선임에 대해 “오랜 기간 군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면서도 조직 구성원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리스크 축소와 수익 극대화를 통한 내실 경영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내 가족을 지킨다”는 각오로 현장 관리를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건설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실 경영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리스크를 줄여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2027년까지 당기순이익 1조원, 부채비율 120% 달성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간 경영실적 잠정집계 결과(연결기준) 매출 10조5036억원, 영업이익 4031억원, 당기순이익 2428억원의 누계 실적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연간 매출 10조5036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감소했지만, 매출 목표(10조4000억원) 대비 101.0%를 초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주택건축사업부문 6조8418억원 ▲토목사업부문 2조1704억원 ▲플랜트사업부문 1조1386억원 ▲기타연결종속부문 35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영업이익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실적(6625억원) 대비 39.2% 감소한 4031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실적(5215억원) 대비 53.4% 감소한 24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 잠정집계결과는 매출 2조6470억원, 영업이익 1212억원, 당기순이익 145억원을 기록했다.대우건설 관계자는 “진행 현장 수 감소와 지속되는 원가율 상승 및 일부 주택현장의 일시적 추가 원가 반영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면서도 “해외 플랜트사업부문 고수익 프로젝트의 견조한 성장에 힘입어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선방을 했다”고 밝혔다.대우건설의 지난해 신규 수주는 9조9128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11조 5000억원) 대비 86.2%를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44조4401억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해 연간 매출액 대비 4.2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성남 수진1구역 재개발(7793억원), 부산 남천동 주상복합(6334억원), 서울 여의도공작아파트 재건축(5704억원) 등 국내 수주 비중이 컸으며, 기대했던 해외 수주는 다소 이연돼 올해 수주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올해 전망치로 매출 8조4000억원, 신규 수주 14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어려운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올해 매출 목표는 보수적으로 수립했으나 지속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신규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전 사업부문에 걸쳐 지속적이고 견조한 매출을 이어가는 한편 체코 원전, 이라크 해군 및 공군기지,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비료공장 등 해외 수주 확대를 통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기극복 DNA 통해 위기를 기회로 재도약”대우건설은 최근 중대재해 리스크를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시공 능력 평가 상위 20위 건설사들의 현장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1868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사상자는 전년(2259명)보다 17.3% 줄었지만 2022년(1666명)과 비교하면 12.1% 늘었으며 사망자는 35명으로 전년(25명)보다 25% 증가했다. 부상자는 전년(2231명)보다 17.8% 감소한 1833명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대우건설로 7명이 목숨을 잃었다.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5명), 현대건설(3명)이 뒤를 이었다.이런 상황에서 올해 3월 26일 취임 후 첫 주주총회에 나선 김 대표는 “특유의 위기극복 DNA를 발휘하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영 목표로는 연결 기준 수주 14조2000억원, 매출 8조4000억원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대우건설이 팀코리아의 시공 주간사로서 체코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공장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며 계약을 앞두고 있다”며 다양한 국내외 성과를 언급했다.올해 중점 추진과제로는 ‘안전 최우선’ ‘내실 경영’ ‘신성장 동력확보’ ‘소통‧협력 강화’ 등을 꼽았다. 그는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매출 채권의 효율적 관리, 도급증액, 거점시장과 주력 공종 위주 사업으로 재무안전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외 다양한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도급을 넘어 개발사업을 선별 추진해 사업의 폭을 넓히겠다”며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발굴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2025.03.30 06:02

4분 소요
전국 아파트값 0.01% 상승…“토허제 해제에 상승 기대감↑”

부동산 일반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가 해제되자 가격 상승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며 수도권 전체 아파트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1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보다 0.01% 상승했다. 서울이 0.04% 올라 수도권(0.02%) 시세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 지역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는 5대광역시가 0.01% 떨어졌고 기타지방은 0.02% 상승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상승 9곳, 보합 1곳, 하락 7곳으로 상승 지역이 우세했다. 이번 주 오름폭이 큰 지역은 ▲충북(0.06%) ▲충남(0.05%) ▲전북(0.05%) ▲서울(0.04%) ▲경북(0.04%) ▲울산(0.04%)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1월 월간 전국 변동률은 작년 12월 하락 전환 후 2개월 연속 하락하며 -0.18%을 기록했다.전세시장은 전국 대부분 지역이 보합(0.00%) 수준에서 제한적인 가격 흐름을 보였다. 2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보합(0.00%)을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 경기ㆍ인천 및 5대광역시, 기타지방에서 별다른 가격 움직임이 없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상승 2곳, 보합 15곳, 하락 0곳으로 보합세가 우위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인천(0.01%) ▲부산(0.01%)에서 올랐다. 한편 1월 월간 전국 변동률은 0.02%을 기록하며 18개월 연속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서울시가 2020년 이후 5년 동안 이어오던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제)을 일부 해제하면서 해제된 지역들을 중심으로 호가(부르는 가격)가 오르는 등 기대감이 형성된 분위기다. 서울 내 토허제는 주요 개발사업들이 위치한 용산, 여의도, 압구정, 목동, 성수, 강남 등에 위치한다. 이번 해제지역은 강남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사업 이슈가 있는 송파 잠실동, 강남 삼성‧대치‧청담동이다. 윤지해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여기에 위치한 아파트 305곳 중 291곳(재건축 이슈단지 14곳 제외)이 해제되면서 매수자의 2년 거주 제한이 즉각 풀리는 만큼 위축됐던 매매거래가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다만 토허제 해제 영향으로 매수하려는 수요층도 늘어나지만, 매도에 나서는 집주인들로 인해 매물량도 동시에 늘어나는 만큼 갑자기 수억원 뛴 호가에 대한 거부감으로 매수자가 계약에 흔쾌히 응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2025.02.14 18:02

2분 소요
현대건설, 지난해 1조2000억 손실·대우건설 영업익 39% 감소

부동산 일반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해 실적에 대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았던데다 공사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현대건설은 최근 실적 발표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조2209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영업이익 7854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것은 물론, 2001년 이래 첫 연간 영업손실이다. 현대건설이 연간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1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때 영업손실(3828억원)을 낸 이후 23년 만이다. 실적 발표 전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전망 평균치는 5448억원이었으나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현대건설은 고환율과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해외 현장에서의 사업비 증가가 주원인으로 손꼽힌다.원자잿값 상승·공사비 상승 직격탄현대건설의 이번 실적 부진은 연결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인도네시아에서 수주한 발릭파판 정유공장 프로젝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한 약 1조2000억원의 손실을 작년 4분기 실적에 한꺼번에 반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사업을 시작할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발생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연간 수주 누계는 30조5281억원으로 목표치인 29조원의 105.3%를 달성했다. 국내에서는 대전 도안 2-2지구 공동주택 신축공사, 부산 괴정 5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으며 해외에서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설계 프로젝트 등을 통해 수주잔고 89조9316억원을 확보했다.현대건설은 올해 매출 목표를 30조3873억원, 수주 목표는 31조1412억원, 영업이익 목표는 1조1828억원으로 설정했다. 주요 원전 프로젝트와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을 통해 견조한 매출을 이어가는 한편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해 핵심 프로젝트 위주 선별 수주, 원가율 및 공사비 관리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현대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원전을 포함해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태양광·수소사업 등 청정에너지 사업을 확대해 기후 변화와 폭발적인 에너지 소비 확대에 대응하고 신개념 주거상품 개발과 생산기술 혁신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며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지속가능한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건설업황 침체기에도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선방했다. 다만 삼성물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1조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2%(330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18조6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6550억원)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대외 환경 변화 등으로 전년 대비 매출과 이익이 소폭 감소했지만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GS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2862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이는 지2023년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기저효과로 작용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조86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다만 신규 수주는 전년 대비 95.5% 증가한 19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신규 수주 16조740억원을 넘어서며 창사 이래 최대를 찍었다.GS건설은 지난해 수주 실적에 대해 각 사업본부에서 국내외 다양한 사업을 따내며 수주 실적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축주택사업본부에서 ▲부산 부곡2구역 주택재개발사업(6439억원) ▲청량리 제6구역 주택재개발사업(4869억원)을 수주했고, 플랜트사업본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 패키지2번 (1조6039억원) ▲동북아 LNG Hub 터미널1단계 프로젝트(5879억), 인프라사업본부에서 ▲호주 SRL East 지하철 터널 프로젝트(5205억원) 등을 따냈다.GS건설은 올해 경영 목표로 매출 12조6000억원, 신규수주 14조3000억원을 제시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안전과 품질에 기반해 건설업의 기본을 강화하겠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의 기반과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삼성물산 선방…대우건설 영업익 39%↓대우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031억원으로 전년(6625억원) 대비 39.2% 감소했다고 최근 밝혔다. 매출은 10조5036억원으로 전년보다 9.8% 감소했다. 다만 이런 수치가 시장 전망치보다는 나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시장전망치는 각각 10조4000억원, 3514억원 수준이었다. 사업 부문별로 ▲주택건축사업부문 6조8418억원 ▲토목사업부문 2조1704억원 ▲플랜트사업부문 1조1386억원 ▲기타 연결종속부문 3528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대우건설 관계자는 “진행 현장 수 감소와 지속되는 원가율 상승, 일부 주택 현장의 일시적 추가 원가 반영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다만 해외 플랜트사업부문 고수익 프로젝트의 견조한 성장에 힘입어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다만 신규 수주는 9조9128억원으로 연간 목표치(11조5000억원)의 86.2% 수준에 그쳤다. 주요 수주 실적으로는 ▲성남 수진1구역 재개발(7793억원) ▲부산 남천동 주상복합(6334억원) ▲서울 여의도공작아파트 재건축(5704억원)으로 국내 수주 비중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44조4401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을 기준으로 약 4년 3개월치 일감을 확보했다. 올해는 14조2000억원 규모 신규 수주를 목표로 잡았다. 매출 목표로는 8조4000억원을 제시했다.대우건설 관계자는 “전 사업부문에 걸쳐 지속적이고 견조한 매출을 이어가는 한편 ▲체코 원전 ▲이라크 해군 및 공군기지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비료공장 등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확대를 통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2.09 09:00

4분 소요
‘여의도 1호 재건축’ 공작APT, 시공사 선정 완료…한양APT도 잰걸음

부동산 일반

서울 여의도 공작아파트가 시공사 선정을 완료하면서 ‘여의도 1호 재건축 아파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여의도 재건축 사업 속도전에서 선두를 달렸던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서울시 제동으로 공작아파트에 1호 자리를 내줬지만, 최근 사업부지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화에 나섰다.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17일 공작아파트 소유자 전체회의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우건설은 1·2차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 응찰하면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권을 확보했다.공작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1만6857㎡의 부지에 지하 7층~지상 49층 3개동 570가구 규모의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 업무시설, 판매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KB부동산신탁이 시행을 담당하고 있으며 총 공사금액은 5704억원 규모로 3.3㎡당 공사비는 1000만원대다.대우건설은 공작아파트에 ‘써밋 더 블랙 에디션’이라는 단지명을 제안했다. 단지명은 최상위 등급을 의미하는 Black Label과 한정판의 뜻을 지닌 Limited Edition을 조합한 명칭이다. 여의도 공작아파트를 한강의 정상으로 탄생시키려는 의지를 단지명에 담았다고 대우건설 관계자는 설명했다.써밋 더 블랙 에디션은 월드클래스 해외 거장들과의 협업으로 여의도 랜드마크로 거듭날 예정이다. 루브르 박물관, 엘리제궁, 루이비통 본사 등을 설계하며 프랑스 건축의 상징이 된 세계적인 거장 장 미쉘 빌모트가 외관설계를 맡았다. 장 미쉘 빌모트는 비상하는 공작을 형상화해 단지를 설계했다.'프랑스 건축 거장' 장미쉘 빌모트, 공작 재건축 외관 설계단지의 조경은 부르즈칼리파, 디즈니랜드 등 하이엔드 조경을 기획해온 글로벌 디자인 조경 그룹 SWA와의 협력으로 럭셔리하게 설계했고, 상가컨설팅은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롯데백화점 본점, 광교갤러리아백화점 등 대한민국 대표 상업시설을 성공시킨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가 담당한다.대우건설은 소유주 전 세대에 4BAY 이상 맞통풍 구조․전세대 발코니 확장을 제시했다. 입주민들의 편리한 주차를 위해 여의도 최대 규모 세대당 주차대수인 2.82대로 설계했다. 세대당 1대의 프라이빗 엘리베이터를 제공해 엘리베이터 홀을 세대 전용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탈리아 명품 주방가구 ‘다다’, 독일 ‘캐머링’ 창호, 전실 원목마루 등 최고급 명품 마감재를 적용했다.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는 총 16개로 약 8000가구 규모다. 공작 아파트뿐 아니라 한양 아파트, 시범 아파트, 광장 아파트, 대교 아파트, 삼익 아파트, 수정 아파트, 은하 아파트 등에서 재건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당초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올해 7월 여의도에서 가장 먼저 시공사 입찰 공고를 실시하면서 여의도 1호 재건축 아파트의 유력 후보였다. 하지만 서울시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이 사업 면적에 시행권한이 없는 단지 내 상가를 사업부지에 포함시킨 것을 지적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또 서울시는 KB부동산신탁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신속통합기획안을 토대로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는 등 위법 소지가 있다고 봤다. 공작아파트가 시공사 선정을 완료하면서 한양아파트는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 타이틀을 넘겨주게 됐다. 다만 한양아파트도 재건축 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부지 매입 협상을 마무리하고 다시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KB부동산신탁은 최근 롯데쇼핑 측과 용지 매입 협상을 완료하고 오는 26일 소유자 전체 회의를 열어 해당 부지 매입 등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 7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수주하기 위한 경쟁을 벌인 만큼 2파전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2023.12.20 06:00

3분 소요
“대형 주택사업 선점하자”…전열 다지는 건설업계

부동산 일반

주택시장은 불황기에 접어들었지만 대형건설사들은 서울에 위치한 대형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힘을 쏟는 모습이다. 수주전에 본격 참여하기 전부터 새로운 주택서비스 론칭 또는 브랜드 리뉴얼을 계획하고, 주택 마케팅 인력을 확대하는 등 전열을 다지고 있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열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재건축 현장설명회에 건설사 10곳의 관계자가 참여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효성중공업 등 1군 건설사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공작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여의도 1호’ 재건축 한양APT, 1군 건설사 관심 집중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 가운데 정비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빨라 ‘여의도 1호 재건축’이라고 불린다. 한양아파트 시공권을 획득할 경우 여의도 지역의 다른 재건축 단지 15곳 사업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건설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42번지 일대 면적 3만4879㎡를 부지에 지하 5층~지상 56층, 5개동, 공동주택 956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오는 9월 20일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을 앞두고 있다.한양아파트는 주거, 사무실, 상업시설을 결합한 국제금융특화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었던 한양아파트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를 상향해 1000가구 규모의 복합단지로 지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로 인해 용적률은 기존 300%에서 600%로 높아진 대신, 금융 중심지를 지원하는 공공기여를 40% 안팎으로 확정했다.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각사의 프리미엄 주거브랜드 ‘디에이치’와 ‘오티에르’를 내걸고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여의도 ‘공작아파트’도 주요 건설사들의 격전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현장설명회 전부터 이미 단지 곳곳에 삼성물산, DL이앤씨 등 대형건설사들의 현수막이 줄줄이 걸려있을 정도로 수주 경쟁이 뜨거웠다. 지난 4일 열린 공작아파트 재건축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효성중공업, 화성산업 등 12개사가 참석했다.공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21-2번지 일대 면적 1만6929㎡ 부지에 지하 5층~지상 49층, 3개동, 공동주택 57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새로 짓는 프로젝트다.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일은 오는 9월 21일이다.건설사 관계자는 “여의도는 금융중심지역인데도 불구하고 고가 노후 단지들이 즐비해 재건축 수요가 큰 데다 서울시에서도 고층개발을 허용했기 때문에 수주 경쟁이 치열한 것”이라며 “한양아파트, 공작아파트 등 재건축 사업 속도가 빠른 곳은 ‘여의도 1호’라는 상징성도 있어서 건설사들이 관심을 더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 마케팅 활활…브랜드 리뉴얼 준비도이처럼 건설사들은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새로운 주택서비스를 론칭하고 브랜드 리뉴얼을 준비하는 등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는 9월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생태계로 통합한 새로운 주거생활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디지털 트렌드를 반영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홈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하고 홈스타일링, 입주민 문화·취미 생활, 커뮤니티 활동까지 다양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Home) 플랫폼을 완성하는 것이다.현대건설도 지난 4월 ‘라이프스타일 리더(Lifestyle Leader), 힐스테이트’를 콘셉트로 주거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다. 새 홈페이지를 통해 힐스테이트가 추구하는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라는 브랜드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GS건설도 자회사인 ‘하임랩(HEIMLAB)’을 통한 리모델링 서비스를 지난 6월 론칭했다. 하임랩은 데이터에 기반한 주거 진단 서비스 및 주택 기능과 주거환경을 향상시키는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GS건설이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다. 하입랩은 욕실 리모델링 시공 상품을 먼저 선보이고 향후 리모델링 서비스 적용범위를 점차 확대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대우건설도 올해 1월 자사 커뮤니티 시설인 ‘그리너리 라운지’와 ‘그리너리 스튜디오’의 국문·영문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하며 입주 서비스의 브랜드화를 준비하고 있다.건설업계에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핵심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건설사들의 주택 마케팅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형건설사들은 자사 주택 브랜드 인지도 조사, 주택 브랜드 소비자 선호도 조사 등 브랜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수주전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1군 최상위권 건설사들이 각축전을 벌였던 한남뉴타운과 과천 재건축 시공사 선정은 올해 하반기 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압구정, 여의도, 목동을 대상으로 건설사들이 대대적인 홍보전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3.08.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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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 삼성물산, ‘자금조달 암흑기’에 수주 늘릴까

부동산 일반

“요즘 금리가 높아 업계가 정말 어렵다. 수중에 현금 가진 건설사도 별로 없을 거다.”한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하반기 급격한 금리인상 이후 건설사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내년을 기점으로 서울 핵심지역 재건축 대어들의 시공권 입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정비사업에 각종 사업비를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 일부 건설사가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점쳐진다.재무구조가 안정적이고 신용등급이 높은 건설사일수록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조합에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자금조달 걱정없는 삼성물산, 상대적 우위 점하나정비사업은 관리처분인가를 전후로 이주비, 공사비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뿐 아니라 비교적 사업 초기부터 수억원~수십억원 대 설계용역비를 비롯한 예산지출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자금은 각 조합이 서울시 차입금 등을 통해 해결하거나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하는 방식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한다. 자금조달이 원활한 대표적인 시공사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꼽힌다. 삼성물산이 10년 가까이 국토교통부 종합시공능력평가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데는 공사실적뿐 아니라 경영평가 항목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경영평가 기준에는 차입금의존도와 자기자본비율 등이 포함된다. 신용등급 역시 한국기업평가 기준 AA+(안정적)로 1군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래미안’ 브랜드로 2000년대부터 국내 주택시장을 선도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5년여간 도시정비 시장을 떠나면서 하이엔드(High-end) 브랜드 등을 내세우며 적극 수주에 나선 경쟁사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결국 삼성물산은 2020년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수주를 계기로 시장에 복귀했으나, ‘클린수주’를 기치로 까다롭고 선별적인 투찰을 이어가며 일각에서 “비용을 아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주택시장이 급격히 침체하고 대형 건설사들조차 비용 및 사업성 관리를 엄격하게 진행하면서 래미안이 ‘상대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경쟁사들이 호황일 때 수주 현장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최근 수주건이 적어지면서 건설사들이 갖는 유동성 부담은 삼성물산보다 더 큰 상황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요즘 재건축, 재개발 조합 역시 자금조달 비용에 부담을 느껴 공사비 지급을 늦추거나 시공권 입찰 시 신용등급 등을 기준으로 제시하는 추세”라며 “삼성물산은 상대적으로 이 같은 요구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편인 데다 조합원들 사이에 여전한 ‘래미안 브랜드 파워’로 인해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래먹거리 정비사업, '수주 경쟁' 치열 전망현대엔지니어링 역시 현금 많은 건설사로 유명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현금성 자산은 연말보다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1조원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등급 역시 건설업계에 드문 AA-(한국기업평가)로 높은 편이다. 이밖에 ‘더블에이’급을 유지하고 있는 1군 건설사로는 현대건설(AA-)과 DL이앤씨(AA-)가 있다.사명 그대로 해외플랜트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모기업인 현대건설의 주택브랜드를 라이선스 계약 형태로 공유하며 주택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달부터 시행된 서울시 조례 개정안 또한 정비사업 조합의 자금조달 편의 등을 돕는 취지로 시공사 선정 시기를 기존 사업시행계획 인가 이후에서 정비구역 지정 이후로 앞당긴 상태다. 이에 사업시행인가 전 단계인 압구정, 여의도, 목동 등 서울 주거선호지역 대형 재건축 사업이 빠른 기간 내에 시공사 선정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금이 많고 차입금이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자금조달 리스크가 없는 것은 맞다”면서 “어느 지역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서울 등 주요지역 정비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으며 적극 수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사업성 높은 핵심 정비사업은 선점해야 할 ‘미래 먹거리’로 통하는 데다, 브랜드 경쟁력 유지 차원에서 수주가 필수적이라 경쟁사들 또한 적극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워낙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자금조달 측면에서 삼성물산이 정비시장에 소구할 만한 역량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시공사 선정 단계에 이른 여의도 재건축 사업에서 보듯 서울 핵심지를 둘러싼 경쟁은 여전하며 각 사가 서울시 조례 개정을 계기로 전열을 다듬고 있는 것으로 보여 마냥 우리가 유리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07.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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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방식 택한 재건축 단지, 가구당 수천만원 수수료에 ‘후회막심’

부동산 일반

2017년 일찍이 신탁방식 재건축을 택한 뒤 KB부동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낙점했던 여의도 공작아파트에서 최근 신탁수수료 재협상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브라이튼 여의도를 비롯해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이코노미스트’ 취재에 따르면 서울 내 신탁방식 재건축을 둘러싸고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 소유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될수록 가구 수와 예상 분양가에 따라 수천억원에 육박하기도 하는 수수료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데다, 이처럼 높은 수수료를 지불할 만큼 신탁방식 재건축의 장점이 큰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신탁방식 재건축은 재건축 아파트 소유주가 직접 정비사업의 시행 주체가 되는 기존 조합방식과 달리, 신탁사가 수수료를 받고 소유주들로부터 재건축 대상 토지 3분의 1의 소유권을 이전 받아 자금조달 등 재건축 업무를 대신하는 방식이다. 특히 최근 각광받는 사업시행자 방식은 신탁사가 시행자로서 비교적 사업 초기부터 재건축 업무 전반을 맡는다.통상 분양수익(매출)에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계약 특성 상, 분양가 급등 현상에 따라 신탁수수료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최근 분양가 문제에는 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이 상당 부분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재건축 소유주들은 공사비에 신탁 수수료까지 ‘이중고’를 감내해야 하는 셈이다. 수백·수천억 수수료는 기본…‘돈 값’ 하나? 대형 신탁사들은 2016년 도시정비법 개정 이후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장점을 내세우며 서울 소재 재건축 단지를 대상으로 수주 활동을 벌여왔다. 사업성이 뛰어난 압구정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홍보활동을 벌였던 이들 신탁사는 금융기관의 ‘앞마당’인 여의도를 비롯한 주요 정비사업에서 홍보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서남권 재건축 메카’인 목동에서도 대대적인 설명회가 열리며 신탁사들이 하나 둘 성과를 내고 있다. 그 결과 지난 3월 목동14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가 KB부동산신탁과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같은 양천구 내 신월시영아파트는 코람코자산신탁과 KB부동산신탁이 컨소시엄으로 수주하기도 했다. KB부동산신탁은 한국자산신탁과 함께 서울 소재 주요 신탁방식 재건축 사업을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그러나 신탁수수료를 비롯한 신탁사와 재건축추진위원회 간 계약관계를 두고 여러 단지에서 지적이 나오며 신탁방식 재건축은 기로에 서고 있다. MOU에서 가계약이나 본계약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분쟁이 생겨 다시 조합방식을 택하는 사업지도 여럿이다. 강동구 삼익그린2차, 서초구 방배7구역이 대표적이다. 특히 대형 신탁사들은 정부가 정비사업에 신탁방식을 도입했던 초기 목적과 달리 사업성이 높은 서울 핵심지 대형 재건축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이 같은 현장은 처음 신탁사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간 MOU까지는 수월하게 진행이 된다. 그러나 곧 소유주들 사이에서 신탁방식 도입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대두되며 막상 부동산 신탁을 위한 소유권 이전(사업 대상 토지 3분의 1) 단계에서 조합방식으로 선회하는 단지가 생기는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 소유주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문제는 가구마다 수천만원씩 부담해야 하는 신탁수수료다. 한 목동신시가지아파트 소유주는 “우리 단지 규모면 단순 계산을 했을 때 신탁방식 재건축을 선택할 경우 신탁수수료가 천억원이 훌쩍 넘는다”면서 “일부 지도부나 신탁사 말대로 신탁방식이 꼭 좋은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신탁수수료 자체가 법정수수료 없이 고무줄식으로 신탁사와 협상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업력이 있는 시행사는 수수료를 많이 깎고 그러지 못한 시행사는 많이 내는 구조”라면서 “개발사업에 문외한인 재건축 소유주들은 이 부분에서 불리해 뒤늦게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초기 4%로 알려졌던 정비사업 신탁수수료는 현재 1~2%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서울시가 특별계획구역 지정 등으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높아진 예상 분양수익의 반작용으로 신탁사에 수수료 재협상을 요구하는 재건축 단지도 늘고 있다. 신탁사 “빠른 인허가로 비용절감 커”일부 초기 재건축 단계였던 단지들은 신탁사들이 홍보하는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장점에 이끌려 비싼 수수료를 감내하고 신탁방식을 선택해왔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조합이 직접 재건축 사업을 꾸려가는 조합방식보다 자금조달이 수월하고 전문성을 갖춘 신탁사가 운영해 사업속도가 빠르며, 협력업체 선정 등 사업 과정을 비리 없이 투명하게 진행한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탁방식 재건축 중에서도 최근 정비시장에서 '대세'가 된 사업시행자 방식은 초기 단계부터 신탁사가 시행주체로서 사업 전반을 운영하는 대신, 추진위 및 조합설립 인가 과정이 필요 없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대안으로 유명하다. 근 20년간 사업진행이 지지부진했던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이 신탁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 있다. 그러나 정비업계에선 실제 신탁방식 정비사업 진행과정에서 신탁사 역할이 알려진 내용처럼 크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외려 신탁수수료에 더해 조합 집행부 역할을 하는 정비사업위원회, 정비업체 용역비 등으로 비용을 2중, 3중으로 쓰기 쉽다는 것이다. 강남권 정비사업 조합 관계자는 “신탁방식 재건축 사무실에 가보면 막상 재건축 업무 자체는 조합방식과 마찬가지로 정비업체가 하고 있고 신탁사 직원 한명이 파견돼 일을 하던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조합장이 비리를 저지르는 사례가 흔하다는 이유로 신탁사에 업무를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조합장이 소위 '해먹는다'고 해도 수백억~수천억원 단위까지는 아니다”라며 “서울 재건축은 의사결정 과정을 모두 클린업시스템(현 정비사업정보몽땅)에 올리게 돼 있어 예전처럼 조합장이 마음대로 하기 힘든 구조”라고 강조했다. 뒤늦게 소유주들이 신탁계약을 해제하기를 원해도 계약 해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수탁자 전원동의’ 또는 ‘소유주 5분의 4(80%) 동의’ 등 계약서 상 해제요건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신탁계약서를 보면 보험약관처럼 깨알 같은 조항들이 많은데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계약을 맺으면 나중에 계약 상 불리한 점을 깨달아도 되돌리기가 어렵다”면서 “MOU만 맺어도 신탁사가 투입한 초기 사업비는 물론 높은 이자까지 쳐줘야 하는 사례가 많아 신탁방식 재건축을 택할 때에는 소유주들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신탁사 관계자는 “신탁사는 개발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종 인허가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면서 “이에 따라 금융비용, 갈등비용 등이 큰데 조합방식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신탁수수료를 단순비교하는 방식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2023.06.1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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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문턱 낮추니 꿈틀꿈틀…재건축 시장 살아날까 [재건축 대망론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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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재건축 요건을 완화한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준공 후 30년이 넘어선 단지들의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국내 부동산 시장이 최근 고금리·고물가 등의 여파로 온기를 잃고 있어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 추가 규제 완화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건축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안전진단 절차 완화 방안 발표에 따라 서울의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와 노원구 상계주공 등 안전진단 단계에서 발목이 잡힌 노후 단지의 안전진단 신청이 본격 이뤄질 전망이다. 1980년 중후반에 지어졌으나 높은 사업 요건에 부딪혀 번번이 주저 앉은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들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 양천·노원 등 주요 단지들 재건축 수혜 기대 커져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은 16개 단지 중 5단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1단지와 6단지는 1차 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이 결정돼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를 남겨두고 있다. 2단지는 1차 안전진단이 진행중이고 나머지 3·7·9·11·13·16단지는 안전진단 현지 조사를 마친 뒤 1차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 서울 목동신시가지는 1∼14단지 중 6단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2차 안전진단에서 탈락한 9·11단지를 제외한 2만3000여 가구에 달하는 나머지 단지는 1차 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아 현재 적정성 검토를 진행중이거나 진행을 앞두고 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수서1단지도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 신청을 준비 중이다. 송파구 오금동 대림아파트는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2차 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 앞서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개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지난 8월 여의도 공작아파트가 재건축 심의를 통과한데 이어 10월에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후 11월에는 양천구 목동지구 재건축 가이드라인이 확정되고, 대치미도아파트 역시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는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당장 경기 불황과 금리 인상 여파로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찾기 어려운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개발 호재가 시세나 거래 반등으로 바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건축을 추진하던 기존 단지들, 즉 안전진단을 시행하려던 아파트 단지들에게는 호재지만 가격급등은 쉽지 않다”며 “지금은 어지간한 내용이 나와도 바로 호가와 거래가격에 반영되지 않는다. 재건축은 특히 사업완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 고금리 부담 시장 침체 여파로 아직 관망세 이와 함께 다양한 우려 시선도 나온다. 이번 조치 시행으로 침체한 재건축 사업 추진 단지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고금리와 거래 절벽에 이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경색으로 재건축 사업의 지연 우려도 나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안전진단 요건이 변경되더라도 재초환같은 정비사업의 저해 요인이 여전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보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재초환이라든가 경기가 안 좋아서 추진 못한다는 시선도 있는데, 안전진단부터 출발하면 관리처분인가까지만 해도 6~8년 걸려서 어차피 지금 이슈가 아니면 준비를 해나가야 다음 장을 노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건설사들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완화 정책이 나온 후 단기적으로는 큰 변화는 없다”며 “재건축 사업 같은 경우 호흡이 길고 완화 정책이 나오면서 그만큼 추진이 가능한 사업지가 많아졌기 때문에 일단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조치가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까지와 현재의 환경 여건이 달라서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중점적인 문제인 미국 기준금리는 금리가 오른 것보다도 어디까지 오를지를 예상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관건”이라며 “외부요인의 영향을 국내의 정책변화로 상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8일 재건축 사업 첫 관문으로 불리는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했다. 2018년 50% 수준으로 높였던 구조안전성 비중을 30%로 낮췄고, 조건부 재건축으로 불린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도 사실상 폐지했다. 조건부 재건축 범위도 기존 30~55점에서 45~55점으로 조정하면서 안전진단이 재건축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되는 것을 개선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2022.12.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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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동 거는 여의도 재건축] 재건축 기대감 고조 “우리도 있다”

산업 일반

1970년대 중후반 고급 아파트촌이 들어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신흥 부유층의 주거지로 급부상했던 이곳은 1980~90년대 들어 강남구 압구정·대치동 등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에 밀리면서 차츰 옛 명성을 잃어갔다. 90년대 후반부터 재건축 바람이 불었지만 대부분의 단지가 10년 이상 제자리걸음이다. 기존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지상건축연면적)이 200~250%로 높은 편이라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주민들 입장에선 재건축을 해봐야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거의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여기다 재건축에 따른 기부채납(부지 일부를 도로 등 공공시설로 조성하는 것) 문제도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 여의도 자이 재건축 후 8년 만 이런 이유로 주거·교통 여건이 좋고 한강변에 자리잡고 있는데도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별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랬던 여의도가 본격적인 아파트 재건축 사업 재개와 함께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2008년 최고 39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인 ‘여의도 자이’가 재건축된 이후 8년 만이다. 여의도에 들어선 아파트는 모두 16개 단지로 7787가구에 이른다. 모두 지어진 지 30년이 훌쩍 넘어 재건축 연한을 충족한다. 이 중 재건축 추진 위원회가 설립된 단지는 시범·목화·광장·미성·수정아파트 등 5 곳이다.재건축 사업에 불을 당긴 건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인근에 있는 서울아파트다. 최근 건축법에 따른 주상복합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여의공영과 GS건설 등 두 곳을 정했다. 오는 7월 입찰을 거쳐 최종 사업자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단지는 아직 추진위원회도 설립되지 않았지만, 일반 주거지역이 아닌 상업지역에 들어서 있어 지구단위 계획과 상관없이 개별 건축이 가능하다. 상업지역은 용적률이 200%대인 주거지역에 비해 면적을 세 배 가까이 늘릴 수 있다. 인근 공작·수정·초원아파트도 여기 해당된다. 서울아파트는 300가구 미만이어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의한 재건축이 아닌 건축법이 적용된 지주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방식은 신탁사와 주민들이 공동 시행사로 재건축 사업을 벌이는 형태로 조합이 아니라 ‘사업단’이 꾸려진다. 용적률을 일반 재건축과 달리 최대 750%까지 끌어올릴 수 있고 층수 제한도 덜 받아 사업성이 올라간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도정법에 따른 추진위 구성, 조합 설립 같은 재건축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돼 추진절차가 간소화된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서울아파트는 기존 12층 192가구에서 최고 51층 이상 299가구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된다.오랜 기간 지지부진했던 여의도 시범·수정·광장·한양아파트도 재건축 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시범 아파트가 추진위 재구성을 준비 중이고 수정·한양아파트도 추진위원장을 새로 뽑았다. 다만 목화아파트는 재건축에서 리모델링 쪽으로 사업 방향이 기우는 모습이다. 기존 용적률이 200%가 넘어 재건축으론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서울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좀 더 기다렸다가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여의도에 재건축 추진 동력이 다시 생긴 것은 2014년 말부터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을 잇따라 내놓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진 전체 가구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재건축 조합을 꾸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2분의 1 이상으로 바뀐다. 예컨대 전체 300가구 중 최소 200가구가 동의해야 조합을 만들 수 있는데, 이제 150가구만 찬성해도 된다는 얘기다. 상가 등 일부 조합원의 반대로 사업이 지연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또 기반시설이 풍부한 곳의 경우 기부채납을 땅 대신 현금으로 낼 수 있게 됐다. 조합이 기부채납하지 않는 땅에 주택을 지으면 사업성이 높아진다. 여기다 서울시가 지난해 발표한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르면 일반 주거지역 한강변 아파트는 최고 35층으로 층수가 제한됐지만 여의도는 용산·잠실과 함께 주상복합(복합건물)에 한해 51층 이상으로 지을 수 있다.재건축 기대감 속에 아파트값도 상승세다. 서울아파트 전용 면적 139㎡형은 지난해 말 16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19억원 안팎에 매물이 나온다. 5개월 만에 호가(부르는 값)가 2억원 이상 뛴 것이다. 공작아파트 전용 126㎡형은 지난해 말보다 5000만원가량 상승했다. 5월 초 10억7000만원에 팔렸고 현재 호가는 11억원 선이다. 다른 인근 단지도 아파트값이 올 들어 2000만원 전후 올랐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여의도동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재건축 시장 분위기가 괜찮은데다, 서울아파트 재건축까지 박차를 가하면서 여의도 일대에 기대심리가 커졌다”며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여 물건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여의도 일대 재건축 사업이 완료되면 강남권 못지않은 인기 주거지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낙관하긴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입지·교통 여건이 좋기 때문에 금융회사 임원과 연예인 등 수요가 몰릴 것”이라면서도 “아직 재건축 이후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아파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단지가 재건축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업성이 높지 않아서다. 재건축은 기존 용적률과 재건축 후 용적률의 차이가 클수록 사업성이 높다. 사업 후 용적률이 높아져 늘어나는 연면적 가운데 주민 몫을 제외한 나머지 가구를 일반분양해 수입을 벌어들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현재로선 기존 용적률 200%대인 여의도 일반 주거지역 내 아파트가 용적률을 높게 받아 가구수를 많이 늘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 사업 진행방식·속도 제각각 주민들의 재건축 의지도 변수다. 여의도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추진위조차 구성되지 않은 곳이 많다 보니 사업 자체에 회의적인 주민이 꽤 있다”며 “사업이 오래 걸리고 기대 수익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박합수 위원은 “단지마다 상업·주거지역이 섞여 있어 사업 진행방식이나 속도가 제각각인 것도 한계점”이라며 “사업기간이 최소 7~8년 이상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2016.05.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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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 본 기업빌딩相-강남·여의도편(하)

산업 일반

▶물이 우측에서 좌측으로 나가면 재물 얻는 데 유리 ▶건물의 예각은 ‘살기’ 상징해 피해야 ▶사무실 북쪽, 대문 남쪽이면 부와 명예 얻어 ▶지기와 역으로 앉은 건물은 하극상 우려 ▶무역센터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 모양으로 대명당에 속한다. ▶한국전력공사 네 모서리 각을 죽여 ‘살기’를 없앴다.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 모양으로 대명당에 속한다. ▶아이파크 기가 들고나는 주출입문을 발견하기 어렵다. 풍수적으로 과제를 던진다. ▶포스코센터 빌딩 앞에 물이 모여 탄천으로 나가는 명당지다. ▶스타타워 입주 기업들 홍역 치른 건 화기(火氣)가 강한 탓이다. ▶동부금융센터 지기 흐름과 반대로 앉은 방향은 하극상을 경계해야 한다. ▶전경련 한강을 내려가는 황포돛대 형국으로 터 흐름과 반대로 향을 정해 재정적 어려움을 봉쇄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건물 외양이 천원지방(天圓地方)으로 우주적 질서에 합당하다는 평이다. 서울에서 ‘강남’이라고 부르는 곳은 197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된 한강 이남의 강남구와 서초구를 말한다. 한강을 기준으로 남쪽이라면 영등포나 목동 혹은 강동구와 송파구도 포함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강남 사람’은 물론 그 외 지역의 사람들도 강남구나 서초구를 제외한 한강 이남을 ‘강남’이라고 부르는 데 동의하지 않는 묘한 정서가 흐르고 있다. 이는 강남이 지닌 사회·문화적 특수성과 경제, 특히 부동산 가치가 타지역과는 다르다는 수월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들 두 지역은 지리적으로도 타지역과 구분된다. 관악산에서 동쪽으로 내려온 지맥이 남태령을 지나 우면산을 일으키고 이 산을 중심으로 서쪽에 이수, 남쪽에 양재천, 동쪽에 탄천, 그리고 북쪽에 한강이 둘러싸고 있다. 우면산을 중심으로 보면 서쪽 관악산과 맥이 이어지는 남태령을 제외하고는 전 지역이 물속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거듭 말하지만 풍수에서 물은 경제와 인물을 주관하는 기운을 지니고 있다. 강남이 새로 ‘한국 부’의 중심에 떠오른 것은 이런 지기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한강처럼 큰 강이 오른쪽에서 들어와 왼쪽으로 나가는 지역은 인물보다는 재물을 얻는 데 매우 유리하다. 여기서 한강이 강남에서 보아 오른쪽에서 들어온다는 것은 강남이 한강을 향해 북쪽으로 열린 대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강북은 한강이 왼쪽에서 들어와 오른쪽으로 흘러간다. 조선조가 서울을 강북에 정한 것은 돈보다는 인물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이런 특성을 염두에 두고 강남의 주요 빌딩들을 살펴보자. 강남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이 대치동과 삼성동 일대다. 대치동(大峙洞)은 우리말 ‘한티(큰 재) 밑에 있는 동네’를 한자로 표기한 이름이다. 한티는 삼성로의 쪽박산(신해청 아파트 단지 자리)을 두고 한 말로 해석된다. 지형이 변하고 주위의 사정이 바뀌어 옛 모습을 찾기 힘들지만 이곳은 지금도 큰 언덕이다. 이 언덕의 근원은 멀리 우면산에서 내려온 맥이 도곡동의 매봉산을 지나 이곳까지 연결됐음을 보여 준다. 다른 한편 이 고개에서 보면 서쪽으로 역시 높은 고개(테헤란로 중간)가 있고 그 고개의 한쪽 능선은 삼릉공원과 봉은사 뒤 수도산(修道山)으로 연결돼 있다. 택지로 개발되기 전, 이 일대는 쪽박산과 수도산, 삼릉공원으로 둘러싸인 분지였다. 홍수가 나면 탄천이 삼릉공원 앞까지 밀려와 선릉 옆의 정릉(靖陵) 상석까지 물에 차기도 했다. 그런 지역이 지금은 상전벽해란 말처럼 완전히 달라졌다. 이 일대 전체 지형은 마치 금가락지와 같다. 이를 두고 금환낙지(金環落地) 형국이라고 한다. 음택이나 양택의 경우 그 주변에 마치 하늘로 오르는 계단 모양의 산이 있으면 1급지, 대명당으로 본다. 이는 천제(天梯)라고 불리는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이기 때문이다. 천제는 황제만이 이용하는 것인데, 이런 산이 주변에서 보인다는 것은 바로 그런 지위의 기운이 명당에 강하게 작용함을 의미한다. 드물게도 국내 건축물 중에서 천제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 작품이 있다. 삼성동에 있는 무역센터 빌딩이다. 최근 들어 강남 일대에 초고층 주거공간들이 들어서면서 무역센터 빌딩이 다소 가려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강남의 랜드 마크’로서 지위를 잃지 않고 있다. 국내 경기가 바닥까지 내려가고 있다고 걱정들 하면서도 아직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은 무역 분야가 경제를 지탱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품의 내용이 무엇이든 혹은 어느 대기업이 이를 주도하든 한국 수출의 저력은 바로 무역센터가 지닌 외형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무역센터는 그 외모가 앞서 말한 천제(하늘로 오르는 사다리)의 모습 그대로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가는 진취적인 기상은 다른 건물의 추종을 불허한다. 외국인이 설계했지만 동양적 수리관념에도 정통한 것 같다. 상수역학에서 5는 완전수다. 센터가 5개 부분으로 나뉜 것은 바로 이런 완전성과 성취감을 뜻한다. 그런가 하면 5는 새로운 세계로의 출발을 기약한다. 이를 확인하듯 빌딩의 앞면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동북방을 향하고 있다. 사업은 이런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을 지닌 건물에서 시작해야 한다. 무역센터 건너편에 한국전력공사 본사가 있다. 이 빌딩은 ‘에너지 한국’의 중추 기업답게 나무랄 데 없는 외형을 갖추고 있다. 전형적인 박스형 건물임에도 네 모서리의 각을 죽여 8면체,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주변 건물에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고 살기(殺氣) 또한 배제한 것으로 회사의 이미지를 잘 구현한 셈이다. 삼성동 일대의 비싼 대지에 비하면 건물 주위의 조경 공간이 매우 넓고 또 친환경적으로 조성됐다. 그런가 하면 이웃한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I-PARK)타워 빌딩은 건축학적으로나 풍수적으로도 많은 과제를 던지고 있다. 삼성동 일대의 대지가 기업의 터로서는 상품에 속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특히 아이파크타워나 한국전력 본사의 터는 논현로 일대의 언덕에서 내려오는 물을 그대로 받고 있어 최상급에 속한다. 대지가 좋으면 그 위에 건립되는 건물 역시 우수한 작품(?)이 된다. 아이파크타워의 준공에 맞춰 현대산업개발은 이 빌딩이 ‘자연을 상징하는 원과 첨단기술을 상징하는 직선을 모티프로 해 친환경적, 인간 중심의 건축 문화를 추구한 작품’이라고 널리 홍보했다. 자연을 상징하는 원은 타워 정면에 그린 대형 원을 통해 금방 알 수 있다. 첨단기술을 상징하는 직선은 타워의 옥상 왼쪽에서부터 사선으로 건물 내부를 통과해 밖으로 나오게 했다. 문제는 이 직선 부분이다. 심하게 표현하면 칼을 건물의 한편에 꼽아 놓은 모습이다.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다. 건물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구현하다 보니 기가 들고나는 대문(주출입문)을 여간해서는 발견하기 어렵다. 또 건물에서 맞은편 아셈타워를 바라보면 움푹 꺼진 지하아케이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동굴이 건물 앞에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이다. 이 건물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는 평소 그가 꿈꾸던 작품을 ‘한국에서의 실험’을 통해 성취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세계의 어떤 풍수사도 이런 건물을 ‘인간중심의 건물’로, ‘자연친화적 건물’로 추천하지는 않을 것이다. 방향을 돌려 테헤란로의 몇 빌딩을 살펴보자. 포항제철이 이곳 테헤란로와 삼성로가 만나는 로터리, 대치동 892번지에 지상 30층의 사옥을 건립했다. 1995년 8월 완공된 포스코센터는 포항제철이 직접 생산한 특수 강철을 골조로 사용한 인텔리전트 빌딩이다. 특히 설계에서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순수 국내 기술진에 의해 진행됐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고 95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포스코센터에서 보면 테헤란로의 언덕에서 내려오는 물이 대지 앞을 감싸고 흘러가 탄천을 만나고 탄천은 북으로 나아가 한강과 만나 서쪽으로 흘러간다. 삼릉공원과 봉은사 쪽에서 흘러오는 조래수(朝來水·혈을 향해 쏟아져 들어오는 물)와 뒤쪽 쪽박산 물이 모두 대지 앞에서 만나 역시 탄천으로 들어간다. 기업의 대지로서는 상품(上品)에 속한다. 포스코센터의 경우 동관과 서관을 각각 별개의 건물로 볼 것인가가 문제다. 별개로 볼 경우 각각의 건물 비율은 다소 빈약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지상 2층에서 두 건물을 연결하고 있어 대지 내 하나의 건물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 동관을 테헤란로 쪽으로 끌어내고 서관을 뒤로 물려 두 건물의 선후관계 혹은 주종관계(主從關係)를 분명히 한 점은 설계자의 의식 속에 ‘풍수’라는 문화 유전인자가 각인돼 있었다고 하겠다. 동관 30층 높이와 서관 20층 높이가 다소 균형을 깨는 것이 아닐까 싶지만, 이는 같은 대지 안에 여러 건물을 짓는 경우에는 매우 적절한 조치다. 포스코센터는 동·서 두 개의 빌딩을 내부에서 연결시켰을 뿐 아니라 외부로도 상호 연결, 하나의 빌딩으로 만들었다. 빌딩은 대지의 흐름대로 북향을 정면으로 취했다. 출입문은 동서남북에 각각 하나씩 있다. 북쪽 문과 동관의 동쪽에 있는 문은 주로 방문객이 이용한다. 주출입문은 서관의 남쪽에 있다. 종합해 보면 사무실은 북쪽, 대문은 남쪽이다. 이런 건물을 두고 부와 명예를 안겨 주는 연년택(延年宅)이라 부른다. 녹지와 조경은 상당한 정성을 기울였다. 다만 조형물(대개 조각 등 예술품을 말함)의 경우 건물의 형태나 규모에 비해 썩 잘 어울리는 편은 아니다. 조형물은 그 자체의 예술성보다는 건물의 기를 보호하거나 허한 곳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포스코센터와 이웃한 동부금융센터는 근래에 준공한 빌딩이다. 지하 7층,지상 35층의 이 빌딩 역시 테헤란로의 빌딩 무리에서는 독보적 위치를 확보한 경우에 속한다. 고층 빌딩의 단조로운 ‘커튼 벽’의 형태를 벗어나기 위해 직선과 사선, 수평선 등을 빌딩의 내외에 구현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전위적이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현대자동차 연구동이 본관보다 큰 것은 동생이 형을 능멸하는 듯하다. ▶LG트윈타워 등 돌린 형상인 상층부를 연결 통로가 보완해준다. ▶증권거래소 여의도라는 섬에 섬을 만들어 재물이 이중으로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외형에 몇 가지 문제가 없지 않다. 사선과 직선의 교차는 건물 외벽에 역삼각형을 만들어 놓았고 하체의 안정감을 취하기 위해 마련된 완만한 곡선은 자칫 ‘거만한 인상’을 풍기기 쉽다. 대인관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지기의 흐름과는 반대로 앉은 빌딩 방향(정면)은 금융업과는 조화를 이루지만 내부로부터의 하극상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건물 규모에 비해 대지가 협소한 것도 흠으로 꼽을 수 있다. 테헤란로 서쪽 역삼역에 이집트 피라미드 옆에 서 있는 오벨리스크처럼 생긴 오피스텔 빌딩이 스타타워다. 스타타워는 9월 1일자로 GFC(강남파이낸스센터)타워로 이름을 바꿨지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글에서는 스타타워로 부르고자 한다. 이 빌딩은 그 특이한 모습과 45층의 높이로 인해 강북의 웬만한 산에서는 한눈에 들어오는 ‘강남의 랜드마크’다. 테헤란로가 정보기술(IT) 산업으로 각광받을 때 이 빌딩에 입주하는 것만으로도 대박을 기약하는 징표로 인식됐다. 그러나 지금은 이른바 ‘스타타워 풍수 괴담’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초기의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떠도는 풍수설에 따르면 이 빌딩의 터는 화기(火氣)가 강해 여간한 힘을 지닌 사람이 아니면 그 기운을 누르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이 빌딩을 건설한 현대산업개발은 빌딩의 모양을 피라미드형으로 건설해 지기를 누르려고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빌딩에 입주한 유명 벤처기업들이 홍역을 치르고 건물의 주인도 자주 바뀌고 있음은 역시 미스터리라고 하겠다. 건물 자체의 외형은 나무랄 데가 없다.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와는 달리 빌딩 하단 네 귀퉁이에 ‘물의 신’인 거북이의 발을 석조로 형상화해 건물 전체를 거북이가 받들고 있는 형상으로 만들어 화기를 철저하게 막고 있다. 높이 45층은 9(4+5)가 의미하는 최고 또는 성공을 담보하는 상징과 더불어 더 큰 성취를 향해 나아가는 변화의 수이기도 하다. 벤처기업들이 다투어 입주한 것도 이런 수의 의미와 관련 있다. 건물 외형과는 달리 이 빌딩의 문제는 터에 있다. 역삼역 주변은 테헤란로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해당한다. 이 언덕의 서편 기슭, 경사면 한 블록을 터로 잡고 있다. 당연히 동쪽은 높고 다른 삼면은 낮다. 이런 터의 경우에는 동쪽을 뒤로 두고 서쪽으로 향을 정하는 것이 터의 기질을 살리는 것이다. 이 터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건물의 외형에 신경을 썼지만 지기를 누르기에는 부족하다고 하겠다. 현대자동차 빌딩이 자리한 서초구 양재동은 엄밀히 말해 강남과는 터의 성격이 다르다. 강남이 양재천 북쪽에 위치한 것과는 달리 이곳은 양재천 남쪽이다. 당연히 지맥도 우면산 줄기가 아니라 청계산 줄기다. 청계산은 수원 광교산에서 관악산으로 올라가는 지맥 중에 한 가지가 관악산을 보필하기 위해 만든 산이다. 청계산 줄기는 양재천으로 인해 서울을 눈앞에 두고 건너가지 못하는 곳이다. 강북 계동에서 이곳으로 본사를 옮긴 뒤 현대자동차는 세계화의 목표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일설에는 정몽구 회장이 양재동 사옥이 명당이어서 사업이 욱일승천한다며 본사 옆에 새로 연구센터 동을 건립하도록 했다고 한다. 그러나 묘하게도 연구동 건물을 세우면서 현대는 수난(?)을 겪었다. 양재동 터는 앞서 말한 것처럼 청계산 줄기가 동북쪽으로 내려와 양재천과 만나는 곳이다. 터는 동북쪽으로 열려 있다. 건물의 주출입구와 향을 정한다면 북쪽이나 동북방이 순리다. 양재천이 이 일대에서 활처럼 감고 돌아가 대지로서는 일품이다. 그런데 본관이나 연구동은 향을 지기가 내려오는 반대,곧 남향을 취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청계산과 달래내 고개에서 내려오는 물을 그대로 받게 돼 부를 축적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다만 경계할 것은 지기와 역으로 앉은 건물은 하극상의 소지가 매우 높다. 안으로부터 회사를 배신하는 사건(?)들이 종종 발생하게 된다. 이와 아울러 새로 지은 연구동을 본관과 비슷한 쌍둥이 건물로 지었지만 본관보다는 규모가 훨씬 크다. 이는 동생이 형을 능멸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장차 이런 단점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현대자동차로서는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여의도의 지세는 크게 보아 서울의 수구처(水口處·물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 강남·북의 기를 보호하는 위병의 역할을 맡고 있다. 그래서 예부터 사실은 별 쓸모없는 땅이라는 뜻에서 ‘너나 가져라’고 해 ‘여의(汝矣)’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세월의 변화와 더불어 땅은 각각 제 쓰임새를 만나게 마련이다. 여의도도 한국의 근대화와 더불어 경제성장의 한 상징으로 떠올랐다. 증권거래소를 비롯해 한국노총·전경련 등 경제 중추기관들이 이곳으로 옮겨왔는가 하면 뉴스의 첨병이라고 할 수 있는 방송국들이 모두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풍수에서 물은 돈이나 정보로 해석된다. 물 가운데 있는 여의도는 자연스럽게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고 서울의 위병 초소이므로 뉴스센터들이 자리 잡는 것 또한 당연한 귀결이다. 다시 여의도 전체 지형을 한강이란 물과 연결해 보면 마치 동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배, 혹은 거북이와 같다. 63빌딩 쪽이 앞이고 국회의사당 쪽이 뒤다. 여의도에는 3개의 ‘랜드마크’가 있다. 63빌딩, 국회의사당, 그리고 LG그룹의 트윈타워가 그것이다. 이 중 가장 늦게 세워진 트윈타워는 여의도 동서를 관통하는 중심에 위치, 세인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건물 윗부분이 삼각형으로 잘려나가 그 형상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비춰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어찌 보면 쌍둥이 형제가 서로 등을 돌리고 있어 건물이 주는 이미지의 통합성을 저해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과연 그런가? 먼저 대지 조건부터 검토해 보자. 이곳은 여의도의 주산인 국회 쪽에서 청룡 쪽으로 뻗어온 맥이 한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고개를 낮추면서 서향으로 판을 형성한 곳이다. 다소 한강 쪽으로 치우친 감이 있지만 대지 자체는 건물을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을 구비했다. 동쪽이 높고 서쪽으로 서서히 낮아지고 있어 이곳에 지을 건물의 방향까지 설정해 주고 있다. 대지의 모양은 구획정리로 사각형을 이뤄 크게 흠잡을 곳이 없다. 약간 높은 언덕과 평지가 조화를 이뤄 음양의 교감(交感)에도 별문제가 없다. 주변을 살펴보면 동쪽인 뒤가 허한 듯한 인상을 주지만 산보다 힘이 세다는 한강이 막아주고 있어 괜찮은 편이다. 가상(家相)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우선 동관과 서관이 같은 33층이면서 상층부가 마치 등을 돌린 상배(相背)의 형상을 띠고 있다. 이는 자칫 서로 등을 돌리고 제 갈 길로 가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상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마치 이런 형상을 우려한 듯 기단 부분에 3층 높이의 회랑을 두어 두 건물을 연결해 놓고 있다. 동관과 서관의 연결 고리를 보면 상당히 역학적(易學的) 의미를 담고 있다. 동관의 북측에서 서관의 남측으로 연결된 통로로 인해 두 건물의 평면도는 마치 만자(卍字), 혹은 번개를 상징하는 Z형태를 이룬다. 이는 상부의 경사면이 가져오는 ‘등 돌림’의 인상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만자는 우주생성의 원리인 태극 모양으로 진취성과 생산성을 상징한다. 번개 모습 또한 발전·변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다 일반적으로 쌍둥이 건물이 지닐 수 있는 경쟁의식을 피하기 위해 형과 아우의 위계질서를 분명히 밝혀 놓고 있다. 이는 동관에서 서관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의해 증명된다. 두 건물의 외양이 지닌 가로 세로의 비율은 거의 1대 1에 가깝다. 약간 후덕한 맛은 없지만 그렇다고 빈상(貧相)은 아니다. 다만 경사면과 연결된 외부의 벽이 아코디언 형으로 주름이 잡힌 것은 부드러운 곡선에 비하면 훨씬 못하다. 예각은 살기를 지니고 있다. 당연히 건물 종사자들의 정신적 안정을 저해하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트윈타워는 동관과 서관을 연결해 하나의 건물 형태를 취했지만 대지 남쪽의 주차장에 동관을 중심으로 담을 쌓아 각각 별개의 건물로 만들어 놓았다. 한 울타리 안에 살림을 따로 차리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LG그룹이 GS, LS, LG로 분할하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하나 더 언급한다면 주변 남쪽의 공작아파트와 서울아파트가 마치 전차 군단의 모습을 하고 트윈타워를 향해 공격해 오는 모습이다. 이를 참작해 항상 내부보다는 외부로부터 오는 공격에 대응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 KBS 건너편에 자리한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건물은 외형이 여의도를 그대로 빼닮았다. 앞뒤로 3층의 현관을 달고 중앙에 19층의 본 건물을 세워 마치 한강을 내려가는 황포돛대와 같기 때문이다. 터는 LG트윈타워와 반대편에 자리해 샛강 쪽에 치우쳐 있지만 이는 일반적으로 협의체 건물이 지닌 성격을 그대로 구현한 셈이다. 터 자체로 보아 청룡 쪽의 한강에 비해 재물을 담당한 백호 쪽 샛강이 작다는 것은 재정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샛강이 넘치는 때가 있듯이 대기업 총수들의 관심이 고조되면 이 또한 능히 해결하게 된다. 그럼에도 전경련 빌딩은 건물을 지으면서 터의 흐름과는 반대로 향을 정해 지기의 청룡 백호를 반대로 돌려놓아 재정적 어려움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처음 건립되었을 때와는 달리 근래에는 좌우에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 건물의 기를 보완해 주고 있다. 천원지방(天圓地方),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졌다는 생각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해 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은 같았다. 여의도의 많은 빌딩 가운데 드물게도 천원지방의 사상을 의도적으로 도입한 건축물이 있어 시선을 끈다. 여의도공원 중앙에서 증권거래소 쪽을 보면 첫눈에 띄는 굿모닝신한증권빌딩이 그것이다. 이곳의 터는 여의도 중심에 자리해 흠잡을 곳이 없는 완벽함을 갖추고 있다. 주위를 감싸고 있는 다른 터와의 균형도 매우 좋다. 건물 외양은 위에서 지적한 천원지방의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 내부의 원을 중심으로 그 밖은 방형(方形: 사각형)이 감싼다. ‘7’이란 숫자를 기준으로 위로 점점 올라가는 원과 사각형의 모습에서 진취적인 기상을 읽을 수 있다. 건축주는 이를 촛불 형상으로 보았지만 오히려 등대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증권회사 건물로는 ‘시장의 등대’로 자임할 수 있다. 주변 도로와의 관계도 나무랄 데 없다. 뒤에는 능선 역할을 하는 대로가 동서로 시원하게 뻗어 있고 좌우로는 작은 도로들이 감싸고 있다. 이들 도로 자체가 보호막인 청룡·백호 역할을 한다. 건물의 외양과 더불어 내부도 음양 조화의 원리를 구현하고 있다. 밖을 감싸고 있는 사각형은 음이요, 그 안은 양을 상징하는 원이 중심을 이룬다. 이는 한마디로 세포 구성의 원리와 같다. 또 건물 밖 네 귀퉁이에 원통형을 세워 대지와 건물의 균형 감각을 보여주는 것도 탁월한 배치다. 그러나 이 건물은 한 가지 미완의 장을 남겨두고 있다. 이는 바로 동편에 남아 있는 옛 안보 전시장의 대지다. 여기에 어떤 건물이 들어서는가에 따라 향후 길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가능한 한 이 빌딩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건물이 들어서야 한다. 79년 명동에서 여의도로 증권거래소가 옮겨 왔을 때, 많은 투자자는 우려를 금치 못했다. 허허벌판에 외롭게 서 있는 거래소 건물은 당시 허약한 한국 증권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거래소는 이제 증권선물거래소로서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주목을 받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명동에서 여의도로 시장을 옮긴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하겠다. 터는 여의도의 노른자위에 해당한다. 한 블록을 통째로 사용하므로 주변의 도로 사정 역시 매우 좋다. 사방의 도로는 이 터를 여의도라는 섬 안에 섬으로 만들어 재물이 이중으로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장을 상징하는 4층의 부속 건물과 본관 21층이 터의 왼쪽 청룡에 자리해 오른쪽 백호가 빈약했다. 사람 위주의 건물 배치였다. 그런데 근래 백호 쪽에 14층 높이의 새 건물을 지었다. 동일한 대지 안에 나중에 지은 동생 건물이 형보다 작은 것은 풍수적 법도에 지극히 합당한 것이다. 이로 인해 좌우의 균형이 잡혔다. 독립된 3개의 건물을 회랑으로 연결해 하나의 건물로 만든 것도 비슷한 경우의 다른 건물에 비하면 모범 사례에 해당한다. 한국증권선물시장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는 것을 이 빌딩이 증언한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2006.09.1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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