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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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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육로 폭파' 동해선에 방벽 구조물 설치 진행

정책이슈

북한이 폭약으로 폭파해 남측과의 연결을 끊어버린 동해선 육로에서 방벽 구조물을 세우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24일 군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5일 폭약으로 동해선과 경의선을 폭파한 뒤 잔해를 제거하고 땅을 다지는 작업을 이어왔으며, 최근부터는 동해선에서 구조물 설치 작업을 하는 모습이 감시장비 등에 포착됐다.작업은 구조물의 뼈대 부분 설치로 시작됐는데 이후 콘크리트를 타설해 방벽을 세우는 방식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이는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 일대에서 지난 4월부터 벌여온 방벽 설치 작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방벽은 전차의 이동과 군인·주민의 탈북을 막는 용도로 추정된다.군 소식통은 "경의선에서는 아직 구조물 설치 작업 정황이 없다"면서도 조만간 북한이 비슷한 작업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미국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지난 20일자 경의선 일대 위성사진에서는 북한이 폭파한 경의선 도로에 사각형 모양으로 구분되는 지대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구조물 설치를 위한 정지작업으로 추정된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북한은 동해선과 경의선을 폭파하기 전인 지난 9일 총참모부 보도문을 통해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앞서 북한은 작년 11월 경의선 도로 인근에 나뭇잎 지뢰를 살포했고, 같은 해 12월 동해선에 지뢰를 매설했으며, 올해 3월 동해선 도로 펜스를 철거했고, 4월엔 경의선 도로 가로등을 철거했다. 이어 5월에는 동해선 철도 레일 및 침목을 제거했고, 6월에 동해선 도로 가로등을 철거했으며, 7월엔 경의선 철도 레일 및 침목을 제거했고, 8월엔 경의선 열차 보관소를 해체했다.김명수 합참의장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북한 남북 육로 차단 작업 관련 사진을 공개하면서 "경의선과 동해선은 8월에 차단됐다"며 "이런 움직임은 사전에 감시되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2024.10.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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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당국

정책이슈

북한이 한반도 전쟁 발발시 최대 3개월정도 버틸 수 있는 군수물자를 확보했다는 국방부 분석이 나왔다.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23일 국방부 국방정보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한반도 전쟁이 발생할 경우 약 1개월에서 3개월 정도 지속할 수 있는 전쟁 물자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자료에 따르면 북한에는 현재 약 200곳의 군수공장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해당 공장들은 전투기를 제외한 주요 물자들과 탄약 등을 자체 생산할 설비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해당 공장들은 전시상황을 대비해 구축된 만큼 지하 요새화되어 있어 정확한 분석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국방정보본부는 "러·우전쟁 이후 북한이 러시아에 수출한다고 알려진 무기들을 생산하는 군수공장의 경우, 현재 무기 생산을 위해 최대치로 가동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북한은 러·우 전쟁 발발 이후 군수물자를 러시아에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러시아향 지원에도 북한의 전시 비축 물량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다만 정보본부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정보본부는 "현재보다 많은 양의 무기 수출이 지속된다면 북한군도 수급 부족에 따른 훈련 차질과 확보물량 감소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북한이 지금까지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로 반출한 컨테이너는 2만개 이상으로 추정됐다. 지난 8월 27일에는 국방부 추산 1만3000여개, 9월 4일 미군 추산 1만6500여개로 예측했으나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정보본부는 "러시아와 북한이 호환 가능한 122㎜ 방사포탄, T 계열 전차 포탄 등도 지원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2024.10.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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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의·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 준비 정황 포착

정책이슈

요새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 폭파를 준비하는 정황이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다.15일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군은 총참모부 담화 발표 이후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폭파를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이 소식통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이러한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우리 장병과 국민의 안전보호조치를 강구하는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9일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되게 된다"라고 발표했다.북한은 같은 날 유엔사-북한군 통신선을 통해 보낸 통지문에서 "우리 측은 10월 9일부터 남쪽 국경선 일대에 우리 측 지역에서 대한민국과 연결됐던 동·서부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기 위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우리 군이 이번에 포착한 북한의 활동은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완전히 끊고 요새화 공사를 하려는 작업으로 보인다.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남북을 잇는 도로 주변에 지뢰를 매설하거나 가로등, 철로 제거 등 육로 단절을 진행해 왔다. 지난 4월부터는 비무장지대에 대전차 장애물로 추정되는 방벽을 설치하고 지뢰 매설, 철조망 설치 등을 진행하고 있다.김명수 합참의장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남북 육로 차단 작업 관련 사진을 공개하면서 "현재 경의선과 동해선은 완전 철거되고 허허벌판"이라며 "대전차 방벽과 유사한 형태로 10여 곳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2024.10.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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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책이슈

북한이 남측과 연결되는 도로·철도를 완전히 끊고 '남쪽 국경'을 영구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에 돌입한다.1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이어 "공화국의 남쪽 국경 일대에서 일촉즉발의 전쟁위기가 날로 고조되고 있는 엄중한 사태에 대처하여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우리 공화국의 주권행사영역과 대한민국 영토를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는 것을 공포한다"고 설명했다.또 이번 조처에 대해 "제반 정세하에서 우리 군대가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인 대한민국과 접한 남쪽 국경을 영구적으로 차단, 봉쇄하는 것은 전쟁억제와 공화국의 안전수호를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총참모부는 "예민한 남쪽 국경 일대에서 진행되는 요새화 공사와 관련해 우리 군대는 오해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부터 지난 9일 9시 45분 미군측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고 공개했다.북한은 지난해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선언 후 지속적으로 남북 통로를 차단해 왔으며, 이번엔 이를 공식화 한 것이다. 올해 1월에 경의선·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6월과 7월에는 각각 동해선과 경의선 철로를 철거했다. 지난 4월부터는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서 대전차 장애물 추정 방벽 설치와 지뢰 매설, 불모지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전문가들은 북한군의 이번 남북 '영구 봉쇄·차단' 조치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선언의 연장선상으로 해석했다.이날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총참모부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우리 군은 일방적 현상 변경을 기도하는 북한의 어떠한 행동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한편,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북한군의 공사 동향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2024.10.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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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북한

국제 이슈

북한 "9일부터 남한 연결 도로·철길 단절...요새화 공사"

2024.10.0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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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이모저모

국제 이슈

━ 통계 | OECD, 2019년 글로벌 경제 성장전망 하향 조정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글로벌 경제성장의 주요 걸림돌로 무역마찰과 정치 불안을 꼽으며 지난 5월 21일 발표한 경제전망 최신판에서 올해 성장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 OECD는 “투자와 세계 교역의 반가운 반등세”와 “많은 나라에서의 탄탄한 고용창출” 덕분에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3.9%까지 상승한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세계의 대다수 경제 대국에서 고용시장은 변함없이 강세를 보이지만, 글로벌 무역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OECD의 로렌스 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글로벌 GDP 성장 전망을 3.2%로 낮추기로 한 OECD의 결정에 지지를 표하며 이렇게 설명했다. “무역마찰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심리가 냉각되고 투자가 감소하고 제조업이 타격을 입었다.”이처럼 전망을 낮춰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OECD는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이 부과한 관세는 추정치에 이미 통합됐지만, 최근 다시 불붙은 세계 양대 경제 대국 간 무역전쟁은 반영하지 않았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전망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완전 탈퇴)의 여전한 위협과 경제성장률을 안정화하는 중국의 능력에 관한 불확실성이 더해져 OECD는 “부정적인 위험이 실현되거나 상호작용을 일으킬 경우 경제성장이 크게 약화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다음 차트는 가장 최근의 2019년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이 1년 전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준다. 세계 경제 대국들을 살펴보면 미국만 제외하고 모두 2019년 성장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펠릭스 릭터 스타티스타 기자 ━ 이란 | 트럼프 대통령, “이란 끝장내겠다” 위협 지난 5월 19일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 로켓이 떨어졌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불길한 최후통첩이 담긴 트윗을 띄우면서 미국에 대한 위협은 “이란의 공식적인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오후 ‘이란이 싸움을 원한다면 그들의 공식적인 종말이 될 것’이라며 ‘다시는 절대 미국을 위협하지 말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그의 트윗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요새화된 그린존에 로켓이 날아들었다고 워싱턴 포스트와 기타 언론매체가 보도한 직후 나왔다.이라크군은 “카츄샤 로켓이 그린존 한복판에 떨어졌지만 어떤 피해도 없었다”고 로이터 통신에 간단히 전했다. 공격 직후 아무도 배후를 자처하지 않았지만, 이라크 당국은 지역 내 이란의 후원을 받는 시아파 무슬림 민병대를 의심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바그다드 경찰이 바그다드 동부에서 로켓 발사장치를 발견해 그 지역을 봉쇄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미국-이란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2년 사이 크게 악화됐다. 백악관은 지난해 이란이 제재완화를 이용해 무장단체와 탄도미사일 활동을 후원한다고 비난하며 2015년 다국간 핵협정에서 탈퇴했다. 지난 4월 미국은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해 긴장을 고조시켰다.미군은 최근 에이브러험 링컨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 부대를 페르시아만에 배치했다.- 크리스 모란 뉴스위크 기자 ━ 대만 | 아시아 국가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 대만 의회가 지난 5월 17일 기념비적인 표결에서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의원들은 동성 커플이 ‘배타적인 영구 결합’을 이루고 관청에 ‘결혼 등록’을 신청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동성결혼 법안에 대한 지지를 공표했다. CNN 방송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2019년 5월 17일 대만에서 사랑이 승리했다’며 ‘진정한 평등을 향해 거보를 내디뎠으며 대만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었다’고 썼다.법안의 통과는 대만의 성적소수자 사회에 큰 승리다. 새 법안은 동성 커플에게 제한적인 입양권, 양육수당과 함께 다른 부부들이 누리는 세제와 건강보험 혜택 중 다수를 부여한다. 이 법안은 종교단체들의 강한 반대에 부닥쳤다. 대만의 동성애자 커뮤니티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이 법안을 지지해 왔다.표결 전 의회 건물 앞에서 수천 명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한편 다수의 지지자는 ‘표결은 반드시 성공한다’고 적힌 피켓을 손에 들었다. 대만의 동성결혼 합법화 노력은 2017년 헌법재판소가 동성결혼을 합헌으로 판결하면서 시작됐다. 헌재는 또한 대만 의회에 2년의 시한을 주면서 기존 혼인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그 법안이 2019년 5월 24일 자동으로 발효되도록 했다.많은 커플이 헌재가 정한 5월 24일의 시한에 맞춰 결혼식을 계획했지만, 그것이 실제로 발표될지는 불확실했다. 대만결혼 평등연합의 제니퍼 루 대변인은 “대만 의회가 성평등 역사에 새 페이지를 쓸지 아니면 어렵게 쟁취한 대만의 민주주의·인권·법치에 또 다른 타격을 가할지 세계가 지켜본다”고 말했다.“동성애자 커뮤니티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5월 24일 합법적으로 결혼해 신분증에 배우자로 등록돼 전체 법률 체제에서 ‘배우자’로 대접받고 존중받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리마 로이 아이비타임즈 기자 ━ 건강 | 빨리 걸으면 오래 산다 빨리 걷는 사람은 체중과 상관없이 장수할 가능성이 크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개인의 체질량지수보다 신체단련 수준이 더 정확한 건강 지표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조사 결과다. 영국의 연구팀은 2006년 3월 13일~2016년 1월 31일 영국 바이오뱅크(영국인들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조사에 참여한 47만4919명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피험자들은 자신들의 평소 걷는 속도가 느린지 일정한지, 평균인지 또는 활발한지 응답했다. 연구팀은 또한 피험자의 BMI, 허리둘레, 체지방률 등의 요인들을 측정했다. 평균적으로 피험자들의 연령은 58.2세, BMI는 26.7로 과체중으로 분류됐다.활발하게 걷는다고 답한 피험자의 기대수명이 BMI와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보다 길었다. 여성의 경우 86.7~87.8세, 남성은 85.2~86.8세였다. 한편 천천히 걷는 사람들은 기대수명이 짧았다. 특히 천천히 걸으면서 건강한 그룹으로 분류되는 BMI 20 이하인 사람들에게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 그룹 여성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72.4세지만 남성은 64.8세로 떨어졌다.학술지 메이요 클리닉 회보에 발표된 논문의 작성자들은 이렇게 결론지었다. “활발히 걷는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다양한 수준과 지표의 비만에 걸쳐 일정하게 나타났다.” 여기서 ‘비만’은 심각한 또는 병적인 과체중을 말한다. 논문의 대표 작성자인 톰 예이츠 교수는 “우리 결과를 뒷받침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신체단련 강화가 건강증진에 최고로 꼽힌다는 사실은 충분히 입증됐다. 특히 천천히 걷는 사람들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보행속도를 높이는 것이 신체단련 수준을 강화하는 좋은 방법이다.”-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

2019.06.0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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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엘리트 위한 통일 정책 개발해야”

정책이슈

미국 랜드연구소 보고서, 평화적 접근법 최선이지만 ‘포스트 김정은’ 세력과의 협상 중요하다고 지적 남북한이 역사적인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평화적인 접근법이 한반도를 통일하는 최선의 길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군사안보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지난 10월 31일 ‘한반도 통일의 대안적인 길(Alternative Paths to Reunificatio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펴냈다. 국제·국방 선임연구원 브루스 W. 베넷이 한국국제교류재단을 위해 작성한 이 보고서는 한반도 통일로 이어질 수 있는 세 가지 주요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첫째 시나리오는 제2의 한국전쟁, 둘째는 북한 정권의 붕괴, 마지막은 남북 양측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평화의 과정이다.베넷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점령하거나 북한이 한국을 점령할 수도 있지만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점령했다고 해도 별다른 문제없이 통일되는 게 아니라 막대한 전쟁 비용, 불안정한 평화로 이어지거나 그 반대의 상황으로 다시 나뉠 수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 북한 정권이 붕괴한다면 한국·미국이 개입해 후임 정권과의 협상을 통해 통일을 이룰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 평화로운 통일은 한국이 주도할 수도 있고 북한이 주도할 수도 있다. 남북한의 전면적인 협력으로 이뤄질 수도 있고, 북한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연방제 방식으로 시도될 수도 있다.”한반도는 제2차 세계대전의 승자인 소련과 미국에 의해 분단된 이래 냉전시대의 이념 대립에 따라 완전히 분리됐다. 정부 수립 후 얼마 안 된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은 북한과 미국이 주도한 유엔 사령부의 도움을 받은 한국이 치열하게 싸웠지만 1953년 공식적인 평화협정 없이 교착 상태로 마무리됐다.20세기 하반기에 남북한은 적대적인 발언을 주고받으며 서로 자신이 요구하는 조건에 따라 한반도가 궁극적으로 통일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00년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남과 북이 함께 통일을 자주적으로 해결하자는 내용의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다. 2007년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만난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이 정책이 재확인됐다(두 정상은 6·15 남북공동선언에 기초한 ‘10·4 남북공동선언’을 채택했다). 그러나 그 후 북핵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한반도를 지배했다.그러다가 올해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 화해의 손을 내민 이래 남북 정상이 3차례나 만나는 역사적인 긴장완화의 상황이 전개됐다. 특히 김 위원장이 오랫동안 북한 정권의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여겨진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지지하고 환영했다. 그에 따라 남북한은 평화로 가는 주요 조치를 취했다. 남북한 군과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 사령부는 세계에서 가장 견고하게 요새화된 휴전선에 위치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비무장화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통일의 가능성이 거듭 제기됐다. 미국이 의구심을 표하며 속도 조절을 요청하는 데도 문 대통령은 평화 프로세스를 열정적으로 진전시키고 있다.70여 년에 이르는 분단은 남북한 사이에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베넷 연구원은 “평화적인 통일이 바람직하지만 양측의 사회적·정치적 문화가 너무 달라 완전한 통합이 평화롭게 이뤄진다고 상상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측 모두 통일을 꿈꾸지만 꿈의 내용이 서로 완전히 다르다. 또 양측은 통일이 이뤄지면 중견국에서 주요 국가로 부상해 세계에서 더 나은 위상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 그러나 양측 정부와 사회의 차이가 너무 커 단시일에 평화로운 통일을 이루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평화로운 통일은 연방제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다가 어느 한쪽이 통일에서 패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 깨질 수 있다. 양측 모두가 만족하는 ‘윈-윈’은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전문가들은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는 남북한 사이의 재래식 전쟁으로도 약 10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과 외국 관리 다수는 그런 전쟁의 재앙적인 결과를 거듭 경고했다. 이제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화해의 무드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베넷 연구원은 협력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위한 잠재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개념적으로 남북한은 연방제를 도입할 수 있다. 정부 기능의 대부분(특히 지방정부의 경우)이 분리된 상태로 남아 있으면서 남북한 사이에 어느 정도의 협력과 통합이 진행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런 통합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완전한 통일에 근접할 만한 수준이 되려면 수년 아니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그러나 그런 접근법의 함정은 한쪽 정부가 다른 쪽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넷 연구원은 만약 북한이 정보의 흐름과 군사력에 대한 통제력을 지배하게 되면 “한국이 그것을 받아들일 경우 5~10년은 비교적 안정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이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 “다른 한편으로 만약 한국이 인구와 경제를 내세워 주도권을 쥘 경우 일단 북한 엘리트층이 한국 정부와의 관계가 편안해지면 김 씨 일가의 체제는 전복될 수 있다.”베넷 연구원은 개인적으로 김 씨 정권의 붕괴가 진정한 통일을 이룰 가장 가능성이 큰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미국이 그런 시나리오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런 상황이 중국의 개입과 잠재적인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한국 정부는 ‘포스트 김정은’ 세력과의 협상을 통해 통일 과정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기 위해선 김정은을 대체할 수 있는 북한 엘리트들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한국 정부가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아무튼 한국은 통일을 얻기 위해 전면전을 치르는 방안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에도 그렇다. 전쟁을 통한 통일의 비용은 부담하기에 너무 크다.”- 톰 오코너 뉴스위크 기자

2018.11.1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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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했던 북-미 관계

산업 일반

한국전쟁부터 싱가포르 정상회담까지 양국 사이에서 벌어진 주요 사건을 사진으로 간추린다 지난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하고 합의문에 서명했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사상 최초로 이뤄진 이번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말 그대로 험난했다.1945년 한반도가 일본의 식민통치에서 해방된 지 3년만인 1948년 서로 적대적인 정부가 남과 북에 들어서면서 한반도는 분단을 맞았다. 북에는 공산주의 정부, 남에는 민주주의 정부가 수립됐다. 결국 1950년 북한군이 38선을 넘어 남한을 기습 공격하면서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미국이 이끈 유엔군이 중국과 소련의 지원을 받은 북한군과 전투를 벌였다. 3년 동안 지속된 전쟁으로 약 300만 명이 숨지고 500만 명 이상은 실향민이 됐다.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서명되고 양측의 군은 서로 물러나 비무장지대(DMZ)를 만들었지만 엄밀히 말해 지금도 여전히 전쟁 상태로 남아 있다. 북한은 7월 27일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이라고 부르며 남한에 미군이 주둔함으로써 한반도의 대치 상황을 만들었다고 비난한다. DMZ는 세계에서 가장 치밀하게 요새화된 전선이다.북한은 2011년 12월 이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이자 북한 정권을 세운 김일성 주석의 손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통치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개발과 경제발전이라는 병진노선을 내세우며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로 도발을 계속했다. 특히 지난해 말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 전역이 핵무기 사정권에 들어오는 강력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전쟁을 불사할 듯한 설전을 벌였다.그러나 그 이후 북한과 외부 세계의 관계는 평화 구축 쪽으로 급선회했다. 올해 초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한국의 중재로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시작했고 지난 5월 24일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의 연대표를 사진으로 추려 본다.- 뉴스위크 편집부

2018.06.2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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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샷

만평

━ 한국 | 판문점 - 새로운 역사의 출발선에서 “평화와 번영 북남 관계가 정말 새로운 역사가 씌어지는 그런 순간에서,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쏜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여기 왔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난 4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계에서 가장 요새화된 휴전선을 넘어 남쪽 땅으로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잡으며 역사의 새 장이 열렸다. 두 지도자가 활짝 웃으며 함께 걷는 모습은 지난해 북한이 미사일·핵실험을 잇따라 실시하고 국제 사회가 전면적인 제재로 맞대응하면서 긴장이 고조되던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남북 정상은 곧바로 회담장으로 이동해 비핵화와 평화 그리고 남북한간 관계개선을 논의했다. 수십 년에 걸친 남북한 간의 갈등 종식을 목표로 하는 이번의 극적인 만남 몇 주 뒤에는 미-북 정상회담도 열린다.-톰 오코너 뉴스위크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 리야드 - 황사는 양반이네 지난 4월 23일 모래폭풍으로 뒤덮인 리야드를 향해 차들이 도로 위를 질주한다. 수도 리야드를 포함해 사우디의 많은 지역에 모래폭풍이 일면서 많은 가정에 전력이 끊겼다. 강풍을 동반하는 이런 규모의 모래 폭풍은 수백m 높이까지 하늘을 뒤덮기도 한다.

2018.05.0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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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대만을 침공할까

국제 이슈

시진핑 주석은 ‘하나의 중국’ 아래 통합 꿈꾸지만 전면전에 의한 합병은 옵션이 아닐 듯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은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강화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곧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촉발됐다.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지난해 대만 부근에서 16차례의 훈련을 실시했다. 중국 정부는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말하면서도 대만의 독립 선언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반복했다. 가장 최근엔 하이난성 동부 해역에 랴오닝 항공모함 전단을 동원해 대규모 군사훈련과 해상 열병식을 한 데 이어 지난 4월 18일 대만해협 부근의 중국 취안저우 앞바다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했다.이런 훈련은 중국이 최근 통상 분쟁 중인 미국과 함께 차이잉원 정권 출범 후 독립노선을 강화하는 대만을 겨냥한 무력시위로 보인다. 중국 대만판공실도 이번 대만해협 실탄훈련과 관련해 “중국은 줄곧 대만 독립에 결연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며 “어떤 형식의 대만 독립 분열행위도 좌절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월 개최된 전국인민대표대회의 폐막 연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한 내용과 다르지 않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어떠한 국가 분열 행위도 이겨낼 수 있다.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고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전체 중화민족의 공통된 바람이자 근본 이익이다. 이런 민족의 대의와 역사적 조류 앞에 어떠한 분열 행위와 꼼수도 반드시 실패할 것이고 인민의 규탄과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중국 인민은 어떠한 국가 분열 행위도 굴복시킬 능력이 있다. 위대한 조국의 한 치의 영토도 절대로 중국에서 분리할 수 없고, 분리될 수도 없다.”시 주석의 이런 언급은 그 얼마 전 제정된 미국의 ‘대만여행법’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는 행위라고 인식하며, 이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공직자 상호 방문을 못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16일 미국-대만 고위 공직자의 상호교류를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에 서명했다. 이 법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리자의 대만 방문 뿐 아니라 대만 고위급 정부 인사의 미국 방문이 허용된다. 대만 독립노선을 지향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의미다.대만은 마오쩌둥이 1949년 공산주의 중국의 건국을 선포했을 때 그의 내전 상대인 국민당이 그곳으로 탈출해 정부를 세우면서 중국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럼에도 중국은 시종일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강조하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중국이 과연 전면전을 통해 대만을 무력 합병하고 싶어 할까? 개인적인 견해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 그런 시도를 한다고 해도 중국이 승리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런던대학 동양아프리카연구학원(SOAS) 산하 중국 연구소 소장인 정치학자 스티브 창은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은 앞으로 5년 안에는 그럴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만약 대만을 침공할 경우 대부분의 전선에서 첨단 장비와 병력 등의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는 시 주석 아래서 중국 정부는 비교적 위험 감수를 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 트럼프 정부와 거래를 하지 않고선 PLA가 군사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설명이었다.런던정경대학(LSE)의 크리스토퍼 휴즈 국제관계학 교수도 창 소장의 견해에 동의했다. 대만의 군사력이 대단하진 않지만 그 섬은 천연요새화됐기 때문에 침공하는 적에 상당한 피해를 가할 수 있다고 그는 논평했다. “만약 침공했다가 실패하면 중국 공산당 정권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중국 남동부 해안에서 177㎞ 떨어진 작은 섬나라인 대만은 확고한 방어망을 구축했다. 해안선을 따라 포대와 첨단 지뢰, 대함 미사일이 배치됐고 첨단 조기경보 시스템을 갖췄다. 대만 해안선의 약 10%에 해당하는 상륙 적합 지역을 이런 장비가 방어하고 있다. 그 외에도 대만은 만일의 경우 요새 침투에 성공한 적군들로부터 섬을 방어하기 위해 15만 명의 병력을 신속히 배치할 수 있다. 이번 중국 해군의 실탄사격 훈련에서도 대만 국방부는 그에 대비해 해군 함대에 출동대기 명령을 하달했다. 또 대만군은 미사일 부대에 신속한 전투준비 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하는 한편 육군과 공군에는 각각 정보감시망 강화와 감시범위 확대에 만전을 기하라고 명령했다. 중국이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라는 뜻이다. 휴즈 교수는 “따라서 중국으로선 침공보다는 심리전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다른 나라들이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도록 하려고 위협과 강요만이 아니라 때로는 실제로 힘도 사용했다. 지난 1월 세계적인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실수로 티베트·대만·홍콩·마카오를 각각 별도의 독립국으로 표기했다. 그러자 곧바로 메리어트의 중국어 웹사이트가 폐쇄됐다. 중국 당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엄정 대응에 나선 것이다. 메리어트 측은 ‘모든 관련 콘텐트를 내리고 부정적인 영향을 없애라’는 중국 당국의 요구에 따라 중국 최대의 SNS 플랫폼인 웨이보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중국 정부와 네티즌 수색대가 나서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 이 원칙을 준수했는지 조사에 나서면서 그런 적발 사례가 급증한다. 그들은 다국적기업의 웹사이트를 정기적으로 검토하면서 메리어트처럼 대만을 독립국으로 표기하는 기업체를 발견하면 강도 높게 비난하거나 그들의 중국 사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한다.휴즈 교수는 “그처럼 중국은 대만에 계속 압력을 가해 그들이 협상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도록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창 소장은 이를 두고 “살라미 슬라이싱(salami slicing)”이라고 부른다. 훈제 소시지를 조금씩 잘라 야금야금 다 빼앗아 먹는다는 뜻으로 상대방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까지 보복 강도를 조금씩 높여가는 전략을 가리킨다. “그들은 여러 수단을 하나씩 동원해 계속 대만을 압박한다.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거나 다른 나라들에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도록 강요하거나 대만의 동맹국들을 하나씩 줄여나가는 방식을 사용한다.”대만 경제를 중국과 통합함으로써 정치 통합을 이루겠다는 중국의 전략은 지금까지 역효과만 냈다. 지난 몇 십년 동안 중국이 대만에 압력을 가할 때마다 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났다. 2016년 총선에서 대만은 중국의 압박에 맞서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DPP)을 지지하고 차이잉원 후보를 총통으로 선출했다.휴즈 교수에 따르면 DPP는 총선에서 완승을 거뒀다. 젊은 세대가 중국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대거 투표한 결과였다. 그는 “중국은 자국 시스템을 손상시킨다”며 “대만의 젊은 세대는 민주주의 아래서 성장했고 중국인이 아니라 대만인이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창 소장에 따르면 대만은 중국이 홍콩을 어떤 식으로 대하는지 지켜보고는 그와 비슷한 거래를 거부하게 됐다. 중국은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돌려 받을 때 홍콩과 ‘일국양제’를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홍콩에 어느 정도의 자치권과 보통선거권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20년 뒤인 지금 홍콩 시민은 직접 투표로 수반인 행정장관을 선출할 순 있지만 후보는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창 소장은 “일국양제를 보는 대만의 시각은 아주 단순하고 직설적”이라며 “그들은 그런 제도를 처음부터 원치 않는다며 한마디로 ‘노’라고 잘라 거절한다”고 말했다.협상이 불가능하다면 중국은 궁극적으로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할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중국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발발할 수 있는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군의 현대화를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이 벌어질 경우 미국이 개입할 게 분명하다. 미국은 1979년 대만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단절한 뒤 중국 지도부가 유지해 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해왔지만 ‘대만관계법’ 조항에 따라 대만과 모호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무역 관계를 지속하고 무기도 판매한다. 이 법에 따르면 백악관은 대만에 방어 목적의 무기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미국이 대만에서 중국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그러면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다. 미국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대만의 지위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인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은 대만과 ‘활발한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하지만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도 않는다.미국이 중국과 대만의 양안 전쟁에 개입한다면 중국은 대만을 합병하겠다는 뜻을 관철할 가망이 없어진다. 랜드연구소의 지난해 보고서는 미국이 잠수함만으로 중국의 대만 상륙침공팀 중 40%를 제거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따라서 중국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통해 미국이 대만관계법을 발동하지 않도록 설득하지 않고서는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하는 방안을 고려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창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 그가 어떤 행동을 할지 알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그런 거래의 결과는 북한 문제와 미국-중국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무역전쟁 같은 다른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창 소장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 중에 매파가 있지만 결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다. “(독자적인 행보를 하다가 해임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뼈저리게 깨달은 점이 바로 그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 관해 부정적인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최근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무역 전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구라고 부르며 서로의 돈독한 관계를 자랑했다.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가시 돋친 발표를 서로 주고받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선언했다. “시 주석과 나는 언제나 친구일 것이다. 무역을 둘러싼 우리의 분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우리가 친구라는 사실은 변함 없다.”이런 기이한 언행과 국내외의 정치적 선결과제를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대만 문제를 크게 중시하지 않는 듯하다.- 크리스티나 자오 뉴스위크 기자

2018.04.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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