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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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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폐허서 찾은 ‘사업 기회’…“인프라 구축 역할 할 것”①  [이코노 인터뷰]

CEO

위기는 기회라고들 한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년이 넘도록 진행되는 전쟁 속에서도 ‘도약’을 얘기한다. 전쟁의 참혹함을 겪고 있는 국민의 일상을 하루라도 빨리 되찾아 주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폐허가 된 영토를 탈바꿈해 경제적 성장을 이루겠단 목표도 세웠다. 이런 목표가 꿈에 그치지 않도록 팔을 걷어붙인 한국 기업인이 있다. 그는 전쟁이 진행 중인 국가를 직접 찾을 정도로 ‘우크라이나 재건’에 진심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그에게 무엇이 발걸음을 전쟁터로 향하게 했는지 물었다. 그와 나눈 대화를 두 편에 걸쳐 글로 옮긴다. 환갑을 넘긴 몸을 이끌고 전쟁터로 향했다.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공하기 이틀 전, 주요 문서를 한아름 안고 우크라이나에서 프랑스로 향하는 마지막 항공편에 몸을 실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땅을 밟은 뒤, 1년이 넘도록 들려온 소식은 고통이었다. ‘프랑스로 함께 피난 가자’는 제안을 고사한 직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남은 이들이 전황을 전해준 날엔 밤새 술을 마셨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약간의 구호자금을 보내는 것밖에 없다는 사실이 몸과 마음을 무기력하게 만든다.그래서 4월 초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기차 편에 몸을 실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추진 중인 재건 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보였기 때문이다. 재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지독한 무력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첫 방문 후 한 달에 두 번꼴로 우크라이나를 찾고 있다”는 나길주 다산네트웍스 유럽 총괄 대표(62)의 얘기다. 그는 “다산네트웍스가 참여하는 재건 사업이 우크라이나 국민이 다시 일상을 찾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경제적 목적만 갖고 있었다면, 목숨을 걸고 전쟁 중인 국가를 방문하는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물론 가족들은 그의 우크라이나행을 반대했다. 나 대표는 그런데도 전쟁터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며 일군 모든 것 사라지고 있고, 더 늦어진다면 다시는 그곳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았다”며 “키이우는 내 일터였고, 함께 일한 직원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있었기에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현지에 남아있는 한 직원이 집 앞 창문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왔는데, 완전히 불바다였다”며 “사진과 함께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눈에 들어왔는데, 걱정과 스트레스에 머리카락이 다 빠진 모습이었다. ‘프랑스에서 폐인이 되기보다 차라리 내 일터에서 죽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우크라이나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IEC’ 총회 후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와 사업 구체화나 대표의 방문은 곧장 성과로 이어졌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진행 중이라 재건에 필요한 물자도, 일손도 턱없이 부족하다. 해외 기관·기업에 일정 부분 의존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전쟁터를 찾아 ‘재건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산네트웍스의 사업 참여 의지는 ‘가뭄의 단비’로 여겨질 터다. 더욱이 러시아 군이 1순위로 타격한 통신·전력망은 다산네트웍스가 오랜 시간 사업을 영위하며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다. 2019년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사업을 추진해 온 만큼 현지 사정에 밝다는 점도 재건 참여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나 대표는 “우크라이나는 현재 산업의 기반이 되는 전력·통신망은 물론 발전소 등 다양한 인프라가 무너진 상태”라며 “다산그룹의 역량이 우크라이나 재건을 도울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고 했다.나 대표의 ‘목숨을 건 방문’은 특히 6월 7일 키이우에서 열린 국제에너지클러스터(International Energy Cluster) 연례 총회에서 빛을 발했다. 나 대표는 총회 개최를 전후로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들과 면담을 진행하며 사업을 구체화했다. 나 대표는 특히 비탈리 올렉산드로비치 킴(Vitaliy Oleksandrovich Kim) 미콜라이우 주지사와 직접 전쟁터를 둘러보고 필요한 현지에 인프라가 무엇인지도 살폈다. 비탈리 킴 주지사는 대외에 ‘태권도 수련으로 단련한 정신으로 전쟁을 극복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국내에서도 이름을 알린 고려인 4세 정치인이다. 나 대표는 또 안나 블라디미로브나 자마제예바(Hanna Volodimirivna Zamazєєva) 우크라이나 에너지효율성및에너지절약국가기관(SAEE) 국장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안나 국장은 다산네트웍스에 모듈형 열병합 소형발전기의 공급 협력을 요청했다고 한다. SAEE는 우크라이나의 실행부 기관으로, 에너지 효율성 및 에너지절약 분야에서 국가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다.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키이우 수도권 외곽지역 ▲하리키브 동부지역 ▲남부 미콜라이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다산네트웍스는 현재 전력망 재건 시범 사업에 참여를 결정지은 상태다. 특히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 기관 ‘우크레네르고’(Ukrenergo)와 전쟁 피해가 심한 동·남부 국경 지역에 걸친 1000km 구간에 현대적 초고압 지중선 설비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나 대표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 한국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하고 1983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파리세르지국립미술학교(ENSAPC)에서 공부하며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고 한다. 결혼과 동시에 현지 정착을 결심한 나 대표는 1992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다산네트웍스의 키이우 사업이 본격화된 2019년에는 우크라이나 영주권도 확보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나 대표에게 프랑스는 제2의, 우크라이나는 제3의 고향인 셈이다. 나 대표는 프랑스 공부를 마치고 삼성그룹 런던법인에서 근무하다, 다산네트웍스로 자리를 옮겼다. 지금은 다산네트웍스의 유럽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또 다산네트웍스가 알제리 기업 콘도르와 합작해 설립한 ‘콘도르다산’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겸직 중이다.한국 정부는 현재 우크라이나를 여행경보 4단계(여행 금지) 국가로 분류한 상태다. 나 대표는 어쩌면 현재 한국인으로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일지도 모른다. 그가 우크라이나에 방문하며 보고, 듣고, 느낀 점은 무엇일까. 국내에선 미디어로만 접할 수 있는 전쟁의 참혹함을 나 대표는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그가 월 2회 우크라이나에 오가며 든 생각들이 궁금했다. 이와 함께 다산네트웍스가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에서 찾고 있는 사업적 기회도 물었다. 나 대표와 나눈 대화는 일문일답 형식으로 두 번째 편에 담는다.

2023.07.07 09:00

5분 소요
우크라이나 전쟁터 직접 찾은 프랑스인 한국 기업 대표가 한 일

IT 일반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는 쑥대밭이 됐다.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통신·전력망부터 타격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에 따라 기반 인프라의 재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찮다. 물자를 조달하기도 어렵고, 자체 기술력도 부족해서다. 해외 기관·기업에 일정 부분 의존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전쟁터를 찾아 ‘재건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우크라이나를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 국가로 분류했다. 접촉 자체에 제한이 있단 의미다.이 같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를 직접 찾은 한국 기업이 있다. 나길주(RA GilJoo) 다산네트웍스 유럽 총괄 대표는 전쟁터가 된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재건 사업 참여를 타진하기 위해서다. 그의 국적이 프랑스라서 가능했던 접근이다. 다산네트웍스는 나 대표가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자사 기술력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나 대표는 지난 7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국제에너지클러스터(International Energy Cluster) 연례 총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다산네트웍스의 통신장비 제조 능력은 물론 진행 중인 사업 전반에 대해 설명했다. 총회 전날에는 우크라이나 므콜라이우를 방문, 주지사인 비탈리 올렉산드로비치 킴(Vitaliy Oleksandrovich Kim)과 만났다. 그는 주지사와 함께 전쟁터가 된 현장에 필요한 인프라가 무엇인지 등을 살폈다. 이는 다산네트웍스의 우크라이나 통신·전력망 시범 사업 참여로 이어졌다.나 대표는 또 안나 블라디미로브나 자마제예바(Hanna Volodimirivna Zamazєєva) 우크라이나 에너지 효율성 및 에너지 절약 국가기관(SAEE) 국장을 직접 만났다. 우크라이나 정부 측은 다산네트웍스에 모듈형 열병합 소형발전기의 공급 협력도 요청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환경에 적합한 목재를 연료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장비 공급을 제안했다고 한다. SAEE는 우크라이나의 실행부 기관으로, 에너지 효율성 및 에너지절약 분야에서 국가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다.다산네트웍스 관계자는 “자회사 중 발전기 부품(열교환기)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있지만, 발전기 전체를 제작하는 구조는 아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정부 요청에 따라 소형발전기 공급이 진행된다면, 다른 기업과 협력 사업 형태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키이우 수도권 외곽지역 ▲하리키브 동부지역 ▲남부 므콜라이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다산네트웍스는 특히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 기관 ‘우크레네르고’(Ukrenergo)와 전쟁 피해가 심한 동·남부 국경 지역에 걸친 1000km 구간에 현대적 초고압 지중선 설비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다산네트웍스는 우크라이나 현지 사정에 밝은 한국 기업으로 꼽힌다. 키이우 지역에 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통신·전력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사업을 영위해 왔다. 다산네트웍스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공대와 통신보안 연구소를 설립 설립하고 광통신 아카데미를 개최하는 등 지원 활동도 병행했다. 나 대표의 이번 방문은 기존에 형성된 네트워크가 있어 가능했던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다산네트웍스는 최근 우크라이나 국제에너지클러스터에도 참가하며 협력의 폭을 넓혔다. 2018년 6월에 설립된 국제에너지클러스터는 독일·우크라이나·리투아니아와 유럽연합(EU) 일부 국가가 참여하는 민간 단체다. 에너지 부문 기업들을 중심으로 ▲변전소 설계·건설 ▲수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시설 개발 ▲통신 시스템 등 영역에서 파트너십과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2년 9월 15일 우크라이나 에너지부와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한 공동 조치에 합의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다산네트웍스는 국제에너지클러스터 정회원이다. 국내 전력선업체와 공동으로 우크라이나 남부의 므콜라이우주(州) 유럽연합규격 전력망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방공 변전소 및 5G 광통신망 시험사업의 참여도 협의 중이다.나 대표가 참석한 총회는 국제에너지클러스터의 연례 행사 일환으로 진행됐다. ▲협회 구성원의 연간 사업 성과 보고 ▲기술·영업적 문제점 해결에 대한 발표 ▲공개토론 형식의 회의 등이 이뤄졌다.나 대표는 “다산네트웍스는 전력망 및 통신망 재건 사업에 우선 참여하는 한편 계열사 디티에스를 통해 발전기 관련 협력도 검토할 계획”이라며 “향후 다양한 사업 협력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6.14 18:12

3분 소요
러시아군 전력 재배치, 우크라이나 동부 재격돌 전운 고조

국제 이슈

우크라이나 전쟁의 도화선이 됐던 동부 지역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일대에서 전운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유럽은 이 지역에서 러시아 군이 전열을 재배치하는 움직임이 포착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재격돌을 우려하고 있다. AFP·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유럽 군 관계자와 이 지역 일대 주민들을 인용해 러시아 군이 이 지역에 병력을 집중시키면서 전열을 다시 가다듬고 있으며 곧 두 번째 대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를 전했다. 영국 국방부는 1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의 최근 정보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전투에 병력을 재배치하기 위해 벨라루스에 주둔하던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또한 “러시아 군이 돈바스 지역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남부 헤르손과 미콜라이우 주변 지역을 공격하며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방면을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 대규모 러시아 군 병력 돈바스 일대에 재집결 중 헤르손은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잇는 중간지대다. 미콜라이우는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 오데사에 연결된 전략적 요충지다. 크라마토르스크는 돈바스 도네츠크의 북부 도시로, 지난 8일(현지 시간) 러시아 군이 쏜 탄도 미사일이 기차역을 타격해 50여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알려진 곳이다. 미 국방부도 11일(현지 시간)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에 재집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군이 재배치 중이며, 돈바스에 집중하고 있다”며 “러시아 군 차량이 동부 요충지인 이지움 인근으로 몰려가는 것으로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 군이 얼마나 많은 차량을 이동시키고 있고 무엇을 운반 중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인력과 무기를 실은 차량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 군이 전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해석했다. BBC는 위성에 우크라이나 동부로 향하는 러시아 차량 행렬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보다 더 큰 규모의 러시아 군 병력이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3만∼4만명 규모의 비슷한 병력으로 대치 중이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가 이 지역의 전력을 2∼3배로 늘리려고 한다고 분석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지금까지 약 약 20%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대를 재구성하고 전열을 가다듬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동부지역 대부분은 시야가 멀리까지 트인 평야 지대로 이뤄져 있다. 그러다 보니 러시아 군과 우크라이나 군은 서로의 움직임이 쉽게 포착되는 상황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 러시아 군은 드론·전투기·탱크 등으로 공세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군은 장갑차, 장거리 대공방어무기, 포병, 지대공 미사일 등으로 맞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의 이 같은 전략전술은 지금까진 효과를 거뒀다. 우크라이나를 빠른 시간 안에 정복할 것으로 예측했던 러시아 군의 전략에 차질을 빚게 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이런 전략전술이 계속 효과를 거둘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병력의 위치를 수시로 바꾸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은 이 지역에 지난 8년 동안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도네츠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과 싸우며 강하게 단련된 부대를 집중 배치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서방세계 국가들로부터 러시아 군이 움직이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고 있다. ━ 우크라이나, 내부 친러 세력 간첩활동 고민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내부에서 간첩활동을 하는 세력 때문에 고민이 깊다. 내부에서 공작원 등 친러시아 세력들이 정보를 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의 한 지휘관은 “전쟁이 끝나면 점령군을 도왔던 사람들을 어떻게 처분할지 (어떻게든)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임스 히피 영국 국방부 정무차관은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군의 숫자가 많긴 하지만 돈바스 지역 전투에서 결국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돈바스 침공 작전을 추진하는 것은 2차 대전에서 러시아가 파시즘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5월 9일 승리 퍼레이드 때 군사적 큰 성과를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크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봄이 되고 얼음이 녹고 있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땅이 질퍽해져 러시아 군은 진격에 방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4.13 08:11

3분 소요
“러시아가 다시 공격하기 위해 기동부대 병력 재배치 중”

국제 이슈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국민 TV 연설에서 “러시아 군이 동부지역에서 추가 전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대국민 TV 발표에서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인 돈바스를 공격하기 위해 다시 집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29일 우크라이나와 5차 협상을 가진 뒤 수도 키이우와 북부 체르니히우에서 군사활동을 축소하겠다고 밝혔었다. 돈바스 지역은 도네츠크 주와 루한스크 주가 있는 지역을 통칭해서 부르는 지역명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항하는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점령하고 있는 곳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분리주의자들이 이 곳에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는 서명을 2월 21일(현지 시간) 단행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확대됐다. 젤렌스키는 이날 “군사활동을 축소하겠다는 러시아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우리는 아무도 믿지 않으며, (러시아의) 아름다운 발언을 조금도 믿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아무것도 내주지 않겠다. 우리는 우리의 모든 영토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위했던 병력의 약 20%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지만 철수가 아닌 전략적 재배치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존 커피 미 국방부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키이우 주변에 배치한 소규모 군대와 기동부대인 대대전술단을 재배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3.31 14:26

1분 소요
“빵 대란 올까”…러, 우크라이나 침공에 ‘밀’ 수출 흔들

산업 일반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공격을 시작하면서, 유통업계는 빵 원자재 가격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일명 ‘유럽의 빵 바구니’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세계 밀 주요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영토가 큰 우크라이나는 농사 가능한 지역이 전체 면적 80% 이상으로, 비옥한 흑토 지대로 세계 밀 수출 9%, 옥수수 수출 13%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곡물 농작은 일제히 멈춰질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가 현재 주요 공격지로 노리고 있는 지역이 루간스크, 도네츠크주 등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인데,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 최대 곡물 농작지 중 하나다. 국제곡물위원회인 IGC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하는 밀의 40%가 동부 6개 주에서 재배된다. 우크라이나 동부는 서부보다 지형이 평평하고 비옥한 토지지대로 농업의 핵심지역인 셈인데 이곳이 이번 전쟁으로 피해를 보면, 글로벌 식량 공급망까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 러시아, 세계 밀 수출 18% 담당 더 큰 문제는 우크라이나만 밀 주요 수출국인 것이 아니라, 러시아 역시 글로벌 주요 수출국이라는 점이다. 러시아는 전 세계 밀 수출 18%를 담당하는 글로벌 밀 수출 1위 국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밀 생산량의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서방국가가 러시아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러시아산 식량 수출이 어려워지면, 빵을 비롯해 관련 식비 가격이 오를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실제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기습적으로 점령하고 합병할 당시에도 국제 밀 가격이 두 달여 만에 25% 급등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밀 수출이 막히면, 주요 밀 수출국인 유럽·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지는 식량 공급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밀 자급률 0.5%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가격 상승을 겪을 수 있다.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곡물 수급안정 사업 정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1%까지 하락한 가운데, 밀 자급률은 1%에도 미치지 않는 0.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국이 한정적이란 것도 문제다. 우리나라는 미국·호주·우크라이나 등 3개 국가에서 밀 80% 가까이 수입하고 있다. 이처럼 밀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곡물로,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 우리나라 시장까지 요동칠 수 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천연자원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주요 생산국인 리튬은 이미 최근 한 달 만에 가격이 20% 이상 폭등했다. 또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희귀가스인 네온은 우크라이나에서만 전체 70%가 생산되고 있어 반도체 기업 사이에서 네온가스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2.03.01 14:00

2분 소요
[속보]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사태 곧 선포…예비군 징집중

국제 이슈

러시아 위협에 직면한 우크라이나가 국가비상사태를 곧 선포한다. 우크라이나가 23일(현지 시간) 친러시아 반군(분리주의자)이 점유하고 있는 동부지역 돈바스를 제외한 국토 전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뉴스통신 CNN·로이터·AFP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 국가안보국방위원회(National Security and Defence Council ‘NSDC’)가 국가 전역에 국가비상사태 선포 계획을 승인했으며, 의회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 계획은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48시간 안에 처리될 예정이다. 올렉시 다닐로프(Oleksiy Danilov) 우크라이나 NSDC 위원장은 이날 “도네츠크·루간스크 지역을 제외한 국가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주요 목표는 우크라이나 내부 상황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이에 대응해 내린 결정(이 국가비상사태 선포)”라고 덧붙였다. 다닐로프는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엔) 국내 주요 기반시설과 공공질서, 국가 보안과 특정 운송수단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방침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상황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보다 강력하거나 때론 온건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이는 국가의 평화와 평온을 유지하고 경제가 계속 작동하기 위한 예방 조치”라고 설명했다. ━ 비상사태 30일 적용, 18~60세 예비군 소집령 우크라이나는 국가비상사태를 앞으로 30일 동안 유지할 계획이다. 사태가 악화되면 추가 연장할 방침이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전역에서 군인과 경찰이 검문을 강화한다. 시민들의 외출과 야간통행, 심지어 지역 이동까지 금지하는 등 민간인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한편으론 예비군 징집에 나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평화유지군 파병이라는 명분으로 러시아군을 배치하려하자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우크라이나 지상군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8~60세 예비군을 소집한다. 소집령은 오늘 발효한다. 복무 기간은 최대 1년”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가 일반 국민들에게도 총기 사용을 허가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한편, 도네츠크와 루간스크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통칭 ‘돈바스’라 불린다. 친러 반군들이 점유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을 세운 곳이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설립한 국가다. 뒤에서 이들을 지원해온 러시아는 물론 서방세계도 그동안 DPR과 LPR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 시간) DPR과 LPR을 독립국가로 승인하자 우크라이나아와 미국·유럽이 반발하면서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2.23 22:02

2분 소요
[속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발전소·방송국 파괴 사상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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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다시 교전을 벌였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발전소·방송국이 공격을 받고,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교전 상확이 격화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디텍(DTEK)은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 스차스티예 지역에 있는 발전소가 연이은 포격에 훼손됐다고 밝혔다. 디텍은 이 여파로 해당 지역과 인근에 공급하던 전기와 난방이 끊기며 최소 1만1500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디텍은 예비 회선으로 일부 전력을 복구했으나 전체 가구에 공급할만한 전기량은 부족하다며 “난방에 차질이 빚어지고, 물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발전소에 가해진 포격으로 인해 사상자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어디에서 포격을 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에는 이 지역에 있는 천연가스 처리 공장이 반군 지역에서 발사한 포탄에 피해를 봤다. 우크라이나 최대 국영 석유·가스 회사인 나프토가스는 이 폭격으로 해당 지역의 가스 공급이 끊겼지만, 폭격을 당한 천연가스 처리 공장이 러시아 가스를 유럽으로 보내는 주요 시설과 이어진 곳은 아니라고 밝혔다. 도네츠크 지역의 방송국에서는 폭발 사고도 일어났다. 23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이날 자정을 넘겨 도네츠크TV 센터 구역에서 폭발물이 터졌다고 보도했다. 다닐 베조노프 도네츠크인민공화국(D들PR) 정보부 장관 대행은 이번 폭발을 테러로 간주한다며 “사제 폭발물로 보이지만 상당한 양의 폭발 물질을 함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폭발로 인한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언론인들을 향해 후속 공격이 있을 것이란 경고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은 친러시아 반군(분리주의자)이 돈바스 지역에 세운 국가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설립했다. 러시아와 서방세계는 이들을 그동안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 시간) 이들의 독립을 승인하고 우크라이나 영토 안으로 군사를 파병하자 미국·유럽 등 서방세계와 충돌을 빚고 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에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돈바스 루간스크에 있는 드루즈바 가스관에서도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드루즈바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동유럽 여러 국가들로 가스를 공급하는 관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유럽을 위협하는 수단 중 하나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차단하는 방안이 제기되면서 주목 받았다. 당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보안국(SBU)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군 특수부대가 친러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도네츠크 지역의 다수 시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유럽 등 서방세계는 러시아가 전쟁 명분을 쌓기 위한 자작극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의혹을 제기했다. ━ 우크라이나군·친러 반군 교전에 사상자 발생 이처럼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 사이에 교전이 이어지자 사상자도 나오고 있다. 독일 DPA통신은 22일 우크라이나군의 발표를 인용해 친러 반군의 공격으로 정부군 병사 2명이 사망하고 18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반군 측에서도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도네츠크 지역 노보루간스크에서는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으며, 루간스크에서도 민간인 1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친러 반군 세력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측은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군 공격으로 공화국 소속 군인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LPR 관계자는 “오후 3시 15분경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82밀리 박격포, 소총 등으로 우리 진영에 공격을 가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역시 반군이 장악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주도 도네츠크 도심에서도 이날 최소 3발의 포탄이 터졌다고 보도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2.02.23 14:45

3분 소요
푸틴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독립 승인에 미·EU 제재 나서

국제 이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크 지역)를 점유하고 있는 친러시아 반군들의 독립을 승인하고 이곳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러시아 긴급 제재 조처에 나섰다. 돈바스 지역은 친러 반군(분리주의자)들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을 세우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대치하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두 공화국을 세웠다. 하지만 지금까진 DPR과 LPR을 뒤에서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조차 이들의 독립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입장을 지지하는 미국과 유럽 역시 이들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푸틴의 이번 독립 승인 결정은 그동안의 입장을 완전 뒤엎는 것이다. 돈바스 지역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분리시키겠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DPR과 LPR을 위기 시 지원한다는 명목 하에 우크라이나 영토 안으로 러시아 군대를 공식적으로 파병할 수 있는 명분을 언제든 확보할 수 있음을 뜻한다. ━ 바이든, DPR·LPR에 미국인 투자·무역·금융 금지 이 같은 푸틴의 결정에 미국은 즉각 반발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그 동안 예고했던 제재를 실행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DPR과 LPR에 미국인의 투자·무역·금융 교류를 금지하고, 이 지역 인사들을 제재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조처는 러시아의 침공을 대비해 준비한 경제 조처와는 별개”라며 “동맹국들과 다음 조처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은 또한 주말인 20일에 이어 21일에도 국가안보회의를 비상 소집해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3자 통화를 하고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 유럽·NATO “민스크 협정 위반” 제재 결의 유럽연합(EU)도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EU는 푸틴의 결정을 비난하며 강력한 공동 대응을 시사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EU는 러시아의 불법 행위에 관여한 이들에 대해 제재 대응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EU가 제한된 범위의 제재를 부과하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며 “조만간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제재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도 금융·국방·통신 등의 분야에서 러시아 기업인과 개인을 제재할 규정을 밝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시 추가 제재를 단행하기로 공언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역시 “(푸틴의 결정은) 평화적 해결 노력을 훼손하고 민스크 협정도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중재 노력을 벌여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체 국가안보회의 개최 후 러시아 제재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요구했다. 유엔(UN) 대변인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푸틴의 결정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에 대한 침해이자 유엔 헌장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2.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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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일촉즉발 우크라이나…푸틴, 친러 반군 독립 승인 파병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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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과 러시아 간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기름을 부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크 지역)를 점유하고 있는 친러시아 반군들의 독립을 승인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에게서 돈바스 지역을 갈라서게 함으로써 미국·유럽·나토 등 서방세계와 연대하려는 우크라이나와 전면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러시아 진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돈바스 지역은 친러 반군(분리주의자)들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을 세우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대치하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두 공화국을 수립했다. 이로 인해 돈바스 지역에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 간에 충돌이 계속돼왔다. 우크라이나·러시아· DPR·LPR 간에 민스크 협정을 맺고 평화를 선언했으나 지금까지 산발적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달 중순엔 러시아 침공설에 휩싸인 가운데 지난 17일과 18일엔 우크라이나 군과 친러 반군 간에 교전이 발생했다는 러시아 뉴스 미디어들의 보도가 잇따랐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영토 침공 명분 확보 푸틴은 21일(현지 시간) 친러 반군들이 세운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이곳에 평화유지군 파견을 지시했다. 푸틴은 이날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를 연 뒤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푸틴은 이와 함께 DPR·LPR 지도자들과 러시아·공화국들 간 우호·원조·협력을 맺는 조약에도 서명했다고 전했다. 푸틴은 이어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DPR과 LPR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라는 후속 조치를 지시했다. 이 지시는 러시아와 대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 러시아군을 공식적으로 배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러시아가 분쟁 지역인 돈바스에 러시아 군을 공개적으로 파견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유럽과 러시아 간에 무력 충돌을 피하는 것이 더욱 어렵게 됐다.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평화 유지를 명분 삼아 러시아 군대를 보낼 경우 결국 양국 간 경계선인 우크라이나 영토 안으로 진입하게 된다. 즉, 우크라이나 정부와 미국·유럽도 군사력을 동원할 수 밖에 없어 우크라이나 사태는 앞으로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오는 24일 예정된 미·러 외교장관 회담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프랑스가 주선하려는 미·러 정상회담도 성사될지 불투명하게 됐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2.22 09:57

2분 소요
[속보] “루간스크 가스관 폭발” 러 보도…우크라이나 “자작”

국제 이슈

러시아와 대치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돈바스 루간스크에 있는 ‘드루즈바 가스관’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드루즈바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동유럽 여러 국가들로 가스를 공급하는 관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유럽을 위협하는 수단 중 하나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차단하는 방안이 제기되면서 주목 받았다. 영국 뉴스미디어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 시간) 러시아 미디어 러시아 RIA 통신을 인용해 이날 오후 드루즈바 가스관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인 루간스크의 가스관이 큰 폭발 후 화재가 발생했다고 러시아 RIA 통신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비정부 미디어 인테르팍스 통신도 현지 천연가스 공급 업체 등을 인용해 드루즈바 가스관에서 큰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미디어들은 루간스크에서 폭발이 두 번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소셜미디어에선 거대한 불덩이가 밤하늘을 환하게 비추는 모습을 담은 관련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고도 전했다. 프랑스 미디어 AFP 통신은 루간스크 지역에 있는 친러 분리주의자들과 관련된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루간스크 외곽의 한 주유소에서 두 번째 폭발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이후 러시아 국영 미디어 스푸트니크 통신이 현지 통신원을 인용해 가스관 화재가 거의 진화됐다고 보도했다. ━ 미국·유럽 “러시아가 전쟁 명분 찾는 중”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보안국(SBU)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군 특수부대가 친러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도네츠크 지역의 다수 시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SBU는 이어 ‘이는 반군이 일시 점령한 우크라이나 국토의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우크라이나가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고 덮어씌울 근거를 만들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은 이번 가스관 폭발 화재가 친러 반군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명분을 만들기 위한 행위의 일환이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철군을 약속하며 대화를 제안했음에도 미국은 러시아가 뒤에서 전쟁을 일으킬 단초를 찾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운은 잠시 소강을 보이다 다시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친러 반군은 17일에 이어 18일에도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동부 도네츠크(친러 분리주의자들 점유) 지역을 공격했다”며 “박격포와 수류탄으로 마을을 겨냥해 포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을 인용한 로이터 통신의 이 보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이 돈바스 지역에서 상대가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나왔다. 도네츠크 주와 루간스크 주를 통칭하는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분리주의자(친러 반군)들이 대립하고 있는 분쟁 지역이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도네츠크 주와 루간스크 주를 점령한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자신들도 우크라이나에게서 독립하겠다며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이라는 정부 수립을 선언한 뒤 반군을 조직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대치해오고 있는 곳이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2.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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