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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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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어둠을 뚫고서 은하수를 건너면~”[E-트래블]

여행

철이와 메텔은 은하수를 건널 때, ‘은하철도999’를 탄다. 우리는 시간을 건널 때, 곡성 증기기관차를 탄다. 은하철도가 안드로메다를 향했듯, 증기기관차는 레트로를 향한다. 두 기차가 향한 곳은 결국 꿈이다. 판박이처럼 닮은 은하철도와 증기기관차는 철이와 우리의 꿈을 싣고 기적을 울린다. 그 기적이 머문 곳, 곡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몹시 중헌’ 여행 포인트.기차도 기차고 마을도 기차고…섬진강 기차마을기차마을이 꾸며진 곳은 구 곡성역이다. 정규 기차는 끊겼지만, 발길은 끊임없다. 꼭 25년 전인 1999년 4월 섬진강 나들이 관광열차 행사가 생기면서 이름도 야속한(?) 고달면 가정리가 관광명소로 부활했다. 구 곡성역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도 등장한 1930년대 표준형 역사로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역사 옆에는 1960~1970년대 거리를 재현한 공간과 벽화골목이 있어 섬진강기차마을 관람에 앞서 에피타이저로 여행의 기대를 살리기에 더없이 좋다.복원된 증기기관차는 구 곡성역과 가정역까지 10㎞ 구간을 오가며 웃음꽃을 실어 나른다. 기차 안에서는 이벤트도 곧잘 열린다. 이 길은 자동찻길(국도 17호)과 기찻길(전라선), 강(섬진강)이 3선을 이룬 진풍경으로 호남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여기에 강을 따라 조성된 길은 강 쪽으로 자전거길도 있다. 섬진강에 봄이 오면 곡성 섬진강 변을 따라 17번 국도 5㎞ 길이의 붉은 철쭉 길이 생긴다. 봄철 2주가량 즐길 수 있는 ‘희귀템’이기도 하다. 주변에 섬진강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고 철쭉꽃 사이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가면 섬진강 변 철쭉 길과 섬진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도보는 편도 약 1시간 소요된다.섬진강 철쭉 길에서 곡성역 방면으로 뚝방마켓과 기차마을, 곡성기차마을 전통시장이 차량 이동 10분, 약 3.2㎞ 거리에 있다. 반대 방향으로는 침곡역과 가정역까지 연결되어 섬진강 변 유원지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철쭉 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침실습지도 있다. 발길 의지한 레일바이크, 낮은 곳 임한 섬진강 천문대섬진강 레일바이크는 가정역에서 출발해 봉조 반환점을 순환하는 약 3.6㎞ 코스로 약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탑승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기에 좋다. 좌측으로는 섬진강이 친구처럼 동반한다. 반환점을 돌아 오르막 구간을 만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견인 장치가 있어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레일바이크를 타다 보면 강 건너 곡성섬진강천문대를 만날 수 있다. 고산 준봉에 있는 천문대는 봤어도 강가에 뿌리내린 천문대는 처음이다. 천문대는 분명 맞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제작한 600㎜ 천체망원경과 다양한 망원경들이 설치되어 있다.주 관측실, 보조 관측실, 천체투영실 4D&VR 융합상영관, 어린이 체험전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별을 관찰하고 우주여행에 대한 꿈과 미래를 찾는 사람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옆집과 어깨를 나란히 한 천문대는 천문 관측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접근성이 좋다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가로등에 갓을 씌워 빛이 위로 향하지 않도록 했고 천문 관측 시간대에는 도로를 지나는 차들이 자발적으로 헤드라이트를 끄고 지나가기도 한다.‘눈 호강’ 장미공원, ‘몸 호강’ 치유의 숲…‘곡성’에 K-컬처까지 매년 봄이면 ‘곡성 세계 장미꽃 축제’가 열린다. 장미공원은 섬진강 기차마을 단지 내에 있다. 4만㎡ 부지에 1004개 품종의 장미 3만8000주를 심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장미를 품었다. 독일의 코르테스, 프랑스의 메이앙, 영국의 데이비스 오스틴·하크니스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품종들로 구성되어 있다. 장미로 이뤄진 미로공원, 장미 터널이 눈길을 끈다. 곡성 버스터미널에서 2.1㎞ 떨어져 있어 도보로 20여 분이면 닿는다.국립곡성치유의 숲은 전라남북도의 경계를 이루는 섬진강과 청계동 계곡의 풍경이 일품인 동악산이 위치해 있다. 솔바람, 폭포 등 다양한 산림환경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이곳은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산림치유 활동을 할 수 있는 숲속 공간으로, 무장애 트레킹은 물론 족욕과 아로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곡성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영화 ‘곡성’ 촬영장이다. 최근 영화 ‘파묘’의 인기로 재조명되고 있는 오컬트 장르 영화로 마술, 악령, 영혼, 사후 세계를 다뤘다. 이 영화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의 외가가 곡성이라, 이곳에서 경험한 장례식 등 풍습이 영화에 영감을 줬다. 실제도 ‘곡성’의 촬영도 적지 않은 분량을 이곳에서 찍었다.석곡면 여운마을에는 영화 ‘곡성’에 등장했던 ‘외지인의 집’이 있다. 주인공 종구가 집을 부수며 이 마을을 떠나라고 외치던 외지인의 집은 마을 끝 쪽 마지막 집이다. 또한 이곳에서 석곡공용터미널 방향으로 15분 정도 차로 이동하면 석곡초등학교가 나온다. 석곡초등학교 앞에는 종구가 딸 효진에게 머리핀을 사줬던 청림문구사가 있다. 역사 방증 ‘심청’…“너 진정, 청이더냐?”곡성에 효녀 심청이 있다? 관음사 창건 설화에는 고대소설 ‘심청전’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효녀 원홍장의 이야기가 나온다. ‘성덕산 관음사 사적기’에는 백제 분서왕 3년, 장님 아버지를 둔 원홍장이 진나라의 황후가 되어 보낸 금동관음보살상을 성덕 보살이 낙안포에서 모셔다가 절을 짓고, 관음사라 불렀다고 기록돼 있다. 이 사적기는 1729년 관음사에서 간행한 목판본으로 현재 순천 송광사에 보관 중이다. 사적기에 따르면, 옛날 충청도 대흥 땅에 앞을 못 보는 원량이 살았다. 그에게는 홍장이라는 예쁘고 효성이 지극한 딸이 있었다. 어느 날 원량이 길을 가다 승려 성공을 만났는데, 승려는 부처님의 계시라며 원량에게 시주를 부탁했다. 가난한 아버지를 위해 홍장이 스님을 따라나섰다가 진나라의 사신 일행을 만나 예물로 가져온 금은보화를 불사에 바치고, 진나라로 건너가 황후가 되었다. 원량은 딸과 이별할 때 많은 눈물을 흘려 눈을 뜨고 95세까지 복을 누렸으며, 성공 스님은 홍장에게 받은 예물로 불사를 마쳤다고 전해진다. 심청이 왕후가 되고 앞 못 보는 아버지가 눈을 뜨는 드라마틱한 내용이 ‘원홍장 이야기’와 닮았다. 곡성읍 서쪽 오산면 선세리에 심청 설화의 원류인 관음사가 있다면, 오곡면 송정리 옛 송정마을 터에는 ‘심청전’을 토대로 한 심청 한옥마을이 있다. 처음에는 심청 이야기마을이라고 불리다가 심청 한옥마을로 바뀌었다. 곤방산 산비탈을 따라 1.5㎞ 올라가면 해발 300m 정도 되는 산자락 아래 한옥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이다. 오산면 사거리 심청 체육공원에서 관음사까지 이어지는 심청 효행길(13.5㎞)을 걸어도 좋다. 오산면사무소에서 심청 효심의 동산, 심청 효문화센터를 지나 관음사까지 연결되며 1코스 심청이길, 2코스 젖동냥길, 3코스 삼백석길, 4코스 연꽃길로 나뉜다. 선세리에서 관음사로 들어가는 길은 짧은 포장도로도 있지만, 숲이 울창한 오솔길이 운치 있다. 초록 숲길을 따라 폭신한 풀밭을 걸으며 소박하게 핀 야생화를 구경하다 보면 관음사로 들어서는 일주문이 보인다. 심청 효심의 동산은 ‘심청전’을 모티프로 조성되었다. 2000년 심청 설화 인물과 관련해 장승 20여 기와 원두막, 돛배 등을 설치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소실되고 울창한 동산만 남았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팔각정이 나오는데, 심청 주막골과 오산면의 전경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관광 콘텐츠 된 설화, 청정환경 기적 이룬 고사곡성에는 설화가 차고 넘친다. 심청전 외에도 도깨비살에 관한 이야기도 효심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은 마천목으로, 그는 조선 태조 때 제2차 왕자의 난을 평정한 장군이다. 조선 개국과 정란공신인 마천목 장군은 선대에 장흥에서 이곳으로 이주했다. 어린 마천목은 병에 걸린 어머니를 위해 섬진강에 물고기를 잡으러 왔다가 푸른빛이 도는 돌을 주웠다. 그날 밤, 도깨비들이 몰려와 두목을 돌려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했다. 그 돌이 바로 도깨비들의 두목이었다. 마천목은 어살을 만들어달라고 했고, 마침내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다.강 건너편엔 한 손에 긴 창을, 다른 손에 도끼를 치켜든 도깨비 천왕상이 서 있다. 동상 뒤편 숲속엔 다양한 모습의 도깨비를 만날 수 있는 도깨비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우리나라 도깨비를 문화, 예술, 관광 등으로 콘텐츠화했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끝없이 펼쳐 볼 수 있는 곳이다. 인형극뿐만 아니라 동요를 짓는 등 체험학습과 강의가 펼쳐진다.요즘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주역인 강감찬 장군에 대한 고사도 전해진다. 섬진강과 보성강이 합류한 기점인 압록유원지에는 ‘모기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강감찬 장군이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하다 이곳 압록유원지에서 노숙했는데 모기떼 극성을 부렸나 보다. 이 때문에 어머니가 잠을 청하지 못하자, 강감찬 장군이 고함을 질러 모기의 입을 봉했다고 한다. 그 이후 이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여름 모기가 거의 없다고 한다. 강감찬 장군의 ‘진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모기살충제 회사는 친환경 모기 퇴치제를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맛집 궁전회관에서 한정식을 주문하면 15가지 이상의 요리가 올라온다. 홍어회전복·해삼·조기·가오리찜은 바다에서, 계란찜·돼지 수육 등은 육지에서, 더덕무침·취나물은 산에서, 은어 튀김 등은 강에서 온 것이다. 반찬 하나하나 남도 지방의 손맛이 느껴진다. 이보다 부담 없이 즐기고 싶다면 일반 백반이 있다. 가짓수 등은 차이가 나지만 그 야무진 손맛은 변함없다. 건물에 두 개의 출입구가 있는데 오른편으로는 궁전예식장이 있다. 곡성 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라 접근성이 좋다.곡성 읍내에 있는 가랑드는 대표 메뉴인 토란파이만주를 비롯해 토란떡파이·토란우유푸딩 등을 판다. 가랑드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곡성의 특산품을 물었을 때 쉽게 떠올리지 못해 아쉬웠다”며 “곡성 특산인 토란으로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파이만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제품들은 곡성 토란과 유기농 흑미를 이용해 만든 달콤하고 바삭한 식감의 수제 건강 먹거리로 맛 또한 일품이다.

2024.03.16 08:00

7분 소요
‘드래곤볼’ 만든 日 기업, 네이버웹툰 ‘고수’ 애니메이션 제작

IT 일반

네이버웹툰 ‘고수’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은 일본 애니메이션 기업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웹툰 ‘고수’를 애니메이션으로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으로 국내와 일본 시장은 물론 세계를 겨냥한 시리즈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로 했다. 스튜디오N 측은 “자사의 글로벌 확장성이 높은 스토리텔링·영상 제작 역량과 토에이 제작 기술력을 결합한다”고 전했다.양사가 협업에 제작하는 애니메이션 ‘고수’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그림은 문정후 작가가, 글은 류기운 작가가 맡아 2015년부터 6년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됐다. 영어·일본어·중국어 등으로 서비스된 바 있다. 해당 작품의 글로벌 누적 조회수는 14억 뷰에 이른다.권미경 스튜디오N 대표는 “글로벌 시장이 주목하는 네이버웹툰 지식재산권(IP)을 일본 최고의 제작사와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이게 돼 기대가 크다”며 “이번 파트너십은 원작의 글로벌 팬덤을 확대하는 한편 스튜디오N의 애니메이션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네이버웹툰 IP를 활용해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고수 외에도 ▲신의 탑 ▲갓 오브 하이 스쿨 ▲외모지상주의 등이 있다. 해당 애니메이션들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유통된 바 있다. 스튜디오N은 네이버웹툰 IP 기반으로 ▲스위트홈 ▲유미의 세포들 등을 영상화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 스튜디오N이 제작에 참여한 일본 소설 원작의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바 있다.토에이 애니메이션 와시오 타카시 총괄 프로듀서는 “‘고수’는 장대한 세계관과 힘 있는 스토리, 매력적인 캐릭터를 겸비한 훌륭한 작품”이라며 “웹툰 IP의 영상화를 선도하는 스튜디오N과 액션 대하 시리즈 애니메이션에 강점을 가진 토에이 애니메이션이 함께 글로벌 히트작을 만드는 대단히 의미 있는 시도”라고 말했다.1956년 설립한 토에이 애니메이션은 ▲은하철도999 ▲드래곤볼 ▲원피스 ▲슬램덩크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등을 제작했다. 255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1만3100화에 이르는 시리즈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노하우를 지녔다.

2023.04.17 15:26

2분 소요
[OTT WEEK]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은하철도 999' 왓챠 공개

리뷰

영화를 보는 시간보다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OTT 홍수 속에서 한 번쯤 볼만한 콘텐트를 소개한다. 추억의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부터 우연히 대마밭을 찾은 학생들의 이야기 '소년비행'까지. 다양한 콘텐트를 가져왔다. ━ 광활한 은하계를 달리는 우주 열차…왓챠 '은하철도 999' 공개 은하철도 999는 지구에서 사는 소년 테츠로와 신비로운 여인 메텔의 우주 모험기를 그린 만화영화다. 두 주인공은 은하계를 달리는 우주 열차 '은하철도'를 타고 여러 행성을 여행한다. 테츠로는 기계 인간 때문에 어머니를 잃고 무력한 자신에 대해 분노하고 절망한다. 그러나 메텔과 함께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은하철도 999에 탑승해 여러 행성을 모험한 뒤 성장해간다. 이 작품은 미야자와 겐지의 소설 '은하철도의 밤'이 원작이다. 철학적인 주제 덕분에 오랜 시간 명작으로 호평받아왔다. 은하철도 999의 오리지널 자막판은 매주 화요일 왓챠에서 새로운 회차를 확인할 수 있다. ━ 그날 우리는 '대마밭'을 찾았다…시즌 오리지널 드라마 '소년비행' 드라마 '소년비행'은 부모가 마약 운반 수단으로 이용하던 18살 소녀 다정이 우연히 '대마밭'을 발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다정은 약속한 물건을 배달하다 계획이 틀어져 쫓기듯 시골로 떠난다. 그곳에서 고등학생 윤탁과 친구들을 만나 대마밭을 발견하고, 대마밭의 진실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소년비행' 시즌이 올해 처음으로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로 데뷔한 배우 원지안이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드라마기도 하다. '소년비행'은 시즌에서 지난 25일부터 서비스되고 있다. ━ '돌싱글즈' 궁금한 뒷이야기…웨이브 독점 공개 예능 '돌싱글즈'는 새로운 인연을 찾기 위해 '돌싱 빌리지'에 온 이혼남녀의 동거와 연애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시즌2에선 윤남기, 이다은 등 출연자가 실제 결혼 계획을 발표하며 화제가 됐다. 이번 외전은 이들이 결혼 전 동거하며 가족이 되는 모습을 그린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겪는 현실적인 고민과 성장통 등 두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돌싱글즈 외전-가족의 탄생'은 웨이브와 MBN을 통해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공개된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2022.03.30 11:36

2분 소요
[CEO Collection] 지하 서고에선 칭기즈칸이 숨쉰다

CEO

서울 종로구 관훈동 대성그룹 본사 지하 3층은 김영훈(59) 회장의 서고다. 사방을 둘러싼 책장에는 1만6000 여 권의 책과 1만여 개의 DVD, 비디오테이프 등이 빼곡히 꽂혀 있다. 2002년부터 ‘십진 분류법’에 따라 전담 사서가 관리한다.김 회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책 쇼핑을 즐긴다. 인터넷 서점은 물론 교보문고 등 오프라인 서점도 즐겨 찾는다. 한번 갈 때마다 수십 권의 책을 사 온다. 특히 해외출장을 가면 제일 먼저 들르는 곳이 서점과 DVD 상점이다.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책, DVD를 발견하면 꼭 두 개씩 사 온다. 한 개는 집에, 다른 하나는 서고에 놓기 위해서다.역사 인물에게 배우는 경영 비법그의 컬렉션은 역사와 연관된 게 많다. 어린 시절부터 유독 역사 과목을 좋아했으며, 열정은 컬렉션으로 이어졌다. 초등학교 때 2000쪽에 달하는 이홍직의 을 다 읽었을 정도다. 한때 목회자가 꿈이었던 그와 늘 함께하는 성경이 역사 이야기라는 점도 한몫했다. 컬렉션 중에는 칭기즈칸, 이순신 등 위인과 관련된 게 많다. 그와 관련된 이론서, 소설, 다큐멘터리, DVD 등을 모두 모은다. 그는 “사람은 늘 무풍지대 속에서 사는 게 아니다”며 자신도 역사 속 인물처럼 갈등 속에서 종합적 판단을 해야 할 때가 있다고 했다. 이런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CEO로서 결단력과 경영 마인드를 배웠다고 한다. 투자 원칙도 이순신의 전쟁 전략과 유사하다. 세계 4대 해전 중 하나인 한산도 대첩이 그 예다. 이순신 장군은 일본 함대가 거제와 통영만에 접근해 공격하자 서너 척의 배만 띄워 군사력이 약한 것처럼 가장해 상대를 방심시켰다. 그 틈을 타 소나기처럼 포를 쏟아부어 왜적을 물리쳐 대승을 거뒀다. 김 회장은 표적이 앞에 있을 때 일단 뒤로 물러서 생각해 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고 말하는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유혹을 느낄 때도 있지만 한발 물러나 생각해 보면 허황된 것이란 점을 곧 알게 된다. 이순신 장군도 한산도 대첩에서 후퇴 작전으로 적을 무너뜨렸다. 그는 평소 직원들에게 역사 이야기를 자주 들려준다. 활을 쏠 때 칭기즈칸 떠올려어린 시절 김 회장 눈에는 남산 석호정(국궁 활터)에서 활 쏘는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멋있어 보였다. 40대 후반이 돼 오십견 판정을 받은 후 지인 권유로 국궁을 시작했다. 그 덕분에 오십견은 자연적으로 치유됐고 국궁 매니어가 됐다. 그는 활을 쏠 때마다 컬렉션 하는 책, DVD 속 칭기즈칸의 용맹스러운 모습을 떠올린다. 11층 회장실 책상 옆에는 활 두 개가 있었다. 그는 물소 뿔로 만든 활을 보여주며 말했다. “활을 최고로 당겼을 때 현은 후진해 있지만 반드시 자신의 자리인 앞으로 돌아갑니다. 이러한 활의 복원력에서 ‘칭기즈칸’을 떠올리죠.”칭기즈칸은 부족의 수장이었던 아버지가 독살돼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버림받았지만 결국 여러 부족을 통합해 원나라를 세웠다. 김 회장은 가끔 소장한 BBC 다큐멘터리 ‘Genghis KHAN(칭기즈칸)’을 보면서 숱한 고난을 겪으면서도 우뚝 일어선 영웅의 복원력에 감동 받는다고 한다. “칭기즈칸은 활의 현처럼 뒤집어지고, 뒤로 밀려 본 적이 있는 사람입니다. 활을 쏘는 힘에서 느껴지는 추진력에서 그가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제가 CEO로서 항상 갖춰야 하는 부분이지요.”그는 ‘칭기즈칸’과 관련된 자료를 가장 많이 찾고 모아왔다. 몇 년 전 티머시 메이의 을 미국 웨스트포인트 도서관에서 읽고, 책을 사고자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적도 있었다. 다음 출장지인 영국 피커딜리 광장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했는데, 무척 반가웠다고 회상했다. 칭기즈칸의 승리 비결과 전쟁 전략을 상세히 다룬 이 책은 김 회장의 권유로 대성㈜에서 출판됐다. 그가 소장한 칭기즈칸과 관련된 책과 DVD는 무려 98개다. 다양한 트렌드도 안 놓친다서고에는 역사 관련 자료만 있는 게 아니다. 사회과학 도서가 23%, 문학 15%, 순수과학 7%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이 있다.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이론서부터 만화책, 어린이 책까지 장르와 연령대를 불문하고 수집한다. 신작 영화부터 고전 영화까지 모은 DVD 종류도 다양하다. 새롭고 흥미로운 것이라면 무조건 읽고 감상한다. 다양한 분야를 접하는 그만의 이유가 있다. 대성창업투자를 통해 문화사업을 하면서 드라마, 음원, 게임, 영화 펀드 등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트렌드에 뒤처지면 할 수 없는 일이라 늘 새로운 것을 찾는다. 영화 펀드의 경우 직접 시나리오를 검토하거나 영화를 본 후 투자를 결정하는 때가 많다. 이제까지 국내에서 운영한 영화 펀드 중 대성창업투자만 수익을 냈다. 특히 영화 ‘올드보이’ ‘말아톤’으로 각각 150%, 130%의 수익을 올렸다. 김 회장은 ‘말아톤’을 투자한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았다. ‘말아톤’은 촬영이 끝났는데도 투자자가 없어 개봉을 못 하고 있었다. 지체장애인에 대한 영화라 모두 투자를 꺼렸다. 김 회장은 시나리오를 검토한 후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 그게 대박이 났다. 그는 콘텐츠코리아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문화사업의 판로를 열고자 노력해 왔다. 2006년 인수한 포털사이트 ‘코리아닷컴’을 최근 외국인 대상 영문 사이트로 개편했다. 적자 누적으로 파산 상태에 이른 터치스크린 제작사 디지텍시스템을 인수해 수익률 2700%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문화 콘텐트 사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전달(Delivery)과 테크놀로지(Technology)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콘텐트라도 어떤 방식으로 가공하는지가 승부를 가를 거란 얘기다. 이런 이유로 영화 후반부 작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 2005년에는 ‘반지의 제왕’ ‘라스트 사무라이’의 후반부 작업을 담당했던 뉴질랜드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한국 시장 진출을 모색했다. 촬영만으로 전달하지 못한 영화 스토리를 후반부 작업을 거쳐 실감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이순신, 칭기즈칸과 같은 역사적 인물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직접 제작해 보고 싶은 욕망도 있다. 신기술과 트렌드를 알고자 매년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도 꾸준히 참석한다. 그는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가 세상에 잘 알려지기 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그와 관련된 책, 영화가 쏟아져 나오기 전이었다. 그는 책, DVD를 통해 미처 알 수 없는 것들을 포럼에 참석하면 먼저 알 수 있어 좋다고 했다.“책이나 DVD가 나올 때쯤이면 테크놀로지나 트렌드에서 한물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문 기사에 나오고 몇 개월이 지나야 책과 DVD로 출간되니까요.” 대성그룹 서고에 있는 책과 DVD는 모든 직원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대출 기한도 없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역사 중심의 책과 DVD를 모으겠지만 트렌드와 관련된 자료도 열심히 수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 많은 직원이 서고를 방문해 역사를 비롯한 각종 자료를 봤으면 합니다.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도록요. 제가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2011.02.09 17:16

5분 소요
영혼 가꾸고 열정 지속할 것 그리고 부디 잊지 말 것

산업 일반

언젠가 온 식구들과 서산 오지리 포구 근처 해 지는 바다를 향해 달렸었다. 달리는 동안 언뜻언뜻 보이는 1970~80년대의 흔적이 왜 그리 신선했을까? 언젠가 사라질지 모를 풍경이기 때문이다. 사라지는 건 아프고 아름다운 것이다. 외롭고 애조를 띤 분위기를 지닌 건 원래 아름다운 건지 모른다. 회를 먹고 동생 아파트 가는 길목. 식구들보다 먼저 앞서 달리기를 하였다. 식구들이 엘리베이터를 타자 닫히기 전에 들어섰다. “신현림은 녹슬지 않았어.” “으음, 정말 녹슬지 않았어.” 남동생 부부의 말이 끝나자 식구들이 나를 놀려댔다. 벌써 녹슬면 어떡하나. 나의 청춘은 이제 시작인데. 손에 닿는 것마다 푸르고 여린 감촉에 가슴이 떨릴 지경인데…. 누구나 늙고 사라진다. 그러나 얼마나 현명하게 노후를 준비하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 문득 ‘젊음 유지를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이란 글을 떠올렸다. “몇 가지 질병만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젊다는 건 움직임을 뜻하며, 몸과 정신 모두에 해당한다. 우리가 매일 30분 산책 또는 15분 정도의 체조만 한다고 해도 심장, 혈관 콜레스테롤 수치, 골밀도가 좋아진다. 몸이 자극을 받게 되면 뇌의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더 많은 전달 물질이 생겨서 기억손상과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 가족력 때문에 당뇨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많이 움직이고 무조건 노력해야 한다.” 누군가 근육훈련을 서른에 시작한다고 해도 70세엔 그때의 근육 절반 정도만이 남는다고 할 때 근육 감소는 노화현상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다. 그러니 맨손체조라도 해야 한다. 우리 몸은 어느 정도 훈련만으로도 자신의 근육세포들을 자극한다. 근육훈련은 힘, 민첩성, 움직임, 인내력을 위한 기본 조건이다. 부지런한 움직임이 신경세포 유지와 두뇌회전의 훌륭한 자극제라고 하니, 열정에 차서 사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마음뿐이고 행동으로 옮기긴 쉽지 않다. 밀려있는 일을 빨리 해야 한다는 초조감과 어느 때는 살아갈 자신감을 다 잃어버린 채 슬퍼만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이런 무력감을 이기기 위해 늘 책을 본다. 시보다 소설과 이론서들을 훨씬 많이 본다. 좋은 소설은 표지만 봐도 군침이 돈다. 간간이 순정만화도 본다. 젊게 살아가려면 육신을 말랑말랑하게 지켜야 한다. 사라지기도 전에 삭지 말 것. 독서와 다양한 문화체험으로 영혼을 가꿀 것. 운동으로 열정과 활력을 지속시킬 것. 부디 잊지 말 것. 미야자와 겐지 (宮澤賢治, 1896 ~1933년) 이와테 현 출신의 일본 문인이자 교육자, 에스페란티스토다. 향토애가 짙은 서정적인 필치의 작품을 다수 남겼으며, 작품 중에 다수 등장하는 이상향을 고향인 이와테의 에스페란토식 발음인 ihatovo라고 명명했다. 사후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가 점점 높아져 국민작가의 이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널리 읽히고 있다.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원작인 『은하철도의 밤』이 그의 작품이다.

2009.07.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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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적에는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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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부모도 잊어가는 어린 시절 동심을 아이들과 함께 나눠보는 게 어떨까? 인터넷에 익숙한 아이들과 함께 그 옛날 엄마 아빠가 즐겨 하던 놀이와 게임과 노래를 한마음으로 즐겨보는 가족 송년의 시간이 그것이다. 회사원 전항윤(37)씨는 며칠 전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종이 비행기를 만들어 달라는 여섯 살짜리 아들 녀석의 성화에 A4 용지로 종이 비행기를 만드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보란 듯이 날렸던 비행기가 비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보기 좋게 추락해 버렸던 것. 그 옛날 어렸을 적에는 기가 막히게 날아가던 비행기였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비행기는 맥을 추지 못했다. 다음날 그는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검색 사이트를 뒤진 끝에 ‘권위’를 만회할 수 있는 사이트를 찾아냈다. ‘종이 비행기의 세계’(www.my.netian.com/∼geagle)라는 이름의 이 사이트는 투박한 외형과는 달리 ‘하찮은’ 종이 비행기를 만드는 것도 일종의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과 종이 비행기를 만드는 자체가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 공부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여기에 배꼽 비행기·요격기·보라매· 헬리콥터·SST(극 초음속여객기) 같은 다양한 모델을 만드는 방법도 있었다. 김씨가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비행술과 종이 비행기 속에 숨은 과학 상식을 보여주며 아빠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모양이 좋다고 해서 잘 나는 것은 아니다. 잘 날기 위해서는 실제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중력· 양력·항력·추력이라는 4가지 힘의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 종이 비행기는 단순한 동심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숨겨진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세계이기도 하다’라는 구절까지 인용해가면서 말이다. 연말이면 으레 마음이 바빠진다. 1년을 정리하려는 몸과 마음으로 인해 시간에 쫓기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면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은 뒤로 밀려나고 그 미안함을 놀이공원이나 맛있는 한 끼 식사로 해결하려 하지만 순간의 즐거움뿐이다. 온 가족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게 없을까, 궁리해 보지만 연말은 으레 또 그렇게 지나가버린다. 그렇다면 올해는 부모도 잊어가는 어린 시절 동심을 아이들과 함께 나눠보는 게 어떨까? 인터넷에 익숙한 아이들과 함께 그 옛날 엄마 아빠가 즐겨 하던 놀이·게임과 노래를 한마음으로 즐겨보는 가족 송년의 시간을 만들어 보자. 우선 놀이를 통해 가족과의 즐거운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해 보고자 한다면 ‘뱀주사위놀이’(www.aquibird.com/aquibird/like11.htm)라는 곳을 가보자. ‘어? 그래!’라는 감탄과 함께 무릎을 칠만한 놀이판이 기다리고 있다. 주사위나 윷을 던져 나온 숫자만큼 전진하고 후퇴하는 이 놀이를 하게 되면 아이들은 스스로 착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될 것이다. 노인을 공경하면 13점 추가(4번), 낙서를 하면 20점 마이너스(30번)인데 재미있는 것은 간첩을 신고하면 이 판의 가장 큰 점수인 55점을 단번에 상승(20번)할 수 있다는 것. 30원이라는 액수가 잠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지금은 30원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아래쪽에 있는 화살표를 클릭하면 갖고 싶었던 만화풍선껌, 자동 필통도 볼 수 있다. 만화풍선껌에는 퀴즈가 하나씩 연재됐는데 그 중의 한 퀴즈는 이렇다. ‘서쪽에서 날아오는 촉새와 동쪽에서 날아오는 촉새가 부딪쳤을 때 일어나는 현상은? 답은 ‘보기 드문 현상’. 인형을 좋아하는 딸과는 ‘Paperdoll’(www.myhome.hananet.net/∼duffyi이라는 종이 인형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오무’(www.omoo.com)의 ‘옛날 자료실’과 ‘토토의 오래된 물건’(www.totoman.co.kr)에 비하면 재미가 덜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날 자료실에서는 책받침을 동그랗게 잘라내 연필로 튕겨 드리블을 하던 축구장, 옛날 프로야구 MBC 청룡의 2루수였던 김인식과 3루수 이광은의 앳된 얼굴을 카드 속에서 볼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안효영(29)씨는 “많을 때는 하루 방문객이 5천 명에 이른다”며 “방문객들이 보고 즐거워하면 그걸로 만족”이라고 말한다. 오무는 12월 현재 1천1백36개나 되는 추억 상품을 구비하고 있는 데 대부분 안씨가 가진 것들과 기증 받은 것들이다. ‘토토…’는 온·오프라인을 겸비한 추억의 공간이다. 서울 인사동에서 같은 이름의 7평 짜리 가게를 열고 있는 민권규(40)씨가 대학 졸업 후 장안평 일대에서 10년 동안 배운 골동품 관련 지식을 향수 상품에 접목해 온라인까지 확대한 것. ‘그래, 옛날에 이런 게 있었지’하는 생각과 ‘어떻게 이런걸 까맣게 잊고 살았을까’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게 한다. ‘토토…’측은 “20∼30대들이 주류지만 인터넷에서 상품을 본 부모들이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많이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농협 마크가 찍혀 있는 서울우유 병, 지금은 구경하기도 힘든 ‘은하철도 999’가 그려진 가방, ‘안 된다’는 어머니를 눈물이 마를 정도로 보채게 했던 삐삐 그림의 신발 등이 줄줄이 늘어서 있고, ‘나, 너, 우리’로 시작하는 옛 국민학교 1학년 교과서가 e-카탈로그처럼 클릭만 하면 펼쳐진다. 옛 것을 돌아본다는 것은 결국 자기를 돌아본다는 말을 생각나게 하는 곳이다. 아이들과의 시간이 회고조로 흘렀다고 생각되면 ‘소년’(www.my.dreamwiz.com/bluextal)과 ‘규호의 추억 속 만화 이야기’(www.polymer.cnu.ac.kr/∼anima295)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75년생의 ‘소년’ 운영자는 “70년대 중·후반에서 90년대 초까지의 만화영화 주제곡을 들으며 추억을 떠올려보는 작은 쉼터”라며 “동감하신다면 노래를 틀고 따라 부릅시다!”라고 말했다. 이곳에는 ‘요술공주 밍키’ ‘개구리 왕눈이’ 같은 TV용 만화영화 주제가 25곡이 진열되어 있다. 음악감상 창에 가사를 함께 보여 주기 때문에 노래방처럼 가사를 보며 따라 부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 충남대 3학년 이규호(25)씨가 운영하는 ‘규호의 추억 속 만화이야기’에서는 이보다 많은 66곡의 만화주제가를 들을 수 있는데 31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기록하고 있다. 게시판에는 “고맙다” “즐거웠다”는 단어가 끊이지 않고 올라온다.

2002.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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