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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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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예요] ‘블핑 제니 닮은꼴’…대림그룹 4세, 이주영이 애정하는 패션템은

산업 일반

최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공개하는 재벌가 4세가 늘고 있다. DL그룹(옛 대림그룹) 총수일가 4세 이주영, 신세계 정유경 부회장의 딸 문서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딸 이원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중 노출을 기피하지 않고 ‘다이아아몬드 수저’의 일상으로 스스럼없이 공개하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직접 착장하고 소개한 제품들은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며 연일 품절 행진을 일으키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블랙핑크 제니 닮은 꼴’ 미모로 유명한 이주영 씨는 이준용 DL그룹(옛 대림그룹) 명예회장의 3남인 이해창 켐텍 대표 외동딸이다. 그는 2000년생으로 현재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조지타운대학교에서 국제경영학과 마케팅을 전공하고 있다.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 드라마 ‘가십걸’ 블레어를 떠올리게 하는 패션 센스와 럭셔리한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이며 또래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SNS인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4만명, 유튜브 채널 ‘쥴스 다이어리’의 구독자 수는 1만명이다. 그는 자신의 SNS에 다양한 일상템은 물론, 명품 브랜드들로부터 받은 협찬템들도 공개하고 있다. 디올 등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다양한 행사에 참여 하는 한편, 직접 커스텀 한 화장품, 백 등 제품들을 자주 공개한다. 최근에는 폴렌느 브랜드를 직접 언급하며, 해당 브랜드의 백과 귀걸이를 착장한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이주영 씨가 들고 있는 가방은 ‘누메로 나노 여성 미니백 숄더백’으로 가격은 40만원대다. 액세서리로 착용한 귀걸이 역시 해당 브랜드의 ‘크리올 에로즈’ 제품으로 20만원대다. 폴렌느는 2016년에 만들어진 프랑스 하이엔드 레더 브랜드다. 숙련된 기술과 세련되고 정제된 디자인의 결합은 폴렌느 컬렉션의 창조성을 드러내며 완벽함을 추구하는 폴렌느 크리에이터들은 크래프트맨쉽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 앞서 비싸다는 명품 신발을 구겨신는 것으로 화제를 모은 적도 있다. 이에 그녀는 “그 운동화는 접어서 신으라고 산 것이다”라며 “내가 산 모델들은 뒷 부분이 얇게 제작돼 접히도록 만들어졌다”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명품 브랜드 구찌의 대표적인 운동화 꼽히는 ‘스니커즈 운동화 에이스 벌 엠브로이드 제품’으로 신발 뒤꿈치의 색상이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다. 가격은 100만원대다. 그는 또 평소 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많은 여대생의 모습을 보여주거나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이뤄지는 가면무도회, 그리고 람보르기니 행사 등에도 참여 하는 준셀럽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아이브 장원영과 함께 플라잉 요가를 즐기고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즐기는 등 남다른 친분을 과시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지드래곤과 함께 투샷이 담긴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패션 편집숍인 분더샵 청담에서 개최된 '신세계×프리즈 VIP 파티에 참석해 자리를 빛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그녀가 착장한 블랙 원피스는 영국의 컨템포러리 브랜드인 SELF PORTRAIT(셀프 포트레이트) 제품으로 화려한 레이스 소재와 간결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의 조화가 특징이다. 가격은 약 67만원이다. 패션업계에선 재벌 4세들의 착장템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 인플루언서나 연예인들이 아닌 재벌가 자재들이 입은 제품들은 광고나 협찬과는 다르게 직접 소유하고 싶다라는 반응이 많은 것 같다”라며 “일부 커뮤니티에서도 이들이 착장한 제품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3.12.08 08:59

3분 소요
도박·횡령·배임 등에 고액 연봉까지…피해는 기업의 몫?

산업 일반

국내 주요 130개 그룹에서 미등기임원이면서 작년 한 해 받은 연간 보수가 10억원이 넘은 오너 일가는 이코노미스트 조사 결과 최소 2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중 일부 오너 일가는 높은 보수는 물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기업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기업 오너가 높은 연봉을 받는 주요 이유는 책임 경영 차원에서다. 국내 상당수 오너 경영자들은 대표이사를 비롯해 등기임원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통상 사내이사를 비롯해 대표이사는 이사회에서 참여하는 핵심 경영진이다.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기업의 중요한 문제를 결정한다. 이와 달리 오너라고 해도 등기임원이 아니면 이사회 참석 자체가 불가능하다. 미등기 오너는 이사회 멤버가 아니라는 얘기다. 아울러 미등기임원은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법적 책임에서도 한 발 떨어져 있을 수 있다. 지분으로 보면 오너 경영자가 실질적인 주인이지만, 이사회 멤버가 아니면 경영과 관련해 발생한 여러 문제에 대해서 직접적인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가령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더라도 오너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 않으면 해당 소송에서 오너가 직접 책임지는 일은 드물다. 도의적인 책임만 질 뿐이다. 일부 오너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이에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은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 주요 오너를 분석했다. 장세주 동국홀딩스(舊 동국제강) 회장은 2022년 기준 미등기임원이면서 58억4000만원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 회장은 지난 2015년 5월 대규모 회삿돈 횡령과 원정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바 있다. 이후 2015년 6월 대표직을 물러났다. 장 회장은 2016년 11월까지 재판을 치렀고 실형을 선고받아 복역했으며 2018년 4월 가석방됐다. 특정경제범죄법에 따라 5년간 취업을 제한받아 경영일선에 나서지 못했던 장 회장은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광복절 사면을 받아 경영 복귀가 가능해졌다. 이후 장 회장은 지난 5월 동국제강 인적 분할로 지주사가 된 동국홀딩스에서 등기임원에 선임됐다. 8년 만에 이사회 멤버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도 장세주 동국홀딩스 회장과 마찬가지로 2022년 기준 미등기임원이면서 50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회장은 계열사 법인 자금을 아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에게 담보 없이 빌려주는 등 130억이 넘는 규모의 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2018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이 확정된 바 있다. 특정경제범죄법(제14조)에 따르면,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일정 기간 취업이 제한된다. 하지만 박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인 2019년 3월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등기임원)로 취임했다. 하지만 법무부가 이를 불승인했고, 이후 불승인 취소 소송을 냈으나 패소해 지난 2021년 6월 대표이사 및 등기이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2심에서는 박 회장이 승소했지만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됐다. 이후 최근까지 미등기임원 회장직을 맡는 등 회장직을 유지해 왔다. 한편 박 회장은 지난 5월 경영진에게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일선 경영에서 손을 떼고 무보수 명예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이해욱 DL그룹(舊 대림) 회장은 미등기임원 자격으로 지난해 48억1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계열사를 이용해 개인 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는 이 회장에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과 같은 2억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DL그룹에 5000만원,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도 3000만원의 벌금을 각각 선고했다. 이 회장은 그룹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 상표권을 부동산컨설팅사 에이플러스디(APD)에 넘겨주고, 계열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2015년 글래드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어 2016~2018년 동안 매달 이용 수수료를 지급하게 했다. APD는 이 회장과 아들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회사다. 검찰은 오라관광이 APD에 지급한 수수료가 2016년 1월~2018년 7월까지 약 3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수익을 챙겼다고 판단해 2019년 말에 불구속기소 했다. 이 회장은 오너 일가의 3세 경영인으로, 대림 창업주인 고(故) 이재준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이준용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그는 과거 대림산업 부회장 시절 수행 운전기사에 폭언·폭행을 했다는 ‘갑질’ 논란이 일자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며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내부자 거래 의혹으로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이동채 에코프로 상임고문은 2022년 기준 지주회사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채 상임고문은 지난해 32억43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상임고문은 지난 5월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1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에 벌금 22억원을 선고받았다. 아울러 11억원의 추징 명령도 받았다. 당초 원심은 집행유예 판결을 했지만 2심에서 법정 구속됐다. 김준기 DB그룹 회장은 계열사인 DB하이텍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며 지난해 31억25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이와 관련해 최근 행동주의 펀드 KCGI는 DB하이텍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을 요청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하면서 오너일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KCGI는 김 회장이 과거 가사도우미를 피감독자 간음하고 비서를 성추행해 유죄를 선고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던 창업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할 뿐 아니라, 고액의 연봉을 수령하는 등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추행 관련 혐의로 처벌받은 기업 오너도 있어 김 회장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자신의 별장에서 일한 가사도우미를 피감독자간음하고 2017년 2∼7월에는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1심과 2심을 통해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2021년 5월 대법원에 상고취하서를 제출해 원심이 확정됐다성신양회 최대주주이자 오너 3세인 김태현 성신양회 회장은 지난해 미등기임원으로 22억500만원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성신양회 영업이익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점이다. 성신양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30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억3123억원으로 같은 기간 97.6% 급락했다. 당기순이익은 254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2023.06.26 08:00

4분 소요
“사익 편취에 계열사 이용” 이해욱 DL 회장 2심도 유죄

산업 일반

이해욱(사진) DL 그룹(옛 대림) 회장이 계열사를 이용해 개인 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양지정·전연숙·차은경 부장판사)는 3일 이 회장에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과 같은 2억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DL그룹에 5000만원, 글래드호텔앤리조트에도 3000만원의 벌금을 각각 선고했다. 이 회장은 그룹 호텔 브랜드 ‘글래드’(GLAD) 상표권을 부동산컨설팅사 에이플러스디(APD)에 넘겨주고, 계열사인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2015년 글래드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어 2016~2018년 동안 매달 이용 수수료를 지급하게 했다. APD는 이 회장과 아들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회사다. 검찰은 오라관광이 APD에 지급한 수수료가 2016년 1월~2018년 7월 동안 약 3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수익을 챙겼다고 판단해 2019년 말에 불구속기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시 오라관광이 수수료를 과도하게 지급했으며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행위’라고 판단, 이 회장과 관련 기업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회장 측은 오라관광의 수수료 지급은 정당한 거래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2심 재판부는 “이 회장이 개인 회사에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유리한 거래를 누리도록 관여해 본인과 특수관계인에게 부당 이익을 귀속시킨 사실이 인정된다"며 “총수 일가가 사익을 편취하기 위해 계열사를 이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 등 피고인들이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는데 재판 과정에선 입장을 번복한 데다 납득하기 어려운 말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회장은 오너 일가의 3세 경영인으로, 대림 창업주인 고(故) 이재준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이준용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6년전 대림산업 부회장 시절 수행 운전기사에 폭언·폭행을 했다는 ‘갑질’ 논란이 일자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며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박정식 기자 tango@edaily.co.kr

2022.11.03 16:32

2분 소요
‘무책임‧고연봉’ 대기업 총수…국내 36개 그룹 중 9곳 ‘미등기임원’

산업 일반

국내 대기업을 이끄는 그룹 총수 4명 중 1명은 ‘미등기 임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총수의 자녀나 친인척까지 범위를 넓히면 미등기 임원은 더 늘어난다. 총수를 포함한 그의 가족들이 그룹 경영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책임-고연봉’ 경영이 문제로 지적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자산 규모 상위 50개 그룹 가운데 오너가 있는 그룹은 42개, 이 중 총수가 경영에 참여하는 그룹은 36개로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이 가운데 9명의 총수는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또 경영에 참여하는 오너 일가의 15%는 미등기 임원으로 확인됐다. 리더스인덱스가 각 사 반기보고서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하는 그룹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준용 DL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GIO), 김준기 DB그룹 창업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 9명이다. 총수 일가가 미등기임원이 많이 활동하는 그룹으로는 CJ와 신세계, 한화 등이 꼽혔다. CJ그룹은 9명의 오너일가가 5곳에서 등기임원으로 활동하고 9곳에서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CGV, CJ ENM 등 5곳의 미등기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경후 CJ ENM 부사장,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등 이 회장의 자녀들과 이미경 CJ ENM 부회장도 미등기 임원이다. 신세계그룹도 총수인 이명희 회장을 비롯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모두 미등기 임원이다. 한화그룹의 경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을 제외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 모두 미등기 임원으로 조사됐다. 총수와 친인척의 등기임원 여부가 중요한 건 권한과 책임의 비례 문제 때문이다. 등기임원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리고 문제가 생기면 이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지만, 미등기임원은 책임에서 자유롭다. 그룹 총수의 경우 그룹의 사업 방향을 결정하거나 경영에 큰 영향을 행사하는데, 미등기임원인 경우엔 고액 연봉을 챙기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CJ, CJ제일제당 등에서 49억6800만원을 받았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그의 남편인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로부터 각각 22억5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한 최근 3년여간 보수를 받지 않았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총수 일가의 미등기임원 활동과 고연봉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그룹 총수나 오너 일가는 해당 기업의 최대주주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경영 활동은 주가로 평가받는다”며 “등기임원 여부보다 주주 가치를 올리려는 노력을 책임 경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2022.08.30 11:28

2분 소요
[한국 50대 부자] 포브스 선정 ‘한국의 50대 부자’

산업 일반

포브스가 한국의 부자 50인을 선정했다. 부동산, 금융 자산은 제외하고 주식가치만 평가해 순위를 매겼다. 때문에 ‘한국의 주식부자 50인’이 옳은 표현이란 지적도 나온다. 주식만큼 부의 증감을 빠르게 보여주는 기준도 없다는 점에서 ‘부의 흐름’을 파악하기엔 제격이란 평가다. 포브스가 2016년 ‘한국의 50대 부자’ 리스트를 발표했다. IT, 바이오 관련 부자가 강세를 보였고 제조업을 기반한 부자는 약세를 보였다. 자수성가형 부자가 전통 부자를 밀어내는 현상도 지난해에 이어 계속됐다.올해 한국의 50대 부자의 재산 총액은 1056억 달러로 지난해 1148억 9430만 달러보다 92억9430만 달러(8%)줄었다. 코스피가 6%하락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이건희 회장(126억 달러)이 차지했다. 재산이 늘어난 인물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 김정주 NXC 회장을 포함해 9명 뿐이다.자수성가형 부자는 38%로 2006년(18%) 대비 2배 늘었다. 2016년 순위에 새롭게 오른 인물 7명 중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을 제외하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 등 6명 모두 자수성가형 부자다.가장 젊은 부자는 김범석(39) 대표, 최고령은 김재철(81) 회장이다.지난해는 권혁빈 회장이 IT업계의 신흥 부자로 주목 받았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76)은 바이오 제약업계의 신흥부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사노피, 얀센, 베링거 인겔하임 등 세계적인 제약사와 총 7조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한미약품의 지주회사인 한미 사이언스의 주가가 226% 오르면서 임 회장은 단번에 7위로 뛰어올랐다.한미약품의 대박 행진은 또 다른 부자를 낳았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31위)이다. 한미사이언스 주식 12.1%를 소유한 신 회장(66)도 올해 50대 부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임 회장과 신 회장은 경기도 김포에서 같은 고교를 다닌 선후배 사이”라고 전했다.포브스는 한국에서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기업) 기업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IT 기술과 혁신적 경영으로 무장한 유니콘 기업들의 도약으로 신흥 부자가 여럿 생겼다는 설명이다. 대표 주자가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 김범석 쿠팡 대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대표 등이다.올해 처음 순위에 든 이상혁 대표(44)는 모바일 벤처 연합 옐로모바일의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다. 옐로모바일은 2012년 8월 설립된 이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80곳 이상을 지속적으로 인수합병(M&A)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4년 11월 실리콘밸리의 투자캐피털인 포메이션8로부터 1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포브스가 추산한 옐로모바일의 기업가치는 약 40억 달러다.포브스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의 김범석 대표(38)를 “야구경기로 치면 이제 1회 초를 끝낸 유통업계의 에이스”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소비자가 물건을 주문하면 24시간 안에 배송하는 ‘로켓배송’과 ‘쿠팡맨’ 시스템으로 업계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김 대표는 회사 설립 6년 만에 쿠팡을 5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지난해 50대 부자 7위에 오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42)은 올해 4위로 상승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온라인 게임회사로 중국의 텐센트와 손잡고 ‘크로스파이어’ 같은 온라인 게임을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아버지인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주식을 물려받아 아버지 대신 50인 리스트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해욱 부회장은 지난 3월 그의 전직 운전기사들이 그의 폭언과 폭행에 대해 구체적인 증언을 내놓으며 대중의 비난을 받았다. 교체된 수행기사만 지난해 40여 명에 이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해욱 부회장은 이에 “잘못된 행동이 누군가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됐다”라며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 ━ 임성기 회장 등 7명 신흥부자로 지난해에 이어 전통적인 부자들의 하락은 계속됐다. 특히 삼성, 현대가는 전원 재산이 감소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14년 2위, 2015년 4위에 이어 올해는 5위를 차지했다. 재산도 12억6480만 달러 감소했다. 정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도 13억1540만 달러 감소해 지난해 5위에서 올해 9위로 떨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0인 중 가장 많은 22억4740만 달러의 재산이 감소했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재산 감소액을 합하면 33억590만 달러다.올해 조사에서 순위가 하락한 부자들은 지난해 두 배에 가까운 34명이다. 이중근 부영 회장(12위)이 9위에서 밀려났고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16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9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27위) 등이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지난해에 비해 하락세가 큰 부자는 11계단이나 하락한 구본식 희성전자 부회장(44위)과 정몽진 KCC 회장(45위)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37위)과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38위)도 9계단 순위가 하락했다. 반면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22위) 무려 10단계 상승했다. 대부분의 부자들이 재산이 줄었지만 장 회장은 3억5870만 달러 늘어 손쉽게 순위가 올라갔다.재산이 가장 늘어난 부자는 김정주 NXC 회장이다. 올해 김 회장의 재산은 41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재산이 11억7590만 달러 증가했다. 김 회장은 국내 최대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의 창업주지만 현재 경영엔 관여하지 않는다. 대신 뉴욕에 머무르며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엔 임파서블 푸즈(햄버거에 식물 원료를 활용한 고기 패티)와 비욘드미트(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닭고기를 만들어 판매) 등 식품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지난해 넥슨재팬의 연례 주주총회 자료에 따르면 김정주 대표가 보유한 넥슨의 지분은 62.89%다.여성 부자들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3위→18위),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14위→19위),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16위→25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20위→27위),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30위→33위)이고 모두 지난해보다 순위가 하락했다. 이들의 총 재산은 63억 달러로 50대 부자 총재산의 5.9%를 차지했다.1조 클럽 멤버는 지난해 39명에서 올해 34명으로 줄었다. 50대 부자 커트라인은 6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4010만 달러 내려갔다.- 유부혁 기자·임채연 기자

2016.05.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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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0대 부자

산업 일반

포브스가 선정하는 2016년 한국 50대 부자 순위가 발표됐다. 정보기술(IT)기업의 약진이 돋보였지만 부자 대부분의 재산은 줄어들었다. 거의 모든 국민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한국에서 새로운 자수성가형 기술기업들은 매해 부자 순위에 등장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유니콘(투자자들의 평가가치가 10억 달러를 웃도는 스타트업) 두 개 업체의 창업자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34위의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와, 36위의 김범석 쿠팡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이상혁 대표가 창업한 옐로모바일(YelloMobile)의 평가액은 김범석 대표의 쿠팡에 10억 달러 못 미치는 40억 달러다. 이 대표는 옐로모바일 지분 26%를 소유한 덕분에 김 대표보다 더 많은 자산을 기록하며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16위)의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Kakao)를 합병하기 전, 이 대표는 다음에서 임원을 지냈다. 합병 후 1년 반만인 2013년 다음에 사표를 던지고 옐로모바일을 창업했다.옐로모바일은 초기 투자 및 모바일 기반의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는 인큐베이터 업체이다. 이 대표는 몇 차례 라운드를 거듭하며 2억4000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미국의 벤처자금기업 포메이션 8(Formation 8) 및 가장 최근에는 일본의 금융서비스 기업 SBI 홀딩스(SBI Holdings)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다. 현재 옐로모바일의 포트폴리오에는 80개 이상의 기업이 포진해있다.올해 처음으로 순위에 등장한 부자는 7명이다. 여기에는 새로 억만장자 타이틀을 획득한 부자가 4명 포함됐다. 이 중 두 명이 단일 기업에서 배출되었는데, 바로 7위를 차지한 임성기 회장 및 31위를 기록한 신동국 회장으로 모두 제약업계의 스타기업 한미사이언스를 기반으로 대폭적인 자산증가를 기록했다. 43위를 차지한 대림 그룹의 이해욱 부회장 및 47위를 기록한 사모펀드 사업가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순위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하지만 대부분의 부자들은 자산감소를 기록했다. 순위에 복귀한 부자 중 29명 가량이 순자산의 대대적인 감소를 기록했다. 자산이 증가한 부자는 11명에 불과했다. 글로벌 경제의 둔화로 수출업체들이 타격을 입었다. 벤치마크인 코스피 지수는 6% 가까이 하락했다. 원화가치는 미 달러화대비 5.6% 절하됐다. 2015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6%에 그쳤다. 올해 순위에서 8명의 부자가 탈락했는데,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례가 건설기업 IS동서의 권혁운 회장, 한화의 김승연 회장 등이다.순위는 개인, 주식거래소, 애널리스트, 민간 데이터베이스, 정부기관 및 여타 정보원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순자산액은 4월 15일 마감일 기준 주가 및 환율을 기반으로 산정했다. 비상장기업의 평가액은 각종 금융지표 및 유사 상장기업의 여타 비교 수치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 1. 이건희 126억 달러 ▼업종: 전자·보험, 나이: 74세, 기혼, 자녀 3명2년여 전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줄곧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이때부터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전체 경영을 맡아왔다. 이건희 회장의 순자산액은 아내 홍라희 여사가 소유한 12억 달러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포함했다. ━ 2. 서경배 84억 달러 ▼업종: 화장품, 나이: 53세, 기혼, 자녀 2명전 세계적으로 사그라질 줄 모르는 한류열풍에 힘입어,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회장은 2020년까지 매출을 3배 가까이 신장한 100억7000만 달러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장담한다. 올해는 중동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브랜드는 중국에서 지난 12월 200번째 매장을 개장했다. ━ 3. 이재용 62억 달러 ▼업종: 전자·보험·관광, 나이: 48세, 이혼, 자녀 2명부자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삼성 그룹을 이끌고 있다. 스마트폰 매출이 중국 저가 모델의 공략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고성장 동력원 모색을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의료·금융·무인자동차 기술에 주력하고 있는 중이다. 산하의 여타 삼성 계열사들의 사업이 삼성 전자보다 훨씬 큰 폭으로 위축되면서, 순자산액이 아버지 이 회장의 자산감소세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6억 달러 하락했다. ━ 4. 권혁빈 49억 달러 ▲업종: 온라인 게임, 나이: 42세, 기혼, 자녀 2명온라인 게임 산업이 호조를 보인 덕분에 지난해 순위에 진입한 이래 자산액이 35% 이상 증가했다. 2002년 창업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지난 10월, 스마일게이트는 로스앤젤레스에 본거지를 둔 영화사 오리지널 필름(Original Film)과 손잡고 자사의 블록버스터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CrossFire)를 영화로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 5. 정몽구 48억 달러 ▼업종: 자동차, 나이: 78세, 기혼, 자녀 4명순자산이 2년 만에 3분의 1 감소했다. 자동차 수입이 증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대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대비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 것은 2003년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대비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이 역시 2007년 이래로 처음이었다. 중국 본토 소비자들이 점점 현대자동차 제품 라인업의 주종을 차지하고 있는 세단보다 SUV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 6. 김정주 41억 달러 ▲업종: 온라인 게임, 나이: 48세, 기혼, 자녀 2명한국 최대의 온라인 게임 업체 넥슨을 창업했으며, 현재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최근 뉴욕에 머물며 기술과 거의 관련이 없는 식품 기업과 같은 스타트업 기업을 모색하고 투자하고 있다. 주식보유 상태에 대해 보다 많은 정보가 드러나면서 자산액이 14억 달러 늘었다. ━ 7. 임성기 39억 달러 ★업종: 제약, 나이: 76세, 자녀 3명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지난해 한해 226%에 이르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인이자 투자자로 31위에 안착한 신동국 회장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 8. 최태원 34억 달러 ▼업종: 컴퓨터 서비스·이동통신, 나이: 56세, 별거, 자녀 4명횡령혐의로 투옥돼 모든 SK 계열사 이사회에서 퇴진한 후 3년만인 지난 2월 SK 그룹 회장으로 복귀했다. 바이오기술, 액화천연가스 및 IT 서비스와 같은 고성장 산업군으로 SK의 사업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12월 “혼외 관계로 한 명의 자녀를 낳았다”라고 고백하며,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아내 노소영과 이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9. 정의선 28억 달러 ▼업종: 물류, 나이: 46세, 기혼, 자녀 2명현대자동차에 묶여 있는 자산 때문에, 아버지 정몽구 회장(5위)과 마찬가지로 일 년 만에 10억 달러의 자산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현대 계열사로 현대자동차의 주요 고객사이기도 한 물류기업 현대글로비스에 보유한 주식이 전체 자산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 10. 김재철 25억 달러 ★업종: 식품, 나이: 81세, 기혼, 자녀 4명순위에 오른 부자 중 최연장자로, 1969년 동원그룹을 창업했다. 참치캔 제품으로 오랫동안 유명세를 떨쳐온 동원은 오늘날 한국 최대의 원양어업 기업이 되었다. 가난한 집안의 11명 형제자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대양이 원대한 기회를 품고 있을 것이라 믿으며 서울대학교 대신 부산의 수산대학에 진학했다. 23세의 나이에 남태평양행 어선에 몸을 싣고, 2년 후 남태평양과 인도양을 누비는 어선의 선장이 되었으며, 한국이 어업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위험을 피해 잔잔한 바다만 항해한다면, 절대 어선 가득 고기를 잡을 수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순자산액에는 차남 김남정 부회장의 주식도 포함돼 있으며, 작년 순위에 이름을 올렸던 김남정 부회장은 그룹승계전략의 일환으로 아버지 김재철 회장을 능가하는 18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장남 김남구 부회장은 올해 순위에서 탈락했으며,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이다. ━ 11. 이재현 24억 달러 ▼업종: 식품·엔터테인먼트, 나이: 56세, 기혼, 자녀 2명2014년 탈세 및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제기한 항소심에서 지난 12월 패소했으나, 형량은 4년에서 2년 반으로 줄었다. 2013년 구속된 이후, CJ 그룹에서 맡았던 직책에서 하나둘씩 퇴임하고 있다. 건강상태가 계속 악화하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감옥에 투옥되어 형량을 채운 기간은 없다. ━ 12. 이중근 23억5000만 달러 ▼업종: 건설·부동산, 나이: 75세, 기혼, 자녀 4명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부영그룹을 창업했다. 부영그룹은 지난 몇 달간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삼성생명 사옥을 포함한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8억 7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 13. 서정진 23억 달러 ▲업종: 바이오기술, 나이: 59세, 기혼, 자녀 2명셀트리온의 지속적인 해외사업 확장과 제네릭 약품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자산액이 5억 달러가량 껑충 상승했다 ━ 14. 박현주 22억 달러 ◀▶업종: 자산운용, 나이: 58세, 기혼, 자녀 3명지난 1월 미래에셋이 20억 달러에 대우 증권의 지분 43%를 인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자산 기준 한국 최대의 증권중개업체를 탄생시켰다. ━ 15. 신창재 21억 달러 ▼업종: 생명보험, 나이: 63세, 기혼, 자녀 2명지난 한 해 교보 생명을 비롯한 국내 보험업계가 부진했던 가운데, 자산이 2억5000만 달러 감소했다. 의사 출신인 신 회장은 아버지가 일군 기업을 물려받았다. 지난 11월 한국정부가 주도하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펀드에 170만 달러를 출연할 것이라 공언했다. ━ 16. 김범수 20억 달러 ▼업종: 온라인 서비스, 나이: 50세, 기혼, 자녀 2명카카오는 사업규모가 커지면서 급작스러운 성장통에 직면하고 있다. 2014년 다음 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이후 1월에는 음악콘텐트업체 로엔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인수했다. 이에따라 정부는 카카오를 대기업으로 분류하고, 대략 35개에 이르는 반독점 및 경쟁 규제를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17. 구본무 19억 달러 ▲업종: 전자·가정용품, 나이: 71세, 기혼, 자녀 3명오랜 세월 LG 그룹의 회장을 역임해 왔으며, 지속적으로 매출 및 수익을 증대시키고 있다. 스스로의 성과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며, 지난해 LG에 보유한 지분을 늘렸다. 순위에 이름을 올린 구씨 형제 4명 중 한 명이다. 아버지는 구자경 LG 명예회장이다. ━ 18. 이부진 18억5000만 달러 ▼업종: 컴퓨터 서비스·관광, 나이: 46세, 이혼, 자녀 1명한국 최고의 여성부호이자, 이건희 회장(1위)의 장녀다. 자산의 3분의 2가 리조트 사업 및 다양한 비즈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 물산에 연동돼 있다. 롯데 다음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면세점을 운영하는 삼성계열사인 호텔신라의 운영을 맡고 있다. 호텔신라는 3월 현대산업개발과 합작투자를 통해 서울 중심지구에 신규 면세점을 개장했다. 최근 한국의 전통가옥인 한옥을 본뜬 고급 호텔을 짓기 위한 서울시의 허가를 따냈다. ━ 19. 이서현 18억 달러 ▼업종: 컴퓨터 서비스·관광, 나이: 43세, 기혼, 자녀 4명지난 12월 삼성물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패션 사업부의 지휘권을 맡았다.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했고, 2020년까지 삼성 패션사업부의 매출을 5배 증가시킨다는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 ━ 20. 신동빈 17억 달러 ◀▶업종: 소매, 나이: 61세, 기혼, 자녀 3명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24위)을 축출하고 롯데그룹 전체를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 ━ 21. 허영인 16억 달러 ▲업종: 제빵·패스트푸드 체인점, 나이: 67세, 기혼, 자녀 2명카페와 베이커리를 겸한 파리크라상 푸드 체인이 지속적으로 매장을 내면서, 이른바 “프랜차이즈의 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난 10월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만2000개 매장을 열어 10만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 22. 장평순 15억5000만 달러 ▲업종: 교육, 나이: 65세, 기혼 자녀 2명가정학습용 교재를 공급하는 업체 교원을 창업했다. 전자책에서 가정교사에 이르기까지 교육의 모든 분야로 진출하면서,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 23. 홍석조 15억 달러 ▲업종: 소매, 나이: 63세, 기혼, 자녀 2명한국 최대의 편의점 체인인 CU를 운영한다. 홍석조 회장이 BGF리테일을 인수한 2007년 3700개를 기록했던 점포수는 현재 9000여개로 늘었다. ━ 24. 신동주 14억5000만 달러 ▼업종: 소매, 나이: 62세, 기혼, 자녀 1명20위에 오른 동생 신동빈 회장의 전술에 밀려 롯데 그룹의 승계권을 둘러싼 분쟁에서 패배한 것으로 보인다. ━ 25. 이화경 14억 달러 ▼업종: 스낵식품, 나이: 60세, 기혼, 자녀 2명오리온의 중국 매출이 증가일로를 걷고 있다. 초코파이 제조사로 널리 알려진 오리온의 중국 매출은 한국의 두 배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 한 해주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남편인 담철곤 회장이 오리온을 이끌고 있으며, 위의 순자산액 수치는 담철곤 회장이 보유한 6억6000만 달러어치의 지분을 포함한 것이다. ━ 26. 김준기 13억5000만 달러업종: 보험·철강, 나이: 72세, 기혼, 자녀 2명철강, 화학, 금융, 전자 및 부동산 개발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동부그룹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부친이 국회 부의장을 지낸 바 있으며, 1969년 40일 동안의 해외 여행 중 일본과 미국의 문물을 접하고 깊이 영감을 받은 김준기 회장은 학업을 지속하기보다 건설 회사를 창업하기로 결심한다. 1970년대 들어서 중동의 건설 붐을 타고 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김준기 회장의 순자산액은 외아들 김남호 동부금융연구소 부장의 지분을 포함한 것이다. 김남호 부장은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아버지보다 더 많은 7억5500만 달러어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27. 이명희 12억5000만 달러 ▼업종: 소매, 나이: 73세, 기혼, 자녀 2명신세계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자산의 3분의 2는 이마트를 통해 창출된 것이다. 신세계는 2011년 이마트의 주식을 공개했으며, 이마트는 현재 한국 최대 규모의 할인유통점이다. 지난 한 해 온라인 소매업체 쿠팡과의 가격 전쟁에서 큰 타격을 입으며 이마트의 운영이익과 주가가 하락했다. 37위에 오른 아들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경영하고 있다. ━ 28. 조정호 12억 달러 ▼업종: 금융, 나이: 58세, 기혼, 자녀 3명메리츠금융그룹의 조정호 회장은 기록적인 수익을 기록하고 운영자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자산이 7.7% 감소했다. ━ 29. 김택진 11억5000만 달러 ▲업종: 온라인 게임, 나이: 49세, 기혼, 자녀 4명지난 10월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보유한 15.1%의 지분 전체를 매각했을 당시, 자신 소유의 지분을 2% 증가한 12%로 늘렸다. 1997년 김택진 대표이사가 창업한 엔씨소프트는 조만간 중국에서 자사의 히트작 블레이드&소울의 모바일 버전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 30. 이호진 11억2000만 달러 ▼업종: 화학·금융·미디어, 나이: 54세, 기혼, 자녀 2명태광산업의 창업주 이임용 회장의 막내아들인 이호진 전 회장은 섬유에 주력하던 태광산업을 케이블 TV, 금융 및 전자 산업 기업으로 전환했다. 현재 간암 투병 중이다. ━ 31. 신동국 11억 달러 ★업종: 제약, 나이: 66세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한양정밀의 창업자. 7위에 오른 지인 임성기 회장이 이끌고 있는 한미사이언스에 투자한 덕분에 억만장자로 올해 순위에 데뷔했다. ━ 32. 조양래 10억8000만 달러 ▲업종: 타이어 제조, 나이: 79세, 기혼 자녀 4명1년의 공백기를 딛고 억만장자 순위에 복귀했다.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관계사인 한국타이어는 세계 7위의 타이어제조업체이다. 한국타이어는 2013년부터 벤츠에 타이어를 공급해왔으며, 올해는 BMW의 뉴 7시리즈 세단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등 하이엔드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향후 페라리와 같은 초고성능 자동차에 공급할 계획이다. 2014년 출시한 저가 브랜드 라우펜의 매출 및 마케팅 활동을 증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올해 미국 테네시에 미국 내 최초의 제조공장을 개소한다. ━ 33. 최기원 10억7000만 달러 ▼업종: 컴퓨터 서비스·이동통신, 나이: 52세, 이혼8위에 오른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으로, SK홀딩스에 보유한 7.4% 지분이 자산을 구성하고 있다. 2009년 이래로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진행 및 사회적 기업의 설립 및 경영을 관장하고 있는 SK행복나눔재단을 맡고 있다. ━ 34. 이상혁 10억5000만 달러업종: 기술 투자, 나이: 44세, 미혼자신이 창업해 초고속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술기업 인큐베이터업체인 옐로모바일에 보유한 26%의 지분을 바탕으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 35. 구본능 9억7500만 달러 ▼업종: 전자부품, 나이: 67세, 기혼, 자녀 2명17위를 차지한 LG구본무 회장의 남동생이다. 희성그룹을 관장하고 있으나, LG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가 더욱 크다. ━ 36. 김범석 9억5000만 달러 ★업종: 온라인 소매, 나이: 38세, 기혼, 자녀 1명순위에 오른 최연소 부자.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자상거래 웹사이트 쿠팡을 창업했다. ━ 37. 정용진 9억4500만 달러 ▼업종: 소매, 나이: 48세, 기혼, 자녀 2명자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이마트 사업이 온라인 소매업체 쿠팡과 경쟁중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온라인 쇼핑몰 및 기타 전술을 활용해 반격에 나서고 있다. 순위 27위에 오른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신세계 그룹의 부회장 및 대표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 38. 정몽준 9억4000만 달러 ▼업종: 조선·산업용 기계, 나이: 65세, 기혼, 자녀 4명국제축구연맹 FIFA의 부회장을 지낸 바 있다. 국회의원 7선 출신으로, 2014년 국회의원직을 사임하고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현대중공업의 개인최대주주이다. ━ 39. 이해진 9억3500만 달러 ▼업종: 온라인 서비스, 나이: 49세, 기혼, 자녀 2명한국의 웹포털 및 검색엔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를 소유하고 있다. 네이버의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인 라인은 일본 최대의 메시징 플랫폼으로, 전세계적으로 2억1500만 명의 사용자 수를 자랑한다. ━ 40. 구본준 9억3000만 달러 ▲업종: 전자·가정용품, 나이: 65세, 기혼, 자녀 2명LG전자 부회장으로 구씨 형제 중 둘째이다 (17위, 35위, 45위 참조). LG상사와 필립스의 합작법인을 창업해 이끌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늘날 세계적인 선도 LCD 제조업체다. ━ 41. 이준호 9억 달러 ▼업종: 온라인 게임, 나이: 52세, 기혼, 자녀 2명네이버 창업멤버로, 네이버의 온라인 게임 사업부였다 2013년 기업분할로 독립한 NHN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다. ━ 42. 조창걸 8억7500만 달러 ▼업종: 가구, 나이: 76세, 기혼, 자녀 4명1970년 창업한 한샘이 한국 최대의 가구제조업체로 떠올랐다. 젊은 한국 디자이너들을 글로벌 리더로 양성하기 위한 한샘 DBEW 디자인센터에 지분의 거의 절반을 기부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 43. 이해욱 8억5000만 달러 ★업종: 건설, 나이: 48세, 기혼창업가의 3세대 일원으로 지난 7월 대림 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했다. 지주사인 대림 코퍼레이션과 대림그룹의 IT 계열사인 대림 I&S의 합병 이후 순위에서 탈락한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이 합병으로 실질적으로 이준용 명예회장의 지분이 아들 이해욱 부회장에게로 양도되었다. ━ 44. 정지선 8억2500만 달러 ▼업종: 소매, 나이: 44세, 기혼, 자녀 1명현대백화점 및 현대 그린푸드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3월 현대백화점 브랜드를 더 현대(The Hyundai)로 바꾸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 45. 구본식 8억2000만 달러 ▼업종: 전자 부품, 나이: 58세, 기혼, 자녀 3명지난 한 해 희성그룹이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억만장자 대열에서 낙오했다. 35위에 오른 남동생 구본능 회장과 함께 희성그룹을 경영하고 있으나, LG에 보유한 지분가액이 더 크다. ━ 46. 정몽진 7억5000만 달러 ▼업종: 건축자재·화학, 나이: 56세, 기혼, 자녀 2명페인트, 유리, 건축자재, 바닥재 및 실리콘을 생산하는 KCC를 소유하고 있다. 2000년 사장직에 올라 현재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현대가의 창업주인 정주영의 조카이기도 한 KCC의 정상영 명예 회장의 장남이다. ━ 47. 김병주 7억3500만 달러 ★업종: 투자, 나이: 53세, 기혼, 자녀 2명칼라일 그룹 임원 출신으로, 2005년 칼라일 시절 동료 5명과 사모펀드기업 MBK 파트너스를 창업했으며, 현재 10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 9월 61억 달러에 이르는 테스코의 한국사업부인 홈플러스의 매수 건을 이끌었으며, 이는 한국 최대규모의 사모펀드 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배우자는 고 박태준 전 국무총리의 딸 박경아씨다. ━ 48. 이상일 7억3000만 달러 ▼업종: 자동차 부품, 나이: 78세, 기혼, 자녀 4명비상장기업인 일진의 회장을 맡고 있다. 1978년 부품단조업으로 창업한 일진은 컨테이너 및 자동차 섀시 부품으로 사업을 확장해 오늘날 전세계 완성차업체들에게 휠베어링을 공급하고 있다. ━ 49. 신선호 6억9000만 달러 ▼업종: 쇼핑몰, 나이: 69세, 기혼, 자녀 1명자수성가형 기업가로 서울 중심가에 자리한 거대 규모의 쇼핑몰 및 호텔 복합단지 센트럴 시티를 건설했다. ━ 50. 조현준 6억8000만 달러 ▲업종: 섬유·화학·건설, 나이: 48세, 기혼, 자녀 2명효성그룹의 사장으로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장남이다. 삼촌인 한국타이어 월드와이드의 조양래 회장이 32위에 올라 있다. 지난 1월 탈세와 회계 부정 혐의로 조현준사장과 조석래회장 모두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 제약업계에서 두 명의 억만장자가 탄생하다 하나의 기업에서 포브스 부자 순위 신규 진입자를 두 명 배출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 한미약품은 신규진입자 2명을 곧장 억만장자 대열에까지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7위에 오른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과 31위를 기록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그 주인공으로, 이 둘이 보유한 거대제약기업 한미사이언스의 주가는 무려 226%나 상승했다.한미가 일라이 릴리, 베링거 잉겔하임, 사노피 및 얀센과 같은 해외 제약기업과 총 70억 달러를 상회하는 특허사용계약 거래를 연달아 성사시키면서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몰렸다. 이들 거대 제약기업은 한미가 개발중인 관절염 및 당뇨병 신약이 지닌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덕분에 한미사이언스, 그리고 이에 덩달아 한국 역시 1조 달러에 이르는 세계제약업계의 글로벌 강자로 발돋움하게 되었다.임 회장과 가족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57%를 보유하고 있다. 임 회장은 1966년 중앙대학교에서 약학을 전공하고 1973년 한미사이언스를 창업했다. 신 회장은 투자의 일환으로 한미의 지분 12.5%를 사들여 보유하고 있다. 이 둘 모두 한국의 북단에 위치한 도시인 김포 출신으로, 고등학교 동문이다. 다만 신 회장이 10살 연하로, 이 둘은 졸업 후 고향 동문회를 통해 만나기 전까지는 수년 동안 서로 만난 적이 없었다. 신 회장은 한미와 마찬가지로 서울 외곽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한양정밀을 창업해 회장을 맡고 있다.현재 한미사이언스는 한국 최대의 제약업체이다. 모건스탠리는 한미사이언스를 2015년 아시아 최고의 주식으로 평가한 바 있으며, 자회사인 한미약품이 그 뒤를 따라 2위를 차지했다. 포브스 아시아는 이보다 더 전에 이미 한미약품의 가능성을 점쳤다. 포브스 아시아가 2006년 한해 매출 10억 달러 미만의 기업을 대상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200대 상장기업 순위를 작성할 시 한미약품 역시 포함되었다. 작년 한미약품은 9억47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제약업계의 또 다른 자수성가형 억만장자 기업인으로 13위에 오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있다. 서정진 회장은 자신이 창업한 바이오 기술 기업 셀트리온의 주가가 작년 거의 25%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기록하며 자산액이 5억 달러 증가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셀트리온이 화이자의 호스피라 사업부와 함께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약품 인플렉트라(Inflectra)가 승인을 받았다. 인플렉트라는 주로 관절염 및 크론병 치료에 쓰이는 약품으로 기존에 처방되던 약제 레미케이드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다. ━ 무모한 행동이 남긴 흔적들 대림 그룹 창업주 가족의 3세대 일원인 이해욱(43위) 부회장은 전직 수행기사가 48세의 재벌가 자제의 기사로 일하면서 견뎌야 했던 온갖 사건을 상세하게 폭로하면서 공분을 샀다. 운전기사의 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기사에게 백미러를 보지 않은 채 운전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백미러를 안으로 향하게 접은 채로 “운전기술”에 의지해 운전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미러로 서로의 눈이 마주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한번은 차선을 바꾸려다가, 트럭과 충돌하기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고 한다. “단 1초만 더 갔더라도, 저는 가족을 다시는 볼 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운전기사가 지역 언론사에 털어놓은 이야기이다. 올해 순위에 오른 구씨 가문 4형제의 조카와 결혼한 이 부회장은 언론보도에 따르면 또 다른 운전기사에게 불가능한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고속으로 운전하면서 가득 찬 물컵에서 물 한 방울도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가속하면서 브레이크를 밟을 것을 주문했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이 부회장을 거쳐간 운전기사는 무려 40명이다. 이 부회장은 “자신의 행동으로 누군가가 고통을 받아 죄송하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지난달 또 다른 재벌후계자의 행동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현대 BNG스틸의 정일선 대표이사(5위에 오른 정몽구 회장의 조카)의 운전기사에게는 아침에 대표이사를 깨우는 방법부터 시작해 명령할 경우 어떻게 교통법규를 위반해야 하는지까지 이들이 지켜야 할 수칙을 담은 100페이지가 넘는 매뉴얼이 전달된다는 것이다. 사건이 보도된 직후, 45세의 재벌 후계자인 정 대표이사는 기업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내고, 자신의 행동을 “치기어린 열정”에 따른 것이라 말했다.아마도 가장 큰 분란을 일으킨 사건으로 SK 임원을 둘러싼 사건을 들 수 있다. 2010년, 올해 순위 8위에 오른 최태원 회장의 사촌인 최철원은 여러 명의 임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전직 직원을 야구방망이로 구타했다. 사건의 피해자인 52세의 전 SK 직원은 근무하던 계열사에서 해고당한 이후 SK 본사 앞에서 데모를 하고 있었다. 구타 이후 최철원은 이 직원에게 보상으로 수표를 던졌다. 최철원은 18개월형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받았다.- 포브스 코리아 편집팀·GRACE CHUNG, YUELUN SUN 포브스 기자

2016.05.25 15:40

16분 소요
[30대 그룹 3·4세 승계 Ⅲ]

산업 일반

━ LS그룹 | 형제 간 4:4:2 황금분할 지분 승계 중 오너 3세, 그룹 전면에 나서기 시작 ... 구본혁·구본규 등 임원에 올라 지난 2월 17일 저녁, LS그룹 오너 일가는 2세대와 3세대 간에 주식을 사고 팔았다. 형제 일가의 지분율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이날 구자열(62) LS그룹 회장은 LS주식 25만주를 장내 매도했고, 구 회장의 아들 구동휘(33) LS산전 부장은 25만주를 매입했다. 구자용(60) E1회장과 구자균(58) LS산전 회장도 각각 주식을 10만주 매도했다. 구자용 회장의 딸인 희나(31)·희연(26) 자매와 구자균 회장의 딸인 소연(30)·소희(29) 자매가 같은 수량만큼 매입했다. 구자은(51) LS엠트론 부회장이 매각한 주식 5만주도 그의 자녀들이 매입했다.동시에 벌어진 가족 간 주식거래는 형제경영 전통을 이어온 LS그룹의 특징이다. LG그룹에서 분할할 당시 LS그룹은 구태회(4남)·구평회(5남)·구두회(6남) 등 3형제 간 지분율이 ‘4대4대2’로, 지난 12년간 변화가 없었다. 3세 경영자가 LS 지분을 추가 매입하려면 집안에서 주식을 사야 한다.지난해 2월과 4월, 그리고 올해 2월 세 차례에 걸쳐 구자홍(69) LS미래원 회장, 구자엽(65) LS전선 회장, 고 구자명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철(60) 예스코 회장 등 LS그룹 2세 경영진들은 자신들의 지분을 3세에 넘겼다. 황금률을 지켜온 덕에 LS그룹은 커다란 분쟁 없이 후계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올해 들어 LS그룹의 3세 후계 작업은 속도를 더하고 있다. 기업 핵심 부서에 포진하며 본격적으로 기업 경영에 참여한 3세들이 늘었다. 선두주자는 지난해 11월 작고한 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아들인 구본혁(38) LS-니꼬동제련 전무다. LS그룹 오너 일가 3세 가운데 가장 먼저 임원에 올랐다. 그는 미국 UCLA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뒤 2003년 LS전선에 입사했다. 이후 2009년 지주회사인 LS 경영기획팀에서 경험을 쌓다가 2012년 임원이 되면서 LS-니꼬동제련으로 옮겼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아들인 구본규(36) LS산전 상무도 그룹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그는 원전 부품비리가 터졌던 2013년 연말 인사에서 임원에 올랐다. 오너 일가로는 유일한 승진이었다. 2007년 LS전선에 입사해 2010년 LS산전으로 옮겨 상무가 되기까지 6년 만에 이뤄진 초고속 승진이다.LS산전에는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손주이자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구동휘 LS산전 부장이 있다. 2013년 11월 LS산전 차장으로 입사한 그는 현장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경영전략실 전략기획 부문으로 입사했지만, 부친 구자열 회장의 지시로 충북 청주의 LS산전 생산공장 생산기획팀으로 내려갔다. 그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구 회장의 권유로 입사 전에는 2년간 우리투자증권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일했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구자홍 LS미래원 회장의 아들인 구본웅(36)씨는 미국에서 벤처캐피털 회사인 포메이션8을 창업해 벤처사업가로 활동 중이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통해 한국 최대 벤처기업으로 성장한 옐로우모바일의 주요 투자자다.- 조용탁 기자 cho.youngtag@joins.com ━ 금호아시아나그룹 | 금호산업 인수가 선결 과제 금호석유화학 계열 분리로 사촌 간 경영권 다툼 가능성은 작아져 금호아시아나그룹 3세 승계는 숨가쁘게 진행 중이다. 박삼구(70)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12년 이후 최근까지 외아들 박세창(40) 금호타이어 부사장에게 금호산업 지분 4.98%를 넘겨줬다. 박 부사장은 2012년 금호산업이 유상증자를 하면서 아버지와 비슷한 수준(5.18%)까지 지분을 물려받았다. 두 부자 지분을 합하면 10% 내외다.박삼구 회장이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인 박 부사장에게 지분을 대거 물려준 것은 가족간 불화가 원인으로 보인다. 2014년 8월 박 회장은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으로부터 배임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이어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으며 검찰 수사까지 받았다. 워크아웃을 막 졸업하고 그룹 경영권을 되찾아야 할 시기에 오너 리스크가 발생한 것이다. 박 회장이 이에 대비해 박 부사장에게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지분을 미리 준 것이란 해석이 분분하다. 다만, 주식 대량 보유 상황보고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5% 미만 지분을 유지시키고 있다. 추후 박 부사장이 경영권 인수를 위해 대량으로 주식을 매수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잡음을 사전 차단한 조치로 풀이된다.하지만 3세 승계가 순조롭지만은 않다. 박세창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졸업 이후부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높여왔다. 올해 4월에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당시 재계에서는 박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승진시킨 후 그룹 부회장에 발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대표이사 추가 임명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임명 철회를 요청했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졸업할 때 채권단과 맺은 특별 약정에 따라 산업은행 등 9개 채권기관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 사전동의를 받아 대표이사를 선임해야 하는데 이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박 부사장은 취임 2일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왔고, 경영권 승계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다른 걸림돌도 있다. 3세 경영권 승계에 성공하기 위해선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아와야 한다. 현재 금호산업 지분 57.48%는 채권단이 쥐고 있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실상 지주사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쥔 최대주주다. 박 회장과 대립하고 있는 동생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를 가지고 있다.여러 재벌이 금호산업에 군침을 흘리면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금호산업 인수가격은 1조원 내외가 될 거란 얘기가 무성하다. 문제는 박 회장에게 그만한 인수자금이 없다는데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한국 재계에 쌓아놓은 인맥이 두터워 다른 대기업이 선뜻 인수 의사를 밝히지 못할 뿐이지 재계 수위 그룹을 통째로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이 인수가격을 깎을수록 세금 등 박 부사장을 위한 승계 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인수를 못하면 물려줄 그룹 자체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버릴 수도 있는 처지다. 금호석유화학과의 관계는 정리가 됐다. 지난 7월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박삼구 회장과 금호산업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금호석화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을 받아들였다. 금호석유화학이 법적으로 계열 분리된 셈이다. 때문에 향후 박세창 부사장과 박준경(37)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경영권 분쟁을 벌일 가능성은 매우 작아졌다.- 박상주 기자 park.sangjoo@joins.com ━ 대림그룹 | 이해욱 부회장 일찌감치 3대 총수로 낙점 지주사인 대림코퍼레이션 최대주주에 올라 ... 3세 후계 경쟁 가능성 희박 대림코퍼레이션은 지난 7월 1일 이해욱(47) 대림산업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대림I&S와 합병했다. 대림I&S는 건설·정보통신기술(ICT)·건축 부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사실상의 개인 회사다. 이해욱 부회장이 지분 99.17%를 갖고 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다. 대림코퍼레이션은 현재 그룹의 대표회사인 대림산업 지분 21.6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계열사인 대림C&S(1.5%)·대림에너지(30%)·켐텍(10%) 등 4개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이번 합병으로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율에 변동이 생겼다. 합병 후 이준용(77)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60.9%에서 42.7%로 낮아졌고, 이해욱 부회장의 지분율은 32.1%에서 52.3%로 높아졌다. 이 부회장이 대림코퍼레이션 최대주주에 오르며 이준용 명예회장의 뒤를 이을 3세 승계를 완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대림그룹의 3세 승계에서 이해욱 부회장이 차기 후계자가 될 것이란 건 어느 정도 예상돼왔다. 이 부회장은 미국 덴버대 경영 통계학과, 컬럼비아대 응용통계학과 석사를 마치고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 경영기획부에 입사했다. 대림엔지니어링은 대림산업의 전신으로 기술용역, 해외건설용역, 산업설비 수출 등의 사업을 해온 회사다. 그는 이어 대림산업 기획실장, 석유화학사업부 부사장을 거쳐 2007년 대림코퍼레이션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2010년 대림산업 부회장으로 오른 이후 현재 회사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이해욱 부회장은 대림그룹 이준용 명예회장의 3남 2녀 중 장남이다. 5남매 중 이 부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자녀는 대림코퍼레인션 지분율이 미미하다. 3남인 이해창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만이 이해욱 부회장과 함께 유일하게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사장은 데림코퍼레이션 지분이 없다. 보유 지분은 대림산업(0.22%)과 화학합성 수지 도소매업 회사인 켐텍 지분(60%)뿐이다. 이해욱 부회장과 함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이해창 부사장은 미국 유학 후 금융권에서 일하다 2003년 비상장 종합물류회사 대림H&L에 과장으로 입사해 2008년 상무가 됐다. 이후 2013년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미국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차남 이해승(46)씨는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각각 0.22%, 0.74% 보유하고 있다. 장녀인 이진숙(49)씨는 0.08%, 차녀인 이윤영(43)씨는 0.06%의 대림산업 지분을 갖고 있다. 대림그룹의 3세 후계 경쟁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4세들은 아직 어리다. 이 부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외손녀인 김선혜(44)씨와 결혼해 슬하에 지원(18)·동훈(14)·지희(12)를 뒀다. 이 중 동훈군이 이해욱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에이플러스디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플러스디는 부동산컨설팅 회사로 2010년에 설립됐다. 이해승씨는 아들 신영(16)군과 딸 유림(18)·지성(13)양 등 3남매를 뒀지만 자녀 지분은 없다. 이해창 부회장인 딸인 주영(15)양은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컴텍 지분 30%를 가지고 있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ins.com ━ 동부그룹 | 혹독한 구조조정이 승계 작업 기회로 김남호 실장 지주사 최대 주주에 올라 ... 담보로 잡힌 동부화재 지분이 변수 동부그룹은 현재 2세 경영승계가 마무리 단계다. 김준기(71)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40) 동부금융연구소 금융전략실장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고, 장녀인 김주원(42)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자녀는 어려 3세 경영을 논하기는 이르다. 김남호 실장은 올해 첫 득녀를 했다. 김주원씨의 두 아들은 올해 14세, 12세다.동부그룹은 한때 재계 서열 17위까지 올랐지만, 장기간 구조조정으로 17조원대였던 그룹 자산이 약 7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었지만 승계 관점에서는 기회였다. 구조조정 덕분에 그룹 수직계열화가 완성되고, 수직계열화의 꼭대기에 있는 계열사 주요 주주로 김준기 회장의 자녀들이 올라섰기 때문이다. 동부그룹은 올해 동부CNI를 동부로 변경하고 제조 계열사의 지주회사 격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동부는 동부대우전자·동부라이텍·동부팜한농(매각 추진 중) 등 주요 제조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 동부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또한 김준기 회장은 동부화재가 정점인 동부그룹 금융 계열사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지난해 동부화재가 동부제철이 보유 중이던 동부캐피탈 지분 30%를 55억원에 매입하면서다. 현재 동부화재는 동부생명·동부증권·동부캐피탈 등 동부그룹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자리한다.이렇게 지배구조가 재편되면서 동부그룹은 동부(전 동부CNI)와 동부화재 지분만 보유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로 변모했다. 김남호 실장은 현재 동부 지분 18.59%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동시에, 동부화재 지분의 14.0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외에도 김 실장은 동부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경영수업만 끝나면 언제든지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다. AT커니에서 근무하다 2009년 동부제철에 입사한 김남호 실장은 당진제철소 현장근무를 경험하고 잠시 도쿄지사에서 일하다 2012년 1월 부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7월 동부팜한농 부장으로 근무하다 올해 4월부터 동부금융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주원씨는 동부 지분 10.15%를 갖고 있고, 동부화재 4.07%를 보유한 3대 주주다.변수는 있다.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동부화재의 지분이 대부분 금융권에 담보로 잡혀 있어서다. 김 회장 개인 소유의 동부인베스트먼트와 동부스탁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3100억원을 빌리면서 맺은 동반매각 요청권(드래그어롱)이 아킬레스건이다. 이에 따라 동부메탈이 법정관리나 주식 차등 감자 등으로 빚을 갚지 못하면 FI가 동부화재 주식을 함께 내다 팔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김실장이 동부의 금융 계열사 지배력을 상실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에도 김회장은 김실장이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을 두고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갈등을 빚었다.승계 완성의 관건은 현금 마련을 통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다. 김 회장은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동부화재 배당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급한 불을 껐다. 당시 동부화재는 보통주 14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총 배당금 917억원으로 지난해(633억원) 대비 45% 증가한 규모다. 덕분에 김 회장 일가는 267억원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었다.- 문희철 기자 moon.heechul@joins.com ━ 현대그룹 | 2대 걸친 여성 리더 등극 가능성 정지이 현대상선 전무 승계 유력 ... 지배구조 리스크는 커질 수도 고(故) 정몽헌 회장과 현정은(61) 현대그룹 회장 슬하에는 지이(39)·영이(32) 자매와 막내 영선(31)씨 등 3남매가 있다. 이 중 정지이 현대상선 전무와 정영이 현대상선 대리가 회사에 들어와 있다. 막내 정영선씨는 미국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 회장이 재계 총수 중 비교적 젊은 편이고, 자녀의 나이 또한 어려 아직 후계 구도를 논할 때는 아니다. 정영선씨가 유학을 마치면 회사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아직 변수가 많다고 봐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세 자녀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현대그룹 역시 지배구조가 복잡하다. 현대글로벌이 정점인데, 현 회장이 91.3%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은 현 회장(9.71%)에 이어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8.47%)다. 동시에 현대상선 지분도 1.98% 가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다시 현대상선의 지분 19.54%를 보유하는 순환출자 구조다. 현대상선은 현대아산(67.58%)·현대증권(22.43%)의 최대주주이자, 현대유엔아이(27.28%)의 2대 주주다.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상 지주회사인 현대글로벌의 지분 확보가 경영권 승계의 키다. 정 전무는 현대글로벌 지분 7.89%를 보유하고 있다. 두 동생의 지분은 각각 0.23%, 0.58%다. 동생들에 비해 정 전무의 승계 가능성이 커 보이는 이유다. 그렇게 되면 2대에 걸친 여성 경영인 체제를 이어가게 된다.이화외고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한 정 전무는 아버지 사후인 2004년 현대상선에 입사했다. 현대상선 과장과 현대유엔아이 기획실장을 거쳐 2007년 현대유엔아이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현대유엔아이의 지난해 매출은 약 1300억원이다. 2005년 출범 당시 100억원 정도였으니 정 전무가 10년 동안 회사를 13배가량 키운 셈이다. 지금은 현대유엔아이 사장 실장과 현대상선 전무를 겸임하고 있다. 그룹의 차기 리더로서 상징적 역할도 해왔다. 현대그룹의 숙원사업인 대북 사업이 속도를 낼 때마다 항상 현 회장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2005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현 회장이 면담할 때 동행했고, 2007년 현 회장이 다시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함께했다. 사내에서는 “현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고, 대인관계도 좋은 편”이라는 평가가 있다.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재벌은 경영권 승계 사전 작업으로 비상장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덩치를 키워 상장하는 방식을 쓴다. 실탄을 마련하고, 증여세 등 각종 장애물을 피해가기 용이해서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여건이 좋지 않다. 2011년 유동성 위기에 몰린 직후 많은 계열사를 매각하며 그룹을 안정시키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미래는 밝지 않다. 알짜로 꼽히는 현대엘리베이터가 그나마 버텨주고 있지만 주력인 현대상선이 수년째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4년 동안 대표만 네 번 바뀔 정도로 길을 못 찾는 분위기다. 그룹 내에 마땅한 신수종 사업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은 상징과도 같은 대북사업에서 실마리를 풀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최근 남북 고위급 협상이 타결되면서 대화 정국이 열렸지만, 북한 관련 사업은 워낙 변수가 많아 성패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무리하게 경영권을 승계하려다간 가뜩이나 취약한 지배구조가 또 한번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ins.com ━ 현대백화점그룹 | 공격적 행보 돋보이는 젊은 ‘형제 경영’ 정지선 회장, 재계 3세 중 최연소 총수 승계 ... 주력 계열사 역량 키우기 집중 ‘은둔의 경영자’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2003년 오너 경영인 자리에 오른 후 조용한 행보로 일관한 정지선(43)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최근 굵직한 인수·합병(M&A)과 출점을 강행하는 등 거침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활을 걸었던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8월 21일 수도권 최대 규모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열며 절치부심한 모습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 초 문을 연 현대프리미엄 김포아울렛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에 이어 약 9200억원을 들여 판교점을 개점했다. 올해만 벌써 3번째 출점이다. 정 회장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과거와는 다르게 공격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현대백화점그룹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3남 정몽근(73) 명예회장이 1999년 현대그룹에서 분리해 독자 출범했다. 2007년 정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장남 정지선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정 회장은 재계 3세 가운데 가장 이른 나이에 그룹 총수에 오른 인물이다. 2003년 부회장에 오를 때 정 회장의 나이는 31세였고, 5년 만인 2008년에 회장에 올랐다. 동생 정교선(41)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2004년 부장으로 입사해 2009년부터 현대홈쇼핑 사장을 맡았다. 이후 2년 만인 2011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해 정 회장과 함께 ‘형제 경영’을 펼치고 있다.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 등 주력 3개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그리고 있다. 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로, 정점에 현대그린푸드가 있다.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 현대그린푸드의 최대 주주는 정지선 회장이 아닌 정교선 부회장(15.28%)이다. 정 회장은 2대 주주로 지분 12.67%를 보유했다. 이와 반대로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 최대 주주는 지분 17.09%를 보유한 정 회장이다. 2대 주주는 동생이 최대 주주로 있는 현대그린푸드(12.05%)다. 형제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의 최대 주주 자리를 각각 꿰차고 있지만 지분율에서 형이 동생을 앞선다.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 지분 12.1%를 비롯해 현대홈쇼핑 지분 15.5%, 현대리바트 지분 28.5%, 현대H&S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그동안 경쟁사인 신세계푸드나 CJ프레시웨이보다 오너 일가 지분이 가장 많고, 내부거래 비중이 주를 이룬다는 한계를 드러내왔다. 현대그린푸드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단체급식 사업의 경우 중국에서 현대자동차·현대위아·현대파워텍·현대다이모스 등에 급식을 제공하며 매출을 늘렸다. 정 회장은 그동안 현대그린푸드의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2009년 51%에 달했던 현대그린푸드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12%로 줄었다. 재계에서는 두 형제가 각각의 지배구조를 강화하면서, 정 회장이 현대백화점을 중심으로 유통 부문을, 정 부회장이 현대홈쇼핑과 현대그린푸드 대주주로 식품을 비롯한 제조업 부문을 맡는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정연 기자 hur.jungyeon@joins.com

2015.08.3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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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0시대(6) 건설업계] 물 들어올 때 돛을 펼쳐라

건설

최근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2·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2000년대 초 부동산시장 상승기 때 경영수업을 시작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호·불황기를 모두 경험한 그들은 리스크 관리와 신성장 동력 발굴에 열을 올린다. 2000년대 후반 건설업계는 지독한 불황의 터널을 지났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글로벌 시장 수주 저조로 유수의 건설기업들이 명멸을 거듭했다. 대한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국내 100대 건설사 가운데 45개사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부도를 겪었다. 이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거치며 1995년 3만7000개에 이르렀던 국내 건설업체 수는 현재 1만1000개 수준까지 줄었다.2013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엔 실수요자 중심으로 신규 분양시장이 활성화 됐고,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재건축사업도 활기를 되찾은 모양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며 올해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34만7000가구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최고조였던 2002년 32만 5000가구를 넘어서는 수치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과 주택3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신규 분양, 지방 재건축, 서울 강북권 재개발까지 회복세가 확산될 것”이라며 “구조조정을 끝낸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회복 국면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중견기업 2세들 신진세력으로 급부상 최근 건설업계가 2세 경영에 속속 나서고 있다. 대형 건설사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재계서열 상위 20위 대기업집단 가운데 삼성 현대차 SK 롯데 GS 한화 두산 동부 대림 부영 등이 건설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핵심사업 중 하나인 데다 안정적인 지분 승계를 위한 창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가장 눈에 띄는 곳은 재계 19위 대림이다.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은 미국 덴버대 경영통계학과, 컬럼비아대 응용통계학과 석사를 마친 후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 경영기획부에 입사했다. 건설과 석유화학 양대 부문의 거의 모든 직급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은 그는 2010년 대림산업 부회장에 올랐다.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을 탄생시키는 등 다양한 사업기획과 과감한 시도가 인상적이라는 게 건설업계 평이다. 그는 최근 발전소와 호텔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단순 시공에서 탈피해 개발과 운영 영역까지 진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산이다.GS건설은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4남인 허명수 부회장이 맡고 있다. 고려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1981년 LG전자에 입사한 그는 2002년부터 GS건설(옛 LG건설)로 자리를 옮겨 2007년 대표에 올랐다. 2005년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GS건설을 업계 빅5에 진입시켰지만 2013년 실적 악화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선 물러났다.KCC그룹의 건설 분야는 정상영 명예 회장의 3남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맡고 있다. 1989년 미국 페어레이 디킨슨대(FDU)를 졸업한 뒤 고려화학에 입사한 그는 1997년 금강종합건설 상무로 진급하면서 본격적으로 건설인의 길을 걷고 있다.당초 선친 정세영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차를 경영하던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대표적인 2세 경영자다. 그는 현대그룹의 사업 분할 이후 낯선 건설 분야에 뛰어들어 토목, 플랜트, 사회간접자본(SOC) 등 신규 사업을 확대하면서 건설업계 ‘톱 5’ 반열에 진입했다. 하지만 지난해 25년 만에 적자를 내면서 시공 능력 순위가 13위까지 밀렸다.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에 대한 경영수업을 시작한 한화에선 막내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태영은 창업주인 윤세영 회장의 장남 윤석민 부회장이 그룹의 양대 축인 건설과 방송 경영을 맡고 있다.최근엔 중견 건설사 창업주의 2세들이 국내 주택시장의 신진세력으로 떠올랐다. 우미건설 창업주 이광래 회장의 장남인 이석준 사장은 2006년 대표에 오른 후 ‘우미 린’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며 부동산 경기 불황을 뚫었다. 위기관리능력 또한 탁월해 금융위기 이후 1조원이 넘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을 2013년 기준 2000억원대로 줄였다. 2010년 시공순위 60위에서 지난해 39위로 4년 만에 21계단이나 상승했다.경기 고양에 ‘일산 요진 와이시티’ 완공을 앞둔 요진건설산업은 창업자인 최준명 회장의 아들 최은상 사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2010년 말 5성급 특급호텔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구로’를 오픈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1999년 토지 매입 후 최근에야 빛을 보는 ‘일산 요진 와이시티’의 토지용도 변경 등 허가·승인 과정을 진두지휘하며 2세대 경영인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정대식 금성백조 부사장도 주목받는 2세다. 정성욱 회장의 장남으로 2012년 부사장 취임 후 ‘예미지’ 브랜드를 만들어 금성백조의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 올렸다는 평가다. 금성백조주택은 지난해 320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최근 포브스코리아 선정 ‘한국의 50대 부자’에 오른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도 아들 권민석 사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권 사장은 미국 보스턴대 경제학과, 연세대 MBA 출신으로 자본시장과 IB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만 영풍파일, 중앙레미콘, 중앙물산 세 곳을 인수하는 등 취임 후 활발한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찬 이화공영 사장은 최삼규 대한건설협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사장에 취임했다. 바이오·제약 생산설비 분야를 개척하는 현장경영으로 직원들의 신뢰가 높다. ━ 경기에 취약한 체질 신사업으로 돌파 여느 사업이 그렇듯 건설업 또한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요동친다. 특히 금융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아 한 번 분양에 실패하면 금융권에서의 차입이 어려워지고 이는 곧 기업의 존폐를 결정하기도 한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해 10조원 매출을 올린 제조업체의 경우 이듬해 경기가 어려워지면 8조~9조원 정도로 목표치를 낮출 수 있지만 건설업은 다르다”며 “하루아침에 ‘제로’로 급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리스크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는 말이다.이 때문에 최근 경영 전면에 나선 재계 2·3세들은 건축학이나 경영학 이외에도 금융학을 전공하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에서 현장 업무와 감각을 익힌 후 부친의 회사로 이동하기도 한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카이스트 석사 출신의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은 LG산전 연구원을 거쳐 우미건설 기획실장으로 입사했다. 성균관대에서 건축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뒤 미국 코넬대 MBA 과정을 마친 정대식 금성백조 부사장은 LG건설을 거쳐 금성백조에 입사했다. 최종찬 이화공영 사장 역시 고려대와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이화공영 기획이사로 옮겼다.중견 건설기업의 2세 양성은 창업주 소유의 모회사가 자금대여와 일감 나누기를 통해 자녀 소유의 자회사를 키우는 식으로 진행한다. 주택 공급에 필요한 택지 확보를 자녀들에게 맡기고, 오너는 건설 등 주력사업을 진행하는 구조다. 외견상 도급 계약 형태를 취하지만 분양 수익금과 공사비 등은 모두 오너일가 기업으로 들어온다. 동시에 시행사 외형 확대를 통해 2세 경영을 미리 대비할 수 있다.건설업계 2세들은 회사 성장의 토대였던 보수적인 경영체제에 혁신과 도전이라는 나름의 색깔을 입히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사실 중견 건설기업은 아파트 분양, 재건축 수주 등 주택부문에서는 대형 건설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해외시장 진출은 인력과 자본이 충분치 않다. 공공부문은 최저가 입찰의 후유증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다. 이 때문에 2세 경영자들은 사업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도 2년 전 포브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건설업은 홀로서기가 취약하다. 제조업 하다 망하면 공장부지라도 남는데 건설사가 부도나면 책상 위 먼지뿐이란 말이 있을 정도”라며 “그래서 사업 다각화가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석유화학 및 에너지, 호텔, 기업형 임대주택 등 3가지 분야를 주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최근 여의도 등에 비즈니스호텔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 용산의 현대아이파크쇼핑몰 외엔 이렇다 할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지 못했던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최근 호텔신라와 손잡고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보수적인 경영기조 탓에 신사업에 대한 적극성이 떨어졌던 계룡건설산업 역시 지난 연말 이인구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이승찬 부사장이 공동 대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그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두산건설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뒤 2002년 계룡건설에 이사로 입사했다. 시공능력평가순위 21위의 계룡건설은 최근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PF 사업 부실과 주력 분야인 공공공사의 원가율 상승 등 고전하고 있다. 이 사장은 자동차 유통, 여신금융업, 장묘사업, 산업단지 분양대행업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2세들에겐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특히 해마다 반복되는 오너나 CEO의 ‘구속 릴레이’는 투자 위축뿐 아니라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 연말 최등규 대보건설 회장이 200억원대의 횡령과 비자금 조성, 군·정·관계에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올해 4월엔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이 회사 자금 20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5월엔 박순석 신안 회장이 불법 대출 알선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기업 사정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건설업계가 타깃이 된다”며 “2·3세 경영자들이 도덕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업계 전반의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대보건설은 최 회장의 장남인 최정훈 대보건설 전무가 부친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한양대 토목공학과, MIT공대 석사 출신인 그는 2009년 대보건설에 입사했다. 저마진이지만 관급공사를 통해 안정된 운영을 보였던 부친의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민간분양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서울 문래동 지식산업센터 ‘하우스 디비즈’ 개발과 신라스테이 천안호텔 건립 등이 그의 작품이다.지난해 주택 공급 실적 3위의 중흥건설도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정원주 사장의 빈자리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청년회의소(JC) 활동을 통해 다진 인맥과 공격적인 추진력이 부친 정창선 회장을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는 정 사장은 전남 순천시 신대 지구(7300여 가구) 신도시 하나를 통째로 개발한 바 있다. 회사 설립 이후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후계 승계에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던 신안그룹도 최근 박순석 회장이 계열사 휴스틸 지분을 자녀들에게 매각하면서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건설부분은 박 회장의 장남인 박훈 휴스틸 부사장이 맡고 있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6.26 08:32

7분 소요
KOREA'S 50 RICHEST - 부자의 주식 곳간에 ‘햇빛 쨍쨍’

산업 일반

올해의 부자(富者) 기상도는 맑았다. 50명 부자의 재산을 모두 더한 금액은 85조826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1조원이 넘은 부자는 31명으로 역시 지난해보다 7명 늘었다.2013년 4410억원이던 50대 부자의 기준 금액(커트라인)도 5351억원으로 증가했다. 신규 진입한 부자 4명을 제외한 평균 재산 증가율은 21.2%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는 마이너스 2.6%를 기록했다. 2013년 제자리 걸음을 한 주식시장에서도 몇몇 주식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재산 증가를 거들었다.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10년 연속이다. 부인인 홍라희 리움 관장과 합산하면 재산은 13조4031억원이다. 홍 관장 재산만 해도 1조원이 넘는다. 이 회장과 홍 관장이 각각 498만5464주(3.38%), 108만3072주(0.74%)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1년 새 15만원가량 내려 재산이 1조원 넘게 줄었다.기준일인 4월 17일에는 137만원이었다. 2위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의 재산은 1조4000억원가량 늘었다. 현대차 주가는 1년 동안 4만7500원 올랐다. 기준일 주가는 24만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나란히 3, 4위에 올랐다.정 부회장 역시 정 회장과 마찬가지로 재산이 1조4000억원 정도 늘었다. 여기까지 순위는 지난해와 같다. 5위는 서경배 아모레 퍼시픽 회장이 차지했다. 지난해 5위였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8위로 하락했다.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12위에서 6위로 순위가 훌쩍 뛰어올랐다. 각각 8만7515주(3.11%), 1900만 주(38%)를 보유한 SK케미칼 우선주와 SK C&C의 주가가 1년 동안 두 배로 치솟으면서 재산이 1조원 넘게 늘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SK C&C의 주가 상승이 실적 호조와 SK와의 합병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30, 40대 젊은 부자들도 눈에 띈다. 이재용 부회장을 선두로 정의선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 윤호중 한국야쿠르트 전무,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등 재계 2·3세들이 차례로 순위에 올랐다.김남호 부장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아들로 2009년 동부제철에 입사해 2012년 부장으로 승진했다. 실무경험을 쌓으며 충실히 경영승계를 준비해 온 김 부장의 임원 승진 여부에 재계의 관심을 쏠리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 회장, 조현범 사장은 아버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과거에는 재벌가 자손이라는 ‘배경’ 없이 한국의 부자 순위에 오르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2, 3년 동안 두각을 드러낸 젊은 신흥부자가 이런 공식을 깨트렸다. 올해는 김정주 NXC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를 성공시킨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구 한게임) 회장까지 가세해 벤처기업가의 힘을 보여줬다.한 세대 위의 ‘자수성가형 부자’들도 건재하다. 지난해보다 2명 늘어난 14명의 자수성가형 부자가 순위에 들었다. 이중근 부영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신선호 전 센트럴시티 의장,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이상일 일진그룹 회장,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박성수 이랜드 회장 등이다. 라오스에서 자동차·에너지·금융사업을 하는 오세영 회장은 지난해 37위로 처음 순위에 진입했지만 올해 46위로 9계단 하락했다.지난해와 비교해 재산이 늘어난 사람이 줄어든 사람보다 많았다. 상승폭이 가장 큰 부자는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으로 재산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전 회장이 지분 67.33%(43만6663주)를 보유한 파라다이스글로벌 순자산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이해진 의장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92%나 늘었다. 한집 식구인 이준호 회장 역시 비슷한 상승률을 보였다.정몽진 KCC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최태원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정의선 부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서경배 회장, 박현주 회장 등은 지난해보다 재산이 30% 넘게 증가했다. 반대로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신동주 일본 롯데 부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은 재산이 10% 넘게 줄었다.신동빈 회장은 재산이 1300억원가량 감소했다. 신 회장은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사건, 제2롯데월드 안전사고, 롯데카드 정보유출 등 그룹의 잇단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롯데제과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온 형 신동주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설까지 더해져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최태원 회장은 횡령죄로 수감중임에도 지난해 대기업 임원 중 월급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최 회장은 SK, SK C&C,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4개 회사로부터 총 301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정몽구 회장은 140억원, 김승연 회장은 131억원, 이재현 CJ 회장은 47억5400만원, 신동빈 회장은 44억4100만원, 구본무 LG회장은 43억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희 회장은 연봉이 0원이었지만 배당금 1079억원을 받아 지난해 소득 1위에 올랐다.여성 부자는 50명 가운데 5명이었다. 이명희 회장이 가장 순위가 높았다.어떻게 선정했나 보유 주식 지분가액을 집계했다. 코스피·코스닥 상장 주식은 2014년 4월 17일 기준 주가와 주식 수를 곱해 가치를 산정했다. 비상장 주식은 기업의 순자산에 지분율을 곱하고 여기에 동일 업종 상장회사의 평균주가순자산비율(PBR)을 반영해 산정했다. 2013년 기준 배당금도 포함했다. 올해 처음 공개된 등기임원 개인별 보수는 반영하지 않았다.부동산과 그 외 금융자산은 반영하지 않았지만 정몽준 의원은 국회에 신고한 재산액을 참고해 가감했다. 부부는 한 명의 재산으로 합산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홍라희 리움 관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 김정주 NXC 회장·유정현 NXC 고문, 구본무 LG그룹 회장·김영식씨,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김미경씨,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담철곤 오리온 회장,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김숙영씨, 김승연 한화 회장·서영민씨, 박성수 이랜드 회장·곽숙재씨가 해당한다.

2014.05.15 14:09

4분 소요
레드오션(중동) 피해 블루오션(동남아)으로

국제 이슈

창사 이후 매출 10조원 첫 돌파 … 사업개발실 만들어 공격적 수주 이해욱(45) 대림산업 부회장은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3남 2녀 중 장남이다. 2011년 5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에 입사해 실무를 익히면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2007년 취임한 대림코퍼레이션 대표 자리에선 최근 물러났다. 그룹사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에서다.국내에서 수년 째 건설 경기 불황이 이어진 가운데 대림산업의 선전이 눈에 띈다. 지난해 매출은 10조2533억원으로 2011년보다 28.4% 증가했다. 매출 10조원을 넘긴 건 창립 이래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861억원으로 11.1% 증가했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대림산업 경영에서 잇따라 성과를 보이면서 경영권 승계구도가 한층 공고해진 것으로 본다.올해 초반 분위기도 좋다. 1분기 영업이익이 12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했다. 매출 역시 2조5160억원으로 22.7% 올랐다.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실적이다. 다른 경쟁사들은 1분기에만 수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동남아 발전플랜트가 성장 원동력이다. 수주 경쟁이 치열한 중동 화공플랜트 시장 대신 수익성이 좋은 동남아 발전플랜트 수주강화에 나선 게 결실을 맺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은 유럽업체가 경쟁에 가세하면서 레드오션이 됐다. 2010~2011년 원가율이 악화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낳았다. 대림산업은 동남아에 집중한 결과 2011년 필리핀 페트론 정유공장 등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업황이 악화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레드오션에 뛰어들거나 신사업 추진에 나서기보다 안정적인 사업에 힘을 모은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도 이 같은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불황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수주 목표는 13조원이다. 이 가운데 현재 23건의 사업이 진행 중인 해외에서 8조7000억원을 수주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대림산업의 해외 원가율이 1분기 기준 93%로 안정적인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본다.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다른 건설사와는 달리 신규 시장, 신규 공사 종목으로 진출하지 않아 해외 원가율에 변동이 적다”며 “풍부한 건설 경험으로 경쟁사보다 공사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에서 인건비 비중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현재 대림산업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중동 외에도 중국·필리핀·인도 등지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우디와 쿠웨이트에선 아직 원가율 부담이 남았지만 다른 아시아 사업장들은 어느 때보다도 분위기가 좋다. 플랜트 외에 석유화학·토목 등의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도 고루 실적을 올린다는 목표다.이를 위해 올 초 사업 기획과 설계·자금 조달 등을 종합적으로 준비하고 시행하는 사업개발실을 신설했다. 수동적이던 기존의 수주 전략에서 벗어나 보다 능동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기획한다는 방침이다.

2013.04.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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