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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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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일, 母 뇌경색에 거동 불편... 아내 홍주 스트레스로 90kg 쪄

정책이슈

최연소 천하장사 백승일의 근황이 공개됐다.2일 방송한 MBN ‘특종세상’에서는 최연소 나이로 천하장사 타이틀을 달았던 백승일이 등장했다.17세에 프로 데뷔한 백승일은 이만기, 강호동의 기록을 깨고 최연소로 천하장사에 등극하며 씨름 스타로 사랑받았다. 천하장사 4번, 백두장사 11번 총 19번의 타이틀을 기록했다.씨름 선수 은퇴 후 2006년에는 1집 앨범 ‘나니까’를 발매하며 가수로 변신, 현재 KBS1 ‘6시 내고향’ 리포터로 활약 중이다. 백승일은 어린 나이에 ‘천하장사’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던 건 어머니 덕분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어머니가 뇌경색 때문에 마비가 오셨다. 하늘이 거꾸로 솟는 기분,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라고 털어놨다.거기다가 허리 디스크까지 도진 백승일의 어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매일 오전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오후에는 백승일의 아내이자 가수 홍주가 케어한다.홍주는 10년 넘게 육아와 간병으로 90kg까지 살이 쪘다. 이런 홍주를 보던 홍주의 어머니는 “사돈이 편찮으시지 않냐. 홍주가 막내딸이어서 제사도 안 보내는 데로 시집을 보냈는데 사돈댁에 애를 빼앗겼다”라며 속상함을 털어놨다.김지혜 일간스포츠 기자

2025.01.03 10:30

1분 소요
‘무스키아’ 전현무 작품 직접 본다…곽재선문화재단, ‘ALL OF MOO : 현무전’ 개최

전시

일명 ‘무스키아’(전현무+바스키아)로 활동 중인 방송인 전현무가 ‘작품’으로 소통하는 작가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13일 서울 중구 KG타워 갤러리선에서는 곽재선문화재단이 주관하는 ‘ALL OF MOO : 현무전’이 열렸다. 이날 오프닝 행사에는 곽재선문화재단 이사장인 KG그룹 곽재선 회장, 이데일리M 곽혜은 대표와 작가 전현무, 골프선수 박세리, 배우 최다니엘, 방송인 손정은, 가수 허영지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곽재선 회장은 이날 오프닝 행사에서 “이런 귀한 자리에 참석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갤러리 오픈 이래 최대 인원이 와주셨다”며 “그간 대중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전현무 작가의 작품 세계와 도전 의식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방송을 통해 공개된 유쾌하고 센스 있는 화풍의 회화 작품과 미공개 신작 등 19점이 공개된다. 대표적으로 송은이, 신봉선, 홍현희, 김병현, 정호영 등 그와 친분 있는 방송인들의 초상화 등이 있다. 전 작가는 오프닝 이후 직접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를 진행, 갤러리를 찾은 관람객들을 그의 예술 세계로 초대했다. 전 작가는 “미술은 저에게 전혀 익숙하지 않은 분야였다”며 “학교에서 미술은 암기 과목처럼 여겨졌고, 실기 시험에만 집중했던 기억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에서 송민호가 미술에 대해 소통하고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고 큰 인상을 받았다”며 “이후 직접 화방에 가서 미술 재료를 구입하고, 처음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전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청년 작가들을 지원하고자 한다”며 “작품 판매 수익은 청년 작가들에게 전액 지원될 것”이라며 “작은 시작이지만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오프닝 당일 전시장 내부에서는 전 작가가 직접 기부한 의류와 가방 등으로 구성된 ‘Moo-즈’ 플리마켓 부스가 운영됐다. 이번 전시의 대표 작품과 콜라보해 탄생한 ‘아답 후드티’, ‘패브릭 달력’. ‘키링 2종’ 등 굿즈존도 마련됐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청년 예술가를 지원하는 데 기부할 예정이다.또 전시장 외부에서는 진주햄과 콜라보한 ‘Moo-바’가 운영됐다. 진주햄의 대표 먹거리인 천하장사 소시지를 비롯해 리얼레몬·라임 하이볼 등을 시음해 볼 수 있는 특별한 자리도 마련됐다. 한편 곽재선문화재단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예술과 문화의 선한 영향력을 나누기 위해 다양한 문화공헌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청년 작가의 발굴 및 예술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현무 작가의 첫 개인전인 ‘ALL OF MOO : 현무전’은 내년 1월 4일까지 진행한다. 입장료는 무료로, 서울 중구 KG타워 지하 1층 갤러리선에서 볼 수 있다.

2024.12.14 07:00

2분 소요
곽재선 문화재단, ‘ALL OF MOO 현무전’ 개최...“청년 예술가 위해 수익금 기부”

전시

KG그룹 곽재선 문화재단은 이달 13일부터 내년(2025년) 1월 4일까지 서울시 중구 갤러리선에서 전현무 작가의 첫 개인전 ‘ALL OF MOO : 현무전’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전 작가는 국민 MC로 오랜 시간 대중과 소통해 온 인물이다. 최근에는 예술 활동으로도 주목받으며 ‘무스키아’(전현무+바스키아)라는 애칭을 얻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회화·사진·글을 통해 또 다른 방식으로 대중과 만나는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방송을 통해 공개된 유쾌하고 센스 있는 화풍의 회화 작품과 미공개 신작 등 19점이 공개된다. 전 작가는 신작들을 통해 “내가 답이다”라는 자신의 길을 찾는 과정을 강조하며 모순된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여준다.또한 지난 2023년 첫 출사를 시작해 따뜻한 시선으로 일상과 삶을 담아낸 사진작품, 작가의 생각과 철학이 담긴 에세이 등 그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전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각자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나와 대중을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 작품들이 청년층을 비롯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공감의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이번 전시에서는 예술적 경험뿐 아니라 사회적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특별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전 작가가 직접 기부한 의류와 가방 등으로 구성된 플리마켓 부스가 운영되며, 이번 전시의 대표 작품과 콜라보해 탄생한 굿즈존도 마련된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청년 예술가를 지원하는 데 기부할 예정이다.또한 관람객들이 직접 창작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그림 그리기 체험존과 특별한 순간을 기록할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돼 전시를 더 다채롭고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오프닝 당일 전시장 외부에서는 진주햄과 콜라보한 ‘Moo-바’가 운영된다. 진주햄의 대표 먹거리인 천하장사 소시지를 비롯해 카브루 맥주와 리얼레몬 하이볼 등을 시음해 볼 수 있다.곽재선 문화재단 관계자는 “최고의 위치에 있지만 자신을 찾아가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전현무 작가의 모습이 많은 청년들에게 귀감이 될 것 같아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청년예술가 지원에 앞장서며, 문화예술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전 작가의 첫 개인전인 ALL OF MOO : 현무전은 이달 13일(금요일) 오후 5시에 오픈한다. 입장료는 무료로, 갤러리선(KG타워 B1)에서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2024.12.09 16:07

2분 소요
“만기오면 KB다이렉트만 기억해!”…KB손해보험, 바이럴 영상 공개

보험

KB손해보험이 지난 4월부터 KB손해보험 다이렉트의 새 모델로 발탁된 이만기 씨와 최근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 영상에 출연한 이희준 씨가 함께 열연한 ‘만기왔다이렉트, 만기가 코앞’ 바이럴 영상을 공개했다고 9일 밝혔다.이번 KB손해보험 다이렉트의 바이럴 영상은 앞서 제작한 ‘만기오면 연아의 KB다이렉트’ TV 광고와는 별개로 입에 착 붙는 노래와 가사를 활용해 누구나 자동차보험 '만기’ 시기가 가까워지면 자연스럽게 ‘KB다이렉트’를 떠올릴 수 있도록 제작됐다.지난 6일 KB손해보험 다이렉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만기왔다이렉트’편은 천하장사 씨름선수 출신 방송인 이만기 씨가 ‘만기왔다이렉트송’에 맞춰 춤을 추며 자동차보험 만기를 앞둔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과 만나는 모습이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그려진다.이달 말 추가 공개 예정인 후속편 영상 ‘만기가 코앞’ 편은 이만기 씨와 음주운전 방지를 위한 ‘불법 무기 보관함 캠페인’ 공익 영상에서 열연한 연기자 이희준 씨가 함께 호흡을 맞춰 만기가 코앞에 닥친 상황을 재미있게 표현했다고 전해져 기대감을 더한다.KB손해보험 다이렉트의 바이럴 영상은 IPTV, 영화관 등에서 볼 수 있고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또한 바이럴 영상 확산을 위해 참여형 ‘만기왔다이렉트 챌린지’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해당 챌린지는 11일부터 KB손해보험 다이렉트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참여 가능하며, 참여자의 자동차보험 만기일이 행운 번호가 되는 방식으로 모델 이만기 씨가 직접 행운 번호를 추첨할 예정이다. 챌린지 참여자에게는 아이폰16 프로, 에어팟프로 2세대,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등 푸짐한 경품을 증정할 예정이다.KB손해보험 다이렉트 관계자는 “이번 바이럴 영상은 매년 신경써야 하는 자동차보험 만기가 귀찮고 번거로운 일로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KB손해보험만의 위트로 즐겁고 유쾌한 메시지 전달 방법을 고민하며 기획·제작했다”라며 “KB손해보험 다이렉트는 앞으로도 고객과 더 친밀하게 소통하며 다양한 상품·서비스로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09.09 15:51

2분 소요
“잔혹한 장바구니 물가 끝나지 않았다”...2월도 줄줄이 인상

유통

설 연휴가 지나고 식품업계 가격 인상 예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5.1%를 기록하며 밀가루, 식용유 등 주요 식자재가 가격을 올렸다. 올해의 잔혹한 장바구니 물가 상승세는 지속할 전망이다. 앞서 제주도개발공사가 제주삼다수 출고가를 내달부터 평균 9.8% 올린다고 발표한데 이어 빙그레는 메로나, 비비빅 등 아이스크림 가격을 20% 인상한다고 밝힌 가운데 오늘은 롯데제과의 가격 인상 소식이 알려졌다. 26일 롯데제과는 다음달 1일부터 만두, 돈가스 등 일부 냉동제품 가격을 5∼11% 올릴 것을 알렸다. 의성마늘프랑크 등 냉장제품 가격도 7∼14%대로 인상한다. 상품별로는 대표 상품인 의성마늘햄 시리즈가 200~400원 인상되고, 의성비엔나꼬치바(85g)은 400원 오른다. 천하장사 소시지로 알려진 중견기업 진주햄의 주요 상품들도 같은 날 인상된다. 천하장사(50g)은 2000원에서 2200원으로, 천하장사치즈(60g)는 2200원에서 2400원으로 일제히 오른다.농심켈로그도 같은 날부터 콘푸로스트, 첵스초코 등 시리얼 제품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리고, SPC삼립 역시 제품 50여종의 마트·편의점 가격을 평균 12.9% 올린다.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다음달 2일부터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5.1% 인상할 것을 알렸다. 이번 인상으로 롯데리아의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의 단품 가격은 4500원에서 4700원으로 오르고, 세트 메뉴는 6600원에서 6900원으로 조정된다.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각 업체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물류비 등 전반적인 운영비용이 오르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한편 정부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식품업체와 만나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잇단 식품업체 가격 인상 발표로 장바구니 물가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023.01.26 18:46

2분 소요
“지칠 때 술 한 잔 어때요?”…‘술 권하는 광고’ 끊이지 않는 이유는

산업 일반

최근 수제맥주업체 카브루가 출시한 ‘천하장사 에너지 비어’가 국민건강증진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주류업체들의 주류광고 기준 위반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서 법을 어기는 사례가 빈번하다. 주류광고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시정 요청에도 이를 반영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업체들이 많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SNS서만 609건 적발…‘음주 권장’ 위반 사례 많아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민건강증진법상 주류광고 기준 위반 건수는 총 636건으로 집계됐다. 매체별로는 통신매체(SNS)에서 위반 사례가 609건이 나와 가장 많았다. 위반사항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내역은 ‘광고물 내 음주를 권장 또는 유도하는 표현 사용’으로, SNS에서만 총 289건이 적발됐다. 최근 사례로는 지난 2월 4일 주류업체 ‘나라셀라’가 자체 SNS 계정에 올린 와인 제품 홍보 글 중 몇몇 문구가 법 조항을 위반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해당 업체에 문구 삭제를 요청했다. 문제가 됐던 문구는 ‘한 주의 고단함을 해소해줄 영롱한 샴페인 한 잔 어때요?’와 ‘긴 연휴 끝에 찾아온 달콤한 주말엔 앙리오 블랑 드 블랑과 함께 하세요’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음주를 권장하는 표현이 들어가 국민건강증진법 제2항 제2호(음주 권장 또는 권유 표현)에 위반된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많았던 위반 내역은 ‘과음경고문구 표기’로, SNS에서 180건이 적발됐다. 뒤이어 ‘경품 및 금품 제공 표현’(88건), ‘건강 도움 표현’(38건) 순으로 많았다. 최근 수제맥주업체 카브루가 출시한 ‘천하장사 에너지 맥주’에 들어간 홍보 문구는 ‘건강 도움 표현’ 조항에 위반되는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카브루는 지난 21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요청에 따라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 문제가 됐던 문구는 카브루 측이 자체 SNS 채널에 게재한 천하장사 에너지 비어 광고 내용 중 ‘지치고 힘든 모든 순간 함께 할 에너지 비어의 출현’이란 문구였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음주폐해예방팀에 따르면 이는 국민건강증진법 제8조의2 제2항 제5호(건강도움표현)에 위반된다. 음주가 체력 또는 운동 능력을 향상시킨다거나 질병의 치료 또는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표현 등 국민의 건강과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주류광고에 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3월 28일에는 롯데칠성음료가 SNS에 올린 소주 ‘청하’ 광고 내용 중 ‘코로롱 끝나면 청하를 사줘야 하는 이유’와 ‘코로롱블루 치유를 위해’라는 문구가 동일한 조항을 위반해 시정 요청을 받았다. 여기서 ‘코로롱’은 온라인상에서 ‘코로나’를 유머러스하게 지칭하는 말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이 문구는 주류를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우울감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를 치유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음주를 유도하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뜻을 담고 있어 문제가 된다. 지난 2020년에도 SNS에서만 383건의 위반 사례가 나와 전체 위반 건수의 81.2%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SNS 중에서도 ‘경품 및 금품 제공 금지 조항 위반’ 사례가 362건이나 나와 당해 전체 위반내역 중 가장 많았다. 주류업체들이 자체 SNS 계정을 통해 ‘SNS 응모 시 수백만원 상당의 주류 구매가 가능한 금품을 제공한다’는 문구를 넣는 식이다. ━ 위드코로나에 ‘보복 음주’ 수요 폭발…공격 마케팅 활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지난해 6월 30일부터 적용되고 있음에도 주류업체들의 주류광고 준수사항 위반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위드코로나’ 국면에 들어서면서 그동안 미뤘던 회식과 모임의 활성화로 ‘보복 음주’라는 표현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주류업계가 내수시장 및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주류광고는 주류의 품명·주종 및 특징을 알리는 정도의 내용만 담아야 하고 음주를 조장하지 않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 업계에서 이런 점이 잘 반영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류광고를 위반했을 경우 업체에 가해지는 처벌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현행법상 주류광고가 준수사항 기준을 위반할 경우 국민건강증진법 제8조의2 제3항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이 광고 내용의 변경 등 시정을 요구하거나 금지를 명할 수 있다. 광고 내용의 변경 등의 명령이나 광고 금지 명령을 받았음에도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는다면 국민건강증진법 제31조의2 제1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받게 된다. 다만 한 차례만 과태료 등을 납부하면 같은 행위는 처벌 받지 않아 처벌이 다소 가볍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세연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음주폐해예방팀장은 “2020년 12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주류광고에 쓰지 않도록 주류광고 규제를 강화했다”며 “개정 법이 시행된 지 1년 정도 지났으나, 여전히 이를 위반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국민건강증진과 음주폐해예방을 위해 주류업계의 마케팅 과정에서 주류광고법을 위반하는 사례에 대해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전문위원회를 통한 주류광고 규제 내용의 세부 판단기준 마련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2022.06.25 09:00

4분 소요
[단독] “스테미너 증강 효과 ‘에너지 맥주’”?…천하장사 맥주, 건강증진법 위반

산업 일반

수제맥주기업 카브루가 진주햄의 대표 브랜드 ‘천하장사’와의 협업을 통해 출시한 ‘에너지 비어’가 국민건강증진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류광고에 ‘에너지’라는 표현을 넣고, 스테미너 증강과 피로 회복 효과가 있다고 오인할 수 있는 홍보 활동을 펼쳤다는 것이다. ━ “지칠 때 함께 할 ‘에너지 비어’”…건강 증진 효과 오인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카브루 자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채널에 게재된 천하장사 에너지 비어 광고에 위법한 홍보 문구가 들어간 것을 확인한 후 지난 16일 카브루 측에 시정조치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가 된 부분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에 올라온 천하장사 에너지 비어 광고 내용 중 ‘지치고 힘든 모든 순간 함께 할 에너지 비어의 출현’이라는 문구다. 지난 9일 출시된 ‘천하장사 맥주’는 ‘세상과 씨름하는 모든 이들에게 힘과 에너지를 채워주는 어른들의 에너지 비어’를 지향한다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음주폐해예방팀은 “이러한 이미지와 표현을 제품 패키지 및 광고·홍보 게시물 등에 반복 노출해, 해당 맥주가 에너지 증진에 효과가 있다고 오인할 수 있는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판단에서 시정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음주폐해예방팀은 음주 조장 환경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미디어나 주류 마케팅에서 위법한 상황이 있는지 확인하는 곳이다. ━ ‘페루 인삼’ 넣어 체력 증진 효과?…“식약처서 문제 없다 답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카브루의 이 같은 홍보 문구 사용은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제8조의2 제2항 제5호(건강도움표현)에 위반된다. 음주가 체력 또는 운동능력을 향상시킨다거나 질병의 치료 또는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표현 등 국민의 건강과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주류광고에 표시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대해 카브루 측은 “천하장사가 아이들도 먹는 간식인 소시지의 상징이기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에너지 비어’라는 별칭을 선정한 것”이라며 “제품을 쉽게 연상할 수 있도록 천하장사의 특징을 나타내는 데 초점을 맞췄고, 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부재료인 ‘마카’를 넣었음을 강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카브루 측은 식약처에 ‘맥주의 부재료로 마카 분말’을 사용할 수 있는지와 ‘에너지’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되는지 문의도 했다고 설명했다. 카브루 측에 따르면 식약처는 “현재 허용된 맥주 첨가재료 중 식물이 있어 마카 분말을 사용할 수 있으며, 마카에 대한 객관적인 논문 자료 등이 있다면 ‘에너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해당 맥주에 부재료로 들어간 마카는 슈퍼푸드의 일종으로, 해발 4000m 이상 안데스 산맥의 척박한 환경을 견뎌 ‘페루의 인삼’으로도 불린다. 잉카 시대 때부터 약용으로 쓰였을 만큼 영양성분이 풍부하다고 전해진다. 마카를 맥주의 부재료로 첨가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광고에 해당 맥주를 마시면 건강 증진에 효과가 있다고 오해할 수 있는 홍보 문구를 넣어 구매를 조장해선 안 된다는 게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설명이다. ━ 시정조치 안 따를 경우…보건복지부서 시정 명령 홍보 문구 삭제 또는 수정 요구를 받은 카브루 측은 아직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카브루 측에 21일까지 문제가 되는 문구를 수정하거나 게시글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으며 카브루 측이 지속해서 이행하지 않는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시정 명령이 내려질 예정이다. 나세연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음주폐해예방팀장은 “2020년 12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해 음주가 체력 향상, 질병치료 또는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표현 등 국민의 건강과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주류광고에 쓰지 않도록 주류광고 규제를 강화했지만, 개정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이를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브루 측은 “해당 제품을 홍보함에 있어 제품 자체가 효용이 있다고 알리거나 강조할 의도는 없었다”며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주류광고 모니터링 기준이 엄격한 부분이 있으나 최대한 가이드라인을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2022.06.19 09:00

3분 소요
평창, 로봇, 그리고 최저임금

IT 일반

#1. 평창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은 이 올림픽에서 일부 빙상종목에만 집중됐던 ‘메달 편식’ 성향을 극복하고 썰매·스키 등 설상종목에서도 골고루 메달을 획득했다. 메달의 색깔과 획득 여부에 상관없이 참가했던 모든 우리 선수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 특히 해외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았던 이들은 아마도 ‘팀킴(Team Kim)’ ‘마늘 소녀(Garlic Girls)’ 등의 별칭이 붙었던 컬링 선수들일 것이다.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예선전부터 세계의 강팀을 파죽지세로 꺾어 파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팀의 주장인 김은정은 정확한 투구 등 대단한 경기력뿐 아니라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무표정으로 경기 상대방을 질리게 해서 ‘로봇’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2. 필자가 중학생이던 시절이었다. 한 민영 TV방송국에서는 ‘마징가 제트’라는 일본 산 만화 영화가 초등·중학생 사이에서 절정의 인기를 얻으며 방영되고 있었다. 이 만화 영화의 주제가도 덩달아 큰 인기였다. 멜로디와 가사는 수십 년이 지나도 필자의 뇌리에 선명히 남아있을 정도다. ‘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사람, 인조인간 로버트 마징가 제트, 우리들을 위해서만 힘을 쓰는 착한 이, 나타나면 모두모두 벌벌벌 떠네, 무쇠팔 무쇠다리 로케트 주먹, 목숨이 아깝거든 모두모두 비켜라’. 그런데 TV 화면 하단에 뜨는 가사의 자막에는 ‘로보트’가 아니라 항상 ‘로버트’라고 써 있었고 이를 부르는 남성 4 중창단도 그렇게 발음하고 있었다. 원래 발음이 ‘로보트’가 맞는지 ‘로버트’가 맞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어차피 상관없을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떠오르는 이 기계의 발음은 이제 ‘로봇’으로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로봇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인간과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걷기도 하고 말도 하는 기계 장치’ ‘어떤 작업이나 조작을 자동적으로 하는 기계 장치’로 나온다. 위의 두 에피소드에 나오는 로봇의 이미지는 긍정적이나,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 이 말의 기원은 1920년 카렐 차펙이란 체코의 작가가 발표한 희곡인 이다. R.U.R은 ‘Rossumovi Univerzalni Roboti’의 약어이며 작가가 이 작품을 발표 당시에 영어로도 부제목을 붙였는데 약어를 쓰지 않고 ‘Rossum’s Universal Robots’라고 풀어서 썼다. 당시 세계 경제의 중심인 영국에서도 이 연극을 공연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고 한다. 실제 이 작품은 1920, 30년대에 영국과 미국에서 공연되어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카렐 차펙은 1890년에 태어나 1938년에 사망했다. 그는 희곡뿐만 아니라 수필 및 공상과학 소설도 여러 편 썼으며 여행기도 상당수 남겼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7번이나 올라갔으나 끝내 상은 받지 못했다. 창작 활동 이외에도 그의 기본 직업은 언론인이었는데 나치 등 파시즘에 대한 맹렬한 비판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래서인지 나치 독일의 비밀경찰인 게슈타포는 그를 ‘공공의 적’으로 지목하고 있었고 1939년 독일이 체코를 점령하게 되자 제일 먼저를 그를 체포해 죽이려고 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일생 골초였던 덕택에 그는 그 몇 달 전 폐렴으로 세상을 떠서 ‘험한 꼴’은 피할 수 있었다. 허탕을 친 게슈타포는 대신 분풀이로 그의 아내와 형 요셉 차펙을 잡아갔다. 결국 요셉은 나치의 수용소에서 사망했다.그런데 이 요셉 차펙이 로봇이라는 용어의 탄생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이다. R.U.R을 굳이 우리말로 바꾸면 ‘로썸의 범용 로봇’으로 번역된다. 극중 한 인물의 이름으로 쓰인 이 로썸(Rossum)은 ‘이성·지혜·논리’라는 뜻을 가진 체코어 ‘로줌(rozum)’에서 왔다. 그리고 로봇이라는 말은 ‘강제 노역’이란 의미의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왔다. 그러므로 R.U.R을 조금 무리해서 의역하자면 ‘이성의 범용 노예’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원래 카렐 차펙은 라틴어를 차용해 극중 인조 인간의 명칭을 만들려 했으나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들어 망설이던 차에 화가이자 시인인 그의 형 요셉이 이 이름을 제안했다고 한다.이 희곡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서기 2000년경 R.U.R이라 불리는 인조 인간 공장이 있는 섬에 한 여성이 찾아온다. 로썸(Rossum)이라는 해양과학자가 1920년에 연구차 이 섬에 왔다가 우연히 생명의 근원물질(원형질)을 발견하고 동물과 사람을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이 공장의 역사는 시작됐다. 그때 마침 그의 조카가 삼촌을 보러 들렸다가 큰 돈을 벌 기회를 포착하고는, 이에 반대하는 삼촌을 감금한 후 인조 인간을 대량생산하는 공장을 만들었던 것이다. 공장을 방문한 여인의 이름은 헬레나(Helena)로, 로봇을 해방시키려는 인권단체 소속이다. 그러나 그녀도 곧 이 로봇을 해방시키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이 공장의 매니저와 결혼해 이 섬에 눌러 앉는다. 그로부터 10년 후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로봇이 세계 경제를 좌우할 정도를 넘어 반란을 일으킨다. 세상의 인간을 모두 죽이고 공장에도 들이 닥친다. 무슨 이유에선지 헬레나는 로봇을 만드는 ‘제조 비법’을 태워버린다. 결구 헬레나까지 포함한 모든 인간은 죽임을 당하지만 이 로봇은 자신들과 같은 종족을 계속 생산해줄 알퀴스트(Alquist)라는 엔지니어는 살려 둔다. 그러나 제조 비법이 사라진 상태에서 그도 더 이상 로봇을 생산할 수 없게 되자 로봇들에게 자기를 도와 제조 비법을 되살릴 인간을 찾아 달라고 하지만 로봇 정부는 이 요청을 들어주지 못한다. 생존한 인간이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작가는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면서 가져올 우울한 미래를 그린 것이다.정부가 최저임금을 크게 인상한 지 두 달이 넘었다. 얼마 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취업자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3만 명 이상이 증가했다고 하니 언뜻 보아서는 그 충격이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그렇지는 않다. 최저임금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만 명 이상 줄었고, 지난해 12월 6만 명 가까이 줄아든 데 이어 고용이 계속 위축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실업급여 청구 건수도 크게 늘어났다는 보도도 이어진다.고용을 줄이는 것 외에 기업·자영업자 등 노동 수요 측의 대응은 자동화로 옮겨 가는 모습이다. 전체 주유소의 20%인 2400여곳은 이미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PC방 등의 무인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무인 주문기 도입도 가속화되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서도 무인화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한 대형 물류 업체는 창고에서 주문수량만큼 상품을 골라 담는 작업을 로봇에 맡기는 시스템을 쓰고 있는데, 사람을 쓰는 과거에 비해 작업효율이 약 5배 높아졌다고 한다. 30%이던 당일배송 비율은 70%까지 뛰었다. 게다가 근로시간을 크게 줄이는 정책이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무인화 바람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이다. 사전적 의미로 무인 기계는 로봇이니 이는 ‘로봇의 사람 대체’ 현상이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이런 현상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정책에 따라 자발적 가속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안타깝기도 하다. 만약 지금 카레 차펙이 살아있다면 정책 당국자와 정치인에게 어떤 경고를 말해줄까 궁금하다.

2018.03.03 08:41

5분 소요
양선희의 ‘삼국지로 본 사람 경영’- 자기를 망치는 기술(2)

산업 일반

당대 재사 중의 재사로 이름 높았던 예형은 “허도에 인물은 오직 공융과 양수뿐”이라고 꼽았다. 그리고 이 셋은 모두 말을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죽임을 당한다. 셋 모두 혓바닥으로 자기 목을 친 경우이지만 성향은 달랐다. 예형은 삐딱한 독설가였고, 공융은 야당 성향의 비평가였다면, 양수는 재기발랄한 참견꾼이었다. 양수(楊脩)는 ‘계륵(鷄肋·닭갈비)’이라는 고사로 유명한 인물이고, 그 자신이 조조에게 계륵 같은 신하였다. 이 이야기는 조조와 유비가 한중(漢中) 땅을 놓고 공방전을 벌일 당시에 일어난 실화다. 당시 조조는 군량 기지를 모두 유비에게 빼앗기고, 전투에서도 계속 패해 이미 한중의 경계까지 물러난 상태였다. 그에겐 이미 철군 외엔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식사로 계탕(鷄湯)이 올라온다. 조조가 그릇 속의 계륵(鷄肋·닭갈비)을 보고 한참 들여다보고 있는데, 그의 장수 하후돈이 장막 안으로 들어와 오늘 밤 암호를 정해달라고 한다. 그러자 입에서 나오는 대로 중얼거린 것이 바로 ‘계륵’이었다.하후돈이 그날 밤 암호를 계륵이라고 전하자 양수가 이를 듣고, 즉시 수행하는 군사들에게 각기 행장을 수습하고 돌아갈 준비를 하라고 명한다. 하후돈이 이유를 물으니 양수는 이렇게 대답한다.“오늘 밤 암호를 보니 위왕께서 곧 퇴군하실 것 같습니다. 닭갈비라는 것이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것이지요. 지금 우리 군사는 앞으로 나아가자니 이기지 못할 것이고 뒤로 물러서자니 남의 웃음거리가 될 터이지만, 그렇다고 더 있어봤자 이익이 없으니 차라리 일찍 돌아가는 것만 못하오. 위왕께서 그리 결심하시고, 내일은 군사를 물릴 것입니다. 그래서 갑작스러운 퇴군에도 당황하지 않도록 행장을 수습하라 한 것입니다.”이 말에 하후돈도 공감하고, 자신도 군사들에게 행장을 꾸리라고 한다. 그날 밤 조조가 군영을 돌아보다 이 해괴한 광경에 문초를 하니 하후돈이 전후 사정을 고한다. 양수의 지나친 기민함에 격노한 조조가 군심을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양수를 참형에 처한다. 그러고 나서 조조는 결국 다음날 철군한다. 이렇게 세태를 정확히 판단한 양수는 어째서 죽음을 당한 것일까.첫째로 그를 위험에 빠뜨린 능력은 주군의 마음을 읽어내는 탁월한 재능이었다. 그런데 원래 출세하는 신하들은 주군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 능력은 잘 사용하면 출세를 하고, 자칫하면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주군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출세로 연결시키는 것은 탁월한 처세술이다. 처세를 할 줄 모른다면 그 능력을 밖으로 드러내선 안 된다. 주군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능력은 그야말로 칼 날 위에서 춤을 추는 능력과 다르지 않다.조조의 마음을 가장 잘 읽었던 사람은 모사 곽가였다. 그는 언제나 조조가 마음 한 구석에 께름칙하여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사항을 정확하게 집어내고, 다른 사람들의 반대에 맞서 자기가 대신 싸우고, 이를 성공시킬 계책까지 마련해 올린다. ━ 양수, 조조의 마음을 읽은 죄로 죽임을 당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가 주군 생각을 잘 알고 있다’는 식으로 자랑하지 않았다. 다만 우직하게 자신의 생각인 양 밀어붙이는데, 그것이 바로 조조가 미련을 둔 생각이니 얼마나 주군에겐 기특한 일인가. 그야말로 자기 손이 닿지 않는 등판 한 가운데의 가려운 부분을 꼭 짚어서 긁어주는 것과 다름없는 통쾌한 기분을 선사하는 것이다. 주군의 마음을 읽는 능력은 이렇게 주군을 위해 계책을 내놓을 때 써먹어야 한다.그런데 양수는 이런 능력을 철없이 과시했다. 언제나 ‘내가 주군 생각을 이렇게 잘 알고 있다’는 식으로 떠벌렸다. 이는 주군을 도우려는 게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만방에 자랑하려는 것밖엔 아무것도 아니다.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는 신하들은 언제나 위태롭다.계륵만이 아니더라도 그의 이 같은 철없는 행동은 여러 차례 반복됐다. 한 번은 조조가 꽃동산을 꾸미게 한 적이 있는데, 꽃동산이 완성된 후 둘러보더니 가타부타 말없이 문 위에 살 활(活) 자 한 글자만 써놓고 가버렸다. 아무도 그 뜻을 짐작 못하고 고개만 갸우뚱하고 있는데, 양수가 오더니 “승상께서는 화원의 문이 넓어 못마땅하신 것”이라고 말한다. 문(門) 안에다 활(活) 자를 넣으면 바로 넓다(闊)는 뜻이라는 것이다. 이에 다시 문을 조금 좁힌 뒤 조조를 청했다. 조조가 크게 기뻐하며 “어떻게 내 뜻을 알았느냐”고 묻자 양수가 알려줬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에 조조는 겉으로는 칭찬했으나 속으로는 몹시 꺼려진다.또 하루는 북쪽 변방에서 양젖으로 만든 수(酥)를 한 합(盒)을 보내왔는데, 조조는 합위에 손수 일합수(一合酥)라는 석 자를 써서 상 위에 두었다. 그런데, 양수가 들어와 그걸 보더니 숟가락을 가져다가 여러 사람과 나누어서 다 먹어버렸다. 조조가 양수에게 “왜 다 먹었느냐”고 묻자 양수는 “합위에 ‘一人一口酥’(合을 人+ 一 + 口로 풀어 설명함)라 써두셨으니 이는 한 사람이 한 입씩 먹으라는 뜻이라, 어찌 승상의 뜻을 어기겠습니까?”하고 말한다.조조는 그 순간 웃어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웃어넘겼지만 양수는 위태로워진다. 주군을 상대로 이런 재기발랄한 장난질은 치면 안 된다. 한 예로 ‘야자타임’에서 상사를 상대로 무례한 언사를 했다가는 뒤로 봉변당하기 일쑤다. 주군의 위엄을 손상하는 장난이나 언사는 어떤 경우에라도 행해서는 안 되는 법인데 양수는 자신의 재치에 대한 자신감이 지나쳐 삼가고 조심하는 법을 몰랐다.상대의 마음을 읽는 기술은 상대에게 들키지 않을 때만 성공하는 기술이다. 상대에게 ‘내가 네 마음을 읽고 있다’는 눈치를 채게 하는 순간 자신 목을 치는 기술로 돌아온다.둘째 조조의 사랑을 받기에는 출신성분에서도 불리했다. 양수는 태위 양표의 아들로 ‘사세대위’라고 하는 중원의 명문가 중의 명문가의 자손이었다. 어머니는 원술의 누이였다. 말하자면 조조의 원수인 원술의 조카였다. 물론 조조에게 출사하여 그 밑에서 충성하고 있으니 평시에 그의 출신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런데 그는 처신이 조조의 미움을 살 만큼 경박했고, 그 좋은 재주로 조조를 돕기 보다는 ‘내가 이렇게 재주 있는 사람이요’하고 세상에 과시하기 바쁘니 어찌 예뻐할 수 있겠는가.셋째 신하로 천수를 누리려면 주군 가족 사이의 일에 끼어드는 일만큼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신하의 삶을 위태롭게 하는 지름길이다. 유비의 수족 같았던 제갈량도 절대로 하지 않은 것이 가족 간의 일에 끼어드는 것이었다.그런데 양수는 이 점을 간과했다. 양수는 조조의 셋째 아들, 조식과 깊이 교류했다. 조조는 이 셋째아들을 사랑해 세자로 삼으려고 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맏아들 조비와는 물밑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한 번은 맏아들 조비가 성 밖에 있는 자신의 심복을 남의 눈에 안 띄게 불러들이느라 그를 큰 채롱 속에 넣고 비단이라 속여 궁 안으로 들이려고 했다. 그런데 양수가 이 일을 미리 알고 조조에게 고해 바쳤다. 이에 조조는 조비가 들이는 물건들을 엄중히 조사하라고 분부한다. 조비가 당황해 인편으로 오질에게 이 사실을 알리니 오질은 채롱에 정말 비단을 가득 넣어 들이도록 한다. 조조의 명을 받은 문지기가 채롱을 일일이 뒤져보아도 비단밖에 없다. 이 말을 전해들은 조조는 양수가 조비를 모해하려 했다고 의심하게 된다.또 조조는 아들들을 끊임없이 시험했는데, 한 번은 조비와 조식의 재주를 시험하기 위해 멀리 업군 성 밖으로 심부름을 시킨다. 그리고 업군성을 지키는 문지기에게 두 아들을 절대로 성문 밖으로 내보내지 말라고 은밀히 영을 내린다. 조비가 성문을 나서려 했지만 문지기가 막는 바람에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조식이 양수에게 의논한다. 그러자 양수가 이렇게 일러준다.“왕명을 받고 나가는 것이니, 만일 앞길 막는 자가 있거든 그 자리에서 참하십시오.”조식은 양수의 말을 듣고, 자신을 잡는 문지기를 꾸짖고 참해버린다. 이 얘기를 듣고 조조는 조식을 유능한 자식이라고 생각하며 흐뭇해한다. 한데 뒷날 한 사람이 와서 이를 양수가 일러줬다고 고한다.또 양수는 조식을 위해 조조가 군사나 나라 일과 관련하여 물을 때 대답할 말 10여 조목을 만들어준다. 조조가 묻거든 그 조목에 맞추어 대답하라고 했다. 조조가 물을 때마다 조식이 청산유수처럼 대답하니 조조는 은근히 의심하는 마음이 든다. 이에 조비가 조식의 사람들을 매수해 양수가 적어준 10가지 조목의 문답이 적힌 글을 훔쳐다가 조조에게 바치자 조조는 진노했다. 이에 조조는 크게 노해 총애하던 셋째아들 조식까지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명문가 출신 신동들은 자신의 재주를 과신해 처세를 제대로 못한 탓에 재주 한 번 못 펴보고 이렇게 천수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융이 그랬고, 양수가 그랬다. ‘엄친아’는 엄마에게나 자랑스러운 아들이지 조직에서도 그 능력 때문에 저절로 사랑받지는 못한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보다 처신이다. ━ 주군을 친구로 생각해 죽음에 이른 모사, 허유 관도대전에서 허유(許攸)가 없었다면 삼국지의 조조도 없었다. 원래 허유는 조조에게 관도대전의 승리를 안겨준 결정적인 인물이었다. 허유가 조조를 찾아왔을 때, 조조는 발을 씻다 말고 맨발로 뛰어나와 맞았다고 할 정도다. 그런 그가 어떤 기록에선 조조에게 처형됐다하고, 소설에선 조조의 심복인 허저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런데 그의 죽음을 놓고 조조를 원망하는 기록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그는 ‘죽을 짓을 한 인물’로 치부된다. 큰 공을 세우고도 인정받기는커녕 죽임을 당한 그는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삼국지』 무제기에는 허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다. “원소의 신하 중에 재물을 탐하는 모사 허유가 있었는데, 원소가 그의 욕심을 채워주지 못하자 도망쳐 조조에게 투항하여…” 이 밖에도 허유에 대한 기록에서 공통적으로 묘사하는 그의 성품은 ‘탐욕’과 ‘교만’이다. 먼저 탐욕. 소설엔 천하기재 공융이 허유에 대해 ‘지혜로운 모사’라고 묘사하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나 순욱은 “허유가 탐욕스러워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자로, 원소의 충성스런 모사인 심배(審配)와 봉기(逢紀)가 허유 일가의 범죄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허유가 관도에서 대치 중일 때, 심배는 허유 일가가 군량을 빼돌린 혐의를 적발하여 아들과 조카들을 투옥한다. 이 일이 일어난 직후, 허유는 원소에게 조조 진영의 군량이 바닥났으니 적극 공세를 취해야 한다는 계책을 올린다.그러나 원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마음이 불안해지고, 곧바로 허유는 조조에게 도망간다. 그러고는 원소의 군량이 저장돼 있는 오소의 수비가 허술하다는 점을 조조에게 알려줘 기습하도록 간한다. 이를 기점으로 원소의 판단 실수가 겹치고, 이에 따라 장합이 조조 진영에 투항하는 등 전세가 뒤바뀌며 하룻밤 새 조조는 관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원소는 도망을 친다.투항은 웬만하면 안 하는 게 좋다. 투항을 한 신하들치고 인생이 고달프지 않은 사람들은 별로 없다. 허유의 투항은 자신의 탐욕의 결과였다. 탐욕으로 조직의 돈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 당장 몇 푼이 제 주머니로 들어오지만 그 뒤까지 부귀영화를 누리지는 못한다. 탐욕은 그 자체로 자신을 위기로 몰아넣는다. 사실 허유의 투항은 그 자체로 위기였다. 허유가 투항할 당시, 원소의 전세는 나쁘지 않았고, 조조보다 훨씬 유리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비리가 들통나지 않았다면, 그는 투항하지 않았을 것이다.또 투항에도 기술이 있는 법이다. 대의명분에 따라 투항하든지, 아니면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투항하든지 하면 살길이 열린다. 그러나 자신의 탐욕과 비리 때문에 전(前) 주군을 배신하고 투항한 자는 새 조직에서도 의심을 받게 마련이다. 그의 비위사실은 너무 명백했기에 새 조직에서도 신뢰를 쌓을 수 없었다.다음은 교만. 허유는 조조의 어린 시절 친구였다. 그는 이 사실을 들먹이며, 조조의 부하들 앞에서 거들먹거리며 교만하게 굴었다.조조가 기주의 주인인 원소의 막내아들을 멀리 쫓아놓고는 기성을 공략한다. 이때 허유가 계책을 올린다. 장하(漳河)의 물을 터서 기주성을 물바다로 만들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허유의 계책대로 하자성은 물바다가 되고 군량미도 떨어져 최악의 상황으로 몰린다.이렇게 허유는 기주를 함락하는 데 일등공신이 된다. 그만큼 그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자 그는 기세가 올랐다. 그는 기주성에 입성한 뒤 조조에게 달려가 채찍으로 성문을 가리키며, 조조의 아명을 부르며 소리쳤다.“아만(조조의 아명)아, 내가 너를 돕지 않았다면 이 성문을 가히 들어설 수가 있었겠느냐?”조조는 이 말에 그저 소리 높여 웃는다. 그러나 조조의 수하들에게는 울화통이 터지는 광경이다. 한나라 승상의 아명을 부르는 데 심기가 상하지 않을 신하들은 없다. ━ 교만하거나 인색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그러나 허유의 방자한 태도는 누그러들지 않는다. 소설에 따르면, 허유가 마주오던 허저를 보며 또 제 공치사를 한다. “내가 아니었으면 너희들이 어찌 이 문을 드나들 수 있겠느냐?”이 말에 허저와 말다툼을 벌이고, 천하장사인 허저는 단칼에 허유의 목을 베어버린다.조직에선 친구가 없다. 어린 시절 친구라도 계급이 정해지면 그 계급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 그래서 조직에선 친구 모시기가 나이 어린 주인 모시기보다 어려운 법이다. 지위가 높아진 친구는 친구로 생각해선 안 된다. 그는 상사일뿐이다. 또 어리석은 자가 교만하면 비웃음을 사지만, 능력 있는 자가 교만하면 위태로워진다. 공자님도 “세상을 바꿀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교만하거나 인색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고 하였다.아무리 똘똘하고 제 딴엔 감쪽같이 사소한 탐욕을 채운다 하더라도 탐욕은 언제나 들킨다. 그리고 능력 있는 자가 탐욕스러운 데다 교만하기까지 하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법이다.- 양선희 중앙일보 논설위원·『여류(余流) 삼국지』 저자양수(楊脩·185~219)자: 덕조(德祖) 소속: 위나라 조조출신: 홍농현 화흠현, 태위 양표와 원술의 누이 사이에서 태어난 사세대위의 명문가 출신 출사: 조조의 부름으로 창조(創曹)소속 주부로 출사하여 조조의 모사로 활동사망: 한중공방전 당시 군심을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34세의 나이에 처형됨허유(許攸·?~204)자: 자원(子遠) 소속: 원소→조조출신: 형주 남양군(荊州 南陽郡)출신 출사: 원소의 모사로 관도대전에 행군했다 조조에게 투항 사망: 지나친 교만이 화가 되어 처형양선희 -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매주 칼럼‘양선희의 시시각각’을 연재하는 중이다. 2011년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이래 소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작품집으로 『여류(余流)삼국지』(메디치 미디어), 『카페 만우절』(나남), 『5월의 파리를 사랑해』(문예중앙) 등이 있다.

2017.06.26 09:27

9분 소요
[재계 3.0시대 (11) 식품업계] 경영 일선에 나선 식품업계 2·3세들

산업 일반

어느 업계보다 시장에 민감한 곳이 식품산업이다. 맛과 가격, 영양 등 상품으로서 경쟁력뿐 아니라 위생과 안전의 역풍에 늘 노심초사해야 한다. 최근 경영 일선에 나선 오너 2·3세들은 사업 다각화와 시장 다변화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M&A와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한 이유다. 국내 시장에선 크게 늘어난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으로 경쟁하고 있다. 그야말로 쿡방(cook+방송) 전성시대다. 지상파3사를 비롯해 케이블채널, 종합편성채널 등 TV만 틀면 ‘음식’이라는 코드가 황금시간대를 완전히 점령했다. 단순히 맛집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나와 삶거나 볶거나 지지며 진짜로 요리를 한다. 특히 방송에 소개되는 레시피를 집에서 적용하는 열풍이 일면서 식품업계엔 호재가 되고 있다.1인 가구 증가는 간편 요리 시장을 키우고 있다. 최근엔 파우치 양념장(원터치 양념장)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전문 지식이 없어도 쉽게 요리할 수 있는 다양한 원터치 양념장이 나오면서 ‘집밥’이 유행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투상품(따라하기 상품)도 파이를 키운다. 올해 초 시작된 허니버터칩 열풍은 수많은 아류작에도 불구하고 원조와 미투상품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낳으면서 제과업계의 매출을 껑충 올려놓았다. 최근엔 짜장라면과 짬뽕라면에서 미투상품 경쟁이 치열하다.그러나 식품업계는 부침이 강한 곳이다. 식품 안전이나 위생 문제로 시장이 싸늘하게 냉각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난 10월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 연구소가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 제품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루 만에 국내 햄·소시지 매출이 20%까지 급락했다. 소비자들이 육가공품을 외면하자 CJ와 롯데, 대상, 목우촌, 사조, 진주햄 등 식품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내 육가공제품 매출은 한해 2조원 규모다. 상반기엔 ‘가짜 백수오 사태’로 천호식품, 국순당 등의 매출이 크게 떨어졌고, 건강식품 시장 전체가 침체에 빠졌다. 지난해엔 동서식품과 크라운제과에서 생산한 일부 스낵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이 때문에 식품업계 오너들은 사업 다각화와 시장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M&A를 통해 다품종을 출시하거나 이종 사업에 진출하고, K푸드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핵심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오르며 경영일선에 나선 식품업계 2·3세들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외식사업은 식품업체의 오랜 ‘사이드 잡’이다.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있어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2009년 커피 사업 브랜드 ‘폴바셋’을 론칭하고 커피시장에 진출한 매일유업은 2013년 이를 독립법인으로 만들어 브랜드를 키우고 있다. 폴바셋의 법인 엠즈씨드의 지난해 매출은 285억원으로 전년보다 141.8%나 성장했다. 올해 매장 수를 7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정완 회장은 지난 9월 ‘신 가치관 선포식’을 열고 매일유업을 유제품회사에 머물지 않고 종합식품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조용한 행보를 보이던 김 회장이 공격 경영에 나선 것은 국내외 유가공 업계의 불황 탓이다. 매일유업의 매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 탓이다. 달, 부첼라, 크리스탈 제이드 등 그동안 펼쳐온 외식사업의 성과가 변변치 못하자 커피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남양유업도 아이스크림 카페 백미당으로 틈새사업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입점한 매장의 경우 하루 1000~1200개 판매를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가업을 물려받은 장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최근 3세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장남 진석씨는 남양유업 경영기획 본부 상무로, 차남 범석씨는 생산전략부문장으로 실무를 익히고 있다.삼양식품도 라면 외식브랜드 ‘라멘에스(LAMEN;S)’의 가맹사업에 나섰다. 지금까지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해왔지만 외식 프랜차이즈는 처음이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현재 직영하고 있는 호면당, 간접 투자한 크라제버거의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사업 부진으로 좀처럼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2세 경영자 전인장 회장이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부활’을 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신사업·M&A 나선 중견기업 2·3세 ‘천하장사’ 소시지로 유명한 육가공업체 진주햄도 외식사업 진출을 위해 내년 1월 테스트 매장 성격의 안테나숍을 열 계획이다. 지난 2월 인수한 수제맥주 제조업체 카브루의 수제맥주와 진주햄의 프리미엄 육가공제품을 한데 즐길 수 있는 다이닝 펍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박재복 회장이 2010년 10월 작고하면서 회사를 물려받은 형제 박정진 사장과 박경진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외식사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와 함께 올드한 기업 이미지를 벗겠다는 목표다.‘변해야 살아남는다’는 위기의식은 이종산업과 결합으로 이어진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 한진피앤씨 등 포장재 기업, 온라인 축산물 유통전문기업 금천 등 6개 회사를 사들였다. 인수 금액만 5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포장재 관련 회사가 5곳으로, M&A를 통해 글로벌 종합 포장재회사로 본격 나선 셈이다. 주력으로 삼아온 수산식품 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서다. 잇단 M&A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이 있다. 2013년 부회장에 오른 그는 확실하게 2세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동원그룹에서 금융부문이 떨어져 나오며 그룹과 이미 결별한 상황이다.한국야쿠루트 창업주 윤덕병 회장의 외아들인 윤호중 전무도 그룹의 외연 확대를 이끌고 있다. 윤 전무는 2000년대 후반 한국야쿠르트가 추진했던 교육, 건강기능 식품, 의료기기 등 사업 다각화에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2009년 능률교육 인수에 이어 한솔교육의 주니어랩스쿨, 베네세코리아를 차례로 인수하며 교육사업 시너지 효과를 꾀했다. 교육사업은 경영사정이 호전됐지만 커피전문점 ‘코코브루니, 의료기기 ‘큐렉소’ 사업은 수년째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엔 모바일게임 및 콘텐츠 개발업체인 투빗에 40억원을 투자해 지분 30%를 인수하기도 했다.‘미원’ ‘청정원’ ‘종가집’ ‘순창’ 브랜드로 유명한 대상은 올해 백광산업으로부터 라이신(사료용 필수아미노산)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17년 만에 라이신 사업 부활을 선언했다. 임창욱 명예회장은 두 딸을 경영 일선에 전진 배치했다. 장녀 임세령 상무는 대상 사업전략담당중역을, 차녀 임상민 상무는 대상 기획관리본부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지분은 동생 임상민 상무(36.71%)가 임세령 상무(20.41%)보다 많다. 임세령 상무도 지난해 초록마을 개인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오는 12월 금융전문가와 결혼하는 임상민 상무는 미국 뉴욕 지사에서 근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지난 3분기 음식료업종은 지속적인 약세를 뚫고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쿡방 열풍과 더불어 K푸드의 해외시장 진출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매출규모는 크지 않지만 성장성이 높은 할랄식품, 최근 쌀 김치 삼계탕 수입이 허용된 중국시장 등이 향후 식품산업의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다. ━ K푸드 수출로 내수 부진 뚫는다 CJ제일제당의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는 중동 시장에 진출했다. 식품계열사인 CJ푸드빌은 최근 ‘2020년 매출 8조원, 해외 매출 비중 44% 이상의 글로벌 외식 탑 10’이라는 비전을 정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CJ그룹은 4세인 장남 선호씨와 장녀 경후씨가 실무 경험을 쌓고 있다. 특히 2013년 CJ제일제당의 한 영업지점에 사원으로 입사한 선호씨는 지난해 말 출범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요주주(지분 11.3%)로 올랐다. 장녀인 경후씨는 CJ에듀케이션즈에서 CJ오쇼핑 상품개발본부로 자리를 옮겨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 두 남매가 20대 인만큼 본격적인 경영 참여는 아직 이르지만 이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아 경영 승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 세계 1만2000개 매장을 보유하겠다는 목표를 선포한 SPC그룹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중국·미국·베트남·싱가포르·프랑스에서 파리바게뜨 19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20여 개국으로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2000개 이상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SPC의 모태인 삼립식품은 지난 3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전무와 차남인 허희수 비알코리아 전무를 비상근 등기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이번 등기이사 선임으로 두 형제는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됐다. <116쪽 기사 참조>새로운 성장동력을 해외 시장 개척으로 삼은 오뚜기도 함영준 회장이 스포츠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한 함 회장은 “해외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함 회장은 부친인 창업자 함태호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2000년 오뚜기 사장에 올랐고 2010년부터는 회장으로 일했다. 지난해 라면시장에서 삼양을 제쳤고, 가정 간편식 시장에서도 주력제품의 실적이 크게 성장했다.식품산업은 업력이 긴 까닭에 오너가 2·3세 경영인이 혼재되어 있다. 역사가 긴 기업에선 이미 3세 경영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인스턴트커피와 시리얼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은 3세인 김종희 동서 사장의 지분을 늘리면서 3세 승계를 가속화하고 있다. 동서의 지분은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상헌 동서 회장이 20.61%, 차남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20.08%, 김상헌 회장의 아들인 김종희 동서 사장이 10.28%를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은 경영지원 상무로 일하다 퇴사한 지 1년 6개월 만인 지난해 8월 복귀하면서 지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크라운해태제과 역시 3세 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창업자 고(故) 윤태현 회장의 손자이자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장남인 윤석빈 크라운제과 상무를 지난 2010년 대표이사로 승진 발령했다. 스낵 허니버터칩의 단맛 감자칩 아이디어부터 브랜드 네이밍까지 개발을 주도한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는 윤 회장의 사위다. 그는 만년 꼴찌 해태제과를 일약 최강자로 변모시켰다.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도 3세 경영을 시작했다. 정성수 회장의 장남 정연호씨가 지난해 4월 오쎄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것. 오쎄는 화장품제조, 온라인쇼핑몰, 광고대행을 하는 업체로, 최근 매출이 부진하다. 그의 위기극복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3남2녀를 둔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은 형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달리 일찌감치 후계 구도 틀을 마련했다. 현재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의 지분을 36.88% 보유해 최대주주다. 쌍둥이 동생인 신동윤 부회장의 지분은 19.69%로 절반 수준이다.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지분이 없다. 계열사는 농심을 신동원 부회장이, 율촌화학은 신동윤 부회장, 메가마트는 신동익 부회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 R&D 투자로 독창적인 상품 개발 사조그룹은 주진우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사조대림 총괄본부장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사조대림 등 4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선임됐다. 2006년 사조 인터내셔날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해 사조해표 기획실장, 사조해표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한 그가 상장계열사 등기이사 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경영 승계 밑작업이 시작됐다고 평가한다.재계에서는 한국 식품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신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허니와 왕교자, 짜장, 과일믹스에 이어 최근 짬뽕까지 식품업계의 인기 제품 베끼기가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aT가 함께 발표한 ‘식품산업 연구개발 현황 조사’에 따르면 식품기업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69%(2012년)로, 전체 제조업(3.09%)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식품기업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최근 3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미투, 짝퉁 제품이 쏟아지는 것은 기업들이 위험 부담이 큰 신제품 개발보다는 성공 사례를 보고 따라 하는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나 IT 등에 비해 식품산업은 제품 개발에 엄청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제품을 대부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다수 업체들이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길을 택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새 아이디어를 내놓으면서 시장 파이를 키우고 해외 수출 등에 힘써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안정적으로 쉽게 돈 벌려는 버릇에 젖어 있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교수(경영학)의 말이 식품업계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 노익장 발휘하는 식품업계 창업자들 대부분의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고령임에도 여전히 현장에서 뛰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식품업계 창업자 중 최고령은 1917년도에 태어난 정재원 정식품 명예 회장이다. 우리 나이로 99세. 이를 기념해 올 1월 ‘백수연’을 치렀다. 그는 현재 ‘콩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 경북 영주 ‘콩세계과학관’에 2억원을 후원하고, 올 4월에는 직접 개관식에 참석했다. 반신욕과 산책으로 건강을 유지한다고 한다.1922년생인 박승복(93) 샘표식품 명예회장은 대외활동이 활발하다. 2004년 9월부터 ‘바른 사회, 바른 기업을 위한 경영인 포럼’을 이끌고 있다. 1994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경영자총협회 부회장으로 재임 중이고, 국무총리실 출신 친목모임인 ‘국총회’ 회장을 1993년 출범 당시부터 맡고 있다. 요즘에도 서울 충무로 사옥에 종종 들러 회의를 주재하고 제품 개발에 대한 의견을 낸다.1927년생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은 올해로 미수(88세)를 맞았다. 윤 회장은 매일 오전 10시 서울 잠원동 본사로 출근한 뒤 오후 4시 퇴근한다. 소식과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한 덕분에 그 흔한 성인병 하나 없다고 한다. 매월 한두 차례 본사 강당이나 계단 등을 순회하며 안전 여부까지 꼼꼼히 점검하는 남다른 열정도 과시하고 있다.1930년생인 함태호(85) 오뚜기 명예회장도 서울 대치동 본사뿐 아니라 안양, 음성 등 생산공장도 자주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갑내기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 역시 매일 회사로 출근한다. 구 회장은 일찌감치 막내딸을 후계자로 선택했지만 회사 안팎에서 잡음이 나오자 최근 본부장직에서 경질시켰다.1932년생 신춘호(83) 농심 회장은 요즘도 주 3회 이상 서울 신대방동 본사로 나온다. 신 회장은 주요 임원 인사나 신사업, 신제품 개발, 해외사업 등 주요 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2015.11.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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